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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과학책(10주년 기념판)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장연재 옮김, 시공사 펴냄, 420쪽, 2만 5,000원) 세계적 밀리언셀러 ‘위험한 과학책’이 더욱 풍성한 유머와 최신 정보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이 책은 NASA 출신 웹툰 작가가 독자들에게 받은 기상천외한 질문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검증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미분 방정식, 기밀 해제된 군사 문건까지 동원해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해결한다. 이번 10주년 기념판에는 기존 내용의 수정·보강은 물론, 한국 독자를 위한 특별 서문과 사인, 보너스 페이지가 수록됐다. 공짜로는 알 수 없는 아들 설계 비법 0~12세 (김준수 지음, 여의도책방 펴냄, 204쪽, 1만 7,500원) 10년 동안 축구 클럽과 학교에서 2,000여 명의 아이들을 밀착 지도한 ‘아들 특화’ 스포츠 심리 코치가 소개하는 아들 양육법. 스마트폰 중독을 막는 도파민 관리법,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식습관과 운동 루틴, 그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칭찬의 기술까지 바로 실천 가능한 매뉴얼을 담았다. 특히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기조절력’과 ‘관계력’을 꼽으며, 이를 길러주기 위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최은정 지음, 갈매나무 펴냄, 312쪽, 2만 1,000원) 민간 기업과 우주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 속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우주 쓰레기로 인한 충돌 위험, 위성 요격과 전파 방해 같은 우주 무기화, 그리고 궤도 독점에 따른 ‘우주 불평등’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과학적 사실을 넘어 우주 안보와 윤리,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도 살펴볼 수 있다. 중등 지리 수업 설계 가이드 (열정지리교사모임 지음, 푸른길 펴냄, 380쪽, 3만 원) 살아있는 지리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해 수업 디자인 방법을 소개한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과 패들렛, 실시간 항공기 추적 등 디지털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탐구활동 아이디어를 담았다. 수업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학생들의 역량과 성장을 학교생활기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과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준다. 자라느라 애쓰는 10대를 위한 마음챙김 (심윤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52쪽, 1만 6,700원) 29년 차 중학교 교사이자 마음챙김 전문가인 저자가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명상 처방전. 학업 스트레스부터 친구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10대들이 실제로 겪는 고민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각 상황에 맞춰 5분 안에 할 수 있는 짧고 쉬운 명상법을 제시하며,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기술을 알려준다. 저자의 육성 가이드를 연결하는 QR코드가 들어있다. 예습과 복습의 과학 (시노가야 게이타 지음, 권정애 옮김, 또 다른 우주 펴냄, 244쪽, 1만 7,800원) “도쿄대에 떨어지고 나서야 공부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뼈아픈 실패를 바탕으로 학습심리학자가 된 저자가 인지심리학 이론을 집대성해 쓴 공부 전략서다. 저자는 예습과 복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계된 ‘정보 처리 과정’임을 강조하며, 사전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정교화’ 전략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조직화’ 전략 등을 소개한다. 학교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세계와 지리 2026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세계와 지리 연구팀 지음, 비룡소 펴냄, 224쪽, 2만 8,000원)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세계 지리 교양서. 생생한 고화질 사진 500여 컷과 최신 세계 정보를 한 권에 담았다. 대륙별 자연과 역사, 문화뿐 아니라 챗GPT의 지브리 스타일 그림, 매운 음식의 날 같은 흥미로운 토픽도 소개한다. 특히 2026년 판에는 경복궁, 석굴암, 비무장 지대, 한국형 달 탐사선 등 우리나라의 역사와 최신 기술을 집중 조명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출동! 황금 망토 구하랑 (황선애 글, 김민우 그림, 스푼북 펴냄, 80쪽, 1만 4,000원) 택배 기사인 부모님을 둔 주인공 구하랑의 당찬 질문에서 시작되는 창작 동화다. 추리극 형식을 빌려 ‘직업의 귀천’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명랑하게 풀어낸다.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모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하랑이는 부모님이 택배 기사가 되었을 때는 왜 축하 파티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사라진 동네 길고양이를 찾는 과정에서 모든 직업이 퍼즐 조각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회 전반에 혐오가 넘쳐난다. 인터넷에서는 ‘젊은 척하는 영포티’, ‘라도인임? 긁혔나 보네?’, ‘이러니까 맘충소리 듣는 거임’, ‘딸피· 틀발진쉴 새 없이 사고 치는 노인’, ‘딸배거지극혐, 나만 그럼?’, ‘너네 아빠 200충? 300충?’등 특정 집단을 향한 조롱과 혐오가 담긴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익명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천 개씩 댓글이 달린다. ‘여자 혹은 남자라서’, ‘어리거나 젊거나, 나이가 많아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기득권 세대여서’, ‘키가 작아서’. ‘내가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국적이 달라서’, ‘특정 직업·지역이라서’, ‘정치 성향이 달라서’….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내가 속하지 않은 누군가(혹은 집단)’를 향해 불편함·분노·적대감을 서슴없이 표현하며, 서로 헐뜯고 조롱하고 비난한다. 우리는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토록 서로를 죽도록 미워하게 되었을까? 왜 혐오 표현을 즐기는 걸까? 혐오는 어디에서 자라고, 어떻게 전염되며, 무엇을 먹고 커지는 걸까?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밈과 신조어 속에 숨겨진 혐오의 심리학을 통해 혐오 표현의 기원, 확산 메커니즘, 특히 혐오 문화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특징 등을 살펴본다. ‘웃자고 한 말인데, 왜 그래?’ _ ‘재미’로 포장된 혐오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든 혐오는 더 이상 폭력적이지 않다. 차별적·모욕적 단어들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밈·신조어로 유머러스하게 포장되어 죄의식 없이, 때로는 ‘함께 즐기는 놀이’로 가볍고 자연스럽게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혐오 표현이 밈·신조어와 결합하는 순간, 파급력은 커진다. ‘짧고 강렬한 메시지’는 즉각적인 공감을 얻으며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좋아요’와 ‘공유’를 먹으며 확산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외모·출신·가정환경·국적·정체성이 다른 어떤 아이를 ‘우리와 다른 존재’로 취급한다. SNS에서 본 혐오 표현을 비판의식 없이 따라 하고, 단순한 농담이나 장난처럼 소비하며, 무의식적으로 혐오 메시지를 내면화한다. 아이들은 ‘그 속에 담긴 본질적 의미’를 모른 채 그저 ‘함께 즐기는 놀이’에 동조하며 웃고 즐긴다. ‘장난이었어요’, ‘그냥 웃자고 한 말이었는데’라는 말로 폭력성·차별성을 희석하면서 말이다. 간혹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문제를 제기하면 ‘진지충이냐’는 또 다른 조롱이 따라온다. 이처럼 혐오는 ‘누구와 함께하고, 누구를 배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된다. 특정 집단(소수자·약자 등)을 ‘그들(Out-group)’로 규정하고, 비하하고, 낙인찍음으로써 ‘우리(In-group)’는 저들과 다르다는 경계를 명확히 하고 결속을 다지게 한다. 편 먹고 차별하거나 공격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혐오는 감정이 아니라 메커니즘의 문제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혐오 표현을 쓰지 말자’라는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혐오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 감정이 어떻게 왜곡되고 편향되는지 분석하며, 혐오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그걸 먹으면 죽는다’ _ 최초의 생존 감정으로서의 혐오 심리학에서 ‘혐오’는 단순한 ‘싫음’이나 ‘불쾌감’과 다른, 매우 독특한 정서로 분류된다. 혐오는 인간이 진화하면서 가장 먼저 획득한 감정 중 하나였다. 수천 년 동안 백신·항생제 없이 살아온 인류에게 부패한 고기나 오염된 물처럼 먹으면 안 되는 것, 곰팡이·배설물·사체처럼 병을 유발할 수 있는 오염물, 독이나 기생충 등은 치명적 위험이었다. 뇌는 이런 위험을 감지하면 즉각 신호를 보냈고, 우리는 얼굴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돌리고 뒤로 물러서며 구토 반응을 일으켰다. 즉각적으로 반응할수록 생존 확률은 높아졌고, 결국 혐오를 잘 느낄수록 오래 살아남았다. 이처럼 초기 혐오는 ‘목숨과 직결된’ 매우 직관적이고, 본능적이며, 생물학적인 정서였다. 결국 혐오는 생존을 위해 잘 기능해야 했던 ‘뇌의 경보 시스템’이자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장치’였던 셈이다. 문제는 세대를 통과하며 진화한 혐오가 이제 오염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까지 적용한다는 점이다. 누군가를 보며 ‘더럽다’, ‘이상하다’, ‘불쾌하다’라고 느끼는 순간, 뇌는 부패한 오염물에 쓰던 회피 반응을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한다. 즉, 인간의 뇌는 타인을 ‘물리적 오염물’처럼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염물로 인식된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더럽고 불쾌한 대상일 뿐이다. 따라서 공격·조롱·차별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여긴다. 즉 혐오가 사람에게 적용될 때는 불쾌한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도덕적 판단을 동반한 혐오로 변환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장된 혐오’라고 부른다. ‘한 번 더럽혀진 것은 영원히 더럽다’ _ 폴 로진의 ‘혐오의 도덕화’ 혐오 연구의 대표 학자인 폴 로진(Paul Rozin)은 혐오가 어떻게 사회적·도덕적 영역으로 확장되었는지 분석한 인물이다. 로진에 따르면 생물학적 혐오(부패·오염 회피)는 시간이 흐르면서 특정 행동·규범·집단을 ‘더럽다·추하다·타락했다’로 판단하는 도덕적 혐오로 변화했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 반응은 ‘입에서 뱉어내자’에서 출발해 ‘마음(심장) 심지어 영혼에서 꺼내버리고 싶다’로 이어진다. 로진은 혐오를 ‘오염’으로 설명한다. 가장 유명한 실험은 ‘바퀴벌레 물컵 실험’이다. 깨끗한 물 한 컵에 바퀴벌레를 살짝 담갔다가 뺀 후, 물을 끓여 완전히 소독하고 여과해서 실험자들에게 제시했다. 완전히 무균이며, 위험 요소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 누구도 물을 마시지 않았다. 한 번 더럽다고 느끼면 그것은 영원히 더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오염 심리’와 혐오 대상과 잠깐만 스치더라도 전체가 오염되었다고 판단하는 ‘접촉 금기 현상’ 때문이다. ‘오염 심리’와 ‘접촉 금기 현상’은 도덕적·사회적 혐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정 집단이 ‘오염된 존재’로 분류되면,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가 낙인찍힌다. ‘우리는 깨끗하고, 저들은 더럽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차별·적대·혐오 표현이 정당화된다. 