'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올해 재밌었던 수업들이 있다. 같은 주제, 다른 교과, 다른 결과물이 나온 도서관 협력수업이다. 도서관 협력수업이란, 사서교사가 교과교사와 수업 준비부터 진행, 나아가서는 평가까지 함께 협력하여 진행하는 수업이다. 나는 주로 준비부터 진행까지 협력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창체 진로독서수업을 맡고 있긴 하지만, 사서교사 단독수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도서관 수업이 협력수업이다. 협력수업을 하고 나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활용교육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교사에게 학교도서관의 역할과 사서교사의 역할 및 필요성을 제대로 각인시켜 줄 수 있어 어떤 면에서는 단독수업보다 보람이 크다(실제로 학교도서관 홍보나 활성화에도 협력수업이 더 도움이 됐다). 올해는 ‘미디어 비평하기’를 주제로 두 교과와 협력수업을 하게 됐다. 1학기에는 3학년 사회문화교과에서, 2학기에는 1학년 국어교과에서 실시했다. 수행평가 이름은 같지만 교과도 다르고 활용하는 정보원도 다르기에 결과물도 다르다. 미디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이 시기에 두 가지 방법의 미디어 비평하기 수업을 소개한다. 3학년 사회문화, 미디어 비평하기 사회문화교사는 도서관 협력수업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작년에 도서관 협력수업을 진행한 국어교사의 추천으로 일단 도서관으로 왔다며, 같이 하고는 싶은데 사실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우선 도서관 협력수업의 장점과 과정을 설명했다. [PART VIEW] 도서관 협력수업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자료를 직접 탐색하며 교과내용 심화학습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의 과제수행과정을 수업시간 중에 교사가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교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로 옮겨 환기가 되고,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활동 덕에 수업시간에 낙오되는(자거나, 의도적으로 다른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적다는 것이다. 사서교사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을 통해 정보활용교육(문제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직접 선택하고 탐색하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지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도서 정보원을 활용한 수업을 할 땐, 학교도서관에 부족했던 자료를 협력수업을 하며 채워 넣어 학교도서관 목적과 학교교육과정에 맞는 양질의 도서를 점검 및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들과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원들, 지금까지 실행해 온 협력수업 예시들을 설명했다. 한 달 후, 사회문화 담당교사는 ‘문화와 미디어’라는 단원을 수업하며, 학생들이 미디어 비평을 직접 하게 하고 싶다는 주제를 정했다. 주제가 정해지면 사서교사는 주제에 맞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원들을 찾는다. 이번 수업은 영상매체들을 살펴보고 문화다양성을 왜곡하거나 대중들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매체들을 비평하는 것이었다. 수업일정을 조율하고 총 4차시로 도서관 협력수업을 실시했다. 3학년 학생들은 작년에 이미 정보활용교육을 통해 논문 활용, 인터넷 정보검색 팁 등을 익혔으므로 그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과제수행을 할 때 작년에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첫 도서관 협력수업을 마친 사회문화교사는 도서 및 자료검색 안내 시 사서교사의 지도로 학생들이 좀 더 쉽게 관련 내용을 탐구할 수 있었으며, 수업설계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고, 한 차시 끝날 때마다 피드백을 함께 할 수 있어 다음 수업설계에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주었다. 이후 경제수업도 도서관 협력수업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하여 경제기사 분석하기 수업도 함께 하게 됐다. 1학년 국어, 미디어 비평하기 작년에 언어와 매체수업으로 ‘미디어 비평’, ‘언어탐구생활 보고서 쓰기’ 등 총 두 번의 도서관 협력수업을 진행했던 선생님이 올해도 국어수업으로 미디어 비평 수업을 도서관에서 하고 싶다고 요청하였다. 사실 작년에도 미디어 비평을 도서관 협력수업으로 진행하긴 했지만, 그땐 단순협력단계로 진행해서 사서교사가 과제해결에 도움이 될 참고도서만 제공했었다. 올해는 진로독서 정보활용교육 수업을 듣는 2학년이 아니라 1학년 대상 수업이고, 도서 정보원이 아닌 기사를 통해 미디어 비평을 하고 싶다고 하여, 정기간행물과 빅카인즈 사이트(www.bigkinds.or.kr)를 통해 기사들을 살펴보고 기자의 관점, 표현방법들을 분석하는 수업을 하기로 했다. 이 수업도 4차시로 진행되었다. 이미 도서관 협력수업을 함께 한 동료교사라 수업설계부터 밀접하게 협의하여 진행했다. 교과교사에게도 익숙하면서 학생들이 참고하기 좋은, 이런 정보원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정보원을 골랐다. 그리고 난 후 어떤 활동을 할지 구체적으로 의논했다. 모둠활동이 나을지 개별활동이 나을지, 기사를 한 개만 볼지 여러 개를 볼지, 구술평가문제들은 난도의 차이가 있진 않은지. 함께 협의하여 활동지까지 완성한 후 협력수업을 시작했다. 미디어 비평 도서관 수업을 두 번 마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교과융합으로 교육과정 내에 녹아 있으면 단계적으로 심화하면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과끼리 교과융합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사서교사가 교과별 교육과정과 평가계획을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본 후 교과교사에게 제안하는 것은 어떨까. 1학년 국어시간에 기사를 활용해 미디어 비평 수업을 실시한 우리 학교 학생들은 내년 2학년 언어와 매체 수업시간에 다른 미디어를 활용한 도서관 협력수업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공부만 하는 학생이 되고 싶은가? 타임슬립(Time Slip: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 현상)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늘 흥미롭다. 만약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당신이 타임슬립으로 다시 초등학생이 된다면 안정적인 미래와 부를 위하여 학원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는 학생으로 살고 싶은지 묻고 싶다. 이미 수십 년을 살아온 성인들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확률이 높은 것은 맞지만, 공부를 잘하더라도 바른 인성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능력, 배려하며 협력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올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해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 중심 교육, 학생의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학습, 질문과 탐구 중심의 학생 주도적인 수업이다. 우리 교육의 목표는 우리가 삶을 통해 배웠듯이 지식과 암기 위주의 학습이 아닌 학생들이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교육과정이 재정립되어 교육이 대전환되는 이 시점에 아이러니하게도 공교육 밖에서는 여전히 ‘초등의대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지식 중심으로 학습해야 성공하는 삶으로 교육하고 있다. 초등의대반, 무엇이 문제인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을 중심으로 개설된 ‘초등의대반’은 2~6학년 초등학생들이 의대를 목표로 미적분이 포함된 고등학교 수학을 학습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는 3시 이후 학원에 들러 늦은 저녁까지 하루 2~3시간씩 중·고등 수학학습에 몰두한다. 이는 실제 학년보다 6~7년이나 선행학습을 하는 기이한 행태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공교육에서 선행교육을 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학부모·학생·교원에게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예방교육에 관한 연수를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른 영재교육기관의 영재교육 및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조기진급 또는 조기졸업 대상자, 도시 저소득층 밀집학교의 방과후학교 과정 등 선행교육 금지 예외 규정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든 초·중·고등학교 학생에게 적용되는 법령이다. 하지만 ‘초등의대반’은 공교육 정상(正常)화를 위해 시행된 법령을 무색하게 하였으며, 오히려 공교육이 학습자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고, 사교육을 ‘정상(頂上)화’ 시키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 의미와 현실의 모순 사이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지 혼란에 빠진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주관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의사’는 초·중등학생 희망직업 중 2순위로, 매년 순위가 상승하였다. 2023년 통계청 조사 결과 학생들은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 1순위로 ‘수입’을 꼽았고, 한국고용정보원 ‘2020 한국의 직업정보’에서는 2020년 평균 소득이 높은 상위 50개 직업 중 약 30%가 ‘의사’라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의대 정원이 약 1,500명 증원됨에 따라 2025학년도 현재 3,118명을 선발하는 의과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약 7만 명이 응시하였다. 의대 정원 증원의 영향으로 2024년 초등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된 학원은 89곳, 개설된 프로그램은 136개라는 결과를 보니 ‘초등의대반’은 이미 열풍을 넘어 핵폭풍이 된 것 같다. 과연 ‘초등의대반’은 우리 교육방향과 합치하는가? 이 핵폭풍은 학생들의 인지·정서·사회 발달 수준을 무시한 채 국가가 지향하는 교육과정과 정반대로 향하고 있어 교육에 무리한 선행교육이라는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과정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사회 변화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며 지속해서 개정되었다. 최근 우리는 디지털 대전환, 감염병 유행, 기후위기 등을 갑작스럽게 겪으며 다양한 형태의 문제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사회에서 행위 주체성을 바탕으로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하였다. 그렇다면 ‘초등의대반’은 어떤 면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과 합치하지 않은지 질문해 보자. 첫째, 초등의대반은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삶과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주도성을 함양시키는가? 둘째, 초등의대반은 학생 개개인의 인격적 성장을 지원하고, 배려하며 협력하는 공동체의식을 함양시키는가? 셋째, 초등의대반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학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적절한 시기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 체제를 구축하는가? 대답은 모두 ‘NO’이다. 피아제(Jean Piaget)는 기존의 지식에 새로운 지식이 더하는 과정에서 불평형과 조절을 통해 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말하였다. 만약 기존의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지식이 들어온다면 인지과정은 바르게 작용하지 않게 되어 새로운 지식을 학습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인지발달은 나이와 신체적 성숙, 환경적 경험으로부터 점진적으로 결정되고 특히 아동기는 사람의 발달과정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교육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주입받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닌 스스로 세상을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인 학습자로서 자신만의 속도로 경험하고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초등의대반은 구체적 조작기(만 7~11세)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형식적 조작기(만 12세 이후)에서 학습이 가능한 가설적·과학적·체계적 사고의 문제들을 제시하기 때문에 아이가 비록 그 선행학습을 따라간다고 해도 그 개념 자체를 이해했다기보다는 무의미한 모방일 확률이 높다. 또한 동화와 조절이 되지 않은 선행학습으로 기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심화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정서·사회발달에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교육본질 회복 성찰의 기회 삼아야 독일은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속해서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발표와 토론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독일교육에서 선행학습은 학습을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이다. 독일도 한때 선행학습을 했었지만, 선행교육이 폭력성과 우월주의를 야기하여 나치와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여기기에 다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초등교육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모든 평가는 서·논술형, 보고서, 구술, 포트폴리오 등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로 진행되며, 같은 반 친구들과 경쟁하는 상대평가가 아닌 학생의 학습결과가 성취기준에 도달하였는지를 측정하는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수업시간은 주제 중심의 프로젝트학습을 통해 친구들과 협력적 소통을 하며 공동체역량을 키우고 질문과 탐구 중심의 깊이 있는 수업으로 변화하였다. 이렇듯 ‘초등의대반’은 우리나라 교육의 흐름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이자 공교육을 불신하게 하고 교권을 하락하게 만드는 빌런이다. ‘빌런’은 원래 악당이라는 뜻이지만 최근에는 신조어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덕적으로는 지탄받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현재 「공교육정상화법」은 ‘첫째, 교원은 지도하는 학생이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으로 학교수업에 영향이 있거나, 신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 학부모 등에게 필요한 교육적 조언이나 상담을 할 수 있다. 둘째, 학원·교습소 또는 개인과외교습자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 또는 선전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항목으로 사교육 선행학습을 소극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또한 사교육 선행학습을 단속하기는 하지만 처벌기준이 없어 실효성이 없고, 교육청에 정식 등록된 학원만 단속 대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규제는 어렵다. 이 때문에 한 정당에서는 「초등의대반 금지를 위한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돌려주자 매년 학생의 현재 수준을 넘어서는 선행학습을 하지 말라고 배부되는 학교 안내장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는 본인이 경험했듯이, 혹은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자녀들에게 ‘큰 꿈을 품어봐’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정말 소중한 ‘현재의 소박한 꿈’은 꾸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사교육은 학생의 발달수준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잘 학습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미리 결말을 알고 있는 책은 다시 펴보고 싶지 않다. 이미 학원에서 학습을 마친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은 재미있지 않다. 