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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디지털 시민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디지털 시민성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나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에서 책임감 있고 안전하며 윤리적인 태도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AI시대 더 중요해진 능력 디지털 시민성이 오늘날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우선 사이버 폭력이나 허위 정보 유출, 개인 정보 침해, 저작권 위반 등 다양한 문제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다.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최근 3개년 동안 사이버 폭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둘째,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지식과 정보를 분별하며, 타인과 더불어 협력적으로 소통하는 민주시민을 길러낼 필요가 있어서다. 2024년 정보통신부 설문조사에서 국민 39%가 가짜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 중 42%가 가짜뉴스를 판별하지 못한다. 민주시민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바르고 정확한 뉴스의 전달자 역할을 한다. 셋째, 책임감 있는 정보 생산자를 육성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구분되지 않는다. 누구든 정보의 크리에이터 역할 수행이 가능하고 그들의 영향력이 매우 강해졌다. 디지털 시민성은 자율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자유와 평등, 인권과 상호 존중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 교육에서 디지털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디지털 시민성 함양에 대한 교사의 공통된 비전 공유가 선행돼야 한다. 디지털 시민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교과에서 학생 상호간 협력적 소통과 성찰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또 수업에서 에듀테크 활용의 방법론적 측면만 강조하지 말고 그것을 통해 학생이 어떠한 역량을 함양하게 되는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한다. 둘째, AI가 기반이 된 사회에서 AI 자체가 아닌 사람에 기반을 둔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AI 자체를 자칫 ‘좋은 것’, 혹은 ‘나쁜 것’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AI는 가치중립적이다.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공동체 상생 위한 인식부터 디지털 시민성 교육은 디지털 시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 혹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와 더불어 상생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 시민은 온·오프라인 세계를 통합적으로 인식하고 타인 존중과 양심의 가치를 실천해 자신을 둘러싼 디지털 환경을 자신의 역량 함양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디지털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이자 성숙한 디지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경북 구미에 위치한 한 중학교 강당에 2학년 학생들이 자리를 잡았다.(사진)중·고 연계 진로진학 강연회 ‘고등어 날다’를 듣기 위해서다. 50여 분간 진행된 강연에서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강사의 말에 집중했다. 강연 중간 진행된 돌발 퀴즈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강연을 주최한 것은 경북 구미 경구고(교장 최종운) 교사들로 구성된 ‘경구진로진학연구회’. 강연명 ‘고등어 날다’는 ‘고등학교 선생님 어깨 위에서 진로의 날개를 펴다’의 줄임말이다. 연구회는 지난 2019년 시작했다. 당시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열기가 불었다. 학생부 기재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지방에 있는 중·고생들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했고, 그만큼 준비도 미흡했다. 특히 관내 중학교 학생들이 뒤처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들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교사들이 모여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변화를 안내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지역 중학교 학생들에게 제공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교과별 전문성과 더불어 교과간 융합을 추구하는 연구회는 현재 교과별 교사, 사서교사, 위클래스 전문 상담사 등 10명의 교사가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시작한 강연회는 올해로 7년째를 맞이했다. 매년 3~5월 지역 중학교로부터 신청을 받아 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고등학교 생활 특성, 교육과정 및 입시제도 변화 등의 내용을 안내한다. 초기엔 인근 중학교의 진로 동아리나 희망 학급대상10~20명 규모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구미시 전역에서 신청이 몰릴 만큼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중단되는 위기도 겪었지만, 올해만도 4개교 550명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특히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강연회 실무를 맡고 있는 홍성곤 교사는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에는 내신 관리, 과목 선택 전략, 입시제도 변화 등 보다 구체적이고 수준 높은 질문이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연구회는 현재 중학생 대상 강연회뿐만 아니라 교내 학생을 위한 진로·진학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사회 각 분야 전문가 초청 강연회 개최를 개최하고, 청소년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한 ‘청소년 앙트러프러너십 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한다. 이를 동아리 활동, 경제 수업에 적용함으로써 진로 탐색과 자기계발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는 교권 침해와 교사 번아웃에 대해 대응하고자 ‘교사가 행복해야 교실이 행복하다’는 슬로건 아래 교원 대상 심리 회복 프로그램 ‘心쉼해 : 마음쉼 해’를 새롭게 기획했다. 도서 읽기를 통한 문학 치료, 심리상담 전문가와의 슈퍼비전, 도자기 물레체험 등을 통한 예술치료,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을 경험하는 ‘배워 봅시다’ 등이 세부 프로그램이다. 참여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아 향후 더 많은 교사가 함께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운 교장은 “바쁜 학교생활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며 “공교육의 위기 우려와 사교육 의존이 심화되는 시대에 우리 연구회가 단순한 교사 동아리 활동을 넘어 공교육의 빈틈을 메우고 그 가치를 확장해 나가는 교육 공동체로 자리 잡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거주 중인 한인 부부가 ‘페이스북’에 지난달 1일(이하 현지시간) 개설한 ‘Columbia County NO Bullying’(컬럼비아 카운티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제목의 ‘공개 그룹’(커뮤니티)이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부부는 지속적인 학폭 끝에 9월 25일 11세의 어린 나이로 스스로 세상을 등진 에이든 리(이현경)의 학부모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컬럼비아 카운티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만들어진 이 모임은 소중한 자녀, 학생, 그리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모든 행위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자녀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저희가 괴롭힘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공유해 주세요. 자녀가 괴롭힘을 목격했다면, 공유해 주세요"라고 밝히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인원이 꾸준히 늘어 12일 기준으로 202명이 가입했다. 가입자들은 이 군의 죽음을 추모하며 학폭 근절과 관련된 글을 게재하고 있다. 조지아주 컬럼비아 카운티 할렘중에 재학 중이던 이 군은 앞서 9월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이 군의 학부모는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이후 제보 등을 받아 상급생에게 괴롭힘에 시달리며 치료까지 받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파악했다. 지역사회는 유가족 돕기에 나섰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서 장례비를 모금하고, 이 군이 재학 중이던 학교 앞에서 학폭 근절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애도 기간 동안 이 군을 추모하는 파란색 밴드를 착용했다. 작년 인근 지역에서 13세 여학생의 학폭 사망 사건 충격이 가시기 전에 재발한 것이라 더욱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컬럼비아 카운티 자살 방지 단체는 "컬럼비아 카운티 교육청이 이번 비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지역에서 청소년 14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컬럼비아 카운티 교육청은 "학폭에 대해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청소년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군의 부모는 학폭 근절을 위해 힘쓰겠다는 반응이다. 이 군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익명의 한인은 "이군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부모들이 학폭 방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인사회 동참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대학에서 여성 저술 책으로 가르치는 것을 모두 금지했다. 영국 BBC방송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프간 고등교육부는 자국 내 각 대학에 금지 도서 679권의 목록을 담은 공문을 보내 이들 책을 없애도록 했다. 공문은 이들 도서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금지 도서 목록에는 ‘화학 실험실 안전’ 등 여성이 저술한 책 140권 정도가 포함됐다. 금지 도서를 선정한 고등교육부 산하 위원회의 한 위원은 BBC에 "여성이 쓴 모든 책은 가르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이슬람 종교학자 등으로 구성됐다. 탈레반 당국은 인권, 민주주의, 여성학 등 다양한 주제의 18개 과목도 샤리아에 위배된다면서 이들 과목을 폐지하도록 대학에 지시했다. 200여 개의 다른 과목에 대해서도 폐지를 검토 중이다. 탈레반은 2021년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뒤 여성 인권을 억압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이 중학교 이상 고등교육을 받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취업이나 남성 보호자 없는 외출을 막고 있다. 작년에는 여성이 집 밖에서 얼굴은 물론 목소리를 노출하는 것도 금지하는 법을 발표했으며, 몇 안 되는 여성 대상 고등교육 과정인 조산사 교육과정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번 금지 도서 목록에는 여성 작가의 책뿐만 아니라 이란인이 썼거나 이란에서 출판된 책 310권도 포함됐다. 한 금지도서 선정 위원은 "이란 관련 내용이 아프간 교육과정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BBC에 설명했다.
