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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10일 성남보호관찰소 이전에 반발해 성남시 분당지역 일부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건은 기존의 성남보호관찰소가 성남 수정구에서 분당구 서현동으로 이전하자 자녀가 범죄에 노출됐다며 학부모들이 이전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등교거부를 농성의 수단으로 한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5개 등교거부 학교에 포함되어 있어, 더욱 난감했다. 사실 이번 일은 자녀의 안전한 보호를 위해 학부모들이 하는 집단행동이어서 학교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였다. 그러나 학교장의 확고한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어린 학생들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이었다는데걱정이 된다. 또한 학교의 뜻을 무시하고 학부모회 조직을 동원해서 학생들을 동제했다는 것에더 염려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보호관찰소는 범죄인에 대한 지도 감독 및 관리하는 기관으로 범죄를 저지른 이에 대해 자유를 박탈하는 교도소 등 격리시설과는 달리 일정한 의무를 조건으로 자유로운 사회생활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보호관찰소는 지역마다 배치되어 있다. 이번 성남의 사건으로 보호관찰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국으로 확대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도 된다. 일부에서는 주민들은 자신의 아이들만 안전을 염려하는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학생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서 학교가 밀집해 있는 곳이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도 충분히 이해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무단결석인 셈이다. 이에 대해서 학부모의 의견 많은 것이다. 학부모들은 무단결석보다는 ‘기타 결석’으로 처리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단결석이라는 어감이 싫은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분명히 등교를 고지했고 등교하지 않으면 ‘무단결석’으로 처리한다는 문자도 보낸 것이다. 이러한 학부모와의 학교갈등은 그 답을 찾기 어렵다. 학교는 원칙과 규정에 의해서 처리할 뿐 이를 벗어나면또 다른 문제가 대두된다. 그래서 상부기관인 지역교육청이나 도교육청에 문의도 하고 질의공문도 발송했지만 그에 대한 답은 학교장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원론적인 대답뿐이다. 이름만 지원청으로 바뀌었지 실제적인 지원도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이다. 한 마디로학교는 답답하다. 말로만 혁신과 개혁을 부르짓고 있는 것이다.
콩나물교실로 유명한 서울 잠실의 A 초등학교. 지난 7월 교육청으로부터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실 증축 공사 허가와 예산까지 받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딪혔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와 동 대표 측이 공사를 위한 기자재 운반 차량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단지 안에 위치한 학교다 보니 학교로 들어가려면 아파트 입구 차단기를 통과해야 하는데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 공사 차량 출입을 불허한 것. 이유는 입주민의 주거권 보호다. 이 아파트는 총 5678세대, 72개동의 대단지로 아파트 전체가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라 이사차와 택배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은 지하로만 이동해야 한다. 심지어 택시조차도 단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관리사무소 측은 무거운 공사차량은 지하 주차장이 하중을 버틸 수 없다는 이유로 당초 시공사에서 계획했던 30톤 트럭 기준 견적을 18톤 이하로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학교는 추가 예산과 늘어나는 공사기간을 감안하고 요구를 받아들여 재견적을 냈지만 이번에는 ‘입주자대표가 공석이라 결정권이 없다’는 핑계로 공사 차량 출입 허가를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이달 13일 학교 학부모회와 운영위원 등 학부모 110여명이 관리사무소 앞에서 집단항의시위를 펼쳤고 네 차례의 공문 발송과 40여일의 긴 줄다리기 끝에 24일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A초 교장은 “11월 말 완료를 목표로 했던 공사가 1월 중순까지 이어지게 됐다”며 “학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학교와 학생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리사무소의 교육권 침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교장협의회, 영재학급 개강식 등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차량 출입을 위해 행사 내용과 예상되는 출입 차량 수를 기재한 협조요청 공문을 사전에 관리사무소로 제출해야 한다. 관리사무소는 학교 출입 차량에 대해 아파트 몇 동 지하에 주차하라고 지정하는데 외부 손님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넓은 지하에서 해당 동을 찾아가기도, 주차 후 학교를 찾아 나오는 일도 미로 찾기 수준이다. 게다가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려면 입주 세대를 호출해 문을 열어달라고 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야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헤맬 수 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실제로 외부 인사를 초청한 회의가 이런 문제로 30여 분 지체되는 일도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주거권과 교육권이 충돌하는 문제는 비단 A초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또 다른 고등학교도, 바로 옆 다른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교육지원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파트 단지 내 학교는 유해시설물로부터의 안전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있어 판교신도시, 인천 구월동, 서울 독산동 등 새로 조성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학교를 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A초 교장은 “단지 안에 학교를 지을 때는 사전에 수요 예측을 잘 해 과밀학급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아파트와는 독립적으로 출입할 수 있는 별도의 통행로가 계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 과정 중에 만난 A초 주변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무거운 트럭이 드나들면 아파트가 망가지는데 두고 볼 수 있냐”며 “18톤도 피해가 없는 최대한의 수준으로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교 행사시 출입 차량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문이 전달된다면 지상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아파트 안에 갇힌’ 학교로 가는 길은 입주자 대표의 결정에 따라, 그것도 사전에 직접 공문을 들고 가야만 열리게 되는 것이다.
평상시에 주민센터(구 동사무소)를 가보면 민원인이 제법 많다. 실생활 속에서 주민등록등본부터 인감대장 등 여러 가지 잡다한 행정서류를 뗄 일이 많다 보니 안전행정부에서는 대부분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무인민원발급기를 배치하여 민원인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민원담당 공무원에게는 행정효율을 높여주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경찰서, 병원, 백화점, 지하철역, 터미널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간에 무인민원발급기를 배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반행정기관에는 보편적인 무인민원발급기가 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 시․도교육청과 같은 교육행정기관에는 거의 설치되어 있지 않다. 대학은 교내에 무인발급기가 있지만 학교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물론 민원의 양이 주민센터와 비교하면 현격히 적기 때문에 투자 대비 효과가 적다는 판단을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행히 2010년부터 안전행정부와 교육부가 협업 체제를 통해서 고교 학생생활기록부, 졸업증명서 등 7종의 일부 교육제증명 서류를 주민센터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서 무료로 발급해왔다. 더욱이 올해 9월 말부터는 전국에서 초등과 중학 학교생활기록부 등 8종을 추가하여 무료로 확대 발급한다. 이런 국민의 생활편의를 위한 서비스 기반은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여러 학부모 등 민원인들은 정부의 서비스 제공을 모르기도 하고 익숙지 않아서인지 여전히 학교에는 교육제증명 서류를 떼러 오는 일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검정고시나 수학능력시험 등 시험을 앞두면 더 그렇다. 가끔 학교를 방문하는 민원인들에게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들른 행정실에 민원담당자가 식사하러 갔을 경우는 20여 분 정도를 기다리는 때가 있어서다. 서류를 나이스로 조회해서 바로 드리면 상관없으나 다른 학교와 팩스로 주고받는 경우 시간이 길면 30분, 때로는 그 이상도 소요되기 때문에 민원인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학교에 독촉전화를 한다고 해도 그 학교 담당자가 식사하러 갔을 경우는 해결이 어렵다. 결국 민원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간이 얼마 정도 걸리니 바쁘지 않으시면 얼마 후에 일 보고 오시라고 말을 전하기도 한다.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일반행정기관 중심으로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를 학교 현장에도 도입하는 것이다. 물론 대당 가격이 상당하여(약 2,700여만 원) 모든 학교에 배치하는 것은 예산 확보 측면과 투자가치 면에서 어려운 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입시 등 교육제증명 서류에 대한 행정수요는 꾸준히 있으므로 투자할 여지는 있다고 보인다. 이른바 민원인이 많이 들르는 거점학교 등 교육기관에 우선 설치하되, 예산과 이용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교에 설치하는 것은 학교별 민원발급 건수를 통계 내서 빈도수 높은 학교에 우선 시범적으로 설치한다면 예산 낭비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 그리고 교육기관이나 다중 이용시설은 거리별, 이용 빈도수 등을 분석하여 적절히 위치를 안배하면 될 것이다. 동마다 하나씩 있는 주민센터보다는 학교가 학생․학부모 및 주민들의 접근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다만 학교는 방과후 무인민원발급기를 운영할 경우 관리상의 문제점인 보안, 고장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24시간 가동은 어렵다. 민원인들의 편의를 위해 저녁 8시경까지 운영하되, 발급기를 별도의 안전부스에 배치한 후 폐쇄회로 TV 등으로 감시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해 본다. 이처럼 무인민원발급기를 교육기관 등에 확대 설치할 경우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학생․학부모를 위한 교육행정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교육기관에 대한 이미지 제고도 거둘 수 있다. 더욱이 주민센터 민원발급 업무를 학교에서도 할 수 있다면 주민 편의 도모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증명발급 등에 든 행정력을 교육지원에 투자할 수 있다. 행정실에서 단순 업무를 줄이고 교육행정 고유 업무에 집중한다면, 좀 더 다양한 교육지원도 가능해지면서 교육력 제고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표한 「정부3.0」의 정책에 부응하는 정책 실현이 될 것이다. 국민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작은 발걸음이 될 행정이 교육기관에도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전국 어린이놀이시설 2015년까지 설치검사 유·초등학교에서 놀이시설이 사라지고 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2015년까지 전국 유·초등교 놀이시설에 대한 설치검사가 실시되면서 네 건당 한 건의 놀이시설이 불합격 판정을 받고 있지만 교체예산이 없어 줄줄이 폐쇄·철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A교는 지난 주 학교 놀이시설을 모두 철거해 운동장이 황무지가 됐다. 