친구와 함께하는 학교 수업이 재미있지 않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초등의대반’ 열풍은 우리 사회에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와 현재의 균형 있는 성장 사이에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해 보인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9년의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중학교까지는 학교교육을 받아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라도 유예를 통해 제도권 교육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 의무교육은 오직 9년이라는 물리적 기간과 과정에만 의미를 두고 있다. 출석일수만 채워지면 일정 수준의 학력 성취 여부와는 무관하게 의무교육은 실현된다. 물리적 기간이 아닌 학력 성취 여부가 중요하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의무교육 9년을 학력수준 도달 여부와 관계없이 완성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 맥락에서 타당한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 모델을 도입하는 이 시점에서 일정 학력수준 도달 문제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기초학력보장법」이 법제화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기초학력 수준만으로 미래교육을 위한 개정 교육과정과 한창 이슈화되는 IB 교육을 감당해 낼 수 있는지는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간만으로 한정하는 의무교육 수행을 그에 상응하는 학력보장까지 의무의 병행 요소로 인식하고 제도화하는 ‘학력 의무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교육을 위한 개정 교육과정과 IB 교육의 교실 수업방식은 거의 학생 주도적 배움을 추구한다. 단편 지식보다는 의견과 토론, 수동적 배움보다는 탐구적 터득, 단순 암기보다는 이해와 소통을 통한 배움 등 삶의 능동적 이해과정을 교육방법으로 선택한다. 특히 IB 교육의 평가는 학생이 작성한 에세이로 최종 인증을 받으며, 우리의 새로운 교육과정도 결국은 지식을 스스로 종합하여 적용해 내는 단계까지를 추구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스스로 배워가는 토론·탐구·소통은 일정 수준의 학력이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참여하기 어렵다. 암기·주입·반복·시험(확인)을 통한 기본지식의 재료가 어느 정도는 갖춰져 있어야 하고, 문해력 기반의 면밀한 독서력으로 다양한 경험세계가 보태져야 확산적 배움이 가능하다. 학력 의무교육의 가장 확실한 방안, ‘유급’ 이러한 교육적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기초 학교급인 초등학교의 학력 의무에 대한 교육력 강화에 있다. 기초와 출발의 성향이 강한 초등학교에서는 무엇보다도 학생주도의 배움을 위한 준비과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기초학력보장은 당연히 법으로 지원해야 하겠지만, 미래교육을 위한 그 이상의 학력수준도 의무교육 범주에 넣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 이 과정이 소홀하거나 부족하면, 중학교 과정에서는 배움과 학습이 더 힘들게 되고, 그 이상의 과정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성취평가제도는 E 수준이 나오더라도 그대로 확정하고 이수 처리를 할 뿐, 저조한 평가결과에 대하여 조치를 하지 않고 진급시키고 만다. 이러한 실태 개선을 위한 초등교육의 관건은 학력 의무교육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학력보장에 대한 집중과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다. 강력한 보습 책무와 필요시 유급의 필연적 장치가 제도적으로 덧붙어야 한다. 유급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수 있겠지만, 극한의 효율로 사용하면 이것이 학력 의무교육을 병행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지난 시대의 혁신교육은 미래교육 방법을 확산시켰지만,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원초적 여건인 기초학력 문제를 즐거운 학교로 포장하여 방치했던 아쉬움이 있다. 바탕 학력을 잡아주지 않은 채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을 장려했지만, 속 빈 강정의 비난을 자초했다. 멋지게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가르치고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걷기 교육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어떤 아이들은 자유롭게 잘 뛰고 있는데, 나이를 먹어가도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보습교육 없이, 기죽지 말라고 토닥거리고 학력부진마저도 인권으로 막아서며 무조건 뛰어보라고 권장했던 아이러니가 있었다. 유급제도의 소멸은 얼핏 보면 어린 나이부터 공부 때문에 기가 죽거나 낙인찍히게 되는 것을 막아주는 훌륭한 변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 인생 측면에서의 고려보다는 학부모의 불편한 심리에 따른 민감한 장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일정 수준의 학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 초등교육의 시간을 흘려보내게 되면, 상급생이나 성인이 되었을 때 오히려 회복 불능의 진짜 낙인, 즉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 학습의 더딤은 가능한 일이므로 그만큼 더 길게 지원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유급 처방은 반드시 유급까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지대한 노력의 과정을 전제한다. 학교·학생·학부모가 함께 노력하는 과정이 없는 유급은 용납될 수 없다. 의무적 노력과 시간적 지원을 통해 기초학력의 4수준 보장, 성취평가 E 수준을 D와 C로 끌어올리는 학력보장을 이루어 내고자 하는 진정한 노력을 전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기간에만 맞춘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을 때 이미 외국의 많은 나라는 유급을 불사한 학력보장을 교사와 학부모의 정당한 의무로 시행하고 있었다. 한 인간의 온전한 인생을 보장하는 인권, 더디더라도 반드시 보장되는 학력과 기간이 병행되는 의무교육 실현의 기본권을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교육을 통한 국력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제점을 직시하고 그것을 순발력 있게 수정·보완해 간다면 궁극적으로 학생이 행복하고 미래인재 양성의 효용성으로 국가경쟁력도 확보될 것이다. ※ 외부 필자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세수결손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축 등 재정이 어렵지만, 학교운영비를 비롯 교육복지예산은 차질 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따뜻한 학교, 따뜻한 경북교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에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이미 확정된 2025년은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2026년부터는 운영 결과를 봐가며 적용 과목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속도조절론을 폈다. 「학생인권법」 제정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로 우려를 표명했고, 교원정년연장 논의에 대해서도 일장일단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5년생인 임 교육감은 1978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3월 영덕군 달산중학교 교사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학교현장에서 교사·교감·교장으로 20여 년, 경상북도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에서 장학사·장학관·교육연수원장·교육정책국장으로 16여 년을 근무했다. 지난 2018년 6.13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제17대 경북교육감으로 당선된 이후,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가 AI 디지털교과서(AIDT)입니다. 내년 3월 도입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데 교육감님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합니다. “대전환 시기에 AIDT는 수업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선도학교의 운영사례들을 보면 AI 코스웨어나 에듀테크 활용이 학생들의 성취감과 자기주도학습 능력 향상에 긍정적이고, 교사들은 목표도달도 등을 쉽게 알 수 있어 맞춤형 피드백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평가 등에 드는 시간이 줄어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교사들도 많고요. 문제는 이러한 수업이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인데, 우리 경북교육청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1인 1기기 보급과 무선망 구축을 100% 완료한 상태입니다. 또 22개 교육지원청에 테크센터를 구축해 학교의 디지털기기 및 네트워크 장애에 대응하고, 150명의 디지털 인프라 전담인력을 확보해 학교현장을 밀착 지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5학년도 수학·영어·정보 AIDT 현장 도입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여깁니다. 다만 2026학년도 적용 교과에 대해서는 2025학년도 3개 과목에 대해 2~3개월간 활용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도 이후의 적용 과목은 적용 연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의 세수결손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예상됩니다. 교육청은 물론 일선 학교들도 재정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요. “2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한데다 AIDT 도입과 늘봄학교의 확대, 학교복합시설 구축 등 다양한 재정 수요가 증가해 부담이 더욱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 어느 때 보다 재정상황이 어렵지만 학교기본운영비와 무상급식비·수학여행비·교육급여와 같은 교육복지예산은 차질 없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약 1,900억 원 규모의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을 투입할 생각이고요.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만큼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합니다. 경북은 도-농 이음교실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도-농 이음교실은 작은 학교의 공간과 환경을 큰 학교와 함께하는 사업으로 전국에서 처음 시행돼 올해 현재 총 23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연친화적 환경 속에서 대면수업을 받는 등 장점이 많아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는 우수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는 주소 이전 없이 농산어촌 학교로 전입이 가능하도록 선택권을 주는 제도로, 179개교에 총 585명의 학생이 유입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부터는 시(市) 지역 내 과밀 초등학교에서 동일지역 소규모 초등학교로 일방향 전입학이 가능하도록 확대하고, 유입학생이 5명 이상인 경우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늘봄학교는 올해 2학기부터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늘봄지원실장 등 지원인력을 배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만족하는 경북형 돌봄교실이 운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학생인권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교권과 학생인권이 대립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 모두 당연히 보호해야 하는 것이며, 어느 한쪽을 강조한다고 해서 반대쪽이 위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취지와는 달리 ‘학생으로서의 내 권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교권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그런 가운데 ‘서울 서이초 사건’이 일어나면서 갈등이 점화된 것이죠. 이후 충남도의회와 서울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폐지했고요. 그러자 야당이 「학생인권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학생인권법」은 학생인권조례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인권이 보편적 인권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방점을 둔 것이죠. 그러나 제 생각은 ‘학교’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시·도교육청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조례 또는 학교규칙 등으로 학생인권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보다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 이미 「헌법」,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등이 상위법으로 제정되어 있으므로 별도 법률로 제정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사 친화적 경북 교권보호 … 교사들 악성민원 고통서 해방 교사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교권보호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교육감께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경북의 교권보호는 다양하고 촘촘하면서 교사 친화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먼저 교권보호에 대한 선생님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미에 위치한 경북교육청연수원으로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이전 개소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초·중등센터장·교권전담장학사·변호사·주무관·전문상담사가 상시 근무하면서 교권침해상담, 법률상담 및 심리상담을 합니다. 또 긴급지원단과 법률지원단을 꾸려 자문 및 방문상담을 진행하고요.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민원응대는 각급학교에 민원대응팀을 구성하여 학교장 책임 하에 민원대응하도록 하고, 이를 넘어설 때는 교육지원청 통합민원팀이 이관받아 민원을 처리합니다. 피해교원 지원방안으로는 교원안심공제제도가 있습니다. 기간제교사 등 경북의 모든 교원이 가입되어 있는데, ▲배상책임 지원(최대 2억 원) ▲소송비용 지원(심급별 660만 원) ▲재산상 피해비용 지원(100만 원) ▲상해 치료비 지원(200만 원) 등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심리 소진 교원에 대해서는 전문상담사 상담을 통해 치료비용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고요. 또 녹음전화기 설치 및 민원상담실 구축 등으로 교원들이 조금 더 안전한 환경에서 민원응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 교원안심번호서비스를 통해 선생님들께서 원하지 않는 시간대에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는 받을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경북교육의 수장으로서 학교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학생·학부모·교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요. “어느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생이 “학교가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이 한마디는 제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 모든 학생이 따뜻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경북교육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현장소통토론회 등을 통해 각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의 주요 업무를 보고받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업무보고를 넘어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 어떻게 하면 좀 더 학교현장을 지원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죠. 