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진한 푸름을 발산하는 유월. 기억은 언제나 추억을 더듬는다. 늦겨울과 초봄 사이 일찍 꽃을 피운 매실나무는 벌써 실과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밭 언덕과 산길의 풀숲에는 오디며 산딸기가 달콤함을 풍기고 있다. 유월의 중간에서 통통하게 살져가는 찔레순을 보며 잠시 시간을 정지시킨 채 살며시 기억의 커튼을 열어본다. 장끼 소리가 메아리친다. 산길을 걸으며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간 시골버스의 매캐한 냄새가 그리워진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그 냄새를 알지 못한다. 들녘을 본다. 기계를 이용한 논갈이와 모내기가 하룻밤을 지나면 들녘의 풍경을 바꾸어 놓는다. 초고속 시대다. 느림이 일상이었던 시절 동네마다 보리타작 하는 원동기와 탈곡기 소리가 요란하였다. 비라도 내리려 하면 마을에 몇 대밖에 없던 보리타작 기계를 빌리려고 실랑이를 벌이던 모습, 타작 후 뒤끝을 태우는 자욱한 연기와 보릿대 타는 냄새가 아련하기만 하다. ‘이랴 이랴. 이눔의 소!’ 베적삼이 등에 달라붙고 흙탕물이 말라져 회색빛을 발하는 구릿빛 아버지의 얼굴, 가쁜 숨에 침을 흘리며 무논을 써레질 하는 소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못밥 묵어로 오시다’ 라는 외침도 기억에 가물가물하다.
수원 칠보초,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미니올림픽 열려 경기 칠보초(교장 양원기)에서는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권선구청 옆 근린공원에서 '아빠랑 놀자' 미니 올림픽을 개최하였다. 비록 5월 가정의 달은 지나갔지만, 가정의 소중함은 언제 강조해도 지나칠 리가 없다. 칠보초 가족들을 위해 화합과 만남의 장을 만들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학부모회 ‘아빠랑 놀자’에서 미니올림픽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입장식 및 개회식이 끝나고 오전 1부 행사로는 봅슬레이 외 5종 경기가 진행되었다. 아빠와 함께 노는 시간을 어색해 하는 자녀들도 있었지만, 이내 하나가 되어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사람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였다. 점심 시간에는 서로 싸온 도시락을 나누어 먹으면서 참가 가족들끼리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끼리의 친분이 부모님들간의 친분도 쌓아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점심 식사이후에는 2부행사가 진행되었다. 바구니탑 쌓기 외 5종 경기가 펼쳐졌는데, 1부 행사 때보다 승부욕이 한껏 불타오름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자녀들과 함께하는 만큼 부모님들께서는 승부에 집착하시기 보다는 매너 있는 스포츠정신으로 경기에 임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원 칠보초 강당에서 작은 콘서트 열어 1일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경기 칠보초(교장 양원기) 강당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칠보초를 찾아온 것이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통해 마음의 평안함을 느끼고, 음악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칠보초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음악회에는 칠보초 학생, 학부모, 교직원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 모두가 초대되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수준 있는 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한 셈이다. 200여명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현악 4중주, 목관 5중주, 금관 4중주 등 3개 팀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였다.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그리고 본교 교직원들까지 한데 모여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영화에 나올법한 배경음악에서부터 저명한 음악가들이 작곡한 교향곡까지 다양한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각각 다른 수준의 청중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특히나 인상깊게도 바이올린, 플롯과 같은 악기는 친숙하지만 트럼본, 호른 등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악기들은 직접 소개해주
스승의 날이 있던 5월도 지나갔다. 매년 스승의 날을 전후해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들의 권위를 세워주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약화되고 있는 선생님들의 권위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이런 주장에는 선생님들의 권위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 외부 환경의 변화때문이고, 그렇기에 선생님의 권위는 선생님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서 세워져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그리고 교원들 역시 그러한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생각이 과연 타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권위의 바탕은 전문성과 헌신 영국의 교육철학자인 피터즈에 따르면 교사는 직위상의 권위와 전문지식의 권위, 전문가적 권위를 갖고 있다고 한다. 직위상의 권위는 국가에 의해 교원자격을 갖고 교사의 직위에 있는 교사에게 제도적으로 부여하는 권위를 가리킨다. 전문지식의 권위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교과에 정통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갖고 있을 때 인정받게 되는 권위다. 전문가적 권위는 교사가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적합한 교육방법을 동원해 잘 가르칠 때 가르치는 전문가로서 인정받는 권위다. 여기에 도덕적 권위를 추가할 수 있다.
