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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대한사립교장회는 1919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교직단체입니다. 4년 임기 동안 백년 전통의 사학정신을 확고히 세우겠습니다. 화끈하게 단디(단단히)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김해관 대한사립교장회 회장(사진)은 투박한 부산 사투리로 임기를 시작하는 포부를 밝혔다. 사학의 자율성과 정체성 회복을 화두로 삼은 그는 교장회가 중심이 돼 교육입국의 창학이념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교장의 권한 강화와 처우개선, 법인 간 교원교류 등 구체적인 추진방향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또 공사립 차별 없는 공평한 지원을 교육당국에 주문했다. 누가 설립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며 사학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평교사로 시작해 교장에 오른 30년 경력 교육자답게 교육현장의 사정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었고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소신도 뚜렷했다. 자신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겐 관대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 서울 종로구 대한사립교장회 집무실에서 12만 사립교원을 대표하는 그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본다. 대한사립교장회는 1919년에 설립된 국내 최고 교직단체다. 대표로서 자부심이 클 것 같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근대화 교육의 시초는 사립학교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교육과 독립운동에 헌신했고, 해방 이후에는 교육입국 기조 아래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사립교장회 역시 인재 육성 등 교육활동은 물론 사회공헌사업과 장학사업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주어 왔다. 24대 회장으로서 민족사학의 정신을 계승하고 사학교육 발전을 위한 대외활동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4년 임기는 마음가짐에 따라 짧게도 길게도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지만 호시우보(虎視牛步)의 마음가짐으로 12만 사립교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사립교장회가 되도록 하겠다.” 취임사에서 “약속 잘 지키고 믿을 수 있는 회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꼭 한 가지를 꼽자면 사립학교 법인 간 인사이동 공약이다. 내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데 과목 간 인사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사립학교 특성상 과원 및 상치교사로 인한 과목 불균형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교과목 수업을 원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원활한 교원 운용과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사립학교 간 교원교류가 반드시 허용돼야 한다.” 사립학교 간 교원교류를 막는 것은 이해가 잘 안된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의 교원임용 조항 때문이다. 현재 규정은 사립교원 채용은 공개채용으로, 그것도 신규채용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학법인 간 교원교류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과원 및 상치교사 해소를 위한다는 제한 단서를 달아, 시·도교육감의 승인 하에 경력직 채용 시 공개채용 대신 법인 간 인사이동을 허용하면 교원인사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판단한다. 4월 총선 이후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여야를 찾아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다.” 지나친 규제가 사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몇 년간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사립학교는 교직원 채용과 인사, 학교운영까지 고유의 권한을 제한받고 있다. 사립학교 법인이 가졌던 권한은 사실상 모두 빼앗겨 교장과 교감 인사권만 남아 있는 셈이다. 또 법인 이사 구성과 자격 제한으로 통제를 받는 실정이다. 사립학교는 엄연히 설립 주체가 국·공립학교와는 다르다. 설립 주체의 창학이념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의 기대이기도 하고 사립학교 구성원의 의무이기도 하다. 고유의 색깔과 다양성을 잃어버리고 획일화된 사립학교가 어떻게 공립학교와 차별화된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이제라도 사립학교가 공교육의 한 축으로서 정체성을 찾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독립성을 되돌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 정책이 공립 위주여서 상대적으로 사립은 소외됐다는 느낌인데. “사립학교로서는 매우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사립학교는 사인(私人)이 설립했다는 이유로 공립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 학교 환경개선과 과밀학급 해소 등 학교시설 지원사업에 있어 공·사립학교의 적용기준이 다르다. 교직원 정책에 있어서도 복무·의무·징계 등은 교육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지만, 신분보장과 교원수급·대우·혜택 등은 공립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사립학교를 특별대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립에 준하는 실질적 지원과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교육당국에 호소한다. 설립주체가 누구냐를 보지 말고 오직 소중한 우리 학생들만 바라보고 정책을 펴 달라.” 사학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학까지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극히 일부의 사례를 들어 전체를 매도하고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행태가 사학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심어주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언론에서 공립학교엔 ‘○○학교’라고 쓰지만 사립학교엔 꼭 ‘사립○○학교’라고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현안에 대한 교장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지금 교장들이 무슨 힘이 있나. 과거 학교장이 지녔던 권한의 대부분은 법제화된 학교 내 각종 위원회로 분산되었다. 우리 학교도 위원회만 31개다. 교장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학교구성원도 과거에 비해 더욱 다양해지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학교시설 및 안전과 관련한 책임 범위도 넓어졌다. 최근에는 학부모의 민원까지 직접 응대해야 하는 실정이다. 일선 교육현장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정작 본인의 고충과 권익의 보전에 대해서는 참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립 교장들을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이들의 고충을 덜어 줄 계획은. “교장은 학생·학부모·교직원의 간의 이해충돌과 고충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역할에서부터 넓게는 교육정책 결정자의 의지를 현장에 실현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책임과 의무가 막중한 만큼 그에 따른 혜택과 안전도 역시 보장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가진 교육적 혜안이 보다 존중받으면서도 본인의 고충을 호소하고 권익을 찾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의 제고를 위해 열심히 뛸 생각이다. 선거공약으로 ▲학교장 권한 강화 ▲업무추진비 현실화 ▲교장·교감 승진 시 1호봉 승급 등을 내걸었다. 화끈하고 단디하겠다.” 회원들과 소통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지난해 회장 선거 때 제일 먼저 내걸었던 공약이 소통이다. 이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사학회관 내 사무실 리모델링을 통해 회원들이 언제든 찾아와 대화도 나누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쉼터 공간을 마련했다. 본회 회원으로서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정책도 이미 시행 중이다.” 30년 교육자로서 외길을 걸었다. 교육철학이 궁금하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사자성어를 가장 좋아한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의미인데 교직생활동안 늘 마음에 품어왔던 말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늘 겸손하게 되고 스승으로서 학문을 끊임없이 연찬하게 되며 말과 행동을 솔선수범하게 되더라. 부족한 나를 믿고 신뢰해 준 모든 제자에게 감사하다.” 김해관 교장은 … 동의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교육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경희대에서 고전문학 전공으로 박사과정 재학중이다. 부산사립교장회 회장을 거쳐 지난해 대한사립교장회 회장에 당선돼 1월부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위원, 사학연금관리공단 비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나는 무능한 교사가 아닐까?” 4월은 3월 같지 않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학교 분위기도 활기차게 피어난다. 그러면서 수업하기는 조금씩 버거워진다. 조용하게 숨죽였던 3월 교실과 달리, 4월 수업에는 삐딱선을 타는 친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탓이다. 선을 넘나드는 친구들과의 신경전과 기 싸움은 교사 감정노동의 끝판왕이다. 사춘기 아이들이 내지르는 말들이 가슴에 파고들 때도 많다.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교사 권위가 무너질 듯하여 걱정이다. 그렇다고 깐깐하게 조목조목 따지기에는 어린 학생과 씨름하는 나 자신이 초라하게 여겨져 싫다. 아직 방학까지는 한참 남은 상황,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분노와 무력감이 수시로 가슴에 찾아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는 무능한 교사가 아닐까? 가라앉는 생각은 교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절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이유 말고 목적을 보라” 이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면,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lder, 1870~1937)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아들러에게는 ‘용기를 주는 심리학자’라는 별명이 있다. 그에게는 닦달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이끄는 재주가 있었다. 그의 성품과 능력을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 날 아들러는 아는 부인의 집에 초대받았다. 부인과 밖에서 차를 마시고 집에 들어선 순간, 집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부인의 어린 아들이 장난감을 모조리 꺼내 거실 바닥에 늘어놓은 것이다. 당황한 부인이 아들을 야단치려 하자 아들러가 나서서 부인을 말렸다. 그러곤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난감을 모두 꺼내서 펼쳐놓다니, 너 참 대단하구나. 아주 멋져! 그렇다면 이것들을 전부 모아 원래 있던 곳으로 가져갈 수 있니? 정말 기대되는데!” 그러자 아이는 신나서 정리를 시작했다. 아이는 혼나지 않았고, 부인은 화를 내지 않았으며, 거실 역시 순식간에 말끔해졌다. 아들러는 언제나 ‘이유 말고 목적을 보라’고 충고한다. “왜 아이가 장난감을 어지럽혔지?”라며 이유를 캐묻는 순간, 분위기는 책임을 따지고 혼내는 쪽으로 흘러간다. 