또 젊은 교사들과 함께하는 교육(공)감 톡이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경북교육 정책 100+ 토론회도 중요한 소통창구입니다. 매년 학생·교직원·학부모·지역 주민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북교육의 정책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치고 있습니다. SNS 소통도 활발해 ‘맛쿨멋쿨TV’를 통해 주요 행사를 생중계하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카카오톡 제보 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경북교육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정부와 사회 일각에서 정년연장 논의가 일고 있습니다. 현재 62세인 초·중등 교원의 정년을 더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해외의 교원정년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60세에서 65세 사이입니다. 미국·영국·독일 등 다수 국가는 65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원의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고령화사회에서 교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고, 교원의 사기 진작과 교육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교원정년연장은 신규교원 채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교원의 고령화로 교육현장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교원의 정년연장은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측면을 중점으로 한 종합적인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두레교사제 기초학력 부진학생 맞춤형 교육 경북교육청은 직업계고 해외 우수유학생 유치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배경에서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게 됐는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상황과 함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해외 유학생 유치는 대학에서 많이 이뤄졌지만, 고등학교는 우리 경북이 처음입니다. 올해 태국 등 4개 나라에서 48명이 8개교에 나눠 입학하였으며, 내년에는 동일한 나라에서 70명이 입학할 예정입니다. 해외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을 고등학교부터 한국어와 기술·기능을 가르쳐 우리 사회의 일꾼으로 만들고 함께 살아가며 정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행한 제도인데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북은 예로부터 학문을 숭상해 온 선비의 고장입니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에도 관심이 많으실 거 같습니다. 경북교육청만의 특색 있는 학력신장과 교육격차 해소 대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육청은 기초학력보장 시행계획에 따라 체계적인 학력신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두레교사제라는 것이 있는데요. 지난 2021년부터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제도입니다. 기초학력 부진학생 맞춤형교육을 담당하는 기초학력 전담교사 57명을 배치하였고, ‘1수업 2교사제’를 위해 147명의 협력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을 다중지원하기 위해 기초학력오름학교 136교, 두드림학교 364교, 선도학교 16교 등의 다지원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교육지원청에 기초학력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습결손뿐만 아니라 심리·정서 및 사회성 결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원합니다. 다문화학생 배움-채움프로그램, 탈북학생 맞춤형 멘토링,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프로그램 등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 학생별 상황·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기초학력 전담교사 순회수업으로 읍·면·도서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볼러 지음, 고현석 번역,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368쪽, 1만 9,800원) 수학에 불안감이 있는 사람이 수학문제를 접하면 뇌에서 뱀이나 거미를 볼 때처럼 공포 중추가 활성화한다고 한다. 공포와 불안은 뇌 일부를 무력화해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므로,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마인드셋과 메타인지 이론을 활용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오늘도 너를 응원해 (홍영주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 264쪽, 1만 8,500원) 교직생활을 통해 말 한마디의 중요함을 체득한 중견교사가 동료와 아이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깨달은 것은 ‘다정하고 따뜻한 말을 들려주어야만 서로 마음이 연결될 수 있다’라는 것. 진심 가득한 응원 사이사이로, 교직생활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데 필요한 실용적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문해력이 자라는 수업 (안녕어린이책연구소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92쪽, 1만 9,500원) 문해력 수업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책 읽기부터 퀴즈, 인터뷰, 그래픽 조직자, 클로바더빙 등 디지털 미디어 활용까지 다양한 수업을 소개한다. 사례별로 교사의 역할과 상황별로 팁을 꼼꼼히 안내해 실제 수업에서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수업에 활용한 활동지와 예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낯선 수업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막막하지 않게 도와준다. ADHD 농경사회의 사냥꾼 (톰 하트만 지음, 백지선 번역, 또다른 우주 펴냄, 280쪽, 1만 8,800원) 서구권 아이 중 ADHD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이 10%에 달한다. 이렇게 사람이 가진 특성을 장애로 치부하는 게 맞을까. 저자는 ADHD 특성이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사냥꾼과 농부’로 바라본 관점을 최초로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신 과학 성과를 반영해 ADHD와 ADHD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를 상세히 설명하고, 사냥꾼이 농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중학생의 말 공부 (박미자 지음, 들녘 펴냄, 252쪽, 1만 7,000원) 중학생이 매일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며, 내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수년간의 사례연구와 중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초고를 완성한 후, 10대 청소년과 부모님·선생님들의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했다. 일상에서 관계를 좋게 하는 대화법, 사과할 때의 대화법, 거절할 때의 대화법 등 상황별 대화법이 들어있다. 내일도 지구가 안녕하면 좋겠어! (정다빈·권성환·이해인 지음, 맘에드림 펴냄, 320쪽, 1만 6,200원) 지구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시민교육을 제안하며, 먹거리·옷·플라스틱·에너지·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5가지 주제를 다룬다.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생태시민으로서 꼭 알아야 할 진실을 마주하며 공감·책임감·연결고리·실천의 4가지 자세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빨간내복야코 안 읽으면 완전 위험한 과학책 1: 일상이 위기 (박종은 지음, 이영아 그림, 위즈덤하우스 펴냄, 148쪽, 1만 5,000원) 113만 구독자를 가진 빨간내복야코의 초등과학 만화다. 장난기 가득한 야코와 호기심 넘치는 사동은 주변에 끊이지 않고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하지만 의외로 풍부한 과학상식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초등 3학년 1학기~6학년 2학기 과학교과와 연계해 다양한 지식을 기를 수 있게 구성했다. ‘야코의 응급처치’ 코너에서는 위기상황 대처방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세상에서 제일 예의 바른 괴물 봉바르봉 (큐라이스 지음. 봉봉 번역, 미운오리새끼 펴냄, 40쪽, 1만 5,000원) 어느 날 도시 앞 바다에 거대한 괴물, 봉바르봉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지만, 놀라울 정도로 공손한 봉바르봉. 시장님을 만나자마자 배꼽인사를 하고, 선물로 참치를 건넨다. 건물에 부딪히지 않게 거대한 꼬리를 조심히 말아 들고 육지로 올라온 예의 바른 괴물 봉바르봉은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될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교사는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이다. 교실에서 날이 선 말투,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아이가 한 명만 있어도 온종일 마음이 편치 않다. 퇴근하면서 걱정을 학교에 놓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내일 수업 고민, 처리해야 할 업무 등등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탓이다. 그래서 학년 마무리인 12월쯤 되면 선생님의 마음은 너덜너덜해진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교무실은 벌써 내년도 학교 이동, 부서 배치, 담임 배정 등으로 술렁거린다. 가슴 한편에는 체념과 실망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어차피 나는 또 인정 못 받을 거다. 올해의 고생이 내년의 고통으로 이어지겠지. 나의 처지를 배려해 줄 여건도 안 되고, 힘든 업무와 학생 지도를 피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 그래서 연말, 송년회 모임은 상처로 다가온다. 학교 다닐 때 나는 모범생이었고 공부도 잘했다. 이제는 학창시절 뒤처졌던 동창들이 더 잘나가고 행복한 듯싶다. 힘들다고 푸념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안정된 데다 방학까지 있는 선생님이 뭐가 힘들다 그래?”라는 질책(?)만 되돌아 뿐임을 잘 아는 탓이다. 이럴수록 명예퇴직과 이직을 꿈꾸는 일도 잦아진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매일 해낸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1969~)은 이런 아픔으로 어깨 처진 선생님들께 위로를 건네는 철학자다. 그라면 이렇게 말해줄 듯싶다. “아이들이 말 안 들어 속상하시다고요? 수업시간에 산만해서 너무 힘드시다고요? 아니에요, 선생님! 말 잘 듣고 설명 잘 듣는 것이 더 이상한 거예요!” 1만 년 전 숲속을 뛰어다니며 사냥하던 인류나 지금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나 똑같은 호모 사피엔스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를 한 시간 가까이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있게 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매일 거듭하고 있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알랭 드 보통의 말을 직접 들어 보자. “어찌어찌 예의 바르게 굴고,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고 타협하고 타인의 관점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진화의 역사가 가르치는 바에 따르면 우리는 사실 현재 모습보다 더 엉망이어야 한다.” 야생성을 없애고 문명화시키는 작업은 오랜 길들임의 연속이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이가, 교실이 당장 달라질 리 없다. 그래도 속 썩이던 옛 제자들을 생각해 보라. 대부분은 어른이 되어 그럭저럭 잘 살아간다. 우리는 아이들이 반항과 틀어짐을 겪고, 반성하며, 스스로 사회인으로 거듭나도록 버티며 견뎌주었다. 선생님의 감정노동은 충분히 가치 있고, 보람찬 일이다.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헛헛하다. 교직의 인기는 날로 떨어진다. 자꾸만 친구들과 자신을 견주게 되며, 뒤처지고 초라해지는 듯한 자신이 마음에 안 든다. 알랭 드 보통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그럴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는 우리 탓이 아니라, 현대 문명 자체가 ‘질병’인 까닭이다. 무슨 말일까? 귀를 막으라. 하다못해 ‘덜’ 들으라 17세기에 양치는 목동이 루이 14세와 자신을 견주며 한숨 쉬지 않았다. 아예 신분이 달랐을뿐더러, 양치기가 왕을 볼 일도, 처지를 비교해 볼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사회에는 비교와 자책이 일상이다. SNS에서는 온갖 멋지고 잘나가는 모습이 넘쳐 나지 않던가. 언론에서는 보기 싫어도 재벌과 유명인의 일상을 끊임없이 알려준다. 이런 처지에서는 멀쩡히 잘 사는 사람도 자기 삶이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인터넷 기사를 짬짬이 들여다보는 일은 온종일 자신을 ‘공포의 강물에 목을 적시’는 짓과 같다. 학교폭력과 교권추락에 대한 소식이 하루도 들리지 않던 날이 얼마나 되던가. 우리 기분은 더욱 가라앉는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은 실제 현실은 꼭 이렇지만은 않다고 우리를 다독인다. “신문은 대부분 사람이 친절하다는 사실을, 기차는 대부분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정부에서도 감동적이고 훌륭한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날은 조용히 별일 없이 지나간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중략)…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뉴스는 용서하고, 반성하고, 음미하고, 감사하고, 고용하고, 친절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는 뉴스다.” 학교 일상도 웃음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착하고 성실하고 예쁜 아이들이 심장을 뛰게 하는 친구들보다 훨씬 많다. 문제가 도드라지는 이유는 평온한 나날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은 귀를 막으라고, 하다못해 ‘좀 덜 들으라고’ 조언한다. 언론에서 나오는 사건은 일상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드물게 벌어진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상황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학교의 일상은 줄곧 평화롭고 따뜻하다. 이런 하루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덜 돋보이고 덜 우러름 받는 곳에서 많은 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생님들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시는 분들이다. 누구와 비교하며 주눅 들 일이 결코 아니다. 스승의 날, 고마움을 전하는 숱한 이들을 떠올려 보라. 교사는 무척 보람차고 의미 깊은 직업이다. 하찮아지는 연습하기 그렇지만 복닥거리는 일상에서는 이런 위안이 별 도움이 안 된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는 무척 아프다. 몸의 다른 곳이 모두 멀쩡해도 그렇다. 속 끓이는 아이나 상황이 하나만 있어도 지금까지의 위로는 금세 날아가 버릴 터다.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은 우리에게 ‘하찮아지는 연습’을 권한다. 공원을 산책하다 청둥오리를 만났다고 해보자. 오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관심이 없다. 묵은 빵을 던지는 이가 권력자인지 거지인지, 멋진지 추레한지는 오리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냥 맛있게 받아먹을 뿐이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내 눈앞의 문제는 우주의 운명이 걸린 듯 심각해 보인다. 그렇지만 한 발 떨어져 숨을 고르면, 사실 대수롭지 않다. 내 문제가 어떻건 청둥오리는 연못을 평화롭게 거닐고, 길거리 고양이는 햇볕을 즐긴다. 내 앞의 상황이 뒤틀리고 꼬여도 세상은 별 탈 없이 굴러간다. 그러니 너무 애면글면할 필요 없다. 우리가 자연을 보며 종종 숨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나아가, 종종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머리 위에 펼쳐진 공간의 끝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빛의 속도로 수천 년을 달려도 끝이 나지 않을 크기다. 우주의 역사는 또 어떠한가. 