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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평준화 정책이 사교육을 오히려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강태중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9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최한 ‘한국교육고용패널 학술대회’에서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이 사교육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입시제도가 사교육을 좌우하고 있으며, 사교육비가 교육 분야의 가장 심각한 과제 중 하나라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이지만 그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는 현재까지 부진했다”며 “이번 연구의 분석 자료로 활용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 데이터는 2004년 중학교 3학년생 2000명이 2006년 고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이들의 진학과 사교육 현황 등을 추적한 종단연구로서 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학생들이 중3일 때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1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준화지역은 27만5000원, 비평준화지역은 17만6000원으로 9만9000원(56.3%)의 차가 났다. 두 지역의 소득 격차를 감안한다고 해도 평준화 지역의 사교육비가 1만5000원(8.5%) 더 많은 것이다. 학생들이 고교 1학년이 됐을 때도 평준화 지역의 1인당 사교육비가 여전히 더 높았다. 평준화 지역은 29만6000원, 비평준화 지역은 14만3000원으로 사교육비 격차도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간 조건을 같게 해도 평준화 지역이 1만4000원(9.8%) 더 많았다. 강 교수는 “이러한 사실은 입시제도가 사교육을 좌우하고 있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3학년 시기의 사교육이 평준화 지역에서 오히려 더 많이 나타난 점, 학생 개인의 학업성취도나 진로 계획, 가정 배경, 학교 소재 도시의 크기 등의 다른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인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번 분석결과는 고교 평준화 정책이 사교육 행위를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기종 국민대 교수도 이날 ‘사교육의 대학진학 효과성 검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사교육은 대학진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다수의 학부모는 자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녀를 사교육 시장으로 몰고 있는데, 연구 결과 사교육은 대학진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교육에 투자되는 비용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수능성적이 사교육보다는 다른 변수에 의해 설명되는 비중이 더 높았으며, 이는 대학진학이 결국에는 학교교육에 의해 결정된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은 수능성적을 통한 간접효과만 있을 뿐”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한국교총(회장 이원희)은 10일 2층 소회의실에서 농산어촌 교육 말살 정책 저지를 위해 '교원배정안 기준 변경 관련 관계자 협의회'를 열었다. 김동극 경북교총회장이 교원배정 기준 변경에 따른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10일 김신일 교육부장관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2008년도 교육인적자원부 소관 '세입.세출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는 9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교육분야 공약 발표식을 갖고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며 연간 30조원 규모의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사교육비 절반 5대 실천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이 후보는 우선 누구든 적성에 따라 골라갈 수 있도록 특성화 고교를 300개 만들고 돈이 없어 원하는 학교에 못가는 학생이 없도록 맞춤형 장학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성화 고교와 관련해선 농촌지역과 중소도시, 대도시 낙후지역에 1개 이상씩 총 150개의 '기숙형 공립고교'를 설립하고, 전문인 조기 육성을 위한 '마이스터 고교' 50개를 집중 육성하며, 다양한 인재를 배출해 낼 수 있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매년 영어로 수업할 수 있는 교사 3천명 이상을 양성하고 '영어교사 자격인정 제도'를 도입해 교사들의 영어연수를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싱가포르나 두바이처럼 교내에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교육 국제화 특구'를 확대 도입하고, 특구내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와 함께 입시부담 완화를 위해 ▲첫 단계로 대학이 학과의 특성에 따라 학생부나 수능을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 단계로 수능과목을 대폭 줄여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덜며 ▲마지막으로 대학의 자체 선발능력이 충분해지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대학입시를 완전히 대학에 맡기는 3단계 대입자율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그는 이밖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 플랜'을 통해 학교가 책임지고 학습부진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저소득.저학력 지역 학교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 교육격차를 지속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동네마다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학교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열심히 일하는 교사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교원평가시스템을 마련하는 동시에 전문성 강화를 위해 5-10년 주기의 연구년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경기도내 9개 외고들이 내년 신입생중 14%를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하기로 한 가운데 이들 외고를 포함한 국제고와 과학고, 예술고 등 도내 18개 특수목적고가 10일부터 내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응시원서를 접수한다. 9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모두 3천60명을 뽑는 도내 9개 외고와 1개 국제고는 10-16일 학교별로 특별전형 원서를 접수하고 20일 시험을 실시한다. 이어 10월 20-26일 일반전형 원서를 접수한 뒤 30일 각 학교들이 동시에 일반전형 시험을 보며 11월3일 이전에 일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다. 외고와 국제고는 내년도 신입생가운데 48.7%(1천490명)는 특별전형으로, 나머지 51.3%(1천570명)는 일반전형으로 선발한다. 특히 성남외고.수원외고.동두천외고 등 공립 3개 외고를 포함한 7개 외고가 전체 선발인원의 13.9%에 해당하는 424명을 특별전형 방법의 하나인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이번 전형에서 성남외고와 수원외고의 내신성적 실질반영률은 지난해 7.5%에서 올해 12.5%와 9.75%로, 과천외고는 지난해 2.2%에서 올해 10.7%로, 명지외고는 지난해 2.0%에서 올해 5.0%로 상향 조정했다. 다른 외고.국제고의 올 내신 반영률은 동두천외고 7.5%, 김포외고 8.6%, 고양외고 9.1%, 안양외고 2.5%, 한국외대 부속외고 5.2%, 청심국제고 4.0%로 지난해와 같다. 