놀이시설 설치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2011년 3월 사용중지 처분이 내려져 줄곧 폐쇄해 오다가 결국 철거하기로 한 것이다. A교 교장은 “시설에 이용금지 푯말과 안전띠를 둘렀지만 아이들의 출입을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고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학교에서 고스란히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 운영위원회가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근의 B교도 최근 미끄럼틀, 그네, 늑목 등 모든 놀이시설을 폐기했다. 교육청에 요청해 봐도 “한 두 학교가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라 당장은 도리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놀이기구 문제로 몸살을 앓는 학교는 비단 A교뿐이 아니다. 대전 C교 역시 불합격 받은 일부 시설은 폐기 하고 일부분만 살려 재검사를 받았다. 시설을 하나씩 늘릴 계획이지만 예산 문제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비싼 것은 하나에도 3~4000만원에 달하는 놀이시설을 학교 자체 재정으로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치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대부분 학교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발단은 2008년 안전행정부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제정, 2012년 1월 26일까지 전국 모든 어린이 놀이시설의 설치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한데서 시작됐다. 그러나 전국 6만2000여 개의 놀이시설을 4년 안에 검사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으로 지난 3월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검사 기한을 2015년 1월 26일까지 유예했다. 검사는 안행부가 마련한 시설 및 기술 표준에 따라 진행되며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경우 시설은 즉시 폐쇄조치 된다. 지금까지(9월 26일 기준) 전국 1만3251개의 놀이시설 중 합격 시설은 8647개, 부분합격하거나 불합격한 시설은 2121개, 미검사 시설은 2483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 검사 건수는 1만7808건이고 불합격률은 4490건으로 25.2%다. 그래픽 참조 놀이시설들이 불합격 판정을 받는 주된 이유는 외관상 멀쩡해보여도 습기에 약해 안에서는 부식된 경우가 많은 목재기구, 10년 이상 된 녹이 슨 철 구조물, 틈새가 좁아 머리가 끼일 가능성이 있는 늑목 등에서 나타난다. 잇따른 폐쇄 조치에 교원들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산 D교 교사는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아이들이 더 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함인데, 설치를 위한 예산도 확보해 놓지 않은 채 기준에 미달하면 폐쇄부터 시키고 대책은 마련해 주지 않는 정부 행태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경기 B교 교장도 “지난여름 일본을 방문해 초등학교를 세 군데 돌아보니 우리보다 훨씬 오래된 놀이시설도 여전히 잘 쓰고 있었다”면서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천편일률적인 놀이기구만 설치하다보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통한 창의성 신장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전관리법은 어린이들이 놀이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하고 사고 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관리·보호 한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시설검사업체 관계자는 “놀이기구의 재미와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다”면서 “예전에는 사고가 나도 관할구청 등에 담당자가 없어 법적 구제가 힘들었지만 안전검사를 받으면 법이 제시한 가이드라인만 따르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학교 사정도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설이 폐쇄된 후다. 대부분의 시·도가 관련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설치 시기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A교 교장은 “무상급식이나 돌봄교실 등 복지정책에 만 과도하게 예산이 치우치다보니 정작 아이들 교육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교육시설 신축·개보수에 필요한 예산 편성은 소홀한 것 아니냐”며 “진정한 교육복지를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안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검사 시설의 80% 가까이가 사립유치원인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015년 1월 이후 모든 설치검사가 끝나면 불합격 판정을 받은 사립유치원의 놀이시설 대부분은 폐쇄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공립과 다르게 예산지원이 힘들어 영세 유치원의 경우 2~3000만원에 달하는 놀이기구를 설치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고 강요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린이 놀이시설 보수 및 설치에 대한 예산은 시·도 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어린이 놀이시설 보수 및 설치비용에 대한 예산이 따로 배정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예산에 설치비용을 포함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불합격 받은 놀이시설에 대한 보수 및 설치비용으로 79개교에 16억 원을 지원했다. 학 학교당 2000만 원 정도 지원된 셈이지만 미검사 학교가 유치원 152개교, 초등 97개교인 것을 감안하면 예산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유예기간인 2015년 1월까지는 설치검사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추경예산을 통해서라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학생, 교원들은 “언제 복구될지 모르는 채 몇 년 째 애물단지가 된 놀이시설을 바라보기만 하는 현실이 가혹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책 읽는 소리가 가을밤을 수놓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있다.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이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사회적으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 바로 서울봉화초(교장 김명숙)다. 서울봉화초는 25일 저녁, ‘별빛 가족도서관’을 개관하고 교내 1층 도서관에서 아빠, 엄마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동안 책 읽어주는 교장선생님, 매주 선‧후배 독서 나눔, 책속에 나오는 지역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가을을 맞아 특별히 가족애를 키우기 위한 가족도서관을 개관하게 됐다. 김명숙 교장은 “이번 행사는 교사들로 구성된 ‘독서동아리’의 모범적 독서활동과 자발적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책과 가족을 통해 가슴으로 소통하고 그것이 바른 인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독서교육의 목표”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반응은 뜨거웠다. 퇴근 후 양복차림으로 자녀들과 함께 온 아버지, 이른 저녁을 먹고 서로서로 책을 읽어주는 가족들, 자녀보다 더 책에 심취한 학부모 등 여기저기 책 읽기 삼매경에 빠졌다. 자녀들과 도서관을 찾은 한 학부모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학교에 고맙다”며 “아빠로서 학교 안으로 들어올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오늘 행사를 통해 도서관, 교실 등 우리 아이가 어디서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알게 돼 아이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화초는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혼내지도 않는다. 칭찬만 있을 뿐이다. 독서는 강요가 아닌 칭찬을 통해 자발적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가을저녁 별빛보다 빛난 서울봉화초의 ‘별빛 가족도서관’은 오는 27일까지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이 주관한 2013. 현장중심 학교폭력 대책 안내 및 법교육이25일광양시여성문화회관에서 동부지역 학교장을 대상으로 열렸다. 도교육청 학생생활지원과 최복용 과장은 인삿말을 통하여 학교폭력 대응을 위하여 학교장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현장체험 학습 관련 2012. 청렴도 측정 결과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업무 처리에서 공직자의 의식 개선 등 청렴성을 강조하였고, 백도현 장학사는 학교폭력 대책 안내로 학생폭력 처리 원칙은 가이드북에 의한 절차를 중시하고, 빠른 조치와 공평성의 시각에서 처리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다. 2부에서는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손영배(형사3부장)검사의 법교육 강의가 이어졌다. 학교 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단계는 중학생 과정이므로 초등학교 단계부터 법교육이 필요하며 법 의식과 준법 의식을 갖고 행동화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학부모 교육의 중요성으로자기 자녀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되어서도 안 되며,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학교폭력은 사전관리 단계에서 학교 폭력을 사전에 예측하여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학생에 대한 교육과 교직원 및 학부모에 대한 교육을 학기별 1회 이상 실시하고, 수시교육, 집중교육, 주기적 교육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 학교폭력 발생시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려하여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선도위원회나 징계위원회를 열어 내부적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으나, 법적 절차에 따라 자치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처리함이 바람직함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3부로 아동 청소년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이루어졌다.
