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다양한 문제들이 쏟아졌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총선(總選)을 무사히 치러내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거권을 부여하게 됐고, 선거 연령이 낮아지면서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것도 사실이다. 만 18세는 고등학생이 포함된 집단으로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시기상조라는 반대의견이 있었다. 18세를 기준으로 혼인, 납세, 병역, 공무원 임용까지 가능하므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지만, 유독 선거권만 인정되지 않아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찬성의견이 부딪치며 논란이 많았다. 교과서 밖 민주 절차 경험 사회교사로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교과서 속 정치 이야기를 할 때면 지루한 표정들과 동문서답이 공존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정치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어려워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아이들이 정치적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의 학생회장 선거’, ‘지방 자치 제도 체험’, ‘실제 정치 관련 뉴스 댓글 쓰기’
2020-06-11 14:13올해 우리 반에는 특별한 아이가 하나 있었다. 조금 생소하긴 하지만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할 수도 있는 아이, 바로 탈북 학생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 출생은 아니지만 북한 사람인 어머니가 중국으로 탈북하고 거기서 만난 조선족 아버지와 함께 낳은 아이라서 법적으로 탈북 학생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정민(가명)이는 남학생으로 중국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다가 우리나라에 온 탈북민이었다. 외모는 한국인과 전혀 다른 점이 없었고 우리말도 잘했다. 단지 글자를 잘 쓰지 못했고 학업 성적이 많이 낮았다. 그 외에는 다른 학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쨌든 탈북 학생을 처음 만나 조금 긴장되었는데 교감 선생님의 전화가 왔다. “김 선생님, 학급에 탈북 학생이 하나 있지요? 그 학생이 탈북민인 걸 다른 학생들이 절대로 알게 해서는 안 됩니다. 어머니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어요.” 그 말을 듣자 긴장이 더욱 커졌다. 마치 대단한 특수임무를 맡은 기분이었다. 어쨌거나 엄청난 비밀유지와 보안을 요하는 일이 하필이면 내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니었다. 우려했던 일은 없었다. 학생들은 늘 정민이를 자신과 똑같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다. 교우관계에…
2020-06-09 09:31초여름으로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의 기승은 여전하다. 고3, 고2에 이어 고1까지 등교했고 중학교와 초등학교 및 유치원도 속속 등교를 마무리하고 있다. 특히 대입을 목전에 둔 고3 학생들은 5월 20일에 등교해 벌써 4주차에 접어들고 있다. 학교 수업도 서서히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교실마다 마스크를 낀 선생님들의 열강으로 활기가 넘치고 있다. 그러나 고3의 경우 한 달 가까이 수업을 진행한 선생님들의 체력 저하에 따른 극도의 피로감으로 교과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단 감염의 우려 때문에 철저한 방역지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학생이나 교사 모두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학생들도 하루 8시간 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듣는 것은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지방의 한 고교에선 고3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듣다 실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방역 지침에 따라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하고 가동을 하더라도 창문을 열어야 한다. 1시간 수업에 흥건히 젖어 교사들은 교과지도, 생활지도, 진학지도에 각종 공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업무까지 맡고 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이
2020-06-08 14:03교직 생활을 중학교에서 시작했고 고등학교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어서 제자들이 모두 십대 청소년들이었다. 귀여운 중1부터 새침한 여고생들, 덩치가 크고 억센 남고생들까지 십대 초반부터 후반에 이르는 다양한 학생들을 지도했다. 그래서 마음속에 내 자식이 십대가 되면 그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건강상의 문제로 교직을 떠나 자식 교육에 전념하는 엄마가 돼보니 전심전력을 다하는데도 자녀 교육이 쉽지 않았다. 중1까지는 심성 곱고 성실한 아이여서 호흡이 척척 잘 맞았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부모에게 반감을 드러내고 남처럼 냉정하게 행동했다. 교직에 있을 때 수많은 사춘기 학생들을 가르쳤건만 엄마로서 사춘기 자식을 대하기가 그토록 힘들 줄이야…. 사춘기 시작단계의 제자들, 절정에 이르러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던 제자들, 그리고 끝단에서 숙연해진 제자들…. 사춘기 청소년들과 함께 한 세월이 얼만데, 내 자식 하나를 감당하지 못해 야단치고 다투면서 갈등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자식에 대한 욕심·집착 때문 교사 출신 엄마로서 자녀 교육을 잘 할 것이라고 주변에서도 기대했고 본인 자신도 철석같이 믿었는데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자식의 돌변한…
2020-06-08 14:00연평균 약 3000건 이상 교권침해사건이 발생한다. 교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 악성 민원 등 그 유형과 침해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교총이 사활을 걸고 개정을 추진한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아동복지법 등 소위 ‘교권 3법’의 법제화가 마무리됐다. 아동복지법은 5만 원의 벌금형만 받아도 교단에서 영구 퇴출토록 했던 독소조항을 법원 판결 시 사건의 경중 등을 고려해 취업제한 여부와 기간을 함께 선고토록 개정됐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지역교육청 이관,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의 학교장 종결제 도입이 반영된 학교폭력예방법도 올 3월부터 시행됐다. 특히 교권보호의 기본법령이라 할 수 있는 교원지위법 시행령도 지난해에 이어 지난 2일 다시 개정됐다. 신체·정신상 4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중대한 교권침해는 교육감이 즉시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도서·벽지 근무 교원의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도 하게 된다. 또, 교총이 줄기차게 요구한 고교 교원의 교육연구비 지급근거도 마련됐다. 과거 중학 교원연구비 미지급 사태를 해결했던 교총이 이번에는 선제적으로 해결한 것이다. 큰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정교한 법 체계 갖게 돼 돌
