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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수업은 교사의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중핵 업무이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학생수와 수업 시간이 많고 여러 가지 복합적 업무로 인하여 수업을 소홀히 한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 현 실정이다. 따라서 수업혁신을 이루기 위한 선도 교사로 지정을 받은 선생님이 수업을 공개하여 수업의 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교사의 수업력은 힘을 갖게 된다. 28일 6교시 과학실에서 과학과 박종일 선생님의 수업선도 교사 수업공개가 있었다. 광양관내 및 순천, 여수, 구례, 고흥 지역에서 40여명의 선생님들께서 참관해 수업을 통한 연찬 기회를 가졌다. 대다수의 참관자들은 이번 수업이 독서 토론 수업의 응용사례를 잘 보여준 수업으로 다양한 기법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자세가 돋보인 수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광양여중 학생들은 기본학습 태도가 잘돼 있고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임해 학생간에 상호배려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수업을 마치고 가진 협의회에서는 독서·토론 수업기법 및 교구등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미래에 살아갈 아이들에게 단순한 과학적 지식보다는 지식을 탐구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교실은 무엇을 가르치는 것보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스스로 고민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이 속에서 학생들은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다. 배움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쾌락이며, 특히 학생으로서 배움을 소홀히 하는 것은 자신을 소홀히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같은 수업의 안내를 위해서는 선생님도 배움의 프로, 배움의 달인이 되는 길이다.
교육당국도 행정업무 경감 한 목소리 지난 6월 대구시교육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문서 부담 신고 제도’와 ‘공문서 필터링 제도’를 마련했다. ‘공문서 부담 신고 제도’는 시교육청이나 지역 교육지원청 등 행정기관에서 발송한 공문서 중에서 학교에 부담을 주는 문서를 발견할 경우 이를 시교육청 교원능력개발과 교육여건 개선담당 부서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각급 학교 교직원 누구라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공문서 필터링 제도’는 외부기관에서 무분별하게 학교로 보내는 공문들을 여과하기 위한 제도다. 시교육청에서 학교에 보내는 외부 공문들을 필터링한 후 필요한 공문만 학교로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도를 바탕으로 대구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행정업무 없는 교사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담임교사와 수업전담교사의 50%가 행정업무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교육청도 지난 3월 교원 행정업무 경감계획 9건을 발굴,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공문서 감축체제 개선을 위해 △공문서 유통량 감축 및 공문처리 개선 △학교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교육행정 지원팀 운영 △행정업무 경감 여건 조성을 위한 교원 행정업무 경감 모니터단 운영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지속 추진과제로는 △주 1회 공문 없는 날 운영 △기존 사업 정비 추진 △단위학교 일하는 방식 개선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과제 발굴 △각종 행사·보고회·평가·감사방법 개선 △단위학교 교무행정인력 적정 지원 등을 진행해 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획을 내실 있게 추진해 학교 현장의 교원들이 행정업무가 실제로 경감됐음을 체감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만든다는 것이 충북교육청의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엔 제주도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실효성 있는 공문감축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은 “교사들이 행정업무를 하다가 남는 시간에 수업을 한다는 모순된 상황을 개선해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과다 공문과 출장, 일선학교에 대한 감사와 평가업무를 학교현장에서 가장 부담을 주는 업무로 꼽았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제주는 교육당국이 학교 공문서 줄이기 추진계획을 수립해 추진한 결과 2011년에 비해 2012년 문서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업무관리 문서와 에듀파인 문서 간 체계가 미흡해 체감도는 그리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정책 실효성, 교원 체감도는 미비[PART VIEW] 교육부도 지난해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담은 ‘2012년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각 시도교육청 역시 나름의 행정업무 경감 방안을 마련하고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전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집중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여전히 ‘행정업무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시도교육청의 행정업무 경감 대책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마련한 ‘수요일은 공문 없는 날’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공문이 없어야 할 수요일도 메신저를 통해 공문이 발송되는가하면 같은 내용의 공문을 2~3번에 걸쳐 보내 어떤 학교는 한 달 평균 1000건이 넘는 공문을 처리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쿨메신저를 통해 공문을 보낼 경우 공식적인 공문접수 집계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에 아예 교육청과 연계된 메신저를 폐쇄하는 학교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스마트 스쿨 구축과 같은 신규 정책들로 각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세종시 내 학교의 고충은 더욱 심하다. 전국 최초로 스마트 스쿨 구축이 이뤄지다 보니 대내외적인 관심이 넘쳐나 교원들은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공문현황이나 실적보고에 대한 부담도 클 뿐 아니라 스마트 연수를 포함한 주말 연수 참여 등 그야말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고 주말에 출근하는 일도 다반사라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이야기다. 세종시교육청에서도 행정업무 경감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출범 초기 신규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다가 거점학교 없이 진행되는 탓에 일선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과중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7월 세종교육 출범 1년을 맞아 ‘세종교육 출범 1년 현황과 발전과제’를 주제로 한 세종교육 포럼을 개최하고 교원 행정업무 경감 등을 향후 발전과제로 제시,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노력에 경주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7월 인천시의회에서 진행된 인천시교육청 대상 시정질문에서는 시교육청의 행사성 사업에 일선 교사를 동원하는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 날 질의에 나선 배상만 의원은 “학생을 지도해야 할 교원들이 시교육청이 주관하는 행사성 사업에 동원되고 있다”며 “이는 수업결손, 학생지도, 교재연구 소홀로 이어져 교육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가 시교육청으로부터 받아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109명의 교원이 57건의 행사성 교육사업에 투입됐다. 배 의원은 이 같은 교육사업 투입을 시간적, 금전적 손실로 환산하면 수업결손 6100~1만2218시간, 출장경비 6100만~1억22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여전히 갈 길 먼 행정업무 경감 학교 현장의 교원들은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지만 오히려 그 정책들로 인해 행정업무가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현실은 무시한 채 탁상공론으로 마련한 방안이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도교육청의 ‘교원 업무 경감 체감률 크다’식의 보도자료는 교원들을 힘 빠지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6월 11~27일 도내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교사 행정업무 경감 자체점검’을 통해 관리자 의지, 관행개선지침 이행정도, 정책반영도 등을 평가하도록 했는데 여기에서 몇 개 항목은 96.5점과 97.1점 등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제외하고 평가한 것과 학교관리자에 대한 평가를 보직 교원이 하도록 한 것이 알려지면서 결국 신뢰를 담보할 수 없는 ‘자화자찬’ 보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점검”이라고 해명했지만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겼다. 교육부가 오는 10월 교원의 교육전념 환경 조성방안 마련을 계획 중이고 각 시도교육청 역시 행정업무 경감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정부와 학교 현장에서 인식하는 교원 업무경감 체감도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교원 본연의 업무는 학생들의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가 되어야 하며, 교무업무 조직도 거기에 맞춰 교육과정 운영 중심으로 짜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고 대부분의 학교가 행정업무 중심의 교무업무 편제로 이루어져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행정업무 처리 문건을 가지고 교무실과 행정실 간에 옥신각신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하고 교무실 안에서도 공문 처리 하나를 가지고 핑퐁 게임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법률에서는 교원의 업무를 어떻게 명시하고 있을까? 다음은 법률에 명시된 교원의 업무를 정리한 것이다. 법률 상 교원 업무는 ‘학생 교육’ 교육기본법 제4조(교원) ②교원은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③교원은 교육자로서의 윤리의식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학습윤리를 지도하고 지식을 습득하게 하며,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교육기본법 제15조(교원단체) ①교원은 상호 협동하여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에 교원단체를 조직할 수 있다. 교육기본법 제9조 ②학교는 공공성을 가지며, 학생의 교육 외에 학술 및 문화적 전통의 유지·발전과 주민의 평생교육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③학교교육은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중시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④교원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아니 된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 ④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 ⑤행정직원 등 직원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행정사무와 그 밖의 사무를 담당한다. 위 법령에 따르면 교원의 주 임무는 학생을 교육하는 일이다. 여기서 ‘학생을 교육한다’는 의미는 한 개인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여러 가지 활동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의 범위는 교과지도, 생활지도, 인성지도, 특기·적성 지도, 진로·진학지도, 건강·안전지도, 급식지도, 수련활동, 상담활동 등 학생의 지적, 신체적, 정서적 발달을 돕는 제반 교육활동을 총 망라한다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교원의 임무는 그 범위가 매우 넓고 포괄적이며 업무의 한계가 모호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높은 윤리의식과 고결한 품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인간의 성장 발달을 도모하는 데에는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개인, 가정, 학교, 사회, 언론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요인들이 학생의 성장 발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사회는 학교에 너무 과중한 요구와 기대를 걸고 있으며 무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국가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직무를 민주적이고 능률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창의와 성실로써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학생 교육활동과 관련한 직·간접 업무들 [PART VIEW]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교육에서 담당해야 할 업무와 역할이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교사 업무의 한계를 명확히 구분 짓기는 쉽지 않다. 다만 교원들이 담당해야 할 고유 업무인 학생교육에 관련된 업무와 일반 행정업무를 분류해 학생교육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업무는 행정실로 이관하거나 교육보조사에게 위임하는 정책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원 업무를 학생교육 활동과 직접 관련된 업무와 간접 관련된 업무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학생교육 활동과 직접 관련된 업무 □ 교육과정 관련 : 연간 학교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계획 수립, 연간 학사일정 및 학교교육계획 수립 □ 교수-학습 지도 및 평가 관련 : 연간학습 지도계획 수립, 지도안 작성, 평가계획 수립, 각종 고사 실시 및 평가업무 처리, 교수-학습자료 제작 및 구매 의뢰, 교과서 선정 등 □ 학급경영 관련 : 급훈 제정, 교실 위생환경 및 청결유지, 환경미화, 학생 생활지도 및 상담활동 □ 생활지도 관련 : 생활지도 연간계획 수립, 폭력예방 지도 관련 각종 위원회 조직 및 운영, 성폭력 예방 지도, 등하교 및 교통안전 지도, 금연지도, 약물 오남용 예방지도, 성찰교실 운영, 인성교육 등 □ 방과후 학교 관련 : 방과후학교 운영계획 수립 및 추진, 스포츠클럽 운영 □ 학력신장 관련 : 진단평가 및 학력 평가, 기초학력 부진학생 지도계획 수립 및 추진, 독서지도 계획 수립 및 추진 등 □ 진로, 진학지도 관련 : 각종 적성검사 실시, 결과분석 및 개인상담, 입시 정보 안내, 진학 상담 □ 건강·안전지도 관련 : 보건교육계획 수립, 학생 건강검진, 신체검사, 체력검사, 급식지도, 성교육 □ 수련활동 관련 : 학년별 수련활동 및 수학여행 계획 수립, 현장답사, 장소선정, 평가 및 환류 □ 창의적 체험활동 관련 : 창·체 운영 연간계획 수립, 체험활동 장소 및 강사 섭외,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자율활동, 봉사활동 운영 등 □ 학생회 관련 : 학생회 조직 및 운영, 학생회장 선출, 간부학생 수련회 계획 수립 및 추진, 학생자치활동 계획수립 및 운영 □ 각종 행사 관련 : 졸업식, 입학식, 교내 체육대회, 학교축제 행사, 동아리활동 발표회 등 학생교육 활동과 간접 관련된 업무 □ 학적 관련 : 학생 전입학 관련 업무, 학적부 및 생활기록부 기록 및 관리 □ 학부모회 관련 : 학부모회 조직 및 운영, 학부모교육 계획수립 및 추진, 학부모 관련 행사 추진, 각종 학부모관련 단체 지도 감독, 학부모 학교 교육 참여 활성화, 학부모 사교육비 경감 □ 학교운영위원회 관련 : 각종 심의안건 작성 제출 □ 연구시범학교 관련 : 시범학교 운영 계획서 및 보고서 작성, 시범학교 운영 및 보고회 등 □ 교원능력개발평가 업무 추진 □ 도서관 운영, 아침 및 야간 자율학습 지도 □ 각종 교육활동 운영에 따른 예산 지출요구(에듀파인) □ 학교 내 제반 위원회 조직 및 운영 □ 지역사회 관련 : 지역사회 자원 활용 계획수립 및 추진,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운영 □ 지방자치단체에 교육경비보조금 신청 및 집행계획 수립 □ 교육청 및 유관 기관에서 오는 각종 공문 처리 행정보조 인력 확충해 업무 이원화 필요 교원들이 학교에서 처리하는 주요 업무만 개략적으로 간추려 열거했으나, 교원들이 실제로 처리하는 업무는 위에 열거한 것보다 훨씬 더 많고 다양하다. 또한 교무업무 조직도의 특성상 업무가 모든 교사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고 일부 주요 보직교사들과 소수의 기획업무 담당교사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학생 교육활동 지도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과중한 업무와 업무 배분의 불균형에서 오는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해결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교무 행정업무에 대한 직무분석을 통해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을 산출한다. 이 작업을 통해 행정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행정보조 인력의 수요를 산출한다. 둘째, 업무 특성상 행정보조사가 처리하기 어렵고, 반드시 교사들이 처리해야 할 교무 행정업무를 별도 분류한다. 셋째, 수업, 학급경영, 생활지도 및 학년행사를 전담하는 팀과 일반 교무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팀으로 교무업무 조직을 이원화 시킨다. 넷째, 교사들의 표준 수업시수를 법제화해 표준 수업시수에 미달되는 수업을 맡는 교사들에게는 그 만큼의 업무를 균등 분배한다. 다섯째, 어떠한 업무를 맡더라도 어느 교사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교무 행정업무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한다. 학교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사들은 교수-학습지도 및 생활지도에만 전념토록 하고, 공문 처리나 기타 교무 행정업무는 행정보조 인력을 더 확충해 그들에게 전담토록 이원화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학교조직 효율화 시스템 구축 필요 먼저 통합 교육지원실(교육지원층) 구축이 필요하다. 교장실, 교무실, 행정실을 통합하거나 같은 층 인접한 공간에 배치해 교육지원실을 교무행정과 일반행정을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해 협의 및 결재의 교사 동선 단축, 의견 취합, 협의 등이 용이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 학교 민원 방문자나 전입생 방문 시 교육지원실에서 모든 업무를 일괄 처리해 학부모와 민원인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업무조직 재배치 및 업무분장 조정을 통한 업무 효율성 증대다. 교감, 부장교사, 교과전담교사, 행정실무사(직원), 사서 등으로 교무행정지원팀을, 행정실장 및 행정실 직원들로 일반행정지원팀을 조직하고 교무·일반행정지원팀에서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하도록 한다. 담임교사의 행정업무는 배제하고 학생지도에 주력하도록 하되 학교 실정에 따라 5, 6학년 담임만 업무분장에서 배제하거나 행정업무는 부여하되 대폭 경감하는 방향으로 할 수도 있다. 전 교사의 합의를 통해 업무담당부장은 교과전담교사로 배정하고 주당 15시간 내외 수업으로 업무 처리 시간을 확보한다. 또한 행정실무사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관련 부서의 독립 업무를 분장해 문서기안 및 발송, 에듀파인, 자료집계 등의 업무를 처리하도록 한다. 교내 각종 행사 준비 및 추진과정에서 교사 및 학생 동원을 지양하고 업무담당자는 최소한의 계획만 수립하도록 한다. PPT 제작, 현수막, 식순, 명패 등과 같은 모든 준비 및 추진은 교육지원팀에서 전담한다. 이를 통해 교사가 행사로 인해 수업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력 재조직 및 행정실무사 운영 등을 위한 공감대 형성 또한 필요하다. 