내년 100명씩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수원 경기과학고와 의정부과학고도 12-16일 특별전형 및 일반전형 원서를 동시에 접수한다. 같은 기간 도내 예술고 4곳과 경기체고, 여주 자영고 등 나머지 6개 특목고도 원서를 접수한다. 도내 9개 외고의 지난해 입시 경쟁률은 일반전형의 경우 평균 6.9대 1, 특별전형은 5.8대 1을, 2개 과학고는 평균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9일 '사교육비 절반 5대 프로젝트' 공약을 제시하자 교육부 관계자들은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3단계 대입 자율화' 등 민감한 내용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이날 발표된 이 후보 공약에는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3불 정책'(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의 존속이냐, 폐지냐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담겨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3단계 대입 자율화를 거치게 되면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2불'은 자연스럽게 효력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2불 폐지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교육부 내부에선 '3단계 대입 자율화' 공약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현재로선 어떤 논평을 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대세지만 '대학 자율화'가 가져올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처할 방안이 없다며 다소 불만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 한 중견 간부는 "대선 후보 공약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게 적절치 않다. 좀더 구체화된뒤 논의해 보는게 옳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교육계의 한 인사는 "'대입 자율화'의 원칙은 지금도 견지되는 방향"이라며 "그렇지만 대학이 모든 입시 전형을 자율적으로 맡게 됐을 때 과거의 경험에 비춰 초중등 교육 과정이 파행을 겪고 일부 대학의 변칙 행위가 나올게 뻔한데 대안이 무엇이냐"고 되물으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교육부 다른 관계자는 "대학이 입시 자율권을 부여받게 되면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는게 현 정부의 기본 정책"이라며 "최근의 '내신 갈등' 사태도 이와 무관치 않은 일인데 이 후보가 제시한 단계별 대입 자율화가 구체적인 플랜을 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9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3불정책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생겼다. 3불정책이란 대학입시에서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가지를 금지하는 것으로 현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라며 고수하고 있는 반면 대학들은 경쟁력을 해치는 대표적 규제라며 반대해왔다. 이 후보는 '3불 폐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기여입학제는 좀더 논의해봐야 할 것 같고 나머지 두 사항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 자연적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폐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교육공약 어떤 내용 담겼나 = 이 후보는 대입정책과 관련, 입시부담을 줄이기 위해 '3단계 대입 자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단계로 대학이 학과 특성에 따라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자유롭게 반영하도록 하고 2단계로 수능 응시 과목수를 줄여 학생들의 부담을 완화하며 마지막 3단계로 대입을 완전히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 '대학 자체 학생선발능력과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대입 완전 자율화'를 단행하겠다"고 언급함으로써 3불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있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했다. 이 후보는 '3단계 자율화'가 '3불폐지'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기여입학제는 좀더 논의해봐야 할 것 같고 나머지 두 사항(고교등급제, 본고사)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 자연히 효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 3불정책 왜 논란인가 = 고교등급제란 쉽게 말해 전국의 고교를 서열화해 대입전형에 반영하는 제도다. 즉 강남과 비강남, 수도권과 지방 등 지역 고교 간 학력차를 인정해 이를 입시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국영수 등 특정교과 지식을 측정하기 위해 치러지는 필답고사인 본고사는 과거 대학별로 실시되다가 과도한 학습부담과 사교육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1998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부터 금지가 명시됐다. 기여입학제의 경우 특정학교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기여한 경우 입학을 허가해주는 제도로 일부 대학들이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여론이 우세하며 이 후보 역시 도입 유보 입장을 피력했다. 참여정부가 이 세가지 원칙을 대입원칙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는 이유는 세가지가 무너질 경우 현 평준화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학교 간 서열화, 계층 간 갈등, 교육 불평등 등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위권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들은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직접 나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가지 모두 이념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대학 간 갈등에서 종종 계층간 대립으로 비화한다는 것도 3불정책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 교원단체ㆍ대학 의견 분분 = 이날 발표된 교육공약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와 대학들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으며 관심을 표명했다. 교총은 즉각 논평을 내고 "대입 자율화를 통해 입시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교육평등주의에 경도된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월성을 보완하는 취지에서 긍정적"이라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전교조는 "자본과 기업의 논리를 그대로 교육에 적용하려는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도 교육만큼은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그것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교육부 내부에선 '3단계 대입 자율화' 공약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현재로선 어떤 논평을 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대세지만 '대학 자율화'가 가져올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처할 방안이 없다며 다소 불만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9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교육분야 공약으로 발표한 '3단계 대입자율화' 방안이 사실상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를 자율화하는 내용을 담은 데 대해 각 