이에 견주면 나의 삶, 나의 문제는 너무나 하찮다. 이런 깨달음은 마음에 평화를 안긴다. 결국은 다 지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깨끗하게 잊힐 터다. 경기가 격해질 때면 감독은 ‘작전 타임’을 외친다. 멈춰서서 숨을 고르면 상황이 객관적으로 정리되는 까닭이다.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가 갈래 잡힌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자주 우주의 관점과 역사의 눈으로 삶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12월, 곧 방학이다. 겨울방학은 선생님에게 작전 타임과 같은 시기다. 선생님께서는 이미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셨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별처럼 빛났던 일도, 나락까지 떨어졌던 아픔도 결국은 흘러가고 사라지게 되어 있다. 우주의 눈으로 보면 모든 일은 그냥 스쳐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깨달음과 재충전이 있는 방학 되시기를 바란다. ‘선생님을 위한 마음챙김 철학’ 연재를 종료합니다. 그동안 따뜻하게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내 실수 경험 2024년 7월,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에서 열린 제18차 세계비교교육학회에서 ‘연구를 위한 생성 AI: 인터넷에서 연구 수행을 위한 일반 대형언어모델의 현 수준’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 주 저자는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네이싼 옹(Nathan Ong) 박사이고, 나는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내가 담당한 분야는 ‘ChatGPT의 데이터 분석력 실험’이었다. 논문 최종 발표본을 제출하기 전에 옹 박사로부터 내가 담당한 분야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울러 최근 ChatGPT 성능이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으니, 과거의 답과 현재의 답을 비교하는 부분도 포함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요청에 따라 2023년 10월에 수행했던 실험에서 ChatGPT가 제시했던 답을 다시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제시된 답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는데 내가 간과했던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커다란 실수를 할 뻔했다. 내가 했던 실험에 사용한 자료는 ‘퀴즈앤’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시하고 있는 사전인출(가르치기 전에 보는 시험) 결과인 엑셀파일이다. 이 파일을 ChatGPT에 탑재하고, “첨부한 엑셀파일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답하기 어려워하는 문제들의 특성을 분석해 줘”라고 요청했다. ChatGPT가 제시한 분석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름대로 살펴보며 오류가 없다고 판단되어 이를 분석해서 제출했었다. 옹 박사의 요청으로 작년 자료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ChatGPT가 정답이 ‘X’인 문항의 ‘X’ 개수를 오답 개수로 처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문항의 오답률이 높다며 그 원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조금만 더 꼼꼼하게 살폈더라면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았을 텐데, 왜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잡아내지 못했을까? 이러한 실수를 잡아낼 수 있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생성 AI가 제시한 답변의 오류가능성 케비어와 그의 동료들(Kabir, Udo-Imeh, Kou, and Zhang, 2024)은 프로그래밍 요청에 대해 ChatGPT가 답변을 제공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과 오류를 식별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할 목적의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517개의 프로그래밍 질문에 대해 ChatGPT가 제공한 답변의 정확성·일관성·포괄성·간결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 특히 ChatGPT를 활용하여 얻은 프로그래밍 요청에 대한 답변에는 52%의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77%는 답변이 너무 장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사용자들이 ChatGPT 답변과 인간의 답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조사하였다. 연구결과, 참가자들은 대체로 인간의 답변이 더 정확하고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ChatGPT 답변의 포괄성과 명확한 언어구조 때문에 ChatGPT 답변을 선호하는 사람의 비율이 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대규모 언어학적 분석을 통해 ChatGPT의 답변이 인간의 답변과 어떻게 다른지 조사하였다. 그 결과 ChatGPT가 더 공식적이고 분석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덜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hatGPT의 답변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자가 즉각적인 피드백과 포괄적인 답변 때문에 널리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 AI가 제시하는 부정확한 정보를 사람들이 간과하는 이유 케비어와 동료들은 사용자가 ChatGPT의 답변을 평가할 때 잘못된 정보를 어느 정도나 간과하는지, 이유는 무엇인지도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간과한 비율은 39.34%에 이른다. 간과하는 이유로는 ChatGPT 답변의 포괄성, 잘 구성된 언어 사용 및 인간 같은 통찰력 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ChatGPT가 제공하는 답변이 실제로 오류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그 답변을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생성 AI가 제공하는 답변의 오류를 인지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유는 답변의 포괄성이다. ChatGPT의 답변은 필요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답변의 양과 범위에 압도된 결과, 사용자들은 정보의 정확성을 꼼꼼히 따지지 않게 된다. 다음은 언어 구성의 탁월성이다. ChatGPT가 사용하는 언어는 구성력이 뛰어나고 명확하며, 때로는 교과서적인 스타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신뢰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말로 답을 받아보면 번역투의 어색함이 있지만, 언어 구성의 탁월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아울러 답변에는 인간적 통찰력까지 들어 있다. ChatGPT는 종종 인간적인 통찰력과 비슷하게 보이는 답변을 생성하여 기술적 내용뿐만 아니라 그 배경의 이해도 또한 높은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이들이 제시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외에 내가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 뇌의 게으름이다. 우리 뇌는 대충 훑어보고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믿고 싶어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게으름이지만,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뇌의 효율성 추구 특성이다. 특히 상대의 전문성에 압도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영문으로 된 논문을 생성 AI에 제공한 후, 요약 혹은 특정 부분에 대한 분석을 요청하여 답을 얻었다면, 오류가 없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 바른 사용법이다. 그러나 일별해 본 후에 그럴싸하면 별 의심 없이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나하나 검토해야 한다면 굳이 생성 AI를 활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그냥 사용하게 된다. 지금까지 경험에 비춰볼 때 요약 기능은 오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비롯한 고급 기능, 교수자들이 널리 쓰기 시작한 학생 보고서 평가 등의 경우에는 생성 AI가 제시한 답변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기계가 제시한 답변의 오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게으른 뇌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생성 AI를 활용하는 교수자들이 게으른 뇌와의 싸움에서 이기도록 돕는 하나의 장치는 ‘언제, 어디서, 어떤 AI에게, 어떤 명령어를 활용해 어떠한 결과를 얻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자세히 밝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AI 오남용을 줄이고, 사용하더라도 더 조심하게 될 것이다. 생성 AI를 활용하는 교수자들에게 필요한 부차적 역량 위에서 제시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사용자는 ChatGPT 답변이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잠재적 오류를 간과할 가능성이 높다. 오류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은 채 기계가 제시한 답을 그대로 활용하게 되면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결정 오류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답변의 정확성을 더 효과적으로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의 개발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그러한 도구가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결국은 사용자가 더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다. 향후 인터넷에는 생성 AI가 제시한 답변, 즉 오류가 일부 포함되어 있음에도 걸러지지 않은 채 소개되는 글들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생성 AI 등의 기계를 활용해 자료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기계가 제시한 결과물을 그대로 제시하기보다는 반드시 원본과 대조하여 오류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인터넷에 탑재되어 있는 글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인용하기보다는 그 글이 참고하고 있다고 하는 원본을 확인하는 노력까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육과 연구과정에 생성 AI를 활용하는 교수자가 점차 늘고 있다. 수업준비·자료제작·연구와 학생 평가 등에서 생성 AI를 사용하는 교사가 갖춰야 할 중요한 부차적 역량의 하나는 인내력과 집요한 검토 역량이다. 기계가 제시한 답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인내력을 가지고 집요하게 검토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특히 시험문제 출제나 학생부 작성 등에 생성 AI를 활용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생성 AI 활용자가 보이게 될 의존성·중독성의 통제 역량도 절실히 필요하다(박남기, 2024). 교사는 자신을 통제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그러한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해야 할 책임까지 지고 있어서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교사 대상 설문·면담과 참여 관찰을 통해 교사 자신의 활용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극복을 위해 필요한 역량, 학생 지도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 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된다면 교육자들에게 크게 보탬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며 생태계를 보호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어가기 위해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들에게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교육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학교는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공간을 넘어, 지구의 건강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미래교육의 중요한 영역으로서 생태전환교육을 강조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생태전환교육은 개인의 생각과 행동 양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시스템 전반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생태감수성을 키우고, 환경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목표도 2050년에서 2040년으로 낮췄으며, 최근에는 이미 1.5℃ 기온 상승에 도달한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해마다 홍수·폭염 등의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늘어나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첫째, 초등학교 환경교육은 생명존중과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손수건 사용, 물병 갖고 다니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주 1회 채식하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후행동들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 환경교육은 어려운 용어나 과학적 원리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기후변화 사례를 통해 기후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색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과 주산지의 북상과 같은 국내 사례는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민감성을 키워줄 수 있으며, 해외 사례는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문제임을 깨닫게 해준다. 다만 폭염이나 홍수 등의 기후변화 사례를 다룰 때는 초등학생들이 지나치게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우리의 행동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실천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환경교육은 독서·토론·인공지능·예술·체육 등 다양한 교육과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자신의 교육철학을 반영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창의적인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찾아 경향성을 분석하고, 코딩을 통해 통계자료를 제작하여 토론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분리배출을 도와주는 로봇 코딩 수업도 시도해 볼 수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인공지능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도 미래 기술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넷째, 학생들이 배우고 느낀 내용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습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실천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가정-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가정·학교·마을은 삶의 터전이면서 세계 그 자체일 수 있다. 따라서 가정·학교·마을에서 실천 분위기와 문화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세 가지 수업사례 이제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세 가지 수업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첫 번째 수업사례 _ 마을 기후행동 전시회 프로젝트 수업 첫 번째 수업사례는 ‘마을 기후행동 전시회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들이 배우고, 느끼고, 행하고, 나누고, 말하는 다섯 가지 생태전환교육 전략을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뜻이 맞는 다른 학교 교사와 협력하여 진행되었다. 