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도만큼이나 학생들이 겪는 심리적 부담과 정서적 어려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 가족 문제, 미래에 대한 불안 등 학생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요소는 다양하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이른바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이중, 삼중으로 심적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마음 돌봄’이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고는 이에 대해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문적인 심리 지원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많은 학교에 Wee 센터라는 전문 상담실이 존재하지만, 인력이나 운영 방식에 있어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제가 생겼을 때만 찾아가는 공간이 아니라일상적인 감정 상태를 점검하고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안에 충분한 수의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하고, 필요시 폭넓게 외부 전문가와의 연계도 보다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2025-08-07 11:43아직도 폭염의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문득, 중고등학교 교정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종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가지까지... 교사로서 그리고 관리자로서 보냈던 나날들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제 안에 선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계절, 또 많은 소중한 이들이 학교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정든 교단과 작별을 준비 중인 후배 선생님들께, 한때 같은 자리에 있었던 선배로서 조심스레 위로와 격려, 그리고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제가 학교를 떠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교실 밖 삶이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지던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고요한 일상이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어느 날은 눈을 뜨고 습관처럼 옷을 입고 학교 방향으로 길을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간에서 “아, 내가 학교를 떠났지” 하고 깨달으며 방향을 바꾸어 공원길로 들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 한켠에 자리하는 건 바로 ‘학교’라는 이름의 세계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 무엇보다도 후배 교사 여러분들을 떠올렸습니다. 잠시 돌이켜 보면, 정년을 앞두고 집무실의 책상을 정리하던 날, 학교의 익숙한 종소리가 울리던…
2025-08-06 15:36최근 우리 교육 현장에 '개근 거지'라는 용어의 등장이 화제다. 이는 문자 그대로 학교에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했지만, 학업 성취나 실질적인 배움이 부족한 학생을 일컫는 비판적인 은어라 할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혐오감을 줄 수도있는 이 말은 우리 사회가 빈부 격차가 심화되면서 결석을 불사하고 외부활동에 참여가 왕성한 학생과 그렇지 못하고 오직 학교에만 출석하는 까닭에 생긴 상대성이 농후한 말이다. 문제는 성실한 학교생활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성과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편협한 상태에 이름을 비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 말이 드러내는 우리 교육 시스템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개근 거지'가 드러내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 첫째, 형식적인 출석과 실질적인 학습 간의 괴리를 드러낸다. 개근은 전통적으로 성실함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성실함이 출석으로만 교육 효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 해당 학습자는 실제로는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거나 자기주도적 학습이 부족하고 수업의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집착하는 경우에 해당할 수도 있다. 소위 형식과 내용이 미스 매치, 즉부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교육은 이제 단
2025-08-01 16:3721세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디지털 매체에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디지털 원주민(Digtal Natives)이라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유튜브나 SNS에서 정보의 파편을 모으며, 사고력과 판단력을 키운다. 그러나 기존의 신문활용교육(NIE)은 종이신문 중심, 정답 중심그리고 낮은 참여율로 인해 갈수록 학생들의 현실과 괴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신문 활용을 디지털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을 강화하는 새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중심 신문활용교육(NIE)의 재구성 첫째, 디지털⋅멀티미디어 기반 플랫폼을 통한 신문활용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디지털 신문의 기사, 영상, 인터렉티브 데이터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탐색하고 분석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예컨대, 사건별로 다양한 뉴스 플랫폼의 관점을 비교⋅분석하는 과제를 통해 뉴스 리터러시를 강화할 수 있고, 기사 내 인포그래픽, 시각 데이터, 영상 인터뷰 등을 함께 읽고 해석하는 활동은 정보 통합력과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다. 둘째, 프로젝트 기반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단순 기사 요약보다는 학생들이 실제 주제(예, 지역 이슈,…
2025-08-01 16:34근래 국내 언론들은 청소년들의 신체활동 실천율, 즉운동량이 ‘세계 꼴찌’ 수준임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그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학원 다니기 힘들고 운동할 곳이 없다”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운동량은 중학생일 경우 22%, 고등학생이 되면 13%로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에 학교와 교육 당국은 우리 학생들의 운동량 확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중학생 A양(15)은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해 체육 시간을 꺼린다. 학교는 버스를 타고 다녀 하루 10분 남짓 걷는다. 주말에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느라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다. 그녀는 “주변에 마땅히 운동할 공간도 부족하고, 학원만 다녀와도 힘들어서 운동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뿐이랴. 매일 한 번에 최소 10분 이상을 걸었다는 여학생 비율은 겨우 절반을 넘는다. 이는 외국의 또래에 비하면 운동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동아일보, “청소년 절반 ‘매일 10분 걷기’도 안한다, 2025. 3.28.) 최근 질병관리청의