로진의 ‘바퀴벌레 물컵 실험’은 혐오가 물리적 사실이 아니라 심리적 ‘낙인’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아무리 논리적·위생적으로 오염이 제거되었음을 알아도 ‘더럽다’는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혐오 반응은 논리·이성·과학적 설명을 이기지 못한다. ‘저 집단 때문에 피해를 봤어, 저들은 틀렸어, 저들은 추하고 더러워, 저런 사람들과 섞이면 안 돼’ 등 극단적으로 비논리적이고, 고집스럽고, 폐쇄적이며, 갈등을 쉽게 해결하지 못하게 만든다. 뇌과학으로 본 혐오 _ 혐오의 본부는 ‘섬엽’ 우리 뇌는 여전히 더럽고, 추하고, 위험한 것을 보면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뒷걸음쳐 멀리 도망가고, 구토하여 입 밖으로 내뱉는다. 직관적이고, 즉각적이며, 본능적이다. 원시 시대의 생존 전략을 지금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혐오를 담당하는 뇌 부위는 섬엽(insula)이다. 섬엽은 구토감·역겨움·신체적 거부감과 관련된 원초적 감정을 처리한다. 혐오 상황이 오면 뇌는 섬엽을 활성화하여 ‘위험해! 가까이하지 마!’라는 신호를 보내, 몸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혐오는 생존과 직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거 먹지 말자. 근처에도 가지 말자’라며 학습을 강화했다. 오랫동안 기억해야 했으므로 ‘기억 강화 효과’는 강력했고, 그 결과 혐오는 감정 중에서도 가장 각인되기 쉬웠다. 혐오가 사회적·도덕적 혐오로 확장되면서 섬엽 역시 사회의 ‘도덕적 질서’에도 관여하기 시작했다. 섬엽은 ‘사회적 혐오’를 느낄 때도 ‘오염된 음식’을 보았을 때처럼 처리한다. ‘더럽다 → 위험할 수 있다 → 피하자’라는 신체적 혐오와 ‘저 사람은 부정한(오염된) 사람이다 → 우리 공동체에 위험하다 → 거리를 두자’라는 도덕적 혐오의 패턴은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다. 도덕적 혐오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뇌 수준에서 ‘진짜 혐오’였던 것이다. 즉 인간의 뇌는 물리적 오염과 도덕적 오염을 동일한 네트워크로 처리한다. 이 때문에 혐오는 강력하며, 한 번 굳어지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도덕적 분노가 만들어낸 ‘정당한 혐오’ _ 하이트의 신성-오염 가치체계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한 방울의 오염은 전체를 망친다’는 로진의 오염 원리를 ‘도덕적 오염’으로 확장하여 정치·윤리·규범에 적용했다. 그는 오염을 회피하려는 생물학적 본능(혐오 감정)이 도덕의 기초라고 본다. 혐오라는 감정은 원래 기생충과 독소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했지만, 이제는 ‘도덕적 순수함(신성)’을 지키고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이트는 바른 마음: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에서 ‘신성-오염 가치체계’를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약 어떤 행동이 더럽다고 느껴진다면, 사람들은 그것이 도덕적으로도 틀렸다고 믿게 된다. 조너던 하이트, 바른 마음(2012), p. 80 부정부패한 사람을 보며 “썩었다”라고 말하고, 아동학대·폭력·배신·착취를 보며 역겨움이 올라오는 것이 바로 ‘신성-오염 가치’이다. 하이트는 도덕 판단이 대부분 직관적이라고 보았다. 혐오(위생·성적·문화적·도덕적)를 느끼는 순간 섬엽이 자동적으로 활성화되고, ‘도덕적으로 틀렸다’는 판단을 즉각적으로 일으키며, 혐오 감정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 자동성 때문에 혐오는 통제하기 어렵고, 사회 갈등은 장기화된다. 결국 누군가를 혐오하는 과정은 논리보다 ‘직관’이 먼저 작동한다. 그래서 혐오는 이성적 설명이나 교육적 설득으로 쉽게 꺼지지 않는다. ‘바퀴벌레 물컵 실험’이 보여주듯, 한 번 형성된 혐오는 대상에 대한 평가 전체를 오염시키며, 관계의 회복 가능성마저 길게 잠식한다. 오늘 한국 사회가 세대·성별·정치·집단 간 갈등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한 번 생긴 균열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 호에서는 이 원초적 감정에 인터넷과 SNS가 어떻게 기름을 붓는지, 왜 한국 사회가 유난히 혐오에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아이들을 혐오의 확산과 회오리로부터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깊이 살펴본다.
최근 서이초 사태 이후 교육계에서는 학교에서의 학부모 정체성과 역할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이하 학부모 교육 참여)는 가정·교육 환경의 변화, 학부모와 학교 간 양방향 소통의 필요성 증대,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 협력 요구에 따라 점차 강조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학부모 교육 참여 논의는 ‘5.31 교육개혁’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5.31 교육개혁’은 YS 정권이 당시 사회적 요구와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교육의 구조 전환을 도모하고자 추진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개혁 중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개혁은 학교 자율화를 명분으로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 교육 참여 확대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제도(이하 학운위)를 도입하였다. 그 결과 학교에서의 학부모 역할과 관심이 확대되었다. 이후 MB 정권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때 수요자 정책으로 학부모 전담 부서를 교육부에 설치하였다. 이를 계기로 학부모 교육 참여는 한층 활발해졌다. 학부모 교육 참여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부정적 시각이다. 이 시각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이른바 ‘치맛바람’이라 칭하며, 일부 여유 있는 학부모가 내 자녀만을 위해 학교에 출입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현재까지 학부모 교육 참여를 막는 주요 장애 요인이다. 둘째, 긍정적 시각이다. 이 시각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학교 발전과 교육력 제고를 위한 활동으로 본다. 이런 인식은 그 역사가 길지 않으며 교실 붕괴 이후 일부 학부모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국가 주도의 중앙집권적, 폐쇄적 입시 위주 체제로 운영되어왔다. 그 결과 공교육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불안과 우려가 커져 왔다. 공교육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 학생의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학부모 간 신뢰를 회복하는 ‘올바른 학부모 교육 참여’가 필수적이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이해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정의 학부모 교육 참여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 용어만 보아도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학부모의 학교 운영 참여, 학부모의 학교 참여, 학부모의 교육적 관여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서현석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학부모가 교육활동의 동반자로서 학교와 유대 관계를 이루며, 의사소통을 통해 협력·지원·자문·조언하고, 나아가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에 반해 류방란은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활동·조직·역량강화(교육) 3가지 차원으로 세분화하였다. 활동 차원은 학교 경영, 교육활동, 지원 활동, 소통 등 학교 운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 차원은 학부모 학교 참여의 행위나 활동 그리고 그것의 기반이 되는 조직을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역량 강화 차원은 학부모 교육 등을 통해 가정 및 학교 기반 참여에 필요한 역량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학부모 교육 참여를 학교교육과 운영 전반에 대해 학부모가 학교교육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교와 소통·협력하며 학교교육을 지원하고, 학생인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방법 학부모 교육 참여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세 가지 차원으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개인적 차원의 참여다. 가정에서 자녀 학습을 지도하고, 학부모 대상 수업 공개에 참여하며, 학교 정보공시를 활용하는 것 등이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숙제 및 독서 지도와 함께 가정통신문·성적표·온라인상담 등을 통해 학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활동을 말한다. 둘째, 학부모 단체를 통한 참여이다. 학부모총회, 학년·학급 학부모회, 기능별 학부모 모임(녹색어머니회·급식모니터단, 책 읽어주기 봉사단 등)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셋째, 학교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학운위 등에 참여하여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문제점 •학부모의 과소 참여 문제 학부모 교육 참여에서 과소 참여의 문제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참여 기회의 불균형이다. 맞벌이 가정, 소외계층의 경우 시간 제약으로 학부모 연수, 학운위, 학부모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 특히 학부모 단체 운영이 임원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일반 학부모의 참여 기회가 제한적이다. 둘째, 역할 인식 및 역량의 한계이다. 학부모를 여전히 교육 보조자로만 인식하거나, 학부모의 역량 강화가 미흡해 학교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셋째, 소통의 문제이다. 최근 서이초 사태나 체험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 등으로 교사와 학부모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학부모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넷째, 정책적 소외 발생이다. 학교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부모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 •학부모 과잉 참여의 문제 학부모 교육 참여에서 나타나는 과잉 참여의 문제는 과거부터 존재해 왔으나 최근 사회의 병리 현상과 맞물리며 심각하다.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은 적절한 교육 참여 수준을 넘어 학교 운영과 학급 경영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학부모 교육 참여가 ‘독’인 경우다. 학교장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학생과 교직원만을 상대하기에도 벅차다. 그런데 학부모들의 과잉 요구와 민원, 병적인 학부모들을 응대하느라 너무 힘들다. 많은 학교장은 이런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퇴직하거나 퇴직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러나 학교장이 학부모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학부모 교육 참여와 학교 교육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에 학교장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학교 공동체 갈등 해소를 위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방안 ●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의식 전환 •학교 재영토화 필요 _ 학교 완결주의 극복 서이초 사태 이후 학부모 교육 참여를 둘러싼 학부모와 교사 간의 갈등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다. 이것은 ‘학교 완결주의’의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당연한 성장통이다. 교사 전문성과 권위를 기반으로 했던 과거의 학교는 사교육의 득세와 학교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각종 제도의 심화로 인해 무너졌다. 이제 학교는 교사와 학생만의 영토가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재영토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철학적 배경으로 유네스코는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s)’를 넘어 ‘공동재(common goods)’로 규정했다. 