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11년차 경력의 경기 A초 B교사는 부장 3년차다. 그는 최근 도내에 ‘미래교육 교원리더십 아카데미(이하 리더십 아카데미)’가 생긴다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장에서 교육에 힘을 쓰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회주의에 편승한 정책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여겨진다. 그는 9년 뒤까지 계속 담임과 부장을 동시에 맡을 경우 리더십 아카데미의 문을 두들길 수 있다. 리더십 아카데미는 20년 이상 경력이면서 부장 5년과 담임 7년을 채운 교사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교감은 현임교 실근무 1년 이상이면서 정년 잔여기간 5년 이상인 자가 대상이다. 그러나 B교사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털어놨다. 만일 붙는다 하더라도 한 학기(6개월) 동안 집체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부분이 걸린다. 현장에서 이어가던 교육에 단절이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한 교육적 손실을 감수하기엔 지나친 모험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단지 이론적인 리더십 교육을 받기 위해 6개월 간 자리를 비우는 건 거듭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리더십은 현장에서 다양한 상황마다 대처하는 방법을 몸소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남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본격 추진에 불을 붙이자 도교육계는 물론 도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도교육청은 이달 중순 조례안을 발표하고 다음 달 입법예고에 돌입, 연말까지 도의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경남교총은 교육현장에서 학생인권의 강조로 인해 과거보다 학생생활교육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중단을 촉구했다. 조례안에는 집회 보장, 용모 자유, 소지품 검사 불허용,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소지 권한, 교내 인터넷 자유 사용, 성적지향과 임신 또는 출산 등으로 인한 차별금지 등이 포함됐다. 경남교총은 "학생인권조례안은 생활교육포기조레안"이라며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현재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경남 학생들의 학력향상과 교권신장 방안부터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교육현장에서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조례안이 통과되면 학교에서의 생활교육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교총이 전국 교원 및 교육전문직 등 11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98.6%가 ‘과거에 비해 학생생활지도가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추석연휴 기간, 처음으로 2박3일간 가족 여행을 떠났다. 추석을 앞두고 아이들 친가, 외가 조상님, 어른들을 미리 찾아뵈었다. 지난 8월 하순 부부만의 홋카이도 힐링여행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가족이 떠나는 국내여행이다. 여행의 목적지는 남도지방. 그 중에서 가장 매력을 끄는 곳은 강진.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데 지자체에서는 이것을 관광자원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교직에 있는 아내는 지난 봄. 강진에서 청렴 연수를 받았다. 전국의 공직자들이 모였는데 프로그램도 좋고 그곳의 자연 풍광이 좋아 다시 갈 기회를 찾고 있었다. 이번엔 연수가 아니라 여유 있게 역사힐링여행을 통하여 가족간 정을 쌓고자 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공직자 연수 유치가 지역관광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의 여행 특징 몇 가지. 첫째,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 이용. 그 이유는 운전 피로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산행 시 코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탄소 배출도 줄여 환경도 살리니 1석3조다. 둘째, 맛 여행 겸하기. 그 지역에서만 특별히 맛 볼 수 있는 음식으로 식사 메뉴를 구성한다. 여행에서 보는 것 다음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두발 자율화를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공문을 내려보냈으니 어떤 형태로든 두발자율화는 현실화 되겠지만 이는 한참 뒤떨어진 구시대의 정책일 뿐이다. 일선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서 이미 멀어진 상태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라고 했지만 학교의 입장에서는 내일 당장 시행해도 될 문제다. 법률로 정해진 학교장의 권한까지 교육감이 가져가서 발표하면 교육감이 더욱더 위대해 보인다. 말로는 공론화를 거치라고 하지만 이미 비슷한 공문이 인권보장측면에서 내려왔었다. 학생관련 규정이니 학생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라고 했었다. 교육감이 직접 발표한 내용을 어기면서 규제를 가할 학교장이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궁금하다. 그렇게 소신있게 학교장의 권한을 행사할 교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 사실 학교에서의 골칫거리는 두발 문제가 아니다. 두발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있다고 해도 사문화된 학교들이 많다. 무언의 허용이라고 할까. 시대가 그러니 어쩔 수 없지만 두발규제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역으로 치면 학교에서 두발 문제는 더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두발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흔하지
곡정초등학교(교장 김석진)는 2018학년도 학생자치회 청소년 리더 연수(1학기:2018.7.18., 2학기:2018.9.19.)를 실시하였다. 4~6학년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교실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을 서로 이야기해보며 배우는 활동에 참여하였다. 본 활동은 곡정초등학교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토론의 이해와 실제’라는 주제로 학생회 임원의 민주적 리더십 함양을 목적으로 연수가 진행되었다. 발표와 경청, 토론 등의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통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다름’을 인정하고 토론을 통해 서로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야 모두가 함께 행복한 학교, 민주적인 곡정초등학교가 될 수 있음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또한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생 자치활동 만들기 방안을 모색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김○○학생은 “토론의 절차를 배웠고 다름을 인정하고 리더십을 길러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길러야겠다”라고 생각을 이야기 했으며, 박○○학생은 “나와 다른 의견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고 우리 학교 주변 곳곳을 잘 살피고 문제해결을 해 나갈
