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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니까 말인데, 그 얘기 들었어?” 둘만 모여도 뒷담화(gossip)가 시작된다. 출근길에 만난 지하철 민폐 승객과 SNS에 새롭게 올라온 화제의 인물부터,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 잡은 부장님과 사사건건 마음에 안 드는 동료·후배까지 뒷담화 대상은 차고 넘친다. 매일매일 빠르게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뒷담화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뒷담화는 말 그대로 뒤에서,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가십거리로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다. 긍정적인 이야기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인 내용이다. 우리 주변엔 입만 열면 뒷담화인 사람도 있고, 그 자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즐기며, 어떤 사람은 대충 호응하면서 마지못해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한다.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도대체 왜 그들은 뒷담화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 유발 하라리의 뒷담화 이론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언어가 진화한 것은 소문(뒷담화)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협력은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개별 남성이나 여성이 사자와 들소의 위치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보다는 무리 내의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지, 누가 누구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지, 누가 정직하고 누가 속이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중략…) 뒷담화는 악의적인 능력이지만, 많은 숫자가 모여 협동하려면 사실상 반드시 필요하다. (…중략…) 뒷담화 이론은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무수히 많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의사소통의 대다수가 남얘기다. 이메일이든 신문칼럼이든 마찬가지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의 언어가 바로 이런 목적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중략…) 소문은 주로 나쁜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언론인은 원래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었고, 언론인들은 누가 사기꾼이고, 누가 무임승차자인지를 사회에 알려서 사회를 이들로부터 보호한다.- 유발 하라리, 호모 사피엔스, p.46~p.48 하라리에 따르면, 인간은 뒷담화를 통해 누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누가 위험한지 파악했다. 사회적 정보의 공유가 생존을 위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말하자면, 수다는 생존의 도구였다. 실제로 인간은 신체적으로 약한 존재였지만, 언어를 통해 협동하고 조직화하며, 다른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공동체와 국가를 형성해 왔다. 결국 뒷담화는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끼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수단이었다. 소속 욕구와 ‘우리 편’ 만들기 “나만 그렇게 느낀 거 아니지?” 이 짧은 말 한마디에 우리는 위안을 느낀다. ‘우리’의 생각이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관계는 단단해진다. 사람 사이의 공통점은 관계를 빠르게 접착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생존 욕구와 안전 욕구 다음으로 ‘소속 욕구’를 꼽았다. 뒷담화는 집단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접근방식이다. 뒷담화를 통해 우리끼리만 아는 이야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결속력과 유대감이 강화된다. 특히 친구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뒷담화가 친구 관계를 맺는 주요 전략이 되기도 하며, 이로 인해 친구끼리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도 다반사다. 상담을 하다 보면 친구 사귀기에 서툰 아이들일수록 뒷담화로 관계를 시작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 아이들에게 뒷담화는 일종의 ‘사회적 생존 전략’인 셈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뒷담화를 즐길까? 물론 아니다. 어떤 사람은 뒷담화는 귀소본능이 있어서 결국 돌고 돌아 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나에게 되돌아올 위험을 알고 거리를 둔다. 반면, 뒷담화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왜 뒷담화를 멈추지 못하는 걸까? 뒷담화의 유혹에 더 쉽게 빠지는 사람이 있는 걸까? 어떤 사람이 뒷담화에 더 빠질까? 뒷담화의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시기와 질투, 사회적 비교, 불안감, 관계에 대한 통제욕 등은 뒷담화를 부추기는 감정적 토양이다. ● ‘실력이 아니라 운이 좋았겠지!’ _ 시기와 질투심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폄하하고, 부정하려는 심리를 우리는 시기·질투라고 한다. ‘시기·질투’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그 결이 조금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질투란 ‘타인이 지닌 것을 내가 갖지 못해 슬퍼하는 것’이고, 시기란 ‘내가 갖지 못한 좋은 것을 타인이 가졌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것’이라고 했다. 질투는 ‘나 자신’에게, 시기는 ‘타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질투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노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시기는 내가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주로 남을 깎아내리거나 스스로 못난 사람으로 몰아가게 된다. 나와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보다 잘 되면 ‘왜 나는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좌절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가졌다는 시기심이 들 때, ‘운이 좋았겠지! 사실은 별것도 아니야’라며 상대방의 성과를 깎아내리며 심리적 균형을 맞추려 한다. ● ‘나는 저 사람보다는 나아’ _ 사회적 비교와 자기 확신 우리는 집단 내에서 내가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알고 싶어한다.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려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 사회적 비교는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며 동기를 얻거나 좌절을 경험하는 상향 비교, 또 다른 하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며 위안을 얻거나 자신감을 키우는 하향 비교이다’라고 설명했다. 뒷담화는 이런 ‘사회적 비교 욕구’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승진한 ○○씨 소식에 ‘그거 라인 잘 타서, 아부를 잘 떨어서 된 것뿐이지, 사실 능력이야 별거 없잖아’라며 상대의 성공을 능력이 아닌 ‘아부’로 깎아내리면서, 좌절감에 대한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 또한 ‘아부가 아니라 실력이었다면 ○○씨의 승진 어림없지. 난 라인을 타고, 아부나 하면서 승진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지’라는 자기확신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은 승진에서는 누락되었지만, ‘적어도 ○○보다 더 뒤처지지 않음’을 확인받음으로써 불안과 자존감을 안정시키고 싶어 한다. 자존감을 지키는 방어기제로 뒷담화를 택하는 것이다. ● ‘그럴 줄 알았어!’ _ 불안감 사람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예측할 수 없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불안감이 올라온다.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카더라’ 통신은 마음의 공포를 잠재운다.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정보의 진위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알고 있다’라는 안도감이다. 불확실성은 불안을 낳고, 뒷담화는 이 공백을 채워주는 임시방편이 된다. ‘이번 인사의 중점사항은 지난 프로젝트 내용이었다던데?’, ‘지난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못 낸 B팀은 해체될 수도 있다던데’ 등의 정보에 마음이 홀린다. ‘그럴 줄 알았어!’, ‘어째, 좀 돌아가는 상황이 싸하더라고’, ‘그래서 ○○씨가 그렇게 행동한 거구나’라며 유발 하라리가 말한 ‘사회적 정보의 공백을 차곡차곡 채운다. 불안감이 높을수록 타인의 말에 흔들린다. 불안감이 높을수록 확인하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뒷담화는 불안감을 등에 업고 집단 내에서 더욱 가속화된다. ● ‘그 얘기 들었어?’ _ 통제욕구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우리는 뒷담화를 하거나 당하며, 적자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후손이다. 즉 다른 사람의 삶을 관찰해 상대가 사기꾼인지, 친구인지 알아낸 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혹은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며 자신이 속한 조직의 가치와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들인 셈이다. 그래서 뒷담화에 참여하는 우리는 입을 모아 특정 대상을 뒷담화하면서 스스로 성찰하는 기회를 얻는다. 유발 하라리의 말대로 뒷담화는 생존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면서 사회를 통제할 수 있었던 수단으로 기능했던 것이다. 덧붙이자면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에겐 종종 ‘내가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나에게 정보를 얻으려면 잘 보여야 한다’라는 심리가 숨어 있다. 정보는 힘이다. 특히 뒷담화를 먼저 퍼뜨리는 사람은 관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그 얘기 들었어?”로 시작되는 수다는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는 일종의 전략이며, 집단 내 주도권을 쥐고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 스트레스를 날려줄 행복 호르몬 4총사 뒷담화가 반복되는 이유는 단지 나쁜 습관 때문만은 아니다. 뒷담화의 심리적 보상은 강력하다. 특히 직장 상사 혹은 평소 눈엣가시 같았던 동료에게 쌓였던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면서 좀 살 것 같다. “말도 마, 나는 이런 적도 있었어.” 그에게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너도? 너도?” 결속력을 다지며, 마치 대나무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듯, 한참을 떠들다 보면 뇌에서는 도파민·옥시토신·세로토닌·엔도르핀 같은 ‘행복 호르몬’이 분비된다.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즉 감정의 해소다. 뒷담화하는 동안 다량 분비되는 호르몬은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이다. 친밀감·편안함·안도감을 느끼도록 하여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가 뒷담화의 유혹을 거부하기 힘든 결정적 이유이다. 하지만 옥시토신에겐 부작용이 있다. 편애와 편견이다. 즉 자기가 속한 집단에는 친밀감이 높아지지만, 자기가 싫어하는 집단에 대한 거부감은 더 심해지며, 높아진 친밀감은 오히려 대인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상대방이 더 이상 나의 뒷담화를 듣고 싶어 하지 않거나, 관심이 줄어들었을 때 심리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뒷담화의 귀소본능, 돌고 돌아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뒷담화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지만, 그렇다고 옳은 것은 아니다. 뒷담화로 맺어진 관계는 위험하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뒷담화는 결국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 소속을 위한 도구였던 수다가, 나를 고립시키는 칼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만들 것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소속감을 원한다. 하지만 그 욕구를 해로운 방식으로 충족할 필요는 없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타인의 성취를 인정하고, 상대방이 성취과정에서 노력한 것에 손뼉 쳐주며, 상대방의 성공을 쿨하게 인정하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진화한 인간, 진정한 호모 사피엔스의 모습일 것이다. 진심 어린 공감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굳이 뒷담화라는 우회로를 택할 이유는 없다. 진화한 인간은 단지 말을 많이 하는 존재가 아니라, ‘말의 힘’을 바르게 쓰는 존재일 것이다.
