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와 연관한 EBS 문제집 70% 연계 공표 이후, EBS 교육 방송의 위상에 대한 논란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사태를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은 매우 무겁다. 사실 이러한 사태의 발단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주지하다시피, 오래 전 김영삼 정권에서 EBS 위성방송 출범한 이래로 새로운 정권은 하나 같이 EBS를 활용한 교육문제에 깊숙이 개입해왔다. 한데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이 EBS 활용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그 강도가 아주 파괴적이며 치명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수능 수리영역은 숫자만 바꾸어 출제하고, 언어와 외국어영역은 지문을 통째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민주적 자율 경쟁의 틀과 학습자 중심의 창의성 파괴, 그리고 공교육 황폐화를 자행하고 있다. 먼저 민주적 자유 경쟁의 파괴 양상을 살펴보자. 공영방송이라는 EBS가 거대 권력 기관화됐다.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BS의 사이는 호형호제의 사이를 넘어선 진한 혈육적 연대감을 보인다. 그러니 EBS는 그들 공권력을 등에 업고 사교육 기관보다 더한 영업 행태를 보이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한다. 영업 노하우는 ‘땅 짚고 헤엄치기’이다. 불
2011-10-17 17:39오늘부터 1주일간 교총에서 교육자료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작품들은 초·중등 교원들이 교육적 열정만으로 수업자료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면에는 연구교원들의 시간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다. 시․도마다 차이는 있으나 자료 제작비나 기술․기능적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출품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비단 교육자료전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연구대회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힘들고 어려운 연구과정보다 직무연수를 받는 것이 수월하다보니 연수를 받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나고 연구활동은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들이 연수를 통해 학생지도든 수업방법이든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교육연구활동 또한 수업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창의적 수업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실천해서 얻은 결과를 연구보고서 혹은 교육자료로 만들어 제안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연찬 노력이 아닐까 싶다. 또한 수동적으로 연수를 받는 것에 비해 자발적 교육연구활동은 수업능력 향상과 더불어 연구 결과물로 다른 교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파급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 교육적 열정만으로 현장교원의
2011-10-17 17:14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중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낸 보석청구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돼 보석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그간 곽 교육감 구속과 보석을 둘러싸고 교육계 내외에서 벌어졌던 각종 논란과 갈등이 잠재워지고 서울 교육이 안정되기를 기대한다. 곽 교육감 선거법 위반 사건은 교육계내외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교육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었고, 묵묵히 음지에서 교육활동을 해온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또 지난해 처음 실시한 교육감 직접선거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치권은 지방선거시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선출하자는 주장까지 제기하며 교육자치를 일반행정에 예속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구속된 곽 교육감의 보석과 관련해서 일부 진보 단체와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보여준 행태는 많은 교육자들에게 우려와 실망을 안겨줬다. ‘곽 교육감 석방 범국민공동대책위’라는 단체는 곽 교육감 석방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서울 도심에서 촛불문화제까지 개최하며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했다.…
2011-10-13 18:58교직은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거의 모든 가르침이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말끝마다 부정적인 언어를 달고 사는 선생님도 있고 뭐든지 긍정적으로 밝게 보는 선생님도 있다. 긍정적인 선생님의 반 아이들은 선생님을 닮아서 그런지 밝고 명랑하다. 반대로 부정적인 언어를 입에 달고 살거나 큰 소리를 잘 지르는 선생님 반의 아이들은 왠지 모르게 기가 죽어 있고 자신감도 결여돼있다. 혹자는 아이들은 그 반 선생님의 성품을 닮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코 틀린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선생님의 말투와 행동이 아이들의 내면에 스며들어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정교육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바닷가 학교에서 1학년을 가르칠 때였다. 21명 중에서 반장으로 뽑힌 남학생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늘 웃고 친구들도 많았다. 친구들에게 다정한 말을 쓰는 것은 기본이고 자기를 건드리거나 힘들게 하는 친구까지도 자기편으로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어느 날 1학년답지 않은 배려나 봉사 정신이 기특해서 어디서 배웠는지 물어보았다. 그 학생이 대답하기를 "저희 어머니께 배웠어요.