일본이 대학 학부와 대학원 석사 과정을 5년 만에 수료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은 중앙교육심의회 회의에 이런 방안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규정 개정 등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5년제의 제도화는 내년 도입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대학 측이 학부 단계부터 학생들에게 석사 과정의 학점을 미리 이수하게 하거나 학부는 그대로 운용하고 석사를 1년 만에 수료하게 하는 방식 중 하나를 택하게 해 문부과학성이 대학별 계획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학사와 석사 과정을 5년 만에 끝마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화는 대학원 진학을 늘려 전문성을 갖춘 인재 배출로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일본은 현재 일부 대학에서 제한적으로 성적 우수 학생 등에만 학사와 석사를 5년 만에 수료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제를 운용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학부는 4년이고 석사는 2년 과정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 85%가 전체 난이도에 대해 어려웠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EBS가 수능 종료 후 고교강의 사이트(ebsi.co.kr)에서 진행한 체감난이도 설문조사 결과다. 13일 20시 기준으로 4019명이 응한 결과를 살펴보면 ‘수능시험의 전체적인 체감 난이도는 어떠했습니까?’ 질문에 ‘어려웠다’고 답한 비율은 84.6%로 집계됐다. 이 중 ‘매우 어려웠다’는 44.6%, ‘약간 어려웠다’는 40.8%다. ‘보통이었다’는 11.3%, ‘약간 쉬웠다’는 1.7%, ‘매우 쉬웠다’는 1.5%다. 영역별로 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어려웠다’는 응답율은 국어에서 84.1%로 가장 높게 나왔고 영어 70.0%, 수학 52.1%로 뒤를 이었다. ‘매우 어려웠다’ 비율 역시 국어 54.1%, 영어 36.2%, 수학 24.8% 순이다. 수학의 경우 응답 비율에서 ‘보통이었다’가 32.4%로 가장 높았다. ‘한국사’를 제외하고 주요 과목 가운데 ‘어려웠다’보다 ‘보통’ 이하가 더 높게 나온 영역은 수학이 유일하다. 주요 대학이 자연계열에서 과학탐구(과탐)과 사회탐구(사탐)의 구분 제한을 풀면서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사탐으로 몰리는 ‘사탐런’이 이번 수능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한 ‘탐구영역’ 설문 조사에서 ‘어려웠다’는 응답율은 ‘사탐’이 66.1%, ‘과탐’이 33.6%로 드러났다. 다만 ‘해당 시험을 보지 않았다’ 항목에서 사탐은 20.8%인 반면 과탐은 54.5%여서 시험에 응한 비율로 따지면 비슷한 수준의 체감 난이도로 분석된다. 이날 20시 기준으로 'EBSi'에서 집계된 수능 예상 등급컷은 국어의 경우 ‘화법과작문’ 90점, ‘언어와매체’ 85점이다. 수학 예상 등급컷은 ‘확률과통계’ 91점, ‘미적분’ 87점, ‘기하’ 88점이다.
14일 춘천지방법원은 2022년 11월 강원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 안전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솔교사에게 금고 6개월에 대해 선고를 유예하고, 인솔 보조교사는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과 관련해 한국교총과 강원교총, 교총 2030청년위원회, 교총 교사권익위원회 등은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판결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강주호 교총회장은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인솔 교사가 1심의 당연퇴직형(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면하고 교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다행이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점은 50만 교원과 함께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감보다 교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과 불안감이 교육 현장에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교사가 수 백쪽에 달하는 매뉴얼을 준수하고 살얼음판을 걷듯 최선을 다해 학생 안전에 유의해도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대해 형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결국 이번 판결은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라는 현행 학교안전법의 포괄적이고 모호한 면책 조항으로는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한계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13일 본회의에서 의결된 학교안전법 개정안이 6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될 당시 교육부가 마련한 안전사고관리지침에 따른 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사후 조치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실제 면책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보완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장재희 강원교총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선고유예는 결국 교사에게 책임을 물어 유죄를 인정한 판결이기에 교육활동 위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게 됐다”며 “교사의 헌신이 형사처벌로 돌아오는 구조 속에선 교육이 지속될 수 없으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체험학습은 결코 강요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재범 교총교사권익위원장도 “현장 교사들은 ‘내일도 아이들과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있으며,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문환 교총2030청년위원장도 “결국은 ‘유죄’라는 두 글자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며 “예측 불가능한 사고까지 교사의 잘못이 된다면 이는 교육이 아니라 ‘위험 감수와 생존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은 물론 유사 사건에 대해서도 당사자인 교원을 끝까지 지켜 낼 것이라며 소송비 지원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학생과 교원 모두가 안전한 교육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입장과 요구를 통해 ▲교원의견이 반영된 학교안전법과 명확한 지침 마련 ▲교육부와 교육청의 행정업무 경감 및 소송 국가책임제 제도화 ▲교원의 동의없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체험학습 강요 금지를 촉구했다.
