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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필자는 어린 손녀를 막 걸음마를 하면서부터 돌보아 왔다. 이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면서 성장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언제 우리 한글을 익혀 나갈까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놀랍게 익혀 나가는 만 4세 10개월의 손녀를 보면서 그 뿌듯함을 떨치기 어렵다. 솔직히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이제는 웬만한 한글 제목은 물론 각종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혼자서도 무난하게 읽고 이해하고 또 직접 글씨를 쓰는 모습을 보고, 우리 한글의 우수성에 그저 가슴이 뭉클할 뿐이다. 오늘은 579돌 한글날이다. 알면 알수록 위대하고 과학적인 이 한글, 이미 세계는 감탄하고 놀라움을 표명해 왔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다. 그것은 민족의 정신이며, 문화의 뿌리이며, 과학과 철학이 담긴 위대한 창조물이다.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한 이유는 단 하나,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대왕의 마음은 애민(愛民)정신의 극치로 문자 하나하나에 백성을 향한 사랑이 깃들어 있다. 그 결과 한글은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위대한 한글을 과연 제대로 알고, 제대로 가꾸어 나가고 있는가? 특히,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 현장에서 한글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늘날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빠른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줄임말, 이모티콘, 초성어들이 자연스럽게 일상 언어로 자리 잡았다. “ㅈㅅ”, “ㅇㅈ?”, “ㄱㅅㄱㅅ” 같은 표현들이 대화의 주를 이루고, 맞춤법과 문장 구성의 정확성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한글 사용의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학교는 보다 한글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고 문장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한글의 창제 원리, 역사, 철학적 의미,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인문학적 가치를 함께 그리고 깊이 있게 가르쳐야 한다. 왜냐면 이는 국어 시간뿐만 아니라, 전 교과와 연계하여 한글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매년 ‘한글 바로쓰기 주간’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잘못 사용한 언어를 찾아 고치고, 바른 표현으로 바꾸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학생들은 자신들이 쓰는 말이 얼마나 많은 오류와 왜곡을 포함하고 있는지 깨닫고, 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체험을 통해 익히고 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한글 창제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를 탐구하게 하고, 학생들이 가상의 문자 체계를 스스로 만들어 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라는 것이 얼마나 치밀한 사고와 인문학적 통찰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지 몸소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체험 중심의 수업은 단순한 암기식 교육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학교 도서관, 동아리, 방과후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한글에 대해 탐구하고 즐기도록 유도할 수 있다. 예컨대, ‘순우리말 탐험대’, ‘한글 글씨 디자인 공모전’, ‘한글 시화전’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자극하면서도 한글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 한글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알고 존중할 때, 학생들에게도 그 정신이 전달될 수 있다. 교실 게시판의 문구 하나, 학급 규칙의 표현 하나에도 바른 말과 고운 말이 담긴다면, 그것이 곧 한글을 가꾸는 교육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결국, 한글 교육은 국어 교육의 문제만이 아니다. 전 교과가 함께해야 하며, 교육 공동체 전체가 ‘우리 말과 글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한글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다음 세대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 할 것이다. 알면 알수록 우수하고 과학적인 한글,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 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이제 그 위대함을 미래로 이어가기 위해 우리는 지금 학교 안에서부터 한글을 다시 가꾸어야 한다. 세종대왕의 따뜻한 애민 정신에 드러난 창제 원리와 일제 치하에서도 주시경 선생의 한글을 지키고 가꾸기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한글을 통해 자유자재로 생각하고, 표현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한글 교육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의 민족적 정체성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찬란한 K-문화, 그리고 한민족 공동체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길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 첫 정기국회의 국정감사가 14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권 교체에 따른 교육 정책 변화에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5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발간한 데 이어 국회예산정책처도 ‘2025 국정감사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의 관련 사항을 살펴본다.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에 따라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의 경우 2020년 이후 흑자 폭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쟁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학연금기금의 재정수지 흑자는 2020년 1.0조 원에서 2021년 2.1조 원으로 증가한 이후 2022년 1.6조 원, 2023년 0.5조 원, 2024년 0.4조 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는 최근 5년간 기금 수입이 약 10.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연금급여 지출이 44.6% 급격히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추세라면 사학연금기금의 재정수지가 2028년 적자로 전환되고 2042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사학연금기금의 흑자가 감소하고 고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수입 확대 방안과 지출 구조 합리적 조정 등이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금 관리와 관련해 자산군별 전략적 배분 및 위험관리 체계 강화 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률 유지 방안에 대한 집중 질의가 전망된다. 또 사학진흥기금으로부터 융자를 받은 일부 사립학교가 최근 경영난과 폐교 등으로 채권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교육부의 미수채권과 대손충당금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수채권에 대한 사후적 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기금 운용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금을 관리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은 2024년부터 미수채권 집중관리를 위한 부서를 배치하고 미수채권 관리 및 회수 업무를 집중 수행하고 있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그 실효성에 대한 검토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장학금을 운영하는 한국장학재단도 관심 기관이다. 대학등록금 범위 내에서 소득과 재산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지원하는 국가가장학금 I유형의 경우 2024년 지원을 10개 구간 중 8구간까지 지원하던 것을 9구간까지 확대했다. 지원 범위가 늘어 수혜 대학생은 확대됐지만 그에 따른 중장기 재정부담 관리 부담도 커졌다. 특히 새롭게 지원 대상에 포함된 9구간의 경우 가구 월 소득인정액이 1221만~1829만 원이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를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 요구가 이어져 왔다. 국감에서 이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집중 추궁할 수 있다. 아울러 국가근로장학금 저소득층 수혜 인원 확대 방안, 취업 후 학자금 상환 부담 완화 등에 대한 검토 필요와 재단의 의지 등도 국정감사에서 논의될 수 있는 주제로 파악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6월 발생한 한국연구재단 해킹의 책임 문제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커가 이메일 정보와 단순한 URL 조작만으로 한국연구재단의 논문투고시스템에 침입해 비밀번호 초기화를 시도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개인정보 유출 사실에 대해 법령상 기준인 72시간 이내 통지 기준은 준수했으나 유출 사실을 3일간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피해보상도 예산 없음을 이유로 사실상 회피한 정황이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12만 명의 연구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점에서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정보보호에 대한 규제와 책임이 민간에 비해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정보보호에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보완이 요구될 것으로 예측했다.
“대부분의 정책에공감하지만, 일부는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가 교육 분야 국정과제를 공개하자 교육계 인사들이 내놓은 의견이다. ‘지역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인재 양성’, ‘인공지능 디지털시대 미래인재 양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강화’ 등 국정과제는 물론 실천과제에 포함된 교권 보호 및 정치기본권 확대, 기초학력 보장, 특수교육 여건 개선 등 교육 현안 반영은 긍정적이다. 다만 ‘시민교육·노동교육 강화’는 과거 특정 이념 편향성 문제를 낳았던 전례가 있다.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 시 교육 현장의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등 교육 수장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 탓에 교육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최 장관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때 의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내용이 정치적 편향성이었다. 과거 최 장관의 발언이나 게시글 중 특정 정치 계층을 옹호하는 의견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시민교육·노동교육 강화’에 대해 걱정 섞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세종교육청의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인권교육’의 ‘확대 버전’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도 제기된다. 한국교총은 “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정치적 이념을 주입될 수 있어 정치적 편향성 교육 예방·제어장치 확보가 필요하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는 개인의 권리뿐 아니라 의무, 책임, 국가정체성에 대한 부분도 동일한 가치로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사·특목고 폐지 논쟁 재점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 장관은 지난 3차례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자사·특목고 폐지를 찬성해 왔기 때문이다. 장관 취임식 때부터 ‘학생 경쟁 완화’를 매번 빼놓지 않을 정도로 거론하고 다닌다.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방증이다. 통상 진보 정치권에서 ‘경쟁 완화’를 거론할 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내용이 학교 평준화, 일제고사 폐지 등이다. 지나친 평준화 집착에 따라 기초학력 약화, 사교육 심화 등 교육 본질 악화로 이어졌던 경험은 이미 여러 차례 몸소 겪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강주호 교총 회장은 최근 최 장관과 교원단체 대표 간 간담회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편향성 논란과 특정 집단의 목소리만을 대변할 것이라는 우려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나무가 뿌리를 한쪽에만 두면 기울어져 결국 쓰러지듯, 교육부가 특정 집단만을 바라본다면 대한민국 교육은 균형을 잃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우리 사회는 전체 주민등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8년 고령사회를 지나 6년 만에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초고령 사회,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정년연장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고령자의 삶은 녹록하지 못하다. 통계청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6세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는 37.8%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혼자 사는 고령자의 55.8%는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혹여 준비하고 있더라도 ‘공적연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월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이 65만 원에 불과해 2021년도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노후 최소 생활비(부부 198만 원, 개인 124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년퇴직 이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하려는 고령층이 전체 고령자 중 69.4%(남성 77.6%, 여성 61.8%)에 달한다. 65세 정년연장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첫째, 급격한 초고령 사회로의 진행과 인구구조 변화로 예상되는 노동력 감소, 노년 부양비 증가, 노인 빈곤 심화 등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고령자의 고용 확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둘째, 2024년부터 2034년까지 11년에 걸쳐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년퇴직이 본격화된다. 이들은 노동 욕구가 강하고 교육 수준이 1차 베이비부머 세대에 비해 높은 편으로 양질의 노동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이직할 경우 생애 노동 경험을 살리지 못하는 단순노무직으로 이동한다. 고령자 노동시장의 특징이 이직 사유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재취업하기가 어렵고, 재취업해도 임시일용직의 불안정한 고용상태로 노동시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2025, 지은정). 노동 빈곤의 위험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되도록 주된 일자리에서 고용을 유지하여 소득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연금제도와 정년제도 간 부조화로 생기는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민연금법」 제정 이후 3차례의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명목소득대체율이 70%에서 43%로 조정되고, 연금수급개시연령도 2008년부터 5년마다 1세씩 늘어나 2033년이 되면 65세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면서 연금을 통한 노후보장수단이 약해지고 있다. 현재 「고령자고용법」상 법정 최저 정년은 60세이다.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정년퇴직 후 3년 또는 길게는 5년간 무연금·무소득으로 인해 기본적인 노후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다. 노후 소득 공백 문제는 노후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 평균의 약 3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공적연금의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고령자의 일자리가 대부분 임시일용직 또는 비정규직으로 저임금과 불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고 고령 근로자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에 법정 정년 65세 상향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높은 노인빈곤율 해결, △소득 크레바스 문제 해소, △2019년 대법원의 노동 가동연한을 65세 상향 판결, △OECD와 유럽연합 법원 등 연금수급연령 이상으로 정년을 설정하는 국제적 흐름 등을 이유로 제시하였다. 65세 정년연장과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국민주권시대를 연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8월에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청사진에 담긴 국정과제에는 정년연장, 주 4.5일제, 「노조법」 2·3조 개정, 초기업 교섭 촉진 등 37개의 노동정책이 포함되었는데 대부분 노동계의 오랜 숙원과제이다. 특히 지난 8월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사회적 대화를 통한 단계적 정년연장을 2025년 하반기에 추진한다는 계획이 담겨져 있다.2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법정 정년과 연금수급 개시연령의 차이로 인해 은퇴자 소득 크레바스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년연장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정년연장은 하반기 핵심 쟁점 법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5세 정년연장은 노동계가 요구하는 핵심의제 중 하나이다. 한국노총은 소득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65세 법정 정년연장 관련법 개정을 위한 국회 청원에 나서기도 했다.민간기업뿐 아니라 공무원·교원을 포괄하여 정년연장의 필요성과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고, 토론회·기자회견·국민여론조사 등을 통해 여론전을 형성해 나갔으며, 지난 22대 총선과 21대 대선 정책의 핵심과제로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조직노동의 영향력은 21대 대선 후보 시절 “법적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사이의 단절은 생계의 절벽”이라며 “준비되지 않은 퇴직으로 은퇴자가 빈곤에 내몰리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메시지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21대 대선 의제와 국정과제에도 그대로 포함되었다. 교원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첫 출발 인구고령화를 겪은 주요 국가들은 노동력 부족, 연금재정 악화, 연령차별금지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년연장을 추진하거나 정년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고령자고용정책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OECD 주요 국가들은 연금수급개시연령 상향에 맞춰 법정 정년을 늘려 사실상 소득 공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연금재정 안정화를 이유로 연금수급개시연령을 연장해 왔지만, 법정 정년은 공무원 60세, 교원 62세에 불과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따라서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고 고령자의 생활안정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도 이재명 정부와 집권 여당 민주당은 2025년 이내 단계적 정년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에서 노·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22대 국회에서 65세 정년연장을 위한 고령자고용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되어 있다. 민간기업이 정년연장을 추진하면 공무원·교원사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무원과 교원은 민간기업보다 고용안정성을 담보하고 있지만, 소득 공백 문제는 보편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최근 한국교총이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정년연장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찬성의견이 57.6%로 반대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찬성의견으로는 소득 공백 해결 및 노후 대비 강화(60%)와 교원의 현장경험과 노하우의 지속성(23.6%) 등을 꼽았다. 현재 교육공무원의 정년은 62세에 그치지만 대학교수의 정년은 65세로 정년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가시화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공무원에 대한 정년연장 논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교육공무원 내 정년연장의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가 형성되어 있고 반대의견도 적지 않다. 이럴수록 사회적 논의를 통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1998년 여의도 한강둔치와 장충단 공원 등에서 열렸던 교원 정년단축 반대 집회에 교직 경력 4년 차의 신임교사였던 필자도 참여한 기억이 생생하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되고 경직된 교직사회 활성화를 위해 교원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였다. 그 당시 정부는 ‘고령 교사 1명을 퇴출하면 신규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고령 선생님보다 젊은 선생님을 더 선호한다고 홍보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25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으로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동일하게 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데 있다. 