교직원의 업무분장은 소규모학교의 경우 직원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대규모 학교는 교감, 부장교사, 행정실, 행정실무직원 등 대표로 구성된 협의회에서 결정해 교직원 의견을 최대한 반영, 2월 중으로 확정하는 것이 좋다. 관행적 업무 개선을 통한 업무효율성 증대 [PART VIEW] 전결권 확대 등을 통한 업무 간소화도 꾀할 수 있다. 부장교사에게 전결권을 대폭 확대하고, 예산 및 학교교육 관련 중요 사안 외의 건은 교감 전결로 함으로써 결재에 따른 업무소요 시간 감축 및 결재에 대한 심리적 부담 해소 등 업무경감 효과를 극대화한다. 종이문서 결재를 지양하고 대면 결재보다 전자 결재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한다. 또 과학의 날과 운동회 통합, 학예회와 작품전시회, 방과후학교 발표회 통합 등 각종 행사를 통합해 간소화하고 교내 대회 중 꼭 필요한 내용만 엄선해 교육과정에 포함해 운영한다. --- ❖ 운동회와 과학의 날 행사 통합 사례 □ 운동회에서 발생하는 장기간의 연습, 학습결손, 생활지도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학년군별로 실시 □ 구경꾼 없이 모든 학생들이 계속해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오전에는 연습 없는 운동회 종목, 흥미 있는 과학 부스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학생, 학부모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 □ 계주도 학급 전체 학생이 참여, 구경꾼 없이 모두가 주인공 □ 학부모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사전 연수를 실시해 당일 학생 지도 --- 업무 추진 절차와 방법도 정비한다. 부서별 연간 주요 추진업무 세부계획(1쪽 정도, 운영시기 순)을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에 부록으로 수록해 일괄 결재 후 추진하고, 각종 교육활동 추진 시 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것을 지양한다. 또 전 직원 협의회 및 기획 협의회 개최를 각각 월 1회 정도로 축소해 잦은 모임으로 인한 학습 준비시간 침해를 최소화하고 가능한 메신저를 활용해 주간·일간 일정과 안내 사항을 공지한다. 일간 일정은 당일 1교시 시작 전이나 1교시 후 각 교실로 안내하고, 메신저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하며 수업 중 사용은 금지한다. 시·도교육청에서 개발한 교무·학사 업무매뉴얼 등을 활용해 업무처리를 효율화하고 교내 교수학습 및 업무자료를 학교홈페이지 부서별, 학년별 자료실에 탑재해 공유한다. 회신이 필요 없는 가정통신문은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해 안내하거나 학부모 문자서비스를 활용하고 회신이 필요한 가정통신문은 종이 문서로 출력해 가정으로 발송한다. 이때 교사는 가정통신문 기안까지만 하고 교육지원팀에서 등사 후 매수를 확인해 각 교실로 보내도록 한다. 외부기관의 우편물 및 모사전송에 의한 문서는 꼭 필요한 경우만 접수하고 알림 후 폐기한다. 또 외부 기관의 각종 행사나 대회는 교내 게시 등으로 희망 학생에게 안내토록 한다. 이밖에 각종 위원회를 통폐합하고 일반 협의록 및 회의록은 메모식으로 작성해 간편 결재로 처리한다. 추후 컴퓨터 작업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해야 한다. 학습준비물실 운영 등에 학부모가 다양한 교육기부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교사들이 학생 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2월 봄방학에 전 직원이 출근해 각종 계획 수립을 완료하도록 한다. 업무경감 위한 노력 여부 자기반성도 현재 시·도교육청은 물론 학교에서도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학교별 행정업무 경감 정도에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학교 구성원, 특히 학교장이 방법은 찾지 않고 핑계만 대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 보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가 같이 노력할 때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은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고 교사들이 학생들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교원 업무에 대한 합리적 진단과 평가 우선 교사 입장에서 보면 학생을 가르치는 보람이야말로 교직생활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교사들이 교과지도나 인성교육 등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도록 하는 학교 환경 구축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잡다한 행정업무로부터 교사를 해방시키고 사기를 진작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교사의 업무 분석에 대한 합리적인 진단과 평가를 다시 해보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 결국 업무 조정, 새로운 역할 부여와 함께 학교교육 활동 본연의 업무 외에 교육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행정업무 생산을 과감히 억제하고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학교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업무 전담 보조인력과 같은 지원인력의 보강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우선 요청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몇 가지 행정업무 줄이기를 위한 세부적 방안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에 부담을 주는 행정업무를 촉발하는 공문서 생산을 줄이는 것이다. 교육적 필요성이나 당위성이 요구되는 공문서인지를 심사하는 체제를 교육부나 교육청 등의 행정청에 설치해 ‘교육과 상관성이 적은 불필요한 공문 축소와 잡무 경감대책의 시행’에 대한 전담 업무를 수행한다. 둘째, 학교 행정업무 지원인력, 교무보조 인력 등을 보충하거나 지원해주는 인사시스템을 운영한다.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초·중·고교에 교무행정지원사를 배치해 교육활동의 정상화와 교육행정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는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셋째, 학교의 자율적 책임경영제를 강조하는 교육정책 시스템을 지향해 단위 학교장의 자율적 책임경영을 강조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교육정책을 우선 수립해 학교 현장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평가제 추진 시 교육활동에 관한 데이터는 가급적 학교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는 정량적 평가 지표를 운용하거나 자료집계시스템의 확충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교사들이 행정업무에 시간을 뺏겨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재연구에 소홀하지 않도록 교원 행정업무 경감 대책이 보다 강력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 수업장학의 경우에도 교사의 행복감과 자이실현을 최우선하는 ‘인간자원장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단위학교의 요구를 최대한 존중해 요청장학이나 컨설팅 장학의 시스템을 갖추고, 교육청에서 이를 지원하는 장학 체제를 구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행정업무 효율적 경감은 학교장 의지가 관건 [PART VIEW] 다섯째, 단위학교에서는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 대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팀이나 관련위원회를 구성해 상시 운영해 나가는 것도 좋다. 예컨대, 외부기관으로부터의 협조 공문이 왔을 경우 TF팀이나 위원회에서 교육과정 운영상, 학생지도의 필요성을 따져 협조할지 여부를 심의하고 학교장에게 건의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여섯째, 행정업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최대한 활용한다. 예컨대 자료집계 시스템을 이용해 공문으로 이뤄졌던 일들을 대체하고 확대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학교 현장 상황의 수시 보고, 정기적인 보고 문서를 자동 집계 처리해 수합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공문서 유통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집계가 완료된 자료는 이 시스템을 통해 전 직원이 공유하며 활용할 수 있어 공문서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곱째, 교육청에서는 업무관리시스템 상에 ‘공문게시’란을 적극 활용해 공문서의 생산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학교업무 경감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집해 좋은 방안을 반영해 나가는 것도 좋다. 여덟째, 학교 행사를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하며, 각종 행사 준비로 인한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학교 자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 각종 협의록 작성을 간소화하고 법정장부 및 학교장 장부가 아닌 장부 비치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아홉째, 긴급을 요하지 아니한 교무회의나 교직원연수회의는 줄이고 민주적인 회의문화를 실현해야 하며 교내의 업무 관련 사항이나 공지사항, 교육청의 전달사항은 교내 메신저를 이용해 전파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행정업무 경감의 효율적 실천은 무엇보다 학교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학교장은 교육활동 본연의 업무 외 일반 행정적 업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내의 교육활동이나 행사는 학년 초에 확정 결재된 학교교육계획에 의거, 내부 시행결재안이나 학교장 구두 결재 후에 시행해야 하며 결재라인 간소화와 위임전결규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교원의 수업이나 교육활동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행정업무의 수행은 교원이 아닌 교육행정지원사나 행정실무사 등과 같은 교육행정 차원의 인력을 활용해 처리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교육행정당국의 자발적인 교육행정 업무감축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교육행정인력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대전시교육청의 경우 해마다 연구학교 운영결과에 따른 보고회를 개별학교마다 치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최초로 연구학교 보고회 방식을 박람회 형태로 개선했다. 이는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요인을 없앴다는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광주 진남초등학교 효율적 교무행정지원팀 운영으로 업무 경감 33개 학급, 870여 명의 학생, 교직원 총 60여 명인 광주 진남초등학교(교장 한용식)는 지난 2년 동안 교직원 업무경감 지원체계를 구축해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 교육력 향상을 꾀해 우수학교로 선정된 사례다. 이 학교는 교원 업무경감 기반 조성을 위해 가장 먼저 교무행정지원팀을 효율적으로 구성·운영하는 데 집중했다. 교감을 비롯 교무실무사 2명, 방과후학교 전담인력, 과학실무사, 사서, 교육복지사 각 1명씩 총 7명으로 교무행정지원팀을 구성하고 지속적인 연수활동을 통해 업무경감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자 했다. 업무 분담은 행사성, 단순 광고성, 일회성 공문의 경우 담당교사를 지정하지 않고 교무실무사가 접수 처리토록 하고 단순보고 업무 처리 때도 교원을 거치지 않고 교무실무사가 직접 공문 작성 및 결재, 발송을 하도록 해 교원들의 업무경감 체감도를 높였다. 부장교사의 위임전결 강화해 결재라인 간소화 위임전결 기준안도 마련했다. 결재 권한을 분산 적용해 행정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교장·교감은 각 30%, 부장은 40%로 위임전결을 조정했다. 부장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한 것이며 보건·영양·특수교사의 경우는 부장결재를 생략해 결재라인을 간소화했다. 각종 장부 정리 작업도 실시해 최소의 법정장부나 학교장 장부만 비치함으로써 행정 민원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불필요한 재정·시간적 낭비를 줄였다. 각종 위원회 역시 구성을 최소화하고 회의를 줄여 교사 본연의 수업연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구두결재를 강화해 공문서의 종이 출력을 줄이고 사무자동화 환경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에 대한 교무실과 행정실 간 협력적 분위기를 이끌어 냈다. 무엇보다도 학교 사안에 대한 교직원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등 직원 간 소통 문화를 형성하니 실제적인 업무경감 효과를 꾀할 수 있었다. 한용식 교장은 “이렇게 업무경감으로 확보된 시간은 교사들이 다양한 연수활동에 참여하거나 같은 학년 공동연구 등을 통해 교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교무행정지원팀에서 업무처리 방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하며 교육청 차원에서 교무행정지원팀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연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인천산곡남초등학교 업무 재편성해 담임교사 행정업무 제로화 [PART VIEW] 인천산곡남초등학교(교장 김동래)에서 교사 업무경감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2011학년도 3월. 그러나 곧바로 행동에 나서진 않았다. 전 교직원의 공감대 없이 섣불리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업무분장에 돌입할 경우 반발만 커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담임교사 행정업무 제로화’ 추진 계획을 밝히고 담임교사의 행정업무를 회수해 업무를 재편성하겠다고 하자 반발 여론이 일었다. 일단 서두르지 않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설득과 협의과정을 거치며 3개월의 준비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6월, 학년부장과 업무부장 체제하에 모든 교직원이 하나 이상의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던 기존의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구성원 분담 중심의 사무분장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먼저 담임교사가 수업과 학급운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담임교사가 담당하고 있던 행정업무를 모두 회수해 이를 교장, 교감, 부장교사, 교과전담교사와 교무행정실무원, 사서실무원, 돌봄전담교사, 특수교육실무원, 과학실무원 등으로 구성된 회계직 직원들에게 재배치했다. 이의 장점은 결재라인 간소화였다. 기존엔 부장 밑에 여러 명의 계원을 두고 부서 업무를 하다 보니 매 업무마다 결재라인이 계-부장-교감-교장 순으로 복잡했으나 개편 후에는 업무 전체를 부장이 총괄하게 되니 결재라인이 단축돼 일처리가 신속해졌다. 또한 업무부장이 부서 전체 업무의 성격과 맥락을 파악하고 있어 보다 원활한 업무 처리가 가능했다. 담임교사 학급경영 책임관제 도입 반면 행정업무가 없어진 담임교사는 모든 에너지를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썼다. 담임교사가 ‘학급경영 책임관’으로서 학습부진과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학급경영과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기존 학년부장제도를 폐지하니 같은 학년 단위로 모이던 티타임 모임도 없어져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등교부터 하교까지 학생들 옆에서 교과 및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됐다. 회계직의 경우 처음엔 교사들이 하던 행정업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실무적인 워크숍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갔다. 그리고 업무를 부여할 때도 과학실무원에게 과학영재부의 업무였던 과학기자재 및 학습준비물 등의 업무를 부여하고 사서실무원에게는 도서관 운영 및 독서교육 업무를 부여하는 등 관련 부서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분담했다. 계원들이 하던 업무를 부담하게 된 업무부장들에게는 업무 부담이 과중되지 않도록 간소화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간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동래 교장은 “행정업무를 교장, 교감, 부장교사, 회계직원이 모두 처리하도록 조직하자 실제적으로 담임교사의 행정업무 제로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잡무처리를 담당하는 행정실무사의 배치보다는 부장교사의 수업시수를 줄여줄 수 있는 전담교사나 기간제 교사의 증원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기 여주 점동고등학교 교육활동 중심의 교무조직 개편해 효율성 제고 점동고등학교(교장 황병철)는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행정실무사 행정전담제’와 ‘팀 중심의 슬림형 교무조직’을 도입했다. 일단 교과지도나 학생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행정업무의 경우 행정전담 요원이 처리하도록 하기 위해 기존 교무보조 인력 1명에 추가적으로 행정전담 요원 1명을 채용했다. 기존 교무업무보조원에게는 대외문서를 전담토록 하고 교무·학사, 학적, 방과후학교, 장학생 등과 관련한 고유 업무를 배당했다. 신규 채용한 행정전담요원에게는 대내문서를 전담토록 하면서 교무실 운영과 관련한 업무 및 교내 정보·통신 관련 업무를 배당했다. 무엇보다도 이들을 교사의 단순 업무보조자가 아닌 고유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행정의 파트너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실무사 선생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고 교사들과 소통을 통해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실무사의 업무 처리는 고유 업무일 경우 본인이 직접 기안한 후 바로 교감에게 결재를 올리도록 했다. 고유 업무가 아닐 경우에는 내부결재 기안 전에 해당교사와 사전 협의해 내용을 정한 다음 행정실무사가 기안하고 결재라인에 해당교사를 포함하는 식으로 처리했다.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의 지출품의는 행정실무사 고유 업무일 경우 기안 전에 학교장과 협의 후 지출품의를 하되 결재라인에 교사는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고유 업무가 아닐 경우에는 해당교사가 학교장과 사전 협의해 예산 사용에 대한 내용을 확정한 다음 이를 실무사가 직접 지출품 기안을 하고 결재라인에 해당교사를 포함하도록 했다. 이렇게 행정실무사에 의해 모든 공문이 처리되니 교사들은 공문 열람 및 검토, 결재만 하면돼 행정업무가 줄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부장교사팀’이 행정업무 담당 교무조직은 과거 업무위주의 ‘부서중심 교무조직’에서 교육활동 위주의 ‘교육활동 중심 교무조직’으로 개편했다. △경영기획팀 △입시전략팀 △진로지원팀 △특수교육팀 등이다. 교내 학예 관련 행사를 비롯해 장학관련 업무 등 최소한의 행정업무는 부장교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경영기획팀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나머지 교사들은 일체의 행정업무를 담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담임교사들은 입시전략팀과 진로지원팀에 배치해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만 전담토록 하고 학급관련 주요업무는 계열별 부장과 교사가 협의해 추진토록 했다. 손희선 교감은 “행정업무를 부장교사들로 구성된 경영기획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토록 하자 부장교사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처럼 인식하지만 사실 행정실무사가 모든 공문을 처리하기 때문에 부장교사들의 업무량은 결과적으로 감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육활동 중심의 교무조직 개편으로 팀별 소통이 원활해지고 팀 단위 특성을 살린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편리해져 학생을 지도하는 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행정실무사 고유 업무 중 교사의 도움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 일부 교사 중에는 행정실무사와 협의하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처리하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과 다른 학교로 옮겼을 때 행정업무 추진을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진 교사가 있었다”고 전했다.
