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시작부터 마음이 무겁다. 교육재정 축소, 수능 서·논술형 등 대입 개편,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등 정부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정책 추진 탓이다. 가뜩이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 교권 침해로 힘든 교직 사회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반발과 불만의 이유는 두 가지다. 사전 협의 없는 던지기식 정책 양산과 예상되는 부작용 때문이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밀실야합으로 반세기 넘게 안정되게 유지된 교부금 연동제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사전 협의나 설명도 없이 결과만 통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내년에는 교육예산 총액을 2조5000억을 더 주니 돈이 줄지 않는다 한다. 또 바뀐 산식으로 생긴 여윳돈은 미래 기금이라는 거창한 주머니에 넣어 잘 쓰겠다고 하지만 교직원 호봉 자연 인상분, 물가 인상을 생각하면 교육 살림살이 걱정이 앞선다.
여기에 2023년 말 발표된 고교학점제, 내신 5등급제,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대표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시행도 되기 전이지만 국교위는 2033년 대입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서·논술형 문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월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을 포함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2028~2037년) 발표가 예정돼 있다. 9월 3일엔 국교위 주최로 초등 저학년 교육 시간 확대 정책 포럼이 국회에서 개최된다. 과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추진하다 교직 사회의 반대로 무산된 초등 저학년 3시 하교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불만 높아져
부담과 피해는 결국엔 교원 몫으로
교육계 의지와 요구 하나로 모아야
학교와 교직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힘들게 만드는 정책의 부담과 피해는 교원 몫이다. 교육 곳간이 허물어질 위기에도 침묵하는 교육부와 국교위에 더 이상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이 시점에서 더 안타까운 것은 교권이나 교원정책에 비해 교육재정 개편과 관련한 교직 사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점이다. 반대 긴급 행동의 서명운동 참여도 적고, 나와 우리의 문제가 아닌 교육감과 교육청, 관리자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교육예산이 줄면 교육감 공약사업도 당연히 줄겠지만 처우, 교원 증원, 학교 운영비, 학급운영비, 교원 명퇴 예산 등에 타격이 오게 될 것이다.
대입제도 개편의 부담도 고스란히 학교와 교원에게 돌아온다. 아이들의 발달과 교육적 효과, 교사와 학교의 부담 등 현실 고려 없는 3시 하교 정책도 일방 추진할 수 있다.
이처럼 교육계가 극복하고 쟁취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기자회견 개최, 대국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현장의 적극적 동참과 지지가 약하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9월 정기국회에서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교육활동 국가소송 책임제 도입, 교원정치기본권 보장,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악 저지를 위한 입법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수능 서·논술형 등 대입 개편,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정책 일방적 강행도 막아내야 한다.
단합과 행동 없이는 얻을 수도, 막을 수도 없다. 교육계의 의지와 요구를 모으기 교원 3단체는 공동으로 10월에 국회 앞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참여와 동참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