2025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교권 보호와 학교폭력 근절은 매년 빠지지 않는 단골 의제이지만 올해도 통계는 개선보다 악화에 가까웠다. 수치는 냉정했고, 교실은 여전히 불안했다.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드러난 교권과 학교폭력의 현실은 대한민국 교육이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4234건에 달했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1197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가해 주체는 학생이 3773건, 학부모가 461건이었다. 침해 유형을 보면 생활지도 불응과 교육활동 방해가 29.3%로 가장 많았고, 모욕·명예훼손(24.6%), 상해·폭행(12.2%)이 뒤를 이었다. 교육활동에 대한 정당한 지도가 ‘침해 행위’로 둔갑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들의 상담과 치료 요청은 더욱 늘었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국 교육활동보호센터에 접수된 교원 상담은 3만7829건, 심리치료 건수는 3210건이었다. 단순한 갈등이나 민원 수준을 넘어 정서적 소진을 호소하는 교원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권침해 관련 소송비 지원 청구도 270건, 지급액은 8억8000여만 원에 이르렀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교권 전담 변호사가 배치된 곳은 38명에 불과해 교권 보호의 지역 편차도 뚜렷했다. 최근 6년간(2020~2025년 상반기)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받은 건수는 2436건에 달했다. 교사들이 학생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체벌 논란에 휘말려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생활지도가 곧 민원’이라는 말이 현장의 자조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정당한 생활지도’를 명문화했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아직 미약하다. 교원 자살자 수도 늘고 있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6월) 62명이 스스로 생을 마쳤다. 지난해 28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9명이 목숨을 끊었다. 명예퇴직자는 2024년 3119명으로 처음 3000명을 넘어섰다. 교육현장에서는 “더는 버틸 수 없다”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교직이 사회적 존중보다는 ‘리스크가 큰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우려도 깊다. 학교폭력은 수치상 다소 줄었으나, 유형은 더욱 복잡해지고 심각해졌다. 2024학년도 학교폭력 사안 접수 건수는 5만8502건으로 전년(6만1445건)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교육지원청 심의 건수는 2만7835건으로 오히려 3천여 건 늘었다. 이는 학교폭력의 양상이 단순 갈등을 넘어 심의가 필요한 중대 사안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폭력 유형별로는 신체폭력(1만3657건)과 언어폭력(1만2643건)이 가장 많았고, 사이버폭력(4534건)과 성폭력(4588건)도 급증했다. 온라인 단체방을 통한 괴롭힘이나 딥페이크 성희롱 등 새로운 형태의 폭력이 늘면서 피해의 양상도 다변화되고 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처리 기간은 절반 이상이 4주를 넘겼다. 피해 학생이 동시에 가해 학생으로 조치를 받은 ‘가해·피해 동시 부과’ 사례도 지난해 2260건에 달했다. 복잡한 관계 폭력이 증가하면서 피해자 보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편 학교폭력 전담 변호사는 대부분의 시도에서 4명 이하에 머물고, 학교전담경찰관(SPO) 1명이 평균 10개교 이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적 대응 인력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교총은 국감 자료 분석을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이 아닌 공존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교원심리치유센터의 기능 강화 ▲교권 전담 변호사 확충 ▲회복적 생활교육 지원체계 구축 ▲학교폭력 대응 전문 인력 확대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사가 지켜져야 아이들이 배우고, 학교가 지켜져야 교육이 살아난다”며 “국감에 나타난 통계를 바탕으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총 등 7개 교원단체는 13일 서울 영등포구국회 교육위원장실에서 김영호(왼쪽 세 번째) 국회 교육위원장을 만나 교원 정치기본권 회복 관련 입법 추진 및 사회적 공론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정치활동 금지 조항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교원은 공무원이자 시민으로서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밖과 근무 외 시간에 정치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강주호(오른쪽 세 번째) 교총 회장은 반대 여론이 높은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학교 안 지침과 규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교사가 학교 밖에서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결국 학교 교육과 학생·학부모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해외 선진국도 교사의 정당 활동을 허용하더라도 학교 안에서의 선거운동·정치 선동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표현, 공무담임권, 정치후원을 먼저 보장하는 단계적 추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교사라고 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으며, 학교 안에서는 중립을 지키되 학교 밖 정치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교원단체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이하 안전원)은 11일 경기 성남 지역 급식실 화재 피해 학교를 찾아 '회원과 함께하는 학교 재난 재발 방지 안전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번 캠페인은 충남 서산, 당진 지역에 이은 세 번째 현장 중심 안전 예방 활동으로, 해당 학교는 지난 5월 급식실 화재로 조리 공간이 전소해 약 5억 원 규모의 재산 피해를 입고, 급식실 운영에 차질을 겪었다. 이에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은 공제 급여 신속히 지급하는 등 해당 학교의 응급 복구를 지원해 지난 3일 급식실 운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날 한국교육시설안전원 허성우 이사장은 교육청 및 피해 학교 관계자 등 회원과 함께 화재 피해 복구 현황을 확인하고, 향후 급식실 화재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조리 설비 과열 및 기름 화재 ▲배기 후드 및 덕트 내 기름때 축적 ▲전기설비 과부하 및 누전 ▲인화성 물질 오용 ▲안전 수칙 미준수 등 주요 위험 요인에 대한 예방 관리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피해 학교 관계자는 “급식실 내 안전 사각지대를 사전에 점검하고 개선할 뜻깊은 기회였다”며 “학생들의 식사 공간이자 생활공간인 급식실의 안전 확보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허성우 이사장은 “조리 과정의 작은 부주의가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은 앞으로도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학교 급식 시설의 화재 예방 시스템을 강화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확산 속에서 교사는 단순한 기술 활용자가 아니라, 교육의 방향을 설계하고 학습의 질을 조정하는 ‘협력적 설계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8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교육개발원(KEDI) 제226차 교육정책포럼에서 강성국 선임연구위원과 이수환, 김택형 부연구위원은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교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연구진은 “AI가 교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이 교육의 본질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교사는 AI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학습자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재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교사의 역할을 ▲적극적 참여자 ▲비판적 평가자 ▲교육 기획자 ▲윤리적 책임자로 제시하고 “교사는 수업 설계와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로서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교육적으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의 응답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학습자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비판적 동반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생성형 AI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연구진은 “AI의 환각(hallucination)이나 편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라며 “교사가 이러한 문제를 식별하고 학습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교사가 직접 검토하고, 학습자의 수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교사는 AI가 제공하는 정보와 기능을 교육적 맥락 속에서 재구성하고 학습자의 수준에 맞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AI 기술의 발전은 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요구한다”며 “교사 역량이 단순한 도구 활용 능력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을 바탕으로 AI를 통제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AI를 활용한 교육은 교사와 기술의 협력적 관계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교사가 AI의 응답을 검토하고 교육적 기준에 맞게 선별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술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교사 주도의 학습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AI와 인간의 협력적 관계(Human-Centered AI)가 구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적 과제와 관련해 연구진은 교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지원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차원의 AI 교육 연구센터를 구축해 교사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교사 연수와 양성 제도에 AI 활용 교육을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현장 중심의 실습형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사들이 AI를 교육의 협력자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교사가 교육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주체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혈병과 싸우면서도 ‘수업일지’처럼 12개월간 삶을 기록한 아내 박정안 선생과 아내가 세상 떠나기 전 3개월간 이어 쓴 일기를 8년 만에 책으로 펴낸 우장문(64세, 전 숙지고 교사) 남편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 2017년 겨울, 서울성모병원 응급실. 누군가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라며 울부짖던 그 순간, 옆 침상에서 조용히 들려온 한마디가 있었다. “그래도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 그 말을 남긴 이는 고(故) 박정안 교사였다. 그리고 8년 뒤, 그 말을 책 제목으로 삼아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남편 우장문 교사다. 책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는 한 교사의 마지막 12개월을 담은 투병일기이자, 그 곁을 지킨 남편이 이어서 쓴 3개월의 기록이다. 교사로, 엄마로, 한 인간으로 살아낸 일상의 치열함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아내가 쓴 줄도 몰랐던 일기였습니다.” 우 교사는 아내의 일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기억을 또렷이 떠올렸다. “입원 후에 무료할까 봐 ‘완쾌되면 책으로 내자’고 제안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아내는 이미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고 있었더군요.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교사의 마지막 수업일지 박정안 교사는 백혈병 진단을 받고도 매일의 체온과 혈압, 병원 풍경, 학생과 자녀에 대한 생각을 꼼꼼히 적어 내려갔다. 병상에서도 ‘하루의 수업일지’를 쓰듯 일상의 질서를 놓지 않았다. “아내는 입원하면서도 ‘수업 교환도 못 했는데 어떡하나’ 걱정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남에게 피해 주는 걸 정말 싫어했지요. 천생 교사였어요.” 아내가 마지막 일기를 쓴 것은 2017년 12월 31일. 그로부터 스무 날 뒤, 펜을 이어받은 사람은 남편이었다. “아내가 더는 글을 쓸 힘이 없어서, 제가 대신 써 내려갔습니다. 완쾌되면 보여주려 했지만, 끝내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가 아내의 일기를 다시 펼친 것은 8년이 지난 뒤였다. “일기를 읽는 내내 심장이 조여왔어요. 병원 진료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8년이 지났어도 아픔은 그대로였지요.” 그 고통의 시간을 그는 걷기로 견뎠다. “이어폰을 끼고 빠르게 걷는 게 유일한 위로였습니다. 저를 스스로 바쁘게 만들었지요.” 책에는 세 자녀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아영, 윤명, 아란. “아들에게 일기를 컴퓨터로 옮겨보라 했지만,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 마음을 압니다. 몇 년이 지나서야 아이들과 상의했지요. ‘엄마를 위해 책을 내자’는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목차를 본 아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 눈물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한 마지막 불씨였다.“아이들이 각자 먼 곳에서 잘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엄마가 남긴 글이 그들에게 삶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정안 교사는 화가를 꿈을 접고 교직에 몸담은 지 35년이 넘었다. 조종고, 영북고, 수원정보고 등에서 상업 교과를 가르쳤다. “교사는 학생의 거울이라는 말을 늘 했어요. 복장 하나, 말투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았지요. 책임감이 몸에 밴 사람이었습니다.” 우 교사는 아내의 일기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한다. “가르친다는 건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병상에서도 교사로서의 품위를 지킨 아내는 제게 ‘삶으로 가르친 사람’이었습니다.” 꿈속의 하얀 파라솔 속 아내는 표지 그림으로 환생 “하얀 파라솔 아래, 아내가 서 있었습니다.” 아내가 떠난 뒤, 그는 몇 차례 꿈에서 아내를 보았다. “처음엔 무표정했지만, 어느 날은 하얀 해변의 흰 파라솔 아래 서 있었어요. 그때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정말 천국으로 갔구나’ 싶었지요.” 책의 표지 그림은 그 꿈속의 장면을 담았다. 화가 박수진 작가가 그의 꿈을 그대로 재현했다. 우 교사는 이 책을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남겨진 가족의 목소리’라 말한다. “아내는 병상에서도 아침을 챙기고, 아이들 걱정을 했습니다. 일상의 평범함이 얼마나 큰 기적이었는지, 아내의 글이 깨닫게 해줍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조용히 덧붙였다. “아내와 저는 딱 30년을 살았습니다. 2018년 결혼기념일 하루 전날, 4월 16일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59세. 지금도 그 30년이 제겐 한순간 같습니다.” 사랑으로 완성된 ‘교육 일기’이자 가족사랑 교과서 책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는 그래서 단지 한 가족의 슬픔을 담은 책이 아니다.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한 교사의 삶, 그리고 그 곁을 지킨 남편의 사랑이 기록된 한 편의 ‘교육 일기’이자 ‘부부의 연대기’다. 우장문 교사는 말한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가족이 사랑으로 뭉치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내가 마지막까지 보여준 삶의 품격이, 누군가에게 오늘을 더 단단히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를.”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그 완성일지도 모른다. 박정안 교사는 병상에서도 ‘삶을 가르쳤고’, 남편 우장문 교사는 그 삶을 ‘기록으로 가르쳤다’. 그들이 함께 쓴 이 책은, 결국 ‘사랑의 교과서’였다.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 박정안·우장문 지음 | 북랩출판사 | 2025년