2025-07-22 09:29시인 박노해는 ‘다시’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사람 속에 들어 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는 오늘날 세상살이에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짐이고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인간이 한없이 나약하고 부족해 보여도 귀한 존재로 창조됨에 대한 감사와 나 자신 안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교육은 ‘바람직한 인간’, 곧 ‘올바른 사람’을 길러내고 양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이 세상에 ‘인간’으로 ‘피투(내 던져진)’된 존재다. 여기서 피투는 존재와 시간이란 명저를 출간한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강조하는 존재의 자유와 자기 초월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그는 인간이 항상 미래를 행해 무언가가 되려고 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예컨대 ‘나는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조건 안에서 철학자가 될 수도, 작가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의 존재’라는 의미다. 여기에 바로 교육의 위대한 힘이 다시 작동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어떤 조건
2025-07-14 12:38·“주의하고 또 주의하라.”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노래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는다. 거리에서 발산하는구급차 사이렌 소리도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강렬하게 우리의 관심을 끈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은 IT기업이 아니라 '주의력 기업'이라 부른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해 주의력 시대를 열었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이 주를 이루는디지털 시대에는 학생들의 주의력을 통채로 휩쓸어 가는 것이 바로 인터넷과 스마트 폰이 아닐까? 지금 해외를 나가서 봐도 길거리에서 앞도 보지 않고 스마트 폰을 보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이 아닌가생각한다. 그만큼 한국인은 스마트 폰에 의존하는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확실히 더 편리한 삶을 살게 됐지만 잃어버린 것들도 너무나 많다. AI가 정답을 알려주다 보니 이에 의존하는 시간이 많아졌다.오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직접 경험이 점차 상실되어 가고 있다. 우리 인생에 중요한 것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수고하지 않아도 알려주는 기기에 의존하다보니 물리적 세계와 친밀감은 사라지고 디지털 세계에 대한 애착이 증가하게 된다. 인내의 미학도 스마트 폰에 양
2025-07-10 16:07오늘날 세계는 국가의 생존을 짊어지고 디지털 대 전쟁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AI 기술은 갈수록 일상의 파트너를 넘어 이제는 인간의 고유 영역 안쪽까지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가까운 미래는 인류가 AI 로봇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에 의해 조종되는 종속상태를 우려해야 한다는 각종 경고메시지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디지털 전쟁의 시대에 학교는 어떻게 AI 교육을 실시할 것인가? 결론은 각종 부작용의 틈새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AI 교육은 확고한 철학을 전제로 그 역기능을 철저히 보안해 대폭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5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미래 기술을 미리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행사가 열렸다. 바로 CES(Consumer Electronic Show)다. CES를 살펴보면 혁신 트렌드와 미래 산업의 변화 방향을 알 수 있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렇다면 이번 CES를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이었나? 그것은 바로 인간의 삶을 바꾸는 기술,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1년 전 CES 2024에서는 ‘All together, All on’을 주제로 인류 문제 해결의 열쇠를 혁신기술, 그중에서 AI
2025-07-08 13:51한국인의 저력은 어디까지 일까? 최근 한국의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무려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을 석권한 것이다. 토니상은 오스카상(영화), 에미상(TV), 그래미상(음악)과 함께 미 대중문화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우리에게 이제는 그래미상만 남았다. 이 또한 현재까지의 BTS, 블랙핑크 등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K-팝 그룹의 활동으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머잖아 ‘그랜드 슬램’을 이룰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인의 창의성 저력은 그저 어쩌다 우연히 주어지는 상황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국산 기술과 자본으로 제작된 에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기록적인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미 오스카상에 빛나는 ‘기생충’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이런 놀라운 성과는 잠재력이 뛰어난 한국인의 두뇌에서 충분히 입증이 되고 있다. 한국인은 오래 전부터 국민 평균지능지수(IQ)가 전 세계의 2~5위권을 오르내리고…
2025-07-08 13:49또 다시 못다 핀 꽃봉오리들이 싹둑 잘려 나갔다. 외면적으로는 스스로 꽃망울을 떨군 모양새지만 이는 그 꽃들을 관리하고 키워야 할 사회가 무참하게 조장한 것이다. 우리는 이를 ‘사회적 타살’이라 부르기도 한다. 안타깝고 불명예스럽게도 지금까지 우리는 거의 10여 년째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소년들이 꽃을 피우지도 못 한 채 떨구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이 그렇게 사라져 가는 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발만 동동 구르며 방관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저 너머 영원한 안식처에서는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아달라고 읍소해 왔다. “청소년 자살, 더 이상은 안 된다.” 아무리 외쳐도 새 날이 밝아오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청소년의 죽음의 소식이 또 전해진다. 그런데 그 죽음의 배경에는 거의 비슷한 이유가 존재한다. 최근 부산에서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고생 3명이 함께 숨진 이유 역시 학업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입시와 학업 부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확실한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는 아이들이 얼마나 큰 압박감에 시달렸을 지를 추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이미 심각한 수준을
2025-07-03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