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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교육 톡톡] 학생·교사가 만드는 ‘기상천외’ 학급 캠프

아이들과 학급 캠프를 시작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처음 준비하면서 두근거리던 때가 기억난다. 문제상황은 없었지만, 고착화한 아이들의 관계를 개선하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 막 군대를 다녀온 저경력 교사가 무작정 시작한 게 학급 캠프였다. 우여곡절 끝에 1박 2일 캠프를 허락받았다. 

 

부족한 경험, 소통으로 채워
 
처음 캠프를 계획하면서 ‘추억이 샘솟는’을 주제로 삼았다. 학교 밖이나 운동장에서 잠을 자기에는 안전 문제도 있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자는 것도 큰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교실에서 캠프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 학급만의 특색을 살린 1박 2일 캠프가 탄생했다. 캠프 활동의 백미는 요리였다. 가정과 학교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먹기만 했던 아이들이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특히 하룻밤 자고 일어나 먹는 아침 라면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캠프를 진행한 다음 날, 다른 반 아이들에게 교실에서 라면 냄새가 진동한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학급 캠프를 통해 강조한 것은 ‘교육공동체’였다. 학부모 상담에서 독서가 고민이라는 학부모가 많았다. 필요하지만, 어떻게 지도해야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학급 캠프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독서 활동을 기획했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독서 프로그램이었다. 실제로 자녀와 눈을 마주치면서 함께 한 독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좋은 추억이 됐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은 독서에 그치지 않고 수학, 과학, 천문 등으로 확장됐다.
 학급 캠프의 가장 큰 수확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는 점이다. 저경력 교사에게 이런 소통의 경험은 부족한 경험을 채워주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

 

추억을 쌓는다는 것

 

몇 년째 학급 캠프를 진행하다 보니, 주변에서 교육적 효과를 물어온다. 질문을 받고 많이 고민했다. 계획서에 썼던 캠프 목표도 다시 살펴봤다.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동시에 효과가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게 아이들과의 추억을 기억하는 담임 교사와 이런 기억을 추억 삼아 학생들이 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적이니까. 


흔히 어른들은 말한다. ‘우리 때는 그랬다.’, ‘우리 때가 좋았지.’ 맞는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른이 됐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교사와 학부모, 공동체가 아이들의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문화에 맞는 추억 만들기는 교육을 넘어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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