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목련을 소재로 시를 쓴 적이 있다. 방과 후 2층 교실에 혼자 남아 화단을 내려다보면 자주색 목련이 보였다. 털로 덮인 겨울눈을 깨고 자주색 목련꽃이 올라와 개화하는 과정이 정말 신기했다. 그걸 관찰해 ‘뾰족이 찌르더니 / 어느새 피가 맺힌 목련입니다’라는 시를 쓴 기억이 있다. 마무리는 ‘고운 내 물감을 / 뿌리 옆에 고이 묻어 / 화려한 앞날을 기다리고 싶습니다’라고 쓴 것 같다. 시로 써본 소재여서인지 지금도 목련을 보면 친근감을 느낀다. 필자가 평소 관심을 갖는 일은 꽃이 등장하는 문학 작품을 찾는 것이다. 그 결과물로 ‘문학 속에 핀 꽃들’이라는 책을 낸 적도 있다. 우리 소설에서 목련이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오는 작품도 꼭 찾고 싶었다. 그런데 필자가 목련에 대해 가장 문학적인 묘사를 만난 것은 소설이 아니라 김훈 작가의 에세이에서였다. 에세이집 자전거여행에서 목련이 피고 질 때를 묘사한 글은 압권이다. 목련이 피는 모습을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라고 했다. 이어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01 들어가는 말 지난 호에 기획안의 이론적인 부분을 알아보고 인성교육을 위한 실천 계획 작성의 연습을 추진 배경, 추진 근거, 추진 목적, 추진 방향까지 살펴봤다. 이번 호에서는 이어서 세부 추진 계획, 예산 운용 계획, 추진 일정, 기대효과 등을 알아보겠다. 02 인성교육을 위한 세부 추진 계획 세부 추진 계획은 교육청 혹은 교육지원청의 입장에서 정책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므로 학교 급별,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 전문가그룹의 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며, 장·단기 과제를 분류하고, 중요성·긴급성을 고려하며, 한정된 예산에서 높은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학교현장의 자발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교육청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등도 생각해야 한다. 실행 계획에는 현재의 상태와 추구해야 하는 목표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실행 방안(실행 기간, 대상, 방법, 업무분장, 유의사항 등), 평가 및 환류 방법 등을 구안해서 기술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세부 추진 계획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인성교육 중심 교육과정 편성 운영 가. 인성 중심 교육과정 운영
렌터카를 타고 떠난 우리 부부의 유럽 여행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남편은 첫 방문이고, 난 대학생 때 떠났던 배낭여행 이후로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한 손엔 자전거 손잡이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엔 진한 아메리카노를 든 채 바쁘게 출근하는 파리지앵이 먼저 눈에 띄었다. 학창 시절, 그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전거와 아메리카노는 쏙 뺀 채 그저 바쁘게만 보낸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이번 여행에서는 전혀 다른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바로 프랑스 특유의 여유와 평화움이다.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후 복잡한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그토록 원하던 조용하고 아름다운 진짜 프랑스가 그곳에 있었다. 몽생미셸 천 년을 넘어 그 자리에 파리에서 차를 몰아 서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소문으로만 듣던 환상의 성을 찾아 3시간쯤 달렸을까. 끔뻑끔뻑 해 질 녘 피곤이 몰려와 눈을 크게 떴다 감기를 반복하다 잠시 한 손으로 눈을 비비던 찰나, 붉게 빛나는 천공의 성 몽생미셸이 눈앞에 나타났다.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으로 198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몽생미셸이 있던 자리는 원래 시시(Forêt de
공감의 시대, 공감능력이 필요한 사회 막스 셸러(Max Scheler)는 ‘공감’을 ‘타인의 느낌에 대한 느낌’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느낌을 나도 고스란히 느끼는 것, 즉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공감’이라고 한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생각을 읽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마치 나의 상황처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공감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겼을 때와 상대방의 슬픔을 위로할 때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은 미래 사회를 좌우할 핵심 역량으로 ‘사회적 지능(SQ, Social intelligence)’을 꼽았다. 사회적 지능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능력인데, 그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수준 높은 사회성을 들었다. 이 사회지능의 핵심 요소가 바로 ‘공감’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읽고 그 아픔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공감한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공감은 느끼는 것이므로 감성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감성이 곧 공감은 아니다. 나와 관련이 없는 내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
수업은 집에서, 과제는 학교에서! 2014년 ‘거꾸로 교실’을 소개하는 KBS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거꾸로 교실은 일방통행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미리 수업 동영상을 보고 온 후 실제 수업시간에는 질문, 토론, 실습 위주의 학생활동 중심 수업을 하는 교수·학습법이다. 학생들이 흥미를 보이고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TV에 나온 학교와 교사들이 부럽기만 했다. 그러다 그해 9월, 부산에서 있었던 ‘거꾸로 교실’ 수업의 창시자 존 버그만(John Bergmann)의 특강과 겨울방학 때 열린 ‘미찾샘(미래교실을 찾는 선생님) 거꾸로 교실 캠프’를 다녀오고 자신감이 생겼다. 거꾸로 교실 수업을 위한 준비 그렇게 2015년 3월 새 학기에 바로 ‘거꾸로 교실’ 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과 약속을 하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니 첫 시간에 “이제부터 수학 시간은 거꾸로 교실 수업을 한다”고 하고 거꾸로 교실에 대한 설명, 모둠 만들기와 세우기, 교육용 SNS 서비스인 ‘클래스팅’ 안내와 가입 등으로 학급별로 3시간의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대혼란에 빠졌다. 국민들은 대규모 촛불과 태극기 시위대로 분열돼 극렬하게 대립했다. 우리 자녀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불행한 국가적 사태지만 모든 국민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기 바란다. 