대학들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단계별 자율화에 앞서 학생선발에 필요한 새로운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학생부나 수능반영비율을 자율화하는 내용은 대학들이 그간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이라며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을 주는 내용인 만큼 그 취지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 처장은 "이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본고사가 부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1970년식 본고사가 아닌 21세기 인재를 뽑는 새로운 형태의 시험이 될 것"이라며 "단계별 자율화에 앞서 각 고교를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 등 새로운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균관대 성재호 입학처장도 "단계별로 대입자율화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은 타당해 보인다"며 "단계별로 자율화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고교등급화나 본고사가 아닌 개별 수험생의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제도나 지표 등의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숙명여대 박천일 입학처장은 "그 동안 대학 입시에서 대학의 권한이 전혀 없었던 데 반해 대학자율화가 확대되면 각 대학간 선의의 경쟁으로 이어지며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도 목표로 하는 대학에 맞게 '맞춤형 준비'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 입시의 혼선을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장 훈 입학처장도 "한명의 대선주자가 발표한 공약인 만큼 구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내신반영비율 자율화 등의 내용은 보다 많은 자율을 원했던 대학들이 그간 원했던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선 고교에서는 이 후보의 대입자율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자율화가 큰 혼란을 초래하며 교육 현장을 입시위주의 파행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 서울지역 고교 교장은 "자율화로 간다는 전체적인 틀은 맞지만 급격한 변화는 일선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학생부와 내신반영비율을 자율화하겠다고 하지만 일정 정도 반영기준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장은 "수능 과목 축소는 자칫 전인교육을 해치며 교육현장을 '절름발이 교육'으로 만들 공산이 크다"며 "대입 완전자율화는 10년 이상을 가지고 가야 하는 긴 호흡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한 고교 유모(30)교사는 "대학 자율화로 사실상 본고사가 부활하게 되면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어려워진다"며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이나 잘 하는 학생이나 모두 학원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교사는 "대학자율화가 되면 당연히 고교등급제가 시행될 것이며 이는 고등학교가 대입 결과를 내세우며 학생유치에 열을 올리게 만들 것"이라며 "교육이 입시위주로 돌아가는 파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외고 입시담당 교사도 "이 후보의 공약기조는 자율화로 가겠다는 것이고 취지에 모든 사람이 찬성할 것"이라면서도 "당장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현재의 불합리한 부분들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7일 오후 내와동산이라고 하는 치매를 비롯한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가는 길 들녘은 황금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시골의 감나무에는 황금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황금의 계절임에 틀림없다. 황금의 계절에 우리들의 생각도 황금의 계절처럼 성숙해지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주는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일찍 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꿈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3학년들은 12월에 고입시험도 있는데, 당장 내일부터 중간고사 시험이 있는데 왜 공부를 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전날에 공부를 많이 하여 머리를 식히고 있기 때문일까?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들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어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일찍 등교하였으면 교실에 앉아 배운 것을 복습하고 시험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아닌가?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하더라도 시험 기간마저 공부를 포기하면 어떻게 되나? 이런 학생들은 보나마다 꿈도 포기, 목표도 포기했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선생님들마저 무감각할까? 그러면 교육을 포기하는 꼴이 되고 마는데.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결국은 교육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교육은 포기가 아니고 선택이다. 학생들은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꿈을 선택해야 한다. 학생들은 소원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소원을 선택해야 한다.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선택해야 한다. 그게 꿈을 이루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게 목표를 성취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어제 이웃 선생님을 만나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니 확고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큰 꿈이었다. 외무고시 준비를 해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뚜렷하고 확고한 꿈이 있기에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다. 부족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간이 아깝다. 시간이 모자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을 낸다. 그런데 우리 애들의 일부 모습은 정반대였다. 이제부터라도 꿈을 선택해야 한다. 목표를 선택해야 한다. 소원을 선택해야 한다.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 공부를 선택해야 한다.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목표를 포기해서도 안 된다. 소원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희망을 포기해서 안 된다.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포기하지 않고 선택해야 꿈을 이룰 수 있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 선택하는 자만이 집중할 수 있고 선택하는 자만이 잔가지들을 제거할 수 있고 선택하는 자만이 시간이 아깝고 선택하는 자만이 시간이 모자라게 된다. 선택하는 자만이 공부를 하게 된다. 포기하는 자는 산만하게 되고 포기하는 자는 노는 데 취미가 생기게 되고 포기하는 자는 매사에 의욕을 잃게 된다. 