1. ‘막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점잖게 설명이 되어 있다. ‘함부로 지껄이는 말’로 되어 있기도 하고 ‘속되게 마구잡이로 하는 말’로 풀이되어 있기도 하다. 그 풀이가 너무 차분하고 온건하여 이런 말이 무슨 막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걸 막말이라 한다면 천지에 막말은 지천(至賤)으로 깔려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기야 막말은 그 천박함이 지극한 경지에 달한 것이니 ‘지천(至賤)’이란 말과 절묘하게 호응한다. 사전 풀이대로 하니 막말이란 것이 특별히 잘못된 말이 아닌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더구나 이게 뭐 매우 나쁜 말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막말에 대한 나의 경험이 사전의 풀이를 정정하고 싶어 한다. 막말이라 하면 사전에서 풀이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약하고 악독한 말로 풀이해야 할 것 같다. 예컨대 ‘막가파 식으로 상대를 없애버리겠다는 듯이 하는 말’이라거나 ‘막다른 지경에서 죽기 살기로 상대를 해치는 말’ 정도로 풀이해야 ‘막말’을 올바르게 풀이하는 것 아닐까.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왜 사전의 낱말 풀이가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말이 변한 것일까. 말은 이미 변했는데, 그 말을 설명하는 사전만 한 세대 전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 때문 아닌가. 마치 세상은 변하였는데 법은 옛날 것이어서 법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과 같다. 국민들이 정치판에서 듣고 있는 막말들이 극단의 저주와 증오와 학살심리를 가장 강력한 모멸의 정서로 드러내는 것이어서, 막말을 풀이하는 국어사전의 설명이 한없이 싱거워진 것이다. 정파적 파당의 마인드로 막말의 저격을 일삼는 댓글들에 국민 모두가 깊숙이 중독돼 있어서 웬만한 것은 막말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참으로 위험한 세상을 살고 있다. 언어의 테러를 피해서 막말의 지뢰밭을 일상의 언어 행로로 걸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위험한가. 온당한 의견이 있어도 막말 테러에 나의 인격적 존엄이 폭살되지 않으려고 댓글을 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 토론 광장에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광장은 열려 있어도 저격의 언어가 총탄처럼 빗발쳐서 무참히 도륙된다. 여기서는 누구도 살아서 남을 자가 없다. 2. 막말을 만들어 내는 원초적 힘은 무엇인가. 그런데 이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막말은 무슨 힘이 있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힘이 없어서 나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안에서 막말을 눌러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없어서, 막말이 나오는 것이다. 감정대로 하기로 친다면 막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사실 막말은 안 하기보다 하기가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막말의 상대가 윗사람일 경우[PART VIEW]와 아랫사람일 경우 어느 것이 더 참담하고 황폐할까. 굳이 어느 것이 더하다고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윗사람에 대한 막말은 사람의 도리를 팽개친 패륜이다. 그래서 갈 데까지 다 간 작태라 해야 할 것이다. 막말이 행해지는 그 상황이야말로 황폐의 극단이다. 그것은 짐승의 영역이다. 놀라운 것은 요즘의 청소년들 가운데는 부모나 선생님에게 면전에서 욕설을 해 본 경험이 있다는 사람이 더러더러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 그들이 어디서 그런 것을 배웠겠는가. 막말하는 어른들을 어디선가 보았을 것이다. 그것도 흔하게 보았을 것이다. 아랫사람에 대해 막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에는 가학(加虐)의 변태 심리가 있다. 본인은 인정하려 하지 않겠지만 만사를 폭력적 억압에 기대려는 가학 중독에 들어 있는 것이다. 지위를 이용해 막말을 한다면, 그리고 윗사람이니까 막말을 당연시한다면,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권력남용의 혐의도 벗어날 수 없다. 안타깝고 안쓰러운 것은 막말을 하는 순간 윗사람으로서의 지위를 바로 잃어버린다는 것인데 막상 본인은 그것을 모른다. 그 지독한 막말로 꾸중을 듣고 있는 아랫사람은 자신들의 잘못을 눈물로 참회할 것인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막말을 듣는 아랫사람들의 마음에는 그보다 열 배 백 배 심한 막말로 상대를 저주한다. 다만 말로 드러내지 못할 뿐이다. 그런 상황에 윗사람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가 막말을 하는 순간 그의 사회적 권위와 인간적 존엄은 그 자리에서 그냥 망가지는 것이다. 그러니 그의 막말에서 천박과 무교양을 느끼기 이전에 일종의 안쓰러움을 먼저 느끼게 된다. 윗사람에 대한 막말이든, 아랫사람에 대한 막말이든 공통되는 것이 있다. 막말을 하고 있는 순간에는 자신이 정당하다고 착각하여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윗사람에 대한 막말은 정의감에서 한다고 믿고 아랫사람에 대한 막말은 잘못을 강하게 깨우쳐 준다고 자기 최면을 건다는 것이다. 하기야 그런 최면 없이 막말을 해 댈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 나쁜 줄 알면서도 자기 최면 상태에서 굳이 이를 정당화 하면서 막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막말은 중독이다. 아주 나쁜 중독이다. 3. 막말하는 사람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막말을 하기까지는 마음 깊숙한 곳에 치유 받지 못한 상처가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상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내게 상처 준 자를 내가 용서함으로써 그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물론 내게 상처 준 사람이 먼저 진정으로 잘못을 비는 과정이 있으면 더욱 좋으련만, 그렇기만 하다면 세상은 무슨 어려움이 있으랴. 조건 없는 용서는 그런 세상을 뛰어넘기에 위대하다. 조건 없는 용서는 무엇보다도 상처받은 나를 구원한다. 여수 순천 반란사건의 와중에서 아들을 죽인 좌익 청년을 다시 양아들로 삼은 손양원 목사의 이야기는 그런 감동을 전한다. 그러나 이게 쉬운 일인가. 우리들 대부분은 상처를 날카로운 발톱처럼 숨긴 채 살아간다. 그러다가 내 상처가 건드려질 때, 발톱은 막말로 변전해 상대에게 맹렬하게 다가간다. 막말로 간신히 보호한 내 안의 상처는 잘 아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막말은 과거의 상처를 덧나게 한다. 동시에 막말은 새로운 상처를 만든다. 내 막말의 상대는 나 못지않은 막말로 내 막말을 제압하려 할 것이다. 상처 입지 않을 도리가 없다. 새 상처는 옛날의 상처를 불러내 서로 어우러져 고통을 점증시킨다. 그것은 자학의 심리를 묘하게 충동한다. 모욕의 말을 극한으로 주고받으며 막말 대전을 치루고 나면 후련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알 수 없는 서러움과 원통함이 찾아와서 혼자 소주잔 기울이며 눈물 떨구거나 또 다른 시빗거리에 충동적으로 가담해 제어되지 않는 자해 행위로 치닫기 쉽다. 설령 상대가 내 막말을 더 지독한 막말로 대꾸하지 않았다고 치자. 그래서 내게 새 상처가 생기지 않았다고 치자. 그래도 문제는 생긴다. 내 막말을 지켜본 이웃의 사람들이 나를 뜨악하게 볼 것이다. 저 인간, 그런 인간이었구나! 이건 상처가 아니고 무엇인가. 사면초가다. 그럴수록, 코너에 몰릴수록 내가 의존할 것은 막말뿐일지도 모른다. 참으로 악순환이다. 막말은 존중받아 보지 못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언어이다. 자존감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바로 막말이다. 나 이렇게 존중받지 못하고 험하게 살아왔음을 알리고 때로는 그것으로 상대를 겁박하는 것이 막말이다. 막말을 싸움의 도구로 쓰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행태이다. 나는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고 익히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막말인 것이다.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막말 앞에서 분노하기보다는 연민의 정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막말은 감염률 100%를 보장하는 상처 바이러스이다. 막말은 순도 100%의 불행 바이러스이다. 막말을 막말로 되받는 사람은 상처 바이러스와 불행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 통로이다. 막말을 듣고도 막말로 대꾸하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사람 중의 사람이다. --- 박인기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교육학 박사다. 교육방송 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 현재는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업무분담팀 구성해 사건 확산 방지를 모방 자살, 2차 피해 없도록 유의 학생 사망이나 자살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위기관리팀에서는 생명존중교육 지도 계획 및 실적, 학생상담카드, 학생상담일지, 심리검사 결과, 사안보고서, 주변 학생 상담의뢰서, 유서 등의 자료를 정리하도록 한다. 그리고 지체 없이 관계기관에 지원을 요청하고 정보를 일원화해야 하며 시간대별로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록한다.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자살·사망 현장의 모습, 자살 수단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지양해 모방 자살 또는 2차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자살 예방을 지원하는 가정통신문을 배포 (지원기관 및 상담전화 안내)하고 투신 등 자살 충동을 자극하는 요인 관리도 철저히 하도록 한다. 자살 고위험 학생 선별 조사 및 상담을 통한 예방지도도 병행해야 한다. 또 학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교사들로 ‘피해가족 위로팀’을 구성하고 교육청 공보실과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불필요한 언론 노출을 막아 다른 자녀나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유의한다. 또한 사건처리에 대한 역할 분담을 통해 피해자 가족 위로와 학생지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한다. 경남교육청에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를 통해서 제시하고 있는 교사 역할분담의 예를 소개한다. •학부모 위로팀 : 사건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선발해야 한다. 관련 당사자, 친분 있는 학부모, 친척으로 구성해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한다. •보상 해결팀 : 필요할 때만 구성하면 된다. 기관장과 지역 유지들을 포함해서 경험이 많은 교사들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장례 준비팀 : 장지에 가기 전 학교를 한 바퀴 돌거나 학교 앞을 지나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다. •언론 대책팀 : 조그만 도덕심이나 인정에 이끌리지 말고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학교 구성원들은 냉철하게 처신한다. 언론의 질문은 책임자 한 사람이 답변하도록 해야 한다. 동창회,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등의 협조를 얻어 보도와 수사로 인한 학교측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일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학교(장)는 평상시에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작은 일에도 자문을 구하는 등 평소 소통과 유대를 강화해 둔다. •사후대책팀 : 교육청 상담사들을 단위 학교에 초청해 아이들의 심리 검사 등을 통해 충격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대비한다. 학생 애도는 절차에 따라 학교는 다음의 애도 절차를 숙지하고 실행해야 한다. [PART VIEW] 첫째,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유가족으로부터 공개해도 좋은지 사전에 허락 받은 다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되 죽음의 과정에 대한 묘사는 피하도록 한다. 둘째, 교사들도 자신의 감정을 학생들과 공유해야 하며 학생들의 질문에 선생님이 아는 한 얼마든지 대답해 줄 테니 질문하라는 식의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학생이 질문을 반복해서 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확신하기 위한 것이지 교사의 설명이 도움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질문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이는 아직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고 질문을 권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셋째, 어떤 학생들은 냉정한 듯 보이는 말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하는 과정이 죽음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되므로 비난하지 않도록 한다. 학생들이 슬프다거나 놀랐다고 표현하면 교사는 이 감정을 인정해 준다. 학생들을 이러한 감정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유혹이 들겠지만 순수한 감정을 최소화하려는 것은 결국 피해를 주게 된다. 넷째, 학생들이 유가족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면 지원해 준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은 슬픔을 건설적으로 다루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장례 참여 여부는 유가족의 뜻과 교사들의 판단으로 결정하도록 한다. 학생들이 사망한 친구를 추념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권유해도 좋다. 이런 논의 후에는 휴식이나 체육 등의 활동을 해야 한다. 학생의 집중력 기간은 비교적 짧은 편으로 정서적 스트레스로부터 이완할 시간이 필요하다. 다섯째, 학생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는 점, 사람마다 슬퍼하는 시간이나 방식이 다르다는 점, 웃거나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경멸스러운 일이 아님을 설명해준다. 그렇게 한다고 친구가 잊히는 것은 아님을 사전에 말해준다. 상담교사는 어떤 학생이 사망한 친구와 있었던 사건이나 친구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던 생각 때문에 죄의식을 느낀다면 개별 상담을 지속해야 한다. 동영상 등 활용, 적극적 자살 예방교육을 사망이나 자살 사건이 일어나면 안타까움과 충격으로 모두가 힘들다. 사전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예방교육을 하는 것도 자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전문가가 아닌 교사 입장에서 보면 예방교육의 한 방법으로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서울자살예방센터 이구상 팀장은 지식채널e(http://home.ebs.co.kr)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오늘은 내가 죽는 날입니다 △그녀나이 37세 △남겨진 사람들이란 동영상을 추천한다. 지식채널e에서 제목을 검색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수업 자투리 시간이나 자치적응시간, 조·종례시간에 계기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의 강의도 큰 도움이 된다. 언젠가 컨설팅을 함께한 서울소아청소년정신보건센터 윤명주 팀장의 강의가 많은 교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동의를 얻어 동영상 촬영을 해 필자가 운영하는 ‘돌봄치유카페(http://cafe.naver.com/ket21/284)’에 탑재해 놓았다. 전문가의 견해가 들어있어 도움될 것이라 생각한다. 24시간 자살예방 상담 전화(1577-0199)도 알아두자. 자살 예방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 구축이다. ‘모두가 성취’하는 수업과 예체능 중심의 방과후 활동이 절실해 보인다. 수업에서는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와 성격 차, 학습스타일, 다중지능 기반의 다양한 수업 방법의 개발이 절실하다. 학급을 운영할 때에는 참여와 소통으로 소속감과 자존감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1인 1역을 통해 기여 통로를 마련해주고 휴대폰 문자 등 온갖 수단을 활용한 상담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학급의 놀이문화를 지원하기 위해 학급별 운동기구 (농구공, 축구공), 놀이기구(오목판, 보드게임 등)를 준비하고 학급 단위 재능봉사나 소풍을 장려하는 것도 추천한다. 다음은 필자가 자존감 향상을 키워드로 ‘자살예방을 위한 돌봄치유 십계’를 만들어 본 것이다. 아래 항목을 일점씩 계산했을 때 최소 6점 이상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 자살예방을 위한 돌봄치유 십계 Y(1점) N(0점) 1. 