이제는 60일의 짧은 일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5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출마의 뜻을 비친 사람은 30명에 이른다. 이들 중 20여 명은 국민들이 전혀 후보감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떨어진 대통령직의 위신이 이들로 인해 더 우스운 자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든, 더 큰 걱정은 난립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合從連橫)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급조한 공약들을 남발한다는 데 있다.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것을 책임 있는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사회 분야마다 기대하는 대통령상은 다르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문화 대통령 등등. 교육계도 교육
1983년 방송평론가로 데뷔했으니 어언 35년째다. 그 장구한 세월 내내 중간부터 보기 시작한 드라마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집필을 전제로 사전에 미리 작정한 맞춤형 시청을 해와서다. 미리 작정하지 않았어도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으면 끝까지 보고나서 비평하는 것이 나름 드라마 시청 패턴이라 할까. 3월 30일 끝난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제7회부터 보기 시작한 경우다. 1월 25일 SBS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와 동시에 방송을 시작한 영향이 컸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이런저런 피해를 당한 ‘사임당’은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다. ‘김과장’ 따위는 경쟁조차 안될 것이라는 그런 분위기였다. 아니나다를까 첫 방송에서 ‘김과장’은 시청률 7.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15.6%의 ‘사임당’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과장’이 5회 만에 첫 방송 시청률의 두 배인 15.5%를 기록한 것. ‘사임당’은 초반 기세와 달리 5회에서 10.7%로 주저앉았다. 그야말로 역전의 승부가 난 것이다. 이후 여기저기 신문에서 ‘김과장’ 소식을 볼 수 있었다. 평론가로서 그런 소식에 무심할 수
2019학년부터 일반고에서도 저소득층 학생을 일정비율 이상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이 도입된다.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지역 명문고가 주 대상이다. 또 특성화고 선발방식은 내신 중심에서 적성과 소질 중심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27일 "대다수 학생이 진학하는 일반고에서 사회통합전형이 시행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일수록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등 소득 수준에 따라 일반고 진학이 결정되고 있다"며 "교육격차 해소방안의 후속조치와 자유학기제 성과 확산을 위해 ‘고교 입시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회통합전형은 고교 입학정원의 일정비율을 사회적 취약계층에 할당하는 제도로 국가보훈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 대상이다. 2010년부터 자사고와 특목고는 입학정원의 20% 이상을 기회균등·사회다양성전형을 통해 선발해야 하는 의무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제도 안착을 위해 교육부는 우선 2018학년도 대전과 전남 비평준화지역 일반고 57개교, 특성화고 50개교를 대상으로 학교별 정원의 5%이내를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게 할 계획이다. 대상학교의 입학정원 1만5094명 중 754명이 이 전형을 통해 선발될 것
정권·정부에 휘둘려온 교육을 바로 잡기 위해 교육계는 정치에 흔들림 없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오랜 숙원 과제로 제기해왔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국가교육위 설치가 화두로 떠오른 것도 그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범정부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요구했다. 이는 교총이 지난 2001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 온 과제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특별법으로 범정부적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장기 교육계획을 기획하고 중요 정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그동안 대통령 자문기구 형태로만 운영해왔던 교육위원회를 특별법 제정을 통해 범정부적 기구로 위상을 부여하고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복안이다. 1985년부터 7차례에 걸쳐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교육개혁기구를 구성, 운영해 왔지만 설치 근거가 대통령령에 그쳐 결정권자의 의지에 따라 기구의 영향력이 좌우돼 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조차도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특별법을 통해 국가교육위원회의 안정적 운영 체제를 구축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위원의 임기는 7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일 정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대학 체육특기자입학 재학생의 부실한 학사관리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관련자와 대학에 대한 엄정한 처분과 함께 엄격한 학사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행정처분을 관행적으로 방기했다는 책임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또 급격한 학사관리 강화로 인한 체육특기생의 경기력 저하와 엘리트 체육의 위축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체육특기자 재학생 100명이상 대학 17개교에서 학칙위반, 공·사문서 위조 등 광범위한 부정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례별로는 학사경고를 3회 이상 받고도 '총장 결재', '학생 이익 우선' 등의 이유로 제적을 하지 않은 학생이 394명, 프로구단 입단자에 대한 출석인정·성적부여가 427명, 시험·과제물 대리 응시 13명 등 총 1100여 명의 교수와 학생이 학사부정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이들에 대해 위반정도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고 체육특기생 학사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대학에는 기관경고 및 행정처분, 학생에게는 학점취소, 교수에 대한 징계요구 등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병구 교육부 대학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