포기하는 자는 한 가지 방향을 선택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향으로 잔가지만 많아져 결국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어려움이 장애물로 보이지 않는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어려움이 길로 보인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고통이 절망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고통이 희망으로 보인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실패가 어둠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택하는 자는 실패가 낮으로 보인다. 포기하는 자 되지 말고 선택하는 자 되어야 한다. 꿈을 가지는 일을 선택하고, 목표를 세우는 일을 선택하고, 공부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 교육은 포기가 아니고 선택이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가 되니 게으른 사람들은 바깥출입을 삼가게 되는 이때에 무료함을 달래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있기에 소개해 본다. 언론지상에 가끔 소개가 된 황대권이 지은 「빠꾸와 오라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지은이가 감옥에 있을 때 여동생 선에게 대화형식으로 공책에 사전을 봐가며 찾아낸 일본말 240여개를 어원을 밝혀가며 책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책의 내용과 읽은 소회를 말하기에 앞서 지은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본다. 황대권은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구미유학생 간첩단이라는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출소 후 영국으로 건너가 농업생태학을 공부하였고, 현재는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과 교육위원장으로 생명평화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생태 공동체와 농업에 관한 글을 지속적으로 기고하고 있는 인물이다.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계기는 모 방송국의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권장도서로 소개된 「야생초 편치」라는 감옥에서 들꽃과 야생초를 재배하며 겪은 감상과 소회를 적은 책이 인기를 얻으며 널리 알려졌다. 「빠꾸와 오라이」를 읽게 된 계기는 고향에 내려가면서 라디오를 듣게 되었는데 아나운서와 필자가 대담을 나누는 내용을 듣게 되었는데 지은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실제로 적은 일기를 소개하는 내용 때문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누가 일부러 만들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실제 적은 일기로, 그 내용 중에서 일본말만 20여개가 무시로튀어 나왔다. 그것도 저자만 특별히 쓰는 말도 아닌 60년대 당시에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수시로 쓰는 일본말들이었다. "(전략) 만날 늦잠 잔다고 쿠사리(면박, 꾸중) 듣던 나는 의기도 양양하게 식구들을 모두 깨웠다. 할아버지는 "우리 대권이가 이찌방(첫 번째)이로구나"하며 칭찬해주셨다. (중략) 다라이(함지박)에 물이 조금밖에 없으므로 샤꾸(바가지)로 물을 조금 떠서 뽐뿌(펌프)에 넣고 영차영차 뽐뿌질을 했다. (중략) 화장을 대충 끝내고 난닝구(런닝 셔츠).빤쓰(팬티) 위에 메리야스(윗옷) 내복을 입으니 어머니께서 아침 밥상을 들여오셨다. 얼른 독꾸리(목 있는 윗옷) 하나를 더 걸친 다음 밥상에 달라붙었다." (후략) 나오는 내용 중 몇 가지만 추렸는데 굵은 글씨로 표기한 것이 그것이다. 30대 중반인 리포터가 보기에도 다 해석할 수 있는 단어들이 많았다. 지금까지도 고향에 계신 어머니나 아버지가 사용하는 단어인 관계로 귀에 익힌 단어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말 속 일본말의 잔재가 얼마나 심한가 하면 아기에게 밥을 줄때 쓰는 단어인 '맘마'나 금기를 표시할 때 쓰는 '찌찌'라는 말이 그것을 웅변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일제 36년의 역사가 우리말을 얼마나 심하게 오염시켰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흔히 쓰는 일본말 중에서 지금까지도 애용(?)하고 있는 단어를 순서 없이 나열해 보면, 과자로 센베이와 웨하스, 아이스크림으로 께끼와 케이크, 당구에서 수시로 사용하는 일본말들(히네루, 다마 등), 물건 담는 가마니, 상자를 뜻하는 보루바꼬(board box의 일본식 발음), 남포(lamp), 병따개인 깡기리와 깡통인 간스메, 야구방망이를 뜻하는 빠따, 물담는 큰 그릇인 다라이, 주유소에서 잘 쓰는 입빠이(가득)와 엥꼬(고장 나다 인데 바닥을 드러내다로 씀), 난닝구와 빤쓰, 세라복, 와이쌰쓰(화이트 셔츠를 일본식 발음으로 한 채 발음도 생략시켜 생긴 말), 무데뽀(막무가내), 음식인 돈까스(포크 커틀릿)와 비후까스(비프 커틀릿), 과거 버스탈 때 안내양이 동전으로 벽을 두드리며 쓰던 빠꾸(back)와 오라이(all right) 등 무수히 많다. 오늘은 561돌 한글날이다.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은 말로 표현할 필요 없이 우수하다. 그러한 한글이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정체모를 외계어들에 의해 그 자리를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에 못지않은 잘못된 일제문화의 잔재로 인한 우리말의 왜곡 또한 심각한 지경이다. 이제는 그 대상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물론 세계화가 도도한 물결이 흐르는 이때에 우물 안 개구리 마냥 내 것만이 소중하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세계인과 교류하여 우리의 언어를 풍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가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우리 한글이 주체성을 가지고 외래문화의 좋은 점을 취사선택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채' 구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날을 맞아 한 번 권하고 싶은 재미있는 책이다. 부담 없이 하루만에도 읽을 수 있는 양서이기에 소개해 본다.
-부석초, 한글날 기념행사로 교내경필쓰기대회 열려- 부석초등학교(학교장 채규웅)는 10월 9일(화) 한글날 561돌을 맞아 본, 분교학생 115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바르고 예쁜 글씨로 나를 나타내기’라는 주제로 경필쓰기대회를 가져 학년별 최우수아 6명을 비롯한 24명의 학생들을 수상하고 격려하는 제 3회 교내 경필쓰기 대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글씨 쓰기는 생각하는 힘과 진지한 학습 태도를 길러주는 중요한 기초기본 학습 교육과정인데 요즈음 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컴퓨터 세대인 학생 상당수가 필체도 악필인데다 띄어쓰기나 문장부호도 올바르게 사용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경필쓰기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어떤 학습을 한다 해도 학습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아래 부석초등학교는 경필쓰기를 2007년도 학교의 4대 특색사업 중의 하나로 정하여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특히 부석초등학교는 학년별 수준에 맞는 ‘부석경필본’을 구안 주 1회 아침시간을 이용 경필쓰기를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으며 방과후학교 교육프로그램에서도 서예부와 보육교실에서 악필인 학생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부석초 채규웅 교장은 “기초기본학습력 정착을 통한 교육력 제고를 위해 중요한 필수학습요소의 하나로 바른 글씨, 예쁜 글씨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강조해 왔다”며 교내 경필쓰기의 수상자들을 격려하였다.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이 2005년 시행 이후 5학기 동안 131만명에게 이뤄졌고 대출 금액은 4조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교육부와 학자금대출 신용보증기금 수탁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07년 2학기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 규모는 30만6천518명, 1조338억원이다. 2007년 2학기 대출 규모는 2006년 2학기 25만8천명, 7천926억원에 비해 인원수는 19%, 금액은 30.4% 증가했으며 2007년 전체 대출은 61만5천명, 2조1천296억원으로 2006년 전체 51만4천명, 1조6천257억원에 비해 인원수는 19.6%, 금액은 31.0% 늘어났다. 2007년 1학기 대출 규모는 30만8천545명, 1조958억원으로 대출이 진행된 지난 5학기 가운데 인원과 금액이 가장 많았다. 