문제는 이렇게 한다고 거실이 깔끔해지지 않을뿐더러, 아이가 잘못을 깨우친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아이가 겁박에 질려 방을 치우더라도, 주눅 들어 자신을 ‘대책 없는 말썽꾸러기’로 여길 수도 있다. 그래서 아들러는 ‘어떻게 하면 거실을 다시 깨끗하게 할까?’,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목적’을 되새겼다. 생각이 목적으로 향할 때, 잘잘못을 따지는 마음은 수그러든다. 관심이 해법을 찾기 위해 미래의 대책으로 옮겨가는 까닭이다. 아들러가 나와 교실에 함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이라면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할까? 그는 사람에게는 ‘우월성 추구 욕망’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다른 이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지고픈 바람이 있다는 뜻이다. 아들러는 아이에게서 인정과 칭찬받고 싶은 마음을 끌어내었다. 자기를 좋게 보고 칭찬해 주는 이에게는 절로 호감이 간다. 따라서 진짜 내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쓰게 된다. 반면 나만 보면 힘 들어간 눈썹으로 혀를 차는 자 앞에서는 표정이 뚝뚝하게 굳으며 차갑게 대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저 아이가 나를 왜 이렇게 대하는지 하는 ‘이유’부터 찾으려 하지 말라. ‘저 아이와 어떻게 잘 지낼까?’라는 ‘목적’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분노는 2차 감정이다” 물론, 이렇게 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동안 당했던 일들의 기억, 촘촘히 쌓였던 감정이 솟구쳐 오르는 탓이다. 화를 누르고 문제의 아이를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기가 쉽겠는가. 하지만 아들러는 분노는 ‘2차 감정’일뿐이라고 우리를 다독인다. 예컨대 “왜 맨날 늦어? 내가 그렇게 우스워?”라는 어머니의 야단 밑에는, “네가 늦으면 엄마가 너무 걱정되어서 안절부절못하게 돼. 그러니 일찍 와”라는 걱정하는 진심이 숨어 있다. 아이에 대한 나의 화남에도 다른 감정이 담겨있지 않을까? 수업에 진심인 내 마음을 몰라주는 데서 오는 섭섭함, 기대만큼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실망감, 계속되는 지도 실패로 흔들리는 교사로서의 자존감 등등, 나의 분노에도 다양한 ‘1차 감정’이 묻어있다. 화가 올라올 때마다, “나는 왜 화가 날까?”, “내가 진짜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를 헤아려 보라. “자기 방치는 아동학대만큼이나 잔인하다” 나의 진짜 심정이 무엇인지 헤아렸다면, 무엇보다 자신을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자기 방치는 아동학대만큼이나 잔인하다. 힘들고 어려운 마음으로 따뜻하고 친절하게 학생들을 보듬기란 무척 힘들다. 내 영혼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누군가를 챙기라며 자신을 밀어붙여야 하는 현실은 자기 학대에 가깝다. 교사는 남을 챙기기 전에 먼저, 나 자신부터 부드럽게 위로하며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아들러는 무엇보다 ‘사적 감각(private sense)’에 휘둘리지 말라고 강조한다. 상처받은 상태에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해 ‘모두’, ‘전혀’, ‘아무도’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마구 내지르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나를 싫어해!”, “내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아”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라는 식으로 자기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몰고 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이 이럴 리는 없다. 만약 정말 그랬다면 당신은 교단에 서기 전에 이미 무너졌을 테다. 그대는 지금의 기분과는 달리 꽤 괜찮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천천히 가슴을 다독이며 사랑하는 가족, 나를 예뻐하는 분들, 밝게 웃으며 다가오는 친구들 얼굴을 떠올려 보라. 누구에게나 밝은 면과 어두운 부분이 있다. 불안하고 상처받은 마음은 자꾸만 어두운 면만 바라보려 한다. 이때마다 “그렇지 않아.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라고 외치며 가라앉는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 사적 감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빛과 어두움을 같이 바라보며 자기를 객관적으로 대하는 ‘공통 감각(common sense)’를 갖추라는 의미다. 이렇게 자신을 추스르는 능력이 있을 때야, 교사는 비로소 힘든 학생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다. 나아가 아들러는 우리에게 “평가하지 말고 용기를 주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하면 괜찮네”, “너무 불쌍해” 등의 평가는 내가 상대가 어떤지 판단 내릴 만큼 높이 있음을 밑에 깔고 있다. 상대가 나보다 훌륭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평가하는 말 자체가 삐딱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그래서 아들러는 ‘행위를 겨냥한 수평적 시선의 응원과 공감’을 권한다. “도움을 줘서 고마워요”,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니 선생님도 기분이 좋네”라는 말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사람에게는 우월성 추구 욕망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상대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고 있음을 알 때, 상대도 나의 기대에 걸맞은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려 노력하는 법이다. “미움받아도 괜찮다” 안타깝게도, 아들러의 이 모든 조언이 4월의 선생님에게는 가슴으로 다가가지 않을 듯싶다. 사람이 어디 금방 바뀌던가. 내가 아무리 마음을 고쳐 잡고 노력해도, 아이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내가 친절해질수록 나를 더 막 대하는 듯도 싶다. 그래서 심정이 더 복잡해진다면, “이유 말고 목적을 보라”라는 아들러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보셨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라며 교사 인생의 최종 목적을 되물어 보라는 뜻이다. 이때, 지금 나를 신산스럽게 하는 아이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내가 마땅히 겪어야 할 성장 경험으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르겠다. 나아가 선생님에게는 교실에서 단호해져야 하는 상황도 많다. 아이가 선을 많이 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때 ‘미움받지 않음’이 교사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지금이라는 하나의 점에서는 내가 아이의 증오 대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성장이라는 긴 선으로 봤을 때, 지금의 미움받음은 치료에 이르는 마땅한 고통에 지나지 않는다. 아들러는 “미움받아도 괜찮다”라며 힘든 우리를 다독인다. 선생님인 우리는 언제나 선하고 바람직한 사람을 만든다는 ‘목적’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아들러는 이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 옳고 그름의 잣대로 상황과 아이를 판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교육방법이란 없다. 상황과 처지에 따라 ‘요긴하거나 그렇지 않은(useful or unuseful)’이 있을 뿐이다. 아이들이 들뜨기 시작하는 4월의 교실, 가르침이라는 고난의 행군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아들러의 응원을 떠올리며 모두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정년을 1년 앞둔 3월 첫 주 강의를 마쳤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강의를 해 왔지만, 첫 주 강의는 언제나 설렘과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첫 주 수업을 3시간 빡빡하게 진행했지만, 다행히 학생들이 내 기대에 호응하여 열심히 임해주었다. 물론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와 드러난 반응은 그러했다. 2월 초에 강의계획을 제출하라는 대학의 연락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몇 년간 해오던 강의계획서를 그대로 유지할까, 아니면 생성 AI 시대에 초점을 맞춰 강의계획을 크게 수정할까가 고민의 핵심이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3학점짜리 ‘교육행정 및 교직실무’ 강의계획서는 총 32페이지로 이뤄져 있는 한 학기 수업설계도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강의계획서를 보면 강의를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만들어 놓았다. 생성 AI 시대의 학교·학급경영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학기밖에 남지 않았으니 강의계획서를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정하고 싶은 내용을 반영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획서를 보며 한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계획서와 다르게 수업을 진행할 경우 혼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활활 타오르는 붉은 노을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고민을 멈추고 강의계획서를 대폭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학기까지 첫 3주간 강의에 사용했던 책과 강의계획을 삭제하고, 그 대신 출판 중인 생성 AI 시대 최고의 교수법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활용하는 강의를 삽입했다. 그리고 각 주 별 학급경영 계획수립에는 모두 생성 AI를 활용하도록 내용을 수정하였다. 2월 중순에 완전히 수정된 강의계획서를 대학 학사시스템에 탑재하고, 곧바로 내 강의용 LMS인 ‘클래스팅’에 강의실을 개설한 후 강의계획서와 인사말을 올렸다. 강의 안내 동영상도 시청하도록 링크를 제공했다. 강의 시작 2주 전에 해당 학과대표 연락처를 받아, 전체 학생들에게 전달하라며 상세한 문자를 보냈다. 며칠 후 대표들에게 수업용 단톡방을 만들고 나를 초대하도록 요청한 후, 개설된 각 과의 단톡방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그렇게까지 연락을 했어도 단톡방에 초대된 학생들 숫자와 클래스팅에 가입한 학생 숫자를 비교해 보니 몇 명 차이가 있었다. 출석부와 대조하여 클래스팅에 가입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지 않는 학생에게는 문자를 보내 가입하도록 안내했다. 기한 이후에 가입하면 과제함을 볼 수 없으므로 가입 후 나에게 반드시 연락을 남겨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출석부에는 이름이 올라 있지만 휴학을 했거나 수강을 포기한 학생들도 몇 명 있음을 파악했다. 이렇게까지 챙겼어도 빠진 학생이 있었다. 자신이 단톡방을 보지 않아 이제야 연락한다며 수업 이틀 전에 연락해 온 학생도 한 명 있었다. 그에게 제반 안내문을 다시 보내주었다. 시업 전 과제 제출기한인 3월 3일 일요일에는 전체 학생들에게 오늘이 과제 제출 마지막 날임을 알리는 단톡문자를 보냈다. 3월 3일 밤 11시, 확인해 보니 끝내 3명이 제출하지 않았다. 시업 전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은 한 학기를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아 걱정되었다. 이 세 명에게 밤 11시에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내고 다시 살피니 2명이 몇 분 늦게 제출했다. 1명은 제출하지 않았다. 그 학생은 첫 주 수업을 마친 후 다음 날까지 제출하도록 다시 연락을 취해 답을 받았다. 이들이 교사로서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자세를 갖추고, 그러한 삶에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개학 전날 밤까지 마지막 점검을 하고 여느 때처럼 자정 무렵에 연구실을 나섰다. 화요일 아침 9시부터 수업이 있는 과 학생들에게는 3월 4일 월요일 밤 8시에 단톡방을 통해 문자를 보냈다. 한 학생이 몸살감기가 심해 병원 응급실을 가야 해서 첫 수업 참석이 어렵다는 문자를 강의 날 아침 일찍 보내왔다. 