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어둠 속으로부터 벨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가다듬고 수화기를 들었다. 부임 초 스승의 날 기념으로 받은 시계가 무기력한 나를 비웃듯 비스듬히 누운 채 자정을 알리고 있었다. ‘아니, 이 밤중에 누가 전화를…’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담임을 맡은 이후 한 달이 멀다 않고 걸려오는 전화들은 반갑지만은 않은 것들이었다. 교직을 천직으로여기며 참스승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자부하던 터였다. 물론 교단의 햇병아리로 몸을 돌볼 여유조차도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돌도 씹으면 소화될 것 같던 그런 패기만만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불혹의 나이를 갓 지난 요즘, 나사 빠진 부속품처럼 뭔가 시원치 않음을 느꼈다. 근래 들어 곧잘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교단에 선지 4년 만에 경찰 아닌 경찰이 돼 파출소를 필두로 경찰서, 검찰청, 구치소 할 것 없이 주야장천 드나들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날도 이맘때 쯤 일게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기말고사를 준비하던 7월 초 일요일 저녁이었다. 동료들과 간단한 술자리를 마친 뒤 집에 들어와 잠에 빠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요란한 벨 소리에 놀라 수화기를
위장, 전신 질환 증상일수도 치주염·충치쯤 여겨선 안 돼 구강청정제도 일시적 효과뿐 초등교사인 박모(31·여)씨는 평소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상담하는 것을 꺼려하고, 상담을 할 때면 고개를 숙이거나 다른 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 입 냄새가 너무 심해서 선생님과 말하기 싫어요”라는 내용의 쪽지가 책상에 놓여있었다. 아이들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왜 몰랐을까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학부모를 만나 상담을 해야 하는 날이면 입 냄새 때문에 위축돼 상담하기가 겁이 났다. 당연히 치아나 입속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녀는 치과 의사의 권유로 내과 진료를 받았다. 그녀의 입 냄새는 역류성 식도염이 원인이었다. 대부분의 입 냄새는 충치, 치석, 음식찌꺼기 등에서 세균이 자라서 생긴다. 만성적인 치주염이 가장 흔한 입 냄새의 원인이다. 또 치과에서 처방하는 구강 내 보조 장치를 청결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입 냄새를 일으킨다. 이런 경우라면 입 안을 청결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입 냄새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여러 음식을 우리는 흔히 ‘쓰키다시(つきだし)’라고 한다. 이 말은 ‘곁들이찬’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곁들이’는 다음과 같은 뜻의 우리말이다. (1)곁들이: 주된 음식의 옆에 구색을 맞추기 위해 차려 놓은 음식. (2)쓰키다시(つきだし) → 곁들이찬 생선 중에서 주로 ‘머드러기’를 골라서 살을 얇게 저며 회를 쳐서 먹는다. 이것을 ‘사시미’라고 하는데, ‘생선회’라고 바꿔 쓰면 된다. (3)머드러기: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4)사시미(さしみ) → 생선회 광어 새끼나 도다리 새끼 등은 뼈째 썰어서 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세고시’라고 한다. 뼈째 썬 회니까 ‘뼈째회’로 바꿔 쓰면 된다. (5)세고시/세꼬시(せごし) → 뼈째회 생선회나 초밥(←스시)에 함께 나오는 매콤한 초록색 양념이 있는데 이것을 흔히 ‘와사비’라고 한다. 이 말은 ‘고추냉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쓰면 된다. (6)스시(すし) → 초밥, 와사비(山葵) → 고추냉이 생선회를 다 먹고 생선살의 나머지 부분으로 탕을 끓여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을 흔히들 ‘서더리탕’이
공무원연금공단의 부실한 자금운용이 정부의 적자보전 부담을 키워 교원 등 공무원들에게 연금 개악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공단의 ‘관피아’ 임원 임명을 근절하고 전문 인사를 영입해 투자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의 올 국감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기금의 금융자산 투자수익률이 지난 2008년부터 6년 연속으로 공적연금 중 최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6년 수익률을 비교하면 국민연금 5.68%, 사학연금 5.05%인데 비해 공무원연금은 3.18%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주 의원은 “공무원연금이 다른 공적연금보다 지불준비금 비중이 높아 장기투자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2012년 이후 매년 목표수익률 대비 실적이 낮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 목표수익률은 6.9%지만 실적은 3.5%에 그쳤고, 2013년에도 목표 5.6%에 비해 수익률은 3.5%에 머물렀다. 올해도 8월말 기준으로 수익률이 4.9%여서 목표인 5.6%에 비해 낮다. 아예 내년에는 목표수익률을 올해보다 낮춘 5.0%로 잡았다. 밑바닥 수준의 수익률 때문에 적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올 공단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학교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전에도 선행교육을 방지하기 위해 수학 시험문제를 교육청에서 회수하여 점검을 해왔었다. 그러던 것이 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과학교과도 수학처럼 점검을 하고 있다. 선행학습을 해야 풀을 수 있는 문제나 현재의 교육과정 외의 문제가 출제 되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학교에서는 선행학습 요소가 있는가에 대해 출제전에 충분한 검토를 하고 있다. 교과협의회를 통해 출제범위와 수준을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결재 과정에서도 이와 관련된 사항을 충분히 점검하기 때문에 선행학습 금지법을 위반할 이유가 없다. 또한 학교 행사 등으로 간혹 빠지는 수업시간 때문에 진도를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선행학습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지금도 학원에서는 선행교육관련 광고를 하고 있다. 