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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린이의 행복 지수=국가의 희망 지수

나의 어린 시절, 농촌의 시골에 살면서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어도 특별히 한 것은 없었다. 아마도 365일이 나의 날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겐 5월 5일만 특별해 즐거운 날이 아니라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했다.
 

공부보다는 자연과 함께 노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내가 사는 마을이 나의 성이었고 물가의 물고기, 하늘의 참새와 꿩, 들의 여치, 메뚜기, 방아깨비 등이 나의 친구였다. 부모님은 들에 나가 일하다 밥시간이 되면 노는 것에 정신 팔린 나를 찾는다. “갑철아, 밥 먹어!” 마을에서 나를 크게 부르면 난 벌써 대청마루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부모님과 마흔 살 넘게 차이가 나서 그런지 종아리 한 대 맞지 않고 잔소리 한 번 듣지 않고 자랐다. 유일하게 혼난 것은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 교감 선생님에게 종아리 맞은 것뿐이었다. 종아리 맞은 아픔은 자연 속에서 놀다 보면 금방 다 잊혔다. 아픔보다는 즐거움과 행복이 더 컸기에 나에겐 365일, 일상이 어린이날이었다.
 

‘이놈’, ‘저놈’, ‘애 녀석’, ‘애자식’, ‘아해 놈’이라는 비속어 대신 ‘어린이’라는 말을 보급한 ‘어린이’의 영원한 벗, 소파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가 소유의 대상이 아닌 섬김의 대상임을 이미 백여 년 전에 이야기했다. 어린이라는 단어에는 존중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아이 대신에 어린이라고 부르면 그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의 표현이 될 수 있기에 아이 대신에 어린이를 사용했으면 한다. 

 

어린이 사랑 실천하는 보라매초

 

어린이날 하루 전날인 5월 4일, 서울보라매초 교원들은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 존중, 어린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https://www.youtube.com/watch?v=bgbTlO9ghoY) 우리 학교의 자랑인 교사 밴드가 등굣길에 라이브 공연을 하고, 어린이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 선생님들은 ‘어린이 행복 지수, 국가 희망 지수’, ‘더 찬란하게 빛날 너희들의 앞날을 응원해!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렴!’이라는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어린이들을 응원했다. 슈퍼맨, 도라에몽, 배트맨, 쿵푸팬더 등 코스프레 복장으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경우 시의원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어린이들과 소통하고 사랑과 정성으로 지도하고 있다. 하루 특별한 행사보다는 교실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이 어린이들의 진정한 성장을 돕는 일이기에 학교 관리자는 우리 어린이들이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활하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님의 도움도 필요하다. 자녀 앞에서는 되도록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삼가고 긍정적인 말, 칭찬을 부탁하고 싶다. 부모의 부정적인 말은 어린이들이 학교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학교와 가정이 힘을 모아야만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도 성장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어떤 유산 물려줄 것인가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기성세대는 어린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 등이 생겼고, 현재도 관련 법률이 꾸준히 제정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줄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면 법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의 회복이라는 것을 느낀다. 가정에서 부모는 일상 속에서 자녀를 대할 때 진정한 사랑을 바탕으로 자녀를 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 ‘문제의 자식은 없다. 문제의 부모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만 관심 있는 요즘, 자녀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 것인가를 진심으로 고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린이날 나는 종합선물 세트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부모님은 나를 진정 사랑했고 그걸 내가 온몸으로 느꼈다. 그래서 내겐 365일이 어린이날이었다. 그 경험이 현재 나의 교육 철학 ‘어린이 존중, 어린이 사랑’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어린이날은 매년 찾아온다. 어린이날만 특별한 날로 만들지 말고 매일매일 어린이날이 돼야 한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정에선 부모님이, 마을에선 마을의 구성원들이 늘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잘 성장하도록 돕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 미래를 위한 희망이고 꿈을 꾸며 살아가는 세상을 더불어 만들어 가는 길이다. 어린이와의 갈등이 고민이라면 어린이를 중심에 놓고 해결책을 찾아보자. 그럼 어떤 문제든 희망이 보일 것이다. 교육은 반드시 그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고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길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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