이제 공동재로서 교육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만들고 함께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4 이는 교육 주체가 다중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학교는 더 이상 교직원이 모든 것을 독점하여 결정하는 공간이 아니며, 학교 공동체 구성원 간 협력적 관계를 전제로 하는 곳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공존의식 회복 지금 학교 공동체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구성원들의 공존의식을 회복하는 일이다. 즉 사람을 통합시켜야만 한다. 공존은 제도화된 신뢰이며, 완벽한 일치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감내하며 관계를 지속시키는 의지 위에 세워진다. 즉 공존은 완벽한 하나 됨이 아닌 불완전함을 견디는 인내다. 학교 공동체가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서는 벽을 세우지 말고, 소통해야 한다. 갈등이 있더라도 대화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는 절제와 일관성이 요구된다. 성과를 과장하기보다 조용한 성과를 축적하는 문화, 학교 공동체 구성원 간 합의와 공감을 중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공존은 전략이기 이전에 조직의 문화이며, 서로 다른 의견을 포용하는 내부의 연습이 있어야 외부와의 협력도 가능하다.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공존의식 회복, 그 출발은 교사 전문성 확보 공존의 출발점은 나의 생존이며, 생존은 스스로 지키는 힘에서 온다. 교사의 생존은 전문성에서 출발한다. 고로 전문성이 없는 공존은 공허하다. 또한 공존을 위해서는 일시적 감정 극복도 필수다. 학부모와 담을 쌓는 방식은 일시적이고, 감정 해소에 그칠 뿐이며, 지속성도 없다. 반면에 원칙은 지루하지만, 오래간다. 공존을 위해서는 철학의 확립과 행동 양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교사의 전문성 확립과 확보이다. ● 학부모 단체의 활용 건강한 학부모 교육 참여는 다수 학자가 주장한 바처럼 교육에 ‘약’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첫째, 학운위나 학부모회 등 정기모임을 활용하는 것이다. 학운위 회의 외에도 1학기에 2회 이상 학부모 정기모임을 통해 민원과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함께 논의한다. 이렇게 하면 간단한 민원은 학운위, 학부모 정기모임과 수시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둘째,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 창구로서 학부모회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미국 뉴욕주의 경우 유급 학부모 코디네이터 제도를 두어 학부모와 학교 간 의사소통을 도와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우선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는 매년 반복되는 질문, 개인적 차원의 일상적 민원은 학부모 대상 연수 자료로 안내하거나 학부모회가 자체적으로 답변을 한다. 다만 학교 발전에 필요한 의견이나 학부모회에서 자체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만 학교에 정식 안건으로 제안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학부모 단체 활동이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되게 하는 것이다. 독서교육이나 지속가능성 교육 등 다양한 분과 활동을 통해 학부모가 학교교육과 만나고 공동체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중 역량 강화(dual capacity-building) 프레임워크’을 실시하여 교사와 학부모 역량을 함께 강화하고 있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서이초 사태 이후 한국 사회는 교사에게는 지식노동자와 함께 감정노동자로서의 역할을, 교장에게는 감정노동자와 더불어 생각노동자로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학교장에게 학부모 교육 참여를 슬기롭게 이끌어낼 수 있는 지혜를 요구한다.
서울 광진구의 작은 학교, 양남초등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전교생 120명에 불과했던 학교는 최근 아파트 입주와 함께 186명으로 늘었고, ‘없어질 학교’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에서 주목받는 학교로 변모하는 중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9월 공모로 부임한 유태호 교장이 있다. 그는 “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행복하게 성장하는 학교”를 비전으로 내걸고, 1년여 동안 소통·수업혁신·학생지원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 왔다. 매월 열리는 ‘학부모 간담회’ … 민원은 줄고 신뢰는 높아져 부임 직후 유 교장이 마주한 것은 “학교가 빨리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기대와 요구였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별관 신축 문제, 낡은 학교시설, 예산 부족 등의 현안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엔 학부모 요구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시한 학교 비전인 ‘슬기로운 행복 성장’과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실현하려면 우선 학부모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가 선택한 방식은 매월 한 번, 꾸준한 학부모 간담회였다. 단순히 학교 구성원만 참여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 시의원·구청장·국회의원까지 초청해 논의의 폭을 넓혔다. 여당 의원을 부르면 다음 달엔 야당 의원을 초대하는 식으로 정치적 균형도 맞췄다. 작은 학교임에도 지역 정치권이 직접 와서 의견을 들으니,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학교 울타리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로 발산되기 시작했다. 학교 내부적으로는 SNS 등을 통해 학부모와 일대일 소통에 더욱 힘을 쏟았다. 기존 종이 가정통신문은 확인율이 낮고 전달력이 떨어졌다. 유 교장은 학교가 무엇을 하는지 학부모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 디지털화를 추진했다. 첫째는 노션 기반 온라인 소식지다. 각 부서 담당교사가 공동 작업으로 월간 소식지를 제작하고, 학부모는 링크로 손쉽게 확인한다. 인쇄·배포 절차가 사라져 업무 효율도 크게 올랐다. 둘째는 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yangnam_es’ 개설이다. 아이들 활동과 시설 변화 등을 꾸준히 올리자, 게시물에 따라 1,800회가 넘는 조회 수가 나오기도 한다. 학부모들이 사생활 노출을 우려해 ‘좋아요’는 적게 누르지만, 조회수는 꾸준히 높다는 것이 유 교장의 설명이다. “인스타가 처음엔 귀찮을 줄 알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학부모에게 바로 전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활동을 했다’고 바로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이 같은 디지털 소통 강화로 학부모들과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고, 민원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PBS 프로그램’으로 학생 행동 변화 … “200만 원으로 학교가 달라졌다” 양남초 혁신의 또 다른 축은 PBS(긍정적 행동 지원) 프로그램이다. 원래 특수교육 분야에서 발전한 이 프로그램을 전교생이 참여하는 모델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학교 규칙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지키면 포인트를 받는다. 포인트는 분기별 ‘양남 마켓’에서 문구류·사탕 등 소소하지만 다양한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다. 연말엔 간식차를 불러 전교생에게 간식을 제공한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대표적인 변화는 등교 시간이다. 작년만 해도 8시 45분 독서 시간이 되면 으레 늦게 오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대부분 제시간에 맞춰 온다. 독서벨이 울리면 학생들은 10쪽 독서 후 ‘문해력 노트’를 작성해 쉬는 시간에 교장실로 가져온다. 유 교장은 학생들에게 직접 도장을 찍어주며 간식을 건넨다. 처음엔 한두 명만 올 줄 알았는데 전교생의 30~40%가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과정은 교장-학생 간 교류의 기회를 크게 늘렸고, 아이들은 스스로 독서 시간을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칭찬 스티커 한두 장과 간식 하나에 아이들이 달라질까 싶겠지만 사실이다. 유 교장은 “물질적 풍요를 떠나 학교에서 칭찬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해하더라”고 전했다. 이 성과는 서울교육청에서도 주목해, 양남초는 올해만 3차례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병설유치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스티커 보상 활동을 함께 운영하며 자연스러운 이음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탐구 질문’ 기반 수업으로 … 새해 IB 학교에 도전할 생각 교육활동 분야에서 유 교장은 교사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탐구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게 하는 수업 구조 전환이다. 이를 위해 수석교사가 중심이 되어 교사 개별 컨설팅을 진행했다. ‘수업목표에 물음표만 붙이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던 교사들도 “수업 후 도달점 질문과 목표점 질문이 같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통해 수업설계를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양남초는 서울시교육청의 ‘질문이 있는 학교’ 선도학교에 선정되었다. 새해에는 관련 예산을 지원받고, 운영 성과에 따라 현판도 받는다. 유 교장은 “앞으로 IB 학교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교사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톱다운 방식’이 아닌, 교사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교사들이 원하지 않는 걸 억지로 하면 몇몇 부장교사나 교감만 힘들어진다”며 “변화는 교사 스스로 이해할 때 시작된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학교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이다. 현재 양남초는 오래된 건물을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때 지역 주민들 사이에 시설이 낙후돼 ‘없어질 학교’라는 오해도 있었기에 어디 내놔도 남부럽지 않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디지털 AI 쪽 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아이들 수업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양남초 하면 시설 좋고 디지털 교육 잘하는 학교’로 소문나고 싶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서울 시내 초등 교장 중 최연소 교장이다. 만 46세에 교장에 올랐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그는 아이들이 이곳에서 안전하게 실패해 볼 수 있는 공간, 그 실패를 기반으로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기반이 되는 곳이 학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의 비전 역시 ‘행복 성장’이다. “아이도, 학부모도, 교사도 학교 오는 것이 즐겁고, 이 공간을 통해 각자 나름의 행복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학교의 모습입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작은 초등학교, 젊은 교장이 만들어내는 패기가 머지않아 수도 서울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세밑 한파가 연초까지 이어져 날이 세찹다. 바람 끝은 시리지만 바다 공기는 신선하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돌아봄을 챙길 겸 햇볕을 마주하는 카페에서 윤슬의 현란한 군무를 보며 여유를 부려본다. 가까운 곳의 윤슬은 거울 조각에 반사된 반짝임을, 멀리 보이는 윤슬은 작은 물굽이를 만들며 흔적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쉬지 않고 변하는 윤슬을 그냥 같은 반짝거림이라고 하기에는 아쉽다. 윤슬의 변화를 보며 2025년을 요약한 사자성어를 떠올려 본다. 2025년 교수신문에서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변동불거는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의미다. 