정부 보증 대출이 첫 시행된 2005년 2학기의 경우 대출 규모는 18만1천983명, 6천223억원이다. 이로써 2005년 2학기 이후 5학기 전체 대출은 131만명, 4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학자금 대출에 대한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해 2007년 2학기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에 무이자 대출(8만5천명), 기타 저소득층에 저리 대출(2% 금리 보전 9만명) 혜택을 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기존 건강보험료만을 이용한 선정 방식을 개선, 가구 구성원의 경제활동능력, 소득, 재산보유 현황 등을 종합한 새로운 선정 모델을 통해 10월말께 금리보전 대상을 선정키로 했다. 일반 대출 대상자에서 무이자ㆍ저리대출 대상자로 변경되는 학생중 연체가 발생할 경우 대출금리 조건변경 기준일 현재 연체를 정리해야 무이자 또는 저리 대출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대출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신용 9등급 학생과 빈번한 연체자에 대한 대출 거절, 학생 금융교육, 연체감축 캠페인 등 사후 관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지역 외고들이 2009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는 토플 뿐만 아니라 토익, 텝스 등 영어 인증시험의 성적을 입학전형에 제외한다. 또 현행 30% 수준인 중학교 내신 성적 실질 반영비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특별전형은 2010년부터는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 교장단은 9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이미 발표한 토플 뿐만 아니라 토익, 텝스 등 영어 인증시험의 성적을 입학전형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고 교장단은 올해 4월 '토플대란'으로 2009학년도 입학전형에서 토플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후 토익과 텝스에 대해 토플과의 형평성을 고려, 입학전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들 외고는 영어 성적 반영을 위해 향후 서울시교육청과 공동 출제방식으로 시험을 치를 것인지, 학교별로 개별적으로 시험을 치를 것인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의지에 따라 현행 30% 수준인 중학교 내신성적 실질 반영비율은 내년 40%로 확대한 뒤 점진적으로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외고 교장단은 중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신성적 반영비율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그동안의 지적을 수용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복잡한 특별전형은 단순화해 2009학년도 신입생 선발에는 기존에 준비하고 있는 학생을 위해 학교별로 1~2개 종류로 축소하고 2010년부터는 폐지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장단은 유학반 운영과 관련해서는 "유학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은 아니며 정규 교육과정과 별도로 방과후학교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외고 교장단 회장인 장덕희 이화외고 교장은 "이번 조치들은 서울지역 외고들이 먼저 중학교 교육과정 정상운영과 사교육비 경감 노력에 동참하기 위한 것으로 그동안 논란이 돼온 외고의 운영 방향을 정상화시키자는 학교들의 합의로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내 각급 학교가운데 운동장이 없거나 운동장 크기가 관련 규정에 미달하는 학교가 전체 학교 1천946곳(지난해말 기준)의 3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도교육청이 도교육위원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운동장이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이 정하고 있는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가 초등학교 293곳, 중학교 197곳, 고등학교 183곳 등 모두 673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초.중.고교 1곳씩 3개 학교는 운동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가운데 107개 학교의 운동장에는 축구골대가, 176개 학교에는 농구골대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 교육청은 학교 운동장이 없는 학교는 도시형 소규모 신설학교이거나 특수목적고이며, 규격미달 학교는 학교부지 면적 부족, 교실신축, 중.고교 병설 등으로 인해 운동장 면적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학교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 체육관 및 테니스장 등은 운동장 면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은 좁은 운동장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 각급 학교의 체육시설 확충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식인 사회의 풍속도는 요지경으로 바뀌어 가는가? 이번 삼성 회장에게 명예박사를 수여함으로써 파문이 일게 된 지식인 집단의 문명의 흐름타기는 시대의 조류에 따른 흐름에 편승하기에 지나지 않는지. 아니면 우리 사회의 지식인에 대한 폄하를 드러내는 산 증거인지. 밝고 맑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 보겠다고 개혁을 부르짖던 현 정권에서도 그 개혁의 수레바퀴에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 것인가? 지식인 집단은 곧은 정신을 이어받아야 물은 고여 있으면 썩게 마련이고, 권력은 10년이 지나면 부패해 지기 싶고, 꽃은 10일이 지나면 시든다는 등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격언처럼 전해진다. 사회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게 되면 어느 한 순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지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의 지연, 학연, 혈연이 한국 사회의 오랜 병폐인 양 바꾸어 보고 변화시켜 보려고 했건만 그 틀의 깊이를 바꾸어 가는 데는 아직도 미흡한 상태다. 한 집단이 유지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조류를 거역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시대의 외양 패션에 둔감해야 하는 것이 지식인 집단의 자세인 것이다. 옛 선비들이 시대의 조류에 편승해 살아가는데 실패했기에 오늘의 입장에서 되돌아 보아야 할 과제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딸깎발이 정신이 있었기에 지식인 사회는 병들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도 그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지식인이 세속의 물질에 오염되기 시작하면 그 끝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신정아 사건도 지식인의 잘못된 생각이 자신에게는 물론 타인에게 미치는 효과는 다른 사건의 배 이상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지식은 그 뿌리가 한 순간에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것과 연맥상을 지니고 있기에 뇌의 지식 뱅크는 채워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선비가 물질적으로 타락하게 되면 추하게 보이고, 권력과 타협하게 되면 중심을 잃고 오만방자해 지기 마련이다. 신돈이 돈과 권력에 물들지 않고 공민왕을 잘 보필하였다면 고려 역사는 어떠하였을까? 명예학위박사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다고는 하나 그것이 남용되는 사례가 된다면 이 사회를 위해서나 자신의 분야에 헌신적으로 일한 업적의 대가로 받은 명예학위박사를 소유한 사람의 권위도 그만큼 평가절하되기 마련이다. 