크고 강한 ‘Dynamic 부산’. 우리나라 제1의 항구도시답게 태종대와 신선대, 해운대와 광안리 등 대부분의 관광지가 바닷가에 있다. 부산에서 유독 북쪽의 내륙에 위치한 관광지가 금정산성과 범어사다. 지난 9월 15일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과 금정산을 산행하며 금정산성의 성벽을 둘러보고, 부산 시내를 비롯한 바닷가와 낙동강 물줄기를 내려다봤다. 이른 아침, 둘째 아들과 택시를 타고 2차 집결지인 청주 남부터미널로 갔다. 7시 15분경 회원들과 합류해 문의IC로 향한다.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작은 나라를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연결한다. 금정산까지 청원상주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대구부산고속도로를 달리며 도로사정이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관광버스로 부산에 몇 번 다녀온 사람들은 선산휴게소와 청도휴게소가 쉼터라는 것도 미리 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잠이 없다. 살아온 세월만큼 할 얘기도 많다. 이석기 국회의원 내란음모사건, 채동옥 검찰총장 혼외자식사건 등 이야기 거리가 많고 의견이 다양하다보니 버스 앞에 붙어있는 ‘대화는 조용히... 음악, 스마트폰 소리는 이어폰으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같은 차안에서 젊은 사람들은 거리가 멀고 나이 먹은 사람들은 시간이 짧다. 낙동강을 만나고 김해부산IC를 빠져나와 잎이 우거진 나무들이 터널을 만든 굽잇길을 한참동안 달리며 대천천계곡과 금성동주민센터를 지나 산성고개에 도착했다. 10시 50분경 성벽을 따라 대륙봉, 2망루, 남문, 망미봉, 헬기장, 상계봉, 1망루, 파리봉을 거쳐 화명수목원으로 하산하는 산행을 시작한다. 금정산성(사적 제215호)은 행정 구역상 금정구 금성동에 위치하고 금정산 줄기에 성문과 망루가 각 4개씩 있다. 원래 이름은 동래산성이고 한반도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조건에 걸맞게 길이가 약 17㎞, 면적이 250만여 평에 이르는 큰 산성이다. 산정의 돌샘이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금빛이 났는데 이 샘에 금색 물고기가 5가지 색의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된 금정산은 낙동강과 수영강의 분수계를 이루며 주봉인 고당봉(801m), 장군봉(727m), 미륵봉(711m), 원효봉(687m), 상계봉(638m), 의상봉(620m), 파리봉(615m), 망미봉(605m), 계명봉(601m), 대륙봉(520m) 등 600m 내외의 봉우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초입의 나무데크와 급경사 오르막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이름이 생소한 대륙봉에 도착한다. 평평바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부산시내와 해운대 앞 남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뒤편으로 보이는 파리봉도 멋지다. 대륙봉에서 호젓한 성벽 길을 따라가면 동제봉(높이 545m)에 2망루가 서있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망루지만 산성의 성벽과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801m)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루 앞 나무숲과 무리를 이룬 큰 암석들이 쉼터 역할을 한다. 2망루에서 가까운 남문은 동제봉과 상계봉을 잇는 능선 아래에서 만난다. 남문은 산성고개와 케이블카 종점에서 도로가 연결되어 있을 만큼 교통이 좋아 가볍게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쉼터가 된다. 망미봉(높이 605m)은 남문에서 경사가 급한 나무계단을 올라 그냥 지나치기 쉬운 오른편 숲속 바위위에 표석이 숨어있다. 망미봉을 돌아서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상계봉이 멋지다.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나무계단을 올라 헬기장을 지나면 암석들이 촘촘히 박힌 산줄기와 상계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헬기장 아래편 숲속에 오순도순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늘 그렇듯 각자가 싸온 음식들을 배낭에서 주섬주섬 내놓으면 푸짐한 점심상이 차려진다. 상계봉을 향해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며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헬기장과 망미봉 방향의 산줄기가 가깝게 보인다. 상계봉(높이 638m)의 풍경은 금정산의 남쪽을 대표하는 봉우리로 손색이 없다. 30여m의 깎아지른 직벽과 기묘한 암석들이 하늘을 향하여 송곳처럼 솟아오른 모습이 무리 지어 있는 닭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을 뜻하는 군계일학(群鷄一鶴)을 닮았다. 좁고 위험한 곳이 많지만 초입부터 바위 사이를 오르내리며 스릴을 즐긴다. 상계봉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며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상학산 상계봉(上鶴山 上鷄峯)’이라 새겨진 표석 윗부분에 ‘상학산’ 부분만 글자를 지운 흔적이 있어 이곳이 예전에는 상학산이었으며 날카로운 바위들이 무리지어 있는 초입의 봉우리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 상학봉을 말하는 것으로 짐작케 한다. 상계봉에서 파리봉까지는 비교적 산행하기 쉬운 산길이 이어진다. 이곳에도 기이한 바위들이 많다. 상계봉에서 북쪽으로 300여m 거리의 1망루는 누각이 복원되지 않은 채 투박한 성벽과 주춧돌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조망이 좋은 이곳에서 낙동강은 물론 금정산과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의 숲길을 걷다보면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며 대륙봉에서 바라봤던 파리봉이 나타난다. 돌무더기 암봉이 능선 위에 성처럼 솟아오른 파리봉(높이 615m)의 표석에 ‘파리란? 불교의 칠보 중의 하나로써 수정을 뜻합니다.’라고 써있다. 파리봉이라는 이름은 산위의 바위가 수정처럼 빛나고 코끼리가 낙동강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과 닮아 붙었다. 멀리서 바라본 모습처럼 울퉁불퉁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불쑥 솟아오른 암봉들이 장관이다. 파리봉 북쪽으로 화명수목원과 금성동, 고당봉과 원효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파리봉에서 얼음골을 거쳐 서문으로 하산하는 산길은 공사로 당분간 산행할 수 없다. 전망데크에서 화명수목원 방향으로 계단을 따라가면 뒤편으로 보이는 파리봉의 암벽이 웅장하다. 먼발치로 보이는 낙동강과 산길에서 만나는 멋진 바위들이 구경거리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 산행을 함께하는 일행들의 구수한 이야기도 보약이 된다. 초행 산길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살이를 닮았다. 다 내려왔는가 싶었는데 날카로운 철조망이 길을 막아 한참을 빙빙 돌며 고생한다. 그래도 길은 길로 연결된다. 고생했지만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따라주는 산성주를 마시며 부산 사람들의 후한 인심을 만끽했다. 2시 40분경 화명수목원에 도착해 아래 주차장에서 시원한 막걸리로 뒤풀이를 했다. 주변 사람과 얘기 몇 마디 주고받으면 세상 좁다는 것 금방 안다. 인간관계는 고구마처럼 캐면 캘수록 아는 사람들이 연관된다. 중학교 2년 선후배를 같은 자리에서 만났는데 선배는 초등학교도 동문이다. 3시 20분경 출발한 관광버스가 왔던 길을 따라 청주로 향한다. 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휴게소의 청도를 상징하는 소싸움과 홍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에서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에 추석을 앞두고 한껏 살을 찌운 달이 걸려있다. 해가 참 많이 빨라졌다. 석양을 바라보고 달리더니 문의IC가 가까워지며 고속도로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온다. 7시 20분경 청주에 도착하며 금정산의 상계봉 일대를 돌아본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모두 6만8000여 명이다. 이 중 절반이 고등학생인 것으로 교육부가 밝혔다. 다시 말해 고등학생 100명 당 두 명 꼴로 학교를 그만두는 셈이다. 학업 중단의 가장 큰 이유는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이나, 학교규칙, 대인관계 등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퇴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학업중단숙려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도나 성과가 미미하다.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은 이 중에서도 20%에 불과한 것이다. 학업부진이나 교우관계에 어려움에 맞는 맞춤형 숙려제 운영이 필요하지만 이들을 교육할 인적자원이나 재정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통계로만 봐도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학업중단 학생이 뚜렷하게 갈 곳이 없다는데 있다. 물론 가정환경이 어렵고 생계를 위해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몰라도 대부분이 단지 공부가 싫어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일찍이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 그야말로 뚜렷한 대책 없는 것이 문제다. 막상 자퇴를 하고 공사판에서 막노동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해 보지만 생각보다 힘들고 생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다시 학교로 갈 용기도 없고 몇 달이 지나면 사실상 공부와는 멀어지기 십상이다. 더 큰 문제는 학업중단이 대게 부모와 합의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스스로 그만 둔 일이라 부모와의 사이도 그리 좋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이 가정갈등으로 이어져 부모의 관심도 점점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태가 어느 정도 지나면 가출로 이어진다. 가출과 노숙을 병행하면서 학생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길로 접어들기 쉽다. 학교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학교 밖에선들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이들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다시 한 번 상처받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낮고 세상 주변, 이웃에 대한 불신, 실망, 배신을 겪어서 마음의 아픔을 안고 있기 때문에 학업중단이 청소년의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젠 우리 전체가 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청소년은 곧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학업 중단은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 할 수 없다. 의무교육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교육은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다하는 당당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단지 학교만이 아니라 온 국민 관심을 갖고 다시 학교로 되돌아오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부나 교육청도 이들을 위한 대안교육을 확대하고 자립심을 길러 최소한의 청소년 이탈을 방지하여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25일 관훈토론에서 고교 한국사 교과서 문제, 전교조 법외노조화, 대학입시 발전방안에 모아진 패널들의 질의에 대해 각각의 입장과 견해를 밝혔다. 또한 추가발언을 통해 28만여 명에 달하는 이탈학생 문제를 짚고 ‘중학체제 다양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역사교과서 논란=안양옥 회장은 최근의 한국사교과서 논쟁이 지나치게 정치쟁점화 하는 부분을 경계했다. 안 회장은 “교육 안에서 본질적으로 논의돼야 할 내용이 정치 쟁점화 되는 것에 대해 매우 불행하게 생각한다”며 “일반교육인 초중고 교육에서 역사는 사실적 지식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럼에도 일부 해석적 관점, 사관에 의한 해석이 마치 사실적 지식인양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로 교육부는 좀 더 공유된 지식체계를 정립하고 교학사 등 8종 교과서 모두를 총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는 “7종의 교과서는 정답이고 사실적 지식인 반면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이고 지극히 보수주의적 관점이라며 단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는 비록 양적 차이는 있지만 나머지 7개 교과서에도 공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대적 관점에서 보면 8종 교과서 모두가 문제가 있는 만큼 교육부가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논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훈 위원장이 “교학사 교과서는 다른 교과서와 비할 바가 아니어서 검정합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서도 안 회장은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교과서를 교체하다보니 필연적으로 역사교과서 오류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이런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다른 7개 종 교과서도 자체 분석결과 사관의 개입으로 오류가 존재하는 만큼 교학사 교과서 하나만 문제 삼아 집중 조명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기회에 교육부는 교과서 내용에 대한 명확한 검정기준을 만들어 역사학자와 국민 등의 이해를 구하고 8종 교과서 모두에 재집필을 요구해 논의를 종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초중고 교육은 일반 기초교육이라는 점에서 해석적 관점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며 “교과서는 공통된 지식체계를 담고 가르쳐야 하는 만큼 교육부가 속히 표준화되고 공유된 검정기준을 마련해 역사 교과서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역사교과서 논쟁을 탈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정교과서화를 제안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교과서는 단일화된 콘텐츠가 형성되는 장점이 있지만 검정처럼 다양함을 담지 못하는 약점이 있어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초등학교는 가장 기초교육이고 사실적 