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장기이며 식습관이 형성되는 시기다. 이시기의 균형 잡힌 영양공급과 바른 식습관은 건강과 성장뿐 아니라 평생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생애주기 중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식생활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탄산음료, 라면, 아이스크림, 주스류가 다소비 식품 20위 내에 있으며 라면, 스낵과자, 비스킷, 아이스크림이 주요 에너지 급원식품과 주요 지방 급원식품 10위 내로 영양을 골고루 갖춘 음식보다는 편리성·기능성을 중시하는 인스턴트식품, 가공식품, 패스트푸드를 선호, 이들 식품을 과잉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생부터 육류 섭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과일, 우유 등의 간식보다는 과자, 빵, 라면,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고당, 고지방, 고나트륨 간식 비율이 50%를 초과하고 있어 소아비만 유병률이 10~14세 때 가장 높아 17.9%에 달하고 있다. 반면에 우유가 다소비 식품 2위임에도 칼슘 섭취는 초등학생은 권장섭취량의 68.7%, 중·고등학생은 55.4%에 불과하여 섭취 부족 상
나라 이름이라고 변하지 않을쏘냐 올해 어린이날에 부산에 사는 동생 집에 놀러 갔더니 조카아이가 지구본을 선물 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지구본 위에는 각 나라의 영토가 국경선을 따라 갖가지 색깔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었고, 나라 이름과 큰 도시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는 무람없이 “어디 어디 좀 가리켜보렴”하고 어른 티를 냈고, 아이는 아이답게 내 앞에서 자신의 ‘대단한’ 지식을 뽐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이가 30년도 넘게 차이 나는 두 사람은 나라 이름을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언어가 그러하듯이 나라 이름이라고 영원불변할 리는 없다. 지나간 역사를 조금만 떠올리더라도 나라 자체가 생기거나 없어지는 것은 물론 사정에 따라 나라 이름을 바꾸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만 해도 존재했던 소비에트연방이 몇 년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국경선이 끊임없이 변해왔던 것처럼 어떤 지역이나 나라를 가리키는 명칭도 역사적 필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별 의문 없이 학교에서 가르쳐준 대로 국가의 명칭을 외우고 있지만, 그것은 ‘현재’라는 단서가 붙은 임시적이고 시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라 이름도 한국어다! 국
멱쇠채 작은 섬 전체에 조그마한 들꽃들이 서로의 모습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앞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하는 5월이었습니다. 어느 날 해변을 가기 위해 산언덕을 내려가던 중 노랗고 큰 꽃 몇 송이가 탐스럽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 보는 꽃이었는데 민들레도 아닌 것이 마치 원예종을 이곳에 옮겨 놓은 것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꽃 자체가 크고 아름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며칠을 고생해 알게 된 이름은 ‘멱쇠채’. 미역 모양의 잎을 먹을 수 있으나 조금 질긴 채소라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여러해살이풀이며 뿌리가 매우 굵고 잎은 뿌리목에서 모여나기 하고 잎 가장자리는 밋밋한 것이 특징입니다. 꽃 속 수술의 모양은 얼핏 보면 낚싯바늘들이 촘촘히 서 있는 것 같아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줍니다. 주로 중부 이북 지방에서 자라고 어린잎과 꽃줄기는 나물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귀한 우리나라 자연의 식물자산 중 1품종이라고 해도 좋을 꽃 멱쇠채. 개인적으로는 이 꽃을 개량하여 원예종으로 발전시킨다면 어느 꽃보다 아름답고 새로운 품종으로 탄생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천년숲길, 바람, 물소리…휴(休)의 시간 아이들과의 체험여행 테마가 넘쳐난다. 갯벌체험, 경제 캠프, 별자리 관찰, 박물관 견학… . 산속 깊숙이 자리한 사찰은 어떨까. 수학여행이나 답사지로 들르는 곳이 사찰이기는 하지만 하룻밤을 자면서 스님과 똑같이 지내보는 템플스테이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새로운 세계와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 80여 개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실시한다. 템플스테이란 전통 사찰이나 수도원에 머물며 사찰 고유의 문화와 수행을 체험해 보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산사에서의 하루는 새벽 예불을 위한 목탁소리를 들으며 깨어나 맑은 음식으로 공양을 하고 단정히 앉아 마음을 비우는 참선을 통해 정신적 풍요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불교문화체험, 생태체험, 청소년 템플스테이 등의 요소가 가미되어 다양한 템플스테이가 진행된다. 그 중 강원도 오대산 자락에 자리한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살펴보자. 오대산은 태백산맥의 중간에 위치하며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의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그 너른 산자락에 유서 깊은 천년사찰인 월정사와 상원사가 안겨 있다. 삼국유사에
1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용 공중 화장실 소변기 앞에 가면, 앞 벽면에 이렇게 적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 말고도 또 있습니다!” 소변을 볼 때 오줌 방울을 소변기 바깥으로 흘리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코믹하게 나타낸 것이다. 의미가 적절하게 우회적으로 전달되도록 하여, 오줌 방울 다스리기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화장실 당국자의 의도를 재미있고도 간곡하게 전해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당부의 문장 속에는 남성중심의 인식이 기본 전제로서 들어 있다. 남자는 함부로 눈물을 흘려서는 아니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이 문장은 의미가 자연스럽게 성립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조사해 보지는 않았지만 평균적인 한국의 남자들은 이 문구 앞에서 별다른 회의를 품지 않고 이 표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위대하고, 그렇게 때문에 (여자처럼) 눈물이나 질질 짜대는 존재가 아니라는 남성 우월의 문화적 최면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체면이 중시되는 우리에게는 우는 것을 흉으로 인식하려는 태도가 있었다. 특히 남자에게는 이런 인식이 강요되었다. 예전부터 들어 온 말 가운데 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