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교육의 화두는 ‘정치’였다. 개학 연기까지 빚었던 유치원 3법을 둘러싼 갈등과 교육제도 전반에 걸친 신뢰성을 도마 위에 오르게 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부정이 1년 내내 신문의 표제를 장식했다. 교실에 난입한 정치 그 와중에 정부는 자사고 지정 취소와 정시 확대를 돌연 발표했다. 교육이 철학과 사명에 입각한 백년대계가 아니라 순간의 정치적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교육 정책이 많은 관계자의 의견을 경청하며 규정된 제도적 절차에 따라 수립돼야 한다는 교육법정주의를 믿었던 사람들은 교육의 방향이 국가 지도자의 한 마디로 하루 만에 바뀔 수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국제정치 역시 교실에 난입했다. 한일 갈등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에 익숙했던 일부 교육자에 의해 다소 노골적이고 감정적인 교육으로 학교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증오를 강요하는 활동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존중받지 못하고 인신공격까지 당하자 편향된 교육을 멈추라고 들고 일어났고, 평소 학생 중심 교육을 주장했던 몇몇 교사와 운동가들이 적대세력 다루듯 학생들을 비난하고 공격했다. 인헌고 사태다. 학생인권도 정치적 당파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이중성과 정
2020-01-13 00:00최근 우리 교육계에 때아닌 교감공모제 논란이 뜨겁다. 현행 무자격 교장공모제에 더해 교감공모제가 대두돼 갈등이 일고 있다. ‘장기간의 근무’와 ‘자격증’을 기반으로 하는 현행 교원승진제도와 규정이 공모제라는 미명 아래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당초 금주에 열리는 총회 안건으로 교감공모제가 포함된 교원승진제도 개선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려고 했다가 본지 보도에 개선안을 정비해 다음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 개선안은 협의회 산하 교원승진제도개선정책위원회 정책연구단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담겨 있다. 초고속 승진트랙 가능성 농후 교감공모제는 교육감이 지정한 혁신학교 등 자율학교에 교육경력 6년 이상인 평교사 중에서 임기 4년으로 공모하는 것이 골자다. 공모 교감의 자격 기준, 임용·평가·학교 선정·방법·비율 등을 교육감에게 위임하는 내용도 개선안에 포함돼 있다. 만약 교육부가 이 제안을 수용해 시행령 독재를 단행할 경우, 교감공모 자율학교에 임용될 대상자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모 교감은 임기 만료 후 교사로 원직 복귀하게 돼 있지만, 이 역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현행 교장공모제도 도입 초기에 임기 만료 후…
2020-01-12 02:15방학(放學)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에서 학기나 학년이 끝난 뒤 또는 더위나 추위를 피하기 위해 여름이나 겨울에 수업을 일정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 기간"이다. 특히 겨울 방학은 여름에 비해 길고 학년과 학교급이 바뀌며 교사들에게는 전보와 맞물려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다. 소중한 자기 연찬의 시간 누군가에게는 허송세월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는 방학을 맞이하고 계획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전문직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자기 연찬을 통한 심기일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1년의 교육 활동을 되돌아보며 부족함을 보완하고 잘한 것은 확장하며 새 학기를 준비하는 알토란같은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급변하는 시대 변화와 교육 환경의 변화,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중에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고민하고 동료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고 내일을 준비하는 모습이 전문가로서 교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비싼 월급을 받아 가며 놀러나 다닌다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자기 연찬에 힘써야 한다. 자기 연찬은 비단 수업 준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 자신의 건강관리와 독서,
2020-01-12 02:06대망의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쥐띠 해로, 쥐(鼠)는 다산과 부(富)의 상징이며 매우 영리하고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져 왔다. 쥐의 기상으로 올해 우리나라 교육이 얽히고설킨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새해 우리 교육에서는 고교 무상교육, 부부 공동 육아휴직, 어린이집·노인 돌봄 서비스 등이 확대된다. 새로운 희망과 다짐으로 맞은 2020년 새해 우리 교육에 다음과 같은 기대와 소망을 걸어본다. 교육안정 위해 법정주의 확립 첫째, 국민·국론통합과 교육안정이 화급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적폐청산, ‘조국 사태’ 갈등으로 두 쪽으로 갈라졌으며 남북관계,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의 위기에 몰려 있다. 이념, 지역, 세대, 계층 등 남남 갈등이 최고조로 첨예화돼 있다. 사분오열된 국론통합과 교육안정이 시급하다. 교육은 상극·공멸이 아니라, 상생·공존의 행복한 동행을 지향해야 한다. 특히 교육과정, 교육행정, 교육정책 등이 현장에 초점을 맞추고 조령모개에서 탈피해야 한다. 둘째, 교원의 교권과 학생의 학습권이 오롯이 보호되는 학교를 기대한다. 지난해까지 ‘교권 3법’ 개정이 완료돼 총론적 마무리는 됐지만, 각론인…
2020-01-12 02:05겨울에 접어들면서 아침 정문 교통지도는 고역이다. 교육감의 인권 친화 정책으로 등교 지도를 지양하라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더 신경을 쓴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바로 옆의 초등학교 아이들도 등교하는 통로라 더 민감하다. 그리고 차량으로 출근을 하는 선생님들의 사고 방지를 위해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루 평균 다섯 대 정도의 식자재 운반 차량이 학교를 들어왔다 나간다. 출근 차량과 식자재 차량이 마주칠 때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위험이 따른다. 학생 안전 뒷전인 주차장법 이런 안전 지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학교 인근에서 과속하던 차량에 우리 학교 학생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 안전교육을 강화할 뿐 추가적인 대책을 세우기에는 여력이 없어 안타까움이 컸다. 최근에는 더 아찔한 일도 있었다. 가뜩이나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학교가 공공주차장이 될 뻔했다. 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주차장법’에는 자치단체장의 결정에 따라 국공립학교의 주차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인 보유 차량의 증가로 주차난을 겪는 지역에서 이러한 정책을 환영할 수도…