지속가능한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우수한 생산가능인구 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정년연장을 통해 고경력 근로자를 노동시장에 묶어 두면서 새로운 생산가능인구의 유입을 위해 학제개편, 유학생 유치, 해외근로자 채용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기되어 왔고 일부는 적극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번 이재명 정부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확대하는 법정 정년연장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현상 속에서 교원의 정년연장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년연장은 단순하게 퇴직 시점의 유예가 아닌 교원의 전 생애 주기를 고려한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경력관리의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교원은 단순한 고용 집단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학생 교육의 적극적인 교육주체(Agent)로 그들의 정년연장은 교육의 질과 미래 인재양성의 성공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본고는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교원 정년연장의 필요성과 보완점들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교원 정년연장의 중요성 인적자원개발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학교 차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을 쉽게 정의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인적자원개발은 학교의 성공을 위해 구성원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과정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구성원의 경험에 기반한 전문성과 역량을 끊임없이 육성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교원 정년연장의 중요성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째, 65세로 연장이 된다면, 63세부터 65세의 교원만이 가지는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를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암묵지는 풍부한 경험을 통해 쌓인 내적 노하우를 의미한다. 1999년 정년이 62세로 갑자기 단축되면서 퇴직과 함께 숙련된 자산인 암묵지가 사라졌다. 즉 정년단축 이후 우리 학생들은 63세 이후 교사가 제공할 수 있는 교육적 암묵지를 제공받을 수 없었다. 물론 퇴직 이후 기간제나 단기 계약으로 63세 이후 교원들이 교단에 설 수 있었지만, 정규 교원과 다른 신분이라 교육적 열의나 몰입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교원 정년의 연장 또는 환원은 수십 년간 축적된 교육 경험과 학교 운영에 대한 암묵지를 연장(환원)된 기간만큼 확대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공교육 생태계 전체의 집단지성에 대한 완성을 의미하며 그만큼의 암묵지를 후배 교원들에게 전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교육적 측면에서 학교 사회의 활성화에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평균 수명 연장과 함께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성공적인 노화를 경험하는 고령층이 조직 내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교원 정년퇴임의 현실을 보면 퇴직하는 교원들에게 “축하합니다” 보다는 “더 일하실 수 있는데…, 시원섭섭하시겠습니다”라는 인사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이는 62세라는 연령이 여전히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생산가능인구로서의 역할 수행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제도적·법적 제한으로 인해 강제로 조직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반영한다.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보면 이는 상당한 손실이다. 수십 년간 양성과 연수을 통해 축적된 교원의 전문성과 조직 내 경험 자산은 경력개발 관점에서 고부가가치 자원에 해당한다. 특히 30년 이상 교직생활을 통해 육성된 역량(교수·학습 전문성, 교육 리더십, 학교문화 조성 역량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적자본이다. 그럼에도 단순히 나이 제한으로 퇴직시키는 것은 인적자원의 조기 이탈이자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62세는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게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나이이다. 따라서 교원 정년연장은 단순히 퇴직 시점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경력관리(career management)와 지속가능한 HRD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는 교육의 질 제고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셋째, 학교조직의 문화와 분위기 그리고 핵심가치 등은 HRD에서 조직 성공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투입요인이다. 학교의 새로운 문화 창출을 위해 인적자원개발의 대표적 솔루션 중 하나인 조직학습을 고려할 수 있다. 더구나 학교는 기업보다 규모가 작고 ‘느슨하게 결합된 이완조직(Loosely Coupled System)’이기에 학교 내 부서나 구성원이 연결은 되어 있지만, 각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각 부서와 구성원의 지식을 연결하는 조직학습을 통해 교육적으로 의미 있고 새로운 학교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 조직학습에서 핵심은 개별 구성원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사회적으로 교환되며, 조직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 전체가 내재화를 통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년이 연장된 교원들이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 축적된 조직 내 갈등 조정능력·위기대응력·문제해결력 등의 소프트 스킬을 통해 적극적으로 리딩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기능한다면 조직학습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나아가 다양한 세대의 교사들을 연결하여 개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새로운 지식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정년이 연장된 교원들이 코칭과 멘토링을 주도한다면 학교조직은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혁신적인 변화를 달성할 수 있다. 즉 정년이 연장된 교원들은 학교조직의 학습문화와 교육의 질을 혁신하는 전략적 인적자원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교원 정년연장의 보완점 위에서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의 교원 정년연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현재 학교조직의 상황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여건을 고려한다면 몇 가지 보완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고경력 교원이 보유한 풍부한 암묵지라는 자산을 학교 또는 교육청 차원에서 조직지식으로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수업 콘텐츠화, 지식경영 시스템 구축 등 개인의 암묵지를 집단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교조직 내 교원 간 지식 전수를 체계화하여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고경력 교원은 업스킬링을 통해 보유한 역량을 시대에 맞게 확장 및 심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둘째, 오늘날 인공지능의 발전 등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정년이 연장된 교원의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은 중요한 과제이다. 교육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이들이 새로운 기술과 수업방식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심리적 수용성과 동기부여 강화가 필요하다. 정년이 연장된 교원의 새로운 기술과 수업방식 습득의 거부감이나 정체성 위협 없이 리스킬링 할 수 있도록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조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년이 연장된 교원 스스로 변화의 주체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 동기를 유도하고, 자신의 역할이 새로운 가능성과 성장의 기회로 리스킬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60대 고경력 교원의 정원이 증가하게 되면 세대 간 갈등 및 조직문화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즉 60대 교원의 증가로 인해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학교는 교육에 대한 관점, 수업 등 일하는 방식, 기술 수용도 등에서 세대 간 차이를 보이며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고경력 고령 교원들의 전통적 접근과 MZ세대 교원의 혁신지향적 태도가 충돌하면서 조직 내 신뢰 구축과 협업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함께 일하고 배우는 세대 간 코칭 등 협업과 공유가 강화될 수 있는 학습공동체를 구축해 세대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암묵지의 전수 및 교환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정년연장은 경력의 끝이 아니라, 경력 여정의 연속이다 교원 정년연장은 필연적인 사회 변화이자 우리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건이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고용 기간의 연장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정년연장은 교원의 경력 후반기 재설계, 세대 간 연계, 조직문화의 재정립, 그리고 학생 중심의 교육에 대한 고성과를 위한 HRD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원의 전 생애 단계를 경력개발 차원에서 재설계하고, 특히 경력 후반의 전문성과 열정을 공교육 혁신에 재투입할 수 있는 인적자원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숙련된 암묵지를 조직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경험을 후배 교원과 공유하며, 공교육 혁신의 동력으로 재투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결국 정년연장은 고령 교원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고 학교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연속적 여정이 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58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하고 싶어 한다. 정년을 5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면 본봉의 절반 되는 금액의 5년 치를 한꺼번에 명예퇴직수당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전에 임용된 교사들의 경우 만 58세에 퇴직해도 곧바로 연금이 나온다. 그래서 30년 이상 재직하였으면 학교 근무할 때 소득의 70% 수준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임용된 교사들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정년퇴직해도 65세부터 연금이 지급된다. 58세에 퇴직을 하면 연금 개시일까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명예퇴직을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최근 5년간 명예퇴직률은 교원의 약 1.8%이고 6,500명 정도 된다. 1995년에 주로 임용된 1972년생이 58세가 되는 2030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1~2036년까지는 명예퇴직이 급감하는 시기다. 2037~2041년까지 정년퇴직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해서 퇴직자 수가 2030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2031년을 기점으로 발생할 ‘명예퇴직 급감’ 현상을 분석하고, 정년연장의 방안들을 고민해 보는 글이다. 명예퇴직 급감 시나리오 교원들이 명예퇴직을 결정할 때 소득에 얼마큼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명예퇴직률의 최저점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누어 전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공통 가정 - 전체 교원 수는 학생 수 감소로 2025년을 기준으로 매년 0.5%씩 감소한다. - 모든 시나리오는 2031년 명예퇴직률이 절반으로 감소하고, 2036년부터 최저점을 형성한 뒤, 2037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V자형 패턴을 따른다. ● 세 가지 시나리오 - 시나리오①(최악): 명예퇴직 빙하기(2032~2036년) 동안 명예퇴직률이 0.2%까지 하락하는 가장 비관적인 상황. - 시나리오②(중간): 명예퇴직률이 0.5% 선에서 유지되는 중간 수준의 상황. - 시나리오③(최선): 명예퇴직률이 0.8%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장 낙관적인 상황. 시나리오별 전체 퇴직자 수 전망 비교 세 가지 시나리오는 2031년 이전까지는 동일한 퇴직자 수를 보이지만, 명예퇴직이 급감하는 2031년부터 그 격차가 발생하며 2036년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정책 제안 ● 안정적 명예퇴직 확보를 위한 방안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서 명예퇴직을 할 때 받는 소득을 한번 분석해 보았다. 교대를 졸업하고 1996년에(만 22세) 임용된 교원이 58세 이후 명예퇴직하면 연금 개시일은 65세이다. 7년간 소득이 없다. 같은 만 22세지만 1995년에 임용된 교사는 58세 명퇴 후 곧바로 연금이 지급된다. 1995년 임용자와 비교하면 소득이 7년 동안 약 2억 4천만 원이 적다.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몇 개월 차이로 엄청난 소득 차이가 발생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1996년 이후 임용자들에게 새로운 유인책을 제시하여 명예퇴직을 유도하는 것이 유익하다. 고임금 공무원의 명예퇴직을 유도하고 그 자리를 신규 인력으로 대체하는 정책이 재정적으로도 유리하다. 그리고 교육공무원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장점도 있다. 재정적으로 유리한 범위 안에서 명예퇴직수당의 증액 방식을 계산해 봤다. 분석의 객관성을 위해 정년(62세)을 5년 앞둔 만 57세(재직기간 35년의 40호봉 교육공무원)인 가상의 인물과 신규 임용된 9호봉 교육공무원 가상의 인물 2명을 설정하고 5년간의 누적 재정 효과를 추적했다. 고임금 공무원의 5년간 총고용 비용은 1억 791만 8,703원이고, 신규 임용자의 고용 비용은 4천322만 3,259원이다. 따라서 고임금 공무원이 퇴직하면 발생하는 재정적 이익은 6천469만 5,444원이다. 이 금액에 비추어 추가로 지급할 수 있는 퇴직수당의 공식은 아래와 같다. ● 제도 개선안 • 현재 산정 공식 수정 방안 • 현재 공식: (월 봉급 × 68%) × 0.5 × 잔여 월수 • 개선 공식: (월 봉급 × 68%) × 0.66 × 잔여 월수 고임금 공무원의 명예퇴직을 유도하고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정책은 상당한 초기 비용에도 불구하고 2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공공 부문의 재정 부담 완화와 청년 고용 촉진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사회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를 단순한 비용 절감책이 아닌,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정년연장을 위한 10년 주기 안식년제 도입 교사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동시에 젊은 신규 교사들의 일자리를 뺏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10년 주기의 안식년 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1996년 1월 1일 이후 임용된 교원들은 정년퇴직 후 연금 수급 개시까지 최대 3년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사회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기에 최근 주 4.5일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교원의 전문성 개발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에 교육공무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고, 주기적 안식년 제도를 도입하여 교원의 전문성 개발과 재충전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안식년 기간 동안 빈자리에 신규 임용을 함으로써 일자리 나누기를 해야 한다. 교사들에게는 안식년을 통해 자신의 전문영역에 대해 연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 안에는 다양한 전문교사가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특수교육대상자가 2024년 기준으로 2.1%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공립학교의 학생 중 15%가량이 특수교육지원대상자이다. 미국의 특수교육대상자 중에서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 부분은 학습장애(32%)이다. 공립학생의 4.8%의 학생이 학습장애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4년 0.02%의 학생만 학습장애로 지원을 받고 있다. 기초학습부진 학생의 대부분은 학습장애 가능성이 있다. 이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기초학력전문교사가 필요하다. 정서행동지원전문교사도 꼭 필요하다. 생활지도전문교사들도 필요하다. 안식년 후 관련 전문 분야에서 5년 동안 종사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33년부터 만 65세로 늦춰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 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단절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어서, 정년연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검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전(前) 정부에서도 공무원의 단계적 정년연장 방안이 논의된 바 있으며, 세부내용에 관한 판단만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실제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는 여러 단위에서 제안을 내놓고 있으나, 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 간의 미스매칭 문제를 지적하며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 정부에서 고용시장의 정년연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공무원 정년연장과 호봉제 중심의 급여 체계 개편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제도 도입이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년연장은 쟁점과 이해관계가 복잡하며, 국민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부가 대안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실행이 쉽지 않다. 특히 교원 정년연장 문제는 단순히 고경력자들의 근속 연장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층, 즉 예비교사들이 교육현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핵심과제가 될 수 있다. 정년연장과 신규 인력 유입을 어떻게 병행할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다만 일반공무원과 교원은 근무 형태와 직무 특성이 크게 다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교원의 현실과 여건에 맞춘 정년연장의 가능성과 문제점, 그리고 향후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정년연장 시점이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이는 반드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 판단된다. 들어가며 우리나라의 경우 교원을 제외한 일반공무원의 정년은 현재 만 60세로 통일되어 있다. 과거에는 5급 이상과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 기준이 달랐으나, 이를 만 60세로 일원화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공무원 중 예외적으로 더 높은 정년을 보장받는 직군도 있다. 대법원장·대법관·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은 만 70세, 판사와 대학교수는 만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교원 역시 IMF 이전까지는 만 65세 정년이었으나, 이후 3년이 단축되면서 현재의 제도가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명예퇴직’ 제도가 함께 도입되었으며, 그사이 적지 않은 논란과 혼란이 있었다. 현재 국공립 기준 교원의 정년은 만 62세다. 그러나 실제로 정년까지 교단에 남는 교원은 관리직(교장·교감)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명예퇴직 기준은 시도교육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경력 20년 이상인 교원에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현실적으로는 매년 기준이 변동되지만, 대체로 23~27년 경력 사이에서 명예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S초 사태’ 이후 교권 추락의 영향으로 명예퇴직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승진하지 않은 평교사의 경우 정년까지 근무하는 비율이 낮으며, ‘승진해야만 오래 근무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구조적 현실은 향후 정년연장 논의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약 5,5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교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원의 57.6%가 정년연장에 찬성했다. 찬성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연금 수령 전 공백 해소’였으며, 반대 이유로는 ‘세대교체 지연’이 가장 많았다. 찬성과 반대가 어느 한쪽으로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정년 이후 연금 공백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국 교원의 평균 연령이 40대를 넘긴 상황에서, 정년과 연금 문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무원의 정년을 연장할 경우, 청년층(예비교사)과의 일자리 충돌 가능성이 매우 크다. 만약 고통 분담 없이 기존 경력자만 혜택을 본다면, ‘세대 이기주의’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도입 방식과 문제점 정년연장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영역이지만, 도입 방식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논의가 뒤따르겠지만, 큰 틀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는다면 세부적인 논의는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일단 방향이 확정되면 세부사항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 첫째, 교원단체·일반 교사가 주장하는 ‘정년 환원’ 방식 과거 교원의 정년이 만 65세였던 만큼, 이를 ‘정년연장’이 아닌 ‘정년 환원’으로 보아 단계적 또는 일시적으로 현행 만 62세에서 다시 만 65세로 늘리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언뜻 가장 간단해 보이지만,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단순히 정년을 환원하면 관리직(교장·교감)의 임기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이미 승진 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관리자의 정년이 늘어나면, 젊은 교사들의 승진 기피와 부장 기피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고경력자만 혜택을 누리고 저경력자와 청년층(예비교사)의 기회를 빼앗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방식은 가장 단순하지만,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 ● 둘째, 임금피크제 또는 이에 준하는 급여 보정 방식 병행 정년을 연장하되, 임금피크제나 그에 준하는 급여 보정제도를 함께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현재 명예퇴직 또는 정년퇴직 후 기간제교사로 근무할 때 ‘14호봉 제한’을 받는 제도와 유사하다. 