참고로 2024년의 사자성어는 도량발호(跳梁跋扈)로 이는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뜻이었다. 이 변동불거란 성어는 양일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추천한 것이다. 양 교수는 해당 사자성어를 추천하며 “지난 연말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2025년 봄에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계엄의 실체를 둘러싼 공방으로 여야는 내내 대결했으며 국회와 광장, 법정과 언론은 공론장의 역할을 다하기는커녕 줄곧 독설과 궤변만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주역에서는 변화무쌍한 세상을 변동불거로 표현하며 항상 변하고 움직이면서 어느 한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올해뿐만 아니라 한국의 현대사는 격동의 연속이었으며 격변하는 시대에는 우왕좌왕하기에 십상이며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쉽게 바뀌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많은 지지를 받은 사자성어는 천명미상(天命靡常)이다. 이는 “하늘의 뜻은 일정하지 않다”는 의미로 김승룡 부산대 교수가 추천했다. 김 교수는 “하늘은 누구에게도 특혜를 주지 않고, 덕 있는 사람과 단체를 도울 뿐이라는 뜻”이라며 “권력 유무와 상관없이 사회·생활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3위는 ‘추지약무(趨之若鶩)’가 선택됐다. “소문을 듣고 학자들이 오리 떼처럼 몰려들어 좌석이 항상 가득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군중 심리의 과열과 쏠림을 비유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변동불거의 유래와 고전적 배경을 살펴본다. 변동불거는 중국 고전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주로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흐름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고전 철학에서는 세상을 고정된 질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하고 변화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특히 도가와 유가 사상 모두 변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는데, 변동불거는 이러한 사상적 전통을 압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의 사계절이 멈추지 않고 순환하듯, 인간 사회 역시 정체된 상태에 머무를 수 없다는 인식이 이 사자성어에 깔려 있다. 고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춰 스스로를 조정하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변동불거는 단순히 혼란과 불안을 묘사하는 말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자세를 성찰하게 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변동불거를 지난 2025년 사회 현실과 비교해 본다. 2025년 한국 사회를 둘러싼 환경은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인 변동의 연속으로 요약된다. 정치적으로는 권력 구조의 재편과 제도적 갈등이 지속되고, 사회적으로는 가치관의 다원화와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글로벌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산업 현장에서는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확산이 기존의 일자리 구조를 빠르게 흔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라기보다,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불거’, 즉 머무르지 않는 변화의 상태라는 표현이 설득력이 있다. 교수들이 변동불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한 이유 역시, 한국 사회가 일시적인 혼란이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판단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면 변동불거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변동불거는 단순히 “세상이 혼란스럽다”는 감정적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이 사자성어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그 안에서 지속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변화 자체를 부정하거나 과거의 안정된 질서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태도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경고다. 대신 개인과 사회 모두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제도적 장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정치 영역에서는 합의와 조정의 능력, 경제 영역에서는 구조 전환에 대한 대비, 개인 차원에서는 평생 학습과 역량 전환의 필요성으로 연결된다. 고인 물은 썩는다. 자정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신 흐르는 물과 폭포는 신선함과 운동성을 더하여 변화를 추구하며 흘러 적응한다. 이처럼 변동불거는 변화의 불안만을 강조하는 사자성어가 아니라,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질문형 사자성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변동불거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이다. 끊임없이 변하고 멈추지 않는 사회 속에서, 안정은 더 이상 주어지는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숙제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 인식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변화에 대응하는 지혜와 태도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변동불거를 통해 우리는 지난해를 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떤 선택과 준비가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숨 쉬는 시점은 넘쳐나는 인공지능 기술과 빠른 변화로 오늘의 편리성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의 구형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변화의 속도를 읽어내고 고정된 사고가 아닌 변화와 진화의 사고를 해야 한다. 변화가 일상이 된 시대에 그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과 균형 잡힌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의 다문화·이주 배경 인구가 전체의 5%를 넘어섰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20명 중 1명은 본인 또는 부모 중 적어도 1명이 외국 국적을 가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인구 구성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 운영의 기본 전제가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특히 학교는 이 변화를 가장 앞서 받아들이는 공간이다. 교실 안의 낯선 언어와 문화는 더 이상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 체계는 단일한 언어와 문화를 중심에 두고 설계돼 있어,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대개 개인의 문제로 오해되곤 한다. 이제는 이를 개선해야 할 때가 되었다. 즉, 국가 차원의 다문화 교육정책을 전면 재정비해야 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국가적인 표준 ‘한국어 교육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이주 배경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학교, 지자체, 시민단체 등 여러 기관이 분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습 연속성이 떨어지고, 지원 대상·지원 수준의 형평성도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입국 초기 한국어 집중 프로그램, 학교 내 학습언어 지원교사 배치, 학년·진학 단계별 언어 평가 및 상담 등 국가 표준 모델을 구축해 전국 공통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언어는 학습의 기초이자 정서적 안정의 핵심 요소이므로, 정교한 언어 지원은 단순한 보조 정책이 아니라 교육권 보장의 필수 기반이라 할 것이다. 둘째, 교원의 전문성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건이다. 다문화 감수성, 제2 언어 습득, 문화 간 의사소통에 대한 이해 없이 교사는 교실 상황을 적절히 안내하기 어렵다. 예비 교원 양성 과정에서 ‘다문화·이주 배경 이해’ 과목을 필수화하고, 현장 교사를 대상으로는 실천 중심의 연수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각 학교에 다문화·언어지원 전문 상담교사를 확충해 교사들의 부담을 분담하고, 학생 개별 사례에 적합한 전문적 개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 확보는 정책의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가정–학교–지역이 연결되는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주 배경 가정은 교육 정보 접근이 어렵고,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학교와의 소통이 제한되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국어 학부모 안내 시스템,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학부모 역량 프로그램, 모국어 유지·계발 프로그램 등 가정을 교육 참여의 주체로 세우는 정책이 필요하다.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에서도 부모의 교육 참여는 학생의 학업 성취와 사회·정서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결국 학교 밖의 지원체계가 단단해지면 학교 안의 지원도 힘을 얻을 것이다. 넷째, 작은 교육 현장의 변화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초등학생의 한 사례가 있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초등학생이 발표 시간만 되면 고개를 숙이곤 했다. 서툰 억양을 흉내 내는 친구들의 장난이 반복되자, 그는 점차 말하기 자체를 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문제는 서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교실 문화였다. 이후 학교는 언어 다양성 교육을 강화하고, 학급에서 ‘다름을 듣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학생은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 작은 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교과서의 지식만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 차이를 해석하는 태도라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교육은 ‘동화(同化)’가 아니라 ‘공존(共存) 능력’을 길러야 한다. 다문화·이주 배경 학생을 국가가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교육은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이들을 여러 언어와 문화, 다층적 정체성을 지닌 새로운 시대의 인재로 보아야 한다. 교육정책은 이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숨기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며,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주체적으로 성장할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는 앞서 선진 다문화 국가에서 실행한 것처럼 이주 배경 학생들을 하나의 ‘용광로(melting pot)’ 안에 녹여 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개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샐러드 보울(salad bowl)’로 만들어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주 배경 인구 5%를 상회하는 시대는 이미 우리 눈앞에 펼쳐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이제 무엇보다 이주 배경 인구를 이방인으로 배척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들은 소중한 코리안 드림을 갖고 있으며 이 땅에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외국인 혐오 정서를 자극해 정파적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권은 특히 자중해야 한다. 