2020-06-08 13:244월부터 시작된 온라인수업. 요즘 많은 학부모님이 온라인수업 때문에 힘들어하세요. 교사이기도 학부모이기도 한 입장. 솔직히 학급 온라인수업도 준비해야 하고, 업무도 많아서 학부모로서는 기본만 잘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은 함정이었어요. 며칠 전 저녁, 아이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어요. 배움 공책 올린 것을 보니,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고요. 아이가 해 놓은 과제를 보니 교과서 사진도 올리지 않고 시간마다 정해준 배움 공책에 쓸 내용도 대충 써놓았다고요. 부모님이 제대로 확인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하는 문자였지요. ‘혼자서도 잘하겠지….’ 하는 마음에 점검을 해주지 않았어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편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요. 집에서까지 온라인학습의 덫에 갇혀 있기는 싫었었어요. 막상 아이의 과제 때문에 연락을 받고 나니 민망한 마음이 들더군요. 담임 선생님의 문자 한 통으로 정신이 번쩍! 문자를 받은 다음 날부터 아이는 특별훈련을 받아야 했어요.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그 전에 제대로 하지 못했던 배움 공책과 교과서를 다시 풀었거든요. 그렇게 3일 정도 아이와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2020-06-04 16:37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 격상이 논의되고 개학 연기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2월 무렵,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소장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현 상황이 악화·장기화할 경우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지 검토해보자는 내용이었다. 출석으로 인정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수업 시수를 확보하고 활용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검토, 대응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교원들로 구성된 TF팀이 현장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전국 모든 학교에 일괄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출석 인정에 대한 유권 해석도 어려움이 있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드렸다. 그러나 몇 차례 등교 연기 후 온라인 개학은 현실이 됐다. ‘늘 그래왔던 것’에 익숙해져 이번 연구는 스스로 어느 정도 앞서가는, 그리고 깨어있는 교사라 자만했던 나를 돌아보게 했다. 사실 초기 단계부터 절반의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원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단점만 들여다보고 가까이 살펴볼수록 그 구멍이 더욱 크고 또렷하게 보였던 것은 아닐까? 최근 젊은 신규 선생님이 지금 상황에서 학급 임원, 전
2020-05-28 17:40제24대 한국교총 회장이었던 현승종 전 국무총리의 부음을 접하면서 머리에 우선 떠오른 것은 ‘겸허’ 또는 ‘겸손’이었다. 필자는 자신의 분에 넘치게도 적어도 30년 가까이 선생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일하며 배운 경험을 여러 차례 가졌는데, 그 과정에서 “세상에 이렇게 겸손이 몸에 밴 분이 또 어디 있겠는가”하는 느낌을 갖곤 했다. 자신보다 수십 년 아래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차 심부름이나 전화 심부름하는 젊은 여성에게도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언제나 존댓말을 썼다. 자신을 내세울 일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선생님이 자기 자랑하는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 거기에서 위선의 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말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의 가르침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는 전형적인 훌륭한 선비의 몸가짐이었다. 필자는 선생님의 겸손에 접할 때마다 그러하지 못한 자신에게서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다. 이 대목에서 잠시 도산 안창호를 떠올리게 된다. 선생님과 같은 평안도 출신의 항일독립운동가 도산은 어느 무엇보다 ‘인격혁명’을 내세웠다. 조선인 또는 한인 모두가 끊임없는 인간수양을 통해 인격혁명을 성취하는 것이 독립의 지
2020-05-28 17:332020년 대한민국의 교육은 엄청난 혼란 속에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발생한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은 패닉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에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는 체육 교사로서 현재 상황에 대처 해야 하는 모든 사람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생리학적 지식과 운동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교사이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결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방법은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면역력을 증진 시키는 방법 등이다. 면역의 정의와 면역력을 올리는 운동 방법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면역(immunity)이란 ‘외부 이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기전’을 뜻한다. ‘운동하면 면역력이 향상된다’라는 말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될 것이다. 이 말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전제가 빠졌다. 운동을 잘 했을 경우 면역력이 향상되지만, 운동을 잘못했을 때는 오히려 순간적으로 우리의 면역체계가 무너지게 된
2020-05-26 10:21교육부는 지난 19일,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의 운영을 학교가 맡도록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학교가 긴급돌봄, 원격수업, 학교 방역 등 코로나19 대응으로 분주한 가운데,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교직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 자녀의 돌봄,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격차 완화 등을 목적으로 도입돼 거의 전국 모든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학교의 높은 신뢰성과 접근성은 학부모들이 방과후에도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으로 선호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학교는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학교 교육의 본질적 업무수행에 위협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학교 책임 하에 운영하도록 하는 초 ·중등교육법 개정안을 19일 느닷없이 입법예고 했다. 초·중등교육법에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운영 근거를 명시하면 법적 안정성은 보장되겠지만, 운영 부담과 책임은 고스란히 학교와 교원이 떠안아야 한다. 그간 교사들은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운영을 위해 기본계획 수립부터 인력 채용, 수납, 물품 구입, 간식 제공 등 온갖 업무와 그 책임을 감당해왔다. 교육활동과 무관한 과
2020-05-25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