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디지털 시민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디지털 시민성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나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에서 책임감 있고 안전하며 윤리적인 태도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AI시대 더 중요해진 능력
디지털 시민성이 오늘날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우선 사이버 폭력이나 허위 정보 유출, 개인 정보 침해, 저작권 위반 등 다양한 문제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다.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최근 3개년 동안 사이버 폭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둘째,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지식과 정보를 분별하며, 타인과 더불어 협력적으로 소통하는 민주시민을 길러낼 필요가 있어서다. 2024년 정보통신부 설문조사에서 국민 39%가 가짜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 중 42%가 가짜뉴스를 판별하지 못한다. 민주시민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바르고 정확한 뉴스의 전달자 역할을 한다.
셋째, 책임감 있는 정보 생산자를 육성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구분되지 않는다. 누구든 정보의 크리에이터 역할 수행이 가능하고 그들의 영향력이 매우 강해졌다. 디지털 시민성은 자율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자유와 평등, 인권과 상호 존중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 교육에서 디지털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디지털 시민성 함양에 대한 교사의 공통된 비전 공유가 선행돼야 한다. 디지털 시민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교과에서 학생 상호간 협력적 소통과 성찰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또 수업에서 에듀테크 활용의 방법론적 측면만 강조하지 말고 그것을 통해 학생이 어떠한 역량을 함양하게 되는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한다.
둘째, AI가 기반이 된 사회에서 AI 자체가 아닌 사람에 기반을 둔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AI 자체를 자칫 ‘좋은 것’, 혹은 ‘나쁜 것’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AI는 가치중립적이다.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공동체 상생 위한 인식부터
디지털 시민성 교육은 디지털 시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 혹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와 더불어 상생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 시민은 온·오프라인 세계를 통합적으로 인식하고 타인 존중과 양심의 가치를 실천해 자신을 둘러싼 디지털 환경을 자신의 역량 함양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디지털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이자 성숙한 디지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