이 방식은 고경력자의 고액 연봉 구조를 조정해 세대 간 부담을 분담하려는 취지지만, 기준 설정과 대상 범위 결정에서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승진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불확실하다. 당사자들의 저항과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세대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릴 경우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다. ● 셋째, 정년 유지 + 재고용 계약제 확대 정년 자체는 현행대로 두되, 정년 이후 계약직(기간제·시간강사 등) 형태로 재고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부 교원은 정년 후 희망에 따라 개별 학교 단위에서 계약직으로 재고용되어 만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이 방식을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확대한다면, 개인의 노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희망자 전원이 만 65세까지 계약직 교사로 일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계약직 신분 특성상 승진이나 발령에서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고경력자의 대규모 재고용이 청년층 기간제교사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또 계약제 시장 자체가 지역별 격차가 있고, 학령인구 감소로 점차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대규모 시장 형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나가며 정년 연장은 단순히 근속 연장을 넘어 교단 구조 전반을 재편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 명예퇴직제도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지만, 연금 개시 연령이 늦춰지는 시점 이후에는 명예퇴직 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는 신규 채용 축소, 교원 과잉 문제와 직결되며,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구조적 충돌을 야기한다. 또한 지역별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달라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일률적인 정년연장은 실효성이 낮다. 고령 교원을 기피하는 현장 여건과 교육재정의 제약도 변수로 작용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사례처럼 장기적으로 만 70세 정년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며, 이는 단순히 연금 재정 문제를 넘어 ‘100세 시대 노동시장’이라는 구조적 전환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교원 정년연장은 청년 교사의 일자리, 교단 고령화, 교육재정, 교권 회복 등 다양한 문제와 얽혀 있는 복합 과제다. 어느 한쪽의 이해만을 반영해서는 정책 추진이 불가능하며, 교원 사회 내부의 자율적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좋은 기획안의 POWER 좋은 기획안의 조건은 주어진 대상을 분석하고, 고유한 맥락을 발견하고, 그 내용을 적절한 형태에 담아내는 것이다. 좋은 기획안을 뽑아내는 5단계 프로세스가 있는데, POWER로 정리된다. 핵심 알맹이를 찾아내는 Pre-writing, 구조를 세우는 Organizing, 그리고 살을 붙이는 Writing, 보기 쉽게 군살을 빼는 Editing, 마지막으로 객관적으로 기획 대상의 관점에서 검토하는 Re-writing이 바로 5단계 POWER이다. POWER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Pre-writing은 다채로운 분석과 생각을 통해 메시지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무조건 먼저 쓰지 말고, 쓰기보다 생각과 분석을 먼저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쓰면서 생각하고 그걸 다시 기획안에 덮어 넣겠다’고 접근하면 일이 뒤죽박죽된다. 기획안 작성에 왕도(王道)도 없고 일필휘지(一筆揮之)란 적용되지 않는다. 충분히 고민해서 알맹이를 찾아낸 후 기획안을 써야 한다. Pre-writing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폭넓은 검토와 깊이 있는 분석이다. 어떤 것이 제일 중요한 메시지인지 파헤쳐 가장 큰 부가가치를 내는 단계인 만큼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절대 건너뛰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둘째, Organizing은 메시지의 뼈대와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중요한 메시지들만 골라낸 후에 여러 가지 메시지를 어떤 흐름으로 전개할 것인지 선택하는 단계다. 이 단계는 이른바 기획안의 각(角)을 잡는 것으로, 기획안에서 메시지의 뼈대가 되는 목차를 형성하는 것이다. 목차란 논리와 이야기를 근간으로 메시지의 우선순위가 부여된 결과물이다. Pre-writing 단계에서 여러 가지 메시지를 모으는 것에 집중했다면, Organizing 단계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내세울 것은 더욱 내세워야 한다. 메시지의 전후 맥락을 집중적으로 다듬고 무엇을 더 많이, 무엇을 더 먼저 보여줄지 구조와 배열을 정하는 데 집중한다. 셋째, Writing 단계는 메시지가 한 번에 보이도록 표현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기획안을 속도감 있게 뽑아내는, 일명 ‘달려가는 작업’이 시작된다. 날 것 그대로의 복잡한 메시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표현하는, 이른바 기획안에 살을 붙이는 것이다. 기획안에는 세 종류의 살(문장·도형·그래프)이 붙는다. 넷째, Editing 단계는 메시지의 군살을 빼고 맥락을 부각시키는 단계다. 독자들은 기획안에 쓰인 메시지를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보지 않는다. 보기 쉽게 다듬어진 메시지만이 독자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간다. 날 것 그대로의 메시지를 숙성시키고, 보기 쉽게 가공하는 편집 단계를 거쳐야 알찬 기획안이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Re-writing은 원래 의도대로 작성되었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단번에 끝나지 않는다. 마음을 가다듬고 작성자가 아닌 독자의 관점에서 검사해야 한다. 객관적인 상황에서 메시지의 내용과 표현 형태를 최종 점검해야 기획안의 질이 높아진다. 명품은 디테일에서 승부를 겨룬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알찬 기획안 작성의 전지적 관점 기획안을 쓰는 방식은 기획자마다, 주제마다 다르다. 기획은 생각하는 일이다. 기획자는 다양한 자료를 찾고 분석하면서 정보를 얻는다. 파편적인 정보가 연결되어 지식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의 골격을 만든다. 자료를 조사하지 않으면 생각을 촘촘하게 할 수 없다. 깊은 생각은 정보의 양, 여러 사람의 견해, 생각한 시간에 비례해서 나온다. 다양한 관점으로 정보를 비교하고 분석해야 보다 나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PART VIEW] 기획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이나 상품,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시작 단계인 기획을 통해서 계획이 나온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문서가 기획안이다. 다른 문서와 비교해서 기획안을 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획안을 만드는 첫 단계는 기획안을 보는 사람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다. 미국의 스탠퍼드연구소에서는 문서를 작성할 때 NABC(need-approach-benefit-competition) 모델을 적용한다. 기획안을 검토하는 사람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실행하면 어떤 이익을 얻는가, 다른 방식과 비교해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 등의 순서로 문서에 정리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는데,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이나 분석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문제 정의는 여러 가지 현상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고, 문제 분석은 문제의 구조화 과정이다. 매켄지는 문제 분석 과정을 ‘문제의 구조화 → 분석과 설계 → 자료 수집 → 결과 해석’의 4단계로 구조화하였다. 문제를 해결하는 순서에 따라 ‘where, why, how’에 대한 답을 찾으면 ‘문제의 범위, 원인, 효과적인 대책’이 나온다. 문제 해결의 3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생각한다. 문제가 발생한 범위를 좁혀야 그곳에 역량을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다. 문제를 막연하게 정의하면 문제가 없는 곳이 없어 보인다. 모든 게 문제로 보이면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문제를 정의할 때는 반드시 범위를 좁혀야 한다. 둘째,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 생각한다. 문제가 발생한 범위를 좁혔다면 이제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일본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에서 ‘왜’를 다섯 번 반복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듯이, ‘왜’를 다섯 번 반복하면서 깊게 파고들면 원인이 드러난다. 셋째, 해결책을 검토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대답은 마지막에 찾는다. 여러 가지 해결책 가운데 가장 효과가 좋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빨리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선별한다. ‘어디서’,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해결책부터 찾으면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하게 된다. 기획안은 보고서·제안서와 비교해서 쓰는 방식이 다르다. 문장을 쓰는 방법은 일반 문서와 같지만, 문서를 통해 아이디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자는 논리와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보고서와 제안서는 글쓰기, 즉 문장 표현과 맥락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만, 기획안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논리적으로 구성해야 좋은 기획안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언어는 항상 변화한다. 시간의 흐름, 시대 상황, 기술의 변화, 문화 흐름의 변화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그 단어들의 뜻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단어를 선택하여 쓸 것인가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고 기획이다. 문체는 단순성·직접성·명확성을 받쳐주어야 한다. 같은 단어의 반복을 피하고, 형용사·부사 및 꾸며주는 말들을 없애야 한다. 세심한 단어 선택은 단어 수를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하다. 열쇠는 정확함이다. 생각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명사·동사·형용사를 선택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기획의 실제 _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경기도교육청의 ‘2025 교육활동 중심 학교교육지원 운영 계획’을 분석해 본다. 현장 주도 학교업무 효율화 안착을 위한 학교교육지원 운영 계획은 학교중심의 공교육 확대를 지원하는 교육행정의 일환으로 교원 업무부담을 경감하고 학교업무 개선을 추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본 계획안은 학교업무 개선을 도모하고 학교현장이 체감하는 학교업무 감축으로 교원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정책기획안을 작성하는데 시사하는 바 매우 큰 자료이다. 소개하는 계획안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과 단어·내용 중 밑줄 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보자. 현장 주도 학교업무 효율화 안착을 위한 2025 교육활동 중심 학교교육지원 운영 계획 ■ 추진 방향 및 목적 •현장이 체감하는 학교업무 감축으로 교원의 교육활동 전념 시간 확보 •현장이 만들어가는 학교업무 개선으로 업무별 맞춤 간소화·효율화 확대 •현장과 함께하는 연구학교 운영으로 학교업무 개선 일반화 토대 마련 ■ 세부 실천 계획 1. 현장이 체감하는 학교업무 감축 ❶ ‘함께, 물음표에서 느낌표를 찾아라’: 학교업무 개선 과제 발굴 프로젝트 ※ 학교업무 개선 과제 발굴 프로젝트란? 도교육청 전 부서와 25개 교육지원청이 함께 단위학교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학교 안에서 관행적이고 불필요했던 업무를 없애주거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발굴하여 단위학교·부서·기관 모두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 * 전체(일부) 폐지/교육(지원)청 이관/내용 및 절차 간소화/효율화/부서 내·간 협업 •(내용) - (1단계) [도교육청·교육지원청] 단위학교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 개선 - (2단계) [도교육청·교육지원청] ‘학교 안 불필요한·효율적인 업무’ 발굴·제출 - (3단계) [학교업무 개선 담당관] 학교 안 불필요한·효율적인 업무 발굴 우수사례 공유 - (4단계) 타 부서(기관) 우수사례 기반 부서(기관)별 일하는 방식 개선 선순환체계 구축 ❷ 공문게시제 강화: 학교 일반공문 접수(처리) 업무 경감 ※ 공문게시제란? 학교로 가는 각종 홍보 및 단순 안내 등이 포함된 공문을 일반공문으로 발송하지 않고 K-에듀파인 공문게시판에 게시 처리함으로써 학교의 공문 접수(처리) 업무를 경감하고 공문서 기반의 교육행정 효율화를 제고하는 정책 •(환경 설정) - [학교업무 개선 담당관] K-에듀파인 공문게시판 주제 영역 정비로 게시 공문 열람성 제고 - [단위학교] 학교별 K-에듀파인 외부공문 담당자 1명 지정 •(내용) - [전기관] K-에듀파인 공문게시판 주제 영역에 맞게 공문 게시 - [전기관] 공문게시제 운영 필요성 및 운영 방침 공유. 1일 1회 이상 공문게시판 확인으로 교육행정 누수 방지 안내 ❸ 현장이 만들어가는 학교업무 개선 •(주요 내용) ① 스마트한 업무처리: 학교업무지원 자동화 프로그램 발굴·배포 ② 학교업무 역량 강화: 맞춤형 학교교육지원 도움자료 개발 - K-에듀파인 기안문 샘플 서식 - 웹 기반 직책별·업무별 업무추진 길라잡이 ③ 학교 스스로 진단-분석-개선: 학교업무 자가진단 프로그램 현장 지원 ※ 학교업무 자가진단 프로그램이란? 학교문화·공문·업무분장을 학교가 스스로 진단·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학교문화 자가진단 프로그램, 공문 자가진단 프로그램, 업무분장 자가진단 프로그램)
정책논술, 시작은 서론이다 1. 교육정책 논술에서 서론이 중요한 이유 정책논술은 정책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구조화된 언어로 담아내는 글쓰기이다. 그 시작이자 방향타가 되는 부분이 바로 ‘서론’이다. 서론은 단순히 글의 첫머리가 아니다. 문제를 꺼내고, 이를 교육적으로 해석하며, 정책과 연결된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략적 발화의 공간이다. 교육전문직 논술에서 서론이 중요한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글 전체의 정책적 방향을 설정한다. 둘째, 제시문이나 문제 상황을 교육적 관점으로 해석해 줄 틀을 제공한다. 셋째, 서울교육 혹은 해당 교육청의 정책 철학을 논리 흐름에 녹여낼 수 있는 핵심 구간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서론을 통해 논술의 수준과 정책 이해력을 가늠할 수 있다. 2. 서론, 기-승-전-결 구조로 접근하라 교육정책논술을 포함한 많은 논술형 평가에서 서론 작성은 ‘기-승-전-결’ 구조로 요구된다. 이 구조는 전통적인 글쓰기 방식이면서도, 정책적 글쓰기에 매우 효과적인 구성 방식이다. ● 기(起) _ 주제 현안 또는 개념 제시 - 교육현장의 이슈 제기, 정책적 개념 정의, 통계 인용, 명언 활용 등 - 출제 의도와 관련된 핵심 개념을 드러내는 문장군 - 예시 •오늘날은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Only-One 교육시대이다. •기초학력은 교육의 출발선이자, 삶의 기본권이다. ● 승(承) _ 문제의식 또는 제한점 서술 - 해당 정책 또는 학교현장의 한계 진술 - 서울교육 또는 지역교육청의 기존 정책을 언급하며 문제 인식 확대 - 예시 •그러나 현재의 교육정책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관점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다양한 기초학력 지원책을 마련했으나, 복합적 요인을 반영한 맞춤형 연계가 부족한 상황이다. ● 전(轉) _ 변화의 필요성 강조 - 문제 해결의 당위성 및 사회적 요구 강조 - 정책 전환 또는 실천 강화의 필요성 제시 - 예시 •이에 따라 정책 실행력을 높이고, 현장 맞춤형 실행 체제를 새롭게 설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총체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PART VIEW] ● 결(結) _ 글의 방향성 명확히 하기 - 본론에서 다룰 주제 예고, 해결의 틀 제시 - 논술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 - 예시 •이에 본 논술에서는 기초학력 정책의 한계를 살펴보고,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3. 서론 쓰기의 3가지 실전 팁 ● “교육정책과 연결하라” - 서론에서 교육청의 정책명, 시책 명칭, 철학 등을 반드시 1회 이상 자연스럽게 언급할 것 - 예시: ‘○○형 기초학력 보장체계’, ‘학생맞춤통합지원팀’, ‘창의공감교육과정’, ‘교육공간 민주주의’ 등 ● “문제 제기는 구체적으로, 그러나 비판적으로” - ‘이 정책은 문제다’가 아닌 ‘정책이 의도한 바는 유의미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과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처럼 정책 의도 수용 + 현장 비판적 해석 구사 ● “결론을 먼저 상상하고 서론을 써라” - 글의 결론이 명확할수록, 서론은 그 방향을 정확히 안내하는 나침반이 된다. - 결론이 불분명한 서론은, 읽히지 않는다. 4. 서론 작성 꿀팁: 나만의 만능 틀 만들기 바쁜 시험 현장에서 시간을 절약하려면 미리 나만의 만능 틀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아래는 서론 작성을 위한 만능 틀의 예시이다. 이러한 틀을 숙달하고, 논제에 맞춰 키워드만 바꿔가며 연습한다면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유연하게 서론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5. 서론은 논술의 첫 관문이다. 서론은 논술의 첫 관문이자, 여러분의 논리력을 보여주는 무대이다. 본 원고에서 제시된 방법을 참고하여 서론 작성에 대한 자신감을 얻기 바란다. 교육전문직으로서 여러분의 통찰력 있는 시각이 담긴 논술이 합격의 문을 열어 줄 것이다. 6. 서론에 활용하기 좋은 교육 관련 명언·사자성어 ● 명언 ● 사자성어 정책논술 결론이 왜 중요한가? 정책논술의 결론은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필자의 정책 통찰력과 실천적 의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논제의 본질을 꿰뚫는 함축적 문장으로 시작해, 이를 정책 현장과 연결하고, 마지막 문장에서 미래를 여는 교육적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정책논술에서 결론이 가지는 미학이다. 논리적으로 완결된 결론은 채점자의 뇌리에 강렬한 잔상을 남기며,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사명감과 실천 역량을 함께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1. 결론 4문장의 구조: ‘기-승-전-결’로 설계하라 결론은 보통 4문장으로 구성되며,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전개된다. 2. 예시로 배우는 결론 구성 ● 예시 논제 -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자율시간 운영의 내실화 방안을 논하시오. ● 결론 예시 ① 기: 교육은 가르침이라기보다는 배움이며, 배움은 자율성 속에서 자란다. ② 승: 즉 학교자율시간은 교사의 교육과정 설계 역량과 학생의 주도적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③ 전: 교육전문직은 이 시간을 형식이 아닌 실질로 만들 수 있도록 현장을 밀착 지원하고, 자율과 책무가 조화를 이루도록 안내해야 한다. ④ 결: 자율은 혼란이 아닌 책임의 다른 이름임을 기억하며, 미래역량을 키우는 실질적 교육과정의 토대가 되도록 지속 가능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3. 결론 잘 쓰는 법 3가지 전략 ① 되풀이 요약은 금물 : 본론 내용을 단순 나열하거나 반복하지 말 것. ② 실천 의지를 명확히 : ‘교육청은 ~해야 한다’, ‘교육전문직은 ~할 사명이 있다’ 등의 문장으로 마무리할 것. ③ 마지막 문장에서 미래를 제시 : 정책적 가치, 지속 가능성, 교육의 본질을 담는 마무리는 높은 평가로 이어진다. 4. 결론은 ‘실천의 제안서’다 - 결론은 단순한 맺음말이 아니라, 필자의 사유 깊이와 정책 감각,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작은 정책 제안서이자 미래 교육을 여는 열쇠다. 마지막 문장까지 정성스럽게 써야 하는 이유이다. - 정책논술의 결론 한 문장에 담긴 당신의 열정이, 내일의 교육을 움직일 수 있다. 5. 결론 쓰기 연습하기 결론은 논술의 마지막 인상이며, 전체 논지의 핵심을 긍정적이고 확고한 의지로 마무리하는 부분이다. 제공된 자료의 형식을 바탕으로, 교육정책 논술의 결론 작성을 연습해 보자. ● 연습① _ 결론 쓰기 ● 연습② _ 결론 쓰기 6. 결론 작성 꿀팁 _ ‘고급 어휘’와 ‘긍정적 잔상’ 활용 ● 고급 어휘의 전략적 사용 결론에서 교육 명언이나 사자성어를 활용하면 논리적인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글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와 같은 사자성어나,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와 같은 명언은 여러분의 풍부한 지식과 교육적 철학을 보여주는 좋은 도구가 된다. ● 긍정적 잔상 남기기 결론의 마지막은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멘트로 마무리해야 한다. ‘척척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관리자’의 모습을 연상시킬 수 있는 강한 실천 의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협력은 1+1을 4로 만들 수 있다’는 명언을 활용하여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강조하고, 그를 통해 얻게 될 시너지 효과를 역설할 수 있다. 7. 결론에 힘을 더하는 언어 _ 명언·사자성어·은유의 활용 이러한 명언과 사자성어를 활용하여 논술의 결론을 더욱 풍성하고 설득력 있게 마무리하자. 채점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고급 교육 어휘와 문장도 결론의 설득력을 높이는 요소다. 어떤 주장을 펼치느냐와 함께 가장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명언에 의존해 요약으로 끝내지 말고, 반드시 자신의 논지와 연결해 실천 방향으로 귀결지어야 한다. ● 교육의 본질과 의미 ● 미래역량 및 변화 대응 ● 협력과 공동체 ● 학생 중심, 배움 중심 교육 ● 정책과 실천, 교육전문직 역할