귀금속이 귀하게 여겨지는 것도 그것이 쓰이는 곳도 다른 것에 비해 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명예박사학위, 인기몰이식 남용말아야 정치인이나 재계인사나 사람이면 누구나 명망이 있으면 있을수록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나친 인기몰이식 영욕을 위한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요즘 말해서 그 흔한 명예박사학위 하나 없는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라 한다. 그러면 박정희 대통령을 수행하는 비서진은 이런 일을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미국 방문시 미국의 모 대학에서 명예학위박사를 받도록 돼 있었으나, 박대통령은 그런 쓸데없는 일에 신경쓰지 말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한 이후부터 그 누구도 명예박사학위를 입밖에 끄집어 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최고의 위치에 있는 장일수록 중용의 도를 지켜 나갈 때 우리 사회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움직여 나가기 마련이다. 인기몰이식 사고에 빠져 자신의 영욕을 채우려고 할 때는 어느 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비난받게 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학생 통행이 잦은 정문 입구의 보기 흉한 불모지, 저 땅을 어떻게 할 것인가?" 행정실장은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땅이라 함부로 손댈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가만 내버려 두자니 미관상, 교육상 좋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화분 갖다놓기, 맥문동 심기, 화단 가꾸기 등 여러가지가 떠오른다. 계절 감각도 살리고 현재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운동장 돌멩이와 이 곳의 자갈, 그리고 떨어진 솔잎·솔방울을 이용하여 '서호중'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으니 그런대로 괜찮다. 우리들의 생활, 항상 머리를써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창의성' 그렇게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운동장 돌멩이를 없애니 체육시간에도 좋고, 1석 3조다.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즐겁고 신나는 축제가 열린다. 한국청소년연맹(www.koya.or.kr 총재 차종태)은 국가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와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대통령배 "전국청소년문화큰잔치"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청소년들만의 전통문화공연으로 2007년 10월 20일(토) 15:00~18:00 청주 예술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 그 막을 올린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전통문화와 함께 살아 숨쉬는 청소년'이다. 이 축제는 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와 더불어 이루어지는 만큼 청소년 문화공연과 공예를 통한 문화적 소통을 꾀한 자리를 만끽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각지에서 예선을 통해 선발된 8개 팀은 행사의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놓고 불꽃 튀는 접전을 치르게 된다. 출연팀들은 국내 최고를 뽐내며 집단예술을 발표하고, 경연 사이사이에는 국제연맹 해동검도협회의 시연, 일본 대북 공연, b-boy MB크루 공연 등 다양한 축하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인기가수 원더걸스의 축하공연도 펼쳐져 풍성한 행사가 될 것이다. 한국청소년연맹 설립 이념과 맞는 ‘우리의 전통문화 계승 발전’이라는 명분아래 전국 각지에서 전통예술문화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문화 간의 교류와 더불어 올바른 청소년문화와 전통문화를 정립하는 데 비중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에 참가자 모두 하나가 되어지는 신명나는 그들만의 잔치가 벌어질 예정이다. * 참가팀 리스트 ․ 서울 (둔촌고등학교 - 웃다리사물놀이) ․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 - 부채춤) ․ 대구 (비봉초등학교 - 날뫼북춤) ․ 광주전남 (광주용두초등학교 - 호남좌도 필봉굿) ․ 대전충남 (세천초등학교 - 대취타) ․ 충북 (충북공업고등학교 - 청주신촌풍장) ․ 경북 (개령초등학교 - 빗내농악) ․ 경남 (촉석초등학교 - 영남사물) * 축하공연팀 리스트 ․ b-boy 공연 : MB크루 ․ 해동검도 시연 : (사)국제연맹해동검도협회 ․ 일본 대북 공연 : 후쿠이 현 후쿠이 공업고등학교 ․ 초청가수 : 원더걸스
부산의 대표적인 박물관이라고 하면, 지난 1978년에 개관한 ‘부산광역시립박물관’과 이 박물관의 분관이자 제2박물관인 동래구 복천동의 ‘복천박물관’을 들 수 있다. 부산광역시립박물관이 종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면, 복천박물관은 가야시대 고분군에서 출토된 대규모 유물을 중심으로 한 고고학 전문 박물관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복천 박물관의 특징이라면 인근의 주택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구릉지대에 당시 발굴된 고분의 흔적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돔 양식으로 만들어진 야외전시관에는 가야시대의 고분이 발굴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흔히 가야는 신비의 나라라고 불린다. 가야는 독자적인 문자가 없었기에, 가야 인이 자신의 역사를 기록한 문서가 전해오지 않는다. 따라서 가야의 문화나 정치, 역사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에 속하며 발굴된 유물을 통해 추론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등에서 보이는 가야제국에 대한 기록은 신화의 형태일 뿐, 가야의 정확한 연차나 국가조직, 사회상황을 전하는 자료는 없다. 다만 농경생산의 보급과 지석묘를 가진 사회형태 등에서 BC 1세기경에 초기 형태의 국가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가야는 낙동강 하류지방의 변한 땅에 세워진 국가들의 통칭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야·가라·가락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가야는 넓은 의미로 보아 낙동강 하류를 중심으로 중류지역까지 존재한 가야의 여러 국가를 칭하고, 좁은 의미로는 김해의 가야국이나 고령의 대가야국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야외 노출 전시관 대표적인 가야로는 금관가야(김해)·대가야(고령)·소가야(고성)·아라가야(함안)·성산가야(성주)·고령가야(함창) 등이다. 이들 가야에 관한 기록은 삼국유사, 삼국사기, 일본서기 등에 각각 다르게 나타나며 그 중 지명고증이 일치하는 것은 김해·함안·고성·합천·고령 정도라고 한다. 가야의 건국설화로 유명한 것이 김해 지역에 전해져 오는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에서 왔다는 허황후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산지역은 삼한시대에는 변한12국에 속하였으며, 삼국시대에는 화려한 가야문화가 꽃핀 지역이었다. 그 후 가야가 멸망한 후인 5세기 중기부터는 신라의 영역에 속하게 되었다. 복천동 고분군은 이런 과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인데, 부산의 끝자락인 노포동과 시내 중심가인 연산동에서 발굴된 고분군에서도 이런 역사적인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복천동박물관은 1, 2전시실과 야외전시관, 고분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전시실에 가면 삼국시대의 모태가 된 삼한시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가야멸망 이후 부산의 상황을 알 수 있다. 또한 복천동고분군의 무덤 규모와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모형 무덤이 정교하게 설치되어 있다. 