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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컴프렉스가 힘이다

인간은 아무리 잘난 사람, 세상이 평가할 때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약점, 프로이드가 말한 컴프렉스가 있다. 이 약점 때문에 심한 컴프렉스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필자가 만나 본 사람 가운데 신체적 장애를 가지면서도 이 컴프렉스를 잘 극복한 사람들로 보통 사람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강영우 박사, 일본의 오토다케, 대구 광명학교 황재환 교감, 조선대 김영일 교수가 그런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멋진 인생을 살아간 사람들이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유상철씨도 2006년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혼자만이 간직한 비밀이 있었다. 그의 왼쪽 눈 시력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추운 날 서리가 낀 유리창을 통해 밖을 볼때 느끼는 윤곽만 보인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알아차리게 되었지만 이는 선수로서 큰 약점이기에 은퇴꺄지 비밀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약점때문에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결과 체력을 키웠고 몸싸움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박지성 선수가 ‘평발은 지구력이 약하다’는 약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결과 지구력과 집요한 플레이인 강점이 만들어졌다는 것과 같다.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8강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그는 0-1로 끌려가던 중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최종 수비수였던 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전반전에 부상당해 교체되자, 그는 최종 수비수 자리를 메우며 상대의 공격을 막았다. 몸을 던지는 육탄 수비를 하면서도 공격에 가담해 동점골을 뽑았다. 결국 이 경기에서 한국팀은 3-2로 역전승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에선 한국팀을 벼랑 끝에서 건져올린 골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멕시코, 네덜란드를 상대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완패하자, 차범근 감독이 월드컵 도중에 경질되고 감독 없이 벨기에전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국팀은 경기 초반부터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경기를 20여분 남기고 왼쪽에서 날아온 프리킥을 그가 번개처럼 뛰어가 골로 연결했다. 왼쪽 눈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마무리한 것이다. 그는 한·일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열린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전에서 전반전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후반전에 출전을 강행해 헤딩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유상철에게 왼쪽 눈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는 “오늘의 자신을 만든 것이 왼쪽 눈”이라고 표현했다. 잘 보이지 않고, 그로 인해 선수생활에 지장을 준 왼쪽 눈이 지금까지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말이었다. 그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단 왼쪽 눈이 완전히 실명 상태가 아니라, 윤곽이나마 희미하게 보이는 상태니까 감사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축구선수를 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강점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피나는 노력을 한 것이다. 한쪽 눈으로도 헤딩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기둥에 공을 매달아 높이를 조절하며 연습을 숱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 결과 선수생활을 하면서 발로 넣은 골보다 머리로 넣은 골이 더 많다. 사람마다 자기 나름대로 약점과 절망스러운 경험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오늘의 나를 만든 건 왼쪽 눈” 이라 자신있게 말하는 유상철 선수처럼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 보고, 미래의 어느 날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우리 학교에 재학중인 축구 선수들에게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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