우리나라의 교원평가제도는 목적에 따라서 근무성적평정(1964~), 성과상여금평가(2001~), 교원능력개발평가(2005~)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교원평가 전면 개편에 따라 중복된 평가를 통합하고 단순화하여 교원업적평가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3년 교육현장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2023년부터 현재까지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교원전문성 신장에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에 따라 평가를 유보하고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2026학년도 시행 예정인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근거 가. 「헌법」 제31조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나. 「교육기본법」 제14조(교원) ① 학교교육에서 교원의 전문성은 존중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는 우대되고 그 신분은 보장된다. ② 교원은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2. 개요 가. 우리나라 교원평가제도는 목적에 따라 근무성적평가(1964~), 성과상여금평가(2001~), 교원능력개발평가(2005~)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 나. 2015년 교원평가 전면 개편을 통해서 중복된 평가를 통합·단순화하여 교원업적평가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이원화 체제로 운영 중 3. 교원평가 운영 현황 가. 교원업적평가 1) 개요: 성과평가로서 근무성적평정과 성과상여금평가로 구성되며, 학교관리자 평가와 다면평가 합산 방식 2) 근거: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공무원수당에 관한 규정」 등 3) 활용: 승진 인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근평 60% + 다면평가 40%), 다면평가 결과는 성과상여금 지급액 산출 근거로 활용 [PART VIEW] 나. 교원능력개발평가 1) 개요: 전문성평가로서 체크리스트(5점 척도) 및 서술형 평가로 실시, 동료교원평가와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 방식 2) 근거: 「교육공무원법」,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교원능력개발평가실시훈령」 등 3) 활용: [우수]학습연구년, [일반]직무연수, [미흡]능력향상연수 등 교원의 역량개발을 위한 연수 기회 제공 4. 교원평가 운영진단 가. 평가부담 _ 중복평가 등에 따른 현장의 부담 발생 1) 중복평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동료교원평가와 교원업적평가의 다면평가(정성평가)가 평가지표 등이 유사하여 중복평가 지적 2) 평가 부담: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교원업적평가의 평가 기간, 관련 위원회 등이 달라 학교업무 부담 증가 나. 평가 신뢰도 _ 평가 결과의 비일관성, 형식적·온정적 평가 경향 1) 비일관성: 역량을 평가하는 유사한 평가에서 개별 교원에 대한 평가 결과가 다른 경우(격차 발생 등)가 있어 평가에 대한 신뢰 저하 ※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상위인 교원이 근무성적평정은 하위 결과 발생 2) 관대화 경향: 교원업적평가의 다면평가는 상대평가로 순위 산정에 치중되어 평가 요소별 점수가 왜곡되기 쉽고, 동료교원평가는 절대평가로 온정주의적 평가로 관대화 경향이 높음 3) 자기효능감 저해: 학생 만족도 조사가 교원을 평가 대상화하여 자기효능감을 저해하고, 역량진단에 한계 4) 제한된 정보: 학부모가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참여하나 제한된 정보를 통한 평가로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실 평가 우려 5) 유치원 특성 고려 부족: 일부 병설유치원에서 소속 초등학교 교원과 통합하여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등 유치원의 특성 고려 부족 다. 평가 내용 _ 현장 교원에게 필요한 역량과 평가지표 간 불일치 1) 직무 중심: 디지털 대전환, 저출생 등 시대 변화에 따라 학교에 필요한 교원의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직무 중심 평가 실시 2) 획일적 지표: 공통 평가지표를 통한 평가로 교과·경력 등에 따른 교원의 다양한 역할과 전문성에 맞춤형 역량 진단 및 분석 곤란 라. 평가 인식도 _ 교육3주체(교원·학생·학부모) 인식도 저조 1) 관심도 격차: 교원평가결과에 대한 체계적 피드백이 적어 승진 대상 교원과 다수의 일반교원 간 인식도 및 관심도 격차 발생 2) 인식도 악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학생·학부모 참여율 지속 하락, 서술형 평가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로 부정적 인식 확산 마. 결과 활용 _ 노력하는 교원에 대한 혜택 부족 1) 소수 혜택: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는 학습연구년제 선발 등에 활용되고 있으나 소수 교원에게만 적용 2) 주도성 저해: 교원을 평가 대상화하여 결과에 따른 능력향상연수를 제공(의무화)하는 것이 자기주도적 성장을 저해한다는 비판 존재 - 교원이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바에 따라 스스로 전문성 개발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모든 교원’을 위한 ‘질 높은 연수’로 초점 전환 요구 5 교원평가 개편 방향 가. 개편 중점 교원이 교육전문가로 존중·대우 받고, 자기주도적인 역량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하고, ‘교원역량개발지원 제도’로 개편 나. 개편 체계 현장부담 완화, 신뢰도, 타당도 제고, 자기주도적 성장 지원, 노력하는 교원 우대 6. 교원역량개발지원 제도 가. 개요 •다양한 진단 방식(동료교원+학생+자기)을 활용하여 교원의 자기주도적 성장 지원 •과정 중심, 역량개발 지원 중심 다면평가로 개선하여 평가 신뢰도, 타당도 제고 •평가 영역·요소별 결과, 연도별 변화 추이 등 진단 결과 누적 제공 •교원역량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문성 기준 등 마련 추진 •교권 침해 사례가 있는 서술형 평가 폐지, 학부모 조사는 학교(유치원) 평가로 대체 나. 동료교원을 통한 역량 진단 1) 다면평가 연계: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동료교원평가를 교원업적평가 다면평가의 정성평가 중 학습지도, 생활지도, 전문성 개발 영역으로 대체해 활용 - 수석교사: 수석교사 업적평가의 동료교원평가 활용 - 기간제교사: 정규교사와 동일하게 운영, 다면평가 결과는 미제공 - 학교관리자: 학교(유치원)평가 내 교원의 평가항목 2) 다면평가 개선 ① 교원의 교육활동 개선 노력이 다면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과정 중심, 역량개발 지원 중심 평가’로 개선 ② 학년 초(2월경), 학교 단위로 ‘다면평가 운영 및 교원역량개발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연중 교원 간 교류·협력활동(학습동아리 등), 자율적 멘토링 등을 통해 관찰·확인된 결과 반영 ※ 교사 학습공동체, 교과·부서협의회, 자율적 수업공개, 연수비 지원 등을 포함한 계획을 구성원이 함께 수립하여 학교 내 교원 간 교류·협력활동 활성화 지원 다. 학생 성장과 변화를 통한 역량 진단 1) 학생인식조사: 기존 학생만족도 조사를 개선해 학생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정보를 교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학생인식조사 추진 ① 학습지도(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및 생활지도의 결과로 나타나는 학생의 인식·행동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 ② 학생인식조사 참여 전 자기성찰 질문에 응답한 뒤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 교권침해 사례가 있는 서술형 평가 폐지 ※ 질문 예시: 1) 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2) 나는 선생님의 생활지도에 대한 말씀을 잘 듣고 지킵니다. 2) 학부모 조사 대체: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을 포함한 학교경영 전반 관련 의견 제시가 가능한 학교(유치원) 평가로 대체 ※ 「초·중등교육법」 제9조, 「유아교육법」 제19조 등에 따라 시·도교육감 주관으로 매년 시행 라. 자기역량진단 1) 교원에게 필요한 공통역량과 학교 조직 내 교사의 역할 및 특성 등을 고려한 개별역량 등 교원 핵심역량 도출 2) 교원 전문성 기준 및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자기역량진단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역량지표 개발 3) 경력단계·학교급(유치원 포함) 등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역량지표를 기준으로 자발적으로 역량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운영 4) 국가 수준의 교원 전문성 기준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개발하여 교원양성·임용·평가·역량개발 등의 준거로 활용 마. 교원의 역량 개발 정보 제공 1) 교원의 자발적 역량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활동 개선에 참고·활용할 수 있는 진단 결과 정보 제공 강화 - 다면평가 및 학생인식조사, 자기 역량진단의 평가 영역·요소별 결과, 연도별 변화 추이 등을 누적 제공(NEIS 최근 5개년) 2) 교육활동 피드백을 활용한 교원의 자발적 역량개발을 지원하는 교원성장지원 체제 마련 7. 개편 일정 가. 교원역량개발지원 제도 도입 1) 2024년~2025년: 교원개발능력개발평가 폐지 - 법령정비, 학생인식조사 개발 - 학생인식조사, 다면평가 연계(시범) 2) 2026년: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 - 학생인식조사 실시 - 다면평가 연계(적용, 과정중심평가) - 자기역량진단(맞춤형 역량개발 지원) 나. 국가수준전문성 기준 마련 및 역량개발·체제 개선 등 1) 2024년~2025년: 교원전문성 기준 마련(교육공동체 협의체 구성 운영) 2) 2026년: 교원전문성 기준에 따른 교원양성·임용·평가·역량개발 체제 개선 추진
심층면접의 중요성, ‘정책을 말로 구현하는 시험’ 교육전문직 시험의 성패는 ‘심층면접’과 ‘사업기획안’에서 갈립니다. 이 두 영역은 단순한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원을 넘어,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정책 실행력과 문제 해결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핵심 평가 요소입니다. 특히 심층면접은 지원자의 교육철학·리더십·교육정책에 대한 이해, 그리고 현장 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관문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말을 잘하는가’가 아니라, ‘사고력과 전문성을 말로 설득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됩니다. 이처럼 심층면접은 교육전문직 적합성을 드러내는 결정적 기회이자, 정책을 말로 구현해 내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심층면접의 정의 심층면접은 교육전문직 선발에서 응시자의 정의적 특성, 인지적 사고, 정책적 사고력 등 다양한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적 전형입니다. 단순한 말하기 능력이나 지식의 암기 여부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을 바라보는 철학, 문제상황에 대한 접근 방식, 정책 실행자로서의 자질을 전반적으로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면접은 일반적으로 3명의 평가자와 응시자가 마주 앉은 상태에서 진행되며, 평가자는 문항별로 사전에 설계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응시자의 반응을 유도합니다. 응시자는 제한된 시간 안에 주어진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의 경험 및 정책 이해를 토대로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응시자의 인지적 사고력(문제 해결 과정과 논리 전개), 정의적 특성(태도와 책임감, 협업 의지, 공감 능력), 정책적 판단력(교육정책의 맥락 이해 및 현장 적용 가능성)을 균형 있게 드러내는 기회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심층면접은 언어적 표현과 더불어 비언어적 요소를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목소리의 안정성, 말의 속도, 시선 처리, 손의 움직임, 자세, 표정, 호흡 등은 모두 응시자의 내면 태도와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이 또한 평가자의 주요 관찰 포인트가 됩니다. 최근 들어 여러 시도교육청에서는 이러한 심층면접의 질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면접 문항을 사전에 세분화하고, 평가기준을 구체화하며, 블라인드 방식이나 영상 면접을 도입하는 등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전형은 단순한 ‘면접시험’이 아니라,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실질적 자격을 검증하는 실전 평가의 무대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심층면접은 교육전문직이라는 공적 책무를 수행할 인재가, 자신의 신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하는지 ‘말’을 통해 증명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 자체가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 할 수 있습니다. 심층면접 평가의 타당성 교육전문직 선발에서 심층면접은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닌, 전형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핵심 평가 요소입니다. 즉 교육전문직 시험을 통해 선발된 이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우수한 교육전문직으로 활약할 수 있다면, 그 전형은 공정하고 효과적인 선발 도구로서 기능하는 것입니다. [PART VIEW] 전문직 시험을 설계하고 출제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어떤 사람이 좋은 교육전문직이 되는가’입니다. 이때 요구되는 핵심역량은 단순한 지적 능력을 넘어선, 인성과 가치관, 책임감, 그리고 교육철학입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정규교사로 재직 중인 대부분의 교사는 이미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과 교육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1차 지필평가를 통해 교육정책·교육행정·교육과정 등에 대한 인지적 지식은 충분히 검증된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2차 면접에서 평가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정의적 영역으로 옮겨갑니다. 즉 교직에 대한 관점(교직관), 교육에 대한 신념(교육관), 타인과의 관계 맺음(인성), 공적 책임을 실천하려는 태도(인격적 소양) 등입니다. 실제로 교육현장을 이끄는 교육전문직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바른 방향으로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이는 인지적 능력보다 정의적 특성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심층면접은 이러한 정의적 특성을 본격적으로 평가하는 장치로써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단편적인 질문이 아니라, 경험에 기반한 판단력,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 정책에 대한 관점 등을 통해 응시자의 태도와 가치관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답변 내용뿐 아니라 응시자의 말투·억양·시선·손동작 등 비언어적 요소까지 함께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심층면접은 교육전문직 시험의 ‘타당성’을 완성하는 요소입니다. 응시자의 응답을 통해 그가 단순한 ‘시험 준비자’가 아닌 ‘정책 실행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는지 판단하는 이 과정은 교육청이 바람직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본질적인 절차인 것입니다. 심층면접 대비 전략 심층면접은 단순한 문답이 아니라,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철학과 자질, 정책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역량을 말로 구현하는 실전 무대입니다. 따라서 사전 지식 습득만으로는 부족하며, 아래의 준비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나는 왜 교육전문직이 되려 하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하라 심층면접의 핵심은 지원 동기와 교육철학의 명료성입니다. 교육관·교직관·인생관·평가관 등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지 못한 채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는 응시자는 쉽게 설득력을 잃습니다. ‘왜 교육전문직이 되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기성찰과 언어적 정리가 필요합니다. 관점이 분명한 사람은 눈빛과 말의 힘부터 다릅니다. ● 인성은 연습이 아닌 습관이다 심층면접은 정의적 특성을 파악하는 평가입니다. 면접 직전에 급조한 모범 답변이나 미사여구는 교육경력자 면접관 앞에서 금세 드러납니다. 평소 긍정적인 사고, 협력적 태도, 배려와 책임감 있는 생활 습관을 체화하고 있어야 면접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인성은 단기간에 세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습관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 현재 소임에 충실할 때 정책적 시야가 넓어진다 일부 응시자는 준비 과정에서 교내 업무를 소홀히 하여 오히려 현장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는 학교 실천 사례와 구체적 경험을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실한 학교생활, 다양한 직무 경험, 원만한 동료 관계는 모두 심층면접의 좋은 자원이 됩니다.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책임감은 현재 자리에서의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 사색·독서·성찰을 습관화하라 심층면접은 암기한 정책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철학을 구성하고, 맥락을 설명하는 자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색과 독서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책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산책·명상·글쓰기 등을 통해 이를 자신의 언어로 전환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독서는 단순 정보의 축적이 아닌, 사고의 깊이를 만드는 도구입니다. ● 교육정책과 시사 이슈에 꾸준히 관심 가져라 면접 문항은 대부분 현장 중심의 문제의식과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함께 평가합니다. 교육활동보호, AI 교과서, 학력 격차, 인성교육, 교사 지원 정책 등 시의성 있는 주제는 반복 출제됩니다. 뉴스·공문·교육청 정책자료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교직 인생 설계서를 직접 써보라 심층면접에서 자신의 삶을 말로 표현하려면 먼저 글로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교직 인생 설계서를 작성해 보면, 자신의 성장 과정, 정책적 관심사, 장기 비전이 명확해지며 말에도 힘이 실립니다. 이 설계서는 면접관에게 단순한 직무 희망이 아닌, 직업적 소명의식과 비전을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 반복적인 모의면접과 시간관리 훈련은 필수다 심층면접은 제한된 시간 안에 응시자의 모든 것을 압축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모의면접을 통해 말하기 구조를 훈련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이 답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말의 구조와 속도, 표정·손동작 등을 체크해 보는 연습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시간을 넘겨 결론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 치명적인 감점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두괄식 화법과 핵심 전달력을 연습해야 합니다. ● 교육적 감동을 주는 언어를 평소에 축적하라 명언이나 사자성어는 그 자체로 인상적인 마무리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다만 무리하게 사용하면 동문서답이 되므로, 질문과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직철학·인성·전문성 등과 관련된 문장들을 메모장이나 카드에 정리해 두고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심층면접의 실질적 위상과 사업기획과 정책 논술 연계 심층면접은 ‘말하기 시험’을 넘어, 교육전문직이 현장의 문제를 어떻게 진단·설계·실행·환류하는지를 검증하는 작은 정책 발표회에 가깝습니다. 답변의 구성력, 논리의 밀도, 말의 울림까지가 모두 평가 대상이며, 면접관은 응시자의 말 너머에 있는 정책 철학과 실행 의지를 봅니다. 무엇보다 심층면접은 1차 지필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정의적 특성의 종합 진단입니다. 1차를 통과한 뒤에는 지적 격차가 크지 않으므로, 2차에서는 교직관·인성·가치관과 정책 철학 같은 태도와 관점이 당락을 좌우합니다. 교육전문직은 단순히 ‘유능한 교사’의 연장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을 바라보는 관리자·조정자·정책실행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에 필요한 것은 성실함을 넘어 올바른 가치, 현장 설득의 언어, 실행을 끌어내는 리더십입니다. 실제 운영에서 심층면접의 비중은 작지 않습니다. 일부 교육청은 일정 등급 미만 시 탈락(컷오프)하거나, 고득점자 간 최종 순위를 면접 점수로 가르는 등 실질적 변별 요소로 활용합니다. 고비용·고난도의 평가임에도 강화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식량이 아니라 책임 있게 실천할 사람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기획안-정책논술-심층면접의 삼각 브리지 심층면접은 사업기획과 정책논술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기획안이 ‘종이 위 실행력’이라면, 정책논술은 ‘정책 선택의 논리와 근거’, 면접은 이를 말로 증명하는 절차입니다. 준비 단계부터 세 영역을 하나로 엮는 브리지 훈련이 필요합니다. ● 90초 답변 템플릿 예시 정책논술·사업기획안·심층면접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답변 템플릿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가 루브릭 자가 루브릭(rubric, 채점 기준표)은 모의면접 직후 자신의 답변을 항목별로 점검해 장단점을 객관화하는 도구다. 면접은 순간의 긴장과 인상에 좌우되기 쉬워서 ‘감’만으로는 발전 지점을 놓치기 쉽다. 루브릭을 쓰면 같은 기준으로 반복 채점이 가능해 연습의 누적 효과를 수치와 기록(log,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고, 낮은 항목을 중심으로 다음 연습의 목표를 정밀하게 잡을 수 있다. 운영 방식은 단순하다. 매 회차가 끝나면 곧바로 총점과 항목별 점수를 적고, 날짜·주제·영상 위치를 함께 남긴다. 주 1회는 누적 기록을 훑어 가장 낮은 항목 한 개만 개선 목표로 삼고, 그 항목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한 가지 정한다. 가능하면 동료 상호평가(peer review, 동료 상호채점)를 병행해 기준을 교정하고, 같은 영상을 두 사람이 독립 채점해 점수 차이가 클 경우 기준 문장을 함께 재정의한다. 루브릭은 점수를 뽑아내는 장치가 아니라 방향을 잡는 나침반에 가깝다. 점수의 높고 낮음보다 점수가 말해 주는 원인과 처방을 찾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 결론 선명 좋은 답변은 첫 문장에서 무엇을, 왜, 어떻게 할 것인지가 한눈에 드러난다. 질문의 핵심어를 짧게 되받아치며 방향을 못 박고, 다음 문장들은 그 결론을 증명하는 데만 사용한다. “핵심은 기초학력 미도달의 조기진단과 맞춤 개입이며, 이를 학교·지원청 연계 표준모형으로 추진하겠다”와 같이 정책목표·핵심 전략·거버넌스(거버넌스)를 한 번에 제시하면 청자가 길을 잃지 않는다. 흔한 오류는 결론을 중간 이후에 늦게 말하거나, 장식적 표현을 늘어놓아 중심이 흐려지는 경우다. 첫 문장을 10~15초 안에 말한 뒤 스스로 “그래서 무엇을 하겠다는가”라는 물음에 바로 답이 되는지 점검하면 도움이 된다. ● 논리 흐름 문제의 정의, 원인의 분석, 대안의 제시, 기대 효과와 환류가 자연스러운 순서로 이어져야 한다. 각 문단의 첫 문장은 단계 전환을 알리는 표지처럼 작동해야 하며, ‘문제는 …이다’, ‘원인은 …에 있다’, ‘따라서 …을 시행하겠다’, ‘효과는 …로 점검하겠다’와 같은 문장 틀을 꾸준히 연습하면 흐름이 단단해진다. 논리의 공백을 감추기 위해 사례를 과하게 늘어놓거나, 반대로 구호만 앞세워 근거가 빈약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한 장짜리 축약도(문제·원인·대안·효과·환류)를 만들어 책상 앞에 붙여 두고, 말로 그 그림을 그대로 따라가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 정책 연계 답변은 개인적 신념을 넘어 교육청 비전, 현행 사업, 관련 지침과 맞물릴 때 힘을 얻는다. 표어를 인용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왜 지금 이 정책과 연결되는지, 자신의 사업기획안과 정책논술의 논리가 어떻게 일치하는지를 한 문장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는 ○○교육청의 학습안전망 강화 기조와 동일한 방향이며, 제 기획안의 조기진단-맞춤 개입 축이 정책논술의 근거 체계와 대응한다’와 같이 정합성을 명확히 밝히는 식이 좋다. 실제 명칭과 세부 문구를 정확히 인용하고, 수치나 일정 같은 구체 항목을 곁들이면 이름 빌리기라는 인상을 피할 수 있다. ● 실행 가능 실행은 의지의 선언이 아니라 방법의 제시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떤 순서와 기준으로 할 것인지가 보이면 가능성이 확보된다. 예산은 큰 항목 단위로, 인력은 역할로, 일정은 이정표로, 협력은 창구와 책임 분담으로 간단히 정리한다. 학교-지원청-외부기관의 역할 배분과 RACI(책임자·협력자·자문자·정보공유자)를 한 줄로 제시하면 운영의 그림이 선다. ‘1학기 10교 시범, 월간 합동 점검, 분기 평가로 환류, 2학기 30교 확대’처럼 시간의 흐름과 단계가 보이게 말하고, 참여율·운영률·미도달률 같은 수치를 한 개만이라도 넣으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높아진다. 맺음말 심층면접의 본질은 정책을 말로 구현하는 능력이다. 중요성과 정의, 타당성과 대비 전략, 그리고 사업기획·정책논술과의 연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준비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임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 말의 무게는 곧 정책의 무게이며, 오늘의 한 문장이 내일의 현장을 바꾼다.