교사들은 수업자료를 공유하고, Zoom을 활용한 합동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어·과학·미술·사회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총 7차시의 프로젝트 수업을 구성했다. 먼저 학생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배우고,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자료조사와 토론을 통해 나누었다. 학생들은 각자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을 찾아보고, 이를 실천하는 사진과 소감을 패들렛에 공유하며 서로의 노력을 격려했다. 이 프로젝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학생들은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구청에서 운영하는 마을도서관과 연계하여 기후행동 전시회를 기획했다. 두 학교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조사하고 실천해 본 기후행동을 주제로 미술작품을 만들었고, 이 작품들은 도서관 로비에 3주간 전시되었다. 도서관을 찾는 많은 사람이 학생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볼 수 있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기후행동에 대한 토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하여 더욱 널리 알리기로 했다. 구청 미디어홍보과와 교육지원청 유튜브 채널에 이 활동을 소개하며, 지역사회 전체에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홍보했다. 학생들은 가족들과 주말이나 방과후에 도서관을 방문하여 자신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며 큰 흥미와 즐거움, 그리고 보람을 느꼈다. 이 프로젝트의 전시 장소는 주민센터나 구청의 로비가 될 수도 있으며, 온라인 전시회로 패들렛에 작품을 올려 홍보할 수도 있다. 학교 간 협력이 어렵다면, 학년이 서로 다르더라도 같은 학교 내 여러 학급이 힘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처럼 생태전환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실천할 수 있으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고 실천의지를 다질 수 있다. ● 두 번째 수업사례 _ 물병 사용을 제안하는 ‘용기내 챌린지’ 일일 카페 운영 두 번째로 소개할 수업사례는 학생들에게 물병 사용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일일 카페 운영으로 실천해 본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먼저 학생들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용기내 챌린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학생들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적절한 다회용기 사용, 기후행동으로 물병을 가지고 다니기’로 정했다. 첫 번째 활동으로 학생들은 다회용기를 가지고 마을 카페를 방문해 ‘용기내 챌린지’를 실천해 보았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메뉴는 미리 두 가지 정도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다양한 음료를 주문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에서는 규정에 맞게 학생 간식비를 활용했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다른 학생들에게 ‘용기내 챌린지’를 어떻게 경험시키고 홍보할지 논의했다. 그 결과 점심시간에 학교 운동장에서 우리 반이 직접 일일 카페를 열기로 결정했다.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를 설문조사하고 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상위 3순위의 음료를 구입했다. 홍보자료를 제작하여 전교에 알리고, 교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렸다. 일일 카페 당일에는 다회용기를 가져온 학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기후행동 실천의지를 담은 한 문장 쓰기나 짧은 인터뷰 등을 함께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의 평가 결과, 300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이 즐겁게 참여했다는 점, 더운 여름에 음료를 나누어주며 자연스럽게 기후행동 실천과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더 나아가 2학기에는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학교 근처 놀이터에서 일일 카페를 운영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 세 번째 수업사례 _ 학교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세 번째로 소개할 수업사례는 학생들이 분리배출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학교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이다. 이 수업에서는 먼저 분리배출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배웠다. 학생들은 쓰레기를 어떻게 나누어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과 같은 법과 제도에 대해서도 탐색했다. 먼저 학생들은 학교 분리배출장을 찾아가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우리 학교는 플라스틱을 한 곳에 모두 버리고 있어 투명 페트병을 따로 모으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교장선생님께 분리배출장의 정비를 요청하는 글을 써서 전달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직원회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여 투명 페트병을 따로 버리는 장소를 마련해 주셨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에 대해 더욱 깊이 탐구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따로 모은 투명 페트병이 분리배출장에서 다시 일반 플라스틱과 합쳐지거나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투명 페트병이 다시 투명 페트병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여 쓰레기 발생 없이 자원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보틀 투 보틀’에 대해서도 학습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따로 버린 투명 페트병이 제대로 자원순환될 수 있는 곳에 전달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환경단체와 연계하여 제로웨이스트 대표를 수업에 초대했다. 학생들의 제안으로 주기적으로 업체가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이 따로 모은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가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자원순환에 대해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학교 내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했다. 학생들은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세 가지 수업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각각 마을 기후행동 전시회 프로젝트, 물병 쓰기 캠페인을 통한 일일 카페 운영, 그리고 학교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다. 이 작은 아이디어들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 환경교육에 대한 제언 마지막으로 학교 환경교육에 대해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환경교육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천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 둘째,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환경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의 자원과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환경단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환경캠페인을 조직할 수 있다. 이때 지역연계수업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프로젝트를 기획한 교사와 학생들의 요구와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셋째, 환경교육은 다양한 교과와 연계되어야 한다. 국어·과학·사회·예술 등 다양한 교과와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이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환경·지속가능발전 교육은 범교과교육의 한 주제로서 다양한 교과와 연계하여 교육할 것이 강조되고 있다. 학교공동체의 요구와 의지가 있다면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하여 환경교육을 위한 활동이나 교과를 개발하여 운영할 수도 있다. 넷째,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실천을 격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꾸준히 환경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교사가 본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들을 해보고자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하나씩 학생들과 함께 문화의 전환에 도전해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알맞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체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장려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의 자신감과 책임감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교사는 수업의 방향과 학생들의 탐구가 유의미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 글이 많은 선생님에게 영감을 주고, 더욱 풍부하고 효과적인 환경교육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자양분이 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을 옛날에는 무엇이라고 했을까요? 두 글자인데….” “학자요.”, “대감이요.”, “선비요.”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대답한다. “맞아요. 선비라고 했어요. 오늘 어린이 여러분을 보니까 자세도 반듯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마치 예전의 선비를 보는 것 같네요. 그럼, 이제부터 선비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실천했는지 알아볼까요?” 구전동화로 전하는 지행합일 교육 지난 11월, 서울한산초등학교. 오늘은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하 수련원)의 선비체험교실이 열리는 날. 선비정신 체험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진 ‘어린이 선비’라는 선비정신 교재를 중심으로 지혜공부·정심공부·실습체험으로 진행된다. 이날 2학년 2반 교실에선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을 지낸 심금순 전 교장이 지도위원으로 나서 어린 학생들에게 선비정신을 주제로 수업을 한다. 심 지도위원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배움의 실천’. 열심히 학문을 익히고, 무술을 연마하며, 예술을 사랑했던 선비들의 생활상과 그들이 엄격하게 지켰던 예절들을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비들이 존경받았던 것은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라며, 구전동화를 곁들여 학생들에게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의미를 심어줬다. 수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자유분방하던 교실분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반듯해져 갔다. 수업이 끝날 무렵, “어쩜 이렇게 의젓할 수가 있죠. 어린이 여러분 정말 대단해요. 이제 진짜 선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가지, 예전 선비들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에겐 욕도 안 했는데, 여러분도 이제 그렇게 할 수 있죠?” 20여 명의 학생들 입에서 “네~~”라는 합창이 터져 나왔다. 배려의 마음을 깨닫도록 하는 정심투호 비슷한 시각, 2학년 1반 교실.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을 지낸 류덕엽 전 서울양진초등학교 교장의 지도 아래 학생들의 투호놀이가 한창이다. 류 전 교장은 정년퇴임 이후 선비문화수련원에서 지도위원 교육을 받고, 작년부터 일선학교에서 선비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선비교육과 투호놀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조선시대 선비들이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퇴계 이황 선생도 제자들에게 소위 정심투호라고 불리는 투호놀이를 권유했을 정도다. 그러고 보니 학생들이 화살 쥐는 방법부터 자세까지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마구잡이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서서 호흡을 가다듬은 뒤, 화살의 가운데 부분을 쥐고 통 안으로 명중시키는 것이다. 류 전 교장은 여기서 한가지 규칙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투호를 하는 동안 방해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조용히 지켜보게 했다. 단순한 분위기 조성이 아니라 이를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깨닫도록 하려는 것이다. 실제 류 전 교장은 정심투호 수업을 하는 동안 배려심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 선수가 최고의 선수로 칭찬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메달 색깔보다 바로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심 때문이에요.” 칠판 모니터에 신 선수의 얼굴이 나오자, 학생들 눈이 번쩍 뜨였다.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문제 잘 풀어 100점 맞는 사람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배려심·정직함·인내심이에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예시를 들어서일까. 류 전 교장의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쏙쏙 들어박히는 듯했다. 선비체험교실은 예의범절을 가르치는데도 소홀하지 않는다. ‘바르게 인사하는 어린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큰절하는 법, 평절하는 법 등을 가르친다. 전직 교장 출신 정명숙 지도위원은 “처음엔 어색해하지만 금방 우리 전통 인사법에 흥미를 느끼고 잘 따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학생들에게 절을 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남자 절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아빠가 절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체험을 통해 여자의 큰절(숙배)하는 법을 익힌 학생들이 집에 가서 엄마한테 가르쳐 주겠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했다. 서울교육을 선도하는 한산초등학교 선비체험교실 수업이 진행된 이후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에 만족해하는 학교들이 많다. 앞서 진행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평소 말썽만 부리던 아이들이 체험교육 이후 확 달라진 모습에 담임교사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주변 교장들로부터 교육효과가 좋다는 말을 듣고 시작했다는 한산초 라민호 교장은 “예절교육 등 다양한 체험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을 모아 집중해서 배우는 즐거운 인성교육시간이 됐다”며 만족해 했다. 그는 특히 “요즘 학생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학교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가능하면 매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0년 설립된 한산초는 개정 교육과정 연구학교, AI 정보교육 중심학교, 지역연계 중점학교 등으로 지정되면서 서울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교원·학부모·지역사회의 관심이 매우 높고, 각종 교육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또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교원의 관심과 미래교육을 위한 교원역량이 뛰어나다. 