이들은 국가적 저성장의 파고를 헤쳐갈 활력을 제공하는 소중한 인적 자산이 돨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이런 와중에 중요한 사명을 띠고 있다. 교육은 급변하는 사회를 조정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다름을 이유로 아이들을 위축시키는 사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다양성을 힘으로 바꾸는 사회가 될 것인가? 그 선택은 결국 교육이 짊어져야 할 역할이자 소명이다. 교육이 흔들리지 않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 역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굳건한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한 시대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등 교육 부처 수장들의 2026년 신년사에서 ‘교권 회복’ 등 현장의 문제점 해소 관련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교진 장관과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병오년 새해에 맞춰 내놓은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다. 최 장관은 총 9장에 달하는 분량의 신년사 중 대부분을 대학 서열화 극복, 지역 대학 육성, 경쟁 교육 완화, 민주시민교육·역사교육 강화 등에 할애하고 있다. ‘교권’ 관련 내용은 초반 주요 내용에서 벗어나 중반 이후인 6쪽에 단 한 줄 언급했다. 이 부분에서 최 장관은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악성 민원과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 기관이 책임지고 대응하는 지원체계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다른 과제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에 비해 너무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악성 민원 대응 대책,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중대 교육활동 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 현장에 큰 영향을 미칠 방안 관련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두루뭉술한 표현 한 줄 정도로는 교권 회복 의지가 높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사 출신 장관의 첫 신년사라 현장의 고충을 이해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이전 장관의 수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 위원장의 신년사도 비슷하다. 교권 회복에 대해 ‘학교공동체회복’이라는 한 단어에 그쳤다. 대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2028-2037년) 수립, 고교학점제 개선, 인공지능(AI) 교육, 민주시민교육, 역사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내놓은 주요 내용의 대부분은 교사 역할과 밀접한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제시해야 하는데, 정작 필요한 부분을 도외시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현장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교총이 진행한 교원 설문조사에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70% 이상이 낮은 체감도를 보였다. 당시 강주호 교총 회장은 “정부는 화려한 비전 선포보다 현장 교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교총은 교육 회복과 학교 현장의 안정을 위해 정부의 올바른 정책에는 협력하겠지만, 현장을 외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은 필연적으로 ‘희망’을 품고 있다. 학생의 아름다운 성장, 교사의 사랑과 헌신, 학부모의 믿음 모두 따스함과 큰 힘을 갖고 있다. 평생교육의 시대에 교육은 인생의 시작과 끝이 됐다. 희망이 넘친 나라의 특징은 모두 교육선진국이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교육계에는 희망찬 좋은 소식보다 슬프고 아픈 사건·사고가 많았다. 올해는 이재명 정부 출범 2년 차가 되고 6월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다. 이런 가운데 교육대길(敎育大吉)을 위해 꼭 이뤄져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교권보호 방안’에 현장이 원하는 내용이 담기고 실현되길 바란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의 교사 보호, 악성 민원과 교실 내 몰래녹음 차단이 교단의 간절함이다. 이를 예방하고 차단할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 현장 지지를 받을 수 없고 보여주기식,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거셀 것이다. 한계상황인 위기의 교실을 극복하고 교사를 보호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둘째, 3월 새 학기 시행 예정인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의 재검토와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금지에 대한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방향도 과속은 금물이다. 학교는 준비가 부족하고, 교사는 교권 침해, 악성 민원, 무고성 아동학대, 행정업무 등에 소진된 상태다. 유예와 준비, 스마트폰 사용금지 학칙표준매뉴얼 제공 등이 필요하다. 현장의견 반영된 교권보호 실현 기대 새로 시행되는 제도 꼼꼼히 준비해야 교단 단합으로 위기 극복 기회 만들자 셋째, 학교 현장을 중시하고, 교실지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감을 찾고 뽑자. 교육자치제는 주민직선제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역교육 발전과 교권 보호를 할 수 있는 깨끗하고 전문성이 있는 교육 수장을 제대로 뽑아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 정치선거인 지방선거에 묻혀 정작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 ‘묻지마 선거’가 되지 않도록 교육계부터 눈을 부릅뜨고 후보를 검증하자. 넷째, 안전하고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어야 한다. 더는 학생과 교원의 안타까운 소식과 사고가 없어야 한다. 불의의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로 인해 법정에 서는 교사를 더는 보고 싶지 않다. 궁금하다는 이유로 학교에 외부인이 마음대로 들어오고, 심지어 흉기와 인화물질 반입이 가능한 현실에서 어떻게 학생과 교직원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수업 중에는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거나 더 엄중하게 통제해야 한다. 학교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다섯째, 학생과 학부모, 교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을 입안하고, 또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검증이 꼭 요구된다. 교원은 정책의 대상이자 추진 주체다. 멋진 목표와 포장된 정책도 현장성이 없으면 극도의 피로감과 실패를 부른다. 입안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학교와 교사만 부담을 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차단돼야 한다. 끝으로 교단의 단합이 절실하다. 교사, 교감, 교장, 전문직 등 교원 모두가 힘들다고 한다.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결국은 그 위기를 극복할 주체도 교단이다.직위·학교급·지역을 떠나 학생 교육과 제자 사랑이라는 꿈과 이상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적토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명마로 유명하다. ‘붉은 말의 해’인 2026년 새해, ‘희망’을 향해 적토마처럼 우리 모두 함께 힘차게 달려가자.
고교학점제는 취지보다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그러나 점차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커지고 있으며, 현장은 이미 붕괴를 우려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충분한 논의 없이 발표한 국교위 최근 교원 3단체 설문에서 고1 교사의 90% 이상이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최성보)에 대해 효과가 없거나 반대한다고 응답했고, 학생·학부모 설문에서도 부정적 인식이 70%를 넘었다. 이는 일부 교사의 불만이 아니라, 운영 전반에 대한 현장의 분명한 경고다. 전국 17개 시·도 중 10곳 이상이 최성보 유예 또는 폐지를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함께 적용하는 ‘교육부 1안’을 고수했다. 더 큰 문제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다. 국교위는 행정예고안에 대한 국교위원의 충분한 논의 없이 교육부 1안을 사실상 그대로 확정·권고했다. 현장 교원 국교위원들이 출석률만 반영하는 ‘교육부 2안’에 대한 재논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사·학생·학부모가 학업성취율 이수 기준에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개근을 해도 성적에 따라 유급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 고교는 의무교육의 연장선에 가깝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졸업 기준은 출석일수다. 학업성취율을 졸업 요건에 포함할 경우 갈등과 민원은 학교와 교사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해외 주요 국가들도 무학년제를 전제로 하여 보다 유연한 학사 운영을 하고 있다. 둘째, 고교학점제의 본질적 핵심은 책임교육이 아니라 학생 과목 선택권 확대다. 미이수제와 최성보가 중심 이슈에 놓이면서 불필요한 소모전만 키우고 있다. 이는 초·중학교에서 누적된 학습 결손을 고교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구조다. 기초학력에 대한 책임교육은 개인의 헌신이 아니라 제도적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 셋째,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최성보는 부작용만 낳고 있다. 1% 미만의 미이수자를 만들기 위해 평가 왜곡과 행정업무 폭증, 학생 낙인이 발생하고 있으며, 형식적인 보충지도는 학습 보장과 거리가 멀다. 가장 바쁜 시기인 3월에 미이수로 예상되는 학생을 선별해 예방지도를 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이 순간부터 낙인으로 인식하고, 교사들도 학생 선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중심에 둔 결단 필요해 결론은 명확하다. 현행 졸업 이수 기준에서는 학업성취율을 제외하고 출석률만 적용하는 것이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다. 더 나아가 현장은 1% 미이수자보다, 99% 학생의 진로를 좌우할 선택과목과 전문교과의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전환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이러한 현장성 있는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적용하는 교육부와 국교위가 돼야 한다. 백 번의 토론보다 한 번의 현장 학교 방문이 답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이상이 아니라, 현장을 중심에 둔 결단이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바른 가치와 태도를 새기는 일이다. 그러나 교실의 현실은 그 이상과 멀어지고 있다. 교권 약화로 교실 불안정해져 수업 중 교사 발언은 자주 왜곡돼소비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예로 든 말이 ‘우리 아이를 교만하다고 지적했다’는 식으로 퍼진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해도 교사는 조심스럽다. 언성을 높였다가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신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사를 상대로 한 고소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2024년 교권침해 피해 교원 소송비 지원은 53건, 지원금은 1억2960만 원에 달했다. 이처럼 교실이 불안정해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중 하나는 급격한 정책 변화다. 1998년 무시험 전형, 상대평가 축소 등 경쟁 완화 정책이 시행됐다. 취지는 좋았으나 학습 의욕 저하와 성취도 하락을 불렀다. 여기에 교원 정년이 만62세로 단축돼 약 2만 명의 교원이 퇴임했다. 이로 인한 교원 공백, 충분한 검증 없이 발급된 자격증, 성과급 제도 등은 현장에 긴장감을 줬지만, 협력보다는 경쟁을 심화시켰다. 2010년 이후 교사 통제권도 약해졌다. 