세상은 속도를 묻고, 교육은 방향을 묻는다. AI가 정답을 더 빨리 보여줄수록 우리는 더 좋은 질문을 만드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힘은 독서로 단단해지고, 토론으로 확장된다. 이는 소크라테스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하며 핵심 아이디어 중심 수업설계, 학생의 삶에 의미 있는 학습경험 제공, 사고하고 탐구하는 수업을 말한다. 이에 (서울형) 독서·토론 기반 프로젝트 수업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을 적용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깊이 있는 배움에 이르는 독서·토론 수업의 사례를 나누고자 한다. 초등학생이 가장 쓰기 어려워하는 글, 논설문 초등학생에게 가장 어려운 글은 단연코 논설문이다. 그럼에도 논설문은 타당한 근거로 생각을 조직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중요한 삶의 역량으로서 제대로 배워야 하는 글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논설문 쓰기 수업을 재미있게,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이 논설문 쓰기를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경지식의 부족이다. 주제에 대한 정보가 얕아 아무리 논설문의 형식과 구조를 배워도 그 구조 속에 어떤 내용으로 채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독서로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고, 토론으로 자신만의 관점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주제에 대해 잘 알아야 쓰고 싶어진다. 그래야 쓰는 것이 재미있다. 논설문 쓰기 수업에 독서와 토론을 적용하면 배경지식의 부족에서 오는 주장 형성의 어려움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 믿는다. 핵심 아이디어와 탐구 질문으로 단원 설계의 방향 설정 6학년 독서 단원과 논설문 쓰기 단원을 연계하여 교과 내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성취기준과 내용 요소를 파악한 후, 가르쳐야 할 핵심 개념을 도출하고 쓰기 영역의 핵심 아이디어를 초등학교 6학년 단원 수준으로 구체화했다. 그리고 핵심 아이디어에 닿기 위한 탐구의 출발점이 될 탐구 질문을 생성했다. 단원을 설계할 때 가장 어렵고,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과정이다.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알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그 방향에 맞게 평가를 설계하고, 학습활동을 구상하는 것은 비교적 수월해진다. [PART VIEW] 주제와 도서의 선정이 반이다! 독서·토론 기반 프로젝트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의 도출과 도서의 선정이다. 학생의 삶과 연결되면서 쟁점이 있어 토론이 가능한 주제를 도출하고 도서를 선정해야 논설문 쓰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학생들이 흥미가 있을 만한 주제는 무엇일까?’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주제는 ‘인공지능 로봇이 담임 선생님이 될 수 있는가?’이다. 이 주제를 위해 우리가 함께 읽을 도서는 담임 선생님은 AI1로 정했다. 이 책은 미래초등학교 5학년 1반에 인공지능 로봇이 담임으로 배정되면서 아이들과 AI 선생님이 겪는 갈등과 문제의식을 다룬다. 출간 당시에는 ‘만약’을 상상하게 하는 소설처럼 읽혔지만, 몇 년 사이 인공지능의 빠른 확산으로 이 주제는 공상을 넘어 현실의 논점이 되기에 충분해졌다. 모든 학생의 삶과 연결된 ‘학교’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인공지능 로봇 선생님’이라는 등장인물은 학생 수준, 시대적 흐름을 모두 담고 있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와~, 진짜 재미있겠다! 참여하고 싶은 동기 만들기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려면 왜 배우는지에 대한 목적 공유가 선행되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해질수록 과제는 ‘시키는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된다. 따라서 본 단원은 백워드 설계의 원리에 따라 수행과제를 먼저 정하고, GRASPS 모형2으로 목표와 맥락을 학생 언어로 구체화하여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1차시는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온 편지를 읽어주고, 수행 과제를 안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편지는 단원이 끝날 때까지 게시판에 붙여두고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작년에 이어 2년째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과장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이 상황을 진짜로 믿는다. 그래서 단원이 끝나면 자신들이 쓴 논설문을 진짜로 교육부 장관에게 보냈는지, 답장은 왔는지 궁금해한다. 그만큼 수행 과제의 설계가 중요한 것 같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고, 흥미롭고, 도전해 보고 싶은 과제 말이다. 수행 과제를 안내하고 이 과제를 해내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 어떤 순서로 배우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한다. 물론 이미 교사는 학습활동까지 모두 설계해 두었지만, 학생들이 교사의 안내대로 수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무엇을 배울지 정한다면 훨씬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학생들과 함께 계획한 배움 내용은 단원이 끝날 때까지 칠판 한쪽에 기록해 두고 하나씩 체크해 나간다. 단원 분석과 평가 설계에 이어 학습활동은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소리 내어 함께 읽기로 배경지식 만들기 지역과 학급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스스로 텍스트를 끝까지 읽어내지 못해 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이 분명히 있다. 수업의 출발점은 읽기다. 읽어야 토론할 수 있고, 그래야 논설문을 쓸 수 있다. 따라서 본 단원에서는 소리 내어 함께 읽기를 통해 주제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보장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와 관련하여 문해력 전문가 조병영 교수3는 적절한 읽기의 속도는 소리 내어 읽는 속도라고 했다. 읽기는 사고의 과정이기 때문에 너무 빠르게 읽는 것은 글자만 해독하고 의미를 놓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리 내어 읽기’는 스스로 읽기 어려운 학생을 독서 공동체 안으로 초대하는 방법이며, 빠르게 ‘눈으로만’ 읽던 학생에게는 생각의 속도에 맞춰 제대로 읽게 하는 방법이 된다. “선생님, 혼자 읽으면 재미없는데, 수업시간에 함께 읽으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책이라면 담쌓고 사는 어느 학생의 말이다. 경험상, 혼자 읽기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함께 읽으면 엄청 좋아한다. 문해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글자의 해독에 얽매여 책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반면 교사와 친구들이 뜻을 살려 소리 내어 읽어주면 문자에 의미와 맥락이 덧입혀져 이해가 열리고, 그때 비로소 재미가 생긴다. 이 과정이 곧 학습 참여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라고 생각된다. 함께 읽기는 의미를 공동으로 구성하는 수업전략이며, 재미를 통해 읽기-토론-쓰기의 선순환을 여는 출발점이 된다. 학생 수만큼 책을 준비하고, 합창독, 에코 리딩, 역할 읽기, 짝 읽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 내어 읽기를 할 수 있다.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은 눈치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눈치 읽기이다. 기본은 한 페이지씩 읽기인데, 교사와 학생이 한 페이지씩 번갈아 읽되, 학생들은 누구라도 먼저 시작하는 사람이 읽을 수 있다. 읽기 유창성이 부족한 친구들도 한 번은 꼭 참여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에 글밥이 좀 적은 페이지를 골라 읽는 것을 볼 수 있다. 읽기에 참여는 하되 페이지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부담은 줄여주는 방식이다. 토론으로 나의 관점 정하기 5학년 2학기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토론의 순서와 방법을 토대로 하되, 절차를 조금 단순하게 변형하여 진행하였다. 토론의 목적이 주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 형성이기 때문에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4과 Pro-con 토론 방법을 적용하여 찬성과 반대 양쪽 입장을 모두 경험하도록 하였다. 두 입장에서 토론을 경험한 뒤 최종 관점을 정하도록 하면, 논점을 다각도로 검토하게 되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함께 읽은 책 담임 선생님은 AI라는 책을 토대로 인간 선생님과 인공지능 선생님의 특징을 비교해 보았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과 자질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다음의 사진은 각각 작년(왼쪽)과 올해(오른쪽) 판서 내용이다. 학생들이 어떤 선생님은 원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토론을 하기 위해 4인 1조로 모둠을 편성하고, 모둠 내에서 2명씩 A팀·B팀으로 나눈다. 1차 토론에서는 각 모둠의 A팀이 찬성, B팀이 반대 입장을 맡는다. 2차 토론에서는 입장을 바꾸어 A팀이 반대, B팀이 찬성으로 하되 각 모둠의 A팀은 그대로 앉아 있고, B팀을 +1팀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조합을 구성한다. 같은 모둠에서 입장만 바꾸면 1차 토론의 논거가 반복되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을 바꿔 교차 토론을 진행하면 논거의 다양성과 상호 검증이 강화된다. 토론의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1차 토론에 앞서 모둠 내 같은 팀 2명이 입론을 공동 작성한다. 서로 협력하여 근거를 마련하고, 뒷받침 내용을 작성한다. 이 과정은 논설문의 쓰기로 직결된다. 1차 토론을 마치고 2차 토론을 하기 전에도 입장을 바꾸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나 이때는 1차 토론에서 상대 입장을 직접 주장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예상 반론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취약한 근거를 교체·보강할 수 있다. 그 결과 입론의 질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상대방 입장에 대한 반론 내용이 포함된다. 이렇게 1·2차 토론을 모두 거친 뒤 주제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하고 논설문을 쓰도록 하면, 자신의 입장뿐 아니라 반대 입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훨씬 설득력 있고 균형 잡힌 논설문을 작성할 수 있다. 나아가 서론·본론·결론의 구조 속에 예상 반론과 그에 대한 대응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논증의 깊이가 한층 강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론의 결과를 논설문의 형식에 담기 이제 단원의 최종 목표인 논설문 쓰기를 할 단계이다. 먼저 쓰기의 전 과정에서 기준이 될 평가기준표를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함께 해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를 토대로 개요를 짠 뒤 초안을 작성하게 한다. 이후 자신의 글을 평가기준표에 비추어 점검하고, 고쳐 쓰도록 한다. 이렇게 완성된 글은 친구와의 상호평가, 교사 평가와 피드백 과정을 거치며 점차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다. 과거에 필자가 논설문의 형식과 구조를 중심으로 수업을 운영했을 때, 학생들의 결과물은 개별 배경지식과 자료 수집 역량에 따라 편차가 컸다. ‘모든 학생이 최소성취기준에 도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여러 시도와 성찰을 거쳤고, 그 결과 독서와 토론을 글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공통 텍스트로 배경지식을 확보하고 토론으로 논거를 검증한 뒤 쓰기로 전환하자, 글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고 특히 낮은 성취 수준의 학생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수업이 모두 끝났을 때 내게 울림을 준 학생들의 말이다. “선생님, 논설문 쓰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선생님, 제가 쓴 논설문을 교육부 장관에게 보내기 전에 복사해 줄 수 있어요?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했는가? 마지막 차시의 성찰은 이번 단원의 완결이자 다음 배움의 출발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자신의 변화와 배움을 자기 언어로 요약하고, 그 의미를 삶과 다음 글쓰기에 어떻게 전이할지를 스스로 계획하는 과정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학생 주도성의 핵심이다. 아래와 같은 성찰 문항과 배움 문장 정리를 통해 학습 내용을 메타인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다음 목표를 설정하도록 했다. 교사는 이를 근거로 학생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수업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게 된다. • 논설문을 배우기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은? (무엇을 알게 되었나요? 무엇을 더 잘하게 되었나요?) • 좀 더 노력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 배운 것을 활용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이번 논설문 쓰기 단원에서 떠오르는 배움의 키워드 2~3개를 써보세요. • 이 키워드를 활용해서, 이번 단원의 배움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봅시다.
AI 콜라주 시 창작하기란? ‘콜라주’란 종이·사진·천 등 다양한 재료를 조합하고 붙여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미술 기법이다. ‘콜라주 시’는 이를 시 창작에 접목한 것으로, 서로 다른 출처의 텍스트 조각들을 오려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새로운 의미가 탄생되며 만들어진 시를 말한다. 기존 시의 구절들을 사용하거나, 일상에서 채집한 단어들, 신문 기사나 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서 수집한 단어들로 시를 창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창작한 시 구절’을 수집하고 이를 적절히 조합·변형하며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표현을 덧붙이는 방식으로도 하나의 시를 창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성형 인공지능의 결과물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기반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진솔하면서도 창의적인 시를 창작하는 것으로 나아가야겠지만, 아이들이 ‘시를 써보자’라는 말을 들을 때 느낄 막막함과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비계(scaffolding)’로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싶었다. 또한 인공지능이 쓴 시와 인간이 쓴 시를 비교하며 ‘시’란 무엇인지, ‘시를 창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학생들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AI 콜라주 시 창작 수업’을 설계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이나 에듀테크를 수업에 활용할 때는 늘 수단과 목적이 전도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편이다. 내가 생각한 이 수업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 관련 역량(2015 개정 교육과정): 창의적 사고 역량, 의사소통 역량, 문화 향유 역량, 자기성찰·계발 역량. • 성취기준: [9국05-09] 자신의 가치 있는 경험을 개성적인 발상과 표현으로 형상화한다. ① 인공지능이 쓴 시와 사람이 쓴 시를 비교하며, ‘문학’의 한 갈래인 ‘시’의 특징을 이해하고 시를 보는 안목과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조건을 파악한다. ② 인공지능과 협업하며 AI 콜라주 시를 완성하고, 시 창작의 자신감과 언어적 감수성, 시 창작 능력을 기른다. ③ 인공지능을 창의적 글쓰기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고,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삼는 태도를 기른다. [PART VIEW] AI-콜라주 시 창작 수업의 모습 AI 콜라주 시 창작 수업은 이전 차시에 김소월의 ‘먼 후일’, 이형기의 ‘낙화’ 등 교과서 속의 시를 살펴보고 사랑·이별·성장에 대해 성찰하며 운율·반어·역설 등의 표현법을 배운 후에 진행한 수업이다. 차시별 활동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위 활동 중 ③에서 인공지능이 쓴 시와 사람이 쓴 시를 아이들에게 제시하고 무엇이 누가 쓴 시인 것 같은지 질문을 던지면,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대부분 잘 구분해 낸다. 그렇게 구분한 근거가 무엇인지 묻다 보면, ‘좋은 시’가 가진 특징이 무엇인지, 우리는 왜 시를 읽고 쓰는지 등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확산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쓴 시는 (프롬프트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표현이 화려하고 수사적이지만, 상황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사람이 쓴 시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또한 인공지능이 쓴 시의 표현은 그럴듯하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을 주는 반면, 사람이 쓴 시의 표현은 신선하고 개성적인 것이 많다. 주절주절 길게 설명을 늘어놓는 시와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주는 시를 비교하는 것도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을 잡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아이들은 ‘시’라는 것이 우리 ‘삶’에서 탄생하는 것이며, ‘잘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며, 있어 보이는 표현을 화려하게 늘어놓는 것보다 불필요한 말은 덜어내고 진심을 담은 나만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될 것이다, ④에서 아이들의 프롬프트 작성을 돕는 예시는 다음과 같다. 또한 ⑤에서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던질 때마다 생성된 결과물이 다름을 확인하며 인공지능의 특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구절을 재료 삼아 시를 창작할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특히 중요한 것은 ⑥처럼 수집한 구절들을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고, 여기에 나만의 표현을 더 하는 작업을 강조하는 것이다. 수업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통해 ‘표현’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각자의 삶과 진솔한 감정·생각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뮤지컬에서, 인물들은 왜 중간에 갑자기 노래를 할까? 언제 노래를 할까? 맞아.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하지. 그러니까 왜 하필 그때 노래를 할까? 무언가가 점점 더 안에서 차올라서 그냥 말로는 안 될 때, 노래를 하게 되는 거야. 선생님이 시는 원래 노래였다고 얘기했었지? 너희가 무언가를 시로 표현할 때도 그런 절실함이 있으면 좋겠어.” 수업 중에 실제 학생이 활동한 예는 다음과 같다. 위 학생은 수학문제를 풀면서 성장한 경험을 시로 표현하였다. AI가 만들어낸 표현을 나름대로 다듬고, 조합하고, 적절한 곳에 배치하고, 행과 연을 나누며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시로 표현하려고 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이처럼 아이들의 결과물은 패들렛에 공유하며 함께 살펴보고, 댓글로 피드백을 해주었다. AI-콜라주 시 창작 수업의 의미 이러한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다음은 아이들이 당시에 실제로 작성한 수업 후기 일부이다. Q. AI 콜라주 시 창작활동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풍부하고 다양한 표현, 생각하지 못한 단어나 표현·구절 등을 알 수 있다. - 시를 잘 쓰지 못하는 학생도 도움을 받아서 시를 쓸 수 있다. 시 쓰기의 부담감을 줄여준다. 시를 쓸 때 어려운 부분을 보완해 준다. - 나만의 경험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과 시를 어떻게 쓸지 감이 안 잡히는 사람에게 시를 잘 쓸 수 있도록 도와준 점 - AI와 친해질 수 있다. AI의 한계점을 이해할 수 있다. AI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거나 활용해 볼 용기가 생긴다. AI의 불완전한 시를 바탕으로 내가 고쳐서 시를 완성함으로써 문장 완성도와 글 수정 능력을 향상한다. Q. AI 콜라주 시 창작활동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어려운 단어, 어른이 쓴 것 같은 어려운 표현들이 있다. 표현이 단조롭고 한정적이다. -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난다. AI가 쓴 시 같다. 나의 정확한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 시에서 개성이나 그 순간의 느낌이 풍부하게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다. - 다른 사람의 시를 학습하여 나에게 알려주는 AI니깐 다른 사람의 구절을 따라 해서 쓴 시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AI에게 내 생각을 알려주면 바로 어느 구절을 알려주니깐 내가 직접 고민하여 쓴 시가 아니라는 게 단점이라 생각한다. - AI에 과의존하고, 나의 생각과 경험이 사라질 수 있다. - 시를 쓸 때마다 AI를 계속 사용하다가 나중에 AI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시를 쓰지 못할 것 같다. Q. 활동을 통해 느낀 점, 배운 점, '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 성장한 것을 써 보세요. - 전에는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정말 싫고 힘들었지만, 한 편의 시를 쓰니 내 내면 속의 마음과 주변 환경 그리고 떠난 친구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내가 힘들 때 시를 쓰면 마음이 가라앉고 나에게 편안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AI 콜라주 시 창작활동을 통해 '시'에는 감정·정서·생동감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역설적인 표현을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이 생기지 않았다. 내가 과거에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 안 좋은 기억들과 경험을 글로 펼쳐냄으로써 힐링이 되는 것 같아서 이 창작활동이 좋았다. - 시는 역시 진짜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AI가 쓴 시는 표현이 정말 좋아 보이지만, 왜인지 모르게 진짜 감정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AI에게 도움을 받아 시를 쓰니 좋은 표현을 쓰는 데에 도움도 많이 받고 더 쉽게 시를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 AI가 쓴 시가 멋있고 감탄할 만한데 뭔가 2% 아쉽다. 하지만 내가 그 2%를 채워서 시를 만드는 게 이번 수행평가 연습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 가끔은 AI에게 주제를 추천받거나 막히는 부분을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AI가 쓴 글을 비슷하게 몇 글자 바꾼 시를 자신의 시라 하면 안 될 것 같다. ( AI 윤리 인식) 이와 같은 의견을 종합해 볼 때, AI 콜라주 시 창작활동은 AI의 도움을 받아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표현의 폭을 넓히는 장점이 있었다. AI가 제공하는 어휘와 문장을 통해 시 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쉽게 표현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표현력과 시 창작에 대한 자신감을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은 AI가 만든 시가 인간의 진정한 감성과 개성을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인식했다. 또한 AI에 과의존하는 것의 위험성과 저작권 등의 윤리 문제도 인지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의 창작을 돕는 협력자이자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시의 진정한 의미는 결국 인간의 고민과 손길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AI 콜라주 시 창작수업 이후에는 아이들이 AI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시를 창작한 뒤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낭송하는 수행평가를 하였다. 이때 아이들이 창작한 시와 AI 콜라주 시 작품을 비교하면 아이들의 성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우리의 삶은 이미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경계가 무너지고 뒤섞이는 장이 되었다. 디지털기기를 제외한 ‘나’는 정말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내 삶에서 디지털만 남기고 아날로그를 모두 배제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수업이 우리의 삶과 늘 연결되어야 한다고 할 때, 요즘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대립적으로 구분하는 관점을 넘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수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있다. AI 콜라주 시 수업에서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방대한 언어 자원은 학생들에게 표현의 재료와 영감을 제공하는 디지털적 도구가 되었고, 동시에 이를 자신의 경험과 감정으로 변형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은 아날로그적 성찰과 인간적 손길의 가치를 일깨웠다. 교사는 이 사이의 균형을 잡으며 학습자들이 기술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언어를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결국 AI 시대의 문학수업은 삶의 형태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문학 그 자체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문학수업이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어서, 삶을 성찰하며 언어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수업 자료 나눔 •‘AI 콜라주 시 창작하기’ 수업 자료 QR 코드 •더 자세한 수업 후기: 네이버 블로그 ‘넉넉하게 다정하게’ (https://blog.naver.com/with-u/223599803878)