들어가는 말 최근 학교장을 만나면 교장의 역할이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학교장은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하여 1~2년만 더 버티고 명예퇴직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CEO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은 있는 것일까? 한 번뿐인 인생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과 준비가 필수다. 그러나 종종 아무런 준비와 노력 없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이는 마치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지 않고도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것과도 같다. 토머스 제퍼슨은 ‘나는 운의 존재를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운은 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내게 달라붙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운보다 노력이 먼저임을 강조하며, 노력한 사람에게 행운이 함께함을 말한다. 준비의 중요성 ● 준비의 의의 준비란 일이 닥치기 전의 예비 상태다. 평상시 준비역량이 곧 개인의 역량이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과 서이초 사태라는 초유의 학교 위기를 겪으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준비가 학교장에게 매우 중요한 일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며, 오직 준비된 사람만이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멀리 나는 새는 오래 엎드려 있고, 나중에 끝까지 남아있는 꽃은 그만큼 준비기간이 길다.’ 채근담에 나오는 이 문장은 학교경영에서 중장기적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현대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늘날 많은 학교장이 빠른 성공을 바라고, 충분한 준비 없이 학교경영을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본다. 반면 오랜 시간에 걸쳐 탄탄하게 준비한 학교장은 단기적인 성공은 물론,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역사 속 사례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정유재란이라는 국난 속에서 모든 면에서 절대적 열세였던 조선 수군으로 왜군을 상대하여 23전 23승을 거두었다. 특히 단 13척의 배로 약 130척의 일본 수군을 격파한 명량해전은 철저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준비는 단순히 미래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세상은 철저히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준비는 단지 성공을 위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과 자세는 철저한 준비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준비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조건이다. ●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 … 학교경영 환경의 변화 최근 학교경영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의 빠른 속도라 두려움을 넘어 무서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빠른 변화는 학교장 연수의 주체가 ‘교육청 주도’에서 ‘자기 주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눈치가 빠르고 수용성이 높은 ‘준비될 자’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준비된 자’를 찾는다. 그렇다면 ‘준비된 자’가 대접받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첫째, 변화 속도이다. 과거의 변화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산술급수적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덧셈 방식의 산술급수적 변화는 다소 늦더라도 대처할 수 있었고, ‘준비될 자’는 교육청 주도의 연수·훈련을 통해서 환경의 요구에 어느 정도 대응하고 문제해결이 가능했다. 하지만 곱셈 방식의 기하급수적 변화는 적기를 놓치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고, 심지어 개인의 생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즉각적인 대응이 매우 어렵다. 최근 학교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경험하고 있으며,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예측조차 하기 힘든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둘째, 학부모의 인식 변화이다.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학교교육의 중심축이 공급자인 학교에서 소비자인 학부모로 바뀌고 있다. 공급자 우위의 학교 중심 교육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으며, 이제는 소비자인 학부모 우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우리나라도 최근 선진국형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공동체주의보다는 ‘내 자식 중심주의’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우리’라는 이타적인 가치보다, ‘나’ 중심주의가 강해지며, 4세·7세 의사 대비반 등 극단적 이기주의 현상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셋째, 불확실성의 심화다.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안은 그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몇 년 후를 예측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조차도 확신하지 못하는 변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불확실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디지털 전환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고려해야 할 변수도 훨씬 다양하고 전방위적이어서 예측을 더 힘들게 한다. 변수의 다양성과 복잡성은 예측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어제의 지식으로 내일을 예단한다는 것이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챗GPT도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식의 유효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장기적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급기야 학교도 과거의 경험에 기반하여 수립했던 중장기 경영계획을 폐기 처분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30일의 준비가 학교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 ● 발령 후 부임 시까지의 준비 요즘 많은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장의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2월 초와 8월 초에 발령을 낸다. 발령 후 부임까지 약 한 달의 기간은 매우 중요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을 잘 활용하여 근무하게 될 학교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학교경영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에 파악해야 할 주요 사항들을 지면 관계상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파악이다. 학교교육과정은 건축물로 말하면 설계도와 같다. 따라서 발령받은 학교의 교육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정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전년도 교육과정 평가에 대한 것들을 아주 상세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직원들의 요구사항과 현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토요일이나 일요일을 활용해 학교를 방문하고, 학교 주변 환경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이때 위험 통학로와 우범지역·유해업소 등 학교 외부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보다 구체적 정보를 얻고 싶으면, 학교 주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학부모끼리 대화하는 것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장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는 것이 좋다. 학교장만큼 현 학교의 현황과 현안, 문제점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넷째, 학교장을 만나 인수인계를 받은 후 교감·교무부장·연구부장·행정실장 등에게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들은 학교의 업무와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핵심 인사들이기 때문에 빠른 업무보고를 받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할 점은 기존 학교장이 2월 말 혹은 8월 말까지 재직하고 있기에 학교에서 업무보고를 받기보다는 커피숍 등 학교 외부 장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보고받을 때는 최근의 주요 학교 현안뿐 아니라, 특히 9월 발령자의 경우 보고일 기준의 예산 집행 현황도 함께 요청해야 하며, 부임할 학교의 교직문화와 분위기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요청해야 한다. 업무보고를 받은 후 학교장은 이를 바탕으로 학교경영 준비를 해야 한다. 지면 관계상 주요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첫째, 학교장은 경영관을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한다. 학교장 경영관이 먼저 준비되어야 이에 맞춰 다른 것들을 준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 경영관에는 학교의 비전, 학교 교육목표, 학생상·교사상·학부모상, 학교 특색사업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3월 발령의 경우, 신학년도 학교교육과정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각종 인사말을 준비한다. 홈페이지에 게시할 인사말, 학부모께 드리는 인사말, 개학식·입학식·신입생 인사말, 교직원 대상 취임사, 비공식적 모임인 동창회 인사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 인사말에는 학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과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들로 부터 도움을 받을 내용 등이 포함되는 것이 좋다. ● 부임 후 준비할 것 3월 1일 또는 9월 1일 부임 시 준비해야 할 사항을 간단하게 약술하면, 첫째, 학교에 부임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본인의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할 것을 권한다. 둘째, 교감·교무부장·연구부장 등에게 사전에 요청하여 교직원회의 이전에 학교장이 알아야 할 유의사항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셋째, 부임 후 빠른 기간에 교육지원청 내 대표 교장과 지구 교장, 그리고 동장(면장)·파출소장·소방서장·농협조합장 등 유관 기관장에게 전화하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나가는 말 21세기 학교장은 학부모와 교직원의 입장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줄 알아야 한다. 사교적인 열정이 넘치고,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더라도 거절의 바다에서 꿋꿋하게 다시 도전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학교장만이 성공적인 학교경영을 할 수 있다. 비록 학교장이 기업가는 아니더라도, 이제는 학교장도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CEO로서 성장하고 성숙해져야만 이 힘겨운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 이제 최고 경영자의 길을 가면서 항상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할 것은 ‘나는 현재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는 근본적으로 공짜는 없다.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관계의 아주 촘촘한 그물망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평소에 내가 가진 경쟁력이 과연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깊이 고민하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적인 학교경영을 할 수 있다. 오늘 내가 뿌린 작은 씨앗이 미래의 풍성한 결실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학교장님이 발령 후 30일 동안의 혼을 담은 준비와 노력으로 성공적인 학교장이 되는 내일의 꿈을 실현하길 바란다.