장기를 살려 1인 1역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도록 한다. 2. 학급비로 운동기구를 구입해 쉬는 시간마다 나가 놀도록 한다. 3. 다중지능을 고려해 다양한 수업과 수행평가로 매시간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성취하도록 하고 자투리 시간에는 행복교육 영상을 의식적으로 보여준다. 학습 부진학생은 친구 공책을 베끼는 것도 협동학습으로 권장한다. 4. 인성검사 결과 자살 우려가 보이는 경우 즉시 학부모 면담을 하고 전문상담기관을 소개하거나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 연수를 듣는다. 5. 학부모회의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의 정서적 어려움과 소통법 연수를 한다. 6. 성적은 비공개로 하되 향상에 주목해 단 1%라도 오르면 학생 본인과 부모님께 휴대폰 문자로 사실을 알리고 학습 동료 튜터링을 실시한 후 활동 모두를 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7. 바람직한 행동변화는 학급신문을 통해 알리고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며 정기고사 후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 대신 생활기록부를 출력해 보낸다. 8.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해 끼와 에너지를 발산할 기회와 장을 다양하게 마련한다. 9. 창의적 체험활동을 가급적 학급단위로 운영해 담임과 학생, 학생 간 소통의 기회를 늘리고 CA는 가급적 자연치유가 가능한 반을 운영한다. 10. 학교에서는 정서장애 학생을 포함해 위기학생과 교사의 1대1 멘토링을 시행하고 예산을 지원한다. 합 계 --- 송형호 2012년 서울시교육청 파견교사로서 비폭력 평화교육을 전담, 200여 개교를 순회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교과부 학교폭력 QA 공동연구, 교과부 문제행동의 이해 및 대응 매뉴얼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교사 리더십을 다룬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집필했다. 현재 네이버 카페 ‘돌봄치유교실(http://cafe.naver.com/ket21)’을 통해 새로운 생활교육 시스템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 학교폭력 예방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학업중단 학생과 학업중단 숙려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기질과 성향상 규칙과 규율을 지켜야만 다닐 수 있는 학교의 울타리가 싫어서, 또래나 담임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워서, 몸이 불편해서, 가정 경제문제로 당장 벌이가 필요해서, 정서적으로 힘들어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과정이 번거롭다고 판단돼서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 교육부와 여가부는 전체 청소년의 1%에 해당하는 이들 학업중단 학생을 줄이기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를 시행했다. 이는 학업중단의 징후가 발견되거나 학업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 및 학부모에게 2주간 외부 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으며 숙려기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청소년기에 신중한 고민 없이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질병, 유학, 평생교육시설 및 방통고 전학의 이유로 자퇴하려는 학생에게는 숙려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학업을 중단하겠다는 민아의 속마음 우리 아이들은 왜 학교를 떠나려 하는 것일까? 학업중단을 결심한 학생 사례를 통해서 학부모, 교사와 함께 질풍노도의 시기, 충동조절의 어려움을 지닌 학생들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울 것인지 생각해보자.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민아(가명)가 상담자를 찾았다. 내담 이유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던 민아가 갑작스럽게 학업중단 의사를 내비치자 숙려를 통해 중단에 대한 본인의 진정한 의사를 탐색하고, 중단 이후의 상황에 대한 준비를 점검함으로써 충동적 의사결정이 아닌지 심사숙고의 시간을 전문상담가와 함께 조망해보고자 함이었다. 민아는 학교에서 배우고 싶은 것이 없고 학교에 오면 숨이 너무 막힌다고 호소했다. 성적이 상위권인데 조금만 못하면 여기저기서 뭐라고 한다고 했다. 민아는 중학교 당시에는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적당히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욕구와 본능에 따라 자유로운 생활을 해 온 학생이다. 그런데 고등학교 들어와 첫 중간고사에서 일등을 하게 되었고, 학교생활도 모범적으로 행해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눈에 받게 되었다. 그 뒤 선생님들은 성적은 물론 학교의 행사 등 학급을 대표하는 일들에서도 민아를 내세우며 모범생으로서의 착실한 생활을 은근히 강요했다. 주변의 기대에 찬 말들은 민아를 위한 격려와 위로의 말들로 포장돼 민아에게 전해졌다. 민아는 날로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힘겹고 부담스러워 급기야 입원까지 하게 됐다. 입원 당시에도 민아는 아픈 몸을 이끌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며 공부하는 열성을 보였다. 상담자가 보기에 민아는 이런 열성들이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동기유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억지로 끌려가는 것임을 인식하고 학업중단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 [PART VIEW] 교사나 부모가 민아의 사례를 통해 우선 알아야 할 것은 10대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삶의 도전을 받는 중요한 전환기로서 심리사회적 혼란기다. 그러면서 성인으로 대접받고 싶고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를 알아보고 싶은 나머지 긴 방랑의 길을 선택하는 방안으로 학업중단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예외도 많다. 하지만 민아와 같이 심리사회적 혼란기인 청소년기에는 부모와 성인들로부터 지나친 관심과 비판, 충고의 대상이 되는 것을 심히 부담스러워 한다. 또 청소년기에는 적당한 관용과 자율성을 줄 필요가 있다. 물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정확한 제재와 지침이 주어져야 한다. 어떤 심리학자는 10대 시기에 이르게 되면 “모든 속박에서 무조건 자유롭게 독립하려는 것이 이들의 단순 생리”라며 “부모나 교사가 10대들의 심리적 상태를 이해하기보다 탈선을 예방하고 보호한다는 명목에서 지나친 간섭과 관심으로 지도한다면 이들을 더욱 반항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0대들의 반항은 그들 자신의 혼돈을 위장하려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사랑과 격려는 상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며 이해가 필수다. 민아의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선생님들은 민아를 진심으로 격려하며 관심을 표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선생님들이 민아를 격려하는 방식이지 민아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민아는 자유분방한 아이이고 구속받길 원하지 않는 아이다. 또한 부모님 역시 이런 아이의 기질을 인지하고 크게 제재하지 않았고 되도록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다소 방임적인 태도로 양육했다. 초·중학교 시기에도 민아는 학업이나 다른 기타 교육활동으로 선생님의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아이이기도 했다. 그랬기 때문에 학기 초 선생님들의 극진한 관심이 좋았고, 그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 성적이 향상될 때는 보다 많은 선생님의 관심 표명과 격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에 비해 성적이 다소 흔들릴 때도 안타까워하는 표현이나 관심이 계속됐다. 민아는 선생님들로부터 계속해서 인정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노력이 계속 되다가 결국 6월에 이르러서는 과호흡 증세로 응급실 신세를 졌다. 또 배가 아파 입원하는 등 신체화 증세로 드러났고 급기야는 부모님에게 학교에 가면 숨을 못 쉬겠다며 학업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민아는 현재 5회기 상담 중이다. 향후 상담 진행계획은 자신의 신체적 반응의 근원이 무엇인지, 숨 막혀하는 학교에 대한 거부감의 뿌리를 탐색하고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를 조금 더 숙고하고 미래의 자신이 만날 세상과 사회의 다른 곳에서 지금처럼 자신의 한계를 느낄 때, 보다 긍정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익히고 준비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아는 12월 겨울방학을 준비하며 학업중단의 선택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2학년으로 진학하게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 박영희 2005년 전문상담교사 1기로 학교폭력예방과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자살위기 중재와 예방에 관한 현장 전문가로 최근 자전거 타고 가는 희망 동행의 학교 현장 교육 자료를 전국 최초로 개발해 보급했다. 성폭력 가해 청소년 인지행동 프로그램 지역대표자, 교원능력개발 평가 ‘전문상담교사’영역 원격연수 콘텐츠 개발팀장, 인천지방법원 국선보조인 및 유관기관 상담 자문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8월 학교폭력 예방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서울명신초등학교 ‘콩깍지’ 가족 사랑으로 하나 된 우리 2009년부터 시작된 ‘콩깍지 가족 결연’은 서울명신초등학교(교장 이형호)의 특색활동이자 자랑이다. ‘콩깍지’란 이름은 전교생과 교사, 학부모가 한 가족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로 6학년 학생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처음 시작은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에서 비롯됐다. 학교폭력 장소가 광범위해짐에 따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콩깍지 가족 결연’과 ‘콩알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켜주는 미인대칭 운동’이다. 콩깍지 가족 결연 행사는 교사들이 앞장서 콩깍지 가족 결연을 맺는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은 ‘콩깍지가 열렸어요’ 단계다. 1~6학년 각 1명씩 학생 6명과 교사 또는 학부모 1인으로 구성된 7명이 콩깍지 가족을 이룬다. 이들을 대상으로 콩깍지 결연 명단 만들기, 내 가족은 어디에? 등의 행사를 통해 서로를 알고 하나 되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는 가족구성원의 특성을 살린 가족 이름을 정해 문패 만들기, 새로운 가족인증서 받기, 콩깍지 신문에 우리가족 자랑 게시하기, 가족사진 촬영하기, 새 가족과 함께 비빔밥 급식 먹기 등의 활동을 통해 진정한 ‘콩깍지’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렇게 한가족이 된 아이들은 이제 운동장에서 오빠나 형, 엄마를 만나면 “우리 오빠다! 우리 형이야! 우리 엄마야!”라고 외치며 반기게 된다. 미소 짓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칭찬하기 두 번째는 ‘콩깍지가 여물어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결연 가족이 한 해 동안 학교단위 프로그램은 물론 콩깍지 가족단위 개별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운동회 날 점심시간 후 자신의 콩깍지 형제들을 찾아 다 같이 손잡고 결승점에 도달하는 ‘달려라 콩깍지’, 콩깍지 가족이나 콩알 친구들이 참여하는 ‘학교사랑 UCC 경연대회’, 콩깍지 가족들이 모두 모여 청계천 나들이를 하며 사랑을 키우는 ‘알콩달콩 콩깍지 나들이’,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콩알들의 사랑의 편지 나눔’ 등의 행사를 통해 사랑을 다진다. 다음은 ‘콩깍지를 퍼뜨려요’ 단계다. 한 해 동안 이뤄진 콩깍지 가족활동을 돌아보고 헤어지는 아쉬움을 사랑 퍼뜨리기를 통해 승화하는 활동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을 맞아 사랑나눔 잔치, 사랑의 바자회도 열고 지난 추억 나누기, 소원 엽서 만들기, 사랑의 꿀떡 나누기 등의 활동을 한다. 그간 콩깍지 가족 결연을 통한 활동을 돌아보고 그 마음을 이어가자는 취지다. 이 학교 또 하나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콩알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켜주는 미인대칭(미소 짓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칭찬하기)운동’이다. 늘 사랑의 인사말로 미소 지으며 인사할 수 있도록 모든 행사 때 “명신 미인이 됩시다”를 외치며 시작한다. 또 인사말을 “사랑합니다”, “사랑해”로 정해 학교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관, 학부모 등과 함께하는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교통안전 캠페인, 환경정화 캠페인 등을 통해 미소가 있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에도 주력한다. 매월 마지막 주엔 각 학급별로 미인대칭운동과 학교폭력 예방활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 1명을 ‘미인대칭 으뜸이’로 선정해 칭찬하고 있다. 서울명신초는 “이 같은 활동 결과 지난 4년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건수가 한 건도 없었으며 학부모의 학교 참여가 증가하고 교사들의 표정이 밝아졌는가 하면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조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 여러 학교의 요청으로 ‘콩깍지 가족 사랑으로 하나 된 우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전국으로 확산해 가고 있다. 경기 평택 갈곶초등학교 이끌고 따르는 의형제·의자매 정 나눔 갈곶초등학교(교장 김병희)는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력, 따돌림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공동체적 집단 지성을 기르기 위한 일환으로 ‘의형제·의자매 결연 조직’을 운영한다. 1년 동안 의형제와 의자매로 지낼 수 있도록 학교차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1·3·5학년 학생들과 2·4·6학년 학생들을 각각 의형제, 의자매로 묶어주는데 보통은 각 학년의 같은 반, 같은 번호끼리, 남학생은 남학생끼리, 여학생은 여학생끼리 형제의 연을 맺는다. 이들은 1년 동안 ‘의형제·의자매 마음나눔 활동’과 ‘의형제·의자매 창의탐구활동’을 하게 된다. 마음나눔 활동은 형제애, 우정, 사랑, 협동심 등을 기를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인데 그 첫 번째는 의형제·의자매 만남의 날을 갖는 것이다. 이날은 의형제·의자매 결연 다짐문을 통해 학교생활 규칙 및 학생생활 인권 규정을 준수할 것을 다짐하고 ‘학교폭력 멈춰’ 선포식도 함께 겸해 인성함양을 꾀하고 있다. 이후에는 실생활과 종합적으로 연계한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과 동영상 시청하기, 희망나눔 편지쓰기·저금통 모금 및 수거 등 희망나눔 활동(굿네이버스), 의형제·의자매가 함께하는 1박 2일 캠프, 장기자랑, 민속놀이 한마당 등의 행사를 통해 의형제·의자매간 정을 키우고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키우고 있다. 다양한 창의탐구활동으로 협력학습 강화 창의탐구활동은 언니가 동생을 돌보고 동생이 언니를 돕는 학습활동을 통해 협력학습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매월 생활 속, 자연 속 창의탐구활동을 진행한다. 보통 탐구주제에 따른 소주제를 선정한 후 언니 동생이 역할을 나누고 의형제·의자매 지정 교실에 모여 학습계획을 작성한다. 연구방법은 관찰, 설문조사, 견학·문헌연구, 실험연구 등 다양하게 전개하고 선택 주제에 따라 소집단 탐구도 할 수 있다. 담당지도교사는 수시로 지도하고 조언해 활동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고 결과물은 프레젠테이션, 우드락, 하드보드지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활동이 끝난 후에는 우수작품 시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 같은 창의탐구활동은 학생들이 주제를 선택해 탐구하게 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탐구력을 기르고 과학, 자연, 생명에 대한 흥미와 소중함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의형제가 함께함으로써 협동심을 기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갈곶초는 “프로그램 운영 결과 학생들은 학교생활면에서 문화적 소양능력이 함양됐고 협력과 소통의 학교문화를 형성하게 됐으며 인성면에서는 타인과 협력적 발전을 이루려는 대인관계능력과 민주시민의식이 함양됐다”고 전했다. 또 “개인역량면에서는 협력적 문제발견 및 해결 능력이 우수하고 자기관리능력이 신장됐다”고 평가했다.
