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두고 전국에서 학교비정규직 근로자 6475명이 계약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 자료에 의하면 전체 계약해지자 6475명 중 기간제 근로자가 5537명(82.7%)이고 무기계약자도 1118명(17.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635명(72%)이 본인 희망과 무관하게 해고당했고, 해고된 무기계약자의 61%(679명)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해지 사유는 계약기간 만료가 2573명(39.7%)으로 가장 많았고, 희망퇴직 1756명(27.1%), 사업종료 1031명(15.9%), 학생정원 감소 715명(11%)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직종별로는 조리원이 1336명으로 가장 많았고, 특수교육보조 673명, 초등돌봄강사 549명, 사서보조 536명, 전문상담원 45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 계약해지율은 4.2%로 지역별로 강원(8.7%), 부산(8.2%), 충북(6.1%), 제주(5.4%), 대구(5.3%) 순으로 높았다. 반면 교육감이 학교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는 광주(0.5%), 전남(0.7%) 등은 상대적으로 계약해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학교만은 아니다.…
2013-02-27 20:46이제는 눈길 닿는 길섶에 흔하게 작은 풀꽃을 볼 수 있습니다. 봄이 시작된 것입니다. 봄은 참 따사롭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말입니다. 봄봄하고 자꾸 부르면 입안에서 새싹도 돋아나고 봄꽃도 필 것같으니까요. 어제 경남 울주군의 대운산을 다녀왔습니다. 멀리 동해바다와 울산의 공단지대가 보이는 아름다운 산이었다. 내원암이라는 작은 암자쪽으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경남 최고의 명당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포근하게 산세가 감싼 곳에 위치한 암자는 안온하였습니다. 대웅전에 가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이어 위쪽의 산신과 칠성님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내원암 초입에 500년 수령의 팽나무가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었을 팽나무 어른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경의를 표하였습니다. 저는 요즘 인내라는 말보다 다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에 대해 생각합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 이 말을 공감하고 또 공감합니다. 그저 살아냈다는 그 하나만으로 우리곁에 있는 수많은 어르신들을 공경해야할 것입니다. 온 몸으로 버티어낸 그 결과는 뜨겁고 슬픈 힘으로 작용하여 그 분의 내용이 되는 것일 것입니다. 긴 전쟁의 끝자락
2013-02-27 20:42세월은 참 빠르다. 오늘이 금년 들어 벌써 보름이 되는 날이다. 음력 1월 15일을 대보름이라고 한다.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농사력(農事曆)으로 볼 때 이 시기는 대보름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이다가 농사철로 접어드는 때라고 한다. 대보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달이다. 보름달이다. 으뜸이 되는 달이다. 최고가 되는 달이다. 이 보름달을 떠올리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보름달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하면 보름달은 만물을 비추는 빛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밤에 달빛이 없으면 어둡게 된다. 사람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방향을 잃게 된다. 방향을 잃으면 속도도 못 낸다. 방향을 잃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 방향을 잃으면 우왕좌왕하게 된다. 보름달은 빛의 역할을 하기에 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준다. 방향을 제시한다. 충돌을 막아준다. 안내를 잘한다. 알맞은 속도를 내게 한다.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있고 뛸 수도 있게 한다. 마음대로 달릴 수도 있게 한다. 학생들은 언제나 어둠을 좋아한다. 어둠 속에 헤매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는 선생님이 꼭 필요하다. 달빛은 어둠 속에서만 가치를 발할 수 있다. 그래서 보름달과 같이 이런 이