“입시 대신 나와 세상을 배우는 1년, 여러분을 새로운 배움과 도전의 길로 초대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공립형 대안학교 오디세이학교(이하 오디세이)의 소개 책자에 나오는 말이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다. 전환기 교육프로그램으로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를 모방해 만들었다. 중3 졸업생들이 1년간 공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정이다. 가치관 혼돈과 불안 등을 느낄 시기에 스스로 치유하고 자신을 발견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오디세이에서 1학년 과정을 마치면 원래 배정받은 일반고 2학년으로 복교하거나 다시 1학년으로 재입학이 가능하다. 서울 시내 5개 캠퍼스에서 운영되는 오디세이학교는 입시 위주의 일반 학교와는 확연히 다른 교육철학과 학습방식으로 주목받는다. “단순히 노는 학교 아니냐”라는 편견과 달리, 오히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치열하게 소통하고 성장하는 공간이다. ‘소통하고’, ‘교류하고’, ‘토론하는’ 수업방식 먼저 교육과정은 보통교과와 대안교과로 나눠지는 데 보통교과는 고1 공통과목으로 구성되며, 대안교과는 학생들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이다. 예컨대 여행, 예술활동, 책 만들기 등이 있다. 오디세이 수업은 모두 토론과 발표 중심으로 진행된다. 칠판 앞에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대신, 학생들이 서로 마주 보며 의견을 주고받는 ‘소통형 토론수업’이 주된 방식이다. 수업공간도 독특하다. 디귿(ㄷ)이나 미음(ㅁ) 모양의 자리 배치로 모두가 서로 얼굴을 마주한다. 수업은 매일 아침 30분간 ‘하루 열기’로 시작된다. 이 시간엔 나의 몸 상태와 감정, 주변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칭과 집중을 돕는다. “오늘 기분은 어떤가요?”와 같은 ‘아침 소감’ 등 소소한 주제 발표를 통해 경청과 표현능력을 키운다. 모든 수업이 끝난 후에도 30분간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도 마찬가지, 학생들이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학교 때까지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던 ‘소통하고’, ‘교류하고’, ‘토론하는’ 수업방식에 처음엔 어색하고 힘겨워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한 학생은 “처음엔 발표가 무섭고 어려웠지만, 여기선 내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점점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교사들 역시 쭈뼛대던 아이가 어느 순간 또래 앞에서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오디세이 1년은 자신의 삶을 위한 답을 찾는 기간 오디세이에서는 기존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재구성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국어수업에서는 문법을 별도로 강의하지 않고, 문학작품과 토론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또 인문학·역사 등은 대안교과로 운영하며 현장체험과 연계한 심화학습이 이뤄진다. 종전에는 수업 시수가 부족해 수학 등에서 진도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1년 단위로 수업 시간을 조정하면서 이를 개선했다. 신지영 교감은 “수업량은 일반 학교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주입식이 아니라 자기주도적·탐구 중심 학습이라 학생들의 학습 준비량이 오히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오디세이 1년 과정을 마치고 2학년으로 원적교에 복귀해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모든 교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국어·영어·수학이나 사회와 같은 과목들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이다. 무엇보다 생활기록부의 독창성과 자기표현능력이 수시전형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오디세이 3기 출신으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에 진학한 홍은지 씨는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배운 내용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며 “오디세이 1년은 자신의 삶을 위한 답을 찾는 기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경인교대에서 교사를 꿈꾸는 이시원 씨는 “오디세이 같은 교육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교대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교사건 학생이건 서로가 학교에서 별칭을 부른다 오디세이는 서울 시내 다섯 개 캠퍼스에서 운영된다. 각 캠퍼스는 거주지 인근 중심으로 배정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한다. 민들레 캠퍼스는 정독도서관 내에 위치해 문학과 독서 중심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하자센터 캠퍼스는 청소년 직업훈련과 창의활동을 중심으로 목공·책방 운영 등 특화된 실무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외에 지하철 동묘앞역 앞에는 오디세이 꿈틀 캠퍼스가, 옛 덕수고 자리에는 오디세이 혁신파크, 서울교육연수원에는 오디세이 이룸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다. 모든 캠퍼스는 교육청과 민간 기관 간 협력으로 운영되며, 교사들은 여러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과 행정을 병행한다. 서울을 동서남북으로 순회하며 수업해야 하는 교사들로서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하루에도 여러 캠퍼스를 이동해야 하는 탓에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때우는 날도 많다고 한다. 수업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 행정업무는 엄두도 못 내는 실정. 그럴 때면 고스란히 교감 몫이다. 신 교감은 “교무생활을 많이 해 행정업무는 거뜬하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처럼 힘들어도 오디세이에 몸담은 교사들은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승진 혜택이 있는 것도,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고생을 자초한다. 국어를 담당하는 이고운 교사는 올해 오디세이 5년째다. 하지만 근무 상한선인 3년을 더 있을 생각이다. 학생들과 문학작품을 토론하고, 여행하고 소설을 쓰는, 꿈에 그리던 수업을 해볼 수 있어서라고 한다. 이 교사는 “교사로서의 성장과 학생들의 성장을 같이 본다는 게 오디세이에 계속 머물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오디세이에는 일반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가 또 있다. 교사건 학생이건 서로가 학교에서 별칭을 부른다는 점이다. 국어를 담당하는 이 교사의 별칭은 ‘라온’이다. 기쁨과 즐거움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신지영 교감은 ‘신지’로 불린다. 학생들 역시 되고 싶은 사람이나 꿈을 상징하는 별칭을 사용한다. 별칭 뒤에 선생님이란 호칭도 붙이지 않는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라온, 이게 무슨 뜻이에요”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낯선 문화에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다. 교사와 교사 간, 학생과 교사 간 수평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방식인데 호응이 너무 좋단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이란 말 대신 ‘길잡이’로 부르는 것도 오디세이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교육의 틀을 넘어 ‘삶 중심 교육’의 가능성 오디세이의 또 다른 강점은 체험활동이 무척 활발하다. 지난해 춘천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학교마다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분위기지만, 오디세이에서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소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씩 체험학습을 떠난다. 특히 연 3회 실시되는 ‘여행형 체험학습’은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부터 예산, 멘토 섭외까지 전면 참여하는 프로젝트형 학습이다. 단순히 노는 여행이 아니다. 조벽 교수 등 유명인을 학생들이 직접 섭외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갖는가 하면 일본의 서머힐로 불리는 키노쿠니 학교를 방문한다. 교육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오사카 대학을 찾아 교수와 대담을 갖기도 했다. 덴마크와 교육교류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오디세이 학생과 덴마크 애프터스쿨콜레 학생이 12월과 1월에 열흘씩 상호 방문해 홈스테이·공동수업 등에 참여하며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얻는다. 학비는 무료이지만, 체험활동 등에 들어가는 경비는 수익자 부담이다. 일반학교와는 확연히 다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장단점이 뚜렷하다. 오디세이 취지를 정확하게 알고 입학한 학생들은 적응을 잘한다. 만족도가 높다. 학부모 민원이나 학교폭력도 거의 없다. 형제가 나란히 오디세이에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를 오디세이에 보낸 한 학부모는 “권위가 아닌 길잡이이자 동료로 함께 해주는 선생님들을 만났고, 미숙함과 모자람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을 만났다”라며 “그 과정에서 실수와 좌절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디세이학교를 통해, 입시 중심 교육의 틀을 넘어 ‘삶 중심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한다. 1년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인생을 설계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학교폭력 사건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문제 된 사안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나에 대한 고소가 있었다면 고소를 당한 사람은 수사기관에 제출되어 있는 고소장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혐의 내용을 파악하고 방어를 위한 자료들을 준비한다. 그런데 학교폭력 사건에서 신고당한 학생은 신고자가 누구인지, 신고된 내용이 무엇인지, 언제 어디서의 일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알 방법이 없는 경우가 상당하다. 또 학교마다, 개별 사안마다 제공되는 정보의 양에도 일관성이 없다. 어떤 학교에서는 신고된 내용의 요지를 문서로 제공하기도 하고, 학생을 통해 구두로만 알려주는 경우, 심지어 아무런 정보제공 없이 신고당한 학생에게 잘못한 사실을 스스로 생각해서 학생확인서를 작성하라고 하는 일도 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학교에 대한 불신, 학교폭력 절차에 대한 의문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각종 민원을 초래한다. 이렇게 학교나 교육청이 정보제공을 꺼리는 이유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비밀누설금지 의무 때문이다. 이러한 비밀누설금지 의무에서 말하는 비밀의 범위는 어디까지를 말할까. 