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기. 일선 학교에서는 매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상황에 따라 바뀌는 등교 수업 일정. 온라인 수업을 보완하기 위해서 물밑에서는 여러 시도를 하고,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요. 때에 따라서는 뒤처지는 아이들을 교실로 불러 따로 가르치기도 하고, 벌어지는 학력 격차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실행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매번 방역 단계에 따라서 등교 일정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교육정책을 뉴스로 들을 때면 허탈하기도 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뉴스를 괜히 기다렸네’하는 마음까지 들지요. ‘탄력적 운용’이라는 다섯 글자로 학교에 책임을 전가하고, ‘촘촘하게’라는 수식어로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요. 하지만 학교에 돌아오는 지원은 체감하기가 어렵더군요. 교육에 관해서는 최상위급 기관인데, 실질적인 방안을 듣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교육 자체보다는 다른 일들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10월 중 공포 예정인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규칙 일부 개정안’ 에 따르면 교육감 재량으로 1차,…
2020-10-15 10:05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질병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의료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은 매년 늘어나고 있어 2018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세이나 건강수명은 오히려 64.4세로 계속 줄고 있다는 통계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건강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은 오래 살더라도 병치레 기간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건강수명’ 위해 영양교육 필요 10월 14일은 ‘영양의 날’이다. 2007년 제정·공포 이후 매년 가장 시의적절한 주제를 정하여 대국민 영양캠페인을 실시해오고 있으며, 2020년의 주제는 ‘코로나시대, 면역증진을 위한 영양관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평소의 면역상태가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어떻게 우리 몸의 면역력을 증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무료강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인 1500만 명이 매일 급식을 통해 식사를 하고 있다. 단체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교)사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피급식자들이 식사도 맛있게 즐기며 코로나의 감염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2020-10-14 14:58코로나19로 학습격차 책임론 공방이 뜨겁다. 가정 교육의 한계에 부딪친 학부모들의 불만이 원격수업의 질 문제로 넘어가면서 책임론에 불이 붙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국민적 요구와 진단을 명분으로 쌍방향 원격수업 활성화 지침을 현장에 내려보내며 일찌감치 선 긋기에 나섰다. 남은 것은 학교와 교사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책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 짚은 번지수다. 지금 학생들의 학습 격차 문제는 코로나 사태로 등장한 새로운 문제라기보다는 과거 대면 수업의 혁신 정책의 결과로 나타난 부산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 원격수업의 문제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타라는 상황이다. 자전거에 관한 지식과 정보는 디지털 랜선을 타고 엄청난 양과 빠른 속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그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즉 배우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학습격차 심화의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의 혁신수업이 학생들에게 지식 활용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학습격차 문제를 대하는 시각 또한 동상이몽이다. 기초학습부진에서 다뤄지는 학습의 개념과 일반 교육과정의 교과
2020-10-12 09:53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던 언택트(Un-tact) 교실이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진다. 수업도, 과제도 심지어 모둠 활동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새로운 교실 환경에 우왕좌왕하기도 잠시 오히려 거리감이 보장된 지금, 아이들은 더욱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넘쳤다. 화면 너머에서 작은 실수나 민망함은 오히려 자칫 정적일 수 있는 온라인 수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발표나 의견 교환에 소극적이던 학생들도 조금씩, 조금씩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택트 교육의 진보 줌을 활용한 소회의실, 클래스룸의 공유 협업 도구 등 학생들 사이는 어쩌면 이전보다 더욱 가까워진지도 모른다. 콘택트(contact)의 어려움으로 개인 간 소통과 대화가 더욱 소중해지다 보니 참여하는 것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되었다. 언택트 교실에서는 틀려도 괜찮다고, 자신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나누는 것이 재미있다고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수업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언택트 환경 구성 그 자체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무성의한 참여,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교육격차 등 수업 외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지난 시
2020-10-07 16:36올해 초 정부는 전국의 모든 학교에 승하차 구역을 설치하겠다는 ‘드롭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나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교통사고의 후속 대책이라 할 수 있었기에 그 파장은 유달리 컸다. 그러나 이 소식을 뒤늦게 들은 나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드롭존(drop zone)’이라는 단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외국어 오·남용 부추기나 우선 드롭존(Drop Zone)은 완전한 외국어 단어라서 학교에서 지향해야 하는 국어교육의 목표와는 정확히 상반된다. 부끄럽게도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8단원 우리말 지킴이에는 이런 식으로 외국어를 남용하면 안 된다는 학습 목표가 버젓이 실려 있다. 게다가 이 단원은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외국어를 남용하는 사례를 조사해 발표하는 활동이 포함돼 있으므로, 학생들은 분명히 학교의 드롭존을 제1번 남용 사례로 찾아낼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교사로서 나는 학생들을 과연 어떤 표정으로 바라봐야 할까? 게다가 더욱 부끄러운 점은 심지어 승하차 구역을 뜻하는 단어가 ‘드롭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학생들의 승하차 구역을 뜻하는 단어는 ‘드롭오프존(dro
