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읽기·듣기뿐만 아니라 말하기·쓰기 평가가 모두 포함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시행된다. 국제화 시대에 영어 교육이 중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효과적인 영어 교육을 위해 국가가 주도하고 구체적 실천을 한다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도 기대가 된다. 문제는 영어 교육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반면에 국어교육에 대한 정책은 수립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어 교육 투자에 적극적이다. 교과부 산하의 인재정책실에는 영어 교육을 전담하는 영어교육정책과가 편제되어 있다. 지역교육청의 영어 교육에 대한 편중 예산은 여러 번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영어 교육은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영어 교육 못지않게 국어교육도 인재를 만드는데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말로 글로 생각을 표현한다. 말과 글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관념과 생각이 부정확하다는 의미이다. 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삶의 모든 면이 우수하다 뜻이다. 일반적으로 국어 공부는 특별히 안 해도 학습의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깨우치고 책만 읽을 줄 알면…
2011-06-13 11:42지난 6월 3일 한국교육의원협의회가 지방교육자치 자동일몰제를 폐지하라고 주장하면서 지방교육자치의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자치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 가치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교육자치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주어진 명제이다. 교육자치가 보장하고자 하는 기본 가치인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차원에서 볼 때 지방교육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교육의 자주성 의미는 학자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헌법재판소는 ‘교육이 정치권력이나 기타의 간섭 없이 그 전문성과 특수성에 따라 독자적으로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조직·운영·실시돼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교육의 자유와 독립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교육 자주성의 차원에서 보면 교육자치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자치단체와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명확해져야 하고, 동시에 단위학교의 자치 보장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행 법령상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유·초·중등학교의 교육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어 충돌할 수밖에 없게 되
2011-06-13 11:38지난해 6월 교육감 선거를 두고 흔히 ‘직선 교육감 원년’을 열었다고 말한다. 우리 교육계는 지난 한 해 ‘변화’의 원년을 보낸 셈이다. 이 한 해를 가지고 ‘직선 교육감’ 체제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성급하다. 그러나 첫돌이 지니는 의의를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다. 초기의 격변이 체제의 미래를 적잖게 좌우할 터이기 때문이다. 일러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직선 교육감 원년의 의미를 짚어보며 우리 교육의 발전을 걱정해야 할 이유는 있겠다. 지난 교육감 선거와 선거 후 가동된 직선 교육감 체제가 교육계에 가져온 변화는 작지 않다. 관심과 시각에 따라 그 변화를 달리 읽겠지만, 적어도 세 가지 변화를 주목할 만하다고 여긴다. 지역화, 정치화 그리고 당파적인 세력 결집 경향이 그것들이다. 지역화라 함은 교육에 대한 논의가 지역에 따라 어느 정도 고유함을 지니게 됐다는 뜻이다. 중앙집권적인 우리나라 통치 관성은 교육 의제를 중앙(정부)의 시각이나 인식에 종속시켜 왔다. 교육 논의는 전국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문제들(예컨대, 사교육, 대입제도, 대학 등록금 등의 문제들)에 국한됐고 그런 문제를 다루는 정책과정에서도 지역의 특수하고 고유한 현실들을 간과해왔다. 문제 인식에
2011-06-13 11:37옆집 아이들이 올해 고 1, 고 3 남학생들이다. 둘 다 성격이 좋고 예의가 바른 대한민국의 동량지재(棟梁之材)들이다. 그 부모와 마주치자면 부쩍 학부모 역할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다. 같이 차 한잔 하면서 일단 부모로서, 또 학부모로서, 그리고 수험생의 부모로 몇몇 가지 하기 어려운 충고를 했다. 명색이 교사의 말인지라 경청해줘 고마웠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부담스럽네요”이다. 이해할 만한 반응이다. 하여 차제에 옆집 부모를 위한, 아니 기실은 우리 모두를 위한 학부모 노릇의 핵심을 살펴보려 한다.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바로 이 학부모 노릇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때일수록 우선순위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한 학부모라면 자신의 자녀들이 주체적인 자기주도의 공부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야 한다. 학교 수업에 최선을 다하게 하고, 더불어 학교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그 중요성을 훈계하고 훈육해야 한다. 물론 자녀들은 이를 잔소리로 여길 수도 있다. 이때 솔선해 보이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부모가 자주 책을 접하고 문화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며, 자녀와 더불어 창의적인 태도를 보여 주면 그것 자체가…