지역청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지원단, AI 에듀테크 선도교원, 교실혁명 선도교원 운영에서처럼 전문성 계발에 힘쓰는 교사들이 많다는 사실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흔히들 ‘적자생존’이라고 하면 다윈의 진화론을 떠올리게 된다.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물은 번창하고, 그렇지 못한 생물은 도태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원리는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되어 주기도 한다. 교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사회는 학교와 교사에게 그 필요를 증명하라 요구한다. 이에 점차 보육과 교육의 경계가 흐릿해지며, 학부모는 다양한 요구가 담긴 민원을 학교로 쏟아낸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학교와 교사는 어떻게 생존을 모색해야 할까. 교원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오늘의 주제는 이런 거창한 ‘적자생존’ 이야기는 아니다. ‘적어야(기록해야) 생존한다’라는 교원들의 농담에 관한 내용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교원들은 후배들에게 ‘방어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기록하는 것’임을 말해주곤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작성한 기록들이 실제 민원 대응과정에서, 수사·재판과 같은 법적인 절차에서 얼마나 신뢰성 있는 증거로 취급될 수 있을지, 어떤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자. 반복적으로 작성한 문서는 증거 가치가 높다 경찰·검찰의 수사를 받는다고 하면 대부분 취조실에서 수사관의 질문에 따라 답변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이런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만들어진 신문조서는 재판에 제출되는데, 이렇게 경찰과 검찰이 작성한 조서조차 함부로 증거로 쓸 수 없다.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거쳐서 작성된 것이어야 하고,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해야 비로소 증거로 쓸 수 있는 것이다(「형사소송법」 제312조). 특정한 문서가 재판과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건을 따지지 않고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 중 하나가 ‘상업장부·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이다(「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 이러한 문서들은 일상적인 업무과정에서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작성되며, 기재할 내용이 생겼을 경우 즉시 작성되기 때문에 허위 내용이 적힐 여지가 거의 없기에 증거로서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인정해 준다. 이는 학교업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생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해야 하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생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입력해야 한다. 학생의 생활과 지도방법, 특이사항 등을 그때그때 작성하고, 그 내용들이 보존된다면 이는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증거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공문서로 작성된 때에는 증거 가치가 높다 공문서를 위조하여 사용하려는 경우 공문서위조죄 등으로 처벌되며,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되어서 허위문서를 작성하여 사용하려고 한다면 허위공문서작성 등으로 처벌된다(「형법」 제225조 내지 제227조). 물론 사문서를 위조하는 때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지만, 공문서위조 등은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훨씬 무겁게 처벌한다. 이러한 차이를 둔 것은 공문서가 공무원에 의해 공적으로 작성된 문서인 만큼 사람들에게 높은 신뢰를 주는 문서이고, 그러한 신뢰를 깨는 행동에 대해서는 엄벌하여야 한다는 이유일 것이다. 실제 법에서도 공문서의 신뢰성을 존중하는 규정이 있다. 「민사소송법」에서는 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에 의하여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한 것으로 인정한 때에는 이를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한다고 한다(「민사소송법」 제356조 제1항). 학교 역시 다수의 공문서가 작성되는 기관이고, 나이스라는 도구가 있으므로 이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교원 개인이 작성해서 보관하는 문서는 작성된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추후 수정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그 신뢰성이 온전하지 않다. 그러나 공문서로서의 형식을 갖추고, 이에 대해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둔다면 작성일이 명확하고, 수정할 수도 없는 내용이 되며, 학교의 기록물로서 보존된다. 따라서 그만큼 증거로서의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관련 사례(서울북부지방법원 2013.4.26. 선고 2012가단667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내용을 정리하면 교원의 기록은 그때그때 기계적으로 작성되거나 혹은 공문서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실제 사례에서는 어떻게 활용되었을지 살펴보자. 관련된 판례를 각색하여 준비해 보았다. 피해학생 V, 가해학생 A와 B는 중학생이다. 본래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A와 B는 점차 V에게 빵을 사 오라고 하는 등의 심부름을 시키는 등 권력적인 관계로 변질되었고, V를 때리는 등의 행동들을 하였다. 이에 V는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어 다른 학교로 전학하게 되었다. 피해학생 V는 가해학생 A·B의 가해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하였고, 학교와 교육청에게는 A·B의 가해행위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법원은 A·B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위 사례에서 법원은 여러 학생이 소수의 학생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따돌림과 같은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학교폭력에 비해서 학교가 보다 적극적인 사전적·사후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에서 학교의 사전적 조치와 사후적 조치가 적당하였는지를 검토했다. 학교의 조치에 대한 적절성 증거로 V에 대한 담임교사의 상담일지가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특히 판결문은 그 상담일지의 내용을 매우 구체적으로 밝혀두었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원에서는 담임교사의 상담일지를 통해 해당 학생에 대한 지도가 이전부터 충실히 이루어졌음을 확인했다. 학교 차원에서의 대응 역시 학교폭력예방을 위하여 학생과 교사에 대한 교육을 다수 진행했던 점, 교내외 순찰 및 감시활동을 하였던 점, 캠페인활동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검토되었다. 또 해당 사건에 관해 학교폭력 관련 법령에 따라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졌다는 관련 자료들도 제출되었다. 이러한 학교의 다양한 사전적·사후적 활동들은 공문 형식으로 보존되던 자료로 제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료들을 토대로 학교와 교육청은 해당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충분한 조치를 하였음을 주장하였고, 법원에서도 이를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던 사례이다. 상담일지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앞서 설명한 담임교사 상담일지의 특징을 살펴보자. 먼저 작성된 날짜가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학기 초부터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꾸준히 작성되었다. 또 문제상황만 작성된 것이 아니라 교사가 그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담고 있으며, 간혹 그에 대한 교사의 감정이나 평가를 작성하기도 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작성할 내용의 분량도 요점만 확인되면 충분하므로 길게 작성할 필요가 없다. 작성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을 것이다. 해당 사례에서는 교사가 수기로 작성한 상담일지가 제출된 것으로 보이는데, 편의에 따라 태블릿을 이용하는 등 전자적 방식으로 기록해도 무관하다. 다만 전자적 방식은 작성과 보존이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수정이나 변조의 가능성도 높다는 특징은 있다. 가장 공식적인 방법을 추천하자면 나이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재를 위한 ‘행동특성 누가기록’ 부분에 저장하는 방법이 좋아 보인다. 특별한 민원이 있다면 내부결재를 남겨 두는 것을 고려해 보자 특별한 문제행동을 보인 학생이 아니어서 학기 초부터 꾸준히 기록해 둔 내용이 없는 학생인데, 나중에야 상담과정에서 부적응이나 교우관계의 어려움을 듣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부적응은 가정적인 이유를 포함하여 매우 복합적인 면이 있고, 교사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이 어렵기 때문에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특히 이런 일들은 한번은 어떻게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다시금 반복적인 어려움을 호소할 가능성이 크고, 그때에는 학생지도를 방치했다는 등의 이유로 심각한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학급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대응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문제를 인지하게 된 경위(부모님의 연락, 학생에 대한 관찰 결과 등), 문제의 내용(학교부적응, 교우관계 갈등 등), 해결을 위한 방법(갈등관계인 학생과 부모님과의 상담, 부적응 학생에 대한 추가상담 계획, 외부기관 연계 등)과 같은 내용들을 간략하게라도 정리하여 기안문을 만들고, 관련된 자료가 있다면 이를 첨부하여 학교에 보고하고, 내부결재를 받아둔다. 이렇게 한다면 학생지도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공문서 형식으로 남게 되고, 해당 어려움을 학교 내부에서 공유했으며, 관리자에게 보고하였다는 부분까지 확인되므로 향후 민원 등에 대한 대응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에 있어 올해도 교사·운동선수·의사·크리에이터의 인기는 여전했다. 고교 졸업 후 진로계획에서는 대학 진학이 감소하고 취업 비율이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이 4일 발표한 ‘2024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교육부와 직능연은 진로교육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전반적인 학교급별 진로교육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2024년 학생 희망 직업 조사 결과 1~3위 희망직업은 교사·운동선수·의사‧크리에이터 등으로 지난해와 순위가 유사했다. 특히 교사의 인기는 올해도 최상위권이다. 초등학생에게만 응답 비율이 전년 대비 한 단계 하락한 4위였을 뿐 중·고교의 경우 10년째 1위다. 학교급별 1~3위는 초등학교가 운동선수·의사·크리에이터, 중학교가 교사·운동선수·의사, 고교가 교사·간호사·군인이다. 고교에서 군인과 경찰 등의 인기 상승이 눈에 띈다. 군인은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3위로, 경찰관·수사관은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다만 모든 학교급에서 1·2순위를 제외한 응답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교육부와 직능연은 직업세계 변화와 다변화된 가치관에 따라 학생들의 희망 직업 또한 분산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교 졸업 후 진로계획에 대해서는 대학 진학이 77.3%에서 66.4%로 감소하고, 취업 희망 비율이 7.0%에서 13.3%로 상승했다. 고교생의 졸업 후 창업 희망 비율은 꾸준히 상승 추세였으나 올해는 전년 5.2% 대비 소폭 감소한 3.3%다. 2022년에는 2.9%였다. 진로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결정하고 효과적으로 준비·관리할 수 있는 진로개발역량의 경우 창업가정신 함양 및 창업체험교육에 참여한 학생이 미참여 학생보다 더 높았다. 학교 진로활동 만족도는 중·고교에서 증가했으나 초등학교에서 소폭 하락했다. 학교 진로활동별 만족도 1위로 초·중학생은 진로체험(초 4.21점, 중 3.91점)을, 고교생은 진로동아리(고 3.83점)를 꼽았다. 학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진로교육은 학교급별로 달랐다. 초등학생은 진로체험 활동(4.44점), 중학생은 ‘학생 진로심리검사 제공(4.36점)’, 고등학생은 ‘학생 진로‧진학 등에 관한 상담(4.36점)’이 각각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가통계포털(https://www.kosis.kr) 및 진로정보망 누리집(https://www.career.go.kr)에 제공될 예정이다.
교감·원감을 대상으로 한 중요직무급수당이 내년 3월부터 신설, 지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025년 교육공무원 중요직무급 제도 운영계획’과 대상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시·도교육청으로 발송했다. 중요직무급 제도는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중요도·난이도·협업 정도 등이 높은 직무를 선정해 직무 수행자에게 별도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번에 교육부가 마련한 운영계획에 따라 대상자는 ▲교실혁명, 학교폭력, 교권 확립 등 주요 교육개혁 과제들의 학교 내 실무 관리 및 총괄(보좌) 직무 ▲장학 및 생활지도, 학생 관리, 학부모 상담, 각종 교무 관리 등의 원활한 추진과 대내외 협업, 갈등 관리가 필요한 직무 ▲대표적 기피 업무인 교내외 민원 대응 총괄(보좌) 직무 등의 3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각급 학교의 ‘교감’ 직무 선정을 우선 고려한다. 금액은 월 10만 원으로 지급 기간은 2025년 3월부터 1년간이다. 교총 관계자는 “직위 수당이 아닌 직무 수당이기에 교감의 담당 직무를 기반으로 현장에 안내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급 기간을 1년으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중요직무급 수당 자체가 관련법 상 분기 또는 1년 단위로 운영하게 돼 있어 최대치인 1년이 설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보수 업무 지침에 의해 중요직무는 주기적으로 선정토록 돼 있으며, 매년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급한다. 공·사립 및 학교급 불문이며, 학교에 교감이 없으면 교감 역할을 수행하는 교사를 추천한다. 지급 규모는 직제상 총 정원의 5% 범위(1만8178명) 이내다. 전체 교감 수가 1만5000여 명(2024년 교육통계)인 것을 감안하면 모든 교감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직무에 대한 최종 확정은 이달 중 시·도별 추천을 받아 내년 1월에 결정된다. 교총은 그동안 교원의 각종 수당 인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교감·원감 중요직무급 수당(직책수행경비) 신설도 2016년부터 교육부와의 교섭·협의 과제로 삼아 줄기차게 요구했다. 특히 최근 교감으로 승진한 경우 보수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문제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교총 관계자는 “교총 노력이 결실을 맺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신설 수당 기간이 설정된 것을 해소하고, 금액 역시 인상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최종 합격본 실물을 공개하는 시연회를 열었다. 학생에게 다양한 학습 콘텐츠, 진단문항, 보정형 콘텐츠로 학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과 함께 교원의업무 경감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IDT 초‧중‧고 영어 교과 7개 발행사 중 2개 업체를 선정해 시연회를 개최했다. 개발사는 초 4학년, 중 1학년 대상 AIDT를 각각 시연했다. 