2013-02-25 10:10초교 동창회모임에 오랫만에 참석했다. 모임 명칭은 대보름맞이 척사대회. 동기들을 만난 것은 무려 7년만이다.초교 동창이긴 하지만 학창시절 추억의 공감대가없어 모임 연락을 받으면 늘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이번엔 전(前) 회장이 꼭 나오라고 특별히 연락을 한다. 여성 회장인데 그 분은 지난 번 필자의 제29회 수원시문화상 수상 때 시상식까지 직접 찾아와 축하해 주었다. 교장실에 여주쌀 20kg 두 포대를 직접 가져와 좋은 일에 쓰라고 전해 주기도 하였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다. 얼마 전 감사의 표시로 모임 주선을 부탁, 네 명이 저녁 식사 소모임을 가졌다. 토요일 오전 수원 교동의 모 음식점(회관)에 도착하니 점심이 차려져 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묻는다. 교장 명함을 주지 않고 e수원뉴스 시민기자 명함을 건네니 퇴직하고 직업을 바꾸었는지 묻는다. 교장 명함을 거리감이 있을까 보아 일부러 그런 것인데. 전 회장과 여성 동창들을 소개시켜 준다. 서먹서먹함, 어색함을 떨쳐버리고 모임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라고 도와주는 것이다. 고맙다. 7년 전 모임에서는 반겨주는 동창이 없어 '내가 올 자리가 아니구나!'를 느끼며 거리감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2013-02-25 10:061964년 3월 15일 . 나는 발령장을 받아가지고 전남 고흥군 도화면 신호리에 새로 개교하는 신호분교에 발령을 받아 부임을 하였다. 마을 앞의 약간 둔덕진 논바닥에 덜렁하게 교실 네 칸이 있었고, 교실 앞에는 국기 게양대가 하나 서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논바닥이었다. 운동장 한 구석에는 화장실 대용으로 논바닥을 파고 산에서 베어온 나무를 엮어서 벽을 바르고 초가로 지붕을 이은 두 칸짜리 화장실이 볏짚으로 짠 가마니를 문 대신으로 달아 두었고, 남자용은 아예 둘둘 말아서 위로 잡아매어 놓은 엉성한 모습으로 덩그렇게 서 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벼 그루터기가 아직 다 사라지지도 않은 논바닥을 운동장이라고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다. 발령장을 들고 들어서니 60도 넘으신 분교장분교의 책임자님께서 우리를 맞아주셨다. 마침 선생님들께서 수업이 끝나고 아직도 차가운 날씨에 4칸 교실 중에서 두 번째 교실의 복도를 베니어판으로 사람의 키 높이보다 약간 높은 정도로 막아서 만든 임시 교무실에서 난로 하나를 두고 둘러 앉아 계셨다. 분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나이 60이 다되신 노선배님과 30대 후반의 젊은 선생님이 두 분, 그리고 우리와 가장 나이가 비슷한 30이 채…
2013-02-25 10:03아침에 눈을 뜨니 밖에 눈이 와 있었다. 제법 내린 듯 하여서 얼른 옷을입고 나갔다. 아침 일찍 차를 몰고 출근을 할 둘째를 위해서 눈을 말끔하게 치워주고 싶었다. 또 두 아이들의 공부방에 올 아이들이 눈이 있어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주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눈을 치우느라고 시간이 꽤 걸렸다. 눈이 약간 젖어있고, 잘 뭉쳐지는 눈이기에 마당 한편의 눈을 치우지 않고 그냥 놓아두었다. 손자손녀들이 나와서 눈사람을 만들면 딱 좋을 눈이어서 만지면서 놀도록 해주기 위해서였다. 아침 운동 시간쯤인 약 40분 정도 걸려서 눈을 치우고 입구의 비탈길에는 소금이라도 뿌려서 말끔하게 정리를 하였다. 아침을 먹고 기분 좋게 헬스장으로 향했다. 오늘 SBS 방송의 전화 인터뷰가 예정이 되어 있었기에 혹시 이메일이 왔는가 확인을 하였지만, 메일은 들어와 있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운동이나 하고 오려고 나섰다. 시간을 많이 잡을 수가 없어서 좀 서둘러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약간 피곤하다. ‘잠시 쉬었다가 하자‘고 누워서 잠이 꼬박 들었던가보다 전화가 울리는 소리에 얼른 일어나서 전화를 받으니 어제 이메일로 연락을 주었던 뉴질랜드에 사는 제자의 전화이었다. 내가 학급 담임만
2013-02-22 15:47요즘 교육 현장을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말이 “스승은 없고, 선생님만 있으며, 제자는 없고 학생만 있다.”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진정한 스승이 없고, 진정한 제자도 없는 교육 현장, 그곳에는 선생이라는 오직 월급쟁이가 있을 뿐이고, 스승에게 존경을 바치는 제자가 아닌 수업을 들어주어야 하는 학생만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졸업식장에서 엉엉 우는 아이들이 그리도 흔하고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졸업식 날이면 졸업생은 싱글벙글하고 섭섭해 하기는커녕 어서 학교를 벗어나는 것이 즐겁고 시원해 하는 모습들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교육현장이 이렇게 황폐화 되었다든가, 정이 없는 시장바닥이 되었다는 말들을 하지만, 과연 그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성찰해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작은 아들의 둘째인 손녀의 유치원 졸업식에를 가보았습니다. 참 또릿또릿하고 정이 많은 아이이어서 원장님이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을 듣고 집에서와 같이 잘 어울리고 살았구나 싶었습니다. 졸업식이 진행 되는 동안 내내 활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기도 하는 아이가 대견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담임선생님들의 송별인사가 진행되면서 식장의 분위기
