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간 닫혀있다 2009년 5월 개방된 베어트리파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베어트리파크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성리 10만여 평의 대지에 1000여종 40여만 점에 이르는 꽃과 나무, 수백 마리의 반달곰과 꽃사슴 등이 자라고 있는 작은 공원이다. "돌아보면, 제 일생을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이 '씨 뿌리고 가꾼 일'이 아닌가 합니다. (중략) 베어트리파크의 작은 온실에서 맞는 아침은 무척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세월의 더께가 쌓이고 정성이 베인 수목원은 더 이상 우리 일가만의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풍요로움을 함께 나누고, 더 많은 아이들이 자연사랑을 깨닫는 아름다운 공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립자 송파 이재연님의 인사말에서 알 수 있듯 꽃과 나무를 좋아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일평생 가꾸고 보살핀 개인 수목원으로 오색연못, 만경비원, 베어트리정원, 반달곰동산, 수련원, 야생화동산, 웰컴하우스, 곰조각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5백여 마리의 비단잉어들이 유영을 하고 있는 오색연못이 맞이한다. 연못 앞 웰컴하우스는 스페인 건축양식으로 레스토랑, 세미나실 등이 마련돼 있다. 관람코스를 따라 만경비원까지 돌아보는 내내 곳곳에서
2010-03-29 17:15행복도시 문제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충남 연기군. 이곳의 전동면 청송리에 백제 때 산성인 운주산성이 있다. 운주산성은 해발 460m의 운주산 정상부에 축조되어 있는 포곡식 산성으로 길이가 3㎞나 될 만큼 규모가 크고, 백제부흥운동의 최후 구국항쟁지로 알려져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산성이다. 고산산성으로 부르다 늘 구름이 끼어있어 운주산성으로 이름 지었다는데 지난 21일은 날씨가 맑고 바닷물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 하늘이 아름다웠다. 소로 길이 정상까지 이어져 산책하기 좋고, 승용차를 이용해 중턱의 광장까지 가면 운주산 정상이 가깝다. 정상에 오르면 '백제의 얼 상징탑'이 탐방객을 반가이 맞이한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좋아 맑은 날에는 독립기념관, 천안시, 청주시가 보인다. 성곽의 형태를 제대로 보전하고 있는 곳이 일부에 지나지 않아 아쉽다. 매년 백제멸망기의 의자왕과 부흥기의 풍왕, 백제부흥운동을 하다 죽은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고산제를 지내는 고산사는 운주산성으로 가는 산길에서 만난다. 주차장 아래편에 쉼터도 조성되어 있다. 운주산성을 돌아보고 쌍류삼거리, 용암삼거리를 지나 조치원방향으로 604번 지방도로에 들어서면 길옆으로 군립공원인 고복저수지가 펼쳐진
2010-03-27 23:1713일 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세계 꽃 식물원을 구경하고 주꾸미를 먹으러 무창포로 향했다. 21번 국도를 달려 예산을 지나면 홍성이다. 홍성은 무민공 최영, 매죽헌 성삼문, 만해 한용운, 백야 김좌진 등 우리 민족사에 큰 역할을 했던 훌륭한 분들이 태어나고 자란 역사의 고장이다. 홍성에 들려 홍주의사총과 한용운 선생 동상을 구경하기로 했다. 홍성읍 대교리의 홍주의사총(사적 제431호)은 을사조약이 체결된 후 홍주성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순국한 의병 수백 명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이다. 1905년 일본에 의해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이조참판을 지낸 민종식이 중심이 된 의병들이 남포와 보령지역을 습격하여 무기를 확보하고 충청 서부지역의 거점인 홍주성을 점령하는데 성공했으나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해 성은 함락되고 수백 명의 의병들이 죽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한용운 선생 동상은 21번 국도와 29번 국도가 만나는 사거리 못미처 남산산림욕장 초입에 있다. 1879년 홍성에서 출생해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던 한용운은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했으나 실패하자 1896년 설악산 오세암으로 들어간 후 1905년 백담사에서 승려가 됐다.3·1운동 민족대표 33인