2020-01-12 02:02개정 ‘학교폭력예방법’이 2019년 8월 20일에 시행됐다. 이번 개정은 엄격한 대응과 처벌 중심의 행정 패러다임에서 화해와 관계회복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 개정의 이유는 특히 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 증가로 담당 교원의 업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자치위원회의 과반수인 학부모 위원의 전문성 부족도 지적을 받아왔다. 경미한 사안도 자치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돼 적절한 생활지도를 통한 교육적 해결이 곤란했다. 행정에서 교육으로 관점 전환 이번에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학교에 두던 자치위원회를 폐지하고,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둘째, 심의위원회는 10명 이상 5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당 교육지원청 관할 구역 내 학교에 소속된 학생의 학부모로 위촉하도록 했다. 셋째,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건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되, 그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2020-01-12 02:00소프트웨어 교육이 초등학교 실과 5, 6학년의 한 단원으로 들어왔다. 이로 인해 많은 선생님, 학부모님, 학생들의 관심으로 다양한 연수와 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누구나 한번 들어볼 법한 친숙한 단어이지만, 코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설명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필요한 코딩교육 첫 번째는 미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시대적 유행을 타게 되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경향이 있다. 코딩교육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철학을 알기보다는 뒤처지지 않아야겠다는 불안함이 생기는 것이다. 그 불안함을 틈타 새로운 교육시장이 생긴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교육이 차별성을 주기 때문이다. 차별성은 학생부 및 다양한 실적에서 유리한 점을 갖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아닌 진정으로 새로운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만약 코딩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교육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에서 담고 있는 주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2020-01-12 01:30나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는 공자의 말씀을 믿었다. 물론 교사로 부임하기 전까지의 일이다. 햇병아리 교사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왜 유독 순자의 ‘성악설’에 정이가고 내가 한 말인 듯 친근한지 모를 일이다. 교사의 꿈을 키우던 시절, 아이들과 함께하는 훗날의 시간을 떠올리면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영화 ‘블랙’에서처럼 보고 듣지 못한 채 무질서한 어둠 속에 덩그러니 남아있던 아이를 빛으로 인도하는 사하이 선생님의 사랑과 그런 선생님에 대한 제자의 흔들림 없는 믿음! 그런 경험이 내게도 찾아올 줄 알았다. 너무 비현실적인가? 그럼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상실감을 고려하여 영화 ‘코러스’는 어떨까? 노래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내 이야기일 줄 알았다. 물론 지금도 영화 같은 삶의 살고 있다. 다만 영화 장르는 좀 달라졌는데, 5살 아이들은 나에게 영화 300과 같은 매일을 선사한다. 아우! 아우! 아우! 5살의 하루는 생각보다 전투적이다. 현장에 와서 사태를 보니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어른들의 말씀만큼 딱 들어맞는 말도 없다. ‘노는 게 제일 좋아’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의 말…
2019-12-24 15:54야! 비행기 타면 어지럽지 않을까? 난 배 타면 멀미를 심하게 해서 힘든데...’ ‘나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나도 처음이야’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빙그레 미소가 입가에 번져나감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63명인 전형적인 농어촌 학교이다. 우리 학교는 남해군의 섬 중의 섬으로 알려진 창선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이 한 부모 가정의 학생들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함께 생활하는 조손가정의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교육환경이 열악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여건을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는 체육 교사로 학생들과 함께 뛰어놀고 같이 생활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다. 시골의 한적한 섬의 학교생활은 꿈도 없고 희망도 없이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학교생활을 하고 방과 후가 되면 운동장에서 축구공 하나로도 즐겁고 행복한 아이들이 모인 곳이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신학기에 스포츠클럽을 편성할 때, 탁구반을 구상하고 탁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집하였는데 여학생 6명이 우리 반으로 들어왔다. 6명의 여학생은 성격도 제각각이었는데, 1학년 여학생은 4명이고, 2학년 1명…
2019-12-24 15:44수리력의 사전적 의미는 ‘수학의 이론이나 이치를 이해하고 계산을 잘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기초학력의 관점에서는 ‘셈하기’로 인식되고 있다. 수학의 기초적인 영역, 특히 수와 연산 분야에 초점을 두면서 수와 양에 대한 감각, 사칙 계산 능력에 국한해 다뤄왔다. 우리 교육에서 기초수리력이 무엇을 의미해 왔는지는 2000년대 실시됐던 ‘초3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문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진단평가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기초개념을 알고, 이를 적용해 비교적 간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기초학력 도달 수준으로 봤다. 구체적으로는 △네 자리 수와 분수의 개념을 아는 능력 △사칙연산을 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도형의 개념을 이해하고, 위치를 이동한 도형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 △시간과 길이의 단위를 이해하고, 시간과 길이에 관련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런 전통적인 관점에서 기초수리력은 ‘학교 학습과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필수 학습 내용 요소를 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능력 또는 특성 형태로 기술한 것’을 의미했다. 넘쳐나는 정보이해하는 능력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중심
2019-12-23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