구체적 학교폭력 사안에서 학교가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게 어디까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이번 호에서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학교폭력예방법령상 비밀누설금지 규정 학교폭력예방법령은 비밀누설금지 의무와 범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비밀누설금지 등) ① 이 법에 따라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행하였던 사람은 그 직무로 인하여 알게 된 비밀 또는 가해학생·피해학생 및 제20조에 따른 신고자·고발자와 관련된 자료를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에 따른 비밀의 구체적인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제16조, 제16조의2, 제17조, 제17조의2, 제18조에 따른 심의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피해학생·가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가 회의록의 열람·복사 등 회의록 공개를 신청한 때에는 학생과 그 가족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위원의 성명 등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 제22조(벌칙) 제21조 제1항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학교폭력예방법시행령」 제33조(비밀의 범위) 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비밀의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개인 및 가족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등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 2.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심의·의결과 관련된 개인별 발언 내용 3. 그밖에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 이러한 규정을 살피면 먼저 비밀누설금지 의무는 학교나 교육청 등의 학교폭력에 관한 업무수행자의 의무이므로 피·가해학생 측은 이러한 의무가 없다. 예컨대 피해학생 측에서 가해학생의 학교폭력 사건 결과에 대해 외부로 알리더라도 이는 비밀누설금지 의무 위반은 아니다. 물론 그와 별개로 명예훼손죄가 문제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규정에서 제공이 금지되는 신고자·고발자와 관련된 자료는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신고한 사람의 정보가 담긴 자료를 의미한다. 특히 피·가해학생 측이 아닌 제3자의 신고가 있을 때 신고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비밀의 범위에 관한 내용 중 ‘그밖에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에 대한 내용은 너무도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학교폭력 사안 담당자로서는 정보의 적극적인 제공을 꺼리게 될 것이다. 관련된 학생들의 이름을 숨기거나 익명 처리해야 하나? 위 규정에 따르면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개인 및 가족의 성명’이라고 하므로, 관련된 학생들의 이름도 누설이 금지되는 비밀의 범위에 포함된다. 그러나 예컨대 학교폭력을 신고한 피해학생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가해학생의 보호자를 상담하며 굳이 피해학생 이름을 가명으로 부를 필요가 없고, 교육청 등 상위기관에 대한 보고 등에 있어서도 실명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누설’이란 ‘비밀을 아직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임의로 알려주는 행위’를 의미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도2486 판결). ‘비밀을 아직 모르는 다른 사람’이라고 하고 있으므로, 피해학생이나 가해학생의 실명을 이미 알고 있는 학생과 보호자에 대해서 상대의 실명을 거론한다고 비밀의 누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임의’란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행동을 말하므로, 학교가 「학교폭력예방법」과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 등 지침에 따라 교육청 등 상급기관에 보고하거나 교내 학교폭력 사안의 공식적인 업무처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굳이 학생들의 성명을 가명으로 처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무분별한 익명처리는 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교육청 담당자의 확인 작업과정에 불필요한 불편을 발생시키는 등 원만한 사안 처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경찰이나 법원에 대한 학교폭력 관련 자료의 제공은? 피해학생 측이 학교폭력 신고 외에 경찰에 별도의 신고를 한 때,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때 등 종종 해당 기관들로부터 학교로 학교폭력 관련 자료 일체를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게 된다. 경찰은 수사에 필요한 조사와 공무소 기타 공사단체에 조회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형사소송법」 제199조), 법원은 학교로 그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필요한 조사 또는 보관 중인 문서의 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94조). 학교가 이런 경찰이나 법원의 요구에 반드시 응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기관들의 적법한 요구에 대해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관련 자료를 제공한다고 하여 ‘임의’로 제공한다고 할 수는 없겠다. 따라서 경찰이나 법원의 요청에 따라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금지하는 비밀의 누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대방의 입장과 학교의 업무처리에 대해 어디까지 알려줄 수 있을까?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는 학교폭력에 대해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의무(「학교폭력예방법」 제14조 제4항)가 있고, 신고를 받았음을 보호자에게 통지할 의무도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 제2항). 결국 학교는 이러한 업무처리 과정에서 피·가해학생에게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그 의견을 확인하는 것이므로, 문제 된 사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의 설명이 불가피하다. 즉 ‘임의’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 학교폭력 발생 시점, 발생 장소, 문제가 된 행동, 피해학생의 의견이나 입장’에 대한 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알려주고 그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거나 학생확인서로 작성하게 하는 것은 비밀의 누설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피해학생이 진단서를 제출하였는지에 대해 가해학생에게 알려줄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도 많았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가 발급되었다면 학교장 자체해결이 불가능하다(「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 제1항). 이에 근거하여 가해학생 측에게 피해학생이 2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를 제출하였기에 학교장 자체해결이 불가능함을 안내할 수 있겠다. 다만 이때 피해학생의 상세한 부상의 부위나 병명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비밀누설로 인정될 우려가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피해학생에게 가해학생의 사실인정 여부, 화해에 대한 의사 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가능할지에 대한 문의도 많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학교장 자체해결은 피해학생 측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그와 같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가해학생의 사실인정 여부나 화해에 대한 의사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알려준다고 하여 비밀의 누설이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피해학생의 입장이 담긴 학생확인서는 신고자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고, 가해학생에 대한 높은 수준의 처벌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목격학생에 대한 정보 등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피해학생이 작성한 문서를 그대로 가해학생 측에게 전달하는 것은 비밀의 누설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목격학생의 신상이나 구체적인 목격 내용은 피·가해학생에게 알려질 경우 목격학생이 별개의 학교폭력 문제에 휘말리게 하는 방식으로 압박하거나 피·가해학생이 회유하려고 들 수 있으므로 엄격히 관리하고 알려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학교장 자체해결에 관한 전담기구의 심의 결과에 대해서는 해당 사안이 종결되었는지, 혹은 이후 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되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절차를 거치게 될지에 관한 것으로 피·가해학생에게 설명해 줄 수 있고, 학교장 자체해결이 불가능했던 사유도 비밀의 범위에 포함된 ‘심의·의결과 관련된 개인별 발언 내용’은 아니므로 역시 비밀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겠다. 정리하자면 학교폭력에 관한 피·가해학생 진술과 입장에 대한 상대방 전달, 학교의 사안처리 과정에 대한 대부분을 설명해 주는 것은 넓은 범위에서 가능하고, 그것은 피해학생의 의견진술권, 가해학생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사안의 내용이 많고 복잡하다면 신고된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한 문서로 제공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를 직접 상대방이 작성한 문서로 제공하는 것과 학교나 전담조사관의 조사 내용이 담긴 사안조사보고서 등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12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 10대 유의사항’이라는 이름으로 ‘가·피해학생과 목격자의 진술서 등은 당사자 보호를 위해 절대 공개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제시하기도 하였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비밀누설 금지에 관한 사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8. 선고 2021노1821 판결 교사인 생활지도부장이 피해학생의 ‘학생정서·행동특성 검사’ 결과 등을 가해학생에게 직접 전달한 사례이다. 교원은 가해학생 측에서 이미 피해학생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으므로 비밀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학생정서·행동특성 검사’ 결과가 이미 가해학생 측에게 알려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위 결과가 추상적인 소문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수치와 함께 상세한 내용이 기재된 서면이 제공됨으로써, 비로소 가해학생이나 가해학생의 학부모들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되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비밀누설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본 사례는 학교폭력 사안에 관련된 문서가 직접적으로 당사자에게 제공되는 것이 부적절함을 보여준다. ● 의정부지방법원 2018. 12. 18. 선고 2018노530 판결 이 사건은 2016년 당시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던 시기 자치위원회 학부모 위원이 심의 중 알게 된 내용을 기반으로 학교의 편향된 사안조사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배포한 사례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글의 내용이 학교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관련 학생이 누구인지 특정이 가능하고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그 목적이 어떠하였더라도 비밀누설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본 사례는 비밀누설이 단순히 피·가해학생 측 사이에 대한 문제가 아닌 제3자에 대해서도 문제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수원고등법원 2021. 3. 24. 선고 2020누13741 판결 이 사건 역시 2019년 당시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던 시기의 사례로, 자치위원이 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가해학생의 보호자에게 가해행위와 자치위원회 회부 사실을 알린 것이 비밀누설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례다. 법원은 가해학생의 보호자에게 그와 같은 사실을 고지했다고 하더라도 가해학생과 그 보호자의 관계나 고지내용 등에 비추어 관련법령이 금지하고 있는 비밀을 누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례에서 이에 대한 더욱 상세한 검토는 없으나, 가해학생의 보호자에게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이나 심의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가해학생 측에게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취지로 이해된다.