웹 전시본을 활용해 교사용과 학생용 화면을 동시에 보여주며,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교사와 학생의 각 화면에 학습시간, 반복학습 정도, 콘텐츠 사용 패턴, 학습진도, 형성평가 결과 등 학습데이터가 제공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우선 학생에게 다양한 시청각·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개념 학습을 할 수 있고, 형성평가 후 맞춤형 콘텐츠 추천으로 학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개발사 측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학생 개인별 문항 정답률 예측, 문항 유형별 문제해결시간, 학습 투입 시간 등을 종합하게 되면 개별 학습 수준 측정 후 개별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영어 교과에서는 학생의 말하기, 쓰기 능력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구성됐다. 학생이 제시된 문장을 말하면 AI가 억양 등을 판단해 결과를 알려준다. 글쓰기의 경우 교사가 학생의 작성 과정 모두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특히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형성평가가 주어지면 그 결과에 따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수준별 문항이 제공된다. 챗봇 형태의 AI 튜터가 정해진 교육과정 내에서 학생 궁금증도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개발사들은 교원의 업무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교원이 문항 만들고 인쇄물로 제작해 나눠준 후 수거해 채점, 분석까지 해야 하는데 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은 평가 관련 업무 시간을 줄여 ‘하이터치’를 많이 할 수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수업 준비 과정에서도 업무 경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DT에 내장된 자료는 물론 교원 보유 자료, 타 교과서 내용까지 첨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사 측은 “요즘 교원들은 교과서 외에 많은 자료를 찾아 수업에 활용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신뢰도 높은 자료를 다수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잘못된 자료에 따른 오류 방지등 상황에 따라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틱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이고, 비율동적인 동작이나 음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틱장애는 4가지 범주(‘뚜렛장애’, ‘만성운동 또는 만성 음성 틱장애’, ‘잠정적 틱장애’, ‘달리 명시된 또는 명시되지 않는 틱장애’) 중 하나로 진단되는데, 이는 운동 틱 또는 음성 틱의 존재여부, 틱 증상의 기간, 증상이 나타난 연령에 근거해 구분된다. 틱은 전형적으로 18세 이전, 대체로 4세~6세 사이에 시작된다. 10세~12세 사이에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청소년기에 이르러 약해지는 특징을 보이지만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고, 시간에 따라 증상의 양상은 변할 수 있다. 아동은 성장함에 따라 틱이 나타나기 전에 전조 충동(긴장이나 간지러움과 같은 느낌을 보고하거나 무엇인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식의 모호한 설명을 하기도 함)을 느끼고 틱이 나타난 후에는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특정 방식으로 틱을 해야 한다거나 ‘이만 하면 됐다’는 느낌이 생길 때까지 증상을 반복해야 할 것 같은 욕구를 느끼기도 한다. 틱은 단순 틱이나 복합 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단순 운동 틱은 짧은 시간 지속되고, 눈 깜빡임, 어깨 움츠리기, 팔다리 뻗기 같은 증상들이 있으며, 단순 음성 틱은 헛기침하기, 킁킁거리기, 꿀꿀거리기 같은 증상들이 있다. 반면 복합 운동 틱은 긴 시간 지속되며, 머리 돌리기와 어깨 움츠리기 같은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외설행동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처럼 목적이 있는 행동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유사하게 복합 음성 틱은 소리나 단어를 반복하거나 마지막에 들은 단어나 구를 반복하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단어나 욕설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 틱은 차분한 상태이거나 어떤 활동에 집중할 때는 호전되지만 불안이나 흥분상태 혹은 탈진에 의해서는 악화된다. 시험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신나는 일을 할 때 틱이 악화된다. 또한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소리를 관찰하고 비슷한 행동이나 소리를 모방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따라한다는 오해를 받아 관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히 교사나 부모 등의 권위있는 대상들을 대할 때 이 같은 행동을 보여 더 큰 문제가 발생되기도 한다.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동작이나 음성 사회적 용납 범위 넘어 오해 사기도 틱장애는 기질적,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틱에 대한 가족 및 교사들의 이해와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이 필요하다. 틱은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선행사건과 발생한 후에 뒤따르는 결과가 존재한다. 선행사건은 불안이나 흥분, 분노 등 아동의 내적인 요인과 특정 상황이나 특정 과목의 수업, 특정 사람과의 접촉, 혹은 게임이나 TV 시청 등 외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틱이 나타난 후 그 결과로 나타나는 사건들로는 또래나 가족들의 비난이나 놀림, 관심이나 지지, 혹은 숙제나 집안일 등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등이 있다. 틱에 선행하는 사건들과 후속 결과로 나타나는 사건들은 모두 틱의 악화 및 완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과 이해는 틱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어떤 학생은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눈 깜빡임의 운동 틱과 ‘킁킁’ 소리를 내는 음성 틱이 심해지고, 어떤 학생은 부모와 이야기하거나 식사를 할 때 은어나 욕설을 하는 음성 틱과 숟가락을 든 손을 흔드는 운동 틱이 심해진다. 두 경우 모두 틱이 나타난 뒤에는 가족들이 틱을 멈추기를 요구하고, ‘도대체 그런 것도 하나 참지 못하냐’, ‘그만 좀 해라, 정신없어서 밥을 못 먹겠다’고 비난했으며, 친구들은 ‘장애인’이라고 놀리거나, 틱을 흉내 내며 비웃는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이러한 사회적 반응에 대해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하고, 수치심과 자학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래나 가족들의 이 같은 반응은 틱을 완화하고 조절하는 데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악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초기 아동기 시작, 청소년기까지 지속 불안이나 흥분, 스트레스 상황에서 악화 틱장애 치료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인지행동치료법은 틱의 전조감각을 스스로 인지하는 자각훈련, 틱 충동이 일어나거나 틱이 시작된 직후에 사회적으로 덜 눈에 띄고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좀 더 이완된 다른 행동을 하도록 훈련하는 경쟁반응 훈련, 그리고 틱 조절훈련 과정을 도울 지지자 및 조력자를 선택해 함께 하는 사회적 지지를 단계별로 적용한다. 이러한 절차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함께 더 안전한 상황에서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것을 권한다. 틱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들을 교사로서, 또래로서, 부모로서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법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간단한 지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교실에서 교사는 학생이 틱이 있음을 인지하고, 틱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틱으로 인해 또래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수업을 방해해 힘들어 한다면 눈에 덜 띄는 자리에 학생을 배치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틱을 악화시키는 교과목이나 과제 등을 파악하고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단계별로 과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도 있다. 가정에서 틱이 나타날 경우에는 10~20분 정도의 짧은 휴식을 주고 다시 원래 하던 일을 하도록 훈련하고 연습할 수 있다. 식사 시간 동안 틱이 발생해 가족들의 편안한 식사가 방해될 수 있다면, 식사 시작 전에 틱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10~20분 간의 이완 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사를 하는 동안 틱이 발생한다면 잠시 식사를 멈춘 뒤 이완하고 다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운동 틱으로 음식을 흘려 가족의 식사를 방해한다면 개인 쟁반을 준비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게임을 하는 동안 틱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 경우에는 학생이 사용하는 게임의 종류와 속성, 게임 중 틱이 발생하는 상황을 관찰해 그 같은 상황을 유발할 수 있는 게임을 제한하고 다른 종류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달리는 차 안에서 발로 카 시트를 차거나 창문을 치는 등 틱으로 인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면 덜 위험한 자리에 앉도록 하고 틱이 덜 발생하는 시간대에 이동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전조 또는 증상발현 시 잠시 휴식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관심과 격려로 도와야 공공장소에서 틱이 나타난다면 그 상황이 학생에게 필요한 상황인지 살펴보고 불필요하고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낯선 이들과의 사회적 접촉이 많은 상황에 자녀를 자주 노출시켰다. 그 상황에서 자녀는 틱이 악화됐는데 나이에 비해 불필요하고 적합하지 않은 경험이라 판단해 중단하도록 안내해 틱의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 틱으로 인해 사회적 주의를 끌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많다. 가장 흔한 경우로 틱에 대해 놀리거나 왜 그러는지 이상하게 여겨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 당황하고 더 긴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 자신의 틱에 대해 스스로 설명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틱을 한 후에 파생되는 좋지 않은 결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른 친구들이 틱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끝으로 틱이 나타나는 것 때문에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는 행동이 있다면 잠깐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미리 정해두고 틱의 전조증상을 느낄 때에도 잠시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무언가 활동을 하던 중에 틱이 나타난다면, 그 활동을 회피하지 않고 잠시 동안 쉰 뒤에 다시 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더 이상 틱을 두고 비난하거나 멈추게 하기 위해 다투는 것을 멈추고, 학생이 스스로 틱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훈련하는 모습을 보일 때, 충분한 격려와 지지를 주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교육공무직 등의 파업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연례화되고 있다. 지난달 21~22일 대구지역 학비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학교 돌봄·급식 등이 차질을 빚은 데 이어 6일엔 전국학비연대가 1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학교 현장은 이러한 파업으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지난해에도 대전지역 학비노조 급식 조리원의 장기 파업으로 초등학생들이 두 달 가까이 시판도시락을 먹는 일이 발생했다. 어린 학생들에게 학교급식은 식단의 위생 상태 보장과 균형 잡힌 영양소 공급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중요한 급식이 차질을 빚는다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학부모들이 학교 복귀 반대 청원서와 전근 동의 서명서를 교육청에 전달하고 국민청원에 나섰을까. 미래 시대를 책임지는 학교가 언제까지 파업 대란에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물론 학비노조원들도 힘든 업무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노동자의 권리인 파업권은 존중돼야 한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에 부정적인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바로 학생을 볼모로 하기 때문이다. 굳이 학기 중에 파업을 강행함으로써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파업의 당위성도 찾기 힘들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노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 필수공익사업장은 노동자의 파업권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업장은 반드시 일정 규모로 업무를 유지하도록 하는 필수유지업무제도에서 지정한 사업장을 말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에 모두가 피해 최소한의 보호장치 마련 미룰 수 없어 필수유지업무는 통상 교통, 수도, 전기 등의 공급 사업이 해당되며, 이게 시행되면 파업에 돌입할지라도 일부 인원은 정상 근무에 임해야 한다. 여기에 학교를 포함한다면 노동자의 파업권도 보장하면서 교원의 수업권을 확보하고 학생 건강,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는 학교 구성원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현장 교원들도 같은 학교 구성원의 파업에 부정적이다. 교총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 86.5%가 파업에 반대했다. ‘학사일정 파행, 정상적 교육활동 위축 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학교는 지식을 전하고, 삶의 지혜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을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는 파업의 여파를 오롯이 감내해왔다. 파업 기간에 학교는 단축수업·재량휴업·수업파행 등 비정상적인 운영을 해야만 했다. 여기에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도 직접 맞닥뜨렸다. 학교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법 개정이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영유아나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소한의 보호장치인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학생, 학부모, 교원에게만 전가되는 일방적 피해를 외면하지 말고, 교육 회복 관점에서 지혜를 모아 즉각 시행에 나서야 한다.