저희 교실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 간의 작고 사소한 다툼이 일어납니다. 민서(가명)는 늘 정우(가명)가 괴롭힌다고 울거나 이르면서 찾아오고, 정우는 다른 친구들과도 갈등이 종종 있는 아이라 이럴 때면 민서 이야기를 듣고 정우를 제지합니다. 이런 일이 4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다 보니 이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이 일도 곧 끝나겠구나’ 하다가도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민서는 정우가 괴롭힌다며 도와달라고 찾아오고, 정우는 억울하다고 오히려 큰소리치고, 저는 두 아이를 중재해 보려고 하지만 결론은 두 아이 모두 저에게 원망만 쏟아냅니다. 민서 보고 혼자 알아서 하라고 할 수도 없고, 정우는 다른 아이들과도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기에 혼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민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너무 심각한 문제가 아니면 저한테 오기 전에 직접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어떤 날은 둘 다 밉기도 합니다. 저는 두 아이 모두 잘 도와주고 싶은데 제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사연자: 권은정(가명) 교사) 선생님들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생활지도 업무 외에도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중재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교사에게 찾아와 “선생님, 누가 이랬어요” “선생님, 누가 저 괴롭혀요” “선생님, 쟤가 저 놀려요” 등 이렇게 말하는 아이는 정해져 있는 편입니다. 놀리거나 괴롭히는 아이 역시 정해져 있는 편이지요. 그러다 보니 한 아이가 와서 다른 친구가 괴롭힌다고 호소하면 가서 중재를 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누구야. 친구 놀리지 마”라든지 “누구야. 그런 행동 하는 게 아니야”와 같이 말입니다. 이 때 문제는 그렇게 해서 행동이 고쳐지면 너무도 좋겠지만 보내주신 사연처럼 유사한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장면에는 3가지의 역할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괴롭히는 아이’와 선생님께 ‘의존하는 아이’ 그리고 ‘지쳐버린 중재자’ 이렇게 말이죠. 아이들 성향 바로 알기 선생님께서 잠시 멈춰서서 관찰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저 아이가 겪는 갈등 상황에서 나는 어느 시점에 등장했지?’라는 것을 우선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후, 이야기를 들어주실 때, A는 나한테 늘 무언가 호소하는 아이, B는 늘 억울하다고 하는 아이로 설정해봅니다. “선생님, 얘가 저를 놀려요”라고 말을 하는 A라는 아이, 즉 놀림을 당하는 아이는 대체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놀림을 당했다고 찾아오는 아이는 대체로 자기 감정을 어른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높은 아이입니다. 불편하면 표현할 줄 알고, 도움을 청할 줄 압니다. 반대로 늘 억울하다고 하는 아이는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기술이 부족한 아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들과 관계를 잘 다룰 줄 모르기 때문에 사회적 신호를 잘 읽지 못하고 갈등의 주동자가 되다 보니 자주 혼나는 역할에 익숙해져 있고, 자기 방어도 서툽니다. 그런데 교사가 이 장면에 매번 ‘심판’으로 등장하면, 의존적인 아이는 점점 교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억울한 아이는 “어른은 항상 저쪽 편이야”라는 인식을 강화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때 선생님께서는 ‘무조건적으로 누군가의 편을 들어야 한다’ 또는 ‘A가 도움을 요청했으니까 A의 말을 들어주고 내가 B를 혼내야 해. B에게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줘야 해’라는 생각부터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 갈등과 유사한 모습을 우리는 가정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째가 놀고 있을 때 둘째가 끼어들면, 첫째는 짜증을 내고, 둘째는 울고, 그때 엄마가 등장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먼저 갑니다. 첫째는 ‘내가 아무리 말해도 부모는 내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경험을 쌓게 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학교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선생님은 왜 쟤 편만 들어요” 또는 “다들 내 말만 안 들어”와 같이 말입니다. 그러면 교사는 이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주기 그렇다면 교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우선 멈추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의 호소를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움직이지 말고, 우선 멈춰서 듣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누가 그랬어?” “그럼 내가 가서 혼내줄게”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니?”를 물어봐주시는 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그런 후 아이가 “그 친구가 놀렸어요”라고 말하면, “그랬구나. 속상했겠구나”까지만 반응을 보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은 “그래서 선생님이 가서 혼내줄게”가 아니라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하고 싶니?”라는 질문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00이가 저를 자꾸 놀려요. 못하게 해주세요”라고 합니다. 이때 교사는 다시 멈춰야 합니다. 바로 달려가서 “00아! 친구 놀리지 마”라고 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면 좋습니다. “민서는 정우가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렇다면 정우한테 놀리지 말라고 말해봤어?”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어떤 대처를 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많은 아이가 “했어요”라고 답하지만 실제로는 “싫어” “그만해”와 같이 소극적인 표현을 하는 것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싫다는 감정표현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교사는 아이와 함께 연습해야 합니다. “그 말은 싫어. 나한테 그런 별명 부르지 마” “그건 장난이라도 듣기 싫어”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연습하는 겁니다. 그 후 교사는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방금 연습한 것처럼 해볼 수 있겠어? 그리고 네가 해보고 나서 혹시 안 되는 것이 있으면 그때 선생님한테 물어봐주면 좋겠다”라고 하시며 아이를 돕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을 돕고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습관적으로 아이가 요청할 때마다 재빨리 해결사가 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이와 선생님 모두를 위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은 아이의 대리인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해결사보다 안내자 되기 물론 아이들의 갈등을 다루다 보면 직접 중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무엇보다 공평한 발언의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한테 말해줄래?” 이 한마디로 시작해서, 두 아이에게 각각 3분씩 말할 기회를 줍니다. 그리고 반드시 명시적으로 공정성을 언급하세요. “지난 번엔 A가 먼저 말했으니까, 오늘은 B가 먼저 말해볼까?”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은 ‘선생님은 공평하다’는 신뢰를 갖습니다. 이야기를 들을 때는 판단하지 않고 요약하기만 하세요. “그랬구나. 네가 그런 말을 들었구나. 그래서 속상했겠네” 그게 전부입니다. 