오후에 다른 과 수업에라도 참석하라고 했으나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한 학생은 일찍 출발했는데 평소보다 교통체증이 더 심해 조금 늦는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9시 정각에 미소 교환 출석법을 활용해 출석을 불렀다.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이번 학기 수업에 임하는 각오, 학기를 마친 후 어떤 모습의 예비교사로 성장해 있고 싶은지 등에 대해 30초 이내로 이야기하게 했다. 대표에게 동영상을 찍어 단톡방에 올리게 했다. 휴식 후 둘째 시간 시작 전에 단체사진도 찍어 공유했다. 강의계획 설명, 시업 전 과제 활용한 조별 토론, 스피드퀴즈, 관련 동영상 시청 등을 하며 세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다음 수업을 위한 여러 개의 과제를 안내해 주었는데, 그중 하나는 오늘 수업 소감을 2분 내외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탑재하는 것이다. 강의 시작 전부터 시간·노력을 투자하며 소통하는 이유 요새 학생들은 재미있는 인터넷 게임,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에 있는 다양한 동영상, 기타 재미있는 많은 활동 등 강한 외부자극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스스로 선택한 것도 아닌 필수과목에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굳이 강의 시작 전부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지속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이유는 수강하는 과목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학생들이 첫 수업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시켜야 한다. 얼굴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부과된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려면 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첫 수업을 충실하게 운영하지 않으면서 다음 수업부터 강하게 진행하려고 하면, 저항이 심해 원래 계획대로 끌고 가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경험에 비춰볼 때 강의 시작 전 2주 동안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한 학기 동안 수십 배의 시간 절약과 몇 배의 목표 달성으로 돌아왔다. 강의 시작 2주 전부터 쏟는 시간과 노력은 투자 효과를 따져볼 때 충분한 가치가 있다. 혹자는 모든 교수가 강의 시작 전부터 그렇게 괴롭히면 학생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많은 교수가 그리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러한 걱정은 기우이다. 몇 명의 교수라도 이러한 시도를 하면 학생들의 학기 중 부담은 오히려 줄어든다. 학기 시작 전에 학생들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반영하여, 교수 재량으로 봄 휴가 주일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 학생들은 그 시간을 다른 과목 학습에 투자할 수 있다. 첫 주부터 시작해서 꼼꼼한 계획하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성실한 태도로 학습에 임하도록 훈련하면 다음 학기부터 이들의 예비교사로서의 태도·생활습관·학습하는 자세가 바뀐다. 내 수업을 들은 과 학생과 그렇지 않은 과 학생들의 수업자세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동료교수들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교직에 근무하는 제자들도 동료교사들과 이야기하다가 내 수업을 듣지 못한 사람들이 상당히 아쉬워하더라는 이야기를 내게 전하곤 했다. 물론 내 앞에서 하는 입에 발린 소리였으리라. 30여 년간 해왔던 강의의 내용과 수업방식을 마지막 해까지도 보완해 가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키워낼 초등 예비교사들이 소명감과 실력, 그리고 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학교 현장을 밝혀주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이 자리를 지켜왔다. 내 문화유전자를 전파하는 마지막 수업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라는 어떤 학생의 첫 수업 수강 소감이 내 가슴에 여운으로 남아 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수색초등학교. 지난 1935년 연희보통공립학교로 출발한 이래 내년이면 개교 90주년을 맞는다. 교문을 들어서자 수령 100년은 족히 돼 보이는 향나무들이 고풍스러운 멋을 더해준다. 학교를 상징하는 교목도 향나무다. 늘 푸르고 주변을 향기롭게 정화하는 향나무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라고, 주변에 향기를 나눠 주는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라는 뜻이 담겼다. 수색초는 일명 ‘아품초’다. 이 지역에 뉴타운이 조성되면서 학교도 새 단장했다. 산뜻한 외관과 쾌적한 실내는 갓 구워낸 빵처럼 신선하다. 교실로 들어가는 출입구 전광판엔 ‘인공지능 디지털 선도학교’, ‘미래융합형 수학교실 운영학교’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우리 학교는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입니다. 작년부터 AI 교실과 수학교실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고 있습니다.” 주락철 교장은 교육부가 선정한 디지털 선도학교 지정을 계기로 다양한 인공지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수색초 AI 교실에서는 1학기에 1~2학년은 알고리즘 기초와 햄스터로봇, 3~4학년은 인공지능과 마이크로 비트, 5~6학년은 팅커캐드와 3D 모델링 등 학년 특성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학교실에서는 지난해 1학기에 1·5·6학년, 2학기에 2~4학년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다양한 체험활동과 협력수업을 실시,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학부모들은 “AI와 수학교실을 통해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수학에 대한 흥미와 문제해결력,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만족해했다. 인공지능 활용교육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5·6학년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수학과 영어교과에서 AI 코스웨어를 적용하고 있다. 코스웨어란 교과과정을 뜻하는 코스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과정 시스템을 말한다. 교육부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를 적용할 때 도입되는 코스웨어 기법을 한발 앞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맨발학교 수색초는 또 ‘맨발학교’다. 운동장 한편에 자갈을 깔아 학생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게 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학교구성원들의 건강을 위해 맨발걷기를 강조하면서 수색초도 시설을 갖췄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맨발학교’라는 이름 아래 매일 아침 8시 20분부터 50분까지 30분 동안 운동장에서 맨발걷기를 한다. 주 교장은 “자연 속에서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걷는 활동은 올바른 자세와 균형감각을 길러주며 체내 면역력을 강화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맨발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소문에 학부모와 교직원들도 다수 참여한다. 그러다 보니 아침 걷기 시간이 학교구성원들 간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소가 됐다. 맨발을 계기로 소통이 활발하다 보니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갈등은 사라졌다. 수색초가 민원 없는 학교가 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여 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즐기는 스포츠 활동은 이뿐 아니다. 수색초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음악 줄넘기 수업을 하면서 건강을 증진하고 씨름부를 만들어 민족의 전통 스포츠를 계승하고 있다. 특히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씨름교실, 씨름놀이 아이디어대회, 수색 단오제 씨름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씨름교실에서는 3~6학년을 대상으로 씨름수업을 진행하며 샅바 매기와 씨름기술 등을 배운다. 씨름놀이 아이디어대회에서는 ‘잡초씨름’, ‘다리씨름’과 같은 기발한 기술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창단된 수색초 국악관현악단 역시 전통 계승 활동에 한몫을 한다. 피리·태평소·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관현악단은 전교생 앞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국악관현악단 탄생에는 주 교장의 특기가 십분 발휘됐다. 사실 그는 서울에서 유명한 교사 풍물연구회 일원이었다. ‘훈장패’라는 이름의 이 연구회에서 장구를 담당했던 그는 여러 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던 실력파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면 학생들에게 난타를 지도할 정도로 열정을 갖고 있다. 수색초의 전국노래자랑, 열린 물빛무대 학생 자치활동 또한 활발하다. 수색초의 자랑인 ‘열린 물빛무대’는 순전히 학생들의 힘만으로 운영된다. TV 장수 프로인 전국노래자랑처럼 학생들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솜씨를 뽐내는 무대다.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은 물론 태권도 실력을 자랑하는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는 인기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무대에서는 무려 140명이 참가했다. 너무 신청자가 많아 예심을 거쳐 걸러낸 숫자가 이 정도라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예체능 프로그램들은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수색초는 학교폭력 없는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강북의 손꼽히는 명문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한때는 기피학교였다. 낡은 시설에 학교구성원들도 의욕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주 교장이 부임하면서 에코그린 교육공간 조성을 시작으로 화장실·보건실·돌봄교실·급식실·교무실 등 학교시설 개선에 온 힘을 쏟았다. 외벽 공사부터 학교 주변 녹지조성까지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젠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세련된 학교로 변모했다. 사립보다 낫다는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몰려왔다. 부임 당시 270명이던 전교생이 지금은 650명으로 늘었다. 학급수도 14학급에서 30학급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의 기적이다. 올해 처음 시작한 늘봄학교에는 1학년 신입생 140명 중 120명이 신청했다. 퇴직 결심도 돌려세운 ‘믿음의 리더십’ 교사들 사이에서도 가고 싶은 학교가 된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는 주 교장의 ‘믿음의 리더십’도 한몫했다. 그는 매사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교직원들이 소신껏 자신 있게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되 책임은 자신이 진다고 했다. “사람이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럴 때 질책하고 추궁하기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는 조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면서 초임교사 시절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줬던 선배교사에게 큰 영향을 받아 지금도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학교엔 늘 훈풍이 분다. 교직생활에 지쳐 명예퇴직을 결심했던 한 교사는 주 교장과 생활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어 정년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 교장은 “교사가 행복하면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그런 학교는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죠.