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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말 기술] ⑨사과보다 화부터 내는 학부모

"우리 애가 친구를 밀쳐 잘못한 거 알아요. 그런데 선생님이 먼저 아이를 자극했으니까 화를 냈겠죠. 선생님이 잘못 지도하신 거 아닌가요?” 학부모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섞여 있습니다.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교사를 비난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는 혼란스럽습니다.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왜 화를 내는 거지?' 교사는 뜻하지 않은 비난을 받은 것 같아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학부모는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제 아이가 잘못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으로 말을 시작합니다. 이‘하지만' 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앞의 이야기가 있는 셈이지요.

 

수치심이 공격성으로 표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학부모의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우리 아이가 잘못했구나”라는 인정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우리 아이만 나쁜 건 아니잖아”라는 방어입니다. 이 둘이 충돌하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말과 화내는 말이 동시에 튀어나오는 모순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다른 부모는 날 어떻게 볼까?’ 하는 수치심이 공격성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자신을 방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교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학부모가 이미 아이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어머님께서 민준이가 잘못했다고 말씀하신 것, 쉽지 않으셨을 텐데 정말 용기를 내셨다고 생각합니다”는 식으로 먼저 인정해줍니다. 그러면 학부모의 태도가 조금은 부드러워집니다. 자신이 나쁜 부모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는 것이죠. 다음은 학부모의 화가 어디서 오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어머님께서 화가 나신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겠어요?”물으면 학부모는 자신도 정확히 몰랐던 감정의 실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애는 안 혼내고 우리 애만 혼낸 것 같아서요”, "민준이 말도 안 들어보고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야단친 것 같아서요”처럼 구체적인 불만이 나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변명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다른 아이도 똑같이 혼냈어요”, "민준이 말도 다 들었어요”처럼 해명하려 들면 학부모는 "선생님은 변명만 하시네요, 선생님이 그래서 다 잘했다는 건가요?”처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받아칩니다.

 

그보다는 "그 부분에서 어머님께서 섭섭하셨겠네요. 제가 좀 더 신경 쓰지 못한 점이 있었나 봅니다”라고 부드럽게 말합니다. 동시에 교사로서 할 말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사로서 아이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도 이해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민준이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학부모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과 교사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 두 가지가 함께 가능합니다.

 

같은 편이라는 인식 줘야

 

학부모의 감정을 인정하고 나면, 이제 본질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같은 편이라는 것,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주의할 것은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야 합니다. "민준이가 화가 나서 친구를 밀쳤습니다. 친구가 다칠 수도 있었어요. 어머님도 이런 행동을 바라시지는 않으시잖아요?”처럼 이미 벌어진 상황만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해결책을 찾습니다.

 

"어머님께서 집에서는 어떻게 지도하실 계획이세요? 제가 학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식으로 역할을 나눕니다. 사과보다 화부터 내는 학부모를 만나면 교사는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하지만 그 화를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잘못을 인정했다는 용기를 먼저 칭찬해 주고, 화의 실체를 파악한 후 함께 아이를 키우는 동반자로서 손을 내밀 때, 결국은 태도를 바꾸고 협조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김성효

전북 문창초 교감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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