질병휴직은 교원이 재직 중 신체상·정신상의 장애로 직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질병치료의 기회를 부여하여 교원의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질병휴직의 기본적인 사항과 운영 원칙 등 선생님께서 꼭 알고 계셔야 할 사항을 안내해 드립니다. ■ 법적 근거 「교육공무원법」 제44조(휴직) 및 제45조(휴직기간 등)의 각 제1항 제1호 ■ 질병휴직과 공무상 질병휴직 비교 자주 묻는 질문 QA Q. 질병휴직기간이 끝난 뒤, 동일 사유로 병가 승인이 가능할까요? A.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라 질병휴직은 질병·부상의 완쾌 등 휴직사유가 소멸된 경우에 복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병휴직 종료 직후 동일 사유로 연속하여 병가를 승인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복직 후 정상근무 상태가 일정 기간 유지된 후 재발한 경우에는 병가 승인이 가능합니다. Q. 1년(부득이한 경우 2년)의 휴직기간이 만료된 후 복직하여 정상근무 중에 동일 질병이 재발한 경우 어떻게 처리하나요? A. 복직 후의 근무가 완전하고, 정상적인 상태에서 상당기간 지속되었다면, 재발한 질병의 정도, 요양기간, 요양 후 정상적인 근무수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새로운 휴직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복직 후의 근무상태가 불완전하고, 비정상적인 상태여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만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직권면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질병으로 인하여 최초 1년간 휴직 중인 자가 동일 질병이 완치되지 않았으면 휴직 연장이 가능한가요? A.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1호 및 제45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면 ‘교육공무원이 신체상·정신상의 장애로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 임용권자는 휴직을 명하여야 하며,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최초 1년 질병휴직한 이후 1년 범위 안에서 휴직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단, 최대 2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Q. 질병휴직기간 중 해외에 나가려고 합니다. 이 경우 법령에 위배되나요? A. 교원에 대하여 질병휴직 중 해외 출국을 금지하거나 해외 체류 가능 기간 등을 명시한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 5에 따라 휴직자가 휴직목적 달성에 현저히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복직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휴직사유에 반하는지 아닌지는 해당 교원의 해외 체류시 질병치료 여부, 해외방문 기간·목적, 동반자, 체류지 등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임용권자에게 사전에 보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질병휴직 후 복직한 교사가 정상적인 상태로 학급담임을 맡아 근무하다가 다른 질병이 발생하였다면 새로운 질병휴직을 명할 수 있나요? 휴직 후 질병이 완치되어 정상적인 근무상태가 가능하다면 복직을 명할 수 있나요? A. 질병으로 인하여 휴직한 교사가 복직하여 정상적인 상태로 근무하던 중 다른 질병이 발병한 경우에는 새로운 휴직사유의 발생으로 보아 최대 2년(1년 + 1년 연장) 범위 내에서 휴직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질병휴직은 임용권자가 본인이 제출한 의사의 진단서에 의하여 직권으로 휴직을 명하는바, 본인이 질병휴직기간 중이라도 질병이 완치되었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복직을 신청하면, 임용권자는 그 진단서에 의해 복직 후 정상적인 직무수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여 복직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휴직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남아있다 하더라도 복직 후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지체없이 복직시켜야 합니다.
5일 AI 디지털교과서(AIDT)의 법적 지위를 교과용 도서(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그동안 교과용 도서를 대통령령인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서 정의했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교과용 도서를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고, AIDT를 포함한 지능정보 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분류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즉시 입장을 내고 성급히 추진된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며 AI 활용 교육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총은 “이번 법개정은 AIDT가 지나치게 성급히 추진되면서 교원의 업무부담을 가중시킨 결과이며, 교원의 참여가 배제된 교육정책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8일 교총이 발표한 현장 교사 설문에 따르면 초중고 교원78.9%가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해야 한다고 답한바 있다. 또 87.4%가AIDT 도입을 위한 준비와 지원이 부족했다고 답했으며, 실제 사용하는 교원의 79.7%는오히려 업무가 증가했다고 응답해 당초 수업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계획과 다른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AIDT의 효과성을 묻는 질문에는 55:45정도로 부정과 긍정 응답이 혼재된데다 중학교 교사 중 62~69%는 긍정적으로 평가해 AIDT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함께 나왔다. 교총은 개정안 의결로 AIDT의 법적 지위 논쟁은 일단락됐다고 평가하고, 학교 현장에서 AI를 활용한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사의 업무부담 가중, 실효성없는 연수, 불안정한 인프라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제시하고 교원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기술도입에만 매몰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이제 형식적인 지위논쟁을 넘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AI 활용 교육방법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는 교원단체를 교육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현정과 소통하며 실효성있는 디지털 교육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세종고(교장 서정선)는 지난달 30일 대만 현지에서 가오슝시 샤오강고(교장 쉬 위친)와 자매학교 MOU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샤오강고가 아시아 지역 내 교육 네트워크 강화와 청소년 간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안해 이뤄졌다. 서 교장과 장서윤 인솔교사, 10명의 학생은 7월 29일부터 8월 2일간 대만 가오슝시를 방문해 5일간의 교류 일정을 소화했다. 방문단은 샤오강고가 준비한 하카 전통 요리 체험, 수제 레이차 만들기, 원주민 음식 시식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했으며, 특히 현지 가정 방문을 통해 대만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방문단도 K-pop 댄스 공연을 준비해 선보였다. 서울세종고의 방문은 대만 현지 언론에도 보도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양교는 지난 6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SDGs, 기후위기, 청소년 삶 등 다양한 주제를 영어로 토의하며 교류를 이어왔다. 서정선 교장은 “양교 관계는 단순한 호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진정한 우정을 나눌 것”이라며 “앞으로도 양교 교직원과 학생간 우정이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교는 앞으로도 STEAM 교육, AI 기반 수업, 온앤오프 국제공동수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글로벌 역량과 문화 감수성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경기교총(회장 이상호)은 7월 31일~8월 1일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소피아그린 컨트리클럽에서 ‘제12회 경기교총회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경기교총 회원 96명, 24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남자부는 전현석 과천여고 교감, 김영강 경일관광경영고 교사, 최병안 안양공고 교사가 1~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는 신혜란 안양중앙초 교사가 1위, 유미용 정배초 교장, 이금숙 세류중 교장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이상호 회장은 “교총회원의 건강 증진과 화합, 조직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대회가 잘 마무리돼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회원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8월 15일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총은 정부 및 정치권을 대상으로 교육공무원(사립교원 포함)에 대한 특별사면(징계사면)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교총은 1일 대한민국 교육의 재도약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특별사면 추진 요청 건의서를 대통령실, 법무부, 인사혁신처,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 전달했다. 교총은 건의서에서 “특별사면은 이재명 대통령의 ‘신뢰받은 공교육, 미래를 여는 교육혁신으로 K-교육 완성’이라는 과제 달성을 위해 교육 주체인 교원의 자긍심과 열정을 회복시키기 위한 실질적 조치가 될 것”이라며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맞아 교육계의 화합과 사기 진작을 위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총이 제안한 사면 대상은 적극적으로 능동적인 교육활동과 공무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 하자나 행정 미숙, 착오 등으로 징계를 받은 교원과 공식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심리적 위축과 인사상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경고·주의·훈계’ 조치 등이다. 반면 성폭력, 금품·향응 수수, 성적 조작, 학생 상습폭력 등 4대 비위를 저지를 경우와 파면·해임 처분, 불법 집단행동 관련으로 징계받은 경우는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교총은 현재 교단에 대해 ‘교권 추락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남발,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사기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지난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가 4234건이었으며, ‘교권5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효과가 부족하다’는 교원 대상 설문조사 응답률이 79.3%에 달한다는 점을 들었다. 또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해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는 법률 개정, 아동학대 신고 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하루에 2회 이상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남발되고 있다. 