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습니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난해 국민적 관심이 주목되었던 교육활동 보호 관련 이슈들로 오랜 시간 국회에서 잠들어 있던 교육 법안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 합의 속에 속도감 있게 법률의 개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이에 ‘교권보호 4법’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졌다. 교권보호 4법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을 말한다. 이 중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개정 내용은 보호자에게 교육활동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는 등 다소 선언적인 부분이 많고, 교원에게 가장 와 닿을 실무적인 변경 부분은 「교원지위법」에 모여 있다. 법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 뒤이고, 「교원지위법」의 개정은 2023.9.27. 이루어졌으므로, 사실상 이번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호를 통해 핵심적인 변경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자.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 부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개별학교에서 운영하던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로 이관되는 점이다(「교원지위법」 제18조 제2항). 기존에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하여 특히 어려움을 겪던 부분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위해 필수적인 절차인 침해보호자에 대한 통지와 참석에 관한 부분이었다. 학교로 민원을 쏟아내며 피해교원을 힘들게 하는 침해보호자에게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통지하고 학교로 방문하게 하는 과정은 학교로서도 커다란 부담이었고, 그 과정에서 교권보호위원회 업무담당 교원에 대해 또 다른 침해행위가 이루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피해교원은 동료교원에게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망설이게 되거나, 이로 인한 학교 내부의 갈등이 유발되기도 했다. 한편 침해학생이나 보호자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결정된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과 같은 불복절차를 진행하여 학교가 이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것에도 커다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불복에 대한 대응을 교육지원청이 담당하게 된다.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된 행정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점은 커다란 이점이라고 할 수 있고, 피해교원 또한 자신으로 인해 학교와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던 마음을 덜 수 있게 되었다. 교육활동 침해유형의 구체화 기존 「교원지위법」은 교육활동침해에 대하여 형법상 처벌되는 상해나 폭행, 협박, 손괴, 성폭력 범죄, 온라인을 통한 불법 정보유통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물론 교육부장관의 고시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의 유형을 보다 확장하고 세분화하기는 하였으나, 그 유형이 제한적이고 현실에서 발생하는 피해들을 곧장 적용하기에는 모호함이 있는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보호자가 담임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고성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 계속된 민원을 제기하여 괴롭히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피해를 신고하거나 불편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에게 기본적으로 인정되는 권리의 행사로 볼 여지가 있기에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할 수 있을지 애매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반영하여 개정된 「교원지위법」은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하여 무고죄를 포함하고,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 교원의 법적의무가 아닌 일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새로운 유형으로 추가했다(「교원지위법」 제19조). 교육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주요한 변경 부분이다. 침해보호자에 대한 조치 「교원지위법」은 부모 등 보호자에게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학교는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교육기본법」 제13조). 그렇지만 보호자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일 뿐, 학교에 소속된 사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소속된 학생을 매개로 학교와 간접적인 관계를 맺는 사이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유로 기존 「교원지위법」은 침해행위자가 학생의 보호자일 때에 할 수 있는 조치를 정해두지 않고 있었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는 보호자와 학교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이미 극단으로 치달은 갈등이 교권보호위원회 과정에서 조정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고, 극적으로 조정이 이루어져도 강제력이 있는 조치도 아니어서 보호자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도 없었다. 작년 크게 보도된 교육활동 침해사건들이 대부분 보호자의 행동이었음을 고려하면 너무도 아쉬웠던 부분이다. 이에 개정된 「교원지위법」에서는 침해자가 학생의 보호자일 때에도 직접 침해보호자에게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규정이 생겼다(「교원지위법」 제26조). 그러나 그 결정 가능한 조치의 내용이 서면사과 및 재발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그친다는 점을 보면 피해교원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 다만 이는 교육청이 침해보호자의 심각한 수준의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어 보인다(「교원지위법」 제20조 제4항). 피해교원과 침해학생의 즉시 분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는 피해학생 보호를 위하여 가해학생과의 즉시 분리에 관한 규정이 있다. 반면 기존 「교원지위법」에서는 이와 같은 규정이 없어서 침해학생을 분리할 수 없었고, 피해교원이 특별휴가를 통해 학생을 피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피해교원을 위한 올바른 보호수단이 아님은 물론이고, 피해교원의 부재로 같은 반에 소속된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되는 방법이다. 이에 개정 「교원지위법」에서는 원칙적으로 피해교원과 침해학생을 즉시 분리하게 하는 규정을 두었다(「교원지위법」 제20조 제2항). 이러한 규정의 내용만 놓고 보면 기존과 같이 피해교원이 침해학생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수 있지만, 같은 규정에서 ‘분리 조치된 가해자가 학생인 경우에는 별도의 교육방법을 마련·운영하여야 한다’라고 표현한 점에 따르면 분리의 대상이 학생일 수 있음은 명확해 보인다. 이에 따라 피해교원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가 가능해졌고, 불편함 없이 다른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생겼다. 그러나 침해학생의 분리방법에 관해서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구체적인 방법을 열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걱정이 있다. 즉 학생의 출석을 중지시키는 것도 가능할지, 그 기간은 어떤 기준에 의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교원지위법 시행령」 역시 이러한 즉시 분리에 대해 결국 학교의 장이 결정하도록 정해질 것으로 보여 진다. 이 때문에 즉시 분리를 둘러싼 학교와 보호자의 갈등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원 보호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행위가 아동학대로 신고 되어 교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는 교육감이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게 되는 규정이 신설되었고(「교원지위법」 제17조), 이는 수사기관의 현재 수사과정에서도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시행일 이전인 지금도 이미 적용되고 있다. 생판 남인 성인이라면 다른 사람의 비행을 모른 척 지나갈 수 있다. 식사시간이 되어도 식사를 안 하더라도 이에 대해 지적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심지어 신체적인 폭력이 일어난 상황이라도 싸움을 말릴 의무가 없다. 그런데 학생을 지도하고 안전을 지켜야 하는 학교는, 교사는 그럴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학생을 혼낼 수도, 식사하도록 훈육할 수도, 싸움을 말리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학교 현장은 분명 특수성이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사정들이 그간 수사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학생 지도를 위한 교원의 성실한 노력이 아동학대라고 판단되는 일도 상당히 존재했을 것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수사과정에서 교육현장에 대한 전문가인 교육청이 의견을 낼 수 있게 하는 규정이 새롭게 도입된 것이다. 이에 더하여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 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교원의 신분을 두텁게 보장하게 하였다(「교원지위법」 제6조 제3항).
주제 : 행복을 담아서 일시 : 2024. 4.1(월) - 4.19(금) 장소 : 서초구립한우리정보문화센터(서초구 남부순환로340길15. B1갤러리활) 월 - 금 9-18시/ 토 9 - 12시(일요일과 공휴일 휴관) 문화지원팀 070-7209-2935 박세준 작가는 어릴적부터 동물원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동물원에 가면 사자, 호랑이, 기린, 코뿔소를 좋아하였으며, 이들과연못가에서 오랫동안 서 있었습니다. 이런 감성이 작가의 작품 속에도 반영되어 사자, 호랑이, 기린, 코뿔소, 물고기와 같은 많은 동물 친구들을 작가만의 표현방식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그려냅니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고 힘이 넘치는 작가의 작품 속에는 마음에서 솟아나는 기쁨과 행복과 사랑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아픔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만난 많은 부모는 자신의 가정에 장애 자녀가 생겼다는 것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낙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DREAM IS NO WHERE" 이렇게 절망하는 부모들에게 '교육의 가능성'을 일깨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그들이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고 가진 꿈과 재능을 꽃피우도록 돕는 일은 교사에게 주어진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장애 자녀를 평생동안 돌봐야 하는 부모의 삶은 마라톤과 같이 힘들고 고단한 여정입니다. 교육현장에서 만난 장애인 가족들의 고민과 아픔 에 공감하며 '페이스 메이커'로 함께 달려 온 과정에서 열린 이같은 열매는 교육자로서의 보람된 삶의 체험이었기에 행복을 나누고자 합니다. 작품을 관람하시는 분들도 사랑과 행복과 평안함을 가득 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작가 약력 현) MEDIHEAL 매디힐 소속 작가 2009-2014"소리없는 울림전"(1회~6회) 세종문화회관, 국회 전시 2009 "제39회 세계 아동미술 교류전" 호암아트홀 전시 2010 초대 개인전 (갤러리 포유, 갤러리 아르케) 전시 제24회 지적장애인 사생대회 대상" 수상 2011 Korea Art Brut 책자에 작품 수록 발간 2014 제5회 장애인 희망키움 미술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2015 제1회 국제융합예술전(한국,일본,중국,러시아)에 한국작가로 수상 전시 2023 강남세움복지관 주관 "아우름" 공모전 "장려상" 수상 제2회 청와대 춘추관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전시 청와대 헬기장 그곳에서 비로소 예술 "바람난 그림전" 전시 서울 추모공원 "인생의 봄" 전시 페인터스 드림 "세개의 감각 하나의 예술" 전시 강남세움복지관 주관 "언어 BE언어 존재하다" 전시 한국장애인 미술협회 주관 "그림 봄길전"과 2023년 미술협회전" 전시 디스에이블드 주관 "11월의 동물파티"와 "Merry Heartism" 전시