복잡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사용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그런데 자동차 사용 설명서(메뉴얼)마저 읽지 않고 대충 사용하다가 고장 난 후에야 사용 시 유의점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차를 바꿀 때야 그렇게 좋은 기능이 있었는지를 알기도 한다.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대충 사용하면 위험하고 손실도 크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몸과 마음 사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어느 제품과도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한 것이 인간의 몸과 마음이다. 몸과 마음의 작동 원리, 즉 ‘인간 사용 설명서’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학생을 교육하는 교사들에게는 ‘인간 사용 설명서’에 대한 대한 이해가 더욱더 중요할 것 같다. 소설가 김홍신은 인생 사용 설명서에서 좋아하던 담배를 끊은 자신이 “참 독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독극물을 삼키는 사람이 독하지, 어찌 버린 사람이 독하겠습니까?” 그런데 실은 우리 몸과 마음은 독이 되는 줄 알면서도 거절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법구경은 우리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전쟁터에서 백만 적군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한 사람을 이긴 사람이 가장 위대한 승리자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유교 경전인 대학(大學) 성의(盛意)편에 나오는 군자의 덕목 ‘신독(愼獨)’, 즉 혼자 있을 때에도 삼가고 조심하라는 가르침 또한 자기 통제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구약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 일화는 결국 유혹에 지고 마는 운명을 타고난 인간을 묘사하고 있다. 철학자들도 유사한 주장을 한다. 파스칼(Pascal, 1623~1662)은 “불행의 원인은 늘 자기 자신이 만든다”는 말을 하였다. 각종 질병과 유혹에 쉽게 무너지고 마는 하자투성이인 몸과 마음을 가지고, 이를 극복하며 소위 바른길로 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이 슬프게 느껴진다. 기왕 만들 것이면 제대로 만들지 왜 이렇게 불완전하게 만들어 놓았을까? 초월적 존재가 인간을 설계하고 만들었더라면 이런 모습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원인과 극복 대안을 탐색하는 진화심리학자들이 있다. 인간이 어떤 하자를 가지고 있고, 하자가 생긴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지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화의 관점으로만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당한 설득력도 가지고 있다. 피즈와 피즈(Pease Pease, 2001)의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에 보면 “인류가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인간 행동의 이상과 개념이 유전적 현실보다 1백만 년이나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진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살아가는 환경과 문화는 빨리 변화하는 탓에 1백만 년 전의 유전자를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게 되었고, 그 결과 오늘날의 상황에 부합하는 사고와 행동을 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대학 심리학자 헤이트(Haidt, 2006)는 마음을 자기 뜻대로 조정하지 못하는 인간을 불교의 코끼리와 기수 비유를 차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인간에게 장착된 알고리즘, 즉 감성을 포함한 본능은 코끼리이고, 객관화 능력을 포함한 이성은 기수이다. 코끼리 위에 올라탄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으므로 리더로 보이지만, 기수가 코끼리에 비해 너무 작아 코끼리와 기수가 의견이 불일치할 때면 언제나 코끼리가 이긴다는 것이다. 윌슨(Wilson, 2007)은 나는 내가 낯설다에서 우리의 생각과 달리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나 잘 모르고 있다며 그 실상과 그렇게나 모르는 이유, 그리고 나아가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즉 ‘자기 지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개리 마커스(Gary Marcus, 2006)는 클루지(Kluge)에서 인간 마음이라는 것이 ‘우연히 혹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탓에 하자가 많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인천국제공항은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신기술 체계에 의해 새로 만들어진 인천공항과 달리 1948년에 만들어진 JFK 공항은 과거의 기술 시스템에 맞춰 건설되었다. 계속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폐쇄하지 못하고 기존 시스템 위에 새로운 기술 시스템을 덧붙여 사용하고 있다. 이런 공항은 첨단 기술에 맞춰 설계된 공항에 비해서는 모든 면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생명체도 끊임없이 생존하고 번식해야 하기 때문에 작동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진화가 옛 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덧붙이는 형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 결과는 쓸만하지만, 비효율적이고 하자가 많은 ‘클루지’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의 몸과 생각의 원천인 뇌는 잘 아는 것처럼 진화를 통해 만들어져 왔다. 진화는 이전 진화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간의 척추가 현재 모습처럼 생긴 까닭은 최선의 해결책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있던 것(네발짐승의 척추)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은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 몸이 ‘닥치는 대로 체계가 구성된 유일한 이유는 이전에 있던 것을 기초로 그다음 진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고를 좌우하는 뇌도 기존의 뇌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인간의 중뇌는 아주 오래된 후뇌 위에 말 그대로 얹혀 있으며, 이 두 개의 뇌 위에 다시 전뇌가 얹혀 있다. (…중략…) 가장 마지막에 생긴 부위인 전뇌는 언어나 의사결정 같은 일들을 통제하는데, 이것은 종종 더 오래된 체계들에 의존한다.” 아예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옛 체계 위에 새 체계가 얹히는 기술 누진 중첩(progressive overlay of technologies) 방식으로 만들어질 경우, 최종 산물은 그런대로 작동은 하지만, 하자가 많은 조립품인 ‘클루지(kluge)’가 되기 십상이다. 인간은 완결체가 아닌 덧대어 만들어진 불완전한 클루지라는 비유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하나는 과거를 재구성하고 인간의 본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지전능한 설계자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불완전한 클루지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는 인간 본성을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클루지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단서를 줄 수 있다. “우리가 진화해 온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들여다볼 때, 비로소 우리는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우리의 마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개리 마커스 이야기 중에 교육자인 나에게 와닿는 것은 학교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연적으로 훌륭한 사고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회의적이고 균형 잡힌 태도를 타고났다면 학교는 필요 없을 것이다. (…중략…) 인간이라는 종은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으면 선천적으로 속기 쉬운 존재다.” AI 시대 학교와 교사의 필요성 및 역할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것 같다.
해외에서 한글을 가르친다는 일은 단순히 문자를 익히는 교육을 넘어, 아이들의 정체성과 자아를 형성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필자가 호주에 처음 도착한 것은 38년 전인 1987년 9월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호주 사람들에게 한국은 지구 어디쯤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매우 낯선 나라였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 중계를 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나운서가 가짜 명품 시계를 가리키며 “한국 이태원에 가면 햄버거값으로 롤렉스를 살 수 있다”고 조롱하던 모습은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낮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시절에는 한국의 존재와 가치를 알리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문화의 확산과 함께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호주 현지 학생들까지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글학교를 찾는 시대가 되었다. 해외 한글학교에서는 늘 동포 자녀들의 정체성 혼란과 아이덴티티 형성이라는 문제와 마주한다.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한국 문화와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기 쉽다. 한글 수업은 이들에게 자신이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뿌리를 느끼며 자긍심을 심어주는 소중한 통로다. 글자를 배우고 문장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조금씩 키워 간다. 뿌리를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소중한 터전 사실 나의 젊은 시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대 초반, 머나먼 미지의 땅에 첫 발을 디딘 나는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렀다. 언어도, 문화도 달라 외롭고 힘들었던 그때,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작은 위로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런 내 앞에 우연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한글학교 교사 모집 광고였다. 집에서 1시간 반이나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마음은 주저하지 않았다. 운전이 서툰 나를 대신해 남편이 매주 토요일마다 출퇴근을 도와주었고, 그조차도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낯선 땅에서의 이민 생활은 설렘과 두려움 속에서 시작되었다. 첫 출근을 앞두고는 며칠 밤을 고민하며 보냈다. 혹시 아이들이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다면 영어로 설명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한글학교를 재미있게 다닐까…. 수없이 시뮬레이션하며 준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마침내 교실 문을 열던 순간, 나만 바라보던 아이들의 또렷한 눈망울 속에서 희망이 싹텄다. “아, 이 길을 통해 나도 무언가를 찾아갈 수 있겠구나.” 그렇게 시작된 나의 한글학교 교사생활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었다. 매주 주말이면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한국말로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교실은 아이들에게도, 또 낯선 땅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던 나에게도 특별한 안식처가 되었다.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며 웃음을 터뜨리고, 집에서 들은 한국 이야기를 쏟아낼 때마다 나 역시 고향과 이어져 있다는 따뜻한 확신을 얻었다.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장이었고, 나에게는 뿌리를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소중한 터전이었다. 그렇게 이민의 시작과 함께 열었던 교실은 어느새 내 삶의 중심이 되었고, 주말마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나요?” 몇 년 전, 한국에서 한 학생의 조부모님이 학교를 찾아와 “선생님 덕분에 손자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깊이 고개 숙여 인사하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 스승의 날이면 또박또박 쓴 감사 카드를 건네는 아이들, 졸업 후 자신의 아이를 한글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찾아오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37년간 걸어온 교사로서의 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한글교육의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는, 가르친 아이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어떤 아이는 나처럼 한글 선생님이 되어 동료로 만나고, 또 다른 아이는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히 일하며 자신감을 가진 성인이 된다. 아이들의 작은 성취가 선생님에게는 큰 힘이 되고, 그들의 눈빛과 웃음 속에서 한글과 한국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025년 5월, 멜버른 코리아 페스티벌은 한국을 알리는 축제의 날이었다. 많은 사람 속에서 뜻밖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나요?” 하고 다가온 이는 다름 아닌 나의 제자였다. 우연히 길에서 제자들을 마주친 적은 많았지만, 경찰관 제자로부터 인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셔서 저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그 짧은 한마디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나의 여정도 아이들과 함께 자라왔다. 현재 교장으로 재직 중인 웨이블리 한글학교는 성당 교우 자녀들의 한글교육을 위해 멜버른 한인 성당 공동체에 의해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봉사의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 토요 한글학교와 더불어 일요 성당 한글학교까지 맡게 되면서, 말 그대로 주말 없는 삶이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교재조차 마땅치 않았다. 멜버른에는 한국학 교수가 없었기에 시드니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직접 그림을 그리고 오려 붙이며 교재를 만들기도 했다. 단순한 수업 준비를 넘어, 해외 아이들에게 이중 언어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했다. 때로는 남편이 옆에서 퉁명스럽게 “그만 좀 해라”라고 말했지만, 이미 내 마음속에는 한글 전도사로서의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기에 그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요즘은 교재가 넘쳐나고 인터넷이 발달해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이 “수업 준비가 힘들다”는 불만을 토로할 때면, 나도 모르게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자칫 꼰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나는 오히려 교육의 흐름과 트렌드를 배우려 노력한다. 새로운 연수 기회가 있으면 빠짐없이 참여하고, 후배 교사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아이들에게 더 적합한 수업 방식을 고민한다. 한글을 보급하며 깨달은 또 하나의 사실은, 단순히 글자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배움 속에 재미와 의미가 담겨야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고, 또 선생님을 좋아해야 배움이 이어진다. 그런 고민 끝에 나는 음악 전공을 살려 어린이 합창반을 만들었다. 그 작은 시작은 이제 멜버른에서 10년째 이어지는 유일한 어린이 합창단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게 공연으로 이어졌고, 나는 10년 전부터 ‘멜번한인음악인협회장’을 맡아 차세대 음악회를 열어 왔다. 그 무대에서 우리 웨이블리 어린이 합창단이 부르는 ‘아리랑’은 이제 호주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노래가 되어, 함께 따라 부르는 장면이 펼쳐지곤 한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차세대 음악회, 코리아페스티벌 같은 행사 무대를 통해 호주 사회 속에서 한인 공동체와 현지인을 잇는 다리가 되고, 불우 이웃 돕기, 아픈 아이들을 위한 모금, 우크라이나 전쟁고아 지원, 한인회 발전기금 마련, 평화의 소녀상 프로젝트 등에도 참여하며 자긍심을 키워 간다. 특히 전쟁고아 돕기 음악회를 준비할 때,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자신들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했다. 한글날을 맞이하며 되돌아본 37년이라는 시간 아이들이 노래 가사로 전하는 울림은 그 어떤 한글교육보다도 진정성이 깊다. 아이들은 스스로 한글의 아름다움과 과학성을 느끼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한다. 어느새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세종대왕을 꼽거나, 한국어 가사를 외국 친구에게 설명하며 공유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한글을 배우며 얻은 자신감을 선한 영향력으로 확장하는 경험이 곧 합창단 활동의 가장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매년 영사관·교육원·대학교 그리고 각 한글학 교사들이 모여 한글 보급을 주제로 포럼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팝과 드라마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K-컬처의 영향력을 한글교육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서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학생들의 수준 차이, 학부모와의 소통은 늘 숙제였다. 요즘은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한글 발달이 새로운 고민거리다. 일주일에 하루 수업만으로는 아이들이 충분히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학부모 성인반이다. 부모가 함께 한글을 배우고, 집에서 아이들과 오늘 배운 문장이나 단어를 함께 써보는 작은 실천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보여줄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글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게 되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도 깊어진다. 올해 재외동포청에서 열린 한글학교 교사연수회에 참여하며, 다문화학교를 방문하고 다른 나라 교사들과 경험을 나눈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같은 고민을 공유하며,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순수한 열정과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수회에서 초청 교사 대표로 인사말을 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는 말했다. “우리 교사들의 눈빛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교사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 반드시 기억해 주십시오.” 한글날을 맞이하며, 37년이라는 시간을 돌이켜본다. 낯선 호주 땅에서 처음 한글을 가르치던 날의 설렘과 두려움,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서 느낀 작은 희망, 합창단 무대에서 처음으로 감정을 담아 노래하던 어린이들의 떨리는 목소리…. 모든 순간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한글과 함께 살아온 나 자신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한글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생각을 전하게 하며, 한국과 연결되는 끈이 되어 주는 살아있는 힘, 내가 그 끈을 잡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느끼고 세상 속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 함께 웃고 함께 감동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한글을 사랑하며 살아온 이유다. 이제 나는 교사로서, 또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다짐한다. 앞으로도 아이들 곁에서 한글을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가르치며, 그 힘을 함께 나누겠다. 한글이 심어준 작은 씨앗이 아이들의 마음에서 자라고, 언젠가 그들이 만드는 세상 속에서 더 큰 꽃으로 피어나길 바란다.