위축된 교육은 수요자에 맞는 기형적 형태로 변했다. 학생 간 사소한 다툼이 학부모 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교실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내 자식을 편드는 부모의 싸움으로 확전돼 교사를 괴롭히는 사례는 이제 비일비재하다. 교사의 지도력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때 교육의 힘으로 나라를 일으켰다. 자원도, 자본도 부족하던 시절, 70명이 넘는 과밀학급에서도 아이들은 웃으며 공부했고, 학부모는 학교와 협력했다. 그 시절 교사와 학부모, 학생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시절의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구조적 복원이다. 교육의 변화는 교실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중심이 되는 열린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교실에서 만들어진 교육 콘텐츠가 지역과 사회로 환류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상처받은 교사에게 심리상담은 위로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교사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의지할 곳은 국가 제도가 되어야 한다. 민원을 견디는 일이 교사의 역량이 돼서도 안 된다. 교육 당국은 교원이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적·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교원 존중이 최소한의 장치 교육은 결국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교사를 보호하는 것은 교사를 위한 특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최소한의 장치다. 교사가 존중받을 때, 교실은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살아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교육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 바로 그것이다.
“선생님, 이 기사 진짜예요? 댓글에서는 다들 믿던데요.” 교실에서 종종 들리는 이 질문은 오늘날 학생들이 처한 뉴스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시간 속보, 유튜브 뉴스 클립, SNS 카드 뉴스 등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매일 수많은 뉴스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많은 뉴스를 보느냐가 아니라, 그 뉴스를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느냐다. 이 지점에서 교사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이해하는 역할을 넘어, 학생에게 뉴스 해석의 기준과 관점을 길러 주어야 하는 교육적 책무가 요구된다. 비교로 신뢰도 분석하기 뉴스는 흔히 ‘사실’이라고 인식되지만, 동시에 ‘구성된 사실’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매체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른 매체에서는 ‘정책 실패의 결과’로, 또 다른 매체에서는 ‘사회 구조적 문제의 한 단면’으로 보도된다. 이러한 차이는 언론사의 관점과 가치, 보도의 목적, 그리고 선택된 정보의 배열 방식에 따라 만들어진다. 즉, 뉴스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결과물이 아니라, 선택과 해석을 거쳐 구성된 텍스트다. 따라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출발점은 학생들이 뉴스를 단순히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비판적으로 분석하도록 돕는 데 있다. 교사는 “이 뉴스는 왜 지금 보도되었을까?”, “어떤 단어가 감정을 자극하고 있는가?”, “이 기사에서 빠진 정보는 무엇일까?”, “같은 사건을 다른 매체는 어떻게 보도했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은 뉴스의 겉모습이 아니라, 구조와 맥락을 읽어내는 힘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으로는 ‘같은 사건, 다른 뉴스’ 비교 수업이 있다. 하나의 사건을 다룬 서로 다른 뉴스 기사 여러 편을 선정해 제목, 사용된 이미지, 주요 단어, 인터뷰 대상 등을 비교 분석하고, 어떤 기사가 더 신뢰할 만한지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한다. 이후 팩트체크 자료나 원자료를 통해 기사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 뉴스가 어떻게 구성되고 강조점이 달라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제목과 본문의 온도 차이, 사진이 주는 인상, 인터뷰 대상의 편중 여부 등을 스스로 발견하며 뉴스의 이면을 읽어내기 시작한다. 신뢰할 수 있는 4가지 판단 기준 뉴스의 신뢰도를 판단할 때는 몇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첫째, 기자명과 발행일, 언론사 등 출처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가. 둘째, 확인된 사실과 의견이 구분되어 서술되고 있는가. 셋째, 한쪽 주장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함께 제시하고 있는가. 넷째, 수치나 인용 내용에 대해 팩트체크가 가능한지다. 교사는 이 기준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함께 뉴스 신뢰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SNS 게시물이나 영상 콘텐츠 분석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특정 뉴스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일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뉴스가 구성되는 방식을 이해하고,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며, 최종적으로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때로는 학생 스스로 오류에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도록 기다려 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학생은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한, 교사 스스로 다양한 매체를 비교해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사안을 공영방송, 종합편성채널, 해외 언론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연습이 리터러시 감각을 높여준다. 즉, 같은 눈으로 다른 생각 여러 개를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선생님, 기사만 믿지 말고, 스스로 질문해 보라는 말… 이제야 이해돼요. 모든 기사는 누군가의 의도된 의견이에요” - 수업 마지막 날, 한 학생이 건넨 말, 그 한마디가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가치를 증명한다. 이현주 장학사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저자
이종욱 경북 구미인덕초 교사가 1일 공익법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이사장 강주호) 소장에 취임했다. 이 신임 소장은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경북 지역 다수 초등학교의 교사와 영남대겸임교수를 역임하고 한국교총발전위원회 특위위원, 한국교총이사, 한국교총초등교사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경북교총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양대에서 교육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영남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이 소장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고 또 정책이 현장에 융화되도록 돕겠다"며 "진중하게 교육 정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역대 최장기 재임(3년 6개월)했던 송미나 전임 소장(광주 하남중앙초 수석교사)은 한국교총 정책고문으로 위촉됐다.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이유로 영양교사를 형사 사건으로 송치한 수사 결과를 두고 교육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사고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수사 관행이 교육 현장의 특수성과 상식을 외면한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교총은 2일 관련 입장을 통해 경기도 화성시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영양교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경찰 수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교총은 사고 직후 해당 영양교사가 즉시 119 이송과 응급 조치를 실시했고, 피해 조리실무사 역시 수술 후 회복 단계에 있으며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음에도 수사기관이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사고 이후의 조치와 피해자의 의사까지 외면한 채 형식적 요건만으로 송치가 이뤄졌다”며 “이는 학교 현실을 도외시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특히 수사기관이 문제 삼은 ‘핸드믹서기 사용에 대한 안전교육 미실시’ 부분에 대해 사고 결과를 전제로 책임을 끼워 맞춘 과도한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학교 급식실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적인 위험성 평가와 안전관리 체계 속에서 운영되고 있음에도, 개별 기구 사용의 모든 순간까지 교사가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식의 판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총은 “이미 관리 체계가 구축된 상황에서 결과만을 이유로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교사는 사실상 무한 책임을 떠안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총은 이번 사례가 기계적 법 적용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급식실 기구 사용 중 사고를 이유로 교사를 형사 처벌할 경우, 향후 교실에서 가위를 사용하다 다친 사고나 과학실 실험, 체육 수업 중 발생하는 사고까지 모두 형사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교총은 “이 같은 수사 관행이 지속되면 교사들은 교육활동보다 법적 책임을 먼저 걱정하게 되고, 이는 결국 교육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학교 안전사고에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검찰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와 사고 경위를 종합적으로 살펴 해당 영양교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법적 분쟁에 대해 교원 개인이 홀로 감당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변호사 비용 지원을 넘어 소송 전 과정에서 국가와 교육청이 책임지는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앞서 경기교총도 별도 성명을 내고, 이번 송치를 교원의 책임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과도한 법적 판단이라고 규정했다. 경기교총은 고소나 민원 제기조차 없는 불가항력적 안전사고임에도 영양교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검찰에 송치된 것은 교육 현장의 현실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교 급식과 교육활동은 본질적으로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집단적 활동임에도 결과만을 기준으로 형사책임을 묻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상호 경기교총 회장은 “이번 사건은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 형사책임을 전가한 대표적 사례”라며 “이런 판단이 반복된다면 급식실 조리도구는 물론 교실의 가위, 과학실 실험기구, 체육 수업 중 사고까지 모두 교사의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교육 현장의 특수성과 관리·감독 책임의 합리적 범위를 고려해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며, 교육당국 역시 불가항력적 사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년 새해를 맞아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이 발표한 신년사에서는 공통적으로 학교 현장의 안정이 교육 정책의 출발점으로 제시됐다. 