지식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점에서 국정교과서화가 의미 있다”면서도 “중고교는 국정교과서로만 하는 것이 다양함을 담지 못하는 약점이 있는만큼 오히려 내용에 대한 검정기준을 잘 만든다면 검인정 교과서 논쟁도 해결될 수 있고 나아가 교과서 논쟁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법외노조화=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이 법외노조를 감수하고라도 해직 조합원을 안고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안양옥 회장은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안 회장은 “전교조가 노동자적 관점을 너무 강조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 교원의 성직관이 많이 퇴색되고 있지만 전문가적 관점과 노동자적 관점에 있어 국민 대다수가 교직에 대해 전문가적 관점을 지향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교원단체는 한국적 특수성 속에서 일차적으로 교원단체로서 존립의 정당성, 정체성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 법의 문제가 분명히 있을 수 있겠지만 교원단체로서 건강성을 회복하고 국민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법치주의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합법 노조가 되려면 법이 시행령이라 할지라도 시행령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의 시정명령을 받아들이고 차후 법이 문제가 있다면 개정운동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안 회장은 전교조가 다음 달 18, 19일 시행할 예정인 조합 교사들의 연가투쟁에 대해서도 “전교조가 자주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그것이 동일하고 집단적인 행동으로 표출돼서는 안 된다”며 “목표를 위해 연가투쟁의 방식이 바람직한가 국민적 정서를 고려하면서 정부와 대립과 갈등보다는 시간을 두고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하고 그래야만 전교조 조합원도 집행부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입 간소화 및 대입발전방안=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문․이과 통합에 대해 안 회장은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상은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통찰력이 융합된 인재라는 점에서 문이과 통합은 중심적 과제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교과 분화와 선택과목화로 지식편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화두는 잘 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안 회장은 정권 교체 때마다 실험적, 관념적 정책을 톱다운 방식으로 내세우고, 이번처럼 수능이라는 평가가 교육내용과 방법을 압도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교육내용과 과정이 진행된 후에 평가를 하는 것이지 평가를 가정해서 강요하다보니 교과서와 수업방법이 준비 없이 되풀이 파행을 겪으면서 학교현장은 만신창이가 됐다”며 “문이과 융합은 수능에서 먼저 할 얘기가 아니다. 정책은 학교 현장의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의 핵심은 교사다. 교사들이 이해하고 융합적 해석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교사대 교사교육 시스템을 전면 개혁해 교사가 준비를 하고 나와 학교현장의 시스템도 변화돼야 한다. 그런 후에 수능에서 발표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수능개편안에서 융합안, 절충안 등을 내놓고 국민과 교육자에게 선택하라고 숙제를 내는 것은 교육부가 그간의 정책적 오류를 되풀이 하는 것”이라며 “문이과 융합의 큰 방향은 동의하지만 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핵심인 교사의 준비와 학교 여건이 충분히 된 후에 수능에 반영하는 게 맞는 만큼 긴 호흡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의 성격에 대해서는 ‘국가기초학력평가’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안 회장은 “기조발제에서 교육 제자리 찾기를 강조했는데 대학 입시야말로 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유초중고까지는 모든 국민이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기르는 일반적 교육을 받아야하고 수능은 그런 기초능력을 총괄평가하는 방식의 기초학력평가 개념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언제부터인가 수능이 학생의 고등사고력을 평가하는 식으로 변질돼 사교육을 유발하고 학교 교육내용과 방법을 옥죄고 있다”며 “유초중고는 학생들에게 기초지식, 잠재능력을 키워주고 대학은 그들의 고등사고력을 키워주는 책무성을 강화하도록, 그렇게 두 수레바퀴로 돌아가는 ‘교육 제자리 찾기’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입시개선안에 대해 “입시간소화 방향에는 적극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공교육 정상화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는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학입시는 책무성을 강조하면서 대학의 욕망, 욕구를 억제시키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쪽으로 가야한다. 수능과 내신 두 요소면 대학의 수학능력은 측정이 가능한데도 자꾸 다른 요소들이 끼어들고 있다”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능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고등사고력 측정시험에서 탈피해 고교 수업 내용 기반의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하고 내신은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논술은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교실 이념수업=안 회장은 김 위원장과의 상호질의에서 전교조의 ‘정치이념수업’을 제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교조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념수업이라는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고언이었다. 안 회장은 김 위원장에게 “소수 전교조 교사가 교실 내에서 정치이념 수업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쪽 사관을 갖고 수업하는 것은 ‘사적 교원’이지 ‘공적 교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따가운 국민적 시선을 전교조가 대승적으로 넘어서려면 정치이념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과감히 대국민 약속을 하는 것도 필요하고, 어쩌면 이것이 법 개정 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편향된 정치이념 교육을 한 적도 없고, 앞으로 할 생각도 없다. 오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역사란 무엇인지, 인권은 무엇인지, 평화와 공존은 무엇인지를 얘기하는 것이지 그런 수준 이상의 교육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탈학생 최소화=안 회장은 토론이 끝난 후, 추가발언을 통해 초중등 이탈학생 문제에 대한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현 정부의 교육현안 중 28만 이탈학생 문제가 정말 심각하고 이는 우리 의무교육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해준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MB 정부가 고교체제 다양화를 추진했듯이 ‘중학교 체제 다양화’를 추진, 독일식 전문직업교육 시스템을 빨리 도입함으로써 방황하는 젊은 미래세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중학체제 다양화를 정부에 제안하고 기회가 되면 교섭과제로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석날, 성묘를 다녀온 후 아내와 고향 인근의 까치내를 둘러봤다. 천고마비의 완연한 가을 날씨에 명절이라고 마음이 들뜬 사람들과 달리 자연은 늘 그대로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계절에 맞춰가며 색깔을 달리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더구나 수확을 앞둔 농촌의 들녘은 풍요로움이 넘쳐 마음이 포근하다. 까치내 주변의 추석날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청주 시내를 가로지른 무심천이 오창의 북동쪽에서 흘러온 미호천과 합류하는 합수머리 옆에 도시형 야영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문암생태공원이 있다. 정자(문암정), 나무데크, 나무그늘, 잔디밭, 놀이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추석날도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야영객들이 많다. 지금은 청주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으로 폐기물 매립장 공원화에 모델이 되고 있다. 합수머리에서 신대동을 거쳐 미호천으로 흘러가는 물길이 까치내다. 합수머리 부분의 주막에 머물던 경상도 청년이 호랑이에게 당할 화를 면하고 과거에 장원급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전설 속의 흰 까치와 까치내... 맑은 물이 흐르던 시절에는 청주시민들에게 최고의 물놀이 장소였던 곳으로 작천보 주변을 공원화하며 깨끗하게 정비했다. 미호천 둔지에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물이 많다. 신대동 앞 국궁장의 여유로움과 냇물 건너편 오창읍의 빌딩숲이 대조적이다. 시내 가까이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인간과 자연, 자연과 인공은 조화를 이뤄야하는 불가분의 관계다. 미호천 제방 아래로 고개를 숙인 벼들이 황금들녘을 만들어 결실의 계절을 실감한다. 충북에서 가장먼저 기독교가 들어온 곳이 신대교회다. 넓은 들판에서 바라보면 신대동 마을의 풍경이 정겹고 멀리 제방 너머로 오창읍의 아파트들이 고개를 내민다.
지난8일,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과 '청정자연, 녹색쉼표'를 자랑하는 단양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지였던 수리봉과 석화봉은 인근의 황정산과 도락산의 유명세에 가려 비교적 덜 알려졌고,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지만 주위의 경관이 아름다워 산행의 묘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오가는 길에 단양팔경인 상선암‧중선암‧하선암이 위치한 선암계곡, 70m 높이의 기암절벽 사인암, 서민층의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방곡도예촌, 국립황정산자연휴양림과 소선암자연휴양림을 둘러볼 수 있어 좋다. 7시경 짙은 안개 속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36번 국도와 34번 국도를 달리며 증평, 괴산, 연풍을 지난 후 이화령터널휴게소에 들렀다. 참 좋은 세상이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를 잇는 이화령(높이 548m)을 터널로 단숨에 통과한다. 901번 지방도로 문경읍소재지와 문경온천지구를 지나자 버섯채취 철이라 입산금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자주 눈에 띄고 산 밑에 주차된 차량들이 많다. 산세가 날카로운 고갯길로 접어들고도 한참을 달리며 충청도의 천주교 신자들이 기해박해를 피해 정착했다가 병인박해 때 많이 순교한 여우목성지를 지난다. 이쯤에서 경북 문경시 동로면의 황장산(높이 1077m)과 충북 단양군 대강면의 황정산(높이 959m)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지역을 오가던 관광버스가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윗점마을에 도착했다. 도로가에서 짐을 꾸리고 9시 20분경 윗점마을에서 출발해 슬랩지대, 수리봉 정상, 용아릉, 신선봉, 석화봉, 성곽바위, 석화바위, 째진바위, 궁둥이바위와 곰바위를 거쳐 대흥사와 가까운 올산천으로 하산하는 산행을 시작했다. 초입을 지나자 제법 힘이 드는 산비탈을 만난다. 천천히 걸으며 거친 호흡을 조절하는데 친구들과 어울리다 늦게 들어온 둘째 아이의 발걸음이 늦어진다. 아버지는 힘들게 당나귀를 끌고 있는데 아들이란 놈이 편안하게 당나귀를 타고 가는 꼴이지만 아이가 메었던 배낭을 내가 짊어진다. 일행들의 뒤편에서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보니 모양이 그럴듯한 바위들이 있다. 바위 위에 오르니 뒤편으로 바위들이 속살을 드러낸 수리봉 정상이 보인다. 방곡리 동쪽에 위치한 수리봉은 소백산맥 능선의 풍경이 빼어난 바위산이다. 바위 쉼터에서 가까운 곳에 경사 30도의 너럭바위가 있다. 폭 30여m, 길이 80여m의 슬랩지대는 평평하고 넓은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산행은 안전이 먼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쪽의 쇠줄을 잡고 오른다. 슬랩의 중간부분 아래와 위에서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소나무가 외롭게 서있다. 슬랩을 내려다보면 산행을 시작한 윗점마을과 황장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뒷동산처럼 평탄한 산길을 지나자 로프가 걸려있는 험한 비탈과 완만한 산중턱이 차례로 나타난다. 