처음으로 연구부장을 맡으며 시작된 고된 학교 일상 속에서도 떠올리면 행복해지는 얼굴들이 있다. 바로 나의 소중한 제자들의 얼굴이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나의 소중한 제자들은 전근 간 선생님 얼굴 하나 보겠다고 왕복 1시간 거리를 걸어 그토록 내가 보고 싶던 환한 미소를 보여주려고 온다. 2010~2012년 연속 3년 동안 5학년을 지도한 나는 교직경력은 14년 차지만 사실 나의 모든 사랑을 담아 최선을 다해 지도한 지는 겨우 4년 차기에 아직도 햇병아리 교사다. 2007년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난 뜻밖의 병에 걸렸다. 산후풍이었다. 말로만 듣던 그 병에 걸리고 3년여 동안 지옥 같은 생활을 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내복을 입고 수면양말을 신고, 매달 60만 원이 넘는 한약을 먹으며 매주 지방에서 서울까지 침을 맞으러 다녔다. 매일 쑥뜸을 뜨며 바깥바람만 살짝 쐬어도 살갗이 쓰리는 고통을 겪었다. 물론 차가운 물은 입에도 댈 수 없었다. 차가운 바람과 차가운 음식은 근처도 갈 수 없었기에 난 매일매일 좌절감을 느꼈다. 한방, 양방에서도 모두 명확한 치료법을 몰라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었기에 공포심은 커져만 갔다. ‘과연 내가 교사를 할 수 있을까?’, ‘일상생활도 불가능한 내가 과연 체육 수업은 할 수 있을까?’, ‘다시 내가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까?’, 투병생활은 2000년 임용고시 수석합격으로 우쭐함이 극에 달했던 나에게 ‘학교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 하는 절망감만 가득 안겨주었다. 3년여 동안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비록 완전히 낫지는 않았지만 복직을 한 후 내가 바라본 학급 아이들은 이전의 아이들이 아니었다. 교사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던 나에게 “선생님”하며 다가오는 아이들은 감사함 그 자체였다.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과거엔 학교란 곳이 나에게 직장 그 이상이 아니었다면 투병 생활 이후의 학교는 나에게 소중함 그 자체였다. 열심히 교재 연구를 해서 수업 시간에 지루함을 없애주고 싶었다. 나는 30명 아이들 하나하나와 상담을 하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눠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해 주었다. 또한 월별 생일파티, 교실올림픽, 미션! 보물찾기, 풍선 운동회, 요리 콘테스트 등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많이 선사해 주고 싶어 다양한 활동을 기획했으며 그 모든 활동들을 우리 반만의 학급문집을 발간해 간직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2010년 복직한 후 지금까지 나의 제자들은 입을 모아 나와 함께 했던 그 해를 소중하게 기억해 주고 있다. 선생님이 자신들을 위해 헌신했던 모습들을 기억하며 나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가장 좋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교직의 가장 큰 자랑은 나의 학생들을 ‘제자’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투병생활은 나에게 교직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이들에게 보다 좋은 선생님이 되도록 나를 발전시켜주었다. 2010년 3월 2일은 나의 소중한 제자 1호와의 만남이 있던 날이다. 사실 2월 말에 미리 반 아이들 명단을 받아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 대강은 파악한 상태였다. 명단을 받은 그 2월 말 난 깊은 시름에 젖었다. 우리 반에 A라는 유명한 명물이 있는 것이었다. 4학년밖에 안 된 녀석이 교장 선생님께 의자를 집어 던지고 교장 선생님 뺨까지 때려 코피를 흘리게 만들었다는 최고의 명물. 정말 감당하기 두려운 상대였다. 우리 반 명단에 A라는 아이가 있다는 걸 안 순간부터 며칠간은 너무 속상해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기선제압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날 인상을 쓰고 교탁에 섰다. 이름 하나하나 호명하며 일어나서 자신을 소개하도록 했다. 역시나 A는 만만치 않았다. 일어나지도 않은 것은 물론 내가 화를 내며 나오라고 하니 나오지도 않았다. 한 달여 간을 매일 상담하며 A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A는 매일 학교에서나 집에서 맞고만 자라서 나에게도 맞을까 두려워 일부러 내 말을 거부하며 강하게 나왔다고 했다. 선생님은 A를 사랑하며 절대 때리지 않는다고 안아주면서 안심시켰더니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A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었던 3월 생일파티 시간에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친구들의 축가를 듣고는 하염없이 울었다. 새삼 학급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었나 보다. 그런 A를 바라보는 내 눈시울도 참 뜨거웠던 기억이 있다. 친구들이 마음에 안 들면 욱해서 발길질부터 하던 다혈질 싸움꾼 B, 절대 지는 건 못 참고 뭐든지 자기가 이겨야만 하는 C 등 우리 반 대부분의 아이들은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통해 문제행동이 많이 좋아졌으며 무슨 일이 있으면 선생님부터 챙기는 나의 열성적인 팬이 되었다. 스승의 날과 내 생일 이벤트는 물론 2월 종업식 때는 선생님을 위한 파티를 더 정성껏 준비해 보겠다고 새벽에 학교까지 왔다. 그런데 학교 정문이 잠겨 있어 1시간은 오들오들 떨었다며 웃음 짓던 5학년 7반 아이들을 생각하면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한다. 2011년 나의 제자 2호가 탄생했다. 5학년 5반은 다시 생각해도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재치면 재치 모든 게 완벽했던 반이었다. 무척 운 좋게 반편성이 돼 옆 반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시험만 봤다하면 올백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다른 반은 올백이 없을 때도 많은데 말이다. 학급 대항 피구대회에서도 늘 우승을 차지했으며 뭐 하나를 가르쳐 주면 늘 업그레이드해 최고의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 완벽한 반에서 3월 한 달 내내 지켜본 결과 D는 유일하게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녀석이었다. 선생님이 무슨 말만 하면 늘 태클을 걸었다. [PART VIEW] “과연 그럴까요?”, “과연 그걸 할 필요가 있을까요?” 늘 내가 말하는 것에 반대를 외쳐댔다. 내 인내가 한계에 달했던 2011년 4월 1일 D와 상담을 했다. 한 달 동안 D의 말과 행동들로 인해 선생님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솔직하게 내 심경을 전하며 상담을 시작했다. D는 선생님이 자기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것에 깜짝 놀라 했다. 남에게 시비 거는 말투의 자신의 문제를 어느 정도 알고는 있으나 잘 고쳐지지 않는다며 펑펑 울었다. 뜻밖의 모습이었다. 평소 늘 강인하게만 보였던 D가 하염없이 울며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직시하는 모습은 여간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D가 문제점을 고칠 수 있게 선생님이 도와주겠다고 말하며 안아주자 D는 자신감을 찾았다. 지금 D는 여전히 축구를 좋아해서 깁스를 많이 하는 활동적인 아이이긴 하나 다른 사람을 배려해 주변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온갖 영재원 합격은 물론 국제중학교에 들어간 E를 비롯해 까칠하지만 감수성 풍부한 글을 쏟아내는 F 등 5학년 5반은 중학교에 올라간 뒤에도 ‘선생님, 조으다’라는 플래카드를 제작해 함박웃음을 짓게 만드는 나의 제자 2호들이다.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 자랑스러운 나의 제자들이다. 2012년 나의 제자 3호는 정말 처음엔 정이 안 가는 아이들이었다. 3학년 때부터 담임선생님한테 “머리가 붕언가 봐”, “교통사고나 나라”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던 G는 5학년 올라와서도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어느 날 출근해서 교실에 들어오는 나에게 “선생님 왜 웃으면서 인사 안 해요?”라고 따지듯이 물었다. 자신에게 웃으면서 인사 안 했다고 기분 나쁘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황당했던지……. 그렇게 G는 늘 즉흥적으로 자기 기분 상태를 전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아, 대머리다”, “ 너무 못생겼어.” 머리에 필터 기능이 없는 것 같았다. 1년여 시간 동안 G를 비롯해 G의 엄마와 꾸준히 상담해 G의 언행이 보다 신중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G는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보다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문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지금 6학년인 G는 교정에서 볼 때마다 달려와서 품에 안기고 있다. 생각하면 가슴 한편을 짠하게 만드는 H라는 제자도 있다. 4학년 말에 공장 프레스에 아빠가 깔려서 며칠간 의식 불명이었다고 한다. 며칠 후에 깨어났지만 계속 투병 중이다. 요즘에 교과서로만 공부하는 아이가 있겠나 싶지만 H는 정말 교과서로만 공부하고도 늘 올백을 맞는 아이였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을 형편이 안 되어 교과서를 읽고 또 읽는다고 했다. 거의 매일 똑같은 옷을 입는 게 안쓰러워 상담 중에 조심스럽게 어떻게 생활하는지 물어보았다. 모아둔 돈을 아끼며 조금씩 쓰고 있다고 말하는 H가 안쓰러워 옷을 선물해 주었더니 수줍게 받아주어 참으로 고마웠다. 무엇보다 H가 마음에 들었던 건 그 어려운 형편 중에서도 다른 사람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4월에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희망편지 쓰기’ 교내 행사가 있었는데 편지 사이에 성금을 넣은 것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검사하지 않을 줄 알고 성금을 넣지 않거나 약간의 돈만 넣었는데 H는 정성껏 쓴 편지 사이에 용돈을 쪼개 1만 5000원이나 넣었다. 학급에서 최고로 많은 액수였다. H의 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H는 6학년이 된 지금도 수줍게 미소 지으며 경찰대학교를 목표로 멋지게 생활하고 있다. 먼 훗날 최고로 멋진 경찰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작년에 무엇보다 놀랐던 건 I라는 제자 때문이다. 장난기가 가득했던 I는 얼굴이 참 까맸다. 얼굴 까만 것 때문에, 더구나 학교폭력 문제로 전국이 떠들썩한 와중에 내가 학교폭력신고센터인 117 전화까지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전담수업이 있어 교실을 비워주고 다음 시간에 교실에 돌아왔더니 117로부터 전화가 왔다. I라는 학생이 있냐는 것이다. 알고 봤더니 단짝 친구가 I에게 ‘흑인’이라고 놀렸는데 그게 기분 나쁘다고 쉬는 시간에 117에 전화했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친구인데 흑인 그 한 마디에 어떻게 거기에 전화까지 할 생각을 한 것인지……. 참 많이 당황스러웠다. 곧 화해했고 잘 마무리되었다고 얘기하고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6학년이 된 그 말썽쟁이 I가 얼마 전 있었던 전국소년체전 양궁 부문에서 동메달을 땄다. 너무 기특해서 주변에 나의 제자라고 한참 자랑을 늘어놓았다. 앞으로도 계속 양궁을 하겠다고 큰 포부를 밝힌 I를 몇 년 안에는 올림픽 경기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미운 정 고운 정이 참 많이 든 5학년 3반 제자들이다. 제자 3호들은 얼마 전 스승의 날에 5학년 때가 가장 그립고 선생님이 최고라는 내용의 스케치북 이벤트로 나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그 순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정말 감동을 받아 눈물이 핑 돌았다. 지난 3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은 감사함 그 자체였다. 사랑스런 제자들과 3년 동안 울고 웃으며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 행복한 시간의 흔적들로 제자들이 매년 붙여준 닉네임도 있다. ‘뷰티플 지현쌤’, ‘위대하신 지현쌤’, ‘고귀하신 지현쌤’이다. 진심을 다해 아이들을 사랑하긴 했으나 평범한 아줌마 선생님에 불과한 나에게는 정말 과분한 닉네임이자 목표가 되는 닉네임이다. 지금도 제자들의 미소를 떠올리면 피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절로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제자들의 미소는 나에게 최고의 비타민인 것이다. 지금까지 배출한 제자 1호, 2호, 3호는 물론 앞으로 배출될 제자들과 사회에 행복에너지를 전파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훗날 나의 제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멋지게 성장해 ‘지현쌤의 제자’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모여 나만의 비타민이 아니라 사회의 비타민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품어본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나의 소중한 제자들아. 앞으로도 어떠한 일이든지 최선을 다해 자신의 멋진 꿈을 향해 훨훨 날아오르렴. 선생님이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게. 너희들이 무척 자랑스럽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띠앗활동으로 우정 키우며 에너지 지킴이로 우뚝 선다 “시골에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결손 가정이 많습니다. 이혼이 증가하면서 시골에 계신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맡겨져 크는 아이가 많아졌기 때문이죠. 부모님이 계셔도 농사일이나 맞벌이로 바빠 자녀와 접촉할 시간이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뒷받침해 줘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소이초등학교 (이하 소이초) 고중진 교장의 생각이다. 때문에 소이초는 인성 함양을 중점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협력과 배려의 띠앗활동 그 중 ‘띠앗활동’은 배려와 존중, 나눔의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띠앗’은 형제나 자매 사이의 우정이라는 순수 우리말로 학생들이 우정을 키울 수 있도록 전교생을 학년별로 섞어 5~6명씩 팀을 꾸려 운영한다. 총 7개로 나뉜 띠앗에는 각각의 지도교사를 배치해 하천 생태계 탐구 사진 찍기, UCC 만들기, 한국화 표현하기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케 한다. 같은 학년끼리만 친했던 학생들이 하나의 팀에 속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 간의 정을 쌓고 선배가 후배를 자연스레 이끌어 줘 협동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고 교장의 설명이다. 오는 11월에는 그간의 활동을 토대로 ‘띠앗 프로젝트 학습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매월 첫째 주에는 띠앗활동의 일환으로 전교생이 함께하는 ‘다모임’을 운영한다. 다목적교실에서 진행되는 이 활동은 협동놀이나 생일잔치, 장기자랑, 칭찬 릴레이 등 학생 중심으로 이뤄진다. 띠앗활동은 딱딱한 교과 과정에서 벗어나 체험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이다. 띠앗활동과 더불어 매월 ‘소이미소천사 선발대회’도 연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꽃밭에서’, ‘친구와 함께’ 등 주제를 달리해 ‘웃는 모습이 가장 예쁜 학생’을 시상하고 있다. 밝게 웃는 내 얼굴을 보며 긍정적인 마인드와 웃음을 생활화하자는 의미에서 수상자에게는 사진을 액자에 넣어 선물해 주고 있다. 에너지 절약은 머리가 아닌 행동으로 인성교육과 더불어 이 학교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에너지 절약이다. 소이초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해부터 ‘에너지절약정책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에너지 소비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려 에너지 절약 습관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에너지 관련 수업은 담당교사가 교과 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나눠 연 20시간씩 수업한다. 작년에는 체험과 연수를 통한 수업이 많았다면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실천 중심 교육에 중점을 뒀다. “정책학교를 운영하기 전에는 물을 사용하고도 수도꼭지를 꽉 잠그지 않아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거나 체육 시간에 교실을 비울 때도 소등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학생들이 에너지 관리 방법을 잘 알지 못했으니 자연히 실천도 어려웠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집에 돌아가서도 ‘불 끄세요’, ‘빨래는 모아서 해야 돼요’라며 잔소리해대는 통에 집에 감시관이 하나 생겼다고 말하는 학부모도 계세요.” 방연숙 교사는 “학생들의 변화만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학기 마다 학부모 에너지 절약 설명회를 열고, 매달 각 가정에 ‘에너지 통신문’을 발송하고 있다. 체험 위주의 수업과 에너지캠프 방학 중에도 에너지 절약 교육은 계속된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인근 대장초와 함께 닷새 동안 ‘에너지캠프’를 열었다. △태양에너지 원리 이해와 태양광 진동 로봇 제작 △물 에너지 자원의 활용 가능성 탐구 및 3차원 호버 자동차 제작 △바람 에너지 자원의 활용 실태 및 창작 글라이더 제작 등 다채로운 공작 활동과 대체에너지 관련 수업이 주를 이뤘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에너지캠프의 첫째 날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과학실에 모여든 학생들이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 고무줄을 이용해 3차원 호버 자동차를 만들고 있었다. 자동차의 기본요소인 에너지와 동력, 기계장치들이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렇듯 에너지 절약 교육을 강화하다 보니 교사들의 생활습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방 교사는 “사실 우리나라의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방송이나 보도를 통해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노력은 부족했다”며 “교육과정을 운영하다 보니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어컨보다는 선풍기를 사용하거나 카풀제를 시행하는 등 작은 것에서부터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에도 중점 소규모 농촌학교 학생은 도시에 사는 학생과는 달리 예술과 문화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때문에 소이초는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과 多행복한 토요열림교실 등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타, 바이올린, 오카리나 등 시골에서 배우기 힘든 악기수업을 집중 배치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특히 기타는 지난해 음성군 교육페스티벌과 교육부 주관 전국학생오케스트라 페스티벌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자랑한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 휴업일에는 학생들이 즐겁게 놀고 배울 수 있는 多행복한 토요열린교실을 연다. 