인공지능 전환과 학령인구 감소, 교육격차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교실과 학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신년사 전반에 깔려 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교권 보호와 행정업무 경감을 2026년 서울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정 교육감은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 행정 부담을 줄이고,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책임지고 대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 문화 조성 역시 핵심 과제로 언급했다. 교권 회복을 학교 운영 정상화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은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됐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학교가 교육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청의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고,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교원 업무 경감과 학교 지원 기능 강화를 통해 수업 중심 학교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경호 강원교육감과 임종식 경북교육감 역시 교사가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돼야 학생 교육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보장과 책임교육은 교권 회복과 함께 강조된 의제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학생의 배움 속도와 출발선의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학습 지원과 학습 안전망 강화를 약속하며, 기초학력 문제를 개별 교사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태희 경기교육감과 도성훈 인천교육감도 기초학력 보장을 교육청의 책무로 명확히 했다. 광역시 교육감들의 신년사에서는 기초학력 정책의 구체성이 두드러졌다. 이정선 광주교육감은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운영과 문해력 교육 강화를 통해 모든 학생의 기본 학습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고,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독서·인문교육을 기초학력 정책과 연계해 사고력과 표현력을 함께 키우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기본학력과 인성교육을 함께 강화해 학습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교육을 강조했다. 책임교육을 지역 단위 교육정책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확인된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한 아이의 성장을 지역과 학교가 끝까지 책임지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습 지원과 정서·생활 지원을 결합한 책임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배움의 속도와 삶의 여건이 다른 학생들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 지원을 통해 공교육의 책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역시 교육 격차 해소와 학생 성장을 지역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제시했다. 세종·충청·전북 지역에서도 책임교육과 교육안전망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구연희 세종교육감 권한대행은 학습·정서·생활을 통합 지원하는 책임교육 체계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고,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맞춤형 지원을 통해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은 기초학력과 문해력을 모든 학생의 기본권으로 규정하며 전북형 책임교육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래교육과 관련해서는 기술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 접근이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AI 활용 역량과 함께 비판적 사고력과 인문 소양을 갖춘 시민 양성을 강조했고, 임태희 경기교육감과 도성훈 인천교육감도 AI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되 교육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과 천창수 울산교육감 역시 디지털 전환 속에서도 학생의 정서와 관계 회복을 중시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수업 시간 중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국내외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단순한 이용 제한을 넘어 청소년의 디지털 시민 역량을 기르는 교육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규제 중심 정책만으로는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과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발간한 KEDI BRIEF ‘청소년의 스마트폰·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논의와 교육적 시사점’에서 2026년 3월부터 국내에서 시행 예정인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 정책과 함께 주요국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동향을 분석하고, 향후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해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수업 시간 중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교육청과 학교는 학칙과 운영 지침을 통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학습 집중도 제고와 교실 내 질서 회복을 정책 취지로 제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한 소셜미디어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최소 이용 연령을 15세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일부 주와 유럽연합 역시 플랫폼의 알고리즘 설계와 알림 기능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청소년 보호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규제 흐름이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 수면 장애, 학습 집중력 저하 등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했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와 자기결정권 침해,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복합적인 쟁점을 동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주(州) 단위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법이 위헌 소송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으며, 영국과 호주에서는 연령 확인 과정에서 개인정보 과다 수집과 우회 접속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수업 중 스마트폰 일괄 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교육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과 함께 학생의 자율성과 자기통제력 형성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도 병존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 휴대전화 일괄 수거를 기본권 침해로 판단한 이후에도, 상당수 학교가 현장 관리의 필요성을 이유로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규제의 초점을 ‘금지’ 자체에 둘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디지털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체계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통제 수단으로서의 규제는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온라인 윤리, 정보 판별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 연수 강화와 교육과정 내 디지털 시민성 교육의 체계적 설계도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핵심 역량으로 명시돼 있지만, 디지털 윤리와 정보 보호 영역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다뤄지고 있어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인식하는 능동적 디지털 시민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전략이 전환돼야 한다”며 “스마트폰 사용 금지와 같은 규제 정책은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개정된 ‘2026년 보육사업안내’를 2026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2026년도 보육사업안내’에서는 개정을 통해 ▲야간연장 보육료 지원 시간 한도 폐지 ▲24시간 어린이집 지정 대상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운영 조건 완화 등이 담겼다. 또한 어린이집의 안정적인 운영 지원을 위해 현재 적용되고 있는 유아반 인건비 지원을 위한 반별 재원아동 수의 최소 기준 완화, 원장의 보육교사 겸임 특례 적용의 기한을 각각 2027년 2월, 2026년 12월까지로 연장했다. ‘보육사업안내’는 어린이집 운영·관리에 대한 제반 사항 및 어린이집 제도 전반에 대한 소개 등을 담고 있는 안내서다. 보육사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어린이집 운영자 및 이용자(보호자 등)의 편의를 위해 마련됐다. 보육사업안내는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개선하고, 원활한 사업 운영과 이용 편의 도모 등을 위해 매년 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6년도 보육사업안내 개정을 위해 17개 시도·유관기관 및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8월부터 9월까지 개정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내부 검토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한국보육진흥원, 어린이집안전공제회,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간담회를 거쳐 개정 내용을 확정했다.
2026년 교원의 교육활동과 학교 안전을 둘러싼 교권 보호 제도가 일부 개선된다. 교권 침해 논란과 학교 안전사고가 반복돼 온 가운데, 올해 시행되거나 시행을 앞둔 관련 법·제도는 교원의 법적 책임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고, 학교 현장에서의 대응 기준을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교원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주요 변화 내용을 살펴본다. 우선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면책 기준이 바뀐다. 개정된 학교안전법에 따라 교직원이 ‘안전사고 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안전사고와 관련한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정비됐다. 면책 대상에는 학교장과 교원은 물론 보조인력까지 포함된다. 그동안 사고 발생 시 책임 기준이 불명확해 교원이 법적 부담을 떠안아야 했던 구조를 개선하려는 취지다. 안전사고 발생 시 대응 절차도 올해부터 보다 명확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사고 발생 시에는 상황 파악과 안전조치를 우선하고, 이후 상황 정리와 보고가 이뤄지도록 단계가 정리됐다.