그 다음에 교사는 “이런 말은 누구에게나 상처가 되는 말이라서 우리 반에서는 쓰지 말자” “친구와 놀고 싶을 때는 이렇게 말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즉, 평가가 아니라 교육으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교실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목적은 교과 내용의 학습뿐 아니라 관계를 배우고, 갈등 해결 방법을 배우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연습해가면서 아이들은 ‘어른이 대신 해결해 주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당부는 아이들이 선생님께 하는 모든 호소나 갈등을 모두 해결해 주려고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갈등을 경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때로는 교사가 개입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교육입니다. “이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그래도 어렵다면 방법을 알려주고 다시 보내는 겁니다. “너 그 말이 힘들었다면, 다음엔 이렇게 말해볼까?” “그래도 안 되면 그때 다시 와”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내가 먼저 해볼 수 있다’는 경험을 쌓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상황을 읽어주려고 했다는 것만으로도 교사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경우가 많습니다. 멈춰서서 아이가 스스로 자라는 시간을 지켜봐 주는 선생님이 되어 보는 것. 선생님께서 모든 것을 다 책임지려 무리하지 않는 것. 내년 선생님의 목표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질문 있나요?”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치지만 입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우리는 질문이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여전히 두렵다. 엉뚱한 걸 물었다가 웃음거리가 되거나 선생님이 “그건 이미 배웠잖아” 하실까 봐 망설인다. 질문은 탐구의 시작이자 생각을 여는 열쇠지만 두려움이 앞서면 아무리 좋은 수업도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놀이 기반 질문 수업, ‘까바놀이’와 ‘까만놀이’다. 놀이라는 형식을 통해 질문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자연스럽게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까’로 바꾸는 놀이 놀이 기반 질문 수업의 첫 단계는 까바놀이다. 평서문을 의문문으로 바꾸는, 말 그대로 ‘까’로 바꾸는 놀이다. 예를 들어 A학생이 “여우는 스프를 먹습니다”라고 말하면, B학생은 “여우는 스프를 먹습니까?”로 바꾼다. 이번에는 B학생이 “두루미는 화가 났습니다”라고 하면, A학생이 “두루미는 화가 났습니까?”로 바꾼다. 이처럼 서로 번갈아 문장을 바꾸는 간단한 놀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까바놀이는 상대의 말이 틀렸더라도 그대로 받아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 규칙이다. 틀렸다고 지적하지 않고, 그저 말의 형태를 바꾸어 주는 것이다. 놀이기 때문에 틀려도 괜찮고, 웃어도 괜찮다. 그렇게 웃으며 놀다 보면 질문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질문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 왔는지도 모른다. 질문은 정답을 찾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여는 열쇠다 놀이로 배우는 수용과 사고 까바놀이는 단순히 문장의 형태만 바꾸는 활동이 아니다. 이 놀이의 진정한 가치는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사고를 심화하는 과정에 있다. 짝이 그림 속 두루미의 표정을 보고 "두루미가 화가 났습니다"라고 표현했을 때 다른 짝은 "어, 나랑 생각이 다르네. 나는 두루미가 부끄러워하는 줄 알았는데, 친구는 어느 지점에서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걸까?"라고 생각하지만 까바놀이의 특성상 그대로 받아들여 질문으로 되돌려줍니다. "두루미가 화가 났습니까?"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해석이 담긴 문장을 말한다. "두루미가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를 "두루미가 부끄러워하고 있습니까?"로 답하면 상대가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알게 된다. 이렇듯 까바놀이는 생각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준다. 놀이를 하다 보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합리적 의심을 품게 되고, 그 결과 두 학생 모두 그림이나 자료를 한 번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비판하기 전에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고, 그것을 다시 해석하여 자신의 언어로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또한, 교실에서는 질문에 대해 "잘했다" "못했다" 혹은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지 않게 된다. 질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 경험은 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전한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 주어, 배움의 엔진이 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동하게 도와준다. 짝과 함께 질문 만들기 다음 단계는 까만놀이다. 이번에는 질문만으로 대화한다. 여기서는 답을 찾지 않는다. 짝과 함께 질문만 주고받는다. ①여우는 두루미를 잡아먹지 않고 왜 대접했을까? ②두루미와 친해지고 싶었는데 방법을 잘 몰랐던 건 아닐까? ③ 두루미는 여우에게 왜 못 먹는다고 말을 못했을까? ④내가 두루미였다면(여우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답을 말하지 않았지만 질문 속에는 이미 생각의 방향이 담겨있다. 질문을 통해서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의 '모욕 → 복수'라는 직선적인 인과관계의 판을 뒤집는다. 복수와 갈등이 아니라 관계 회복과 갈등 예방으로 재정의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만든 다양한 질문을 통해 텍스트에 숨겨진 것을 찾아낸다. 작가가 제시한 교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구성해 나간다. 교실은 이제 교사가 정답을 확인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질문이 서로를 자극하며 더 큰 질문을 낳는 탐구의 장으로 변한다. 까바놀이와 까만놀이는 학생들이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질문 놀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도와준다. 양경윤 창원한들초 수석교사 '질문수업 어떻게 시작할까' 저자
김창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교수)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탐런’ 변수와 관련해 “선택과목 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사탐런은 2025학년도부터 상당수 대학의 자연계열 수능 탐구 선택과목 제한 폐지와 함께, 해당 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이 학습 부담에 따라 과학탐구(과탐) 대신 사회탐구(사탐)를 더 많이 선택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이날 김 위원장은 “애초에 세운 목표 난이도에 따라 작년 수능 기조와 올해 6월·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해 문제를 출제한다면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전체적인 출제 방향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타당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뜻하는 ‘킬러문항’은 이번 수능에서도 배제 원칙이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과정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 교육과정의 핵심적인 내용일 경우, 기존 시험에서 다뤄졌더라도 필요하다면 질문의 형태와 문제 해결 방식을 바꿔 출제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강조했다. EBS 연계율에 대해서는 "문항 수 기준으로 50% 수준에서 연계 체감도를 높여 출제했다"고 전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1300여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올해는 55만여 명이 지원해 7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시험은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해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한국사·탐구, 5교시 제2외국어·힌문 순으로 진행된다. 성적은 12월 6일 통지 예정이다.