많이 닮았다. 교사라는 점이 같았고, 철학, 인문, 시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 비슷했다. ‘아이는 아무 이유 없이 사랑받을 존재’라는 교육 철학이 통했다. 이름난 맛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전시회 티켓을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맞닿았다. 어쩜 이렇게 말이 잘 통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신기해할 만큼. 45년생 나태주 시인, 그리고 95년생 김예원 교사(부산시교육청 소속)는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다. ‘오십 해의 간극’을 뛰어넘어 6년째 우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두 사람은 최근 에세이 ‘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습니다’를 함께 펴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던 수많은 이야기 중에 김 교사에게 울림을 준 나태주 시인의 말을 골라 담았다. 사랑, 죽음, 사회생활, 인간관계 등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질문에 대한 답을 두 사람의 대화에서 구할 수 있다. 김 교사는 “취업 준비를 하고 직장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시인님이 해주신 많은 위로와 조언은 큰 힘이 됐다”며 “시인님에게 받았던 격려와 위로, 지혜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팬레터 한 통에서 시작했다. 대학생일 때 나태주 시인의 시에 푹 빠져 감사 편지를 썼다.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좋았던 영시 두 편도 동봉했다. 김 교사는 “문득 ‘많은 사람을 위로해 주는 시인님은 제대로 위로받고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글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글이 가장 큰 위안일 것 같아 시를 보내 드렸다”고 전했다. “시 한 편은 번역본이 있었는데, 다른 한 편은 없었어요. 직접 번역하고 혹시라도 오역이 있을까 봐 한 줄, 한 줄, 저만의 설명을 달았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답장을 받았죠.” 이들의 대화에선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상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인정하고 수용한다. 서로 다른 생각도 대화를 이어가면서 중간 지점을 찾거나 상대를 존중한다. 김 교사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시인님은 어떨 땐 관리자의 관점에서, 때로는 동료 교사의 관점에서, 아빠의 관점에서 조언해주신다”고 귀띔했다. “첫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선배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지금까지도 큰 힘이 돼요. 일을 계속하다 보면 도저히 못 버티겠다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이 올 텐데, 그때 다른 사람들은 그런 순간을 어떻게 넘기는지 지켜보라고요. 어떤 어려움을 겪든 너의 편이 돼주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이었죠. 시인님께 여쭸어요. 정년까지 직장 생활하면서 힘들 때 시인님의 손을 잡아 준 사람이 있었는지를요.” 나태주 시인은 "있긴 했지만, 오래도록 그런 사람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대신 시에 기대 견디고, 욕심내지 않으려 했다고. 김 교사는 그동안 배려심 많고 존경스러운 동료를 만나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이내 우리인생에서 홀로 서서 이겨내야 할 때가 훨씬 더 많다는 걸 깨닫는다. 나태주 시인이 말하는 ‘욕심내지 않기’는 이렇다. ‘더 나아가기 위한 특별한 과업을 하지 않는 거야. 예를 들어 내가 교장이었으니 특별한 교육청 사업을 하면 점수를 따로 더 나아갈 수 있었어. 근데 그러지 않았어. 그저 교장 자리만 지켜냈어.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고 거기까지로 만족한 거지.’ 김 교사는 “너무 힘들 땐 잘하려고 하지 않고 오늘을 버텨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오늘을 버티고 넘기고 나면 일주일이 지났고, 또 잊히더라”라고 했다. 직장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김 교사에게 주변에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그는 말한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글을 쓰면서 풀고, 글 쓰는 과정에서 힘이 들면 다시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 에너지를받는다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의 선순환’이다. 김 교사는 “N잡러인 시인님도 때론 힘에 부쳐 보이지만, 모든 일 자체가 시인님에게 원동력이 돼주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권태감은 누구에게나 와요. 그럴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환기를 시키고, ‘나한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해요. 즐겁게 이겨내려고 노력하죠. 시인님과 함께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을 쓰자, 하면서 썼어요.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직장인,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 가치관을 정립할 시기에 있는 청소년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신학기를 맞아 현장 교원들이 교육외 업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행정 지원 부족으로 CCTV, 정수기 관리, PC 및 스마트기기 관리, 몰래카메라 탐지, 학교 주변 유해환경 정비와 통학로 안전 점검, 교육복지 지원 업무 등을 여전히 맞고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정책, 입법 등으로 추가 업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의 범죄 이력 조회를 일선 학교에 맡겨 혼란이 벌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경기도의회의 일회용품 관련 조례 개정으로 학교 일회용품 수량 파악에 교사들이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전담조사관 전력 조회 업무의 경우 교육지원청이 아동기관에 포함돼 있지 않은 법령 미비로 인해 학교가 업무를 떠맡게 되면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관내 초·중학교가 관할경찰서에 각각 범죄 전력 조회를 의뢰해 경찰서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또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된 ‘경기도교육청 일회용품 없는 학교만들기’ 조례로 인해 경기 도내 학교에서는 컵, 접시, 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등 12개 물품에 대한 일회용품 전수조사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전수조사를 매년 한 차례 조사해 공개해야 하는 강제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 같은 일은 해마다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문을 접한 현장 교사들은 “행정편의적 탁상공론 발상에 어이가 없다”며 “제발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달라”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훈지 경기교총 회장은 3일 해당 조례를 발의한 유호준 도의원(더불어민주당)을 만나 “조례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교육활동에 필요한 1회용품의 경우 비품이 아닌 순교보재이기 때문에 실태조사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교사가 불필요한 행정으로 인해 자긍심과 사기를 잃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한국교육정책연구소에 의뢰해 교원행정업무 경감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12월 18일 교원 행정업무 이관을 교육부 교섭에서 타결한 한국교총은 “본연의 교육활동에서 벗어난 과중한 행정업무는 교사를 학생에게서 멀어지게함은 물론 교사의 자긍심 마저 무너지게 하는 또다른 형태의 교권침해”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말로만 행정업무 경감이 아니라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업무 경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이 제시한 이관 업무는 각종 교육활동 관련 인력 채용 계약업무, 환경개선 및 산업안전·보건 관련 업무로 원어민강사 출입국 사무소 관련 서류 작성, 각종 조회, 계약직 교원 관련 감사자료 보고, 공기질 측정, 정화조 및 쓰레기장 소독 등이 포함돼 있다. 여난실 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신학기 학생 파악과 상담, 교육 계획 수립에 여념이 없는 교사들은 행정업무와 교육청, 국회의 공문 폭탄, 지원 인력과의 갈등, 업무 떠넘기기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제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교사들의 요구에 교육 당국과 국회는 귀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 점촌북초(교장 하미경)는 3일 1교시 체육관(북마루관)에서 전교 학생자치회 다모임의 날을 실시하였다. 2024학년도에는 매월 첫째 주 수요일 1교시에 1~6학년 및 유치원 전교생 53명이 모두 모여 함께 의논하고 놀이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하였다. 이번 다모임에서는 2024학년도 첫인사 나누기 활동으로 53명 모두가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각 학급에서 진행한 학급 회의의 결과를 발표하고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에는 학교에 대해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학생들의 시각에서 개선해야 할 학교의 모습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 회의 이후에는 전교학생회에서 준비한 수호천사 활동을 진행하였다. 언니, 오빠 그리고 동생을 만들고 싶어 하는 자치회의 바람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전교생이 모두 형제, 자매 맺기를 통하여 학교 안에서의 가족을 만들어 1년간 내 동생의 수호천사가 되어 주는 활동이다. 뽑기를 통하여 한명씩 짝을 지어 유치원~3학년 학생은 동생이 되고 4~6학년 학생들은 형님, 언니가 되어서 1년동안 수호천사가 될 것을 촛불에 맹세하였다. 5학년 장OO 학생은 "귀여운 유치원 동생이 생겨서 많이 행복하고 수호천사가 되어 쉬는 시간마다 유치원에 가서 도와줄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교실 한 쪽에서는 주변의 상황이나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이는 아이나 매 쉬는 시간마다 엎드려서 자는 아이, 혹은 쥐 죽은 듯 책만 보고 있는 아이 한둘은 관찰된다. 소위 ‘전따(혼자서 전체를 따돌리는 것)’로 보이는 이들은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로만 분류해 개입하면 안된다. 불안으로 인해 교실 적응이 어려운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불안은 미래에 위협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서 비롯된다. 