2013-02-21 22:00헉! 내가 언제 이렇게 등산을 많이 했지? 아니면 너무 오래 신어 등산화 수명이 다한 것일까? 등산화 바닥을 보며 혼자 내뱉은 말이다. 등산화 뒷꿈치가 닳아 구멍이 났다. 이 등산화 버릴까? 수선해 쓸까? 산행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한 10여년 전 아내와 함께 부부 등산화를 샀다. 그 당시 10만원 조금 넘었다. 나 자신 건강을 위한 커다란 투자다. 집에서 가까운 광교산, 칠보산, 모락산, 건달산, 수리산 등은 아내와 함께 다녔다. 좀 멀리 떨어진 산은 동료교장들과 정기적인 산행을 하였다. 그런데 등산화 수명이 다 했는지 하산길에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바닥이 닳아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아내와 의논하니 '제대로 된 유명상표의 멋진 등산화를 사라'고 말한다. 지금 등산화도 유명상표다. 아마도 아내는 남편의 품격을 생각한 것이리라. 언론에서 좋다고 평가한 등산화 두 제품을 백화점과 전문 매장에서 보았다. 와, 가격이 24만원, 26만원이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신제품을 살 것인가, 기존 등산화를 수선해 사용할 것인가? 망설이다가 후자를 택했다. 정들었던 등산화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매장을 찾으니 수선료는 3만8천원. 내 등산화 가
2013-02-21 21:59복도를 지나는데 남녀 학생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순간 당황해서 두 학생을 불렀다. 그리고 점잖게 타일렀다. “학교에서 반듯하게 걸어 다녀야지?” 그 말에 녀석들이 “저희 친구인데요.”라고 맹랑하게 말한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완곡하게 말했더니 말을 안 듣는 것 같다.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학교에서는 이러면 안 된다.” 이 말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저희 친구라니까요?”하면서 되레 볼멘소리를 한다. 내심 이 놈들을 말로 타일러서는 안 되겠구나 하면서 다른 지도 방법을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는 느낌이다. 남학생이라고 여겼던 학생이 바지만 입었지 여학생이었다. 순간 입을 닫았다. 그 여학생도 자신이 잠시 남자로 대접받은 것을 눈치 챈 듯 떨떠름하게 기분을 털어내고 있다. 우리는 잘못된 판단의 잣대로 현상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지닌 기억, 지식, 경험 등의 울타리 안에서 사물이나 사실을 바라본다. 그러다보면 실제와 다른 착각의 덫에 걸린다. 요즘 교복으로 바지를 입는 여학생이 부쩍 많아졌다. 게다가 선머슴 아처럼 하고 다니는 여학생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만으로 남자로 착각했다. 우리는 사실 착각 속에서 살고
2013-02-21 21:58화요일 저녁. 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던 딸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거실로 뛰쳐나왔다. "아빠, 큰일 났어요." "왜 그러니? 북한이 또 핵실험이라도?" "아빠, 탤런트 ○○○ 알지? 왜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남자주인공 있잖아요?" "누구? ○○○?" 그 탤런트가 누구인지 잘 몰라 하자 딸은 휴대폰 바탕화면 배경으로 설정해 놓은 그 연예인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가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었대요." "이 연예인 평소 네가 좋아했던 남자 아니니?" 몇 년 전, 모 지상파 방송 드라마 주연으로 출연한 이 연예인의 연기와 잘 생긴 외모에딸은 반해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딸은 자기 방에 그 연예인의 브로마이드를 벽에 붙여놓고 좋아하기 시작했으며 그가 출연한 드라마를 비롯해 그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스크랩하는 열정까지 보였다. 그런데 평소 우상으로 여기며 좋아했던 그 연예인이 성폭행으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운 듯 딸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오보일 거야. ○○○는 그런 사람 아니야.” 망연자실하여 방으로 들어가는딸의 모습에 왠지 씁쓸함이 감돌았다. 그날 이후, 딸의 방에서 그…
2013-02-21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