현대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글로벌 무한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국가는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인재 양성 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진국들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하여 ‘수월성’ 제고를 토대로 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은 교육 수요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국가는 이러한 교육으로 사회·문화·경제·복지 등의 다양한 혜택을 다수가 누릴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의 ‘모든 학생을’ 지향하는 수월성 교육 사례인 ‘공동 프로젝트 ‘(학업)성취가 학교를 만든다’(Gemeinsame Initiative ‘Leistung Macht Schule’(이하 LemaS)’를 소개하고,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교육정책과 그 실천 사례가 우리나라 교육의 수월성 제고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제고 교육개혁 프로그램 독일은 2001년 수월성 교육의 방향을 영재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기회균등의 원칙에 기초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교육은 학생들의 소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박성익, 2015, 61). 소수의 영재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평범하게 보이는 아동이라도 스스로의 노력과 외부의 지원 하에서 영재(소질 향상) 지원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포용 교육’이 독일교육의 철학이자 이념인 것이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독일의 16개 주의 문화부장관협의회(Kultusministerkonferenz, 이하 KMK로 약칭)와 독일연방교육·연구부(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Forschung, 이하 BMBF 약칭)는 2016년에 학업성취 육성계획인 LemaS를 최종 합의하였다(BMBF KMK, 2016). LemaS 프로젝트는 ‘모든 학생에게 최적의 학습환경과 교육적 성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편적 수월성 제고 교육개혁 프로그램으로 초·중·고등학생(1학년~10학년)의 학업성취 향상을 위해 독일 정부가 대학 연구자들 및 학교 실무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독일 연방 차원의 교육사업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8년도에 독일 전역 16개 주에서 총 10년 동안 5년 단위의 2단계 과정으로 시작되었으며, 2025년도 현재 2단계가 진행 중이다. Lemas 1단계(2018년~2023년 6월)에서는 ‘영재 학생’뿐만 아니라, ‘개별적 맞춤 지원을 통해 잠재 능력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지원하는 방안을 대규모의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으로 연구하였다. 실질적으로 모든 학생이 개별적 진단을 통해 가장 최적의 맞춤형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모듈식 구조인 LemaS에는 ‘성취 향상 및 협력적 네트워크망 구축에 중점을 둔 학교 모형 개발’과 ‘정규수업에서 도전 및 지원’이라는 수업모형 개발 등 두 개의 필수 핵심 모듈이 주축을 이룬다. 1단계에 참여한 300개의 모든 학교가 이 두 핵심 모델에 필수적으로 참여하였다. 특히 ‘정규수업에서의 도전 및 지원’ 모듈은 교과목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연구과제로, 대상 교과목은 수학과 같은 자연 과학 등으로 이루어진 STEM 교과목 및 독일어(작문과 논증의 언어능력)와 외국어(영어)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에 더하여 사회·정서적 잠재력과 예술·창의적 잠재력, 체육 잠재력도 연구 대상 영역이다. 핵심 모듈 2 ‘정규수업에서의 도전 및 지원’의 구체적인 연구과제를 도표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Benölken et al. 2019, 오혜림. 2020, 재인용). 핵심 연구 모듈 2: 하위 연구과제 4 ~ 하위 연구과제 연구과제 4~6에서는 성취에 강한 학생 및 성취가 기대에 못 미치는 학생에게 자기주도적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개별적 맞춤 진단과 지원 도구’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특히 연구과제 4는 초등학생(1학년∼4학년)과 중학생(5학년∼8학년)의 흥미·소질·학습성취능력을 진단·검토하고 평가하였다. 그리고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개별 맞춤형 진단 도구를 개발하기 위하여 진단 영역과 학습주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였으며, 검토 후 선택된 영역과 학습주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일련의 평가과정이 포함된 결과를 문서화하였다. 연구과제 4에서 학생들의 개별적인 지원 필요를 확인하였다면, 연구과제 5는 이를 토대로 한 집중 훈련 활동 단계로 분류될 수 있다. 이 과제는 정규수업에 필수적인 학습자 동기부여 방식과 초인지 학습능력 촉진 전략을 개발하였다. 연구과제 6은 동기 결함, 자기조절, 신체 또는 정서적 문제, 이민자 배경 등의 이유로 사회적 제약을 받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와 동일하게 진단 및 지원 전략을 검증하였다. 연구과제 21에서는 기존의 학내 멘토링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전문화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무엇보다도 특정 과목에 학업성취가 강한 영재들에게 전문가들이 집중 1:1 멘토링을 제공하였다. 이 과제에서도 일차적으로 집중 진단을 통해 개별 학생을 위한 학습 경로를 계획하여 실행하고, 전문가 집단이 적어도 1년 이상에 걸쳐 다각도로 조정을 하면서 이 과정에 관여하였다. 특히 ‘사이버멘토플러스 CyberMentor Plus’ 프로그램은 STEM 과목에서 우수한 학업성취를 보이는 여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5학년부터 12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내에서 교사 지도하에 ‘STEM 방과후활동’과 더불어 STEM 분야(학계 혹은 경제활동)에서 현재 활동 중이거나, 이 분야에 재학 중인 여대생 멘토가 짝을 이루어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동의 STEM 프로젝트 활동을 수행하였다. LemaS 2단계(2023년 7월~ 2027년)는 1단계의 결과를 학교 현장에 확산해서 적용하는 단계이며, 1단계에서 성공적 검증 및 평가가 이루어진 구상과 전략이 독일 전 연방에서 광범위하게 확산 적용 중이다. 특히 1단계에 참여하였던 학교 중 적어도 하나의 학교가 주축이 되어서 1단계에 참여하지 않은 최대 10개의 학교가 하나의 학교 네트워크망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100개의 학교네트워크망에 독일 전역에서 대략 850여 개의 초·중·고등학교가 2단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기관인 ‘LemaS 연구연합’은 다학제적 프로젝트 집단이다. 이 연구연합은 심리학 분야(심리학적 진단과 평가 연구, 중재, 연구 방법), 교과 교육 분야(수학·화학·생물·정보학 등의 교과 과목), 교육학 분야(인류학과 교육이론, 교육연구, 교육학적 진단, 학교 지도, 학교 발달, 학교 연계망 구성), 교육공학 분야(수업 연구 및 수업 개발, 학교 연구, 교육제도에서 능률 연구)의 교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LemaS의 다양한 연구 과제는 각각 설정한 구체적 목표는 다를지라도 학교와 수업에서 (잠재적으로) 성취가 강한 학생을 육성하기 위한 적응 전략, 구상, 방안 및 자료(LemaS-산물)의 개발과 구현을 목표로 하면서 전반적으로 유사한 접근 방법을 취하였다. 우선 ‘Lemas 연구연합’은 개개 학교와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개개 학교의 출발 상황을 조사하고 현장의 요구를 정밀 분석하면서 개별 학교에 적합한 맞춤형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였다. 학교 현황의 파악 및 진단 후에는 전문가 집단의 투입과 지도를 통해 교사의 재교육과 전문화 교육을 수행하였다. 이어 진단 도구와 교수 자료를 개발하고 이를 검증하여 최적화 단계를 거치면서 그에 따른 성공 조건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인식에 기반한 전략풀과 자료풀은 학교 현장에 적용되고 교사의 재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방법론과 자료는 Lemas 2단계에 참여하게 된 학교들에 확산 및 전파되고 있다. 이때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학교의 기존 상황을 최대한 연계하여 각 프로젝트 참여 학교의 필요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학교의 현황을 면밀히 조사·검토하면서 학계와 학교 현장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하위 연구 과제의 고유한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콘셉트를 개발·테스트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이러한 독일의 수월성 교육 사례를 통해 다음과 같은 우리나라 교육에의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먼저, 독일은 교육의 수월성과 형평성 가치 달성 정도에 기준한 교육체계의 이분법적인 구분보다는 교육의 형평성 원리에 입각한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은 모든 학생을 중심으로 교육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고, 나아가 심화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서 대폭 확대 실시하는 등 개별 맞춤식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LemaS의 사이버멘토링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지역 단위별로 일반 중·고등학교를 클러스터화하고 이를 대학과 연계하여 일반 중·고등학교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수한 지역 인재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격차를 일정 정도 해소하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독일은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에서 소외된 교육계층, 특히 이민 배경의 계층을 아우르면서 잠재적 능력을 지닌 대상을 포용하려는 파일럿 연구를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다. 독일은 초·중·고등학교의 아동과 청소년 모두에게 개인별 맞춤 교육이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적의 교육체계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한국 사회에도 이민자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이민 배경 아동 청소년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신장시키는 것은 향후 중요한 국가 과제의 하나에 속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당면한 우리나라의 인력 양성 문제를 풀어낼 정책을 구성하는 하나의 축으로 초석을 다질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이름부터 도발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교육정책의 최전선이자 향후 5년간 교육 판도를 뒤흔들 핵심의제다. 대학입시와 대학 구조개혁은 물론 초·중등교육까지 연쇄적으로 변화를 예고한다. 지방대 몰락을 막고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 중심 대학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과연 현장의 저항을 뚫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다. 어쨌든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한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고 향후 5년간 교육정책의 중심축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학 입시와 대학 개혁은 물론 초·중등교육에도 큰 파장을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 구상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은 홍창남 부산대 교수다. 그는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장을 맡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설계의 핵심 역할을 했다. 홍 교수는 “대학이 바뀌지 않으면 초·중등교육도 달라질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차례 개혁을 시도했지만, 결국 ‘대학 입시’라는 벽에 막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대학이 변해야 초·중등도 변한다” 홍 교수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 정책의 핵심을 “교육정책의 무게중심을 고등교육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과거 정부들이 초·중등교육에 집중한 반면, 이번 정부는 대학 혁신을 선행조건으로 본다는 것이다. 실제 정책 아이디어는 김종영 경희대 교수로부터 나왔지만, 국정기획위에서 이를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다듬었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정책 설계 단계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분리해 지원하는 방식이 논의됐다. 학부과정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원 기숙사 제공이나 RC(레지덴셜 칼리지) 운영,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학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그러나 진짜 승부처는 대학원이다. 정부는 대학원 중심 특성화를 통해 연구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각 거점국립대는 반도체·인공지능 등 전략 분야 세 곳을 집중 육성하는 모델을 적용한다. 이 가운데 두 곳은 이공계, 나머지 한 곳은 인문·사회계로 배정해 균형을 맞춘다. 사회적 난제 해결이나 글로벌 이슈를 겨냥한 융합 연구가 대상이다. 이렇게 특성화된 대학원과 국책 연구기관을 연계하면 “적어도 특정 분야에서는 서울대 이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지방대 죽이기 아닌 살리기” 정책 발표 직후 가장 많이 제기된 비판은 ‘지방대 죽이기’ 우려였다. 10개 대학에 예산을 몰아주면 나머지 100여 개 지방대는 도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홍 교수는 정반대라고 반박한다. 기존 고등교육 예산을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세 증세를 통해 별도의 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의 몫은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거점국립대 9곳이 제외되면 남은 대학들에 돌아가는 예산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재원 확보 방식도 관심사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전용을 우려했지만, 홍 교수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증세를 통해 마련한 새로운 재원으로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가 교부금 효율화를 강하게 주장했지만, 교육계 출신 위원들이 반대해 막아냈다. “인서울 열망, 단기간엔 안 바뀐다” 그렇다면 이 정책으로 학생들의 ‘인서울’ 열풍이 완화될까. 홍 교수는 “단기간엔 어렵다”고 인정했다. 오랜 문화적 관성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특정 분야 대학원이 서울보다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흐름이 서서히 바뀔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학부과정 역시 대학원 경쟁력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파급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책 추진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임기 초반부터 9개 거점국립대를 동시에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초기에는 4~5개 대학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이 예상된다. 성과에 따라 점차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학도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 못 해” 홍 교수는 이번 정책이 대학에도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한다. 정부 지원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고 대학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해운대 모래사장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IT 기업조차 ‘학벌보다 실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기존처럼 학생을 받아 졸업시키는 역할에 머문 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구조조정도 병행된다. 최근 통과된 ‘사립대 구조개선 지원법’에 따라 한계 대학은 규모를 축소하거나 복지법인 전환 또는 폐교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 홍 교수는 “서울대 10개 정책과 구조개선은 병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컬 대학 사업, “연착륙 필요”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글로컬 대학’ 사업은 연착륙을 추진한다. 현재 30개 대학이 지정돼 있지만,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거점국립대 9곳이 빠지면 21곳이 남는다. 홍 교수는 “이들을 지역혁신형 대학 등으로 재편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존 사업을 무작정 폐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투입된 예산이 실제 성과를 냈는지 점검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 인재 양성도 현 정부 교육정책의 큰 축이다. 하지만 AI 디지털교과서를 단순 보조자료로 격하시킨 데 대해서는 “AI 시대 인재 양성과 교육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설명했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보다 AI 시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우선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교위, “유명무실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논의도 있었다. 홍 교수는 “지난 3년간 국교위는 유명무실했다”고 직격했다. 형식적 토론 몇 차례로 ‘국가교육 10년 계획’을 내놓았지만,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정기획위 논의 과정에서 “폐지든 확대 개편이든 확실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는 위원 수를 현행 48명에서 문재인 정부 원안인 104명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 장관과 대통령실 교육비서관 인선이 늦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은 교육에 대한 식견이 매우 높고 고민도 깊다. 훌륭한 적임자를 찾다 보니 시간이 걸린 것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히 대학 몇 곳을 키운다는 계획이 아니다. 대학 구조조정, 지역 혁신, AI 인재 양성 등과 맞물린 국가 교육 패러다임 전환 전략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교육 브랜드가 공허한 구호에 그칠지 아니면 지방대 부흥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전환점이 될지는 앞으로 5년간 교육현장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어쩔수가없다에서 전 세계가 공감한 ‘해고’ 사태 9월 24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영화 어쩔수가없다는 국내 개봉 이전부터 전 세계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먼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자 칸국제영화제·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8.27~9.6)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박찬욱 감독이 20년 전 원작소설(액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저)을 읽고 영화로 만들 기획을 했다. 이번에 완성한 어쩔수가없다가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베니스를 꼭 20년 만에 다시 찾은 박찬욱 감독은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담담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9월 4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주목할 만한 화제작을 소개하는 부문인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고, 9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열리는 제63회 뉴욕영화제의 메인 슬레이트(Main Slate)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초청됐던 가장 주요한 부문이다.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선정돼 올해로 서른 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도대체 어떤 영화였길래 전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외신의 평에서 공감대를 확인해 보자. BBC는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은 올해의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리뷰에서 “경제적 불안을 다룬 ‘암울하면서도 웃긴’ 이 코미디 영화는 세계적으로 큰 히트작이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이 영화는 극도로 재미있지만, 동시에 장기 실업자들의 절망과 기업 세계의 불필요한 잔혹성에 대한 가슴 아픈 탐구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노동시장의 큰 부분을 잠식해 감에 따라 우리 모두가 ‘만수’(주인공, 이병헌)가 될 수 있다”라고 평했다. 그렇다. 외신은 어쩔수가없다에서 만수가 갑자기 처한 상황으로부터 세계 각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하고 불편하며 불안한 ‘해고’ 사태라는 접점에 깊은 공감을 드러낸 것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가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회사도 입장은 있다.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온실 속 화초 같은 삶을 살아온 아름다운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아이, 반려견을 위해 만수는 3개월 안에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하지만,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제지 회사 ‘문제지’를 찾아가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지만, 반장 ‘선출’(박희순) 앞에서 굴욕만 당한다. 이 자리는 누구도 아닌 자신의 자리라고 확신한 만수는 면접자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재취업에 성공하겠다는 무서운 계획을 세우게 되고 결국 실행에 옮긴다. 나지막이 “어쩔 수가 없다”라는 말을 내뱉으며. 박찬욱 감독은 베니스영화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감독도 영화 한 편의 작업이 끝나면 잠재적 실직 상태에 들어가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런 경험을 했던 사람이다. 내가 20년 동안 이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 스토리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면 어느 시기에, 어떤 나라 사람에게 이야기했던 시의적절한 이야기라는 공통된 반응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해 전 세계적인 해고 사태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데뷔작·후속작 실패 딛고 ‘칸느박’이 되기까지… 지금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시작은 여느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1963년생인 박 감독은 서강대 철학과 졸업 후 1988년 깜동(감독 유영식)의 연출부 막내로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곽재용 감독의 비 오는 날의 수채화(1989) 각본을 공동 집필하며 작가로서의 면모도 선보였다. 직접 시나리오를 쓴 첫 영화 달은 해가 꾸는 꿈(1992)은 인기 가수 이승철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감독으로 데뷔했지만, 흥행은 실패했다. 이후 각종 신문·방송 등에서 영화 정보를 전하고 영화평을 쓰면서 생계를 유지하며 두 번째 영화 삼인조(1997)를 찍었지만, 역시나 흥행에 실패했다. 김민종·이경영·정선경 등 당시 톱스타급 배우를 내세웠지만, 평론계의 반응마저 싸늘했다. 절치부심의 시간을 3년 더 보내고 나서 찍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가 관객 583만 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고,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분에까지 초청받으며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드디어 성공했다. 박찬욱 감독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영화를 만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것인가’가 기준이다. 당대 흥행이나 좋은 평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세월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이 찾아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이미 25년간 사랑받았으니 단기 목표는 달성된 것 같아 흐뭇하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이른바 ‘복수 3부작’의 첫 작품으로 각인된 하드보일드 영화 복수는 나의 것(2002)으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색채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은 그는, 올드보이(2003)로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감독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까지 거머쥐었다. 올드보이는 대종상 같은 국내 영화상과 시체스영화제 등의 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복수 3부작의 마지막 영화이며 “너나 잘하세요”라는 명대사를 남긴 친절한 금자씨(2005)로는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젊은사자상’과 ‘베스트 이노베이티드상’을 받았다. 가히 박찬욱 감독 전성시대라 부를만했다. 이후 박찬욱 감독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소설가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을 뱀파이어물로 각색한 영화 박쥐로 2009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올드보이 이후 불과 6년 만에 칸을 찾은 그에게 ‘칸느박’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이유다. 별명이 허명이 아님을 입증하듯 헤어질 결심(2022)으로 박 감독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감독으로서는 점점 더 작가주의 색채를 드러낸 박 감독은 본업인 연출 외에 제작에도 힘을 쏟았는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2015)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신인 배우 김태리를 과감히 기용해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2016)는 연출을 하며 동시에 제작에도 참여했다. 박찬욱 감독이 말하는 좋은 영화란?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20년이 지나고 봐도 촌스럽지 않다. 미장센에 공을 들이는 건 익히 알려졌다. 아가씨를 찍을 때는 한국 배우들의 일본어 연기를 위해 현장에 5명의 일본인을 성별과 세대를 구분해 참석하게 했다는 일화는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집요함을 증명한다. 세월이 흘러도 그의 영화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영화 미학은 무엇일까? 베니스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박찬욱 감독이 한 말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 제가 추구하는 건 아름다움이 아니라 정확성입니다.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하죠. 중요한 건 정확성과 철저함인데요. 어떤 것이든 정확하기 위해 철저히 노력하는 데 성공하면 결과적으로 아름다워지고 우아해진다고 믿어요. 설사 추하고 더럽고 역겨운 피사체라고 하더라도 이런 노력이 더해지면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이미지가 얻어집니다.” 누구에게나 인생 영화가 한 편쯤 있다. 오랫동안 기억되는 영화에는 뭔가 공통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많은 사람의 감정을 건드린다는 점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이런 지점에서 전 세계인에게 소구하는 보편성을 띠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북남미·유럽이라는 각각 문화권의 특별하고 구체적인 삶의 형태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21세기를 살아가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이해되고, 나아가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 지구인이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공감할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사진 제공=CJ ENM