봄나물 캐기, 페이스 페인팅, 효소 만들기, 갯벌탐방, 기차여행 등 체험 위주의 수업을 통해 견문을 넓혀주자는 취지다. 학부모 또한 토요일에도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어 교육 만족도가 높다. --- 고중진 소이초등학교 교장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위해 노력” 교육과정은 각 학교 실정에 맞도록 각기 다르게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촌학교 교장으로서 도시학교와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농사일로 바쁜 가정의 아이를 위해 방과후 시간과 토요일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농사짓느라 두 시간씩 일찍 등교시키는 학부모, 방과후와 토요일에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소이초 학생의 실정을 고려한 것입니다. 점심시간 전 가끔 간식을 나눠 주는 것도 새벽부터 아침을 먹고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의 배고픔을 헤아린 교사들의 배려입니다. 이렇듯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을 하나둘 모아 작지만 아름다운 학교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려와 나눔을 배우는 기회의 장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삶 살게 됐죠” 8월의 어느 목요일 오후, 충남 공주에 위치한 소망공동체 입구에 다다르자 장애인 몇몇이 밝은 표정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이들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노란색 단체복을 맞춰 입은 마시멜로우 봉사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마시멜로우 봉사단 교사들은 소망공동체에서 장애인들의 취미활동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주 봉황중학교에서 근무했을 때 봉사에 뜻 있는 교사들이 모여 공주 내 여러 기관을 돌며 봉사활동을 벌였어요. 소망공동체도 그 중 한 곳이었고요. 2004년부터 4년간 봉사활동을 지속해오다 교사봉사단을 정식 모임으로 만들어보기로 의견을 모았죠. 책 마시멜로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마시멜로우 봉사단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주 교사(충남예고)는 2008년 마시멜로우 봉사단 창단을 이끈 장본인이다. 봉사단 교사들은 현재 각자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여전히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총 10명의 교사를 주축으로 교사의 자녀, 배우자 등 가족들도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재능 개발 위한 동아리 운영 마시멜로우 봉사단은 소망공동체 장애인들을 위한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살린 5개의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박영주 교사는 “소망공동체 식구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일 년에 한 번씩 반을 바꿔가며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리 수업 시간이 다가오자 조용했던 복도에 이내 활기가 넘친다. 저마다 수업에 사용할 재료와 도구들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시간이나 날짜 개념이 없는 중증 장애인이 대부분이지만 매주 목요일만 되면 마시멜로우 봉사단의 수업을 기다린다”는 정연일 사회복지사의 말이 사실인 듯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미술활동반. 지난 시간에 이어 하얀색 부채 위에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정효 교사(정안중)와 김영숙 교사(공주중)의 도움을 받아 문양 틀을 깔고 스펀지에 물감을 묻혀 톡톡 두드리자 금세 하나의 그림이 완성됐다. 바로 옆 공간에선 장애인들이 퍼즐놀이에 여념이 없다. 과학퍼즐반 운영은 서미원 교사(정산중)와 고여성 교사(논산여중)가 맡았다. 뒤죽박죽 섞인 퍼즐조각들을 하나씩 제자리에 끼워나가는 퍼즐맞추기는 장애인들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데도 그만이다. 한편 수공예반에서는 좀 더 섬세한 작업이 이루어진다. 클레이아트를 비롯해 머리핀, 팔찌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날은 종이컵에 색색의 띠골판지를 붙여 작은 꽂이함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글루건 등 도구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장애인들을 위해 최선 교사(우성중)와 강미숙 교사(공주고), 엄태숙 교사(봉황중), 김은경 명예교사가 힘을 보탰다. 신명나는 국악소리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사물놀이 연주가 한창이다. 박영주 교사가 지도하는 사물놀이반은 소망공동체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이다. 박자도, 연주도 제각각이지만 음악을 즐기는 모습만큼은 수준급이다. 흥에 겨운 박 교사와 장애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바탕 춤판이 벌어진다. 전직 체육교사 출신인 권용헌 명예교사의 운동놀이반 역시 활기가 넘친다. 볼링, 투호, 고리던지기 등 운동에 열중하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상처 치유의 과정, 힐링봉사캠프 “소망공동체 식구들이 일 년 중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 날은 명절이에요. 가족과 함께 고향을 찾는 명절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끊기거든요. 어떻게 하면 이들과 함께 명절을 뜻 깊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1박2일 캠프를 만들었어요.” 봉사단은 소망공동체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봉사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힐링봉사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2007년 당시엔 봉사단 교사들과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했지만 캠프가 점차 입소문 나면서 참여를 원하는 이들이 늘자 현재는 한 달에 한 번씩 운영 중이다. “학업에 지친 아이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이 부모나 교사의 권유로 이곳을 찾고 있어요. 1박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장애인들과 숙식을 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많은 걸 느끼더라고요. 학교나 가정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구나’ 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현정효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눈앞의 이익이나 당장의 편안함만을 쫓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이런 아이들에게 힐링봉사캠프는 ‘인내와 헌신, 배려와 나눔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게 현 교사의 생각이다. 지난 1월부터는 충청남도교육연수원 주관으로 직무연수도 이루어지고 있다. 8월 현재까지 총 6번의 연수가 진행됐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가는 활동을 통해 진정한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며 “지식이나 능력을 쌓는 연수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 마시멜로우 봉사단은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나눔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한 ‘제2회 행복나눔인상 재능부문’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이들은 2008년 창단 이래 지금까지 약 350회 봉사활동을 펼쳤다. “처음엔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받는 게 더 많아요. 몸과 마음이 지쳐있다가도 이곳에 오면 편안해지거든요. 봉사활동을 한 뒤로 자녀를 보는 눈이나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어요.” 박영주 교사는 “무엇보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살게 됐다”고 덧붙였다. 고여성 교사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 업무를 마치고 이곳에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게 쉽진 않지만 밝은 표정으로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주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힘을 얻곤 한다”고 말했다.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현장훈 씨는 아버지 현정효 교사를 따라 유치원 때부터 봉사활동을 다니다 중학교 1학년 무렵 소망공동체를 알게 됐다. 학기 중에도 틈틈이 이곳에 와서 아버지를 도와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현 씨는 “사소한 것에 얼굴 찌푸리고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소망공동체 식구들에게 마시멜로우 봉사단은 이제 단순한 봉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박순일 팀장은 “6년여 기간 동안 한결같이 우리를 지지하고 응원해준 또 다른 가족”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소망공동체에 좋은 일이 생기면 내 일처럼 기뻐하고, 안 좋은 일이 있을 땐 진심으로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에요.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며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죠. 마시멜로우 봉사단은 이곳을 찾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봉사의 방법을 묻는 이들에게 마시멜로우 봉사단은 “주변에 소외된 이웃이 있는지 둘러볼 것”을 권했다. “봉사는 어렵거나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따뜻한 눈빛과 말 한마디만으로도 이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두려워하지 말고 실천해보세요.”
대입 앞둔 고교생에게 인문학 설파 “성찰하는 힘 키워 인격 성장 도와요” “공부는 잘하는데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꽤 많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인문학을 떠올렸어요. 인문학의 가장 큰 장점은 의심하고 성찰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바로 이거다 생각했죠.” 이미성 국어교사는 인문학 예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그는 인문학 강의라는 묘안을 짜냈다. 곧바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모집했다. 1학년 2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이 교사는 매주 화요일 정규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6시부터 세 시간씩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철저하게 대학의 강의 방식을 따랐다. “매 수업시간마다 3명 정도의 발제자를 선정했어요. 발제자들은 책의 내용 요약뿐만 아니라 토론하고 싶은 주제를 직접 뽑아와 나머지 학생들과 공유해요. 발제자가 준비해 온 토론 주제를 가지고 조별로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됩니다. 조별 토론이 끝나고 나면 토론 내용을 취합해 또 다시 전체 토론으로 이어가요. 저는 토론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요. 그저 학생들이 토론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핵심을 짚어주고 정리해주는 역할입니다.” 책은 매주 한 권씩 읽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분량이 많거나 내용이 어려운 책은 2~3주에 걸쳐 읽도록 했다. 이 교사의 추천 도서와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책들을 고루 분배했다.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에서부터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이 선정됐다. 희망자에 한해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인문학 수업을 들은 한 여학생은 “그동안 나는 쉽고 재미있는 책만 골라 읽는, 이른바 소비적인 독서를 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10년 개설 이후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4년 만에 서현고의 인기 강좌로 자리매김한 이 수업은 바로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달인’이다. 문제풀이식 수업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수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인문학 수업은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대가 심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문제풀이식의 수업을 진행해온 이 교사 역시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도가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전 학교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수업을 했어요. 그러다 2010년 서현고로 전근을 오면서 본격적으로 인문학 수업을 진행했죠.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해 선택제로 방과후 수업이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학교 측에서도 저를 믿고 마음 편히 수업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고요.” 학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처음 접하는 수업 방식에 “흥미롭다”며 호응을 보내는 학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을 토로했다. 게다가 제목에서부터 딱딱하고 난해한 책들은 학생들에게 막연한 두려움을 안겨줬다. 이 교사는 인문학이 힘들고 때로는 지루한 학문임에 공감하면서도 “반복해 훈련하다보면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될 것”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인문학 도서들은 끊임없이 생각을 하도록 유도해요. 그래서 막힘없이 술술 읽기란 쉽지 않아요. 그럴 땐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돼요. 한 권의 책을 한 번 읽을 때와 두 번, 세 번 읽을 때는 전혀 다르거든요. 책을 통해 느낀 점도 다르고, 앞서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게 되면서 이해의 폭도 넓어지죠.”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은 점차 자신감을 찾고 수업을 즐기기 시작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세 시간 동안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모처럼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인문학에 한 발짝 다가섰다. 자녀의 변화를 체감한 학부모들은 이제 이 교사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국어교사를 꿈꾸던 사춘기 소녀 지금은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국어교사이지만, 그의 학창시절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우울하고 캄캄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장애인 아버지, 설상가상으로 중학교 때 어머니까지 여의면서 그는 모든 의욕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사춘기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현실 속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돌파구는 독서였다. “장르 불문하고 밤낮으로 책을 읽었어요.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교과서 밑에 몰래 숨겨놓고 읽을 정도였으니까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었던 그 때 저의 유일한 동경의 대상은 국어선생님이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제게 국어교사는 운명처럼 느껴졌죠. 고등학교 2학년 무렵 뒤늦게 국어교사가 되기로 진로를 결정하고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렇게 대학에 진학하고 이 교사는 교수들로부터 책 읽는 법과 공부하는 방법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워나갔다. 자연스레 양서를 고르는 안목도 생겼다.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 한 분은 당신이 하는 일에 회의가 들 때마다 플라톤의 국가론을 다시 꺼내 읽는다고 하시더군요. 평생 동안 같은 책을 수없이 반복해 읽으셨다는 말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가 여러 스승님들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듯이 저 역시 제자들에게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좋은 교사이고 싶어요.” 인문학 덕에 논술전형 합격생 늘어 인문학 강의를 시작한 지 4년째, 수업을 진행할수록 학생들의 태도에도 조금씩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이기적이고 배려가 부족했던 아이들이 점차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의 폭이 확장된 것은 물론, 소논문을 직접 작성할 정도로 글쓰기 실력도 향상됐다. 2010년 당시 수업을 들었던 1학년 학생들은 올해 초 대학에 진학했다. 2~3년 간 이 교사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는 성과를 이뤘다. 입시 부담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학문을 연구하자는 취지로 개설한 인문학 수업이 결국 입시에서 빛을 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얼마 전에는 졸업생 몇몇이 “인문학 수업이 대학 강의를 듣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 교사를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난 후 스스로 결론을 도출하고 이야기를 구성해내는 훈련이 되어 있는 학생들은 대학 생활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어요. 이런 학생들은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과도 일치합니다.” 세상 모든 책의 장르는 인문학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이 교사는 말한다. 그는 “인문학이라고 하면 무조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읽기 쉬운 책들 가운데에도 인문학적 생각을 유도하는 책은 매우 많다”고 조언했다. “저는 학생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이 참 즐거워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학생들을 통해 알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인문학 수업은 계속 할 생각입니다.”