능선을 오르다 산길에서 만난 노송의 자태가 멋지다. 걷기 쉬운 산길과 무속인들이 제를 올리는 석굴을 지나 수리봉 정상(높이 1019m)에 도착했다. 정상 주위는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조망이 나쁘다. 색과 크기가 대비되는 2개의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수리봉을 지나면 가까운 곳에 조망이 좋은 전망바위가 있다. 이곳에 서면 발아래로 용의 이빨을 닮은 용아릉 능선이 펼쳐지고 건너편에 신선봉이 우뚝 솟아있다. 용아릉을 지나거나 신선봉에 올라 두 손을 번쩍 들고 좋아하는 회원들의 모습도 보인다. ‘황정에서 너는 산이 되었구나 사랑한다...’ 바로 옆에 망자를 그리워하는 표석이 누워있어 인간의 나약함을 생각해보게 한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면 능선 위로 바위가 울퉁불퉁 뛰어나온 모습이 용의 등처럼 보이는 용아릉 구간이다. 쇠줄을 잡고 암벽을 돌아갈 때는 발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오금이 저릴 만큼 스릴과 재미가 넘치는 암릉코스다. 네발로 기고, 쇠줄을 잡은 팔에 힘을 주며 신선봉 전망바위에 오르면 방금 지나온 용아름과 수리봉이 눈앞에 있다. 큰 바위에 움푹 팬 구멍 2개와 소나무도 구경거리다. 전망바위에서 내려와 숲길을 걸으면 신선봉 정상 표석을 만난다. 가까운 숲속 공터에 신선봉이라고 표시한 조그만 돌탑이 있다. 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이 신선봉 정상(높이 990m)인지는 모르겠다. 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는 재미다. 널찍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각자 가지고 온 것 펼쳐놓으면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짊어지고 오느라 힘들었지만 땀 흘린 후에는 역시 시원한 막걸리가 최고다. 올산, 수리봉, 선미봉, 황정산이 사방에서 에워싼 석화봉(높이 834m)은 이름이 말해주듯 시원스레 뻗은 암릉 위로 째진바위, 성곡바위, 석화바위, 궁둥이바위, 곰바위 등 거대한 화강암 바위들이 꽃처럼 피어있다. 하지만 정상은 수줍은 듯 숨어있어 조망도 시원찮고 볼거리도 없다. 석화봉에서 석화바위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 뒤편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성곽바위를 만난다. 석화봉 아래쪽에서 만나는 석화바위가 하이라이트 구경거리다. 위험해 보이지만 바위 뒤로 돌아가면 밧줄이 매어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고사목이 있는 바위 위에서 황정산, 소백산 등 인근의 조망을 즐기며 기념사진을 남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궁둥이바위 방향으로 산행을 하다 멀리서 뒤돌아본 석화바위의 모습도 멋지다. 쉼터로 좋은 째진바위에서 풍경이 아름다운 주변의 산들을 구경하고 바로 앞에 있는 큰궁둥이바위를 지나면 작은궁둥이바위 옆에 모양이 그럴듯한 곰바위가 첩첩산중 한가운데 우뚝 솟은 올산(높이 858m)을 바라보고 있다. 제법 경사가 급한 산길을 한참동안 걸어 1시 40분경 목적지인 황정산로에 도착했다. 도로 아래편에 풍경이 아름다운 올산천이 기다린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청정자연을 만끽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니 산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2시가 되자 회원들이 관광버스 옆 뒤풀이장소로 모여든다. 김만수님과 신춘우님이 협찬한 삼겹살과 시원한 통막걸리 맛이 일품이다. 막걸리 잔을 부딪치며 가슴을 여는 게 인생살이다. 한기수 선배님과 같은 자리에 앉은 일행들에게 막걸리 잔을 건네며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많이 남아 둘째 아이와 가까운 거리의 대흥사로 갔다. 황정산 아래편의 대흥사는 근래에 건축했지만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통도사와 함께 창건한 사찰로 1876년 소실되기 전까지 1000여명의 승려가 수도하던 대가람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나무그늘 아래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4시에 출발한 관광버스가 충북 단양군 대강면의 사인암과 방곡도예촌, 경북 문경시 동로면의 상달리와 여우목고개를 지나치며 왔던 길을 되돌아 34번 국도와 36번 국도를 달린다. 증평인삼바이오창업지원센터에 들렀다가 6시 40분경 청주에 도착했다. 기암괴석과 노송이 어우러진 깊은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맡긴 채 산행의 피로를 풀었으며, 시원한 막걸리와 맛있는 삼겹살로 몸보신까지 했던 즐거운 하루였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일반계 고교생의 진로교육실태와 성과를 분석하여 발표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한국교육고용패널(KEEP: Korean Education Employment Panel)」로 3차(2006)~4차(2007)년도 조사분인데 그중 일반계 고등학생을 분석대상으로 하였으며, 3차년도(고2)와 4차년도(고3)에 모두 조사 에 성공하고, 2008학년도 수능성적이 포함된 959명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여기서 진로성숙도는 6개 문항(‘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인지’, ‘무엇이 중요한지 인지’, ‘결정해야 할 일을 무리없이 결정’, ‘계획한대로 결정’, ‘괜찮은 사람으로 인지’)에 대한 학생의 응답 정도를 의미한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교재학(고2∼고3) 중 진로교육 경험 비율은 진로관련 검사(적성, 흥미검사) 경험이 92.6%로 가장 높은 반면, 직업체험 경험 비율은 8.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둘째, 진로성숙도(5점 만점) 점수는 고2 당시(3.39점)에 비해 고3 당시(3.59점)에 진로성숙도 점수가 0.2점 높아졌다. 셋째, 진로성숙도 점수가 높을수록 수능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2 당시 진로성숙도 점수와 고3 당시 진로성숙도 점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고3 당시 진로성숙도 점수와 수능등급(3과목 평균)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이는 진로성숙도 점수가 높을수록 수능등급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진로성숙도 점수가 높으면 수능 성적이 좋아지는 경향이다. 넷째, 진로성숙도 점수 그룹(4점 이상, 3점 이상~4점 미만, 3점 미만)간 수능 3과목(언어, 수리, 외국어) 평균 등급은 ‘3점 미만’ 5.64등급, ‘3점 이상~4점 미만’ 5.05등급, ‘4점 이상’ 4.93등급으로 진로성숙도 점수가 높을수록 수능등급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진로성숙도 점수가 높으면 수능 성적이 좋아지는 경향에 있다. 이러한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미래사회와 직업세계에 준비하는 행동이 구체적이고 지속적일 경우 학업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여 진로체험 활동의 확대가 필요하다.알고하는 선택이란 용어가 있다.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하여간심있는 직업에 대하여 체험하는 기회를 주어야 하겠다. 둘째, 학교와 지역사회, 정부에서 학생들의 진로성숙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진로성숙도가 높을수록 수능성적도잘나오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셋째, 초등학생때부터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인지’, ‘무엇이 중요한지 인지를 알게하여야 하겠다. 넷째, 초등학생때부터 ’, ‘결정해야 할 일을 무리없이 결정하는 법’, ‘계획한대로 결정하는 방법’을 알게하여야 하겠다. 다섯째, 청소년들이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자신을 스스로 인지하는 훈련을 어릴때부터 시켜야 하겠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없는 사람이 진로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여섯째, 92.6%의 학생들이 경험한 진로관련 검사에 비추어 학생들이상대적으로 많은진로간련 검사에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흥미를가지고 검사를 하도록 유도하여야 하겠다.아울러 검사결과를 잘 활용하여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에 활용하도록 충분하게 해석되고 분석되어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시되어야 하겠다. 일곱째 진로성숙도(5점 만점) 점수는 고2 당시(3.39점)에 비해 고3 당시(3.59점)에 진로성숙도 점수가 0.2점 높아졌으나 절대적인 면에서 보면 낮은 편이라 생각되어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성숙하게 임하도록 진로성숙도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를 하여야 하겠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집에서도 아내가 맛있는 음식을 하면 술안주로 하여 혼자서 음주를 즐겨한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 체중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아내한테 잔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귀로 듣고 바로 흘려버리는 것이다. 또, 거기에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지 잘 먹는다. 술을 먹을 때는 더군다나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 술을 마시는 만큼 안주를 계속 먹는 버릇이 있다. 모임이 잦은 나에게는 위를 비워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포만감으로 위는 무척이나 고생을 한다. 어찌되었던 술을 먹고 나서 다음 날은 다른 사람보다 숙취에서 빨리 깨어나는 것이 안주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며 내 스스로 자위를 한다. 요즈음 해가 거듭될수록 선친을 닮아간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낄 때가 많다. 선친도 무척이나 애주가 이셨다. 선친은 술을 담배 피우듯이 수시로 잡수시곤 하셨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임용이 되지 않아 1년 동안 농사일을 도와드린 일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일은 김매기였다. 더운 여름철에 모를 심은 후 팔뚝 만하게 벼가 자라면 논바닥에서 자란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다. 그것도 기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골골이 다니면서 잡초를 뽑아 진흙에 쑤셔 넣는 일이다. 그런데 더운 날씨로 열을 받은 논바닥에서 올라오는 후끈한 열기와 목과 가슴 그리고 팔뚝을 스치는 벼 잎으로 얼마나 쓰라리고 따가운지 모른다. 일을 하면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렸다.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그만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하자니 심신은 고달프고 김매기를 하느냐 마느냐가 문제였다. 이때 이를 달래주던 것이 농주였다. 따가운 햇볕아래 온 몸이 벼 잎에 긁힌 피부로 벌겋게 부풀어 올라 괴로울 때, 새참으로 가지고 온 국수와 막걸리가 유일한 낙이었다. 처음에는 막걸리를 먹지 않으려 하였지만 일을 할 때는 먹어야 기운도 나고 시간이 잘 지나간다며 은근히 권하시는 선친의 권유를 마지못해 먹었다. 그나하게 술이 취한 채 하는 일은 근심걱정을 잊게 하였다. 그냥 술기운에 논바닥에 머리 처박고 일을 하다보면 시름도 잊고 작업에만 몰두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은근히 새참 때가 되면 마을 어귀에 어머니 모습을 기다려지게 되는 것이다. 농주 덕분에 그해 농사를 짓는데 하루하루 해를 잘 넘길 수 있었다. 매일 먹는 술로 그 많은 농사일도 할 수도있었지만 술의 양도 많이 늘기도 하였다. 하얀 눈이 내리는 날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을 받아 시골학교로 부임하게 되었다. 환영하는 술자리에 조그마한 잔으로 먹는 모습이 가소롭게 보여 과하게 먹었다가 엄청 고생을 한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술자리 중에서도 가장 불쾌하였던 일은 술자리 예절을 지키지 않는다며 지적을 받았을 때이다. 오래 전 일이다. 승진을 하여 온 교감선생님과 술자리를 한 일이 있었다. 받아 놓은 술잔이 여러 잔 있어서 나이가 많은 선배한테 먼저 술잔을 권했다. 그랬더니 예절을 모른다며 그 자리에서 벌컥 화를 내며 핀잔을 하는 것이다. 받아 논 술잔이 많아서 다른 선배한테 먼저 술을 권하였다고 하였지만, 노여움을 풀지 않고 노골적으로 화를 내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하긴 근래에는 술자리의 예절이 자작문화로 바뀌었으니 젊은이들이 생각할 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도 술자리 예절로 인해 언쟁이나 폭행 및 살인까지 하는 상황이니 이 또한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술자리 예절이다. 