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통해 어떤 꿈을 꾸는가?수업에서 꿈을 꾼다고 말하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수업을 구상하는 교사라면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는가?’에 대해 한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꿈꾸는 3년 지기 수업친구들이 있다. 화학, 물리, 생명과학 선생님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질문’으로 세상과 관계 맺고, ‘질문’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수업을 디자인하기 위해 수시로 모여 토의했다. 고교 탐구과목 수업에서 질문을 더하고, 때론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을 학생들과 함께 풀어내는 효율적인 방법을 꾸준히 찾아왔다.아래는 수업친구인 생명과학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한 후, 커피향 가득했던 찻집에서 선생님께 드렸던 글이다. 언젠가 S대 자연과학 포럼에서 한 고교생이 “과학이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교수님이 “과학은 질문이다”라고 답변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그 대답은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과학에 많은 흥미와 관심이 있고, 그래서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지만 한 번도
부산 북구의 신도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용수중학교는 30학급의 대규모 학교로 우수한 학생, 교육에 관심이 매우 많은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 불안감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2013학년도부터 자유학기제 운영을 시작했다. 다음 해 어느 정도 정착되기 시작했고, 2015학년도에는 완전히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행사·체험 대신 다양한 선택활동 교사들은 안정적으로 자유학기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학교는 1학년 담임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교사들이 자유학기를 두려워하지 않자 가장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능력 있는 교사들이 1학년 담임을 먼저 지원하게 됐다. 3년간 연속적으로 자유학기 연구학교를 운영했기에 자유학기에 대한 이해와 관련 프로그램 진행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축적됐다. 그러면서 좋았던 점은 더 발전시키고 좋지 않았던 점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관리자의 포용력과 결단력도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사 간의 끈끈한 정이 쌓이고 서로 불만을 말하기보다는 의논하면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학교 분위기도 3년간 자유학기를 운영한 큰 효과라 볼 수 있다. 3년쯤 되니 지나친 행사 위주의 프로그램은 정리했고 외부 체험 행사는 2
자유학기제가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 지도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든다. 2013년 5월 발표한 교육부의 계획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중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정책이다. 이런 기조하에 그동안 자유학기제는 수많은 교사의 노력과 함께 4년간 꾸준히 확산돼 왔다. 2013학년도 2학기에 42개 연구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4학년도에는 80개 연구학교와 731개의 희망학교가 자유학기를 운영했다. 2015학년도에는 희망학교의 수가 2551개교로 늘었다. 당초 교육부의 목표보다 희망학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에 힘입어 2016학년도부터 3200여개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 첫해, 학생과 교사들은 어떤 경험을 했을까? 시험이 없어진 교실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교사들이 보고한 수업 우수 사례들에서 자유학기 중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생, 교사 모두 만족도 증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16학년도 자유학기제 운영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굳이 “한 사람의 충실성과 가치는 독서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그 이상으로 무엇을 읽는가가 중요하다(매슈 아널드)”, “누구든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을 한 시간 동안 읽는다면 반드시 더 나은 존재가 되고, 더 행복해질 것이다(존 러벅)”,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르네 데카르트)”는 말을 상기할 필요는 없다. 독서의 중요성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삶은 곧 경험이고 인간은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미래로 가는 문도 넓어진다. 문제는 인간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앞서간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을 담은 책은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주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의 양식이자 지혜의 샘물인 책은 그래서 청소년의 지적 성장에 최고의 보약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이 독서를 권하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오로지 입시가 모든 교육적 가치를 삼켜버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인한 기계적 학습에 매몰되다 보니 독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문화
렌터카를 타고 떠난 우리 부부의 유럽 여행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남편은 첫 방문이고, 난 대학생 때 떠났던 배낭여행 이후로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한 손엔 자전거 손잡이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엔 진한 아메리카노를 든 채 바쁘게 출근하는 파리지앵이 먼저 눈에 띄었다. 학창 시절, 그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전거와 아메리카노는 쏙 뺀 채 그저 바쁘게만 보낸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이번 여행에서는 전혀 다른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바로 프랑스 특유의 여유와 평화움이다.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후 복잡한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그토록 원하던 조용하고 아름다운 진짜 프랑스가 그곳에 있었다. 몽생미셸 천 년을 넘어 그 자리에 파리에서 차를 몰아 서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소문으로만 듣던 환상의 성을 찾아 3시간쯤 달렸을까. 끔뻑끔뻑 해 질 녘 피곤이 몰려와 눈을 크게 떴다 감기를 반복하다 잠시 한 손으로 눈을 비비던 찰나, 붉게 빛나는 천공의 성 몽생미셸이 눈앞에 나타났다.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으로 198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몽생미셸이 있던 자리는 원래 시시(Forêt de