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낭보가 날아들었다. 우리의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로써 대한민국 문학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입증한 역사적인 사건이며 K-문화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경사 중의 경사다. 주입식 이론 교육 탈피 시급 더불어 그의 성취는 우리 교육이 이뤄낸 귀중한 결실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 교육계는 이 영광스러운 성취를 디딤돌 삼아 더 큰 꿈을 꾸어야 한다. 두 번째, 세 번째 노벨문학상뿐만 아니라 과학 분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이 우리의 다음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획일화된 교육과정, 재단된 외울 거리를 던져주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된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왕성한 호기심과 실험정신을 키워왔다고 한다. 주입식 이론 교육에서 벗어나 실험과 관찰을 중시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연구는 대부분 10년, 20년이 넘는 긴 시간이 필요한 기초연구다. 당장의 성과를 요구하는 단기적 평가에서 벗어나, 최소 5년 이상의 안정적인 연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연구 문화 또한 필수적이다. 셋째,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형 교육과정의 도입이 시급하다. 최근의 노벨상 수상 연구를 살펴보면, 단일 분야의 연구보다는 여러 학문이 융합된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문·이과의 장벽을 허물고,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내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들의 처우 개선과 연구환경 혁신이 시급하다. 최근 정부에 의한 기초과학 예산 삭감과 박사급 이상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교육·연구 환경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연구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처우를 보장하고,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무한한 가능성 교육으로 키워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우리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문학, 과학,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교육자로서 우리의 사명이다. 한강 작가가 보여준 세계적 성취가 우리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 더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날까지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제2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독서인문 교육을 강화하는 등 많은 방안을 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교육의 힘을 믿는다. 우리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교육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한국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해외에 한국을 홍보하고교류 증진에 오랜 역사를 가진 태권도의 보급, 최근의 K-팝, 영화, 음식, E-스포츠, 한국인 친구 등 다양한 계기로 한국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한국어 확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류'라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물'을 만난 이 좋은 때에정부는 보다 과감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로스 킹 교수는 지난 달 13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특강과 30일 유튜브 채널 ‘어썸코리아’에서 한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최근 한국에서 한글을 편애하고 한자를 배척하는 문화가 생겨나“지난 20년 사이에 한자 교육이 한국교육현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면서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인은 일찍부터 학교교육을 통하여 한글이 세계에서 최고의 글이라고 배우면서, 한자를 배척하는, 즉한글에 대한 숭배, '한글 컬트'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글이 훌륭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좋지 않은 현상인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가 국어교육을 실시함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는 한글은 표음문자이고 한자는 표의문자임을 분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는 해외 한국어 교육을 민족어 중심에서 벗어나, 탈 민족어 및 탈 국어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한국어 교육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어 전공자를 배출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장학금 제도와 교육 시설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킹 교수는 GNP(국민 총생산)를 기준으로 한국어 교육 전략을 달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해당 나라의 GNP가 낮은 경우, 학습자들의 동기부여가 도구적"이라며 "우즈베키스탄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필자 역시 10여 년 이상 일본에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한 경험에 의하면 재일 한국인은 우선 일본어를 잘 하는 것이 취업에도 유리하며, 일본인들의 경우는 특별한 한국과의 인연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킹 교수는 이처럼"서유럽이나 북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런 도구적인 동기부여가 아니라 훨씬 더 감성적인 그리고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그런 충동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라며 "그런 경우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 학습자들에게 다른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유럽지역 학회에서 한자어 이해를 위해 이미 전광진 교수가 편찬한선생님한자책과 한국어 속뜻사전을 소개한 바 있다. 특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면서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도 관심을 가진 사람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그는 "힘이 닿는 데까지 한자 교육 자료 제작, 해외 한국학을 위한 한문 교육, 1888년부터 40년 동안 한국에서 활동했던 캐나다 선교사 게일 목사가 남긴 한문 자료를 책으로 남기는 일 등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킹 교수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학과 한국어 문학 교수로, 1983년 예일대에서 일본어-한국어로 언어학과 정치과학을 공부했다. 1986년과 1991년에는 하버드대에서 언어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미국 미네소타주에 한국어마을 ‘숲속의 호수’를 1999년 설립한 이후 2014년까지 15년간 촌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어와 한글의 역사 연구, 한국 문화의 교육과 보급 등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기도 했다.
정부가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적용 교과에서 국어·기술·가정을 제외하기로 했다. 사회·과학 교과는 2027년으로 늦춘다. 교육부는 2025년 도입되는 AIDT에 대한 로드맵을 조정하고, 이에 따른 검정심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우선 2025년에는 영어·수학·정보 교과의 AIDT를 통해 교실의 변화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어·기술·가정(실과)은 적용 교과에서 제외하고, 사회·과학 교과는 2027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한 국정도서로 개발하는 특수교육 기본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국어와 수학 교과는 초·중·고까지 개발하고, 생활영어와 정보통신활용 교과는 적용 교과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교육부는 AIDT 추진방안 발표 당시 2025년에 수학·영어·정보·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한 뒤 2028년까지 국어·사회·역사·과학·기술·가정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지나치게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속도 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국어의 경우 문해력 저하, 기술 등은 실습 위주의 수업이 등한시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2025년 AIDT는 당초 계획대로 도입하되, 2026년 이후 적용 교과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난 10월 교육부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육현장, 전문가 의견과 시·도교육청의 정책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합의를 토대로 AIDT 개발 지원부터 교원 연수, 학교 디지털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해 시·도교육청과 여러 각도로 협력해 온 결과”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 AIDT 검정심사는 초 3·4학년, 중 1년, 고교 공통교과의 영어·수학·정보 교과에 대해 신청기간에 접수된 총 146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12개 출원사에서 제작한 총 76종의 AIDT가 최종 합격했다. 향후 일선 학교의 선정 절차를 거쳐 2025년 1학기부터 교실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전문가와 현장 교사 등으로 구성된 검정위원들이 교육과정에 따라 효과적인 맞춤 학습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구성했는지 등 내용심사와 더불어, 기술적 완결성과 학습지원 기능이 적절하게 구현됐는지, 데이터와 개인정보 등은 안전하게 관리되는지 등의 기술심사를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교원이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체험학습 등에서 발생하는 학교안전사고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또 학교 밖 활동 준비 단계부터 교육감에게 보조인력 운영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국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을 의결했다. 또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학교 생활지도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에 대한 경비를 예산 범위 내에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지원하도록 하고, 교육감에게 학생 민원 처리 시 교직원 보호와 민원 처리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 수립을 의무화했다. 두 법안은 정부 이송을 거쳐 공포된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교육활동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치료비를 지원해 왔으나 학교장이나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주의 의무 소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교육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에 한국교총 등 교육계에서는 이에 대한 보완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교총은 3월 2024년 교권 핵심과제로 학교안전법 개정을 제안한 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개정안 발의를 추진한데 이어 대통령실, 국회, 교육부에 교원청원서(6만1479명) 전달, 2025년 법시행 대비 예산 및 인력 확보 촉구 등의 활동을 전개해 왔다. 교총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최근 강원도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중 교통사고, 충북 유치원 내 유아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교원이 형사재판까지 받게 되자 교원들 사이에서는 교육활동에 대한 가중돼 왔다”며 “이번 법 개정으로 더 이상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로부터 교원이 실제적으로 보호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초·중등교육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교원이 생활지도와 민원 처리 부담에서 벗어나 온전히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법 개정 취지가 법률 조항에만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방안과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7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학생맞춤형통합지원법안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지원 대상학생 선정 및 지원 ▲시·도 및 지역 학생맞춤통합지원위원회 및 센터 설치 ▲학생맞춤통합지원정보시스템 구축·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위기학생의 학습·심리·진로·안전 등이 현저하게 위협받거나 다른 학생을 위협하는 경우 보호자 동의 없이도 학생 맞춤 통합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구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를 공교육에 적용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통한다. 그 중심에 경북대사범대부설고가 있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에서 처음으로 ‘IB 월드스쿨’로 인증받았기 때문이다. IB 월드스쿨은 IB본부가 공식 인정하는 학교다. 이후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한 결과 대부분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19일 경북대사대부고를 찾아 수업 참관 후 교육 관계자들과 세미나를 가졌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 프로그램인 IB 현장을 지켜본 상황에서 우리 교육계에 미칠 영향 등을 2회에 걸쳐 다룬다. 편집자 주 일반학교 교실의 흔한 풍경은 아니었다. 일방적 강의는 없었다. 엎드려 자는 학생도 없었다.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토론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교사와 학생만 있을 뿐이다. 경북대사대부고에서 2학년 대상 IB 디플로마(Diploma, DP) 프로그램 모습이다. IB DP는 고교에서 2년 동안 진행되는 대입 자격 수료 과정을 말한다.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초·중·고 가운데 고교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IB DP의 모든 수업에는 탐구 기반, 개념적 이해의 강조, 지역과 세계적 맥락에 연결, 효과적인 팀워크와 협력의 강조, 학습자 다양성 존중을 통한 개별화 교육, 평가 정보의 활용 등 6가지 교수 접근 방법이 적용된다. 사고·조사·의사소통·대인관계·자기관리의 5가지 학습기능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를 증명하듯 참관수업에서 학생들은 조별 협력 과제 및 토의에 적극적이었다. 공개된 수업은 ‘지식이론(Theory of knowledge, TOK)’과 ‘수학’이었다. 지식이론 수업은 IB DP의 3대 핵심과정(지식이론, 소논문, 창의·활동·봉사) 중 하나로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비교하고 탐구하는 과정이다. 이날 다양한 종류의 지도를 놓고 차이점을 논의한 뒤 차이의 발생 이유, 그 과정이 지식과 어떠한 유사성이 있는지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실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정확성에 대한 한계는 존재한다는 점, 시대의 권력이 반영된다는 등의 의견을 나눴다. 수학 역시 낯선 과정이었다. 학생들은 미적분 내용을 토대로 ‘인터넷 밈(meme, 2차 창작물의 의미)’을 제작 후 발표했다. 이후 다른 조의 밈을 평가한 내용을 공유했다. 복잡한 계산은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했다. 김경희 교감은 “수학을 실생활에 접목하는 과정”이라고 귀띔했다. 서로 다른 지식과 지식을 연결해 통찰력을 계발하고, 수학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생활에 접목하는 것이 수업의 주된 내용인 셈이다. 학생들도 이에 동의했다. 특히 일반 중학교 출신들이 크게 공감했다. 박지현 학생은 “중학교 때는 지식을 외우고 넘어갔다면, 이제 IB 수업을 통해 본질적 의미에 대해 더 깊게 탐구하면서 단순히 암기했을 때보다 더 이해를 잘 하면서 더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원들의 생각도 같다. 이날 지식이론 수업을 진행한 류연아 교사는 “수업 준비 과정에서 이전보다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교육과정에 글로만 존재했던 비판적 사고 등을 진짜로 실행한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학생은 물론 교사도 성장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