나도 술은 좋아하지만 나 또한 자식들에게 술자리 예절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술자리에서 이래라 저래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모처럼의 기분 좋은 술자리에서 잔소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 될 수 있으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먹는 모습을 보고 은근히 따라 주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식이 둘 결혼을 하고 술자리를 종종 함께하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 술을 먹을 때 아내와 함께 하던 술이 이제 여섯이 함께 하는 자리가 되었다. 명절이나 생일 및 가족모임에서 술을 먹게 되면 건배사를 내가 하는 것보다 자식이나 자부에게 부탁을 한다. 내가 하는 경우에는 설 명절에나 덕담으로 하는 정도이다. 특히 설 명절에 부모님께 인사드린 후 형제들끼리 서로 맞절을 하며 덕담을 나누는 것은 보기에도 좋고 서로 형제간에 우애를 돈독히 하는 데에는 그만이다. 덕담이란 남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빌어주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효심과 형제간에 우애와 관련된 말을 함으로써 가정의 평화와 화목한 가정을 위해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건배사로 덕담을 제안하는 것이다. 술을 따를 때에는 첫잔만 공손한 자세로 따르게 하고 그 이후는 앉은 자세로 편한 마음으로 따르게 한다. 술을 권하는 순서는 나이가 많은 분부터 권하는 것이 예의 이지만 직장에서는 대표자에게 먼저 권한 후 연장자 순으로 따르도록 한다. 술병을 잡을 때에는 상표가 있는 쪽을 손바닥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따를 때 왼손은 오른손을 받치듯 따르도록 한다. 따르는 술은 술잔에 7할이나 8할 정도 따른다. 술잔을 받을 때에도 연장자가 따를 경우에는 오른손으로 술잔을 잡고 왼손은 오른 손을 받쳐 받도록 한다. 술을 못 먹는 사람도 무조건 사양하기 보다는 조금만 달라고 하여 받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술을 그만 따르게 할 경우 상사나 연장자인경우에는 술잔을 치겨들면 그만 따르라는 뜻이지만, 손아랫사람은 “조금만 주세요.” 또는 “됐어요.” 등으로 의사를 표시한다. 또, 술잔에 술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술을 또 받는 것도 첨작이 되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술을 마실 경우에는 상사나 어른이 정면으로 보지 않는 약간 비껴서 마시는 것이 예의이다. 흔히 술로 인해 가정파탄은 물론이고 개인의 파멸을 이르는 경우를 종종 본다.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술자리 예절과 관련하여 酒저리酒저리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다. 요즈음 술로 인해 너무나 사회가 혼란스럽고 폭행과 가정폭력, 성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너무나 피해가 크다. 잘못된 음주는 자칫 공격적이 되거나 판단 및 자제력을 상실하여 엄청남 피해를 몰고 온다. 지난 번 박대통령이 미국방문 시에 청와대 모 수석이 술로 인해 나라망신은 물론이거니와 본인도 파멸의 길로 이르는 것을 전 국민이 똑똑히 보았다. 술을 잘 다루면 함께하는 사람과의 정을 돈독히 하는 삶의 활력소가 되지만 잘못 다루면 패가망신 또한 순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술로 인해 권좌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아왔는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지난번 한국교육신문에 김완기 교장의 ‘전문직’ 호칭에 대한 글을 읽고 매우 공감한 적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선생님이란 호칭이 아무렇게나 불리어지고 있어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어이없다는 생각뿐이다. 그간 교육부와 교육청은 무엇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예로부터 선생님이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제자들이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해 왔고 사전적 의미도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두루 이르는 말’로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언어 현실은 선생님이란 말이 아무에게나 불리는 이름으로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선생님이란 호칭의 시작은 우리나라 연예인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조금 나이 많은 선배들까지 ‘선생님’으로 부르는 장면이 매스컴을 타고 여과 없이 전파되었다. 관공서나 병원 등에도 온통 ‘선생님’들이 점령을 하고 말았다. 이러한 용어 남발은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일본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다. 일본에서는 선생은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 지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 자신의 은사, 존경하는 사람, 의사, 교사, 변호사 등 지도계층의 사람은 물론 국회의 중의원, 참의원 등을 두루 일컫는 호칭이다. 우리 사회에 ‘선생님’이란 호칭이 ‘아저씨’나 ‘사장님’ 다음으로 많이 부르는 말로 되었다. 최근에는 미용사, 대부업자들까지 ‘선생님’을 붙여 남발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교사의 권위를 살려주어야 할 교육계까지 앞 다투어 부추기고 있다. 교육행정직은 물론 기능직이나 계약직까지교사와 같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려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교육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사실은 그들은 그들의 직책과 직급이 곧 호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이라 불르라는 것은 누구를 위한 교육부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물론 단체나 노조의 요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교사의 교권과 권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 그래서 교사들은 말한다. 선생님의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고. 호칭은 그 상대의 품위와 격에 맞게 불러야 언어예절에 맞다. 아무에게나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선생님’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의미하며 그 이면에는 선생님에 대한 존재감을 격하하려는 인식과 일부 비아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 아닌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교사가 들을 때 참기 어려울정도의 모멸감을 느낀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어린 학생들이 식당 종업원들 사이에서 부르는 ‘선생님’의 호칭을 듣고 선생님을 바라보는 태도와 인상이 어떠할지? 한 번쯤은 생각해야 할 때다. 선생님, 그 속엔 가르침이란 감사와 보살핌이란 사제의 정이 담긴 이름이다. 학생들의 부족함과 어려움을채워주고 풀어주며 언제나 불러도 따뜻하고 고마운 이름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생님이란 고귀한 이름이 우리 사회 아무에게불리어지는 불행의시대에 살고있다. 아무리 교권이 추락하고 교사의 권위가 사라졌다고 '선생님'이란 호칭까지 도용 당해서는올바른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젠 무분별하게 난발된 ‘선생님’이란 호칭을 금지하기는 너무 늦고 어렵다. 그래서 제안한다. 우리 선생님들만의 독립되고 전문성이 내포된 이름을 불려보자. ‘교사?, 스승?’ 사실 ‘스승’은 너무 거창하고 ‘교사’는 직책을 나타나는 용어이지만 그 뜻은 확실하다.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주로 유치원 및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선생을 가리킨다.’ 고 정의한다. 그리고 끝에 존칭을 붙이며, ‘교사님’이다. ‘교수님’도 있는데 아무나 부르는 ‘선생님’보다는 괜찮다. 이름도 자꾸 불러보면 정도 들것이고 부르는 사람의 말도 부드러워질 것이다. 그래야 교원의 자존심이 살아나고 추락한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다. 모두 깊이 고민하였으며 한다.
축제의 끝은 황량한 것일까? 맑고 투명한 대기를 가을 햇살이 반직선으로 지나간다. 햇볕은 따갑지만, 그늘은 서늘함을 머금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발소리로 가득할 추석날인데 썰렁하기 짝이 없다. 긴 골목을 들어서자 채마밭가에 거북등처럼 갈라진 껍질에 이끼를 두른 늙은 단감나무 한그루가 힘없이 서 있다. 벌레에게 먹힌 상처투성이 잎과 몇 개뿐인 가지는 긴 시간을 말하고 있다. 언제 장에서 사왔을까? 가을배추 모종이 대문간 리어카 그늘에서 힘없이 이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디에 심어서 김장 담가 자식들에게 나누어 줄 생각이었나 본다. 장독대 옆 대봉감나무도 허전한 추석을 맞고 있다. 초가에서 슬레이트로 개량 기와지붕으로 바뀌는 수십 년의 생활을 말없이 지켜본 산 증인이다. 이제 나무도 늙었는지 올 여름의 불볕더위에 지쳤는지 미처 익기도 전에 떨어진 감들은 시멘트 바닥에 으깨어져 시큼한 냄새와 가을 파리만 불러 모으고 있다. 추석날 이른 아침이다. 둘째 녀석은 차례와 성묘가 끝나면 외가에 갈 거라고 기대를 모은다. 그런데 울리는 전화소리! 수화기를 든 아내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한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아이의 외삼촌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외할머니께서 추석날 아침 쓰러져 병원 중환자실에 계신다는 소식이다. 노인들에게 오는 뇌혈관계 질환인 뇌경색이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긴 연휴 기간 병원도 쉬는데 응급실을 찾아 동분서주했을 모습이 눈에 안 봐도 흔하다. 마음은 조급한데 도로사정은 형편을 알아주지 못한다. 상행선, 하행선 할 것 없이 차들로 빼곡하다. 가는 내내 아내는 말없이 눈시울만 적신다. 사람 사는 세상! 서로 다른 것 같아도 한 겹 더 벗겨 보면 그 속사정은 행불행의 연속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십 분 주어지는 면회시간 동안 아내는 내내 울기만 한다. 희망을 주는 어떤 메시지도 없이 돌아서는 발길은 무겁기만 하다. 아침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경황이나 있었을까? 집안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처가로 향하는 길, 아내의 얼굴엔 잘한 일 보다 잘못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명암을 이루며 지나간다. 그렇게 무리하지 말고 일 좀 하지 말하고 했는데 안타까움의 푸념이 바퀴 소리에 흩어진다. 평소 인적 드물고 소 울음 바람 소리만 가득한 마을엔 명절이라 외지에 나갔던 자식들의 차량이 드문드문 보이고 아이들 모습도 보인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오랜만에 사람냄새가 난다. 슬레이트 지붕 위에 덧씌운 개량 기와지붕이 천연덕스럽다. 부엌문을 열자 어수선한 모습이 아침의 폭풍우를 연상케 한다. 널브러진 옷가지, 그릇그릇 담긴 명절음식, 마당 한쪽에 갈무리되는 벌레 먹은 밤, 눈에 띄는 곳마다 장모님의 손끝이 닿은 약초꾸러미와 봉지들이 시장 난전을 연상케 한다. 대충 정리를 하고 고방을 연다. 그 연세에 편안히 계시면 될 것인데 자식들 오면 줄 것이라고 많이도 준비하셨다. “문디 할마씨 누가 이런 것 준비하라고 했나? 그런다고 어느 자식이 알아주나, 임자나 잘 먹고 편히 계시면 될 것이제!” 울음과 한탄 섞인 아내의 푸념이 집안 이곳저곳을 푸석거린다. 무슨 추석 날씨는 이렇게 좋을까? 날씨 타령하며 집안을 수습하는 동안 잠시 마을 둘레를 걷는다. 가을바람은 서늘하지만, 늦더위는 여전하다. 두런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농기계 보관창고 옆 그늘에 할아버지 세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다. 연신 눈길은 처음 보는 나그네와 달음박질하는 아이들에게 머문다. 이런 마을에 외지사람과 아이들 본지가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명절 지나면 또다시 고요함 속으로 젖어들 것이다. 올해는 밤이 흉작이라고 한다. 언제나 추석에 찾아뵈면 장모님은 가시에 찔려가며 주운 밤을 손주들 삶아 주라며 싸주셨다. 하지만 올해는 밤 농사가 시원찮다는 소리를 일전에 들었는데 추석이 빨리 들어 그랬는지 길섶에 떨어진 밤은 전부 벌레를 먹은 것뿐이다. 누가 늙고 병들기를 좋아할까?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생로병사의 사슬을 벗어날 수 없다. 집안을 정리하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처남댁이 참기름병을 내민다. 장모님께서 추석 전 수확한 깨와 모자란 깨는 더 사서 보태 오 남매에게 한 병씩 줄 것이라고 준비한 몫이라 한다. “누가 이것 준비하라고 했나 문디 할마씨.” 또 한 번 아내의 울음 섞인 푸념이 가을 하늘에 흩어진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오늘은 후각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지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맡을 수 없다. 대신 붉게 물들어 노을진 해넘이와 시멘트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감들의 으깨진 시큼한 냄새 만 하루의 기억을 더듬을 뿐…….