EBS 다큐멘터리 최고의 교수를 읽고 영어를 전담하고 있어서 다른 담임들에 비해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난 일과 중에 이비에스 교육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행운을 가진 교사다.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듣게 된 방송이지만 방학을 이용해서 이비에스를 하루 종일 듣다보면 매일매일 한권의 고급스런 잡지를 읽은 것처럼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이 책도 이비에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5년 전인지 4년 전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매일 2시부터 3시까지 이비에스에서 진행되는 ‘책만세’ 라는 프로에서 알게 된 책이다. 이 프로는 매일매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해주는 그런 프로다. 이 책의 진행자는 이 책을 소개시켜 주면서 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보다는 대학 교수들에게 더 많은 교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했다. 나는 이 멘트를 들으면서 ‘ 누구에게 라고 딱 못박을 건 그 무엇도 없다. 단지 내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가가 문제지 ‘ 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사서 읽어보았다. 과연 이 책은 나에게 교사로서 멘토의 역할을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중한 책이었다.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 나간 곳이 한 페이지 안에서도 5-6문장을 훌쩍 넘어섰다
6일, 지인들과 충남의 서남쪽 바닷가에 위치한 서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서천공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해돋이 마을 마량리가 청주에서 2시간여 거리로 가까워졌다. 군산에서 가까운 마량포구는 주변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가족 여행지로 좋다. 가까이에 동백정ㆍ서천해양박물관ㆍ홍원항ㆍ춘장대해수욕장, 남쪽으로 장항항ㆍ금강하굿둑ㆍ한산모시관ㆍ신성리갈대밭ㆍ월남 이상재선생 생가, 북쪽 바닷가로 부사방조제ㆍ무창포해수욕장ㆍ남포방조제ㆍ죽도보물섬ㆍ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마량포구는 왜목마을과 함께 서해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낮은 구릉지가 대부분인 삼면이 서해와 접해 아름답고 바다로 길게 튀어나온 포구가 동쪽의 비인만을 바라보고 있어 포구에서 바라보면 동쪽 바다에서 붉은 해가 떠오는 것처럼 보인다. 해돋이를 하는 방파제에서 포구 뒤편의 서천해양박물관과 서천화력발전소가 가깝게 보인다. 또한 1816년 조선 연안을 탐사하던 영국 해군 맥스웰 대령이 마량진 갈곶에 정박해 성경 한 권을 첨사 조대복에게 전한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구에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고 성경전래지를 테마로 해양ㆍ문화유적지 사업이 추진된다. 마량포구 뒤편의 서쪽
학생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에는 말로 타이르지만, 계속 규칙을 어기면 벌을 내려야 한다. 벌을 받으면서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규칙을 어겨도 벌을 주지 못한다. 벌을 주는 것이 인권과 관련이 있다. 말 그대로 체벌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잘못을 하면 당연히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그 교육조차도 체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벌은 분명히 교육이다. 교육은 학생의 미래 삶을 다듬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벌이 학생의 행동과 생각에 내면화되어야 한다. 올바른 사람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은 끊임없이 담금질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간혹 ‘벌을 세운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벌’이 목적어이고, ‘세우다’가 타동사로 쓰인 것이다. 이 어법은 이상하다. ‘벌’ 잘못하거나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주는 고통.- 엄한 벌. - 벌을 내리다. - 벌을 받다. - 벌을 주다. - 벌이 무겁다. - 나는 오늘 숙제를 안 한 벌로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되었다. 흔히 ‘벌’을 ‘세우는’ 것으로 말할 때, ‘벌을 서다’라는 관용구가 보여야 한다. 위 사전의 용례에서 보
세계를 리드하는 리더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인쉬타인 케네디 힐러리등 이름만 들어도 그 이름들의 name value를 알 수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고전 독서를 통해 그들의 지적, 심적 소양을 높인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고전을 읽고 천재가 되었다는 수많은 위인들이 있습니다. 고전이 천재를 만들어주는 기계가 아니라 생각하지 않고서는 고전을 읽어나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생각하는 과정이 보통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요즘같이 입시위주의 암기식 지식 교육이 판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고전 읽기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전 읽기를 통해 아이들은 사고의 확산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대의 사고의 결과물인 고전의 내용이 바로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바른 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본, 미국 등 세계를 리드하는 지도국의 역할을 한 나라들의 공통점 또한. 바로 공자님 말씀인 논어를 연구하고 그 말씀을 그들의 국가 속에서 실천한 나라들이 세계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본 학습 목적이 있습니다. 미래 인재로서 성장할 우리
걸림돌과 디딤돌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한다. 프랑스 혁명사를 쓴 영국의 역사가 토마스 카알라일(1795-1881)의 말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남긴 데에는 그럴만한 사건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집필한 프랑스 혁명사 원고는 2년에 걸쳐 이미 완성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가 외출한 틈에 난로를 피우려던 하녀가 불쏘시개를 찾다가 노랗게 퇴색된 원고뭉치를 휴지인 줄로 알고 기름을 부어 다 태워버렸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너무 기가 막혀 일주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실의에 빠진 채 지냈습니다. 2년 동안 쓴 원고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다시 써야겠다는 의욕도 용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알라일은 거리를 걷다가 미장이가 벽돌을 한 장씩 쌓아 벽을 만드는 것을 보고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거기서 영감을 얻은 그는 "더 좋은 작품을 쓰라는 신의 뜻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부터라도 한 장씩이라도 다시 쓰기 시작해야겠다."며 곧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는 또 다시 집필에 착수, 7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새로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세계적인 불
6월의 산 산에 간다 그자리에 언제나 변함없이 있는 너에게로 간다 아무리 펀안한 곳에 있어도 온 종일 너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낼 수가 없다. 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몸살나게한다. 망설임과 주저 끝에 결국은 떨치고 일어나고야마는 것을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고말 내 자아의 허망함 앞에 쓴 웃음을 흘릴 수 밖에 없임이야. 언제나 말없이 그자리에 있어주는 산 너에게는 청랑함이 있어 좋다 너는 언제나 그 때에 맞는 최고의 풍경을 보여 주어 좋다 이 유월 너에게서는 비릿한 듯하면서도 생명의 원기를 키워주는 밤꽃의 진한 항기가 넘쳐난다. 말없는 6월의 청산아 그 자리에 언제나 있어 주어서 고맙다. 네가 있어 내가 푸르러간다. 네가 있어 내가 산이 되어간다. 너를 탐닉하는 보잘 것 없는 인간 군상들 중의 일인인 백산이 2012. 6..10일 산 너를 위해 한 자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