때문에 미래에 닥칠 위협을 과대평가하고 조심하며, 대비하려 한다. 대체로 과각성 상태에 근육긴장을 보이며, 위협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회피하는 행동 특징을 나타낸다. 불안장애에 해당되는 질환들은 그 대상이나 상황, 그리고 관련된 인지적 관념, 즉 관련된 생각이나 믿음의 내용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부정적 평가 더 과하게 해석 불안 증폭과 반복의 악순환 특히 교실에서 고립돼 있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 학교 적응이 곤란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회불안장애는 자신이 주목받거나 평가받는 상황과 관계를 회피하거나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불안하거나 약하거나 어리석거나 지루하거나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식으로 나쁘게 평가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거부하고 모욕하며 심지어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수행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거나 떨거나 말을 더듬거나 땀을 흘리거나 하는 모습을 보일까 두려워한다. 때문에 이러한 모습이 들킬까 두려워 타인 앞에서 식사하는 것이나 모임에 참석하는 것, 발표하거나 연설하는 것, 학교에 가는 것 등을 꺼리고 거부한다. 더욱이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되면 실제 받는 부정적 평가를 확대해석해 더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하는 특징을 보인다. 사회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발표하거나 주목받는 것을 고통스러워할 뿐만 아니라 가만히 앉아 있는 상황에서조차도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눈치를 살핀다. 학기 초에는 새로운 학급 친구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모둠 수업이나 동아리 등 그룹으로 무엇인가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자신이 집중되는 것 같고 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져 더욱 괴롭다. 또 낯선 친구들과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긴장하다 보니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나며, 두통, 어지러움, 복통 등 신체 증상을 경험한다. 자구책으로 아이들이 북적거리는 급식실을 피해 혼자 있거나 도서관으로 피해 보고, 쉬는 시간마다 엎드려 자면서 버텨보지만 이마저도 녹녹지 않을 때는 학교를 빠지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자신이 더 이상해 보일까 결국 자퇴를 결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위축과 긴장된 신체는 불안과 찰떡 이완과 느린 호흡 불안 완화에 도움 불안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살아남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안을 촉발하고 심화시키는 패턴을 무력화시키고, 자기를 객관화하고 수용하며, 지지적인 또래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불안을 유발하고 심화시키는 패턴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현재 불안이 촉발되는 상황과 그 상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 그리고 그 평가에 뒤따르는 행동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불안한 아이들은 낯선 아이들과 교실에 있을 때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된 생각(‘나를 좋지 않게 볼거야’, ‘날 싫어할거야’, ‘난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실수하면 우습게 될거야’ 등)을 하고, 지나치게 위축되며 긴장된 신체반응(심장이 뜀, 식은땀이 남, 목소리와 손 떨림, 얼굴이 붉어짐 등)에 초집중함으로써 소소한 신체감각과 불안마저 통제하려 애쓴다. 이 같은 생각과 행동은 불안을 더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회피하도록 함으로써 불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불안의 연쇄를 끊기 위한 훈련은 생각과 행동의 두 측면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 교실에서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을 찾았다면, 그 다음으로는 생각의 합리성에 대해서 따져본다. 가령 ‘나를 싫어하는 애도 있겠지만 나에게 관심 없을 아이도 있고, 나에게 좋고 싫음의 특별한 감정보다 그저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아이들은 나를 싫어해’라는 생각보다 더 객관적인 생각이다. 타인의 생각에 대해 이렇게만 분석해 봐도 나를 싫어할 아이는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100%로 느낄 불안이 최소한 30%로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근거 없이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접근과는 확실히 다른 효과가 있다. 아이들이 겪는 불안은 단순한 긍정지향으로 호전될 수 없는 나름의 매우 단단한 논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각성되고 긴장된 신체를 이완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감각을 보며 더욱 불안해지고 경직되며, 이러한 감각이 불편해 불안한 상황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길고 깊은 호흡으로 신체를 이완하고 움츠러든 어깨를 펴도록 해보자. 심리학자인 조던 피터슨은 그의 저서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뇌 화학적 관점에서 패배한 바닷가재와 승리한 바닷가재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바닷가재가 자신만만한 모습인가 아니면 위축된 모습인가는 신경 세포의 교감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과 옥토파민의 비율에 따라 결정되는데 승리하면 세로토닌 비율이, 패배하면 옥토파민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고 옥토파민 수치가 낮은 바닷가재는 몸이 유연해지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으스대며 걷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도 움츠러들거나 물러서지 않는다고 한다. 조던 피터슨은 바닷가재의 신경화학을 근거로 위축된 많은 이들에게 어깨를 펴고 당당히 걸으라고 말한다. 불안은 위축과 신체의 긴장에 찰떡이다. 반대로 신체의 이완과 유연함은 불안과 친숙하지 않다. 이처럼 이완된 상태와 불안은 양립할 수 없다는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완과 느린 호흡 훈련은 불안완화에 도움이 된다. 부정적 자기 판단에서 벗어나 객관화된 나를 수용하는 것 필요 둘째, 나에게 호의적이고 나를 지지해 주는 소수의 친구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교실에는 나를 싫어할 친구도 있지만, 나를 좋아할 친구도 있고, 나에게 관심이 없을 친구도 있다. 불안한 아이들은 이 모두를 동일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다. 불안한 아이들은 학급에서 ‘(아이들은 모두)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나를 싫어할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나를 좋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라는 등 ‘아이들 모두’로 인식한다. 타인 모두가 나에게 부정적일 것이라 생각되는 환경에서는 그 누구라도 당당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모두가 아닌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 사실 일부는 나를 싫어하지만 일부는 나를 좋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일부가 아닌 단 한 명의 호의적인 대상이라도 찾을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반드시 존재하는 단 한 명의 호의적인 사람과 관계하며 지지적인 관계를 맺어보는 경험은 교실을 회피하지 않고, 버티게 하며,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될 수 있게 할 것이다. 셋째, ‘나’라는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곧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나에 대해 ‘~라 생각할 거야’라는 것은 대체로 불안한 아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인 경우가 많다. 분명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정이 맞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 생각의 기저에는 자신에 대한 낮은 자존감이 뿌리내려 있다. 언변이 좋지 않다면 언변이 좋지 않은 것이고, 사교적이지 않다면 사교적이지 않은 것이며, 유머가 없으면 없는 것일 뿐이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직접적 상관은 없다. 성숙한 사람은 자아가 있고, 자아가 있는 사람은 자기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것이 당연하다. 자아의 비판적 자기 숙고는 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불안한 아이들의 자기 숙고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돼 있다. 때문에 객관적 자기 숙고가 필요하다. 객관적 자기 숙고는 있는 그대로 자기를 알고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병적인 불안은 사람을 고갈시키지만, 건강한 불안은 성장을 가져온다. 부정적인 자기검열에서 빠져나와 객관화된 나를 수용함으로써 불안한 것에 대해 불안해 하고, 불안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불안해 하지 않는 적당한 불안을 경험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회장 이경미)는 지난달 29~30일 서울 서초구 The-K호텔에서 제20회 신규교사 직무연수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는 ‘유치원 교원의 행복한 학급경영 능력 및 리더십 증진’을 주제로 ‘모두가 행복한 학급경영’(강사 정미연 서울영풍초병설유치원 교사), ‘행복한 교사 셀프 리더십 1, 2’(강사 강은미 한국인재경영교육원 대표) 등 강의와 ‘클래식 발레 갈라쇼’ 내용으로 진행됐다. 개회식에 참석한 여난실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축사에서 “교육 현장에 첫발을 내딛는 선생님들의 앞날을 힘차게 응원한다”며 “유치원 선생님들의 신분, 처우, 근무환경을 저하시키는방향으로 유보통합이 추진된다면 교총과 연합회가 강력이 연대해 결단코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경미 회장은 “새내기 교사가 서로 3월 한 달간 겪은 어려움을 나누고, 선배들과 앞으로의 비전을 세워가는 연수를 준비했다”며 “유아교육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시기인만큼 대한민국의 모든 유아교육인이 서로를 북돋으며, 손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교총 등이 참여하는 (가칭)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연금공대위)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연금 개악과 퇴직공무원의 연금 동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금공대위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는 지난달 10일 진행된 직역연금에 대한 의제숙의단의 합의안을 무시하고 공무원연금 보험료 인상과 퇴직공무원의 연금 동결이라는 합의도 되지 않은 의제를 시민대표단에게 제시하고 이를 통해 일방적으로 공무원연금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며 “2015년 대타협 약속 이행 없는 어떠한 공무원연금 관련 논의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연금특위 공론화위 산하 의제숙의단의 워크숍 결과 정부와 당사자가 균형 있게 참여하는 대화 기구를 즉각 구성해 개선안을 논의할 것(1안)과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을 지금과 같이 분리 운영하되 개별 직역연금의 재정건전성을 도모(2안)하는 두 가지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공론화위가 이 같은 제안을 무시하고 별도의 설문을 진행하고자 하면서 공대위의 반발이 촉발됐다. 