제1회 도산인상은 1996년 서울대 손봉호 교수에 이어, 2회, 김종일(가나안농군학교 교장), 3회, 안병욱 교수, 4회, 정팔기, 5회, 류달영 교수가 수상하였으며, 2025년 교육부문에 박주정, 경영 정석현, 사회통합 부문에 한용회 이사장이 수상하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탄신 147주년을 맞이하며, 우리는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선생을 흠모하는 사람들은 지금 한국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묻는 시간이었다. 한국 정치는 혼란스럽고, 행정은 소극적이다. 국제화된 스캠 조직이 국경을 넘어 청년을 노리고, 청년 일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집은 멀고, 돈은 빠르게 사라지며, 준법의식은 희박해진다. 지방은 소멸의 길 위에 있고, 청년은 가난과 불안 속에서 내일을 찾지 못한다. 마치 절망의 골짜기를 지나고 있는 듯하다. 대학을 나와도 ‘첫 직장’을 찾기 어렵고, 설령 일자리를 얻어도 ‘평생 직장’은 요원하다. 통계청은 올해 들어 청년 실업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의 채용은 줄고, 공공기관의 문도 닫히고 있다. 배움의 길 끝에 선 청년들이 마주한 것은 냉혹한 현실이다. 사회 갈등이 심각하여 분열하고 있는 이 시대를 보며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민족의 스승,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도산은 나라가 무너진 절망의 시기에도 ‘배움이 곧 힘’이라 믿었다. 그리고 행동했다. 그는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는 마음과 노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산 선생은 젊은이들에게 호소하는 글을 쓰고 연설을 많이 하였다. 그 연설을 들으며 생존해 계신 김형석 교수님이 그 증인이시다. 선생의 주장은 젊은이들에게 확신을 주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힘의 산물'이다. 힘이 작으면 일을 작게 이루고 힘이 크면 크게 이루며, 만일 힘이 없으면 일은 하나도 이룰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자기의 목적을 달하려는 자는 먼저 그 힘을 찾을 것이다.1924. 4. 정년에게 호소함 편지글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경구다. 인물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와 실천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11월 7일 열린 제36회 ‘도산의 밤’은 그 정신을 다시 불러낸 자리였다.도산아카데미는 그 정신을 이어, 정직과 통합, 그리고 사랑의 실천을 통해 건강한 사회와 품격 있는 시민을 길러내는 일에 앞장서고 다짐하기 위하여 모인다. 참석자들은모든 활동이 도산의 무실·역행·충의·용감정신 위에 서 있음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다. 도산의 ‘무실(務實)·역행(力行)·충의(忠義)·용감(勇敢)’의 뜻을 기리며, 도산아카데미는 1996년부터 ‘작은 도산’을 찾아 도산인상을 수여해왔다. 올해 교육 부문 수상자는 박주정 전 광주광역시교육청 서부교육장이다. 박 수상자는 ‘무실역행·애기애타’의 도산정신을 현장 교육에서 실천한 인물이다. 광주학생해양수련원 설립과 용연학교 운영을 통해 위기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돌려주었고, ‘마음보듬센터’와 ‘부르미’ 조직을 만들어 상담·치유 중심의 공교육 모델을 세웠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품은 교육자, 그가 걸어온 길은 도산이 말한 ‘참된 실천가’의 길이었다. 그의 교육 철학과 인성 교육은 단순한 교직의 소명이 아니라, 한 시대를 비추는 등불이었다. 그의 저서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에는 그 헌신의 발자취가 담겨 있으며, 현재 그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도 제작 중이다. 도산아카데미 구자관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박주정 선생은 무실역행의 정신으로 우리 시대의 ‘작은 도산’이 되셨다. 우리 모두 ‘내가 작은 도산이다’라는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그 길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이 사라진 시대, 우리는 다시 도산을 불러야 한다. 진실을 말하고, 정의를 지키며, 사랑으로 사회를 바꾸려 했던 그 정신이야말로 오늘의 혼란을 넘어설 유일한 길이다. 지금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책도, 더 큰 구호도 아니다. “스스로 인물이 되려는 마음과 노력”—도산의 그 한마디가, 다시 우리 모두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1985년 설립 이래 제주도내 명문고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남녕고(교장 이철우). 일반고로서 진로·진학 지도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 중심에 약 50명의 교사가 10년 가까이 자발적으로 구성·운영하고 있는 ‘대입전형 연구회’ ‘교수학습 공동체’가 눈길을 끈다. 연구회에는 1년 미만의 신입 교사부터 베테랑 교사까지 약 50명의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학기당 3회 이상 연수를 통해 학생 진학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중 대입전형 연구회는 2028 수능 체제 개편 및 대입 변화에 대응 방안 모색,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분석 및 진학·지도 전략 수립, 교과 성취도·등급 비율 분석 및 개별 컨설팅 운영 등을 주제로 한다. 또 교수학습 공동체는 수업-평가-교과 세부 능력 특기 사항 연계 전략 공유, 수행평가 설계 및 동료 장학 효율화 방안 모색, AI·에듀테크 기반 교수법 및 수업 사례 공유 등에 중점을 둔다. 이들 연구회는 올해도 분할 점수 설정 및 산출 방안, 전공 자율선택제 이해 및 지원 전략, 학생부 종합전형 우수사례 공유 및 AI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연수, 성취 기준 기반 교과 세부 능력 특기 사항 기재 분임 토의 및 AI 활용법 연수 등의 주제에 대해 연수를 실시했다. 교수학습 공동체를 이끄는 김주성 교사는 “자발적인 연수라고는 하지만, 준비 과정부터 공동 논의 과정이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료 교사들끼리 아이들을 위해 더 열심해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대입과 관련해 수시로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 공유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젊은 교사들에게 도움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 진학이나 전공을 살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도하면서 성과도 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학교나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학교 기념품에 대한 학생 관심도가 높아 이를 소유하려는 경쟁력이 높다. 그는 “예전에 비해 학교 단체복을 입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더 힘이 난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수연 교사도 “저연차 선생님들의 열정과 선배님들의 경험이 함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진로·진학 상담 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자랑했다. 남녕고는 또 체육고가 없는 제주도 내 유일한 엘리트 체육 인재 양성 거점 학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체육특수학급(학년 당 40명)을 운영하면서 유도·육상·수영 등 11개 종목의 학생이 있다. 올해도 제1회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 씨름대회에서 고등부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으며, 제106회 전국체전에서는 제주도가 획득한 전체 84개 메달 중 21개를 획득하는 성적을 올렸다. 이철우 교장은 “학생 성장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자발적 연수로 교사로서 본인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이러한 아이들을 위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더 나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라니의 암묵적 영역: 의미와 적용 김정래 전 부산교육대학교 교수의 신간 ‘폴라니의 암묵적 영역: 의미와 적용’은 헝가리 출신 과학철학자 마이클 폴라니의 핵심 개념인 ‘암묵지(tacit knowing)’를 깊이 있게 해설한 연구서다. 