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보지도 않고 돈부터 내는 특이한 시스템, 선분양 청약은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신청하는 제도이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주택에 대해 계약을 먼저 맺고,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입주하는, 설계도·입지·분양조건을 보고 미래의 주택을 선택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를 ‘선분양’이라고 하는데, 물건의 완성본을 보지 않고 설계도와 모형만 보고 돈을 내게 되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물건도 안 보고 구매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택시장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이러한 선분양 제도는 일반적인 분양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선분양 방식이 자리 잡은 결정적 계기는 1962년 「주택건설촉진법」 제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 주도의 대규모 택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막대한 건설 자금이 필요했는데, 은행 대출이나 공공자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민간 수요자의 ‘미리 돈을 모으고 계약하는 예약금’을 끌어모으는 선분양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이후 1970~8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 서울 및 수도권으로 주택 수요가 폭발하자 선분양은 더욱 공고해졌다. 건설사는 분양 대금을 미리 확보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2026-02-04 10:00
“AI 시대는 자기 역량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최고의 나’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기존 성공 모델의 ‘플러스 원(Plus One)’은 될 수 있지만, 결코 ‘더 원(The One)’은 될 수 없습니다.” 세계적 교육학자 폴 킴 전 스탠퍼드대 부학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해진 길 따라가기’ 식 성공 모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세를 따라가는 것이 오히려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됐다”며 “학교에서의 배움이 잉여지식이 되지 않도록 교육의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국내 한 대학이 주최한 포럼에서 AI를 질산암모늄에 비유하며 “잘 쓰면 인류를 이롭게 하지만 교육이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제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창의적 질문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 없는 교실에는 미래가 없다” 폴 킴 교수는 “학생이 배웠는지 확인하는 유일한 증거는 ‘질문’이다”라고 단언했다. 단순히 외운 내용을 말하는 것은 배움이 아니며, 스스로 궁금함을 느끼고 질문할 수 있을 때 배움이 비로소 작동한다는 것이다.…
2026-01-06 10:00
최근 서이초 사태 이후 교육계에서는 학교에서의 학부모 정체성과 역할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이하 학부모 교육 참여)는 가정·교육 환경의 변화, 학부모와 학교 간 양방향 소통의 필요성 증대,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 협력 요구에 따라 점차 강조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학부모 교육 참여 논의는 ‘5.31 교육개혁’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5.31 교육개혁’은 YS 정권이 당시 사회적 요구와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교육의 구조 전환을 도모하고자 추진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개혁 중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개혁은 학교 자율화를 명분으로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 교육 참여 확대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제도(이하 학운위)를 도입하였다. 그 결과 학교에서의 학부모 역할과 관심이 확대되었다. 이후 MB 정권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때 수요자 정책으로 학부모 전담 부서를 교육부에 설치하였다. 이를 계기로 학부모 교육 참여는 한층 활발해졌다. 학부모 교육 참여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부정적 시각이다. 이 시각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이른바 ‘치맛바람’이라 칭하며,…
2026-01-06 10:00
‘음악 시간에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아이들과 함께 불렀다. 제목만 봤을 때는 밝은 분위기의 신나는 곡일 것 같았는데 막상 불러보니 신나기는커녕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었다. 그 궁금증은 책을 읽고 가사 속 녹두밭은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을, 청포장수는 백성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불러보는 새야 새야 노래에 대한 5학년 학생의 소감이다. 노래 가사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부르는 노래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교과는 우리나라 역사를 처음 접하는 역사 영역이다. 하지만 한 학기 수업 차시로는 방대한 학습량을 소화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정리된 전달식 강의나 단어 풀이, 암기식 수행평가, 연대표 중심 내용 나열에 그칠 수 있어서 역사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살펴보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한 줄로 짧게 요약된 역사적 사건이라도 그 속에 포함된 인물이나 사건과의 인과관계를 이해해야 제대로 된 역사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역사를 술술 읽어 내려가면서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연계 독서융합프로젝트 운영계획을 수립하였다. 사서교사·담임교사·음악교사·미술교사·도덕교사와의 협의를 거
2026-01-06 10:00즉답형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심층면접에서 수험생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은 바로 ‘즉답형’ 질문을 마주할 때입니다. 준비해 온 문항이 아닌 낯선 질문이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고 말은 길어지며, 결국 애써 지켜 온 시간과 태도가 한순간에 무너지곤 합니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즉답형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은 지원자의 지식량을 넘어, 태도와 사고의 깊이를 가장 투명하게 드러내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모습 자체가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떨림은 사치다’라는 말을 단순한 마음가짐이 아닌,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바꾸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즉답형 10초의 미학 _ ‘키워드 포착’과 ‘두괄식 선언’ 즉답형 답변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정답’이 아닙니다. 질문의 핵심을 간파하고, 준비해 둔 키워드와 자신의 정책철학을 연결해 흔들리지 않고 대응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 바로 ‘10초의 미학’입니다. 질문을 듣고 입을 떼기까지의 짧은 10초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1초는 숨을 고