우리나라에서 내 집 마련의 의미 한국 사회에서의 ‘내 집 마련’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집은 일상을 이어가는 삶의 기반이자 자산을 축적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표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은 실거주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전세나 월세로 거주할 때는 계약 만료라는 불확실성이 따라붙고, 아이 학군이나 생활권을 유지하는 데에도 늘 제약이 생긴다. 반대로 자기 집을 가진 순간, 최소한 거주만큼은 안정이 확보되고 삶의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 안정감은 가족의 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그러나 집은 단지 편안한 거주의 수단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가장 확실한 자산 축적의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오른다는 믿음이 강하게 작동하고, 실제로 부동산 보유 여부가 세대 간 자산 격차를 크게 갈라놓았다.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노후와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까지 덧붙여진다. 집을 가졌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결혼을 앞둔 청년 세대에게는 중요한 선결 조건이 되기도 한다. 또한 집은 보여지는 자산으로서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주거의 안정, 자산의 축적, 사회적 인정이라는 세 가지 의미가 겹치면서, 한국에서 내 집 마련은 인생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려 하고, 내 집을 마련한 순간 심리적 안도와 자부심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내 집 마련하는 데 있어 유리한가? 교사는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힌다. 그래서 내 집 마련이라는 과제에 있어서 분명히 유리한 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월급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점이 크다. 경기가 침체해도 해고 위험이 적고, 매달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상환 계획을 세우기에도 유리하다. 이런 특성은 내 집 마련 과정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한다. 하지만 불리한 점도 분명하다. 교사의 급여 체계는 안정적이지만 빠르게 오르지 않는다. 치솟는 물가와 빠른 자산 가격의 상승 앞에서, 교사의 월급 인상 속도는 느리게만 느껴진다. 또한 겸업이 제한되어 부수입을 얻기가 쉽지 않다. 결국 교사의 장점인 ‘안정성’은 ‘자산 증식 속도의 한계’라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서울·수도권의 핵심지 집값을 생각해 보면 그런 약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교사는 안정적인 직업이지만, 소득만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따라잡기 어렵다. 그래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보통 첫 내 집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점은 결혼을 앞둔 때인데, 나이로 보면 대체로 30대 초반 무렵이다. 그렇다면 부부 교사의 경우, 이 시기에 내 집 마련을 위한 자본금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을까? 특별한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면 예비부부가 현실적으로 모을 수 있는 금액은 약 2억 원 내외이다. 연차와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교사 한 사람이 자력으로 모을 수 있는 금액은 약 1억 원 정도이고, 그것도 생활비를 절약하고 꾸준히 모았을 때 가능한 수치다. 결국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2억 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2억 원이라는 금액이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수도권에서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아파트 가격은 훨씬 더 비싸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내가 가진 자산’과 ‘내가 원하는 집의 가격’ 사이에는 뚜렷한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결국 대출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교사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이 겪게 되는 현실이다. 대출은 ‘한도’가 아니라 ‘감당 가능성’이 핵심 대출은 흔히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것과 같다. 내 보폭보다 훨씬 더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고, 평생 도달하기 어려운 집값에 비교적 빠르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높은 곳에서 떨어져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다. 즉 대출은 ‘받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 대출을 ‘실제로 감당해 나가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은행이 정해주는 한도는 단순히 ‘빌릴 수 있는 최대치’일 뿐이고, 그것이 곧 나에게 적정한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숫자로는 같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그 대출이 각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출 한도’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상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월 원리금 상환액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따져보고, 그것이 내 생활비와 소비 구조 속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객관적으로 계산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작정 한도에 맞춰 대출을 끌어안는다면, 내 집은 자산이 아니라 짐이 될 수도 있다. 약 2억 원의 시드가 있다면 내 집 마련, 얼마까지 가능할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을 하려고 한다고 하자. 두 사람이 모은 자본금이 약 2억 원 수준이라면, 이 부부가 현실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집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먼저 소득을 가정해 보자. 30대 초반의 부부 교사라면, 합산 연 소득은 세전 9천만 원 정도 될 것이고, 실수령은 약 500만 원 정도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월 실수령 500만 원은 연중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당이나 상여금을 제외한 금액이다. 교사 소득의 특성상 상여금이나 수당이 몇 차례 들어오지만 1년 내내 크고 작은 목돈 지출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 금액은 예비비 성격으로서 제외하고 계산한다. 그럼 이 정도 소득 규모를 기준으로 대출 가능 금액을 계산해 보자. 금융권의 대출 규제 기준 DSR 40%1를 넘길 수 없으므로, 연간 원리금 상환 가능 금액의 한도는 약 3,600만 원이다.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대략 300만 원 수준이 된다. 즉 월 원리금 상환액이 300만 원이 되는 대출금이, 이 부부의 대출 한도라는 것이다. 숫자에서는 보이지 않는 대출 상환의 무게 다음에서 제시한 표는 ‘연이자 4%,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의 대출을 실행했을 때의 대략적인 원리금에 대한 정보이다. 숫자만 보면 부부 교사의 월 소득 500만 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대출 원리금으로 보인다. 그리고 6억 원을 빌려도 월 원리금 상환 금액이 300만 원을 넘지 않으니, 6억 원 모두 대출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실제 삶은 숫자와 다르다. 예를 들어 3억 원을 대출했을 경우, 매달 약 143만 원을 갚아야 한다. 이는 실수령의 약 28% 수준으로, 생활비와 저축, 유동성 유지가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이 정도 선에서는 재정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며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이 4억 원을 넘어서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월 상환액은 200만 원에 육박하고, 실수령 대비 원리금 비율도 40%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이 구간부터는 생활비를 일부 줄이거나 저축을 희생해야 하는 선택이 필요해진다. 일상에서 체감되는 재정 압박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대출금이 5억 원을 넘어가면 부담은 한층 더 가파르게 늘어난다. 월 상환액은 240만 원 수준까지 올라가고, 이는 부부 중 한 명의 월급이 대출 상환에 소진되는 구조다. 자녀 계획이나 비정기 지출(명절·병원비·경조사 등)을 고려하면 여유 자금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그러면 작은 돌발 변수 하나만으로도 가계가 흔들릴 수 있다. 6억 원 이상의 대출은 현실적으로 맞벌이가 아니면 유지하기 어렵다. 설령 가능하다 해도 임신·출산·육아를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버텨내기 힘든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출을 ‘얼마나 빌릴 수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갚아나갈 수 있느냐’이다. 숫자 속에 숨어 있는 부담의 무게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이 내 집 마련의 출발점이다. ‘실수령 대비 원리금 30%’가 일반적인 기준 월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이 몇 %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월 소득의 30% 내외에서 원리금 상환이 이뤄져야 안정적인 구조라고 말한다. 이 기준을 넘는 순간부터는 생활비에서 조정이 필요해지고, 40%를 넘어가면 소비 여력과 저축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월 소득 자체가 커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소득이 높은 가구라면 원리금 상환 비율이 40%를 넘더라도 남은 60%만으로 생활을 충분히 꾸려갈 수 있다. 생활 수준을 특별히 높게 잡지 않는 한,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서 기본적인 생활비까지 급격히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득이 1,000만 원인 가구가 500만 원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것과, 소득이 500만 원인 가구가 250만 원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상황을 비교해 보자. 산술적으로는 둘 다 소득의 50%로 생활을 해야 하지만, 남는 여유 자금의 절대 금액은 2배 차이가 난다. 따라서 ‘소득 대비 몇 %가 적정하다’라는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실제 소득 규모, 소비 패턴, 부부의 지출 성향 등 개별적인 요인을 고려해 자신만의 적정 상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같은 소득이라도 달라지는 가격대의 범위 소득 수준이 같더라도 부부의 성향과 의지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대출 규모가 달라지면, 당연히 매수할 수 있는 집값의 범위도 달라진다. 앞에서 가정했던 부부 합산 소득 9천만 원, 월 실수령 500만 원인 상황을 기준으로 몇 가지 시나리오를 나눠보자. 먼저 보수적인 부부의 경우이다. ‘빚은 최소화하고 생활의 여유와 저축을 유지하고 싶다’라는 성향을 가진 부부는 무리한 대출보다는 안정감과 저축 여력을 더 중시한다. 이 경우 자본금 2억 원에 3억 원 정도를 대출하여 5억 원 내외의 주택에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중간 성향의 부부는 ‘입지와 상품성도 어느 정도 보되, 무리는 하지 않겠다’라는 태도를 가진다. 입지와 실거주 만족도를 고려하면서도 대출 부담이 일정 선 이상을 넘지 않도록 조절한다. 미래 자녀 계획, 출퇴근 거리, 생활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유형이다. 이 경우 자본금 2억 원에 4억 원의 대출을 활용해 6억 원 내외의 주택에 접근할 수 있다. 반면 공격적인 부부는 ‘입지가 최우선, 지금 아니면 못 들어간다’라는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미래 자산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다소 무리를 감수하더라도 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먼저 진입하려 한다. 따라서 자본금과 대출 규모 모두에서 보다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 경우 자본금 2억 원에 5억 원의 대출을 활용해 7억 원 내외의 주택에 접근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자금을 더 끌어 쓰기도 한다. 결국 부부의 합의, 목표 의식, 재정 관리 능력, 그리고 부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에 따라 매수 전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동일한 소득 조건이라도 선택에 따라 다른 가격대의 아파트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내 집 마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 절대적인 대출 금액으로 본다면, 연 소득 1억 원인 부부가 6억 원 이상의 대출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6억 원 이상의 대출을 받아 생활하는 부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더 큰 대출을 버텨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훨씬 적은 대출에도 불안함을 느낀다. 내 집 마련에 있어 정답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내가 살 수 있는 아파트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가 가진 자본금의 크기’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느냐’이다. 같은 조건, 같은 자본금, 같은 연봉을 가진 부부라 하더라도 어떤 삶을 지향하는가에 따라 선택지는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부부는 넉넉하지 않아도 여유 있는 일상을 중시한다. 또 다른 부부는 다소 빠듯하더라도 입지와 자산 상승 가능성을 우선시한다. 어떤 부부는 당장 매수를 서두르기보다 청약을 기다리며 시간을 투자하는 전략을 택한다. 결국 ‘좋은 선택’은 남들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남들보다 더 큰 수익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스스로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스트레스 없이 유지할 수 있는 선택을 했는가이다. 따라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은 어디까지일까?’를 자문하며, 그 선 안에서 현명한 내 집 마련을 하시길 바란다.
가을은 운동회의 계절이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단체 경기와 매스게임 등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다. 많은 학부모는 학교 운동회를 통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자녀들이 운동장에서 뛰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거워한다. 최근에는 운동회를 이벤트사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교육적 의미보다는 노는 것을 추구하는 이른바 ‘외주형 운동회’라는 비판과 함께 운동회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외주형 운동회에 대해 긴 시간의 준비 단계를 없애고 축제로 즐기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시간이 줄고, 지나치게 흥미 위주라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이제 운동회는 체육교육과 학교교육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단순한 명랑운동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확산은 불가피하게 학교교육의 정체성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운동회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학교의 상황과 여건들을 고려한 정합성이 있는 미래지향적 운동회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위탁형 운동회의 확산 배경과 문제점 ● 위탁형 운동회 확산의 배경 최근 위탁형 운동회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교사들이 운동회 준비와 진행을 큰 부담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대도시 초등 학교장들은 교직원의 특정 성 비율이 90%를 넘고 심지어 100%에 이르는 상황에서 운동회 진행이 어렵다고 말한다. 어떤 초등교사는 체육수업도 스포츠 강사가 하는 상황에서 누가 운동회를 반기겠느냐고 반문한다. 둘째, 학생 안전사고에 대한 학부모 민원 제기에 대한 부담이다. 과거에는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학부모들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교육활동에 대해 방어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셋째,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사교육 의존으로 인한 공교육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다. 자녀를 특목고와 의대 준비 등 사교육 경쟁에 내몰면서, 학교에서는 편안한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그 결과 학부모들은 정신적·신체적으로 힘든 운동회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노는 운동회를 선호한다. ● 위탁형 운동회의 문제점 위탁형 운동회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학교 측은 수백만 원이 들더라도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더해 교사와 학생의 반응이 좋다고 주장한다. 준비가 필요 없는 당일 이벤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가 수업에 더 집중하게 되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교육적 의미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제기하는 교사들도 있다. 외부 사람의 진행으로 교사와 학생 간 의미 있는 상호작용의 시간이 없어져 운동회 본래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어떤 교사는 위탁형 운동회에서 학생의 선언문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라는 등의 비교육적인 문구가 들어가 있어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또한 운동회가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흘러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한다. 운동회의 의의 ● 교육적 의미 교육적 의미란 학생 시절에 배운 내용이 성인이 되어서도 삶에 영향을 미치는 가치를 말한다. 그렇다면 운동회의 교육적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정의적·정서적인 면에서 운동회는 친구와 부모님과 함께하는 유대감과 즐거움·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노력을 통해 어려운 과업을 해냈다는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집단활동을 통해서 협력·협동의 가치를 배우고, 세계 시민의식 고취 등과 같은 인성 함양의 효과가 있다. 경쟁활동을 통해 승패를 경험하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연습 과정에서의 피로감, 학생 간의 갈등, 승패에 대한 부담감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도 하게 된다. 인지적 측면에서 학생들이 운동회의 기획과 평가 등에 직접 참여하며,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획력과 실행력 등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자신의 신체 능력을 평가하고, 집단활동을 통해 나와 타인의 공간을 인식하는 기회도 얻는다. 아울러 집단 경쟁 속에서 승리를 위한 전략과 전술을 익히며, 미래 사회생활에 필요한 예비 경험을 쌓게 된다. ● 학교공동체에 주는 의미 운동회가 학교공동체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운동회는 학교공동체의 축제로서 학부모·학생·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이 모여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기회의 장이 된다. 이 과정에서 각 집단이 학교공동체에 기여한 것과 앞으로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보를 나누고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운동회는 학교공동체가 함께 노력한 총체적인 결과물로서, 바람직한 교육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상호토론의 장이 된다. 셋째, 운동회는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며 친교를 나누는 장이다. 즉 운동회는 학교공동체 구성원 간의 만남과 연대, 협력과 소통을 실현하는 시간이자 공간이 된다. ● 가정에 주는 의미 학부모는 운동회를 통해 자녀와 함께 소통하고 어울리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실에서는 알기 어려운 자녀의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다. 운동장에서는 교실과 달리 신체활동을 통해 자녀가 자신의 감정과 끼를 본능적으로 표현하고 발산하기 때문이다. 물론 운동회가 갖는 부정적인 비교육적 요소들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창 시절 운동회의 경험이 어른이 된 현재의 부모들에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학생 시절의 운동회 경험이 어른이 된 후의 삶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라 할 수 있다. 미래형 운동회 ● 기본 전제 이제 학교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교직원만으로는 운동회를 운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프로그램 지도, 행사 진행·준비 등을 보조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 미래형 운동회① _ 여러 학교가 함께하는 연합형 운동회 전국적으로 소규모학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방자치단체별로 인구소멸·지역소멸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학교가 폐교되면 지역공동체의 붕괴가 가속화되기에 지자체 차원에서 폐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소규모학교들은 교사 수와 학생 수가 너무 적어 체육활동조차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미 다수의 지역에서는 ‘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 ‘작은 학교 어울림 운동회’ 등과 같은 연합 운동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연합 운동회는 현재까지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고, 교육적 효과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담고 있는 연합형 운동회가 점차 확산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운동회는 학교 간 연대감을 강화하고 농·어촌교육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미래형 운동회② _ 여러 학년이 함께하는 모둠형 운동회 이 운동회는 대도시의 대규모학교에 적합한 형태다. 대규모 초등학교에서는 운동회를 보통 3개 학년씩 오전·오후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런 경우 학생들이 활동 후 다음 활동을 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불편하다. 또한 전통형 운동회의 단점인 지나친 연습으로 인한 교사의 업무 가중과 학생들의 피로감 등의 문제도 필연적으로 남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평소 이루어지는 신체활동을 기반으로 힘과 지혜를 겨루는 활동에 초점을 둔다. 운영 방식은 학년당 단체 경기나 매스게임 중 1개와 개인달리기를 실시하되, 연습은 최소화한다. 그리고 3개 학년이 한 모둠을 이루어 학부모들이 진행요원으로 운영하는 부스를 방문하여 과제를 수행한다.5 이 경우 모둠별 활동은 긴 줄넘기나 큰 공 넘기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종목으로 구성하되, 별도의 연습 없이도 체육교육의 효과를 살리고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한다. 단, 청백 계주는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의 의견을 반영하여 실시 여부를 정한다. ● 미래형 운동회③ _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역사회형 운동회 기성세대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운동회는 지역 주민들이 학생들의 활동을 함께 지켜보며 학교교육에 동참하고 후원을 하는 자리였다. 더 나아가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즐기는 기회였으며, 마을 간 대항전을 통해 공동체의 단합을 도모하는 장이기도 했다. 이러한 마을과 지역이 함께하는 좋은 전통은 오늘날 다시 되살릴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 전래의 민속놀이와 같은 지역 전통문화를 운동회 프로그램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가 필요하다. 어느 고장·지역마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전래 민속놀이를 학생들이 운동회에서 공연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특히 민속놀이를 지역 주민들이 방과후 자원봉사자로 지도한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마을 조상들의 전통을 이해시키고, 전통을 보존하려는 정신을 함양하는 데 큰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