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해군 사령본부, 한산도 제승당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거리에는 한산도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 통제영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조선군의 유인작전에 속아 따라 나온 적선을 학익진으로 에워싸 60여 척을 불태웠던 한산대첩이 바로 그 앞 바다에서 있었다. 잔잔한 물살을 가르는 여객선 안에서는 그날의 격전을 떠올리기 힘들지만 한산도 입구 바다 암초 위에 세워진 거북등대가 이곳의 역사를 상기시켜준다. 선착장에 내리면 한적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제승당까지 걸어갈 수 있다. 제승당은 삼도수군 통제영의 사령부가 있던 운주당 터에 마련된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다. ‘작전을 짜는 집’이라는 뜻의 운주당은 초대 삼도수군 통제사로 임명된 이순신이 1573년 파직될 때까지 삼도 수군을 지휘하며 전략회의를 했던 곳으로,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이 터에 1740년 (영조16) 통제사 조경이 유허비를 세우고 제승당이라 이름 지었다. 매표소 입구에서 마주하게 되는 ‘한산문’ 현판은 이곳이 재보수되던 1970년대 난중일기에 남은 이순신의 서체를 가져와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제승당 경내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임진왜란 중이던 1593년 이곳에 머물던 군사들이
문명의 발전과 엔트로피의 증가 문명이 ‘발전한다’는 익숙한 상식대로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문명은 인류의 문명사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일 것이다. 선형적인 진보의 문법으로 설명되는 이 최첨단 문명은, 따라서 언제나 증가하는 방향성을 갖는다. 상품량이 증가하고, 속도가 증가하고, 매체가 증가하고, 정보량이 증가한다. 모든 것이 더 많아지고 더 빨라지는 이 현대문명의 속성으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하게 살고 있다고 느낀다. 현대문명은 지금 이 순간도 더 빨라지고, 더 많아지고,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대문명의 속성은 그에 따른 엔트로피(무질서, 혼돈)의 증가를 낳는다. 에너지의 총 질량은 일정하나, 그 방향성은 언제나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만 작동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은 현대문명의 속도와 매체와 상품이 만들어내는 무질서한 결과들이 결코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음을 시사한다. 속도가 빨라지고 상품이 많아질수록, 쓰레기도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많아지는 것이다. 현대문명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이 엔트로피의 부정성은 다시 현대문명을 위협하게 된다. ‘현대인’이란 이러한 현대문명의 역설적 속성과 그 속성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직무유기죄는 국·공립학교 교사에게만 적용 2011년 11월 발생한 서울 모 중학생의 자살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정부의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 발표 직후에, 자살한 학생의 담임교사를 직무유기죄로 입건한 사실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교원에게 형사책임을 지운 것은 매우 충격적인데 이러한 법리 고성이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형법상 문제되는 범죄구성요건은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이다. 우선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유의할 사항이 있다. 국·공립학교 교사는 공무원으로 직무유기죄의 주체가 될 수 있지만, 사립학교 교사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직무유기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범죄성립요건에서도 직무유기는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포기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성립이 쉽지 않다. 단순히 직무태만의 경우에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교원의 책임은 거의 대부분 직무태만에서 오는 것이므로 직무유기죄 성립이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ART VIEW] 따라서 교원에게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국·공립학교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학생으로부터 피해사실을 직접 들어 알고 있거나, 학교폭력 피해
1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대표하는 작가로 김수현 작가를 꼽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작품의 양으로나 질로나 그녀의 업적은 다른 작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아니한다. 대중들이 얼마나 공감하는가 하는 점에서도 김수현 드라마의 위력은 여러 번 입증되었다. 흔히 대중적 호응의 지표로 내세우는 시청률 면에서도 60%에 가까웠던 그녀의 드라마 시청률 기록은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처음으로 본 것은 1974년 무렵의 ‘강남가족’이라는 작품이었고,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도 JTBC에서 방영하는 ‘무자식 상팔자’라는 그녀의 작품을 재미있게 본다. 김수현 드라마의 묘미는 대사 언어의 절묘한 유창성으로 귀결된다. 관계를 섬세하게 대사로 빚어내고 인물들의 내적 감수성을 삶의 일상성에 잘 맞물리게 하여 그것을 대사 언어로 빚어낸다. 이지적 통찰이 일상의 잠언처럼 빛나는 대사는 참으로 찰진 맛이 있다. 김수현 드라마의 주된 주제는 ‘가족’이다. 그렇지 아니한 작품도 물론 있지마는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그녀의 드라마는 대부분 ‘가족’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그것도 핵가족이 아닌 주로 삼대가 한 공간에서 서로 걸쳐 살아가는 대
교육감의 권한이 매우 막강하지만, 그동안 교육감들이 보여준 행태는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교직원의 승진 및 전보, 장학사 시험에 이르기까지 각종 인사비리에 연루되어 구속되거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불법 선거비용 조성으로 수사를 받고, 심지어 돈을 주고 후보를 매수해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금도 17개 시·도교육감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교육감들이 비리와 선거법에 관련되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감 직선제 이후 툭하면 중앙정부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학생의 학력평가, 학교폭력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 교육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법적 소송도 불사하며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교육의 본질에 충실해야 할 교육계가 다른 분야보다 더 심하게 이념적으로 패가 갈려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교육감 임명 및 선출제도 변천사 교육감 임명 및 선출제도는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지만,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개선 논의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교육감 임명 및 선출제도의 변천사를 살