이는 교직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져, 우수 인재가 교직을 기피하고, 20~30대 교사의 86%가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돼, 교육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주호 교총회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교원에 대한 특별사면이 실시된다면 교사들이 행정 미숙, 경미한 착오 등 사소한 실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소신껏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적극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천명하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교육계의 어려움을 헤아려 교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미래인재 양성에 헌신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기 신장초(교장 최진성)는 2025학년도 여름방학을 맞아 하남역사박물관과 협력하여 특별한 독서교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7월 29일, 3~4학년 학생 15명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은 ‘나의 소중한 물건에 관한 글쓰기’를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박물관의 ‘애지중지’ 특별전과 연계하여 역사와 애착의 소중함을 배웠다. 하남 역사와 문화재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전시해설사의 생생한 스토리텔링이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했다. 사전 활동으로 학생들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표현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독서교실 당일, 학생들은 전시를 관람하며 우리 선조들의 애장품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의 감상과 느낀 점을 나누며 소통을 활성화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특히, 지역의 공공기관과의 협업은 학생들의 몰입과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남역사박물관과의 지리적 근접성과 우리 지역의 역사적 의미도 함께 배우며 학생들은 보다 쉽게 역사적 맥락을 접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쉬운 해설로 역사를 알게 되어 좋았고 뿌듯했다"며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고, "옛날 물건을 봐서 재미있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번 독서교실은 단순한 박물관 관람을 넘어,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이해하고 자신의 소중한 물건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행사 기획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와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디지털 매체에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디지털 원주민(Digtal Natives)이라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유튜브나 SNS에서 정보의 파편을 모으며, 사고력과 판단력을 키운다. 그러나 기존의 신문활용교육(NIE)은 종이신문 중심, 정답 중심그리고 낮은 참여율로 인해 갈수록 학생들의 현실과 괴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신문 활용을 디지털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을 강화하는 새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중심 신문활용교육(NIE)의 재구성 첫째, 디지털⋅멀티미디어 기반 플랫폼을 통한 신문활용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디지털 신문의 기사, 영상, 인터렉티브 데이터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탐색하고 분석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예컨대, 사건별로 다양한 뉴스 플랫폼의 관점을 비교⋅분석하는 과제를 통해 뉴스 리터러시를 강화할 수 있고, 기사 내 인포그래픽, 시각 데이터, 영상 인터뷰 등을 함께 읽고 해석하는 활동은 정보 통합력과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다. 둘째, 프로젝트 기반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단순 기사 요약보다는 학생들이 실제 주제(예, 지역 이슈, 환경 문제, 청소년 정책 등)를 선정하고, 관련 기사를 수집하고 비교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하거나 영상으로 제작하도록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보 수집력, 협업능력, 발표력, 디지털 제작 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다. 예컨대, '우리 지역 교통 문제'라는 주제 아래 기사, 통계, 온라인 여론 댓글 등을 수집해 ‘미니뉴스 보도 영상’이나 카드 뉴스로 제작하게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제작자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셋째, 비판적 사고 및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강화가 필수다. 학생들이 기사의출처, 작성자, 의도, 왜곡 가능성 등을 스스로 평가하도록 할 수 있다. 팩트 체크 사례를 분석하여 어떤 단서가 거짓을 가릴 수 있는지 토론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뉴스 콘텐츠 소비자는 물론 미래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성찰할 수 있다. 넷째, 교사⋅언론사⋅지역사회 협업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교사가 수업 설계를 하고, 언론사에선 기사 제공 및 기자 멘토링을, 지역사회에선 실제 이슈 발굴과 해결 과정을 연계할 수 있다. 예컨대, 지역신문사 혹은 온라인 뉴스 플랫폼과 함께 ‘청소년 뉴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학생들이 실제 공간 취재, 인터뷰, 기사 작성, 보도까지 전체 과정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학습의 현실성과 몰입도를 높여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가 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객관식 중심이 아니라, 발표, 제작물, 토론 참여, 피드백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학생들이 만든 카드 뉴스, 영상 리포트, 수업 내 토론 기록, 피드백 노트 등 다양한 결과물을 수업 성과로 인정하고, 자기 성찰 형식의 평가 척도를 도입할 수 있다. 시대에 적합한 교육의 새로운 지평선 열기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뉴스를 단순한 정보 수단이 아니라. 사고⋅표현⋅참여 역량을 키우는 도구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기반, 프로젝트 중심, 비판적 사고 강화, 협력 네트워크 구축, 평가 혁신을 아우르는 새로운 NIE는 학생들이 정보 홍수 속에서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현대적 교육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NIE는 더 이상 과거의 형태로 머무르지 않고, 미래지향적 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21세기 디지털 대문명 시대에 보다 적합한 NIE로 새로운 교육의 지평선을 넓혀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찾아 퇴임식(사진)을 가졌다고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사임 표명에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퇴임식에서 그는 “5년 단임제 정부에서 임기 내에 많은 일을 해내기 힘든데 하물며 3년여 동안 변화를 일궈 내기란 쉽지 않았다”며 “저출생, 지역소멸, 디지털 대전환의 위기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교육혁신의 필요성을 공감했고,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매사에 임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던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한번 교육부 장관으로 발탁돼 2022년 11월 7일 취임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년 9개월 동안 유보통합, 늘봄학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글로컬대학 사업, 의대 정원 증원 등 정책을 추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의가 이어지면서 국무위원 서열에 따라 지난 5월 2일부터 6월 4일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그는 “이념이나 정파와 무관하게 우리 아이들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시급한 교육개혁 과제들을 추진하려 노력했다”면서 “특히 정부 교체나 정치 상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도 교육정책이 자생적인 혁신 역량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소회했다. 한 달여간 대통령 권한대행 수행에 대해서는 “비상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다만 서이초 교사 사태 등과 관련해추진했던교권 회복 정책에 대한 소감은 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제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연구와 차세대 인재 양성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주호의 퇴장으로 이제 교육부 장관은 공석이 됐다. 차기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을 첫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으나, 자질 부족 등 논란 속 여론 악화에 지명을 철회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30일 대강당에서 ‘2025년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담당자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전국 시·도교육청, 학교의 특수교육교원 410여 명이 참석하며, 대면과 유튜브 채널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워크숍은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담당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장애학생의 사회 진출과 자립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워크숍에서는 이미지 대구교대 교수의 ‘장애학생을 위한 맞춤형 진로·직업교육 지원 방안’에 대한 주제 강연, 현장 교사의 ‘학생 중심 개별화 진로·학업 설계’, ‘교과용도서를 활용한 진로·직업교육’, ‘대학 연계 장애학생 현장실습과 취업 지원’, ‘지역사회 기반 맞춤형 일자리 연계 방안’ 등 사례가 발표된다. 부대행사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교육과정 우수사례 전시와 특수학교 학교기업 홍보 부스가 마련된다. 김선미 국립특수교육원장은 “이번 워크숍은 우리 학생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립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진로·직업교육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장애학생의 진로·직업교육 지원 컨설팅 운영을 확대하고, 직무교육과 진학지원 콘텐츠 개발 등 장애학생의 사회참여와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초등 특수교사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인천교육청의 관리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24일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과 인천교총이 순직 인정과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교총은 28일 ‘故 인천 특수교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고 “인천교육청 진상조사위원회가 교육청의 관리 책임을 명백히 인정하고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권고한 조사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늦었지만 마땅한 결정”이라며 “교육청은 이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진상조사 결과는 특수교사였던 고인이 감당해야 했던 과중한 업무 부담과 이를 계속 호소했음에도 사실상 방관한 교육청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교육청은 고인에 대한 순직 인정에 즉각 나서라”고 주장했다. 또 고인이 중증 장애 학생이 포함된 과밀 특수학급을 운영하며 주당 29시간에 달하는 수업을 감당해야 했고, 과중한 업무 부담을 교육청에 여러 차례 호소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책임자 문책과 특수교사의 실질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는 ▲과밀 특수학급 해소를 위한 학급 기준 하향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 및 수업·행정지원 인력의 체계적 확충 ▲전일제 학급 운영 해소를 위한 특수학교 신·증설 ▲과잉행동 및 폭력 행동 장애 학생에 대한 치료·행동 중재 체계 구축 등이다. 