공론화위는 ‘국민연금 보험요율 인상에 맞춰 공무원연금 보험요율을 조정한다’와 ‘퇴직공무원 연금급여액을 일정 기간 동결한다’는 문항을 구성해 설문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금공대위는 이를 공론화위의 일방적인 연금 개악 시도로 규정하고 반대에 나선 것이다. 공대위는 “2015년 공무원연금 개정 시, 연금 개시연령은 65세로 늦추면서 정부와 국회는 ‘공무원·교원 인사정책 협의기구’를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기로 해놓고 지금까지 합의 내용을 전혀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퇴직공무원의 노후 공백이 3년째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액률과 낮은 재평가율로 인해 국민연금에 비해 더 내고 덜 받는 상황을 개선해야 함에도 오히려 연금 동결 운운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와 관련해 여난실 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공무원연금을 다시 개정하려 한다면 정부와 국회가 약속한 2015년 공무원연금 대타협 합의사항부터 이행해야 한다”며 ▲퇴직공무원의 연금 한시적 동결 시도 즉각 중단 ▲공무원연금 보험요율 인상 시도 즉각 중단 ▲당사자를 배제한 개악 논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연금공대위에는 한국교총을 비롯해, 공무원노조연맹,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 전국경찰직장협의회연합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교조, 교사노조연맹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11년 6월, 한일간지에 ‘교총 주5일 수업 압력에 교과부 결국 입장 바꿨다’는 기사가 게재된 바 있다. 당시 신문은 ‘교총이 주5일 수업 달성을 위해 정당을 압박했고 총선 낙선운동까지 거론해 승리를 거둔 셈이 되었다’고 평했다. 사실상 교총 압박에 정부가 입장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2021년엔 유치원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다. 아동단체 등은 아동학대 방지를 들먹이며 법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당시 교총은 국공립유치원총연합회 등 단체들과 함께 입법발의한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유치원 선생님들의 인권침해, 수업권 침해 등 부작용’을 강하게 어필했다. 발의 법안은 통과되지 못한 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2022년 9월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는 인사혁신처 앞에서 ‘공무원 보수 1.7% 인상안은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2023년 현 윤석열 정부 첫 교총-교육부 교섭을 통해서 ‘담임수당 및 보직수당 인상’을 약속받았고 올해 인상된 수당 지급을 실현했다. 몰래 녹음을 증거자료로 채택해 특수교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건과 관련해서도 교총은 3월 22일, 2030 청년위원회, 특수교총과 함께 ‘몰래녹음 증거 채택 불가, 특수교사 무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수교육 현장은 불법 녹음 사례들이 판을 치고 있다. 더 이상 교육과 헌신, 신뢰를 찾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교총은 4만6500여 명의 서명을 2심 법원에 제출했다. 이처럼 교육계에는 교육여건 및 교원 처우를 악화시키고, 교권을 침해하는 사안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인 교원 처우 개선, 교권 보호는 모든 선생님이 바라는 일이다. 하지만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교원단체인 교총이 활동하고, 외치고, 대변하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총에 가입·지원·활동하는 일이 바로 교권 보호와 권익 향상을 위한 길이다.
성과상여금제도는 일반기업에서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조직의 능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공직사회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자 2000년대 초반 이를 도입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 도입된 성과급은 교사 간 위화감 조성, 갈등 유발, 사기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불렀다.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직 공무원과 똑같이 적용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매년 3월 말이 되면 학교 현장은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다. 제도 도입 초기 성과금 차등 폭이 크지 않을 때는 교원들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차등 폭이 커지면서 교직 사회를 분열시키고, 교육적 성과를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평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지속적인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미성숙한 학생을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갖고 교육을 수행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차등을 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의문점은 현장에서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는 교사들에게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육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제도 취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성과에 상관없이 모든 교육공무원에게 똑같이 주는 것이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면 교육의 특수성을 인정해 차등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차등 폭의 최소 비율을 50%로 운영하고 있다. 현장 교원들이 느끼기에 50%는 폭이 너무 크다. 학교에서 개인 성과금이 유리해지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는 비정상적인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차등 폭을 10% 이내로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교육당국은 교직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현장 교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공정하고 바람직한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충남 청양군의 공통점은 ‘인구 수’다. 두 지역 인구는 약 3만 명 정도로 비슷하다. 그런데 청양군은 헬리오시티보다 1180배가 넓다. 청양군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얼마 후 두 지역의 공통점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학교급별 다양한 제도 시행돼 현재 우리나라 228개 시·군·구 중 절반 정도(113곳)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이다.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공립 초‧중등 학생 수는 2023년 대비 2027년까지 약 58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감소 폭은 점점 확대돼 2038년까지 초등 약 88만 명, 중등 약 86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초교 6175곳(분교장 제외) 중 1424곳이 전교생 60명 이하다. 더욱이 30명 이하는 584개교로 전체의 9.5%다. 앞으로 이 현상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학교 규모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학교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교육당국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현재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소수 학생의 선택권이 중요해지면서 교과순회전담교사제를 실시하거나, 정규 수업 시간에 온라인 수업만 하는 학교가 문을 열기도 했다. 작은 학교의 교육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청양 지역의 청남·미당·목면·장평초는 작은 학교의 교육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청미목장’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청미목장’에서는 학생 수가 적어 진행이 어려운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1학기는 교과 중심, 2학기는 체험과 활동 중심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도 공동교육과정 수기 및 사례 공모전을 통해 학교 간 협력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장려하고 있다. 통학구역을 확대·조정하는 ‘공동학구제’도 거론된다. 공동학구제는 주소 이전 없이 다른 학구의 학교로 전·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 특성 살리는 자율성 보장해야 작은 학교를 없애거나 분교를 만드는 방안도 진행하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농산어촌 지역은 학교가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기능을 뛰어넘어 지역 주민들이 지역 문화를 생성하거나 유지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폐교는 젊은 주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는 기폭제가 된다. 작은 학교와 학교 폐교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살릴 수 있는 학교는 적정하게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작은 학교는 현재 진행 중인현상이자 다가올 미래이기도 하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기보다 지금까지 논의되고 진행했던 제도나 프로그램을 잘 살려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학교의 자율성을 대폭 보장하고 학교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별 맞춤형 교육과 학교자율특색과정을 잘 활용하면 작은 학교의 역할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올해부터 초등 1, 2학년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됐다. 개정 교육과정은 연도별 순차적 적용 과정을 거쳐 2027년에 전면 시행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 증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확대, 맞춤형 교육에 대한 요구 증가, 교육과정 자율화에 대한 필요성 인식 등의 사회적 요구로 개발됐다.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된 취지를 볼 때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하는 능력임을 알 수 있다. 교수학습·평가방법 개선 시작해야 이렇게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교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근본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에 깊이 영향을 끼치고, 지식과 정보 생산이 급속도로 빠른 현실 속에서 과거와 같은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으로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인재 육성이요원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을 잘 암기, 혹은 이해했는지 평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기반 사회로 접어든 이 시대에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한 편의 글로 본인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전달해야 한다. 즉, ‘배움에 대한 배움’, ‘스스로 탐구하는 즐거움’을 가르쳐야 한다. 그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미래 사회는 학문 간 융합과 개별화 지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교과의 틀 안에만 갇힌 교육, 모든 학생을 집단화한 공장형 교육 시스템은 인재 육성에 걸림돌이 된다. 