2011-06-13 11:34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6년이 지났는데 당시 6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황용언 선생님은 정말 실력과 인격을 고루 갖추신 분이었다. 자신의 반평생을 제자사랑과 가르치기에 다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바른길만 보고 걸어가시며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해 모범을 보이셨고 학생들을 성심성의껏 열심히 지도하신 분이다. 내가 다녔던 시골의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3~4개 학급으로 학급당 인원은 60~70명 선이었다. 1960년 중반이었는데 보리밥과 강냉이 죽으로 끼니를 이어갔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중학교 입시가 치열해 도시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했었다. 특히 여름방학 때는 아침 7시부터 공부를 했는데 요즘처럼 보충수업비를 내고 하던 시절이 아니라 무료로 선생님들께서 봉사하셨던 셈이었다. 무료봉사임에도 선생님은 우리들보다 일찍 출근하셔서 수업준비를 하고 우리들이 도착하면 곧바로 수업을 해 실력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심지어 공부를 잘하는데 집안이 가난해 학업을 이어 나가기 어려웠던 학생들은 선생님 댁에 불러 개인지도까지 해주시고 식사와 함께 잠까지 재워 주셨으니 정말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을 것인가. 선생님 댁도 부자가 아님에도 단지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며 학업만은 계속…
2011-06-03 20:505월이 갔다. 5월은 화려한 자태를 자랑했던 봄꽃들이 분분히 지고, 온 산하가 푸름으로 새로운 신록으로 다가서는 장엄을 연출해내는 계절로 기억된다. 그 아름답던 5월과 함께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갔다. 인터넷을 들여다보기가 겁이 난다. 요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 그것도 젊디젊은 청춘들의 허무한 죽음을 너무 접하게 된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최고의 로망인 아나운서라는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사랑해 왔던 한 아나운서가 여러 논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프로축구의 승부 조작으로 온통 시끄러운 가운데 축구선수 2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축구선수, 그것도 프로선수이면 어느 정도 자기 분야에서 뜻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젊은이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물론 말로는 다 못할 고통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상담기법 중에 ‘의미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이 이론의 기본 전제는 ‘어떤 조건에서의 삶도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인간의 주된 문제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상실한 경우에서 비롯된다. 제한된 상황에서도 우리는 삶의 의미를…
2011-06-03 20:49책상에서 시집 한 권 읽고 있는데 문득 옆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언제 와 있었는지 여학생 하나가 서 있다. 필자를 방해하지 않고 잠시 기다렸던 걸 보면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웃으면서 “아이구, 우리 혜선이 왔구나. 왔으면 부르지 그랬니?”하고 아이의 손을 잡아 주었다. 아이도 수줍게 웃으며 나에게 종이를 내민다. “대학에 제출할 자기소개서예요. 선생님께서 좀 봐 주세요”라고 한다. “벌써 원서 접수하는 곳이 있니?” 하면서 나는 아이가 작성한 글을 훑어보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썼지만 옥에 티가 눈에 띄었다. 때마침 수업 시작종이 울려, 점심시간에 만나기로 하고 교실로 올려보냈다. 아이는 “내일이 마감이에요, 선생님” 한다. 나는 조급한 마음으로 아이의 글을 몇 페이지 읽어갔다. 그리고 나름대로 애쓴 문장의 행간을 살피며 보완해야 할 곳들을 메모했다. 시간이 좀 걸리는 작업이었다.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에 긴장이 됐다. 건성으로 봐서는 안 되는,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문득 작년 일들이 생각났다. 작년에도 유난히 자기소개서를 들고 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루에도 몇 명씩 나를 찾아왔다. 수업하랴, 아이들의 자료를 검토하랴 나는 종일 바빴다.…
2011-06-03 20:47교과서는 학교 현장의 교수·학습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학생들의 지적 성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료일 뿐 아니라, 국가의 교육이념이나 목적을 구현하는 수단이며 도구이고, 교과서 속에 반영된 내용으로서의 문화가치 체계는 학생의 행동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의 탄력적 현장 운영 및 창의적 체험활동, 학년군제나 교과군제 도입, 교과 이수시기와 수업시수(단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또한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와 더불어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 주고, 진로지도 교육과정 운영 강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학습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교과부에서는 ‘창의적인 산지식을 제공하고 학습자 친화적인 미래형 교과서 보급’을 주요 골자로 한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을 확정·발표해 학생들에게 친숙하고 학습력을 높일 수 있는 교과용 도서를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봤으면 한다. 첫째, 초등학교 5~6학년 전 교과의 검정도서 확대는 다양성의 강조보다는 일선 학교의 업무를 가중시키는 결과가
2011-06-03 20:39사마천의 ‘사기’, ‘이사열전’에 “泰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태산불사토양 고능성기대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를 줄여서 ‘불사불택(不辭不擇)’이라고 하는데,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았기에 그 크기를 이룰 수 있었고, 바다는 아무리 작은 물줄기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다”라는 뜻이다. 이 내용은 지금부터 2200년도 더 전에 이사(李斯)가 진시황에게 낸 한 보고서에 있는 글이다. 진시황 시절 한나라 출신 신하가 치수사업을 맡아 하고 있었는데, 그는 논밭에 물을 안정적으로 대기 위해서는 대운하 사업을 해야 한다 주장했다. 이를 두고 조정에서는 이 사람이 한나라의 간첩으로 진나라의 국력을 피폐하게 하기 위해 운하를 판다고 비판했고, 결국 외국 출신 관리들에 대한 추방령까지 언급되기에 이른다. 이때 이사가, 대업을 수행함에 있어 외국인일지라도 모두 그 힘을 합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진시황에게 올린다. 그런데 보고서를 올린 이사 또한 초나라 하급관리 출신으로 원래부터 진나라 사람은 아니었다. 인재의 중요성은 진의 통일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상앙, 장의, 범수, 이사, 여불위 등 진나
2011-06-03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