교총은 사건 발생 이후부터 진상규명과 유족 방문,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천 특수교사 사망에 대한 애도 및 교육청의 진상조사 촉구, 교육부에 특수교육 여건 개선 요구서 제출, 특수학급 설치 기준 하향을 골자로 하는 특수교육법 개정안 발의 요구, 인천교육청 앞 합동 추모제 개최, 진상조사 결과의 조속한 공개 등을 요구해 왔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이번 진상조사위의 결정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교육청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교총은 이번 결정이 고인의 명예 회복과 순직 인정으로 반드시 이어지고, 특수교육의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국의 초·중·고 교사들은 AI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교과서보다는 교육자료로 규정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은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전국 초·중·고 교사 3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DT에 대한 학교 현장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에서 AIDT 도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0.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반면 현재 사용 중인 교사 긍정 의견은 32.6%로 높아졌으며, 사용 중인 중학교 교사의 경우 긍정적인 답변(55.0%)이 부정 의견(45.0%)보다 높았다. 또 AIDT 도입에 대한 학교 현장의 준비와 지원에 대해서는 부족했다는 응답이 87.4%로 충분했다는 답변(12.6%)보다 약 7배 가량 많았다. 이 설문에서도 AIDT를 사용 중인 중학교 교사의 충분했다는 응답은 38.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AIDT의 성격과 관련해 교과용 도서(교과서)와 교육자료 중 어떤 것을 규정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8.9%가 교육자료를 선호했으며 교과용 도서(교과서)는 8.9%에 불과했다. AIDT 교원 연수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61.0%가 유용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유용했다는 응답은 39.0%였다. 한편 설문 참여 교사 중 AIDT를 사용하고 있는 교사만 대상(552명)으로 한 설문에서는 중학교 교사의 경우 AIDT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끌었다. AIDT를 사용하고 있는 교사 중 68.2%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중학교 교사는 만족한다는 응답(47.5%)이 만족하지 않는다(52.5%)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AIDT가 개별 학생에게 맞춤형 학습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초·중·고 교사 집계에서는 53.2%가 불가능하다고 답한 반면, 중학교 교사만 분석했을 때는 62.6%가 가능하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AIDT가 수업 흥미를 유발하고 학습동기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55.4%였으나 중학교 교사의 경우 긍정적인 답변이 68.8%를 기록했다. 하지만 AIDT로 인해 업무량 증감에 대해서는 79.7%가 늘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초·중·고 교사 간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중학교 교사의 만족도가 높은 경향에 대해 김주영 교총 교육정책국 선임연구원은 “중학교의 경우 고등학교에 비해 입시나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은데다 학생도 디지털기기 사용에 능숙하다는 점이 AIDT 활용에 대한 일부 긍정적인 평가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주호 교총회장은 “정치권에서 교육자료와 교과서의 지위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업무부담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초등학교에서 부정적이었지만 중학교에서 유용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는만큼 학생의 발달단계와 AIDT의 세부적 사항들을 당국은 더 면밀히 살피고 학교 현장과 소통해 안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기본법 제14조와 교육공무원법 제34조,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는 교원 보수 및 처우를 우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반직 공무원과 다르게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이 법의 취지가 무색하도록 역차별을 받고 있다.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2005년 이후 부활한 공무원의 ‘장기재직휴가’ 제도에서도 차별이 발생했다. 교육부가 ‘교원은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해야 한다고 ‘교원휴가에 대한 예규’를 개정한 것이다.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학기 중엔 일반공무원처럼 학습 휴가, 퇴직 1년 전에 사용할 수 있는 공로 연수도 사용할 수 없다. 개인적인 사유가 발생해도 연가 등을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도 없다. 극히 제한된 여건과 환경에서 연가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등은 직급 보조비가 매월 별도로 지급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교사는 관리자 외에는 직급 보조비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일반직 공무원은 장기재직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이것도 유급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교원의 경우 사실상 방학이 아니면 장기재직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 방학 이유로 기본적 혜택 못받아 동등한 권리 보장토록 개선 시급 이미 교원은 학기 중에 연가조차도 수업을 피해 사용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도 모든 공무원에게 장기근속의 보상으로 주어진 특별휴가조차 원천 차단하는 것은 교직 사회에 깊은 박탈감과 상실감, 소외감을 안겨주고 있다. 공무원의 자율연수도 제한받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은 제한이 없지만, 교사는 퇴직 전까지 평생에 단 한 번뿐이다. 일반직 공무원이 10년마다 1번씩 자율연수를 부여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교원에게 단지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공무원이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을 모두 박탈하고 권리를 빼앗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퇴직 전 공로휴가도 없다. 이렇게만 봐도 일반직 공무원은 많은 기본적인 혜택을 받고 있지만, 교사는 그렇지 못하다. 교원에게 방학이 있다고는 하지만, 교장·교감·보직교사는 공문 처리, 시설관리 감독, 교육과정 수립 등으로 상시 출근하며, 상당수 교사는 법정연수, 다음 학기 수업 준비, 보충수업, 캠프 운영 등으로 근무한다. 방학 중 개인적 여행을 가려면 별도의 휴가를 받아야 한다. 방학이 근무의 연속이라는 증거다. 최근에는 일반직, 교육공무직은 방학 동안에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원도 방학 중에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와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줘야 형평성에 맞지 않을까? 새 정부는 교원에게 역차별을 부여하는 제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모든 불합리한 제도를 수긍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역차별을 유발한다. 갈수록 교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나빠져 현재 교원의 사기는 바닥에 있다. 연일 교권 침해, 과도한 학부모 민원, 저연차 교사의 낮은 급여로 인해 교단은 3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5년 차 미만의 젊은 교사들이 쉽게 교단을 떠난다. 이제 교원에 대한 존중과 공정성, 사기 고양 차원에서 일반공무원과 동등하게 공무원의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제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장기휴가마저 차별받는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상태에서 교사의 길로 들어선 지 30년이 훨씬 지나 정년퇴직이 다가왔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오물이 너무 많아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날에는 아이들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 입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재단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공감하기 보다는 경계의 벽을 더 높이 쌓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스로 벽을 만들어놓고 역으로 그 벽을 다시 허물겠다는 헛발질을 하기도 했던 것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린다. 시행착오 거듭했던 초임 시절 교사의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담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담임을 할 때는 훌륭한 선배, 동료 선생님들이 학생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해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때도 있었다. 내 몸에 맞지 않게 엄격한 척 흉내 내면서 학생 지도를 한 결과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몇 년 거듭하다 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이 내 의도대로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몸으로 터득했다. 내 얼굴에는 교사라는 이미지보다는 시골 동네 아저씨 같은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점을 잘 살려 아이들과 소통했더니 예상외로 아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담임 업무가 큰 문제 없이 풀어졌다. 나름의 교육철학도 형성되어 갔다. 처음엔 수업 시간에 떠드는 아이를 만나면 왜 떠드는지 생각하지 않고 방해꾼으로만 판단했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그러고 보니 철없이 젊은 시절에 나를 만났던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들이 아침 등교하기 전에 부모님으로부터 야단을 맞고 등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내 시선으로 아이들을 재단했었던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중엔 잘 몰랐던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게 됐다. 이런 학급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보니 학생들의 작은 불손한 행동에도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였다. 담임은 교과를 잘 가르치는 것보다는 그 아이가 뭘 잘 할 수 있는 장점을 찾아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하다. 그러면 그 아이는 자기를 인정해주시는 선생님을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까. 마음으로 다가가는 교육 소중해 교육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언어로 해야 한다. 언어적 표현보다 비언어적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아마도 언어는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비언어적 표현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을 대할 때 말로 거짓말을 하면 곧바로 얼굴에 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정년을 앞둔 지금에서야 교육 방법에 대해 조금 알 듯하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고, 깊이 있는 학습과 학생 주도형 수업을 목표로 시작됐다. 학생은 과목별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고 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하면 학점을 이수한다. 3년간 192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졸업할 수 있다. 제도만 놓고 보면, 다양성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미래 교육에 어울리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교사·학생 모두에 부담 늘어 그러나 현장에서 운영해 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부담이 생기고, 교육 본질이 흐려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우선 그 시작 시점이 지나치게 이르다. 