“행복과 자기조절력은 뇌과학에서 시작” Q 최근 우리 사회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힐링’입니다. 이렇게 ‘힐링’에 집중하게 된 배경, 무엇이라 보십니까? A 반세기 동안 우리는 격동의 세월을 보내왔어요. 밤낮없이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앞만 보고 달려왔죠. 그동안은 몸과 마음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쌓아만 뒀어요. 현재도 마찬가지예요. 아침에 지하철을 타서 주위를 둘러보세요. 절반 이상이 졸고 있죠. 한국인은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다들 만성피로에 빠져 있는 거예요. 세대별로 보면 학생은 대입 준비로 대학생은 취업 준비, 직장인은 살아남기 위해서, 중년은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아 노후준비를 해야 하므로, 어느 연령층 하나 편하질 못해요. 마음에 입은 상처를 치유해 행복해지자는 것. 이것이 바로 ‘힐링’이예요. Q 박사님께서는 힐링과 더불어 행복물질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만성피로, 우울, 공황증 등 한국인의 7대 사회 정신병은 세로토닌 부족으로 발생해요. 저는 사회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세로토닌에 주목하게 됐죠. 앞서 힐링은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힐링이 필요한 사람은 당연히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람이겠죠. 성격이 급하거나 흥분, 분노, 우울증에 빠진 이들은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사람이에요. 그런데 인간은 평상심을 유지하고자 하는 본성이 있어서 매우 기쁘거나 슬퍼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와요. 이것이 ‘항상성의 법칙’이예요. 그리고 평상심을 유지하도록 돕는 물질이 바로 세로토닌이죠. 세로토닌은 우리 뇌 속에 있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본능적인 행위를 할 때 분비돼요. 뇌과학 쪽으로 설명하자면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하는 것이 힐링이라고 할 수 있죠. 세로토닌은 크게 4가지 능력이 있어요. 평상심을 유지하는 자기조절력, 공부를 잘하게 하는 주의집중력과 행복감을 키워주고, 항중력에너지를 발생시켜 예뻐지게 만드는 능력이죠. Q 그렇다면 감정노동자로 인식되는 교사에게 적합한 ‘세로토닌’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세로토닌은 본능적인 리듬운동을 할 때 가장 분비가 잘돼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씹고 먹는 것이죠. 요즘 사람들은 먹는 양은 많은데 잘 씹지를 않아요. 옛날에는 평균 6000번을 씹었어요. 그런데 현대인은 200회도 씹지 않죠. 우유, 크림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이 많으니 씹을 일이 없는 거예요. 게다가 채소처럼 많이 씹어 먹어야 하는 음식은 맛이 없다고 잘 먹지 않거든요. 세로토닌 신경은 입 바로 뒤 뒤통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씹는 행동은 신경을 직접 자극해 분비가 활발해져요. 운동선수를 보면 시합 중에 껌을 씹는 것을 볼 수 있잖아요. 건방져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세로토닌을 분비해 불안을 없애려고 껌을 씹는 거예요. 두 번째는 걷기 운동이에요. 걷는 것도 리드미컬한 운동이죠. 일이 안 되고 잘 안 풀릴 때면 나도 모르게 일어서서 서성이게 되잖아요. 걸으면 세로토닌이 분비돼 평상심을 찾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죠. 대신에 15분 이상 걸으면 피곤해지므로 세로토닌 분비가 멈춰요. 마지막으로 명상하듯이 아랫배로 천천히 호흡하는 방법이 있어요. 호흡 또한 리듬감 있는 운동이라 명상호흡을 하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요. Q 근래 들어 우리 사회가 ‘인성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사님도 청소년 인성교육을 위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A 중학교 2학년 때가 정서적으로 가장 흔들리는 시기예요. ‘가출해 버릴까?’, ‘자살해 버릴까?’ 등 고민도 많고 정서적으로 불안하죠. 그래서 중학교 2학년을 ‘정상적인 정신분열’이라고 이야기해요. 이 고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잘 이겨내야만 하는 시기죠. 때문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창설해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는 총 130개의 중학교에 북을 후원하고,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죠. 학생들이 북을 치는 리드미컬한 운동을 하면 정서가 순화되고 인성교육에 도움이 돼요. Q 최근 교육계는 학교폭력, 교권추락, 자살, 게임 중독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A 한번은 세로토닌 드럼클럽 때문에 중학교에 강의를 간 적이 있어요. 근데 떠들거나 자거나 딴 짓하면서 좀처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더라고요. 요즘 교실상황을 보면 제가 미국에서 정신과 공부를 하던 1960년대 상황이랑 똑같아요. 그때 하이스쿨 카운슬러로 1주일에 한 번씩 상담을 나가보면 폭력을 비롯해 미국 공립학교의 문제가 심각했어요. 그런데 작년에 다시 미국을 방문했더니 학교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더니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이 학교붕괴를 바로잡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20년에 걸친 연구를 토대로 1997년 ‘유아원에서 나온 유령들’이란 제목의 보고서가 발표됐죠. 이 보고서는 뇌과학 이야기가 주를 이뤄요.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닌 제가 영아교육에 관한 아이의 자기조절력이란 책을 발간한 게 바로 이 이유예요. 보고서는 뇌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거든요. 교실붕괴의 원인은 바로 요즘 아이들이 뇌의 한 부분인 안와전두피질(OFC)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서예요. OFC는 전두엽의 한 부분인데 눈 뒤쪽에 위치해 있어요. 감정, 폭력과 같은 원시적인 감정을 컨트롤하는 본능적인 뇌인 ‘구피질’과 이성과 의식을 담당하는 ‘신피질’을 잇는 곳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잘 발달하지 않으면 원시적 감정이 폭발할 때 이성이 제대로 눌러주지 못해 자기감정을 억제하지 못하죠. 그러므로 OFC가 발달하지 못하면 충동적이고 폭력을 일삼거나 쉽게 좌절하고 우울증에 빠지는 아이로 자라게 돼요. 요즘 아이들을 보면 남을 때리거나 왕따 시키며 괴롭혀도 ‘장난으로 했어요’라며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잖아요. 피해자가 맞아서 피를 흘려도 저 아이가 얼마나 아플지에 대한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는 OFC가 공감, 감정이입,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 복구력, 스트레스 감내력 등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기관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OFC가 결여된 아이들은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거죠. Q 그렇다면 OFC를 발달시킬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A OFC가 제대로 형성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해요. 첫 번째는 생후 6개월까지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거예요. 무조건적인 애정을 통해 애착과 신뢰감이 형성돼야 해요.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차츰 엄마에게도 ‘NO’라는 억제 자극이 필요해요.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 기죽인다고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잖아요. 오냐 오냐 키우느라 바빠 통제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육아 방식이에요. 아이에게는 적절한 제재도 필요해요. 억제적인 자극이 주어져야 OFC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OFC가 적어도 2~3살 전에 형성돼야 한다는 점이에요. 우리나라와 미국이 다른 점은 미국은 이혼 가정이 많아 1단계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혼 가정에서는 아이가 방임상태가 돼 기본적인 믿음이 생기지 않거든요. 이렇게 자란 아이는 세상을 불신해 공격적이고 반항하는 아이로 자라죠. OFC가 형성되지 않은 아이는 유아시기에 잘 관찰하면 표가 나요. 남을 때리거나 욕심이 많고, 떼를 쓰죠. 이 시기까지는 진단이 붙지 않아요. 그러나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주의력결핍증’, ‘행동과다증’이라는 진단이 붙기 시작해요. “하면 안 된다”는 선생님의 말에 공감과 감정 이입이 없어 수업 분위기를 흐리거나 말썽을 일으키게 되죠. 갓난아이 때 형성되는 OFC야말로 아이의 백년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복장은 자유! 하지만 학생 본분은 중요시 학생들은 복장의 자유가 있다. 중학생임에도 여학생은 앞이 깊게 파인 티셔츠와 짧은 치마, 짙은 화장, 파마, 귀걸이를 한다. 남학생은 속옷이 다 보일 정도로 바지를 내려 입고 진한 염색을 반반씩 한 학생들도 간혹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아침에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일이 없고, 학생들이 각자 소지한다. 미국 중학생들도 휴대전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5개월 동안 수업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은 딱 한 명밖에 보지 못했다. 그 학생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적발되자마자 즉시 수업 중 교실에서 쫓겨나 징계를 받았다. 수업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예의 없는 행동이며 학생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수업 중 질문과 발표, 토론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발언권을 얻기 전에는 그 누구도 말을 할 수 없다. 다른 급우가 발표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자유를 얻으려면 다른 사람의 말할 권리도 보장해야 된다는 암묵적 합의가 어렸을 때부터 체화되어 있다. 쉬는 시간은 매우 짧다. 학생들이 사물함에서 책을 챙겨 다음 교실로 이동하기에 벅차다. 하지만 수업 중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이유는 자신의 행동이 수업 흐름을 깨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장실이 급한 상황이라도 교사가 강의 중이거나 다른 학생들이 발언 중이라면 참고, 조별 활동이나 개별 활동 시간이 주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 후에도 교사가 ‘Emergency?’라고 물으며, 화장실에 가야 하는지 재차 확인한다. 또한 ‘복도 이동 리스트’를 작성해 수업 중 화장실에 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문제학생엔 강력한 대처, 가정교육 최우선 미국 학교에도 학교공개의 날이 있다. 이날 학부모들은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또 담임교사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교과담당교사와 면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대부분의 학교소식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전달받는다. 만약 학생 수업태도가 불량하거나 급우들과 싸우거나 교사에게 대든다면 어떻게 될까? 체벌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이러한 사안이 발생하면 대처가 훨씬 더 엄격하고 신속하다. 일단 문제학생이 생기면 담당교사는 교실 내 인터폰으로 학교 상주 순찰경비원이나 심할 경우 경찰을 불러 문제학생을 즉시 교실 밖으로 내보내 격리시킨다. 이후 상담교사나 위기관리담당교사의 상담을 받거나 교감의 즉결처분으로 등교정지를 내리기도 한다. 이때는 바로 학부모가 학생을 데려가 가정에서 지도관리 해야 하며, 만약 학부모가 학생을 바로 데려가지 않으면 학교는 학부모를 학생에 대한 관리지도 소홀로 고발할 수 있다. 교육에 집중 가능한 교육 체계 교사들은 어떨까? 필자는 이들을 보면서 가르치는 일에 충실할 수 있는 운영체계가 부러웠다. 필자가 경험한 교사들의 교육활동 체계를 소개한다.[PART VIEW] •강력한 팀 체제 : 팀 리더(부장교사)와 각 과목담당교사는 거의 매일같이 ‘period 1’ 시간에 회의를 한다. 이곳 교사들은 수업을 토론식으로 진행하고, 개인 업무도 수업 중 여유롭게 처리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 행정업무 등의 잡무가 거의 없고 오로지 수업에만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회의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게 진행된다. 그리고 팀에서 결정한 사항에 맞춰 교육방향과 과정을 자체적으로 이끌고, 문제학생에 대한 학부모 소환조치와 낙제 여부도 팀 회의에서 결정한다. 미국교사들이 한국교사들보다 훨씬 엄격하고 권위를 중시하며, 학생들도 수업을 방해하면 더는 수업 받을 수 없음을 잘 알기에 도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교과협의회 : 일주일에 한 번 과학과 역사 교사들이 함께 교과협의회를 가진다. 협의회는 교과부장이 관할지구(District)의 교과협의내용을 전달·연수하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진로상담교사 상주 : 중학교 8학년이 지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진로상담을 한다. 진로상담교사가 따로 있고 일반교과 수업시간 중간에 학생을 불러 상담한다. 교사는 학생의 적성과 희망 등을 고려해 원서 작성을 돕는다. •보강교사와 경비원 : 교사복지가 잘돼 있다. 개인 사정으로 교사가 결근, 조퇴 등을 하더라도 보강교사(Substituted)가 즉시 투입된다. 상주 보강교사가 2명 이상 있어 회의나 프린트 준비, 화장실 이용 등 용무로 인해 교실을 잠시 비울 때에도 교실 내 전화기로 행정실에 전화하면 바로 상주 보강교사가 수업보강을 한다. •교사의 사생활 보장 : 앞서 소개된 영국학교와 마찬가지로 교사들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며, 개별연락은 절대 받지 않는다. 미국교사의 경우는 성만 알려주고 이름은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가명을 쓰는 교사도 있다. 학교에서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교사의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하자는 취지다. 학생신분으로 미국대학에서 강의를 듣던 시절 교수들이 대부분 엄격하고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바가 많아서 놀랐다. 입장이 바뀌어 미국 중학교에서 교사로 수업하면서 학교가 학생에게 매우 엄격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우리나라는 제재장치의 제도적 마련이 부족한 채 4년 전 성급히 체벌을 금지하고 학생인권을 강조해 왔다. 이후에 발생한 수많은 역기능으로 안타깝게도 학생과 교사가 모두 병들고 있다. 자유와 방종은 다르다. 책임을 기본으로 하여 교육주체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학교의 교육체제를 보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그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모든 답이 있다 지난 5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시행하는 교장자격연수에 참여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선진교육 현장 연수로 스웨덴과 핀란드 선진국 교육체험 활동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선진교육으로 유명한 북유럽의 대표 국가인 스웨덴과 핀란드의 교육은 어떨까? 사교육이라는 용어조차 모르는 공교육의 천국, 두 국가의 초등학교 현장을 방문해 교육제도, 시설, 환경, 교수조직 및 방법 등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초등교육 현실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웨덴의 사례를 소개한다. 5박 7일 간의 일정으로 떠난 해외 연수 둘째 날 인구 9만 명의 Nacka Kommun(지역자치구)에 위치한 Duvns skola(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창의력의 나라, 경쟁 대신 협동이 있고 억압과 차별 대신 자유와 평등이 살아 있는 스웨덴의 초등학교 교육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여서 마음이 설레었다. 반갑게 맞이하는 교장선생님과 인사 후 운동장과 여러 동으로 나눠놓은 교수-학습활동 공간들을 살펴보았다. 직접 계획하고 만들어보는 목공수업 스웨덴 초등학교는 공작교실, 음악교실, 미술교실 등 특별교실 건물이 따로 있고, 학생들이 해당교실을 방문해 전공교과 선생님으로부터 특별교육을 받는다. 특히 목공예 교실은 어른들 작업실 못지않게 교실 벽면 가득 목재와 기계톱 등 다양한 공작도구가 구비돼 있는데 이곳에서 목공예를 배운 학생들은 집이나 사회에 나가면 일상생활에서 쉽게 목공예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3학년 학생들의 목공예 수업 시간이었다. 11명의 학생들이 자신이 만들고 있는 작품을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 이 작품은 6주에 걸쳐 만들고 있는데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직접 공구를 사용해 만든다. 뚜껑 달린 나무상자를 제법 멋지게 만든 아이도 있고 나무로 된 로봇모양의 작품을 만들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자신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마무리 작업을 하는 학생들을 보며 스웨덴 교육이 추구하는 노작교육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스웨덴에서는 초·중학교 때 모든 학생이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목공, 공예, 재봉, 요리와 같은 노작수업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노작수업을 통해 손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면서 미세근육과 지능의 발달을 꾀하고, 어떻게 만들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며 궁리하는 가운데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이 생긴다고 한다. 예체능 교육 활성화, 영어 수업도 척척 음악교실에서는 6학년 학생 10명이 졸업식 때 공연할 창작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뒤 벽면에는 10대의 기타가 걸려있고 전통악기도 비치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2~3종류의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정규 수업 시간 외에 음악, 미술 등 예술 계통의 다양한 방과후교육 프로그램이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상 프로그램도 40% 정도만 학생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가가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축구 등 체육 활동은 지역사회의 축구클럽 등에서 이뤄지고 있어 학교에서는 별도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음악 수업을 영어로 몰입(Im mersion)수업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 수업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6학년이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이 놀랍다. 교장은 공모제 선발, 학교 간 경쟁 심해[PART VIEW] 교장선생님이 Nacka Kommun(지역자치구) 교육제도 이모저모를 소개해 주었다. 학부모들은 근접거리 학교를 원칙으로 하지만 학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 있다. 교사 승진제도는 없으며 교장은 공모제를 통해 임명되고, 그 자격은 교육경력이 있거나 타 기관의 CEO 경력이 있어야 한다. 또 교장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3년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장은 매년 보고서를 작성해 해당 교육청에 제출해야 한다. 학교장이 매년 학생 1인당 소요되는 교육경비를 계산해 국가에 제출하면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해 주고, 학교장은 그 경비로 학생교육활동을 위한 교사와 지원인력 수용, 시설지원, 학생 교육활동 계획 등을 수립해 운영한다. 그 경비의 결산은 제로(Zero)가 되어야 한다. 교장은 이 외 교원 선발, 계약, 임금 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경영은 마치 회사와 같다. 다른 학교와 비교되는 특색교육을 운영해 매력 있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집중한다. 