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가명)는 우울증 약물 치료를 받고 있어 가끔 무기력할 때가 있는데, 북돋아주시면 열심히 하는 친구니 잘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11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창동중 스마트 교실. 3학년 11개 학급 담임교사와 교과 전담 교사 2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면 칠판에 스크린을 두고 교사들이 ‘ㄷ’자 형태로 둘러앉았다. 스크린에는 각 학급의 학생 얼굴 사진이 한 장씩 넘겨졌고, 담임교사는 특별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학생에 대해 다른 교사들에게 설명했다. 이 학교는 2년 전부터 학기 초에 이같은 형태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1·2학년도 따로 날짜를 정해 회의를 개최한다. 주의가 필요한 학생에 대한 특징을 담임교사 혼자만 알기보다는 그 학생을 가르치는 모든 교사와 공유하자는 취지다. 담임교사들은 3월 학생 상담, 학부모 면담 등을 통해 파악한 정보 중에서 다른 교사도 알아야 수업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는 사항을 골라 발표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히고 문제행동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를 기획한 이수윤 수석교사는 “교사는 다른 교사와 교류가 없어 섬과 같다”며 “아이를 제대로 알려면 교사들이 서로 정보를
대학이 평준화된 독일에서 ‘엘리트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엑설런트 이니치아티브’ 정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 타임지 선정 2015~2016년 세계대학평가에서 뮌헨대가 29위, 베를린대와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각각 37위, 49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 10년 간의 엘리트대학 육성책이 대학 구조개혁과 국제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지난 2006년부터 대학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 연구 대학을 지원하는 엑셀런트 이니치아티브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국제적으로 대학의 줄 세우기가 계속되면서 평준화된 독일 대학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문 선진국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타임지가 선정한 ‘2009 세계대학평가’에서 독일은 50위권 안에 단 한 대학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불명예를 기록했다. 당시 서울대는 47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주립대학인 독일은 대학이 평준화 돼 있다. 명문대학이 없기 때문에 인재가 전국 대학에 고르게 분포한다. 이것이 세계 대학 경쟁에서 독일이 상위권에 진입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 것이다. 학과별로는 차이가 나지만 대학과 대학 간의
캐나다 초중등 전 학년에 컴퓨터 코딩수업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대서양에 위치한 노바스코샤주는 오는 9월 신학기부터 전체 초중고에서 컴퓨터 입문 과정, 코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는 초등 1~3학년에서 컴퓨터 보안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가르쳐왔다. 이에 뒤질세라 태평양 연안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도 오는 9월부터 3년 동안 시범운영을 거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반까지 코딩 중심 컴퓨터 수업을 정규 교과목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컴퓨터 코딩수업이 강조되는 이유는 요즘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져서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컴퓨터 활용기술에 비해 학교 현장의 컴퓨터 수업은 20년 전보다 오히려 퇴보했다는 경영계의 불평을 감안한 것이다. 교육계도 컴퓨터를 잘 알아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캐나다 공교육 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영국과 미국이 컴퓨터 수업을 응용프로그램 활용수준에서 코딩을 배워 직접 프로그램까지 짜는 식으로 강화한 것도 자국제가 됐다. 영국은 2014년부터 유치원에서 고교까지 전 학년에 걸쳐 컴퓨터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시행 중이다.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의 활용과 코딩을 영어, 수학
‘나비를 키우는 아이들’은 남대구초 3학년 학생들과 ‘언어활동 중심 동물의 한 살이’ 프로젝트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이 학생들은 당시 1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3년간 담임을 맡아 지도했던 터라 유달리 추억도 많고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대구초는 학년 당 2학급인 대도시 속 소규모학교다. 이곳에서 나는 6년 동안 대구교대 교수님들과 프로젝트수업을 함께 연구했다. 이 글의 소재가 된 동물의 한살이 프로젝트는 국어과의 언어 사용 능력 신장 방법을 고민하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사를 고려해 과학과의 동물의 한 살이 단원을 국어과와 통합해 본 것이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각자 기르고 싶은 동물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들어 1·2차 글쓰기를 했다. 또한 동물의 한 살이 과정을 역할극, 시, 노래로 표현하고 개인별 책으로 엮으면서 68시간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애벌레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을 관찰해 설명하는 글쓰기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생명의 신기함과 소중함을 배웠고 친구들과 함께 사육 상자를 돌보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협력, 배려, 나눔, 존중을 실천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
꽃 주위를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오월의 나비를 보면, 교실에서 애지중지 키운 나비들을 창밖으로 날려 보내주면서 너무나 아쉬워했던, 뿌듯해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때는 2010년, 남대구초 재임시절 3학년 아이들과의 특별한 경험이 떠오른다. 3학년 1학기 과학·국어를 통합한 동물의 한 살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내가 교실에서 기르고 싶은 동물이란 주제로 글쓰기를 했는데,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달팽이, 나비를 키우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 이유는 소리가 나지 않아 공부에 방해되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아 공기오염이 없고, 털이 날리지 않아 병에 걸릴 염려가 없다는 것이었다. 모둠별로 장수풍뎅이 애벌레,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애벌레, 사슴벌레, 개구리 알, 달팽이를 준비했다. 그런데 나비 알은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남해에 있는 나비생태원에서 나비 알을 주문했다. 4월 25일, 배추흰나비와 표범나비의 알이 동대구고속터미널에 도착했다. 생태원 관계자는 나비 알을 택배로 보내면 알이 스트레스를 받아 부화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며 고속버스 화물칸에 실려 보낸 것이다. 그 상자를 승용차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실어 와서 교실로 옮겼다. 상자 속에는