교과 간 융합을 통해 변혁적 역량을 기르고, 자신이 아는 바를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능동적 학생을 길러야 한다. 교육을 둘러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출발점은 교수학습과 평가 방법의 개선이다.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와 기록(피드백)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과정이다.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들 내면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이끌 교육을 위해서는 서·논술형 평가의 개발과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주도적 학생 양성에 가장 적합해 서·논술형 평가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채점에 대한 민원 제기, 생활지도와 행정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열악한 근무 여건, 문항 개발과 적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이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과정이 험난하다고 꼭 필요한 평가 방법 개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한 것을 논리적 근거와 함께 작성하는 서·논술형 문항은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창의성과 포용성을 갖춘 주도적 학생을 양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평가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학생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고 평가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서·논술형 문항 개발과 적용에 힘쓸 때다. 교사 스스로 서·논술형 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평가 방법 개선에 나설 때 학교 현장은 진정한 배움의 공동체로 변모할 것이다.
한국교총은 29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118회 임시대의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교육 입법과 교권 정책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10개 항으로 구성된 결의문에는 ▲몰래 녹음 근절 방안 마련 ▲모호한 정서학대 명확한 법령 기준 명시 ▲안전사고 발생 시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 면제하는 학교안전법 개정 ▲학교폭력 정의를 ‘학교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안’으로 범위 명료화 ▲교원 순직인정 제도 개선 ▲학교행정업무 개선 촉진법 제정 ▲늘봄학교 전담인력 및 전용공간 조속 확보 ▲3~5세 유아교육 전담기관을 ‘유아학교’로 명칭 변경 ▲학폭 조사 부담 교사에 전가 금지 ▲세월호 참사 10주기 계기 국가 재난대응체제 점검·강화 등이 포함됐다. 교총 대의원회는 “교총과 50만 교원의 힘을 모아 ‘교권 5법’ 개정을 관철했지만, 여전히 아동복지법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교권 추락과 제도의 맹점으로 교대 자퇴생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교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교총은 제22대 총선 15대 교육입법 과제와 교권 11대 핵심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교육공약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곧 구성될 제22대 국회는 여야를 떠나 교육 입법과 교권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교총 대의원회는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로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신규회원 확보, 조직역량 결집을 통해 50만 교원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결의문 채택 외에 회장직무대행의 대표권 있는 이사 선임(안), 정관시행세칙 개정(안) 등이 심의 의결됐다. 또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는 제39대 한국교총 회장선거와 관련한 세부 방안을 결정했다. 전회원 대상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는4월 3일 선거 공고를 내며, 5월 2~3일 후보 등록, 후보 등록일~6월 12일 선거운동, 6월 13일~19일 투표에 이어 6월 20일 당선자를 발표한다.
신학기를 맞아 자녀에게 녹음기를 숨겨 보내는 학부모가 늘고, 심지어 이에 대한 불암감을 느낀 교사들이 값비싼 휴대용 녹음방지기를 구입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한국교총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실을 황폐화시키는 몰래 녹음은 불법임을 명확히 하고 엄벌해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월 1일 웹툰작가 주호민 씨 자녀 관련특수교사 아동학대 1심 판결에서 해당 교사에 대한 유죄가 선고된 직후 교총은 “수원지방법원이 몰래 녹음을 증거로 인정함에 따라 교실이 불법 녹음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녹음방지기 사용 후기에 ‘녹음 방지도 안 되고 환불도 안 되니 사지 말라’는 취지의 글까지 올라오는 실정이다. 교총은 보도자료에서 “세계 유래를 찾기 힘든 ‘막장교실’이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이런 불신과 감시의 교실에서 교사가 어떻게 학생을 열정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은 존중과 배려, 협력을 배울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실 몰래 녹음의 예외 인정으로 학교 교실은 계속해서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몰래 녹음은 증거로 불인정하고 특수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몰래 녹음 인정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17개 시·도교총, 교총 2030청년위원회 및 한국특수교총과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해 전국 교원 4만6500여 명의 동참을 이끌었으며, 22일 수방지방법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탄원서를 전달한 바 있다. 엄성용 기자
미국에서 훈육이 되지 않는 학생들과 오르지 않는 임금 등에 지쳐 교사들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주에서 공립학교 교사의 이직률이 정상 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 내 공립교사의 이직 현황을 공개한 10개 주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결과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여름에는 이직률이 낮아졌다가 2022년 급격히 치솟는 양상이 나타났다. 2023년에는 공립교사 이직률이 전년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교사 이직률이 2019년 14%였다가 2020년 13.1%로 감소했고, 2022년 18.5%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16.1%를 기록했다. 버지니아주에서 팬데믹 이전 교사 이직률은 12% 미만을 유지했으나 2022년에는 15.3%, 지난해에는 14.1%였다. 교사의 공석 비율도 4.5%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주마다 교사 이직률 정의 방식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해당 주 공립학교에서 더는 교육활동을 하지 않게 된 교사의 비율을 말한다. 공립학교들은 신규 교사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지니아 로우던 카운티의 초등 교장은 "올해 교사 두 명을 충원하려 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며 "교사 후보자 풀(pool)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많아진 배경으로는 팬데믹 이후 악화한 학생들의 문제 행동,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임금 등이 꼽힌다. 팬데믹 기간 원격 수업 등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더 심각해졌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떠드는 건 물론 교내에서 폭력 사건을 벌이거나 총기를 소지하는 등 사례가 크게 늘었다. 2009년 대학을 졸업하고 버지니아주에서 교편을 잡았던 전직 교사 벳시 섬너 씨는 지난해 퇴직을 택했다. 집에선 자녀 4명을 양육하고 학교에선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받는 임금은 합당한 수준에 못 미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에서 세계 지리를 가르치다 2022년 퇴직한 라이언 히긴스 씨는 "9학년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은 정서적으로 7학년 같았다"며 "가르칠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는 최근 인종·성별 등과 관련한 문제를 수업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와 관련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면서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약화한 것도 이직의 배경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공립학교 교사의 평균 급여는 6만6000달러(약 8800만 원) 정도로, 물가상승률에 의한 조정을 제외하면 수십 년간 거의 오르지 않았다. 교사들의 이직률이 높을수록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더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13년 발간된 한 논문은 8년간 뉴욕시 4∼5학년 학생 85만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교사 이직률이 높은 학년에 속한 학생들의 영어·수학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주상파울루 한국교육원이 브라질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한국어교원을 양성하는 두 번째 교육과정을 시작했다. 교육원은 상파울루대학교와 함께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한국어 현지 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한국어교원 양성 프로그램 제2기 개강식을 지난달 4일(현지시간) 가졌다고 최근 밝혔다.(사진) 제2기 양성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은 총 14명으로 상파울루대학교 한국어문학 전공 졸업생뿐 아니라 브라질 전역에서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을 보유한 타 대학 졸업자가 선발됐다. 교육생들은 11월까지 총 180시간 동안 고급한국어, 한국어교수법, 교육실습 등을 공부하게 되며 이수한 학생에게는 교육원과 상파울루대에서 공식으로 인정하는 수료증을 받게 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제1기 졸업생 16명을 공식 배출된 바 있다. 1기 졸업생들 중 일부는 올해 교육원 강사로 임용돼 교육원 직영 강좌와 현지 초·중·고에서의 한국어 강좌를 담당하고 있다. 그 외 졸업생들도 급증하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 해소에 나선 상황이다. 신일주 교육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2기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운영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상파울루대의 우수한 교수진과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우수한 한국어교원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대에서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임윤정 교수는 "한국어과 전공생들이 한국어교사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비전이 마련됐다"며 "브라질에서 확산 중인 한국어교사 수요를 해소할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추후 교육원은 학부과정 내에 한국어교원 양성 교육과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상파울루대와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