공교육에는 제동을 걸고 있지만 사교육기관에서는 '중1예비반' 등으로 제목만 보아도 선행교육을 하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어쩌면 공교육에서 선행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니, 사교육기관의 입장에서는 더욱더 선행교육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제4차 국가교육과정포럼 통합사회·통합과학 교육과정 뿐 아니라 ‘교과내용’ 연수 절실 수업자료집 개발, 교과협의회 활성화 필수 소프트웨어 교육 초·중등 정보교육의 체계성 확립이 관건 현 교사 역량강화, 교원 확충 뒤따라야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이 주최하고 교육부와 서울·광주시교육청이 후원한 제4차 국가교육과정포럼 ‘수업이 바뀌면 인성도 UP! 꿈과 끼 살리는 스마트 수업과 평가’가 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9월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 후 처음 열린 현장교원 중심 교육과정포럼이어서 800여 명의 교원·교육관계자들이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특히 교육과정에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SW교육 등과 관련해 교실 안착을 위한 교원들의 현실성 있는 제언이 이어져 이목이 집중됐다. ‘자유학기제 과학 수업, 평가 그리고 통합과학을 위한 제언’을 발표한 송우석 전주중앙중 교사는 과학을 비롯한 국어, 수학, 영어 교과 내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파격 제안했다. 송 교사는 “주제중심 통합수업을 위해서는 교과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계
2015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13일 오전 전국 1,216개 시험장에서 시작됐다. 이번 수능에는 64만여 명의 수험생들이 응시했다. 서울이 올들어처음으로 영하의 날씨로 내려갔지만 서울 상암고 앞은 수험생을 응원 나온 후배들과 가족들의뜨거운함성과 포옹으로 훈훈함이 가득했다.
현지야, 학생들의 꿈과 열정을 발산한 '21회 동산축제'도 끝나고 이제 중학교 최종시험을 앞구도 있구나. 너에게는 마지막이 된 축제였는데 즐거웠는지? 절기상으로 입동이 지나고 아침이 조금 쌀쌀하다. 오늘은 온 나라의 같은 또래가 한날 한시에 시험을 치른다는 점에서 성적경기를 하는 수능인데 날씨가 추워 시험장에 가는 제자들이 걱정이 되는구나. 이런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너도 건강에 유의하기 바란다. 지난 달 10월 24일부터 3일간 경기도 연천에서 열린 2014 전국스포츠클럽 연식야구대회에서 우리 학교 팀이 준우승을 한 것을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창단하여 3개월 된 신생팀이 전남도 대표가 되어 전국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어른들도 상을 받으면 좋아하는데 너희들은 얼마나 기쁘겠니? 특히 부산팀과의 경기에서 너의 2루타는 멋있었다. 지고 있던 우리 팀에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믿는다. 사람은 누구나 여행을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경기도 끝의 연천에 간 것과 마찬가지로 연식야구를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체험여행이다. 어쩌면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 여행일 것 같구나. 마음과 눈을 열고 전진하는 사람, 후회할
2014년 11월 12일(수). 충청남도 교육청은 도내 수능감독관들을 대상으로한 사전 교육을 서산여자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실시했다. 오후 14시부터 16시까지 두 시간에 걸쳐 동영상을 비롯하여 각종 유인물을 통해 감독관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특히 작년의 경우 180여명 정도가 부정행위로 적발되어 영점처리가 되는 불미스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철저한 점검이 강조되었다. 우리나라는 IT장비가 발달하여 전자기기를 이용한 첨단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독관 대처요령 등이 집중 교육되었다. 특히 요즘에는 귀마개가 무선 장치가 장착된 이어폰으로 교체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험시간 중 화장실에 가는 수험생이 있을 경우 사용할 칸을 미리 확인하고 실험실 입실 때에는 반드시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휴대물품을 철저하게 점검하도록 교육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 및 휴대가능 물품도 상세히 제시했다.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은 다음과 같다. 휴대용 전화기, 웨어러블기기,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워치폰, 라디오, 휴대용미디어 플레이어, 시각 표시와 교시별 잔여시간 표시 이외의 기능이 부
초등학교 1학년을 가르치는 기쁨은 뭐니 뭐니 해도교육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점입니다. 심리 발달 수준이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락가락하는 나이인 1학년 아이들이라 발달의 가속성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그들의 상상력은 무한대입니다. 동화 속의 이야기 주인공이 살아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장래 희망이 공주도 있답니다. 더불어 귀엽기까지 합니다. 한 사람씩 떼어 놓고 보면 귀엽지 않은 아이는 한 명도 없답니다. 자기만 봐 달라며 간절한 눈빛으로 호소하는 커다란 눈동자를 보는 기쁨은 1학년 선생님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입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모두 자기만 봐 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이 한데 어우러지면 선생님은 정신이 없답니다. 심지어 자기 말을 빨리 안 들어준다고 울어버리는 일도 종종 있으니까요. 쉬는 시간이면 그 모습은 극에 달합니다. 모두 앞으로 나와서 나를 둘러싸고 쫑알대기 시작합니다. 1학년 선생님에겐 쉬는 시간도 허락이 안 된답니다. 쉬는 시간에 잠시만 자리를 비울라치면 작은 분쟁들로 얼룩져서 교실로 돌아온 나는 졸지에 판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합니다. 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부르는 소리, 자기 집 이야기를 미주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