지난해 8월 학교운영비 징수 위헌 판결로 올 3월부터 중단됐던 중학교원 연구비가 부산에서 첫 소급 지급됐다. 이어 울산과 세종도 관련 규칙을 개정‧공포하면서 내달 중 소급 지급하기로 해 ‘관망’ 자세를 보이던 여타 시도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부산교육청은 5일 관내 중학교에 ‘중학 교원연구비 지급 안내’ 공문을 보내 지난 17일 중학교원들에게 3월부터 중단했던 교원연구비를 일제히 소급 지급했다. 시교육청은 1일 ‘공립유치원 및 학교회계 규칙 일부개정규칙’을 공포함으로써 일찌감치 지급 근거를 마련했다. 개정 규칙은 △중학교 근무 교원에게 연구비 지급 조항 신설 △공무원 수당규정 등 법적근거 마련 시까지 한시적 시행(부칙) △ 미지급 중학 교원연구비 3월부터 소급 지급(부칙)이 골자다. 부산 모 중학 교사는 “한번 중단된 거라 쉽지는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9월 봉급에 맞춰 지급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부산과 같은 내용의 개정 규칙을 12일 공포하고 지급 안내 공문도 일선학교에 시달했다. 세종도 26일 개정 규칙을 공포, 곧 안내공문을 중학교에 보내 내달 중에는 연구비를 지급할 방침이다. 울산 담당자는 “내달 급여일 전에라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은 지난 7월초, 교육감 지침으로 학교운영기본경비에서 우선 소급 지급하도록 했다. 해당 예산은 10월, 11월 중 추경을 통해 보전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학교에서는 교원연구비를 지급한 상태다. 4개 시도의 소급 지급에 관망세를 유지하던 일부 시도의 규칙 개정과 연구비 지급에도 탄력이 붙을까 기대된다. 하지만 9월 24일 현재, 서울, 경기, 강원, 경북 등 여타 시도는 법 체계 상의 문제, 일반직노조의 반발 등을 이유로 여전히 지급을 꺼리고 있다. 이들 교육청 담당자들은 “중앙 부처가 보다 확실한 법령상의 근거를 마련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직 노조 반발도 겹쳐 있어 교육청 차원의 규칙개정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상급 교육기관의 행정 의지에 따라 연구비 지급이 시도마다 들쭉날쭉 하면서 현장 교원들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서울 모 중학교사는 “초등이 수당규정 개정으로 연구비를 보전해 주는 것과 달리 중학교원만 차별적으로 중단하더니 이제는 상급기관 간 엇박자로 시도 간 처우 격차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안행부와 교육부는 정부 차원의 지급 근거 마련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교육부 교원복지연수과 담당자는 “교육부의 소관 법령 내에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 이재곤 정책지원국장은 “중앙 정부 차원의 관련 법령 마련을 서둘러 시도에 따라 차별 지급되는 현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추석연휴에 재미있게 본 TV 프로그램으로 평소 자녀교육에 소홀한 4명의 아빠들이 엄마의 도움을 전혀 받지않고 48시간 자녀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음식을 못먹으면 영양실조가 있듯이 어릴때 아버지의 교육이 부족하면 부성실조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우려가 이번 연휴 언론기관에 보도되었다 즉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의해 2013년 9월에 발표된 교육기본통계에 교원의 여성화에 관한 것이다. 먼저 교원 연령의 피라미드를 보면 10년 전 대비 20대와 35세~44세 교원은 감소하고, 45세~59세 교원 증가하였다. 즉 10년 전 대비 교원 연령층 상향 이동하였다. ‘03년에는 25세~29세, 35세~44세 교원의 비중이 특히 높았으나, ‘13년에는 25세~54세에 걸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40대 초반의 교원 비율이 크게 감소한 반면, 50대의 교원 비율이 크게 증가하였다. 성별 연령대는 남성교원은 상향 이동, 여성교원은 하향 이동하였다. 남성 교원은 ‘03년 ’30대후반~40대초반‘에서 ’13년 ‘40대후반~50대초반’으로 이동하였으며 여성 교원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다수 분포는 ‘03년 ’30대후반‘에서 ’13년 ‘30대초반’으로 이동하였다. 교원의 성별 추이를 보면 2013년 여성교원 비율은 지속 증가하고 성비 격차가 확대되었다. 전체 교원대비 여성교원은 68.5%로 전년대비 0.6%p 증가하여 여성교원 비율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 초등학교는 남 23.4%, 여 76.6%, 중학교 남 32.5%, 여 67.5%, 고등학교 남 51.9%, 여 48.1%로 나타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여성교원의 비율이 높고, 고등학교는 남성교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관리직 여성 교원 수를 보면 초등학교 교감이상 관리직의 약 1/3이 여성교원, 중학교는 약 1/4, 고등학교는 약 1/10이다. 교감이상 관리직 여성 교원 수는 초등학교 3,826명(32.1%), 중학교 1,301명(23.2%), 고등학교 420명(9.2%)으로 전년대비 각각 466명(13.9%), 32명(2.5%), 39명(10.2%) 증가하였다. 여성 관리직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05년부터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중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 교원의 비율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에서 지적되고 있다. 가뜩이나 가정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학교에서도 남성교원의 비율이 적으면 양성평등차원에서 문제가 있을수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도 슈퍼맨이 돌아오게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남자교원들이 더 많이 들어오게 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겠다.
1963년. 하마터면 초등학교(그 당시 명칭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못할 뻔 했다. 호적에 나이가 세 살 줄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은 모두 입학을 하는데 나 혼자서 외로이 동네를 지켜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를 미리 간파한 어머니의 지혜(?)로 입학하였다. 당시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과 친분이 있어 청강생으로 입학을 한 것이다. 1학년 어린이 모습. 왼쪽 가슴에 모두 흰 손수건을 달았다. 왜? 코 흘리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면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그 수건으로 코를 닦아주는 것이었다. 우리반 친구 중 유달리 코를 많이 얘가 있었는데 윗입술을 넘어 아랫입술까지 흘러내린 모습이 기억난다. 그 애는 입학해서도 엄마젖을 먹었다. 쉬는 시간이나 수업이 모두 끝나면 그 애 엄마가 기다렸다가 젖을 물리는 것이다. 유년기 일생일대의 사건 하나.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 하나가 부러졌던 일. 아마도 토요일인 것 같다. 세류초교 후문 밖에 다리가 하나 있고 쓰레기장이 있었다. 아마도 철부지 또래들이 용감성을 시험하고 있었나 보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다른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보아 멈칫하고 있었는데 내가 뛰어내린 것이다. 어떻게 되었을까? 일어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그 광경을 퇴근하던 교감(?)선생님이 보았다. 상황을 직감하고 나를 업어 교무실로 갔다. 젊은 선생님을 불러 우리집까지 업어 날랐다. 우리집은 바로 정문앞이었다. 우리집에선 난리가 났다. 귀여운 막내 아들이 다리 하나를 못 쓰는 것이다. 12살 위인 작은형이 엄마와 함께 수원역전 병원(아마도 이름이 ‘이접골’)으로 가서 기브스를 하였다. 학교를 두 세 달 결석하였다. 거의 완쾌할 무렵엔 어머니가 업어 날랐다. 다른 애들은 공부하는데 집에서 쉬어서는 아니되기 때문이었다. 2학년. 농촌진흥청에 다니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가장 걱정이 컸던 사람은 어머니였다. 남겨진 자식 6남매와 어떻게 살아갈 지가 가장 막막했던 것. 철부지였던 나는 장례기간에도 출석하였다. 공부시간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몰라 짝궁과 장난을 치다가 교실 앞에 나가 손들고 벌을 서기도 하였다. 복도에서 들리는 우리동네 아이들의 말, “영관아, 너희 아버지 죽었어!” 겨울철 놀이로 연날리기를 즐겼다. 연을 만들기 위해 여름철 일회용 비닐 우산살을 잘 보관하였다. 방패연과 가오리연을 만들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날리기도 하였지만 학교 앞산에선 바람이 잘 불어 연이 잘 날랐다. 어머니 몰래 이불 꿰매는 실을 이용하였다. 몇 날 며칠 날리던 연날리기가 싫증이 나면 연줄을 끊어 연을 멀리 날아가게 하기도 하였다. 새총을 만들어 새를 잡기도 하였다. 앞마당에 있는 라일락 나무 줄기 중 균형이 잡힌 Y자 모양의 가지를 잘라낸다. 그리고 아기 기저기용 노란색 고무줄, 그리고 가죽조각이 재료다. 어느 날 저녁, 학교 버드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새를 노렸다. 살짝 빗나갔으나 새가 땅에 떨어졌다. 아마도 잠시 정신을 잃은 모양이다. 손으로 잡아 집에 가져왔으나 새장이 없다. 커다란 소쿠리로 덮어놓았다. 이튿날 평상위에 새 깃털이 날리고 새는 죽어 있었다. 밤새 쥐들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잠자리잡기도 우리들 놀이. 모기장용 잠자리채가 아니라 거미줄 잠자리채다. 굵은 철사와 긴 막대를 이용해 도구를 만든다. 거미줄을 걷으러 다닌다. 우리집과 동네를 돌아다니면 거미줄을 겹겹이 거두어 끈끈함의 강도가 있는 잠자리채가 된다. 그러면 학교 앞산으로 가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공중에서 낚아채는 것이다. 어느 날인가 소나무에 앉아 있는 여왕잠자리를 잡기도 하였다. 보통 잠자리보다 훨씬 크고 초록색 눈과 꼬리를 지닌 여왕잠자리다. 공부보다 노는 것이 좋았다. 일요일에는 아침밥 먹고 운동장에 나가 저녁 때까지 놀았다. 점심 거르기가 일쑤다. 주로 축구였다. 편을 비슷하게 갈라 경기를 하면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때론 반칙을 하여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금도 기억나는 멋진 장면 하나. 내가 코너킥을 했는데 우리편이 그대로 받아 슛을 성공시킨 것. 일명 발리슛. 학교운동장엔 제비가 그렇게 많았다. 우리집에도 해마다 제비가 집을 지어 새끼를 치곤하였다. 부지런한 어미제비는 운동장을 휘젓고 다닌다. 나방, 잠자리, 파리 등 날아다니는 곤충을 입으로 낚아채 새끼들을 키운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서쪽 별관 지붕에서 먹이 패스를 한다. 어미가 물고 온 먹이를 새끼가 날아올라 공중에서 먹이 인수인계를 하는 것이다. 이런 광경은 흔히 보는 장면이었다. 일요일 당직 선생님들이 중화요리집에서 주문해 먹는 자장면. 