중3학년 또는 고1학년부터 진로와 연계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중3~고1은 학교 수업을 통해 진로를 탐색해야 할 시기이며 아직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다. 진로가 뚜렷한 일부 학생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담임제 중심의 생활지도와 교육 연계성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수업 시간마다 다양한 반의 학생들과 이동 수업을 하게 되며, 학급 내 소속감은 점차 희미해진다. 학생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고, 교사 역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속적인 이해와 지도가 어려워진다. 모둠활동, 토론, 협력 학습이 이뤄져야 할 수업에서조차, 낯선 분위기 탓에 적극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또한 과목 선택의 다양화로 인해 담임 교사의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이 많아지고, 생활지도뿐 아니라 진로상담,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등 여러 업무에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교사가 수업에서 학생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교육의 일관성과 질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다과목 수업 준비, 복잡한 시간표 운영 및 시험 일정 관리, 출결 및 성취율 관리, 학부모 민원 등으로 교사의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최소 성취 보장 제도(이수/미이수)’는 학교 현실과 괴리된 대표적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게 보충지도를 통해 도달하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기초학력이 부족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학생도 적지 않다. 등교해서 수업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특한 학생에게까지 일률적인 성취율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이 제도를 운영하면서 교사들은 기준 이수율을 맞추기 위해 수행평가 비중을 인위적으로 높이거나, 지필평가 난이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평가를 계획한다. 그 결과 본래의 평가 목적은 왜곡되고, 교육 신뢰성도 흔들리게 된다. 교사는 다양한 상황의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고 상담하며 교육하고자 하지만, 현실은 최소 성취가 나오지 않도록 행정적 업무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제도만 앞서면 본질 흐려져 고교학점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지금처럼 제도가 먼저 앞서고 학교 현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교육 본질을 지키기 어렵다. 고교학점제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라면, 그 제도를 실천하는 학생과 교사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육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으로 완성된다. 학생의 성장을 돕고자 하는 교사의 열정이 소진되지 않도록, 제도는 학교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 지금은 이상보다 현실을 돌아보고, 교육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는 제도적 균형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4차 산업혁명과 AI 디지털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이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 방향과 교원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열렸다. 교총과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의원, 교육정책연구소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실에서 AI혁신과 공공 교육 플랫폼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한 조재범 경기 풍덕초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단순한 교육자료로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공공 주도의 AI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통령령으로 교과서의 지위를 인정받았던 AIDT가 법적으로 일반 디지털 자료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방치할 경우 일부 활동적인 교사에게만 활용되는 산발적 도구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DT를 재설계해 범국가적인 플랫폼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며 ▲중앙 통합 플랫폼 구축 ▲AI 튜터와 보조교사 기능 강화 ▲사용자 경험 개선 ▲교원 연수 및 지원체계 강화를 제안했다. ‘학생이 주도하는 경제교육, 미래를 설계하는 힘’을 발제한 김선 교총 부회장은 “기후위기나 AI로 대변되는 급격한 사회변화는 미래 사회의 핵심키워드로 예측 불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운을 뗀 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지식 습득이 아닌 낯선 상황에 대한 적응력과 합리적인 선택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 비용이 존재하는 선택에서 합리적인 선택의 힘을 기르는 경제교육이야말로 미래 사회에 대한 대비이자 생존을 위한 기본 역량 교육”이라며 “겹핍 자체가 결핍된 현대 사회의 아이들에게 자원의 희소성과 만족지연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제교육뿐”이라고 역설했다. 2022 교육과정 개정에서 경제 과목이 수능 선택과목에서 제외된 것이 경제 교육의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한 김 부회장은 경제교육의 정규 교육과정 내 위상 강화, 디지털 경제 환경에 맞춘 금융 교육 강화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건주 서울 오금고 교사는 ‘교권보호를 위한 교권침해 예방 대책’을 발제하며 “서이초 사태 이후에도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되풀이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사후 처리에만 매달리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대안과 관련해 ▲협박성 민원과 신고에 대한 무고죄 처벌 강화 ▲학생과 교사 안전을 위한 스쿨폴리스 교내 배치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생기부 기재 ▲학생과 교사 안전을 위한 교실 내 CCTV설치 등을 요청했다. 이 같은 발제에 대해 서기성 강원 춘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조희정 경기 포일초 교사, 조훈희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이 각각 토론을 했다. 이에 앞서 강주호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진보해도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것은 교사만이 할 수 있다”며 “급격한 변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교육 본질에 집중해야 하고, 이는 교사가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회사를 한 정성국 의원도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로 급변하는 일상에서 우리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미래 사회 주역이 될 다음 세대를 어떻게 길러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마련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블럭에이아이(대표 조영환·사진)가 서비스하는 ‘키위티-키위런’은 글쓰기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AI 글쓰기 교육 솔루션이다. 2022년 출시 후, 점점 저변을 넓혀 이제는 전국 580개 기관, 1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평가 처리한 글만도 200만 건이 넘는다. 초기에는 글에 대한 정량적 평가 솔루션 성격이 강했지만, 세 차례 대규모 업데이트 등 지속적인 기능 개선을 통해 ‘글쓰기 교육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는 크게 키위티와 키위런으로 구분된다. 키위티는 학생 및 과제 관리를 지원하는 교사 공간이다. 제목과 기간, 글의 종류 등을 선택하면 바로 과제 생성이 가능하고, 과제 라이브러리에서 11개 주요 대학 기출 문제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글자 수, 필수 키워드, 점수 범위, 동료 평가 여부 등 세부 설정도 가능하다. 학생들이 글을 제출하면, AI가 '글쓰기 6요소(6 Traits of Writing)'를 기준으로 평가한 피드백 자료를 만든다. 과제 생성 시 설정한 글의 종류(15가지)를 고려해 분석하므로 활용 폭이 넓다. 피드백 자료는 교사가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고, 최종 결과를 학생과 공유하거나 PDF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AI가 창의성 등 정성적 부분까지 판단하기는 어려우므로 교사의 평가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키위런은 학생들이 글을 쓰는 공간이다. 과제에 대한 글을 써서 제출하고 평가 결과를 받아보는 단순한 기능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AI와 함께 글을 다듬어 더 나은 글을 완성하도록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챗봇 키위챗은 글의 구성 방향, 주요 키워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단어 뜻 등 간단한 질문에 답도 한다. 초안을 작성한 후 화면 하단의 'AI 피드백 받기'를 누르면 글에 대한 평가와 수정 방향이 제시된다. 글 전체의 구성뿐 아니라 문단별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꼼꼼히 짚고, 중심 내용을 부각할 수 있는 대체 표현도 알려줘 문장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 교사가 출제한 과제 외의 자유로운 글쓰기 연습도 할 수 있다. 키위티-키위런은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모두 쓸 수 있다. AI가 글의 주제와 사용된 어휘 수준을 감안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용 기관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하다. 이 회사 직원들도 글을 쓸 때 키위런의 검수를 거친다고 한다. 조영환 대표는 키위티-키위런이 교사들의 글쓰기 수업을 돕는 'AI 조교'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첨삭이나 평가로 끝나는 일회성 활동보다 상호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글 쓰는 방법을 익혀가는 과정이 중요해서다. "AI에 100점 받아보겠다고 밤새 글을 고친 아이가 있었어요. 프로그램 구조상 불가능한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한편으로는 글 쓰는 재미를 붙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증명된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조 대표는 학교 관련 사업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사업 성공이 어려운 분야로 꼽히지만, 보람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솔루션이 좋으면 학교에서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학교와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애쓴다. 서포터즈를 모집해 수업 사례를 수집하고, 매주 온라인 연수를 진행한다. 2023년 7월부터는 매월 온라인 글쓰기 대회도 열고 있다. 이 대회는 키위런 계정이 없어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학교에서 요청한 기능은 솔루션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바로 반영한다. 글 작성 중 간단한 질문에 답변해 주는 '키위챗',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으며 빈칸을 채워 어휘를 익히는 '문해력 더하기' 등이 그 사례다. 2학기에는 필기 인식 기능을, 내년에는 영어 쓰기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공교육 기관에 대해서는 수익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이용료도 일반 판매가의 절반 이하로 낮추고, 써보고 싶다는 교사에게는 무료 이용권도 선뜻 내준다. 최근에는 ‘글쓰기 6요소’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책형 학습지를 만들어 PDF 파일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조 대표는 "가르치는 일에 필요하다면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 한다"며 "앞으로도 글쓰기 교육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