2010-03-25 20:56물론 사람이 더 아름답지만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게 꽃이다. 꽃은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내게 하는 마력이 있어 누구나 좋아한다. 동백, 튤립, 베고니아 등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꽃들을 테마로 연중 꽃 축제를 여는 식물원이 있다. 충남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의 '세계 꽃 식물원'은 여러 종류의 꽃과 향기를 오감으로 느끼며 감성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식물원 관람은 계절마다 꽃비가 내리는 꽃 터널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군락을 이룬 풀꽃들이 계절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초화정원, 튤립·백합·수선화 등 유럽의 화려한 꽃들이 전시된 테마정원, 수생식물과 수련·연 등으로 꾸며진 연못정원, 공기정화 기능이 우수한 실내식물들이 자라는 에코정원, 오감으로 허브식물의 향기를 만끽하는 향기정원,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들을 관찰하는 교과서정원, 독이 있는 식물과 사약의 재료가 되는 식물들을 전시한 독이 있는 식물정원, 시계초·인동초 등 각종 덩굴식물들이 어우러진 덩굴식물정원, 아름답고 먹을 수 있는 꽃들을 구경하는 웰빙정원, 사막에 사는 선인장과 다육식물로 조성된…
2010-03-23 11:06청주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성안길은 늘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에 역사가 깊은 읍성이 있었고, 성의 안쪽 길을 뜻하는 '성안길'이 읍성의 남쪽과 북쪽을 연결하던 큰 길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둘레 1640m, 높이 4m에 달했던 청주읍성의 성곽이 일제강점기에 모두 헐려 성안에 있던 관아와 충청병영의 시설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4개의 문터마저 표석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새로운 것을 제대로 받아들이려면 내 고장에 관한 역사를 알아야 한다. 맑은 햇살 아래 새싹이 돋아나는 따뜻한 봄날, 시내를 걸으며 청주읍성에 관한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지난 3월 7일은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청주읍성을 공부하는 날이었다. 청주의 찬란했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내의 중심가를 걸으며 발전해가는 고장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시청광장에 모인 회원들은 1922년도의 건설계획도를 보며 일제가 청주읍성을 철거하는 과정과 그 당시 청주지역이 처한 상황을 듣고 답사를 시작했다. 시청 옆 북삼치안센터 앞으로 갔다. 1960
2010-03-21 23:31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 http://www.korean.go.kr)은 1984년 5월 10일 문교부 산하 학술원 부설기관으로 설립된 국어연구소에서 출발했다. 1990년 1월 3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문화부가 신설되고 어문정책이 교육부에서 문화부로 이관되면서 연구소 업무가 문화부의 핵심 업무가 됐다. 같은 해 11월 대통령령을 근거로 국립국어연구원 직제가 확정되면서 발족했고, 초대 원장으로 안병희 서울대 교수가 취임을 했다. 2005년 국어기본이 발효되면서 현재의 명칭인 국립국어원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은 어문정책 전반에 관련된 연구를 주관하며 국민의 언어생활을 과학적으로 조사·연구하여 합리적인 어문정책을 수립하고 올바른 언어생활을 계도할 목적으로 설립했다. 국립국어원의 사업은 국어사전을 편찬하고, 각종 어문규정(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을 제정·홍보, 언어생활의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각종 어문 자료를 수집하여 국어 유산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어문규범의 수정 보완, 국어순화, 국어정책, 북한어에 대한 각종 연구 사업을 벌여 각종 서적을 간행하였다.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는
2010-03-19 16:52역사의 공적 기록은 개인의 사적 삶을 지나칠 수밖에 없다. 반면 소설은 역사가 누락한 인간적 진실을 추적하고, 개인이 남기지 못한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소설 ‘덕혜옹주’(권비영 作)는 역사 속에 잊힌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한다. 소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었던 여인의 삶 하나하나를 밀착하여 차분하게 따라간다. 조국은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운명에 처해 있다. 국왕이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던 비극의 20세기. 그 가운데 주인공 ‘덕혜’가 있었다. 덕혜는 황녀로 태어났지만 일본인 소학교를 다니고, 다시 일본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명목상 유학이었지, 볼모나 다름없었다. 일본에서도 그녀는 황족이기 때문에 더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했다. “1909년은 그런 시대였다. 힘을 가진 자가 득세하는 세상. 권력의 그늘은 생각보다 안온했고, 일본에 빌붙은 개화파들은 왕실조차 흔들었다. 고종은 한갓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다.”(p. 17) 그녀는 어린 나이에 강제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났다. 식민지 황녀의 딸로 침략국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서 박대와 차별 속에서 우울한 성장기를 보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꿈을 잃지 않았다. ‘조선에서 선생님이 되