학부모로부터 선택받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다. 그렇지 못하고 학부모로부터 외면당하면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규 계약 교원은 65세가 정년이며 교사가 원하면 67세까지도 가능하다. 우수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와의 임금격차는 월 약 1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이 외 출산, 병가 휴직 대체 기간제 교사 채용은 우리나라와 거의 같았다. 향후 교사 대상 ‘과목 자격증 취득’ 추진 1~3학년까지는 담임교사가 여러 과목을 지도한다. 그러나 음악, 미술, 체육, 영어, 공예는 전문성을 가진 전공교사가 지도한다. 영어와 공예교육은 3학년부터 시작되며 4학년부터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처럼 교과교사제로 운영되고 있어 학생들은 교과전용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또 4학년 이상 학생들은 담임 대신 멘토 제도로 운영되는데 1명의 멘토는 11~16명의 학생들을 담당하며 특수아동의 경우 8명 정도 담당한다. 앞으로는 교육의 질을 더 높이기 위해 교사들에게 과목 자격증(license)을 취득하도록 해 자기 전공과목만 가르치도록 할 계획으로 2~3년 안에 저학년인 1학년부터 과목교사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장은 예산이 허락하면 교감을 둘 수도 있다. 또 한국의 부장교사 대신 그룹 리더 교사가 과목교사들을 모아 티칭플랜을 세운다고 했다. 수업 일수를 보면 학기시작은 9월이며 연간 수업일수는 174일, 교사들의 출근일수는 189일이다. 방학 전후 일주일씩 출근해 교수준비를 해야 한다. 방학을 살펴보면 6월 하지 무렵 2개월 여름방학(추운 북유럽에서는 하지 여름휴가를 크게 즐김), 10월 말 1주 (이 때 교사들은 재교육 기간), 12월 크리스마스 2주, 2월 스포츠 방학(스키 타기 등 지역에 따라 시기, 기간이 다름), 부활절 방학 10일이다. 학교폭력 시 학교가 피해보상 스웨덴에서 3·6·9학년은 국가고시가 있고 그 결과를 공개해 교사들에게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 또 School Inspection(장학)이라는 평가 전문기관이 있는데 전에는 교육청의 한 부서로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의 독립 기관으로 있어 3년에 한 번씩 학교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교사의 권위도 존중돼 학부모를 소환하는 경우 거절하는 법이 없으며, 1년에 2회는 반드시 학생, 학부모, 선생님 3자 상담기회를 갖도록 한다. 인성교육, 생활지도도 이뤄진다. 초등학교 1학년은 3시간 이상, 2학년은 4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있지 못하게 한다. 학교가 싫증나지 않고, 학교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학교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문제 학생이나 학습 장애 아동, 외국인 학생들의 언어 장벽도 전문가가 옆에 붙어서 끝까지 책임진다. 스웨덴은 2006년 이후 학교폭력에 관한 법을 개정해 ‘교사, 교직원, 교육청은 굴욕적인 대우를 당했다고 느낀 학생을 알게 되면 사건경위를 신속히 조사하고 추후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위의 의무를 위반할 시 학교나 교육청은 피해학생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학교법으로 제정했다. 수치심만 느껴도 그것을 입증할 책임이 학교에 있으며, 피해가 입증되었을 경우 가해학생이 아니라 그것을 막지 못한 학교가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학교가 피해학생에게 배상해야하는 돈은 우리 돈 80만 원부터 최고 3500만 원까지라고 한다. 학교가 파산하지 않으려면 학교폭력을 예방해야 한다. 스웨덴 학교방문 이후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무엇을 새롭게 생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진로관련 교과를 교양과목으로 자체 운영하는 학교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활동 시간을 통해 다양한 진로활동을 진행한다. 진로활동은 매주 일정시간 수업을 통해 진행하기도 하고 진로체험이나 진로특강, 진로관련 동아리 지도 등 다양한 진로관련 활동과 행사로 치러지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진로교사는 진로수업이나 행사가 아닌 아이들,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진로상담 업무가 주가 되기도 하니 그 업무는 사실 혼자 감당하기엔 벅찰 정도로 많고 힘겨울 때도 있다. 하지만 일이 주는 즐거움, 이제껏 제대로 맛보지 못한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기쁨이 있으니 오늘도 난 진로교사의 역할을 하려고 이리도 열심히 뛰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바람직한 진로활동’에 대한 고민 내가 수업을 통해 학교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 시간이 전부다. 물론 개별적으로 진로상담을 하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만나는 진로활동 한 시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마 교사라면 누구나 하는 수업에 대한 고민 정도라고 해두자. 지난해 나는 진로와 직업교과서 목차 순서에 맞춰 진로활동 수업을 진행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나에 대한 이해, 직업정보 탐색, 진로결정, 진로계획’ 등 적지 않은 진로와 직업에 대한 내용을 교사의 열정이라는 무기로 숨차게 아이들을 몰아 세웠다. 그러나 그 결과는 뭔가 많이 한 것 같은데 딱히 남은 건 없는 것 같고, 지치고 힘들다는 마음만 커지게 됐다. 진로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끝없는 부담감도 거기에 한몫을 더했다. 아이들도 스스로 진로 정보를 찾기보다는 진로교사를 통해 뭔가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제공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2학기부터는 그런 고민을 하면서 진로활동을 진행했다.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힘,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힘, 과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진로활동에 있어서 어떠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져야 할까? 나의 의문은 계속 꼬리를 물었고 달라져야 할 진로활동의 모습을 막연한 상상 속에서 그려나갔다. [PART VIEW] ‘행복’, 진로에 통합하다 그때 나에게 들어온 두 글자가 ‘행복’이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우리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여정도 행복해야한다는 생각 말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삶만이 행복한 삶은 아니다. 진로활동의 과정이 행복할 수 있다면 누가 관여하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방법이 좋은지 발견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겨울방학, 쉬고도 싶었지만 달라져야만 하는 나의 진로교육을 위해 ‘행복’과 관련된 연수를 샅샅이 찾기 시작했다. 그 때 발견한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행복연수와 ‘행복교과서’는 나의 의문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행복교과서의 내용을 진로교육 목표에 맞춰 융합한 진로교육이라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깨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3년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봄방학 기간부터 학교에 나가 진로활동 수업을 위해 아이들에게 나눠줄 파일을 미리 준비하고 만들었다. 진로활동의 활동집 모음 이름은 ‘행복터치’로 했다. 행복을 터치하는 아이들, 이 얼마나 즐거운 상상인지! 아이들이 하나씩 자신의 파일을 받고 즐거워할 모습을 생각하니 기분이 절로 났다. 생각은 적중했다. 내가 왜 진로수업에 행복을 도입하게 되었는지 자세한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조금만 힘들어지면 귀찮아하고 엎드리던 아이들이 행복이란 화두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증가했고 스스로 행복터치 파일을 챙기고 활동 내용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는 일이 늘었다. 이후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아이들과 나는 행복서약서를 낭독하고 스스로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실천해야하는 사람임을 확인하고 있다. 수업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업 속에서 행복 원리를 연습하다 •행복이란? 관점 바꿔 생각하기 : 3월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생각과 행복에 대해 ‘관점을 바꿔 생각하기’에 중심을 두고 꼴라쥬(Collage) 작업을 통해 표현하게 했다. 진지하게 몰입하며 행복해 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받았던 큰 감동과 감격을 잊을 수 없다. 관점을 바꾸고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이 자신의 창의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아이들 스스로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지켜보자니 울컥 목이 메는 순간이 늘어났다. •감사하기 : 행복한 삶을 위한 훈련 ‘감사하기’를 진행할 때는 감사한 내용을 포스트잇에 붙여가면서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 것 등 감사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니 정말 소소한 우리들의 일상이 감사였음을 깨닫고 아이들의 얼굴이, 더 나아가 교실이 모두 환해짐을 느끼게 됐다. •비교하지 않기 : 행복훈련 세 번째였던 ‘비교하지 않기’에서는 아이들이 서로 자신이 비교 당했다고 느꼈거나 상처받았던 경험을 나누면서 자못 진지한 시간이 되기도 했다. 듣기 싫은 말, 듣기 좋은 말 등을 정리해 발표하고 내가 무심히 던진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훈훈함도 있었다. 진로활동에서 해야 하는 가치관의 내용을 ‘비교하지 않기’ 수업과 통합해 진행했는데 비교는 남과 견주어 할 것이 아니라 나의 과거, 현재, 미래와 비교해 좀 더 행복한 나를 생각해 보는 일이 더 중요한 것임을, 나는 이 우주상에 존재하는 가장 존귀하고 가치있는 존재임을, 그래서 결코 누구와도 그 어떤 것으로 비교되어서도, 비교해서도 안 되는 사람임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행복수업의 작은 변화들 행복을 진로활동에 접목시키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교사인 내가 행복해 한다는 사실이다. 나뿐만이 아니다. 아이들도 그렇다. 오늘은 어떤 것으로 함께할까 자못 기대하는 눈치다. 수업에 대한 집중도도 훨씬 높아졌다.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데 조금은 한 꺼풀 벗은 느낌도 든다. 많이 웃고 떠드는 수업 때문에 때로는 옆 반 선생님의 눈치를 봐야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씩씩하고 싱그럽다. 진로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며 생각하고 진로상담을 신청하는 아이들이 늘었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던 결과들이다. 하지만 결과로 인해 좋은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과정이 행복했다. 그렇기에 한 학기를 돌아보니 ‘정말 난 행복한 진로교사’였음이 틀림없다. ‘행복서약서’ 낭독으로 시작되는 행복한 진로수업의 핵심은 ‘행복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행복’이라는 집에 우리 아이들은 개성과 끼를 살려 진로마당을 만들고 각기 다른 모양으로 자신의 ‘꿈방’을 만들어갈 것이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 행복한 삶,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 오늘도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터치는 오늘도 그렇게 계속되고 있다.
동화 속 ‘퐁당’ 빠지니 영양수업 ‘저절로’ 도서를 활용한 영양수업은 주제와 피교육자의 눈높이만 잘 잡는다면 어렵거나 딱딱한 수업이 아닌 흥미를 끄는 수업이 된다. 수업시간에 도달해야 할 학습 목표를 학생들이 활동 속에서 자연스레 접근할 수 있으며 말하기, 듣기, 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좋은 수업이 될 수 있다. 보물 상자와 구연동화로 흥미 끌기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식을 주제로 한 영양수업을 진행했다. 우선 학교급식에서 가장 많이 잔반처리 되는 채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섭취를 늘려보고자 그린 망토의 피망맨 동화책을 활용하기로 했다. --- 그린 망토의 피망맨 | 사쿠라도모토 저 | 나카무라 게이지 그림 | 한국몬테소리 채소, 특히 피망을 싫어하는 주인공 아이들에게 목앓이 세균과 배앓이 세균이 공격해온다. 다른 채소와 기구들은 세균이 무서워서 벌벌 떨지만 피망은 나서서 세균들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세균들의 공격을 잘 막아내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아이들에게는 ‘주인공인 철수와 영희에게 어떻게 하면 몸에 좋은 피망을 맛있게 먹일 수 있을까?’라는 문제 해결이 과제로 주어진다. --- 수업 준비물로 함께 가지고 들어간 보물 상자 안에는 오늘 공부해야 할 핵심 소재인 피망이 들어있다. 교사가 가져오는 모든 교구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선생님 갖고 오신 게 뭐예요?”,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어요?” 수업 시작 전부터 난리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대답을 끌어내기 위해 상자 안의 물건을 다섯 고개의 수수께끼를 통해 알아맞히는 것으로 학습 동기를 유발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이용해 상자 안의 물건을 알아맞히려고 애쓴다. 상자 안의 피망을 공개할 때에는 모두 “와~”하고 감탄하며, 정답을 맞힌 학생이든 아니든 모두 신나서 하나가 된다. 본격적인 동화 수업에서는 우선 영양교사의 동화 구연이 중요하다. 최대한 실감 나게,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아이들의 시각과 청각 속의 모든 세포가 활발히 움직일 수 있게끔 쥐락펴락하면서 재미나게 읽어야 한다. 때로는 나 자신이 쑥스럽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신 나면 조금 민망해도 괜찮다. 피망 요리 그리기로 창의력 높여 [PART VIEW] 궁금증이 최고조에 다다를 때쯤 아이들에게 오늘 공부할 학습문제를 넌지시 던진다. “너희라면 우리 몸에 좋은 채소인 피망을 어떻게 영희와 철수에게 먹이겠니?” 이때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기발한 발상이 막 쏟아져 나온다. 아이들은 벌써 내 질문을 듣자마자 책 속의 주인공에게 피망을 먹이기 위한 작전을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있었다. “피망이 싫어도 먹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편지를 써줘요”, “그냥 먹으라면 안 먹을 거 같아요. 좋아하는 음식에 조그맣게 잘라서 먹어보게 해요” 등 주인공에게 피망을 먹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럼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에 피망을 넣어서 요리를 만들어 볼까? 피망을 평소에 잘 먹는 학생은 본인이 싫어하는 다른 채소를 잘 먹는 방법을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어도 좋아요.” 까만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아이들이 색연필을 주워들고 활동지에 열심히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최대한 먹음직스럽게, 색감이나 모양을 살려서 그들만의 최후의 만찬을 그린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서로 교사가 된다. 옆 친구의 잘된 작품을 보면서 “우와! 맛있겠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를 좀 더 맛있어 보이는 색으로 칠하면 어떻겠니?”라는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조절해주고 통제해 주는 것이다. 수업이 아이들 수준에 어렵지 않고 눈높이에 맞추어 간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었다. 교사는 마지막으로 양념만 곁들이면 된다. “자~ 수업시간에 그림으로 만든 음식은 오늘 저녁에 집에서 엄마와 꼭 한번 만들어보고 그 맛을 다음 시간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지요?” “네”하는 함성이 교실 전체를 메우면서 수업을 마친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힘을 받고 조리실로 내려와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아이들이 먹을 점심을 준비하는 나는 행복한 교사다.
첩자가 된 아이 첩자가 된 아이는 삼별초항쟁을 기반으로 한 역사동화다. 학창시절 삼별초항쟁에 대해 배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삼별초군대와 고려몽골연합군의 항쟁이며 나라를 위해 의로운 일을 했다는 정도다. 삼별초는 고려 무신정권 당시 몽골이 고려로 쳐들어왔을 때 끝까지 항쟁한 특수 부대다. 전쟁 중 고려 원종이 몽골에 복속해 개경으로 환도하자 삼별초는 배중손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독자적으로 정부를 세워 개경정부와 몽골에 맞서 싸웠다. 이것이 ‘삼별초항쟁’이다. 이 책은 삼별초항쟁이란 전쟁에 휘말린 세 아이를 내세워 그들의 생각과 입장으로 삼별초항쟁을 이야기한다. 한 전쟁터, 생각이 다른 세 아이 해남에 살던 송진은 운주사에 천불천탑을 세우면 미륵님이 내려와 새 세상을 만들어준다고 믿는 아버지를 따라 절로 향하던 중 몽골군에 의해 아버지를 잃는다. 송진은 몽골군에 의해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몽골군이 그의 어머니를 볼모로 잡는 바람에 삼별초가 벌인 전쟁을 원망하며 어쩔 수 없이 첩자가 된다. 첩자가 된 송진은 진도의 새 고려 국왕에게 서한을 전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진도에 도착해 삼별초의 곳곳을 염탐하던 송진은 그곳에서 삼별초 장군 배중손의 딸 선유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삼별초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전쟁을 위한 첩자와 평화를 위한 첩자 사이에서 갈등한다. 결국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해결을 하고자 했던 그는 몽골군에 거짓 정보를 흘리게 된다. 그러나 새 고려를 살리기 위한 송진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송진과 달리 선유는 전쟁이 없는 세상을 원하지만 삼별초항쟁이 백성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며,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아버지를 묵묵히 응원한다. 몽골의 사령관인 삼촌을 따라 고려원정을 온 태무게는 삼별초가 몽골에 항복했더라면 전쟁이 나지 않았을 거라고 여긴다. 어렸을 적부터 전쟁이야기를 듣고 자란 태무게에게 전쟁은 단순히 살아가는 방식일 뿐이다. ‘첩자가 된 아이’에서는 삼별초항쟁을 겪는 세 아이의 각기 다른 시선과 입장을 그대로 서술한다. 새 시선으로 삼별초 바라보기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다’는 말이 있다. 역사는 그 시대를 지배한 영웅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지만 그 뒤엔 수많은 보통사람의 희생과 슬픔이 숨겨져 있다. 저자는 일반인의 역사에 관심 많은 동화작가다. 전작인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기찻길 옆 동네와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황토에서도 그러하다. 저자의 말처럼 신기하게도 전쟁의 진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몇몇 욕심쟁이 때문에 세상이 망쳐지고 그 세상을 바로 잡고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일어서는 보통사람들이 있다. 역사는 승자의 업적을 기록하지만 이 책은 험난한 세상을 견디며 살아낸 서민의 눈으로 역사를 다시 재현하고 있다. 이 책은 동화 속에 역사사건을 잘 녹여내고 있다. 누가 나쁘고 누가 좋다는 관점이 아닌 삼별초 항쟁을 이해하고 그 밑바닥에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힘없는 백성을 그리면서 새로운 시선에서 삼별초를 바라본다. 세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린 독자들의 입장이 되어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하면서 동화가 가지고 있는 교훈이나 감동 역시 빼놓지 않았다. 역사를 어려워하는 초등학생들에게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동화로 추천하고 싶다. 첩자가 된 아이 | 김남중 글 | 김주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