11일 경기 통진초 강당. 흰 민복을 입은 학생 30여 명이 모였다. 선창을 맡은 학생들이 장구와 꽹가리를 치면서 “여러분들 농부님들 모들이나 쪄보세” 메기는 소리를 부르자 후창자들이 “쪘네 쪘네 나도 한참 쪘네”하며 후렴을 받았다. 이 모습은 경기 김포 통진면을 중심으로 전승‧보존되고 있는 농상패놀이 ‘통진두레놀이’ 장면이다. 통진초는 2008년부터 3~6학년 중 희망 학생들에게 토요 방과후 교실을 통해 통진두레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날은 새로 들어온 3학년을 위해 기존 학생들이 12마당 중 다섯째인 ‘모찌기마당’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모찌기란 모내기 전에 못자리에서 벼모를 뽑아 가지런히 묶는 일이다. 이남수 지도교사는 “계속해서 허리를 굽히고 일하는 고된 작업인데다 혼자 하기에는 버거운 일”이라며 “농악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며 노동의 고단함을 함께 달래고자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레놀이는 볍씨 뿌리기, 논갈이, 모찌기, 모내기, 새참먹기 등 한 해의 농사과정을 놀이화 한 민속놀이로 1998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다. 영농 기계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것을 통진두레놀이보전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이 계승했고
인천교총(회장 박등배)은 16일 ‘교직의 전문성 고취 및 친목 도모를 위한 등반대회’를 개최한다. 장수초에서 집결해 관모산을 등반한 후 돌아오는 일정이다. 등반 후에는 지회별로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목을 다질 예정이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 한교닷컴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HD, 우울증, 자살 충동… 학기 초, 학생 지도에 어려움 많아 신체적 증상, 행동 변화 잘 살펴야 지역별 전문센터 운영, 이용해 볼만 #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A교사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평소에는 잘 지내던 학생이 유독 수업시간만 되면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자리를 옮길 뿐 아니라 화장실을 들락거리기도 한다. 친구와 놀 때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고집을 부리다가 다투는 일이 잦았다.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것도 문제지만, 해당 학생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인 B교사도 가슴을 쓸어내린 사건이 있었다. 한 학생과 상담을 하던 중 자해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중학교 때 따돌림을 당해 우울증을 앓았던 학생은 ‘죽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털어놨다. 학기 초, 학생들의 정신건강문제로 속병을 앓는 교사가 적지 않다. 특히 자살 충동과 우울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을 겪는 학생들을 어떻게 상담하고 지도해야 할지 막막해 했다. 교사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서울시 학생 정신건강 상담 자문전화 ‘스쿨라인(1577-7018)’의 2012~2015년 상담 사례 706건을 분석한 결과, 자
2016년 총선거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모든 정당들이 경제의 중요성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만큼 경제문제가 심각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문제는 복합적이어서 어느 한 사람, 한 정당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세계 경기의 흐름과 국내 경제의 흐름 국민들 마음 속에 들어있는 심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을 반추해 보면서 한 신문사가 국내 10대 뉴스를 다뤘다. 메르스 사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성완종 리스트 등과 함께 ‘금수저 vs 흙수저’를 목록에 올렸다. 10대 뉴스 대부분은 2015년도에 한 때를 뒤흔든 대형 사건들이었다. 하지만 `금수저·흙수저`는 조금 다르다. ‘헬조선’과 더불어 이 시대를 관통하는, 청년들이 바라본 사회상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헬조선에 좌절하고 흙수저를 자처하며 반대편의 금수저에게 저주의 손가락질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헬조선’과 ‘금수저·흙수저’의 출발점엔 청년들의 팍팍하고 고된 삶이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되는 게 없고,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감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특히 반복되는 취업 실패에 따른 고통이 금수저를 향해 헬조선을
한국은 정치의 계절을 맞이하였다. 각 정당들이 경제문제를 이슈로 제시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대선 모습도 가끔 보면서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양당의 경제 공약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얘기가 전혀 안 나온다는 사실이다. 오바마, 부시, 클린턴이 당선될 때도 그랬고 트럼프가 특이한 공약을 발산하는 2016년 대선 레이스도 마찬가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경제학 박사에게 물어봐도 자기 나라, 즉 미국 1인당 GDP가 얼마인지 대답을 못한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대통령 후보도, 경제학자도, 개인들도 1인당 GDP에는 모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다는 것은 자신에게 별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들이 관심이 없으니 이들로부터 표를 얻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도 무관심한 것이다. GDP는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그는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쿠즈네츠도 분명히 우려하며 말했듯이 GDP는 생산된 부가가치를 나타내지 국민의 행복, 삶의 질, 복지를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경제가 번영하면 경제가 성장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