이번 추석 명절에도 많은 영화들이 TV로 방송되었다. 지상파 방송만 살펴봐도 KBS 5, MBC 3, SBS 6, EBS 8편 등이다. 거기에 지역방송인 OBS까지 더하면 거의 30편에 이른다. 천만영화에서부터 극장 개봉 6개월밖에 안된 신작까지 영화 종류도 다양하다. 시청자 입장에선 거의 공짜인 추석특선 영화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한 차림표라 할 수 있다. 먼저 두 개 채널의 KBS보다 SBS가 더 많은 영화를 편성해 눈길을 끈다. SBS가 나름 공을 들인 반면 MBC는 3편뿐이라 좀 빈약해 보인다. 방송사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나마 좀 의아한 편성이란 생각이 든다. 추석 명절 분위기와 다소 동떨어진 영화 한 편이 유독 눈에 띄어서다. 청불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이다. 같은 시간대 역시 청불영화인 ‘범죄도시’를 tvN에서 방송했지만,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이란 점에서 다르다. 관객 동원 면에서도 93만 명의 ‘불한당’은 687만 명이 극장을 찾은 ‘범죄도시’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이래저래 ‘불한당’ 방송이 미스터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불한당’은 과연 어떤 영화인가? “7분간의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 최정숙 선생 정신 기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부룬디에 우리나라 교육자 고 최정숙 선생을 기리는 ‘최정숙여자고등학교’가 개교했다. 지난달 10일 아프리카 부룬디공화국의 수도 부줌부라 인근 무진다 지역에 부룬디 최초의 여자고등학교가 개교했다. 부룬디의 첫 여고지만 이름은 대한민국 교육자 고 최정숙의 이름을 땄다.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과 한국희망재단이 여성 교육에 앞장섰던 최 선생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이 학교를 세웠기 때문이다. 최정숙여고는 부룬디 교육부가 제공한 부지에 설립됐다. 6개 교실과 기숙사, 도서관, 식당, 컴퓨터실, 다목적실, 행정동 등을 갖췄다. 학생 정원은 225명이다. 학생은 부반자, 부줌부라, 치비토케, 카옌자 등 4개 지역에서 3년간 단계적으로 선발되며, 교원은 부룬디 교육부에서 지원한다. 최정숙 선생(1902∼1977)은 1914년 제주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신성여학교를 1기로 졸업하고 서울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관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나자 최선생도 독립만세를 외치다 체포됐다. 고문과 매질을 당한 후 석방된 그는 곧 다시 3.1 운동에 참여한 7
학생 돌보며 수업까지 ‘탈진’ 대체인력 없어 병가도 못 내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기다리는 아이들이 늘어선 줄이 길어지는 것을 보며 빨리빨리 아이들을 대하게 되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눈을 보며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경남 A초등학교 B교사는 65학급 1870여 명의 학생과 120여 명의 교직원이 있는 대규모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하루 보건실 이용자는 80~100명 정도다. 많은 날에는 100명이 넘어가기도 한다. 만성 질환을 가진 학생들도 따로 관리하고 수업까지 해야 한다. 교외체험활동에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동행해야 하지만, 대체할 인력이 없어 나가질 못한다. 평소에 화장실을 갈 시간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파도 대체할 인력이 없어 병가도 내지 못한다. 결국 B교사는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어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이런 상황은 B교사만의 일이 아니다. 보건교사 배치 기준이 학급 수에 상관없이 학교당 1명이기 때문이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은 초등학교는 18학급, 중·고교는 9학급 이상일 때 보건교사 1명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7학년도 기준으로 54학급 이상 대규모 학교는 51개나 된다. 현재 학교보
확대 전 대비 4배 늘어 부산·광주 무자격 66.7% ‘내부형 50%’ 기준 넘어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무자격 교장공모 비율을 신청학교의 50%로 확대한 이후 첫 공모에서 28개교가 무자격 교장공모를 시행했다. 일부 시·도는 늘어난 제한 비율을 넘겨 무자격 공모를 했다. 9월 1일 자 공모교장 임용 결과 전국에서 28개교가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공모는 3월 20일 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령’을 적용한 첫 공모였다. 당시 교육부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입법예고를 했으나, 현장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신청학교의 15%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임용령을 개정했다. 6월 중 교장공모 시행 계획 발표 당시 무자격 공모제 시행학교는 33개교에 달했으나, 서울의 2개교가 논란 끝에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 났고, 3개교는 승진형으로 변경되면서 최종 28개교가 무자격 공모제를 시행했다. 이는 2013학년도에서 2017학년도까지 5년간 시행된 무자격 공모의 학기당 평균인 7개교의 4배에 달하는 숫자다. 교육부는 임용령 개정 과정에서 “실제 무자격 교장공모제 시행학교는 확대한 비율만큼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
'고향, 추석’ 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기다림, 그리움 같은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것이다. 한 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서울로 돈 벌러 가신 형님 누님들이 “올 추석에는 어떤 선물을 사 오실까?”하루하루 기다림 속의 흥분과 긴장 속에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우리 언니는 이번에 새 옷 사왔다. 우리 형아는 과자를 엄청나게 많이 사왔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온 동네에 자랑하고 돌아다니느라고 바빴고 “여러분, 마을 뒷산 공터에서 콩콜 대회가 있으니 저녁 일찍 드시구 많이 참석해 주세유.” 이장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지면 '이번 콩콜 대회에는 누가 상을 탈까? 기대하며 저녁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마을 뒷산으로 향했다. 콩콜 대회의 최우수 상품은 시계였고 낫, 곡괭이, 삽 같은 농기구가 대부분이었다. 꾀죄죄한 모습에 햇볕에 검붉게 그을렸던 형님도 충청도 사투리에 시골티가 났던 누님도 서울만 갔다 오면 뽀얀 얼굴에 서울 말씨를 쓰는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했다. ‘나도 어서 커서 형님, 누님들과 같이 돈 많이 벌어 멋진 모습으로 고향에 나타나야지.’라는 야무진 꿈도 꾸었다. 추석날은 윷놀이와 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