2010-03-16 17:0121일, 청주삼백리회원들이 대청호반에 위치하고, 물줄기상 청남대와 가까운 문의면 문덕리 일원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답사는 문의에서 회남방향으로 509번 지방도로를 달려 문덕교를 지난 고갯길에서 시작했다. 말봉으로 향하는 산길은 초입부터 산불감시초소까지는 오르막이 가파르다. 초소를 지키고 있던 마을의 어른으로부터 배를 타고 강 건너로 장보러 다니던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사방이 훤히 보이는 감시초소에 올라가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감시초소에서 가까운 거리부터는 평지길이 이어지는데 절리현상에 의해 칼로 자른 듯 네모나게 절단된 바위들을 만난다. 답사나 산행을 하다보면 장애물들이 가려 사진 찍기가 어렵다. 더 멋진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나뭇가지에 올라간 김춘곤 안내대장의 열정이 놀랍다. 산 아래로 내려서니 경치가 좋은 물가에 진주 강씨 문중의 묘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 앞 대청호에서 은빛물결이 반짝인다. 무덤 아래 넓은 공터에 집터, 돌담, 우물 등이 남아있어 수몰전의 문덕리 자리임을 알게 한다. 집터를 지나 다시 산길을 오르면 말봉에 도착하지만 잡목들이 시야를 가린다. 앞으로 가면 호수가 길을 막아 묘암천이 대청호와 만나는 곳을 둘러보기로
2010-02-26 17:44청주를 둘러싼 푸른 청원. 행복1번지답게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독립운동가 손병희, 사학자 신채호, 의병장 한봉수 등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난 역사의 고장이다. 내륙에서는 호수가 바다다. 호수에 박힌 산들이 옹기종기 작은 섬을 만드는 내륙의 다도해가 대청호다. 대청호와 인접한 문의에는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미술관, 현암사, 작은용굴, 청남대, 벌랏마을 등 들려볼만한 곳들이 많다. 자녀의 손을 잡고 대청호반으로 가면 봄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먼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남계리 방죽부터 들려보자. 방죽이 위치한 방죽골은 화당삼거리에서 문의방향 오른편 길가에 큰 표석이 있어 찾아가기 쉽다. 물속에 가지를 담근 커다란 고목들과 나무에 걸리거나 물속에 잠긴 해가 어우러지는 저수지의 풍경이 일품이다. 문의소재지를 지나면 대청댐 수몰지역의 문화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문의문화재단지(http://cultural.puru.net)가 양성산 자락에 있다. 문화재단지는 사라져가는 민속자료로 고유의 전통문화를 재현해 선조들의 얼을 기리는 역사교육장이다. 주차장의 문의수몰유래비와 쉼터의 조동마을탑을 지나 양성문에 들어서면 고인돌과 돌탑, 기자석, 토담집, 김선복충신각, 양반가, 부강리민
2010-02-23 13:20백제의 옛 도읍지 공주는 인구 13만여 명의 작은 도시다. 1월 31일, 청주삼백리 회원 40여 명이 청주에서 1시간 거리의 공주로 답사를 다녀왔다. 공산성 주차장에서 문화관광해설사 최병옥님을 만났다. 우리의 일정을 확인하고 오랜만에 공주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공부하러 온 알짜배기 답사팀을 만났다는 최병옥님과 우금치전적지(사적 제387호)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우금치로 가는 차안에서 최병옥님이 공주가 삼국시대 이전에는 마한지역이었고, 마한지역에는 가장 크고 번성했던 목지국을 비롯해 봉건제 국가가 54개나 되었으며, 백제시대에는 지명이 곰과 나루를 뜻하는 웅진(熊津)으로 한글로 쓰면 곰나루였고, 단군신화처럼 곰과 관련된 곰(고마)나루 전설이 전해져온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옛날 강 건너 연미산으로 나무하러 갔던 나무꾼이 여자로 변신한 암곰을 따라 굴속으로 들어갔다. 곰은 나무꾼에게 좋은 음식을 주며 보살폈지만 굴 입구를 큰 바위로 막아놓아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세월이 흘러 자식이 두 명이나 되자 안심한 곰은 굴 입구를 돌로 막지 않고 사냥을 나갔다. 굴을 빠져나온 나무꾼이 헤엄쳐 강 건너편에 도착한 것을 뒤늦게 알고 곰은 돌아올 것을 애원했으나 나무꾼이 들어
2010-02-21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