2026-01-06 10:00
학생들과 시집 한 권을 읽기로 한 이유 ● 지금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이 무엇일까?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 건강 상황은 안녕한가? 학업 경쟁과 사교육 과열, 소셜 미디어를 통한 비교 문화, 코로나19 이후 사회성 결핍, 부모 세대의 정서적 불안 전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우울·불안·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많다.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초등 3~6학년 시기를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학생들이다. 서로 관계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길러야 할 중요한 초등 고학년 시기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생들은 자아를 탐색하고, 관계성을 형성하는 시간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다. 우리 학생들의 현재 상황에 대한 관찰과 사회정서를 돌보는 수업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공감과 협력을 배우고,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문학 수업을 계획하고자 했다. ● 수업은 어떤 목적을 지니고 나아가는가? 한 권의 시집을 완독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성찰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르고자 한다. 감정 성찰과 표현의 과정과 한 권의 시집 완독 경험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힘과 치유와…
2026-01-06 10:00교육전문직 논술, ‘글쓰기’가 아닌 ‘기획’이다 교육전문직 선발 전형의 핵심인 논술은 단순한 주장을 펼치는 비평문이 아니다. 이는 교육현장의 복잡한 난제를 정책적 관점에서 진단하고, 행정가로서 실현 가능한 지원책을 제시하는 ‘기획 문서’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화려한 문장력보다 중요한 것은 ‘논리적 정합성’과 ‘정책적 실현 가능성’이다. 많은 수험생이 ‘무엇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고득점의 비결은 ‘어떻게 구조화할 것인가’에 있다. 합격권의 논술은 ‘현황 진단(Why)-정책 방향(What)-구체적 지원방안(How)’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검증된 우수 예시문을 분석하는 과정은 단순히 좋은 문장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채점관을 설득하는 ‘논리의 알고리즘’을 내면화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본고에서는 다음 문제의 예시 논술 답변을 세 가지에 집중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서론의 문제 제기부터 결론의 비전 제시까지 이어지는 ‘기-승-전-결’의 흐름 구조(Structure)이다. 둘째, 본론의 ‘주장’과 ‘근거’, 그리고 ‘지원방안’ 간의 정합성(Alignment) 논리(Logic)이다. 셋째, 현장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정제된 ‘정책 용어
2026-01-06 10:00
한 학기 안에 고조선부터 6·25까지 나는 올해로 5학년 담임을 네 번째 맡고 있다. 5학년은 6학년에 비해 생활지도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교육과정만 놓고 보면 5학년이 훨씬 버겁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2학기 사회과 한국사 단원도 그 원인 중 하나다. 동료 교사들에게서 “한국사 가르치기 힘들어서 5학년이 자신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한 학기에 고조선 건국부터 6·25 전쟁까지를 어떻게 다루란 말인가?”라는 절절한 고민이 담겨있었다. 사실 나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5학년을 여러 번 맡았지만, 지금도 매년 한국사 연수를 60시간 이상 듣고, 관련 서적을 반복해서 읽는다. 교사가 교육 내용의 전문가가 되지 않고서는 학생 수준에 맞는 탐구수업을 설계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전 교과를 모두 가르치는 초등학교의 특성상, 한 과목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투입되면 다른 교과 준비는 자연스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한국사 단원을 개념기반 교육과정으로 전면 재설계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그 과정은 더 힘들었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는 문장이 있다. ‘애쓰고 노력한 끝에는 결국 이룸이 있다.’ 최태성 선생
2026-01-06 10:00교원은 「초·중등교육법」 제20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교원의 역할 수행을 위하여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 복무 관련 규정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 교원의 근무시간과 근무형태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원의 직무 특수성으로 인하여 일반 국가공무원 복무 관련 규정과 달리 적용되는 사항도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 교원에게 적용되는 근무시간과 출장 관련 규정을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휴업 규정 및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교원연수 규정과 교원의 근무와의 관계에 대하여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근무시간 등) ① 공무원의 1주간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한다. ②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한다. 다만 행정기관의 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1시간의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③ 1주 40시간 근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인사혁신처장이 정한다
2026-01-06 10:00
진보와 혁명의 차이 진보와 혁명은 둘 다 변화를 의미한다. 둘의 차이는 변화의 모습에서 나타난다. 진보는 연속적 변화라면 혁명은 단절적 변화이다. 혁명은 어제의 지배계층이 하루아침에 몰락하여 피지배계층이 되는 지배계층의 단절적 변화를 의미하는 사회과학 용어이다.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새로운 제도와 질서가 등장한다. 토머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천동설이 지동설로 뒤집히는 과정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부르며, 과학의 발전도 누적적인 것이 아니라 혁명적으로 일어남을 설파했다. 사회 변화나 과학 패러다임의 변화처럼 인간의 신체와 뇌도 완만한 곡선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급격한 단층을 형성하며 변화함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쇠퇴가 아니다. 뇌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 구조를 버리고 새로운 질서(패러다임)를 구축하는 ‘생물학적 혁명’의 순간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뇌 지도 재편 _ 5단계 혁명적 변화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Mousley et al., 2025)은 0세부터 90세까지 약 4,000명의 뇌 스캔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인간의 뇌가 평생에 걸쳐 9세, 32세, 66세, 83세라는 네 번의 결정적 변곡점을
2026-01-06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