2020-09-24 15:09최근 교육부에서는 오는 10월 중에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공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알다시피 교원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수업 시연 및 심층 면접으로 치러진다. 1차 성적과 2차 성적을 각각 50%씩 반영해 최종 합산한 성적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원의 지방직화 준비 수순 이번에 교육부에서 내놓은 개정 규칙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1차 필기시험은 현행 방식대로 그대로 진행되지만 2차 시험의 과목 구성과 배점을 교육감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1차 시험, 2차 시험 성적의 반영 비율도 교육감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1차에서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얻어도 2차 전형의 실기(수업시연 및 심층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교육감의 공약 사항 및 교육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찬성하는 예비 교원만 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평가에 주관적,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아주 크기 때문에 임용시험의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현재 시․도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하는 임용시험규칙을 두고
2020-09-24 15:07“선생님, 책은 언제 쓰세요?” 책 쓰는 일을 궁금해하시는 선생님들이 종종 묻고는 하세요. 학교 일도 바쁜데 책은 어떻게 시간을 따로 내서 쓰는지 궁금해하시거든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생각이 들어요. ‘시간을 짜내는 노하우가 혹시 따로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노하우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다시 생각해 보면 하루는 누구나 24시간인데 그런 노하우가 없을 것 같기도 해요. 알쏭달쏭하죠. 많은 분이 책을 쓰고 싶어 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고 싶어 하세요. 누구나 꿈꾸는 삶이에요.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강연하면서 콘텐츠를 재생산해서 새로운 책을 선보이는 선순환. 그런 선순환을 이루어낸다면 우리의 삶도 그렇게 팍팍하지는 않을 거예요. 어떤 것을 경험하든, 그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줄 수 있다면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는 동기를 가지게 되니까요. 그것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지는 삶의 무기에요. 다만, 콘텐츠를 만들 힘을 가지게 되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회식, 정주행하고 싶은 드라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 그 밖에도 ‘내 시간’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일들과…
2020-09-24 15:024차산업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IT 기술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줄지라도 사람의 감성을 따라 하지는 못 한다. 감동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보건교사로 25년, 장학사로 7년, 교감 3년, 교장 1.5년. 교직에서 36.5년 동안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애썼다. 교육도 우리의 체온이 36.5도인 것처럼, 사랑을 담아 디자인할 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보스보다는 리더 권력을 과시하는 보스가 아닌 조직의 한가운데서 구성원의 능력을 끌어내는 조정자로서 리더가 되려고 했다. 조정의 핵심은 양팔 조정. 훈계와 사랑의 양팔을 사용해 방향을 조정해야 했다. 의사결정을 할 때는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반영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조직의 갈등은 ‘그럴 수도 있겠네’ 공감하며 인정했더니, 스스로 답을 내고 갈등은 눈 녹듯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덕분에 교직원 100여 명이 한 울타리에서 사는 우리 학교는 관계로 인한 모난 소리가 나지 않는다. 올해 1학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과정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학교 업무에 있어서 방역이 우선된,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에 맞닥뜨렸다. 의기 전략은 ‘시스템화’였다. 방역에 초점
2020-09-21 11:41얼마 전, 어느 학부모가 쓴 국민 청원글을 읽어봤다. 갑작스레 시작된 온라인 등교, 원격수업 때문에 직장에 다니면서 육아까지 감당하느라 몇 갑절은 힘들었을 청원인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이 헝클어져 버린 자녀의 하루하루가 늘어날수록 이럴 수는 없다 싶어 화가 치미는 마음에도 같은 학부모로서 공감이 갔다. 하지만 원격 교육이 처음이라 당황하긴 매한가지인 교사들이 여차하면 무너질 것 같은 교육현장을 지키느라 밤낮없이 고생한 보람도 없이 “학교에서 교사들은 대체 뭐하냐고 묻고 싶다”는 가차 없는 말에 교사로서 아쉽고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안간힘 쓰는데도 집단 공격 교육이 백년지대계가 되기는커녕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어지러운 시국에 교사로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왜 교사는 온몸을 던지며 좌초 위기의 교육현장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도 집단 공격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일까? 코로나 시국에 교육은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교사 개개인이 가지고 있던 재능을, 교사 자신도 몰랐던 숨은 능력을 끄집어내며 새로운 시도로 교육의 질 향상을…
2020-09-21 10:00코로나19는 일상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고, 학교급식도 예외가 아니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급작스럽게 등교와 개학 지침이 계속 변경됨에 따라 1학기 온라인 개학 시에는 식수 감소에 따라 소량 납품이 가능한 업체를 찾아 허덕여야 했고, 어렵게 구한 업체는 발주량 변경에 따른 취소가 불가능해 통사정을 해야 하는 일의 반복으로 식재료가 학교에 들어오는 과정만도 파란만장했다. 위생·안전 지키느라 부담 커 2학기 등교 개학시에는 전체 학생의 2/3 수준에서 다시 1/3 수준으로 바뀌면서 식단 작성 및 1일 30여 품목에 달하는 급식품 발주가 상시 변경됐다. 또 급식실은 학교에서 밀집도가 가장 높고, 마스크를 벗는 유일한 공간이다 보니 감염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어 심리적 부담이 크다. 철저한 방역은 물론 3배 이상 늘어난 배식, 조리 및 배식 전 과정에서의 기기·기구‧식당시설 등의 수 없는 소독과정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급식 위생‧안전을 지켜내야 했고, 아이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식사내용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했다. 긴긴 장마와 작열하는 태양 아래 묵묵히 걸어왔다. 우리는 잃고 나서야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2020-09-15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