특히 무덤을 제작하는 각종 과정이 미니어처 형식으로 전시되어 있는데, 고대 가야인의 복장을 한 인형들이 귀여운 모습으로 무덤을 만드는 모습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2전시실에는 고분군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종류별로 전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신라금관의 시원으로 추정되는 금동관이 있고, 철제로 만든 갑옷과 투구,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토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유물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철제 갑옷으로 무장한 전사가 역시 철제 갑주로 무장한 말을 타고 달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 전사의 생생한 눈을 깊숙이 쳐다보라. 신라의 침략에 맞서 조국을 구하고자, 낙동강 하류를 내달렸던 가야국 전사의 모습이 어느새 눈앞에 명징하게 떠오를 것이다. 복천박물관에서 가장 눈여겨 볼 곳은 역시 야외의 고분공원이다. 이 고분군은 6세기 이전에 부산 지역을 호령했던 지배자들의 무덤이다. 또한 가야문화의 번성과 신라로의 편입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이기도 하다. 고분군의 규모는 해발 60m, 길이 700m, 폭 80~100m 정도이며, 당시 고분의 위치는 회양목으로 표시되어 있다. 지금은 고분군 자리 전체가 싱그러움을 듬뿍 안겨주는 푸르른 잔디밭으로 잘 조성되어 있다. 복천동 고분군은 지난 1969년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1호 묘를 조사하면서 학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본격적인 발굴 조사 결과 삼국시대 부산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가야문화의 해명에 있어 중요한 고분군으로 확인되었던 것이다. 고분공원의 잔디밭에 가만 앉아서 눈을 감으면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쾌활한 바람에 몸과 마음이 신선하게 젖어온다. 그리고 수 천 년 전, 이 땅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과 숨결이 어느새 내 삶의 궤적 속으로 들어온다.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경구는 언제 들어도 멋진 말임을 실감하게 된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긴 하지만 교육당국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뚱딴지 같은 이야기인지 의아해 할 것이다. 다름아닌 중3학생들의 진학지도 문제이다. 어느때부터인가 교육당국에서 학생들에게 전문계고(실업계고)진학을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권장한 적이 없고 진로결정에 도움을 준 것 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년 중3담임들을 대상으로 진로지도 방법연수라는 명목으로 연수를 진행해 왔으나, 내용은 결국 전문계고 진학을 권장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쉽게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올해는 아직까지 중3담임들의 연수소식을 접하지는 못했다. 다만 일선학교에 전문계고 진학을 권장하도록 각 학교 학년부장을 통해 전달된 모양이다. 문서상으로는 아직까지 어떤 움직임을 접할 수 없지만 예년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올해도 충분히 전문계고를 적극 권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서 전문계고가 나쁘다거나 전문계고 진학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진학지도에는 형평성이 필요하다는이야기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진학지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계고의 장점과 졸업후의 진로는 충분히 설명이 되고, 교육당국에서 발행하는 홍보책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일반계(인문계)고등학교의 경우는 특별한 진로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관련정보를 학부모와 학생이 스스로 얻거나, 담임교사와 기타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전문계고와 일반계고등학교에 진학했을 경우, 대학진학이 어느쪽이 더 쉬운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문계고에 진학해서 실제로 국가적으로 필요한 인재양성에 호응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것이다. 더우기 전문계고 진학희망자를 조사하거나, 학교별로 통계를 내서 전문계고 진학비율이 떨어지는 학교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특별지도대상이라는 등의 불필요한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다. 매년 중학교별로 전문계고 진학비율을 조사해서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학생의 진로결정에 교육당국이 나서서 도움을 주는 것은 백번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의 판단에 혼란을 주어서는 안된다. 마치 전문계고에 진학하면 대학진학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경우보다 훨씬 수월한 것처럼 잘못된 정보를 주어서도 안된다. 물론 최종결정은 학생과 학부모가 하는 것이고 전문계고 육성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계고, 특성화고, 특목고, 일반계고에 대한 진로정보를 고르게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목고진학은 특정한 학생만 하는 것이긴 하지만 특목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해당 특목고의 입학설명회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중3학생들의 진로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의 진로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와 학생 개개인에 맞는 진로지도가 필요하다. 중학교별로 비율을 비교하여 특정계열 진학과 관련하여 일선학교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 이는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할 교육당국의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특정계열을 권장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7일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양반이 통치하던 시대에 백정의 신분으로 효자비를 받은 ‘양수척효자비’와 청주의 옛길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미테재’를 다녀왔다. 송태호 대장에 의하면 청주와 보은을 오가려면 미테재와 살티를 넘어야 했다. 그중 미테재 길은 청주읍성 남문으로 나와 육거리, 일신여고, 금천동사무소, 금천오거리(마을금고),영운천, 낙가천, 소미재로 이어졌는데 개발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지점이 많지 않다. 이번 답사는 청주삼백리 청주사랑 시민강좌가 열리고 있는 금천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자리였다. 금천동은 사금을 캐냈다하여 쇠내개울, 쇠내로 불리다가 현재의 금천(金川)이 되었다. 흥덕구청에서 출발한 관광버스는 금천동사무소를 지나며 청주 옛길을 달렸다. 영운천을 건너면 바로 용암동이다. 용바위가 있어서 용바위골, 용박골로 불리던 용암동은 15년 전만해도 산비탈에 다랭이논과 따비밭만 있던 곳이었는데 5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신시가지가 들어섰다. 아파트 단지 옆으로 유선형의 냇가가 있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게 한다. 동부우회도로의 보살사 입구에서 하차 했다. 이곳이 도보로 답사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시민강좌를 주선하고 있는 금천동사무소 사무장님의 인사가 있었다. 청주삼백리에서 발행한 청주 주변의 지도를 펴놓고 오늘 답사할 코스를 살펴봤다. 골프연습장을 끼고 돌며 567년에 창건된 천년고찰 보살사로 이어지는 내가 낙가천이다. 흘러가는 물의 양이 적었지만 10여 마리의 집오리들이 낙가천에서 햇살이 따가운 가을날씨를 즐기고 있다. 미테재 가는 길은 보살사 가는 길에서 오른쪽 산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우진교통을 막 지나며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서면 언덕길이 나타나고 주변에 전원주택들이 많다. 언덕길 끝에 있는 낮은 고개가 소미재다. 개발로 낮아진 소미재를 사이에 두고 화려한 용암동과 수수한 월오동이 공존하고 있다. 