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근 교직원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간단한 처치를 시행한 뒤 학교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자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이송하며, 부득이한 경우 교직원이 동행할 수 있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 도착 전까지 가능한 응급조치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면책 기준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전조치 기준과 면책 요건이 법령과 매뉴얼에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교육활동과 관련해 발생하는 소송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을 제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수업 환경과 관련해서는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 기준이 올해 3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개정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수업 시간 중에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의 사용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학교는 수업 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학생의 스마트기기를 일시적으로 수거·보관할 수 있도록 학교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수업 목적상 필요하거나 응급 상황, 천재지변 등 긴급한 경우에는 교사의 판단에 따라 예외적으로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학교 현장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학교 규칙 개정과 기기 수거·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책임 문제를 학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의 인력 지원과 행정 부담 완화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제도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즉각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역시 올해 3월 시행을 앞두고 교원의 역할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담임교사와 교과교사는 학생의 학습, 심리·정서, 행동, 복지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복합적인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원 대상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교 학생맞춤통합지원위원회나 학교장에게 지원 심의와 연계를 요청하게 되며, 교육청과 지자체, 유관기관이 연계된 통합 지원 체계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교총은 학생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원의 역할이 ‘발견과 연계’에 한정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학생 지원을 이유로 교원의 책임과 업무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지원 체계 전반에서 교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바뀌는 교권제도와 관련해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올해 시행되거나 적용될 교권 관련 제도는 교원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법적 책임을 개인이 떠안아 왔던 구조를 개선하려는 방향”이라며 “각 제도가 현장에서 혼선 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 제시와 함께 교육청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권 보호 제도가 또 다른 행정 부담이나 분쟁의 출발점이 되지 않도록 시행 과정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교육부가 학생 마음건강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종합대책을 내놨다. 교육부는 고위기 학생에 대한 집중 대응부터 예방·회복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학생 중심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 단 한 명의 학생도 마음건강 문제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30일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최근 불안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학생 마음건강 문제가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기존 정책의 한계를 보완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방안은 ▲고위기 학생 집중 대응 ▲어디서나 상담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 ▲위기학생 조기 발견 및 예방 교육 확대 ▲위기요인 파악 및 학생 맞춤형 대응 강화 ▲학생 마음건강 보호 기반 강화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위기 상황 발생 이후의 사후 대응을 넘어, 사전 예방과 조기 발견 중심의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고위기 학생 지원 강화를 위해 정신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개입하는 ‘정신건강전문가 긴급지원팀’을 현재 56개 팀에서 2030년까지 100개 팀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전국 176개 모든 교육지원청을 빈틈없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병·의원 진료·치료비 지원에 한정됐던 ‘학생 마음바우처’의 지원 범위를 외부 전문기관 상담비까지 확대해, 고위기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치료 이후 학교로 복귀하는 학생의 안정적인 적응을 돕기 위한 조력인 제도도 도입한다. 퇴직 교원, 사회복지사, 학부모 봉사자 등이 참여해 학생의 학교 적응과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학생 멘토링과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제도는 2026년 발의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학생 마음건강 지원법’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상담 접근성도 대폭 강화된다. 교육부는 2030년까지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인력을 100% 확보하고, 상담을 통해 위기학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상담 인력 연수를 체계화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매년 200명의 학교 상담 리더를 양성한다. 아울러 24시간 비대면 문자 상담 서비스 ‘다들어줄개’에 전화 상담망을 신설하고, 이용 대상을 학부모까지 확대한다. 학생이 전학하거나 상급학교로 진학할 경우에도 심리지원이 단절되지 않도록 상담 기록 관리 체계도 개선한다. 그간 학교별로 개별 관리되던 상담 기록을 표준화하고, 정보시스템을 통해 연계·관리함으로써 심리지원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위기학생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 선별검사를 보다 촘촘하게 운영하고, 수시 검사 도구인 ‘마음이지(EASY) 검사’를 활성화한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셀프 검사 도입도 검토한다. 또한 사회정서교육 시수를 확대하고, 발달 단계별 사회정서역량 진단 도구를 개발·보급해 예방 중심의 마음건강 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생 마음건강 악화 요인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도입하고, 학생 자살 원인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기 위한 전문가 참여 심리부검도 시행한다. 교육부는 안정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학생 마음건강 지원비’ 항목을 신설하고, 관련 제도 전반을 포괄하는 학생 마음건강 지원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총은 같은날 논평을 내고 교육부의 이번 대책이 학생 마음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종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중심의 제도적 접근만으로는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교총은 학생 자살률이 성인과 함께 OECD 국가 중 1위라는 국가적 불명예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육부 학생 자살 현황 자료를 근거로, 역대 정부가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음에도 학생 자살률이 뚜렷하게 감소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학생 자살의 원인이 우울과 충동 등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가정문제, 정신과적 문제, 경제적 어려움, 학교폭력과 또래관계 등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학교 예방과 교사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 자살 원인 가운데 가정문제와 정신과적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 밖 영역과 연계된 사회적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제도 신설과 계획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지원 체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이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학생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이나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재난”이라며 “학생 자살 원인 1위인 가정문제와 정신과적 문제는 학교와 교사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와 사회, 가정, 학교가 학생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함께 나설 때 비로소 변화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용인 손곡초(교장 정선이)는 아침 시간을 활용한 건강 달리기를 1년간 꾸준히 운영하며 학생들의 기초 체력 증진과 바른 생활 습관 형성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은 12월까지 이어졌으며, 등굣길의 일상을 신체 활동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손곡초의 건강달리기는 등교 직후 짧은 운동으로 하루를 여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개인의 체력 수준에 맞춰 운동장을 이용하고, 안쪽은 걷기 구간, 바깥쪽은 달리기 구간으로 동선을 분리해 안전을 확보했다. 교직원과 학부모가 함께 현장을 관리하며 사고 예방에 나섰고, 미세먼지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날에는 실내 활동으로 대체해 운영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한 운영 방식도 눈에 띈다. 학교는 도달한 운동량에 따라 색깔이 다른 팔찌를 제공해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를 확인하도록 했다. 이는 기록 경쟁보다는 자기 관리와 단계적 도전을 강조해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프로그램이 1년간 이어지며 아침 운동은 학생들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건강달리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계속 참여하다 보니 아침에 운동하고 교실로 들어가는 흐름이 습관이 됐다”며 “하루가 더 규칙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정선이 교장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기초 체력은 성장의 토대”라며 “건강달리기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생활 습관으로 정착되도록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교총(회장 김영식·왼쪽 두 번째)은 29일 굿네이버스 대전충북사업본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은 세계시민의식 및 나눔인성 함양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아동과 교사가 상호 존중받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건전한 학교문화 확산을 목표로 한다. 주요 내용은 ▲건전한 학교문화 확산을 위한 인성교육 및 세계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홍보와 학교 현장 확산 지원 ▲교육 현장의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위기가정 발굴 및 긴급 지원, 협력체계 구축 등이다. 김영식 회장은 “이번 협약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며 “교원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아동과 교사가 서로 존중받는 안전한 학교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