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 감사용 골수팬은 아니지만 자칭 ‘가늘고 긴’ 야구팬인 필자에게,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은 ‘한 해를 결산하는 한국시리즈’라는 대작을 통해 늘 짜릿한 기억을 남겨 준다. 올해는 특히 정규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던 ‘롯데 자이언츠’가 하반기에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보이며 8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해라 더 흥미진진했다. 어렵사리 4강에 진입했지만 더 나아가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은 롯데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머릿속에 영화 한 편이 맴돌았다. 2004년 가을, ‘한국 스포츠 영화의 편견을 무너뜨린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상영된 슈퍼스타 감사용. 실존 인물인 전직 야구 선수 ‘감사용’을 주인공으로 한, 소재 자체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세대들에게는 그 이름조차 낯선 ‘감사용’은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는 16연패라는 무시무시한 대기록(?)을 남긴 팀이다. 그 엄청난 기록에 일조한 ‘패전 처리 전문’ 투수 감사용, 프로야구 초창기 5년 동안 1승 15패 1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마운드를 떠난 그를 스크린에 불러들인 이는 ‘김종현’이라는 신인 감
바보란 밥만 축내면서 제 구실 못하는 사람 요즘 필자의 눈길을 끈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한 장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이지아 분)와 천재 트럼펫 주자 강건우(장근석 분) 커플, 가을 밤 정취에 취해 키스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입술과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애견 (베)토벤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괴짜 지휘자 강건우(동명이인, 김명민 분)에게 딱 걸리고 만다. “흥, 귀머거리에 백치라, 바보 커플이네. 계속해 봐….” 지휘자 강건우가 청신경 종양 때문에 청각을 잃게 될 두루미를 귀머거리로, 스스로 엄청난 음악적 천재임을 모른 채 좌충우돌하는 순수한 청년 강건우를 백치라고 비아냥거리는 대목이다. 이 대사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귀머거리+백치=바보’가 된다. 바보의 뜻을 찾아보면,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 또는 어리석고 멍청하거나 못난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바보라고 부르는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바보를 규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여하튼 통상적인 기준에 비추어 바보가 틀림
교권은 학생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유네스코의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 68조에서도 ‘교원은 전문직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불공정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옛선현들은 ‘스승은 은인 중의 은인’이라며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사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강조하는 의미로서 ‘그림자조차 밟지 말아야 한다’이고 두 번째는 ‘그림자’를 스승의 올바르지 못한 허상(虛像)으로 여겨 스승의 나쁜 점을 배우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승이 나쁜 그림자를 드러내게 되면 제자는 그것을 밟으며 따라가기 때문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도(師道)로서 사람이 사람을 참되게 가르친다는 것은 그 어느 일보다도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8년 오늘의 한국 사회는 스승에 대해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호받아야 할 교권(敎權)이 침해되면서 ‘스승의 그림자’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몇 년
이황의 결단을 따를까? 연산군의 결단을 따를까? ② 11월호에서 이어집니다 같은 결손가정을 배경으로 가졌지만 연산군과 이황을 비교하면 몇 가지 두드러진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결손가정도 상황과 배경에 따라 다르다 첫째, 가족 간의 상호작용에 차이가 있었다. 가족은 핏줄로 연결된 특수한 집단이다. 이 특수한 집단 속에서 경험한 내용은 이후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질과 양은 매우 중요하다. 상호작용의 질이란 가족구성원들 간에 얼마나 깊은 애정과 사랑이 담긴 교류가 이루어지는가를 뜻하고 상호작용의 양이란 교류가 이루어지는 횟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상호작용의 질이 좋고 그 횟수가 많을 때를 이상적이라고 한다. 연산군의 경우는 상호작용의 질과 양 모두에 문제가 있다. 일단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생모가 없었다는 점, 계모인 정현왕후가 정을 담지 않고 겉치레로 대했다는 점, 할머니인 인수대비 역시 손자를 까다롭고 차갑게 대했다는 점, 아버지 성종마저 의례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점 등에서 상호작용의 질이 매우 떨어졌으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연산군이 할머니나 아버지 품에
1 한국 논쟁사(論爭史)에 두고두고 뒷이야기를 남긴 것 중에 1963년도의 ‘사형제도 찬반’에 관한 논쟁이 있다. 당시 유력한 저널이었던 동아춘추(東亞春秋)를 통해서 찬성 반대 주장이 몇 번씩 오가면서, 지식인은 물론이고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논쟁이었다. 5·16 군사혁명 직후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에 대한 지성계의 암묵적 반발 정서가 일조를 한 탓일까. 논쟁은 상당한 활기를 띠었다. 이 논쟁 주제는 이후 논술시험의 과제로도 더러 출제되어 오늘의 우리에게는 상당히 진부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당시로서는 논쟁 주제 자체가 상당히 진보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사형제도 찬성 주장을 편 사람이 천주교의 사제인 윤형중(尹亨重) 신부이고, 반대 주장을 편 사람이 현직 법관인 권순영(權純永) 판사였다는 점이다. 사회 일반의 통념으로 보면, 종교인인 신부는 사형제도의 존속을 반대할 것 같고, 법을 집행하는 법관은 사형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 같은데, 이 논쟁에서는 우리들의 통념에 반하여 논쟁이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두 분 논쟁 당사자들은 소신과 철학이 투철했다는 것을 엿보게도 한다. 논쟁은 윤 신부가 ‘처형대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흉악
과거 우리나라에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건강한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는 말이다. 때문에 당시에는 학교체육이 강조되었고, 심지어는 대학 입시에서까지 ‘체력장’이라는 체력검정시험을 통과해야만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체력관리는 학교가 아닌 개인이 하는 시대가 되었고, 가끔씩 신문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듯이 5~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체력검사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해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오래달리기조차 함부로 시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정은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중국 정부는 학생들이 입시에만 매달리게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도 황폐해져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한다는 인식 아래 2007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체육교육 및 예술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학교 체육교육의 강화는 2007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청소년 체육 증가를 통한 청소년 체질 증강에 관한 의견’을 통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 의견에 따라 중국 정부는 청소년들의 체력 강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국가학생체질건강표준’을 제정하고 ‘전국의 억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활기찬 체육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