청주 인근 최대의 포도 산지인 보살사 방향의 포도밭에도 하나, 둘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소미재는 장을 보러가는 고개라 장고개로 불리었다. 나무꾼들이 막걸리 한 사발 마시던 소미재 아래 주막집에는 늘 나뭇짐들이 줄을 서있었다는데 그게 바로 가난했던 시절 서민들의 애환이었다. 가장 최근에 붙여진 이름은 수도고개다. 청주의 제일봉 선도산 아랫마을인 월오동에 저수지를 막아 그 물을 시내의 일부지역에 공급하였는데 그때 수돗물이 이 고개를 넘어가는 바람에 수도고개라고 했다. 물론 나뭇짐이나 수돗물이 고개를 넘던 것과 달리 능선을 따라 지나쳐 가지만 소미재는 용암동에서 보살사, 김수녕양궁장, 것대산활공장, 상당산성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소미재 아래로 내려서면 월운천을 만난다. 월운천을 끼고 목련공원 방향으로 마을 안길을 걷다보면 청주 제일봉 선도산이 내려다보고 있는 지점에 ‘비선거리’라는 글자가 선명한 바위덩어리가 길옆에 놓여있다. 비가 서 있는 거리를 뜻하는데 양수척의 효자비가 서 있는 거리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수척효자비’는 다리실 앞에 있는 비석으로 앞면에 孝子楊水尺之碑(효자양수척지비)라는 글자, 뒷면에 건립시기 등을 새겼다. 오랜 세월 길가에 방치된 탓에 판독하기가 쉽지 않고, 양수척에 관한 이야기도 정설을 찾기가 어려울 만큼 전해 내려오는 일화가 많다. 조선 세조 때 이 마을에 사는 부부가 늦둥이를 낳았다. 얼마나 귀엽던지 서로 상대편을 때리라고 시키고는 아들이 시키는 대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며 즐거워했다. 부모를 때리는 게 버릇이 된 아이는 커서 아버지가 죽은 다음에도 어머니를 때리는 게 일이었다. 걸핏하면 자식에게 매를 맞으며 어머니는 지옥 같은 생활을 했다. 그때 학식이 높고 만고의 효자로 널리 알려진 경연(慶延)이 이웃인 남일면의 모산에 살고 있었다. 경연은 아버지가 병석에 눕자 얼음 속에서 잉어를 잡아 병을 고친 효자이자 청백리였다. 그가 살았던 곳은 훗날 효촌이라 불렸고, 효촌리에 우암 송시열이 지은 효자비와 정문(旌門)이 있을 만큼 훌륭한 사람이다. 어느 날 경연의 집으로 심부름을 갔던 양수척이 하룻밤을 묵으며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효자 경연의 행동을 지켜보게 되었다. 경연이 어른보다 먼저 이불 속에 들어가 눕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효자라면서 다른 게 뭐가 있느냐고 욕을 했다. 그런데 한참 후에 보니 경연이 자기가 누워있던 이불속으로 어머니를 모셔 주무시게 한다. 어머니가 편히 주무시게 하려고 온기로 이불속을 따뜻하게 하는 경연의 효행을 보고 양수척은 그동안의 잘못된 행동을 뉘우친다. 새로운 사람이 된 양수척은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며 효도를 다하는 효자가 된다. ‘다북쑥도 삼밭에 나면 곧아진다’는 속담이 있다. 줄기가 곧지 못한 다북쑥도 줄기가 곧은 삼밭에서 자라면 같이 곧아진단다. 경연의 효행을 보고 뒤늦게 효자가 된 양수척이 이 속담에 잘 어울린다. 즉 ‘보고 배우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맏이였던 양수척과 두 아우는 사람들에게 횡포를 저질렀고 늙은 어머니에게도 공손하지 못했다. 매일 자식들을 걱정하던 노모가 병으로 눕자 삼형제는 그냥 놔둘 수 없다며 고려장을 하기로 결정한다. 이 소문을 인근의 효촌리에 살던 효자 경연이 듣게 되었고, 경연의 꾸짖음에 감화된 삼형제가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다는 이야기도 있다. 야사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와 더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믿거나 말거나 같은 얘기다. 양수척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는 진도나 무창포에서 열리는 신비의 바닷길을 능가한다. 어머니가 병이 나자 양수척은 월운천 건너편 청주읍성 쪽에 있던 약방으로 급히 뛰어간다. 약을 지어 부지런히 집으로 향했지만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물이 넘쳐 월운천을 건널 수 없었다. 약봉지를 손에든 양수척이 건너편의 집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걱정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물길이 갈라져 어머니를 살릴 수 있었다.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양수척의 효행이 지극정성이었다는데 그때 물이 1척만큼 벌어졌대서 수척(水尺)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도 한다. 지금은 민주화까지 이뤄진 세상이다. 백정신분으로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받은 효자비가 양수척효자비였다는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아름답게 가꾸고 창조해야 하는 문화다. 좁은 도로변에서 방치되고 있는 양수척효자비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청주시청 홈페이지에도 비지정유형문화재로만 분류되어 있다. 오래전부터 양수척효자비를 연구조사하고 있는 청주삼백리의 송태호 대장은 하루빨리 좋은 장소로 이전해 제대로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효자비를 뒤로하고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목련공원 가는 길을 만난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풍차송어장 간판이 보인다. 안내된 표시대로 송어장까지 가면 넓은 잔디밭,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고욤나무와 장독, 풍차와 물레방아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연들이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타조를 비롯한 각종 조류도 관찰할 수 있어 쉼터로도 제격이다. 송어장 건물 뒤로 두 개의 길이 보이는데 미테재로 가려면 왼쪽 입구의 언덕길로 올라야 한다. 지금은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적하고 호젓해 옛 정취가 느껴지는 길이지만 입구부터 길이 넓어 이곳이 옛날에는 주요 통행로였음을 증명한다. 수레에 짐을 가득 싣고 이 고갯마루를 넘었을 옛 사람들의 모습도 떠올려본다. 사람의 통행이 적어지며 환경이 변했을까? 청주삼백리에서 발견해 관리하고 있는 옹달샘 주변은 숲이 습지에 가까워 길에 물이 많고 질다. 물이 솟아오를 때 가끔 함께 나오는 사금들이 미세하지만 옹달샘의 바닥에서 반짝거려 이 주변이 일정시대에 금맥을 찾던 지역임을 실감하게 한다. 옹달샘을 지나 한참을 걷다보면 미테재 정상을 만난다. 청주시 월오동과 청원군 남일면 황청리를 잇는 미테재는 청주와 보은을 오가던 사람들이 넘나들던 옛길이다. 청주삼백리 회원들은 답사만 하는 게 아니다. 미테재 정상을 알리는 표식기를 달고 길게 줄을 서 서낭당 복원공사를 했다. 미리 준비해간 낫으로 서낭당 주변과 길가에 웃자란 풀을 제거하고 송태호 대장으로부터 미테재와 서낭당에 얽힌 이야기도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이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것저것 내놓으면 금방 풍성한 식탁이 야외에 차려진다. 이때쯤이면 정상주로 넣어온 소주도 등장한다. 자연의 감미로움에 흠뻑 취하게 하면서 술에는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게 산이라 몇 잔 마셔도 괜찮다. 미테재 정상에서 황청리로 내려가는 산길은 좁아서 더 살갑게 다가온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이끼가 낀 고목들도 답사 길을 운치 있게 만든다. 산을 사랑한다고 숨을 헐떡이며 높은 곳까지 올라온 사람들이 휴지나 음식물 찌꺼기를 마구 버리고 간다. 산길이지만 여느 날과 같이 회원의 손에 쓰레기봉투가 들려있다. 양 옆으로 밤나무와 으름나무가 꽉 들어차있다. 시기적으로 늦어 땅에 떨어진 밤은 모두 썩었고 나무에 매달린 으름은 알맹이가 모두 빠졌다. 그래도 길가에서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가니 남아있는 게 있었다. 목이 아릴만큼 으름을 여러 개 따먹었다. 산을 내려오면 좌대가 여러 개 놓여있는 저수지를 만난다. 낚싯대를 드리운 채 세월을 낚고 있는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인다. 길가에 자리 잡은 느티나무와 코스모스, 길에 널려있는 빨간 고추와 들판에서 누렇게 익은 벼이삭들 때문에 마을의 풍경이 한가롭다. 마을 회관 옆에 범죄 없는 마을 표석이 서있다. 늘 산과 들판을 보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순수할 수밖에 없다. 황청리 마을사람들의 소박하고 순박한 시골 인심을 알고 나니 마을이 더 풍요로워 보인다. 오랜만에 나선 산행이었지만 몸이 가벼웠고, 답사 길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마음의 양식을 풍성하게 살찌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