어렸을 때는 그것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 자장면은 부잣집 아이들이 먹는 외식 별미였다. 반찬으로 나오는 단무지와 양파는 남김없이 싹싹 먹었다. 나보다 두 살 정도 더 먹은 어떤 형은 중화요리 배달원보고 ‘짱깨’라고 놀리고 도망가기도 하였다. 나는 ‘짱깨’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으나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나쁜 말이라는 것 정도로 알아들었다. 세류초교 화단에는 자줏빛 다알리아가 있었다. 바로 우리집에서 분양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에 다녔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는지 모르지만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엄마. 우리집에는 채송화, 칸나, 다알리아가 해마다 피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추나무, 황매화, 라일락, 감나무가 있고 수돗가 포도나무 덩굴에 매달린 포도는 침을 꼴깍 삼키게 하였다. 뒤란에는 앵두나무가 있어 그 새콤한 앵두룰 해마다 맛볼 수 있었다. 아이들 놀이로 자치기가 있었다. 학교 건물앞 양지바른 땅에서 어미자와 새끼자 막대를 가지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를 점차 올려 하는 공격과 수비게임이다. 처음엔 새끼자 멀리 보내기. 그러면 상대편이 그것을 공중에서 잡거나 어미자를 던져 맞추면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공격은 점점 묘기 수준으로 단계가 높아지고 수비는 새끼자 잡기에 위험이 따르게 된다. 구슬따먹기가 있다. 동네 골목길 빈 공간에서 몇 명이 시합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 명이 구슬을 각자 두 개씩 내면 여섯 개다. 그것을 땅바닥 일정한 선 밖에 던져 상대가 지적하는 구슬을 던져 맞추는 것이다. 다른 구슬이 움직이면 실격이다. 가장 맞추기 어려운 구슬을 지적한다. 성공하면 던져진 구슬을 모두 갖는 게임이다. 아이들 구슬까기 정확도가 얼마나 높은지 두 개의 구슬이 거의 맞닿아 있는데도 한 구슬만 딱 맞힌다. 혀를 내두를 수밖에. 이게 50년 전 유년시절의 추억의 단편이다. 그 당시 너나 모두 살기가 어려웠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쌀밥은커녕 보리밥이라도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바로 아래 여동생은 뜨드개국(일명 수제비)이 질렸는지 부엌에서 끓는 물에 밀가루 조각을 넣는 엄마를 향해 “엄마, 나 저것 안 먹을 래” 하였다. 형 옷 물려 입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양말이나 옷을 기워서 입는 것이 창피한 것이 아니었다. 거지들도 있었다. 그들이 식사시간에 오면 거부할 수가 없어 저녁식사 전에 대문을 잠그는 것이 일상이었다. 추억은 아름답다고 했는가? 음악시간이면 본관 교무실 풍금을 운동장 가로질러 높은 스탠드 수 십 계단을 지나 남쪽 별관 6학년 교실까지 낑낑대며 나르던 친구들의 행복한 미소가 그리워진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무섭게 체벌을 했던 6학년 담임선생님도 보고 싶다. 4학년 때 짝궁이던, 내 연필을 허락도 없이 가져가 지우개를 쓰던, 집에 자가용이 있던 그 여자애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대다수가 부모를 꼽는다고 하니 부모의 입장에서 들으면 놀랄만한 일이다. 자녀의 인생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등대가 되어야 할 부모가 자녀를 가장 힘들게 하는 존재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시사 잡지사가 공동으로 우리나라 초등학교 4~6학년 1천명을 대상으로 한 '부모와 하루에 30분이라도 대화하는가?'라는 설문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나마 자녀와의 대화 내용은 '학원 갔다 왔니? 숙제는 다 했니?' 등등 그 어떤 것도 자녀의 생각이나 사고를 자극하는 대화나 질문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와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훌륭한 자녀를 기른 부모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또한 대화의 형식도 자녀에 대한 지나친 책임감 때문에 일방적으로 혼내거나 훈계하는 일이 흔하다. 이런 훈계조의 대화로는 자녀에게 좋은 코칭을 할 수 없다. 오히려 반항심만 길러줄 뿐이다. 자녀를 정말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자녀의 말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들어주어야 하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게 중요하다. 적극적 경청, 그리고 질문 이 두 가지는 자녀 코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킬이다. 우리보다 지적인 분야에서 한참 앞선 이스라엘 부모들의 자녀들을 대하는 시각에서 특별하다. 자녀들을 철저하게 독립적인 한 인격체로 본다. 이것은 부모가 범사에 자녀 각각의 의사를 묻는 것에서 시작되고,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러한 문화는 유대 전통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이스라엘 아이들은 만 12세를 전후로 성년식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성년식은 일생에 있어서 결혼식 다음으로 큰 축하행사가 된다. 부모들은 우리가 볼 때 엄청난 비용을 내서 이 행사를 치른다. 그렇게 성년식을 거치고 나면 우리나라 중1 나이의 이 아이들은 율법적으로 어른 취급을 받고, 한 성인으로서 지켜야 할 모든 것을 지키고 책임지는 존재가 된다. 대학을 가고 가지 않는 것은 철저하게 그 개인의 문제이다. 학비도 대개 자신이 책임진다니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어떤 영역의 전공을 선택하는 것도 그 자신의 선택에 따른다. 보통 이스라엘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이 원하는 선택을 기꺼이 격려해주는 편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바른 판단과 선택을 하도록 부모들은 자녀들을 훈련한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대화를 한다. 생업과 직장에 바쁜 아버지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보편적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부모와 자녀는 많이 대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가정에서의 생활 자체가 대화 중심이다. 이 유대 가정의 대화의 핵심은 한 방향의 지시나 가르침보다는 상호 질문하는 속에서 지속되는 것이다.말을 잘 하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부모와 대화의 문을 닫았다면 먼저 부모의 대화의 습관을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야기 하나 :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라고 머리 한번만 쓸어 주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야, 이 ××야, 육성회비 안 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고 소리 쳤는데 그때부터 내 마음 속에 악마가 생겼다.”(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의 907일의 고백’ 중에서) 이야기 둘 : 중국 위(魏)나라 신하 중에 경영이라는 자가 있었다. 하루는 왕과 함께 궁궐에서 활쏘기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저쪽에서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러자 경영이 왕에게 기러기를 화살로 맞히지 않고도 떨어뜨려보겠다고 호기 있게 말했다. 왕과 주위의 다른 신하들은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비웃음이 일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경영은 화살을 이리저리 쏘아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얼마 후 경영의 말대로 기러기가 화살에 맞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하늘에서 곤두박질하며 떨어져 죽는 것이 아닌가. 왕이 놀라며 경영에게 그 비법을 물었는데, 답변은 이랬다. “기러기는 원래 떼를 지어 나는 새인데, 혼자서 저렇게 슬피 울며 나는 것은 길을 잃은 것이고, 느리게 나는 것은 상처를 입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빈 화살을 쏘기만 해도 불안과 초조 때문에 위로 날려고 무리하게 솟구치다가 몸의 상처가 덧나서 죽게 된 것입니다.” 실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내 부정적인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한 생명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것에. 물론 범죄자에 불과한 신창원이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남 탓하기’ 심리 차원에서 핑계를 댄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렸을 적 아이들의 심리와 성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부모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칭찬, 교사의 관심일 것이다. 칭찬의 중요성은 여기에서만 강조되지 않는다. 입적하신 『무소유』의 지은이 법정스님은 ‘저 바다의 둥근 조약돌을 만든 것은 석수장이의 거친 정이 아닌 바다의 잔잔한 파도의 어루만짐 이였음’을 설파하지 않았던가. 또한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스턴버그는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에서 저능아로 찍혔던 자신이 4학년 때 담임인 알렉사 선생님의 칭찬하는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말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오늘날의 자기가 되었다고 했다. 사회가 각박하게 흘러서 그런가. 칭찬하는 문화가 빛을 바래서 그런지 남을 칭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가 참 힘들다. 칭찬은 전염성이 강해서 한번 물결을 타면 끝을 보기 힘들 정도라는데 말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교장선생님이 9월 1일부로 부임하셨는데, 회의시간 첫 일성이 ‘서로 칭찬하는 문화 조성’이다. 긍정적인 말, 칭찬하는 말, 서로 간에 인사를 잘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하신다. 처음 들었을 때는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우연히 앞의 이야기를 떠올리니 생각이 고쳐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소중한 아이들, 한번만 더 칭찬하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소한 내 한 마디 칭찬이 그 아이들의 삶을 다르게 만들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