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대혼란에 빠졌다. 국민들은 대규모 촛불과 태극기 시위대로 분열돼 극렬하게 대립했다. 우리 자녀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불행한 국가적 사태지만 모든 국민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기 바란다. 이제는 60일의 짧은 일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5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출마의 뜻을 비친 사람은 30명에 이른다. 이들 중 20여 명은 국민들이 전혀 후보감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떨어진 대통령직의 위신이 이들로 인해 더 우스운 자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든, 더 큰 걱정은 난립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合從連橫)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급조한 공약들을 남발한다는 데 있다.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것을 책임 있는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사회 분야마다 기대하는 대통령상은 다르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문화 대통령 등등. 교육계도 교육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첫해가 지났다. 긍정적인 취지와 우수사례만 주목하면 한없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을 뗀 지금의 상태에서는 보완할 점도, 개선할 점도 많이 남아있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우선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자유학기제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목표로 도입됐다.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행복교육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 자유학기제는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 하기보다는 먼저 먼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말을 실천하며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엇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꿈꾼다. 무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을 참되고 유능한 인간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자유학기제는 교육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교육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변화된 것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교육의 변화는 곧 학교의 교육력과 역량 강화다. 핵심성취기준을 토대로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울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하고, 프로젝트 수업 등 창의적 문제해결력 신장을 목표로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 혁신을 이루고, 지필 고사에
1. 교육법규와 항상성 교육부나 교육청의 일반적인 법규, 지침, 그리고 계획은 필요하면 장관과 교육감의 최종 결재로 언제든 제·개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교육법규가 항상성이 있다는 말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교육법규란 통상 규칙이나 조례 이상의 법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자체 지침이나 계획은 이 범위에서 제외된다. 즉, 교육법규가 항상성이 있다는 것의 의미는 지침이나 계획과 비교해 다소 지속성이 담보된다는 상대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것이다. 교육법규도 얼마든지 변경·수정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만, 지침이나 계획보다 제·개정 절차나 기간, 관련 기관과의 협조 등이 훨씬 까다롭고,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2. 제·개정 교육법규 내용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2016.11.30.] [법률 제14183호, 2016.5.29., 타법개정]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공직자의 부패·비리사건으로 인해 공직에 대한 신뢰 및 공직자의 청렴성이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공정사회 및 선진 일류국가로의 진입을 막는 최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
중학교 때 목련을 소재로 시를 쓴 적이 있다. 방과 후 2층 교실에 혼자 남아 화단을 내려다보면 자주색 목련이 보였다. 털로 덮인 겨울눈을 깨고 자주색 목련꽃이 올라와 개화하는 과정이 정말 신기했다. 그걸 관찰해 ‘뾰족이 찌르더니 / 어느새 피가 맺힌 목련입니다’라는 시를 쓴 기억이 있다. 마무리는 ‘고운 내 물감을 / 뿌리 옆에 고이 묻어 / 화려한 앞날을 기다리고 싶습니다’라고 쓴 것 같다. 시로 써본 소재여서인지 지금도 목련을 보면 친근감을 느낀다. 필자가 평소 관심을 갖는 일은 꽃이 등장하는 문학 작품을 찾는 것이다. 그 결과물로 ‘문학 속에 핀 꽃들’이라는 책을 낸 적도 있다. 우리 소설에서 목련이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오는 작품도 꼭 찾고 싶었다. 그런데 필자가 목련에 대해 가장 문학적인 묘사를 만난 것은 소설이 아니라 김훈 작가의 에세이에서였다. 에세이집 자전거여행에서 목련이 피고 질 때를 묘사한 글은 압권이다. 목련이 피는 모습을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라고 했다. 이어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01지하철을 타는 순간 사람들이 품는 소박한 소망은 무엇일까. 아마도 앉을 자리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당장 빈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내가 앉을 자리가 곧 나기를 바란다. 설마 내릴 곳까지 죽 서서 가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고매한 인품과 교양을 가진 사람이라도 지하철을 탈 때, 자리를 기웃거리는 것은 조금도 흠 될 것이 없다. 승용차 없이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나 역시도 기왕이면 편하게 앉아 갈 수 있기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자리에 대한 이 소박한 기대가 그냥 소박하게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대는 그냥 잠시 품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잊어버리는 것이 돼야만 ‘소박한 소망’으로 남는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 여기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달리 달콤한 쾌감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이 아니라, 끔찍하고도 유치한 ‘불행의 마음’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빈자리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두고 있다 보면, 그것이 은근한 ‘집착’으로 슬며시 변한다. 물론 자리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자기기만(自己欺瞞)인 셈이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