저자는 폴라니의 사상을 단순 요약에 그치지 않고, 한국 교육과 인식론적 맥락 속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장은 암묵적 앎의 구조와 의미를 다루며,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이 인식의 기초임을 밝힌다. 2장은 그 앎이 실제 경험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3장은 교육·과학·사회 영역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논한다. 특히 저자는 학교 현장에서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감각적·직관적 지식’을 간과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암묵지 개념이 창의적 학습과 탐구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또한 이 책은 암묵지의 사회적 의미에도 주목한다. 명시된 규범과 제도만으로는 공동체가 유지될 수 없으며, 신뢰·습관·암묵적 규칙이 사회의 토대를 이룬다는 폴라니의 통찰을 교육적 실천으로 연결한다. 저자는 이러한 논의를 통해 “인간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폴라니의 명제를 되새기며,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이 잊지 말아야 할 인간 고유의 인식 방식을 일깨운다. 『폴라니의 암묵적 영역』은 철학과 교육을 넘나드는 통합적 사유로, ‘보이지 않는 앎’의 가치를 다시 묻는 저작이다. 김정래 지음, 박영스토리 펴냄. 2026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 현장의 교사와 교육연구자 31명이 함께 쓴 ‘2026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한국 교육의 현실과 미래 방향을 구체적으로 진단한 책이다. ‘미래교육 집필팀’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모두 학교 현장을 경험한 전문가들로, 교단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미래 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책은 2026년 이후 학교교육이 마주할 주요 변화를 10대 트렌드로 정리한다. 핵심 주제는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맞춤형 평가, 공교육 혁신, 교사 전문성의 재정의, 학습자 주도성, 지역사회 연계, 학교의 탈경계화 등이다. 저자들은 기술 발전이 교육의 전면을 바꿔놓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교육의 본질은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사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생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두드러진다. AI와 데이터 분석이 교실에 깊이 들어오더라도, 진짜 미래교육은 인간 교사의 ‘관계적 지혜’와 ‘교육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책은 지역·계층·디지털 격차가 교육 불평등의 새 형태로 확산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교육이 기술의 격차를 완화하는 핵심적 사회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2026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는 단순한 전망서가 아니라, 현장의 고민에서 출발한 실행 지침서에 가깝다. 교사·학부모·교육정책 담당자 모두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참고할 만한 통찰을 담고 있다. 결국 이 책은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미래교육”이라는 메시지로 수렴된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교육의 방향은 인간 성장과 공존의 가치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교육의 길을 제시하는 책으로서 ‘2026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는 그 출발점이 된다. 미래교육집필팀(31인의 현장 전문가) 지음, 뜨인돌 펴냄. 교육의 시간들, 그 첫 번째 이야기 38년간 교단에서 봉직한 이창희 전 교사가 펴낸 ‘교육의 시간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오랜 교직 생활 속에서 마주한 교육의 풍경과 교사의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본지와 월간 ‘새교육’에 연재·기고했던 글들을 묶어낸 이 책은 한 교사가 걸어온 시간 속에서 교육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저자는 화려한 교육 담론보다 교실의 ‘숨결’에 주목한다. 매일 학생을 만나고, 작은 갈등을 겪고, 성장의 순간을 함께한 경험들이 책의 밑그림이 된다. 이창희 전 교사는 교사의 하루를 통해 ‘교육이란 결국 관계의 예술이며, 기다림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책은 교사로서의 고민과 보람, 변화하는 교육 현장에 대한 단상,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 배우게 된 인간 성장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때로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짧은 시처럼, 때로는 동료 교사에게 전하는 편지처럼 읽힌다. 무엇보다 교실 속 ‘작은 이야기’들이 우리 교육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선다. 저자는 교육의 변화를 숫자나 정책이 아닌 ‘시간의 축적’으로 본다. 하루하루 쌓이는 교사의 경험이 곧 교육의 역사이며, 그 시간 속에 아이들의 미래가 자란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 제목의 ‘교육의 시간들’은 단지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오늘도 이어지는 교실의 생생한 현실을 가리킨다. ‘교육의 시간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거창하게 논하기보다, 교사의 마음으로 쓴 기록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임을 일깨우며, 교사와 학부모, 예비교사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이창희 지음, 하움 펴냄.
학생들이 전산 시스템 오류로 입시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법이 추진된다. 또 학교 급수시설 수질검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의원(국민의힘)이 6일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전산장애, 시스템 오류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해 학생이 입시서류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제출기한 연장과 대체 제출 허용을 규정했다. 최근 초·중·고교에서 생활기록부 발급이나 입시서류 제출 과정 중 시스템 오류로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법적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법안에는 단순히 제출 연장을 보장하는 차원을 넘어 행정기관 책임 강화와 후속 조치를 함께 담았다. 장애 발생 시 교육청과 학교가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학생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체 제출 절차를 명확히 규정했다. 김 의원은 “국가 시스템 오류로 학생의 노력이 무너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입시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학생·학부모·학교 모두가 시스템 오류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입시 공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7일학교 급수시설 수질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학교는 연 2회 위생점검 결과를 공개하지만, 수질검사 수치나 항목을 구체적으로 밝힐 의무는 없다. 개정안은 학교장이 검사기관, 점검 시기, 검사항목과 방법, 수질기준 적합 여부 등 상세 정보를 학부모와 학생에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김 의원은 “아이들이 마시는 물은 생명과 직결된 기본 안전”이라며 “학교 먹는 물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학부모의 알 권리와 학생 건강권을 지키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는 단순히 ‘적합’ 여부만을 알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검사항목별 수치와 검사기관 정보까지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