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문제다. 지난 30년간 한국경제는 김세직(2016)에서 제시한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라 ‘장기성장률’이 매 5년마다 1% 포인트씩 하락해 왔다. 이 법칙에 따라 김영삼 정부 6%대에서, 김대중 정부 5%대, 노무현 정부 4%대, 이명박 정부 3%대로 하락해 왔다. 박근혜 정부 2%대, 문재인 정부 1%대를 통과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0%대로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성장률 0%대의 제로성장 시대가 오면, 연간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역성장 위기를 2년에 한 번꼴로 맞아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로 인한 가계부채 발 금융위기와 실물위기가 결합된 복합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좋은 일자리도 급격히 감소하여 2,800여만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매년 소득이 감소하는 일자리에서 일해야만 한다. 성장추락으로 인한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현대 경제성장 이론에 따르면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른 성장추락을 겪고 있는 이유가 무엇보다도 교육에 있다. 특히 시대착오적인 모방형 교육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 극복의 해법은 우리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2024-02-06 10:30우리 아이는 경계성 지능을 가졌습니다. 일반고등학교에 다녔지만, 학교생활이 순탄할 리 없었습니다. 장애를 갖지 않는 일반 학생들은 우리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친구도 없었고요. 하는 수 없이 고등학교 3학년 때 통합학급이 있는 경남 모 공업고등학교로 전학을 가야 했습니다. 어떻게든 일반고등학교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학교 측과 상의한 결과 전학을 결정했습니다. 힘들었던 학교생활 물론 학교를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 보인 다양한 행동들이 선생님과 친구들을 힘들게 했을 테니까요. 수십, 수백 명의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선생님에게 ‘우리 아이를 이해하고, 우리 아이를 위해 보살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아이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보이는 특수한 행동, 즉 ‘도전행동’을 자주 했습니다. ‘도전행동’이란 고의성은 없지만 본인과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행위 등을 말합니다. 대개 이런 행동들은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선생님이 자신의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느 날…
2024-01-09 10:30‘합격만 시켜주기만 하면 뭐든 할게요!’ 대상도 없는 간절한 기도를 속으로 외치며, 떨리는 마음으로 임용 합격 발표를 기다렸던 그날이 떠오른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 발령이 결정되기까지 행복과 설렘은 그 어느 때에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교직을 선택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교단에 서서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주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고, 나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앎의 즐거움을 느끼고 교육이란 마법 같은 힘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마법을 전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꿈이 나를 교직으로 향하게 했다. 사실 요즘 교육현장은 여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사가 교직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도 한다.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라며 우스갯소리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도 활기찬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보람은 더욱 깊고 의미 있다. 어느덧 10년 차.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간의 보람된 여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 때가 언제
2024-01-09 10:3010년 차 교사. 이제야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지만, 매해 달라지는 아이들과 학부모, 밀려드는 공문이 아직도 두렵다. 학교의 현실은 4년 동안 경험했던 교대 공부나 교생 활동과는 전혀 달랐다. 교실이라는 따뜻한 정원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줄 알았는데,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사막에서 씨앗부터 찾는 상황이었다. 신규 시절, 수업준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과 소통하며 생기는 변수에 참 많이 당황했다. 수업과 생활지도만으로도 벅찬데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공문과 업무는 더 막막했다.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에게 당장 뛰어야 한다며 전쟁터로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전혀 나이스 하지 않은 나이스 사용법은 눈치껏 체득했다. 인터넷 요금 지원이나 체험학습 비용 정산 같은 행정업무를 왜 교사가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했다. 기초적이지만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공문 작성법은 실수해도 괜찮다고 격려해 주신 부장님께 배웠다. 교장·교감선생님의 따뜻한 말씀과 조언으로 수정 기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교사 커뮤니티와 선배·동료들의 도움과 응원이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모두가 바쁜 학교에서 매번 물어볼 수도 없는
2024-01-09 10:30‘신의 직장’에서 ‘극한직업’까지 초임 교사 시절이던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교직을 ‘신의 직장’, ‘부부교사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여교사는 1등 신붓감’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고 교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비하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교직은 여러모로 안정적인 직장이며, 무엇보다 학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었다. 2023년은 대한민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초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교사들이 뜨거운 여름 거리로 나와 자발적으로 집회를 주도했다. 총 11차에 걸친 집회에 수십만 명의 교사들이 참여했고, 특히 고인의 49재를 앞둔 9월 2일 집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모였다.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지만, 대한민국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 저하 흐름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2023년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하냐는 질…
