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올바른 식생활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 기업과 더불어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생활의 주체인 어린이와 청소년 스스로의 인식 변화와 실천력 배양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학교에서는 예방 차원의 영양교육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장기이며 식습관이 형성되는 시기다. 이시기의 균형 잡힌 영양공급과 바른 식습관은 건강과 성장뿐 아니라 평생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생애주기 중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식생활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탄산음료, 라면, 아이스크림, 주스류가 다소비 식품 20위 내에 있으며 라면, 스낵과자, 비스킷, 아이스크림이 주요 에너지 급원식품과 주요 지방 급원식품 10위 내로 영양을 골고루 갖춘 음식보다는 편리성·기능성을 중시하는 인스턴트식품, 가공식품, 패스트푸드를 선호, 이들 식품을 과잉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생부터 육류 섭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과일, 우유 등의 간식보다는 과자, 빵, 라면,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고당, 고지방, 고나트륨 간식 비율이 50%를 초과하고 있어 소아비만 유병률이 10~14세 때 가장 높아 17.9%에 달하고 있다. 반면에 우유가 다소비 식품 2위임에도 칼슘 섭취는 초등학생은 권장섭취량의 68.7%, 중·고등학생은 55.4%에 불과하여 섭취 부족 상태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가계의 소득이 높아지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외식의 증가와 더불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식품구매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교내매점이 거의 운영되지 않고 있는 추세여서 학생들은 등·하교길에 학교 주변의 문구점이나 구멍가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2008년 6월)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학교 주변 문구점에서 곰팡이가 낀 식품이 판매되고 식중독균도 검출되는 등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학부모들을 걱정시키고 있다.
또한 2003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의 학교급식이 전면 실시된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루 한 끼의 식사를 급식에 의존하고 있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식중독 사고 등의 식품위생 관리, 영양품질과 식품안전의 문제가 여전히 지적되면서 학교급식의 질 개선을 위한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요구가 증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과거에 비해 학교급식이나 간식구매 등 가정 외 식사와 간식 섭취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이러한 식사나 간식에 대한 영양성과 안전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우리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달려 있으며 이들이 건강할 때 우리의 미래는 밝다. 따라서 이들이 올바른 식생활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 기업과 더불어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먼저 학교에서는 교과교육 등을 통해 예방 차원의 영양교육을 실시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실천능력을 배양해 주어야 한다.
특히 식품구매 기회가 많아진 이들에게 식품구매 등과 관련한 소비자능력과, 서구식 식생활 개선을 위해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에 대한 교육내용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리고 영양교육은 어릴수록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에서의 영양교육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학교급식에서는 질 개선을 통하여 영양적이고 안전한 식사를 제공하여야 하며, 영양문제를 지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상별 영양교육과 상담을 실시하여 학생들이 현재 지니고 있는 문제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치료차원의 영양교육을 행해야 한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에는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건강과 직결된 자녀의 식생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식생활이 우리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직결되며 이는 곧 그들의 미래와 관련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가정에서 자녀들의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하며 외식을 줄이고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가정에서는 학교와 일관된 지도와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의 영양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정과 학교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식생활 영위는 어려우며 정부차원의 관리와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2008년 3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7월에는 선진국 수준의 식품안전 달성을 위한 ‘식품안전 종합대책’이 관계부처 공동으로 마련되어 정부차원에서 제도 마련과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이러한 제도와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 학교, 지자체의 관심과 공동 협동체제를 통한 관리 감독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업은 당, 지방, 나트륨 등 영양 위해 성분의 함량을 줄일 수 있는 공법 개발과 위생적인 제품의 개발로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영양적인 제품을 구입하여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어야 한다. 이처럼 가정을 비롯하여 학교, 지자체, 정부, 기업 모두가 학생들의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고 영양적이고 안전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할 때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