교육감 직선제는 헌법정신의 구현 그동안 교육감 선출방식은 해방 후 대통령이 임용하는 임명제에서 1991년 지방자치의 실시와 함께 기초 및 광역지방의회에 의한 이중간접선거방식을 통한 선출방식, 학교운영위원회 및 교원단체 대표 선거인단제를 통한 선출방식, 그리고 학교운영위원회 전원 선거인단제에서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도기를 거쳤다. 오늘날의 교육감 직선제는 2006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2007년부터 일부 시·도에서 적용되었고, 2010년 지방동시선거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지방교육자치 실현의 집행기관으로서 시·도교육감은 헌법 제31조에서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살려 헌법정신을 구현함과 동시에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반영할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무엇보다 주민 대표성과 교육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하고자 하는 염원에서 비롯되었다. 직선제의 긍정성 교육감 직선제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을 수 있는 첫 번째는 교육행정이 일반행정으로부터 독립되어 교육의 정치적 종속화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이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1항은 ‘정당은 교육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정당의
인사 비리와 잘못된 재정 활용 등으로 얼룩진 교육감 직선제가 다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장학사 시험문제유출과 관련하여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음독자살 기도 파문을 일으키더니 드디어 수감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현행과 같은 교육감 직선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의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교육감은 해당지역의 교육정책을 집행하고 총괄하는 교육 수장이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과 교사, 학교장, 교육전문직 등 교육 관련 구성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최고 교육책임자가 구속되었다는 사실은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안타까움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17개 현직 교육감들 중에 8명이 수사 선상에 오르고 있고, 이미 서울시 전임 교육감들 중 2명이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보도를 접한 교육자들은 착잡한 심경일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과 교원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최고 교육책임자가 교육 혼란의 주범으로 등장하여 처벌을 받게 되었으니 말이다.[PART VIEW] 선출제도와 운영방식의 불합리 이렇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썩어빠진 정신을 지닌 일부 교육감들의 잘못이 크지만, 비현실적인 교육감 선출제도와 운용방식의 불합리한 점들이 많기
최근 들어 세계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국력을 신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원의 능력 향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개혁의 최우선 순위는 항상 교원 관련 정책 개발에 있고, 보다 우수한 교원을 양성 및 연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1953년 교육공무원법 제정을 통해 교육전문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그들로 하여금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장학을 담당하게 하여 교원의 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전문직,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나? 교육행정학 개론서에 따르면 ‘장학’이라는 말은 영어의 supervision을 번역한 것으로 어원적으로는 ‘우수한 사람이 위에서 감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때 장학을 감독 또는 시학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학자들이 ‘장학’의 개념을 교육의 통제보다는 조성과 지원을 통해 교수-학습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의미로 확장하여 사용하고 있고, 장학이라는 단어보다는 컨설팅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장학관, 장학사로 대표되는 교육전문직의 역할은 무엇인가? 앞서 ‘장학’의 개념을 정의했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되고 모든 중·고생에게 연 2회 이상의 진로심리검사와 진로상담이 제공된다. 교과부는 지난 2월 말 ‘2013년도 진로교육 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학생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부터 강화되는 진로교육 활성화방안을 살펴본다. 개인 맞춤형 진로컨설팅 제공 학생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진로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대폭 확충한다. 교과부는 2013년 1월 현재 4550명인 진로진학상담교사를 850명 추가 선발해 총 5400명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이는 1월 현재 고등학교 전 학교와 중학교 약 72%의 학교에 배치돼 있는 진로진학상담교사를 5400개 모든 중·고교에 배치할 수 있을 만큼의 인원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감이 정한 일정규모 이상의, 규모가 큰 학교는 두 명 이상의 진로교사를,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에는 순회교사를 배치할 수 있다. 오는 9월까지는 2014년 연수대상자 선발도 완료할 계획이다. 진로교사 배치 학교에는 진로진학상담부를 설치하고 진로교사 부장 보직을 필수화해 진로교사의 직무활동에 대한 편의도 강화한다. 교과부는 중·고교 진로교사 배치를 완료하고 나면 초
지난 2월 1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 출범식이 열렸다. 이 출범식에서 정의화 대표는 “지난해 출범한 (사)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과 더불어 우리 교육을 학력과 지식 위주에서 인성과 품성교육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가는 일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출범식을 기념해 함께 열린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 심포지엄을 소개한다.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 출범식을 기념해 열린 심포지엄은 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의 ‘국민행복시대, 인성교육이 답이다’란 주제 발제에 이어 천세영 충남대 교육대학원장,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정용화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 사무총장, 유기홍 국회 교과위 간사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자기성찰의 행복주의 인성교육 발제에 나선 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은 국민행복시대를 “건국 60년간 ‘따라잡기’ 근대화가 끝난 시점에서 새로운 삶의 양식을 추구하는 시대”라고 전제하고 “이 시대에 필요한 인성, 즉 ‘더불어 살아가는 품성과 역량’의 의미를 알려면 국민행복시대가 추구해야하는 삶의 양식이 어떤 것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제를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과거 근대화시기에는 전반적으로 신분상승의 출세교육이 지배했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