2011-10-12 14:53최근 우리 반에 어떤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 왔다. 본인의 아이가 어제 과학 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는데 학부모입장에서 벌점을 받을 만한 행동이 아닌 것 같다고 이의를 제기하기 위함이었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함에 있어서 편견을 가지고 지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학교를 찾아 온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잘못을 안 했는데 왜 벌점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평소 학교에서의 생활태도와 행동에 대해 말하자 이해가 가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남기고 돌아갔다. 요즘은 학교에서 학생이 잘못을 해 학부모에게 전화를 해도 학부모의 반응이 제 각각이라 조금은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한 학부모는 “뭐 그런 거 가지고 저한테 전화를 하세요?”라고 반문을 했다. 학부모에게 이유를 설명했지만 전화를 왜 자기한테 했냐고 반문을 하는 학부모에게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교사가 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하기 위해 자식을 키우는 부모에게 전화를 해야지, 그럼 누구한테 전화를 해야 할까? 이러한 학부모의 무례하고 무관심한 태도는 교사에게 더 잘 지도하고 싶은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한번은 학급의 학생이 친구에게 장난을 쳐서 조금 기분을 나쁘게 한 상황이…
2011-10-12 10:23현대 사회에서 학교는 사회발전을 선도했고 그 핵심에는 변화하는 교사가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교사의 학습연구년제는 교원이 수업과 기타 업무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세운 학습 계획에 의거해 학습과 연구에 전념함으로써 전문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원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다양화되고 정보화된 사회에서 교사에게 평생학습이 요구되며, 교원 개개인의 상황과 요구에 맞는 맞춤형 연수와 연구 기회를 제공할 제도적 장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가 깔려있다. 교사 학습연구년제는 2010년 9월 시범운영으로 시작됐다. 교원능력개발 평가와 연계해 우수 교원에 대한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전문성 신장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고 것이다. 올해 2월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연수 후 성과 분석 결과를 참고해 보면, 전체 참가자(99명) 중 95.7%가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결과가 나온 이유는 기존의 교원연수에 비해 이 제도가 교사의 자율적 참여를 보장하고 현장성 있게 전문적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2011-10-12 10:22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 즉, 양자강의 앞 물결은 뒤 물결에 밀려나게 된다. 그 후 일대신인환구인(一代新人換舊人) 즉, 강호무림의 새로운 고수가 옛사람을 몰아낸다는 뜻이다. 산업화, 민주화 과객(過客)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권력(정치)의 세계에선 같은 사안을 놓고도 서해를 바라보는 구주류가 하면 감동이 없고, 동해에서 떠오르는 신주류가 하면 국민들은 환호하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눈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귀는 익숙한 것을 좋아 한다. 따라서 산업화, 민주화 세대는 그간 역사의 물결에서 수명을 다 했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스마트 파워 리더가 필요하다. 스마트 파워 리더는 기성 정치인과 다른 서민성, 참신성, 봉사성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이 뒤틀렸거나 헌법을 초월하는 오만함과 혀는 너무 빠르고 권위를 담을 그릇이 없는 경조부박(輕佻浮薄)한 지도자는 안 된다. 정치학적으로 우파의 부패와 타락이 좌파의 구호를 정당화 시키고, 좌파의 독선과 도그마가 우파의 가치를 입증해 주는 법이다. 서민들에게 피눈물의 희생을 떠안긴 어느 권력 측근의 저축은행 비리 연루가 전자의 예라면 어린 학생에게 계급투쟁의 민중사관을 주입시키는 의식화 교육은 후
2011-10-12 10:18요즘 ‘나는 가수다’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화제다. 이미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는 가수들이 다른 가수의 노래를 그것도 색다른 편곡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있어서도 이런 감동적인 무대는 없을까?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가수들이 노래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넣듯이 교사들 또한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가르치고 그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어쩌면 이상론에 그칠 수도 있다. 현실에 비친 교사상은 치열한 입시경쟁에 파묻혀 아이들에게 지식만을 전수하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연초에 해마다 열리던 독서토론논술대회가 취소됐다는 공문을 받았다. 하긴 매년 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학생들을 선발해 지도하는 일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혹시 아이들이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지 못하면 학교 윗분들의 눈치를 받을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참에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아이들도 교외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공부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대회를 준비
2011-10-12 10:16청각장애 아동시설인 광주 인화학교 교직원들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후폭풍이 거세다.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학교 재단은 오히려 연간 20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았다고 하니 국민적 분노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교육계 인사들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물론 이번 사건은 아직도 장애인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법적인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이미 2005년이었고 교장 등 가해자 10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2명뿐이었다. 사법부는 당시 양형 기준과 친고죄인 아동 성폭력 범죄라는 점, 피해자와의 합의, 공소시효 소멸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비롯해 5명이 아직도 학교에 남아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감안할 때, 당연히 재수사가 필요하다. 지난해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범의 35%, 성추행범의 절반 이상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을 조속히 개정해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2011-10-11 14:38내년 교육 살림살이 규모 밑그림이 그려졌다. 교과부가 지난 주 발표한 내년도 교육 예산안을 살펴보면, 총 45조658억 원으로 금년대비 9.3% 증가, 유·초·중등 교육예산 38조6072억 원으로 금년 대비 3조1248억 원이 늘어나 외형적으로 볼 때 양정 팽창이 이루어졌다. 더불어 교과교실제 확충, 국가 장학제도 전면 개편·정비를 통한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방과 후 지원 사업 및 엄마품 온종일 돌봄 교실 확대, 만 5세에 대한 통합 공통과정(누리과정) 도입 등 친 서민 교육예산도 늘어난 점도 환영받을 만하다. 그러나 마냥 높은 점수만을 주기 전에 좀 더 꼼꼼히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화내빈’의 우려가 요소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비록 예산이 3조원 넘게 증액됐으나 인건비 및 물가 상승률, 지방채상환액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 교육예산 확충 효과가 미미하다. 둘째, 시·도교육청에 내려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증가했으나, 중앙정부에서 책임져야 할 학교교육 내실화 및 교육복지 증진 예산이 줄어 사업 약화가 우려된다. 자율화 추세에 맞춰 시·도의 자율적 운영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학교교육 내실화 및 교육복지 등 균형발전을 위한 국고사업도 필
2011-10-11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