2024-01-09 10:30현대교육이 시작된 이래,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실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교사를 통해서 구현된다. 암묵적인 교육과정도 있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대부분 명시적인 교육을 통해 실현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자신의 지식과 역량은 물론 가치관·태도까지 오롯이 드러나게 된다. 필자가 교대에서 수학하던 시절, 교직관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교사들이 갖는 교직에 대한 가치관·철학을 교직관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우세했던 성직자관에서 전문직관·노동자관까지 확장되었다. 과거에 교사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길러내는 중요한 성직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의 시선도 그렇고 실제 그런 사명감을 가진 학생들이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입학하곤 했다. 지금은 어떤가? 사명만으로 교육에 대한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요구하기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사회의 인식도 예전 같지 않으며 학생들이나 학부모도 교사들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 같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교육의 신세계가 열린다 2023년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2024-01-09 10:30최근 대한민국이 직면한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이민정책이 논의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이 더욱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추진되어 오던 교육부의 다문화학생에 대한 정책 역시 중장기적 관점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이민자 체류자격이나 지역적 특성에 맞게 세밀하게 추진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글은 이주배경아동·청소년 교육정책의 쟁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정책적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정책 쟁점으로는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청소년에 대한 용어의 문제이다.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이란 본인 또는 부모가 국제이주 배경을 가진 아동(18세 미만)·청소년(9세 이상 24세 미만)이다. 이주란 국내이주와 국제이주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최근 이주배경주민의 줄임말로 이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으므로, 아동·청소년도 같은 맥락에서 이주배경아동·청소년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대두된다.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이주배경청소년이라는 용어는 사용되고 있다. 「청소년복지지원법」 제18조(이주배경청소년에 대한 지원)에서 ①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제1호1에 따른 다문화가족의 청소년, 즉 부모가…
2023-12-05 10:30대한민국 2023년 2분기 출산율(6월 기준)은 OECD 평균 출생률 1.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70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저출생 현상으로 인구소멸 위기론까지 나오는 요즘,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 7월 한 강연에서 “저출산으로 인해 나라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입국 이민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하며, 이 길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거와 별개로 이미 우리나라는 어업·농업과 일부 제조업 분야의 인력 상당 부분을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다인종·다민족·다종족 사회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다문화학생이 밀집해 있는 필자의 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다문화교육의 실천방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서로가 불만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 마을’ 인근 지역에 위치한 하남중앙초등학교는 10월 현재 300명의 재학생 중 180명인 60%가 다문화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모 출신국은 11개국이고, 다문화학생 중 30명은 국내 출…
2023-12-05 10:30최근 우리 사회는 초고령·저출산·인구절벽 그리고 코로나19와 인공지능의 출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구책은 묘연해 보인다. 특히 인구절벽에 대한 해결책은 지금 대안을 세운다 할지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한 세대 후인 30년 후일 것이다. 심각한 것은 향후 2050년까지 우리가 인구절벽 현상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인가이며, 인구절벽이 단순한 인구수 감소가 아닌 초고령사회의 인구현상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인구절벽 현상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던 것일까? 우리 사회는 노동인구 감소라는 사회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1980~90년대부터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 조선족 입국, 재외동포 한국 정착 제도를 만들었다. 2000년대부터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열풍으로 결혼이주여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는 다문화 인구가 전체 인구의 6%를 넘어선 다문화사회로 편입되고 있다. 다문화 인구의 증가는 계속될 것이고, 특히 다문화 2세대들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다문화 인종의 사회는 급격히 팽창할…
2023-12-05 10:30#01 _ 다문화 학교가 최선인가 이주민 어머니를 둔 중학교 3학년생 상우(가명)가 ‘다문화학생’을 위한 대안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물으니, 선생님의 추천 덕분이란다. 당사자는 뿌듯해하지만, 선뜻 축하하지 못한다. 상우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줄곧 한국에서 자랐다. 상우의 모어는 한국어이고, 어머니 나라의 언어는 거의 모른다. 학습에 대한 관심이 적어 학과 성적은 중하위권이고, 아직 특기나 관심 분야를 파악하기 전인 상우는 성격이 밝고 익살맞아 친구들 사이에 개그맨으로 통한다. 딱히 고민해 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도 당연히 한국에서 살 것이라 전망한다. 어려서 아버지와 헤어졌으므로 한국 친척들과 관계맺음이 없고, 어머니를 통해 어머니 출신국 이주민들이 형성한 사회적 연결망의 한끝을 잡고 있다. 상우의 고교 진학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이다. 사회적 연결망은 삶을 지탱하는 그물이다. 인맥이 중요한 우리 사회에서, 계산 없이 만나 성인이 된 후까지 길고 깊게 유대하는 이들은 대개 학창시절 친구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등학교 친구들이 중요하지 않은가. 상우가 이주배경청소년…
2023-12-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