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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중학생과 학부모 2명 중 1명은 내년(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교 모집단위가 현행 전국에서 광역으로 축소 조정되면 이사나 위장 전입을 통해 희망하는 외고에 진학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고입포털 교육사이트인 스터디매니아(www.studymania.com)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1주일 간 전국의 중학생 및 학부모 등 2천2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른 지역에 진학하고 싶은 외고가 있다면 이사나 위장 전입을 할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4%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아니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29.2%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응답자는 중립적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교육부의 외고 모집단위 지역제한 조치가 학생의 학교선택권과 학교의 학생선발권을 제한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64.7%가 '그렇다'라고 대답했으며 부정적인 응답은 17.4%였다. 또한 '공영형 혁신학교와 외고, 일반고, 자립형 사립고가 집 주위에 있다면 어떤 학교에 지원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외고가 53.7%로 가장 많았고 일반고 22.7%, 자립형사립고 19.2% 등의 순이었으며 공영형 혁신학교는 4.5%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매체를 통해 영어교육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된다. 모 방송사는 라는 제목으로 특집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늘 지적하는 대로 딱딱한 학교 영어수업시간을 비판하고, 충분한 문화접촉이 없으며, 학교에서 영어시간의 비율이 적음을 지적했다. 아이들은 정형화된 수업시간에 일방적인 선생님의 강의에 익숙해져 있고, 교과서와 칠판으로만 이루어지니 50분의 수업시간이 지겹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한 해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 유학과 어학 연수비로 나가는 돈이 7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많은 돈을 들여 자녀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내가 과외하는 고1 학생 역시 기말고사가 끝남과 동시에 호주로 어학연수를 계획 중이다. 그는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나가서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영어를 배울 생각에 매우 들 떠 있다. 이 학생의 경우 집안 사정이 넉넉한 편이라 이런 기회가 있을 수 있지만 서민들은 한 달에 500~600만원씩 들여 내보내는 어학연수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애를 태우고 있다. 그래서 그 동안 영어와 관련된 여러 대안들이 나왔었다. 영어공용화, 내국인을 위한 24시간 영어방송, 영어몰입교육, 학교 원어민 영어교사 배치, 학교 내 영어지역 설치 등등 영어교육의 발전을 위해 제안된 것들이 많이 있다. 모든 것들을 다 끌어안기에는 우리의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지금, 영어마을, 영어체험공원 등 수많은 영어프로그램의 등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직접 가본 영어마을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대표적으로 경기영어마을은 마치 영어권 국가의 한 도시를 축소해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빨간 전차가 지나가는 거리 곳곳에서는 외국인들이 춤을 추거나 마술을 선보여서 거리문화를 느낄 수 있었고, 곳곳마다 마주치는 외국인들로 인해 외국인의 만남이 조금 덜 낯설었다. 마치 내가 한국이 아닌 미국의 작은 도시에 서 있나? 정도의 기분이 들었다. 영어마을 내 원어민 교사들은 철저한 절차를 통해 선발된 영어교육자격증 소지자들이다. 요리교실, 음악교실, 체육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이 실제 교사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수업시간을 구성하고 있다.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와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일주일 가량의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영어가 능통해지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영어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단기간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어학연수에 버금가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영어마을의 성공여부는 국내 다른 지자체뿐만 아니라 우리처럼 영어를 제 2외국어로 배워야 하는 다른 나라에도 큰 교훈을 주리라 생각한다. 목표어에 대한 충분한 노출이 있을 때 목표어로 대화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Scarcella, 1990)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와 같이 영어에 지속적인 노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는 국가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은, 이중언어 국가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제한된 환경에서 최고의 영어학습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일환으로 나온 것이 이런 영어마을이나 영어체험공원이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에 영어사용국가에서 제공하고 있는 수많은 영어프로그램을 그대로 도입시킬 수도 없고, 그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 우리에게 맞는 프로그램만 선택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기훈련을 통하여 과연 어느 정도의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영어프로그램 사업에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영어교육을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봤을 때, 나는 영어마을의 장점을 강조하고 이런 장점을 최대화시키는데 주력하자고 말하고 싶다. 첫째, 영어마을은 해외연수와 비교해 보았을 때 경비 면에서 매우 경제적이다. 둘째, 영어마을 내의 연구진들이 한국 학생들의 특성과 필요에 알맞게 프로그램의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조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마을 내의 교사들뿐만 아니라, 영어교육과의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도움을 함께 받아 다듬고, 수정하여 융통성있게 진행하고 있다. 셋째, 학교에서 진행되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뿐만 아니라 문화라는 체험을 포함시켜 7차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다양한 과제중심(task-based)활동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활동은 학생들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고 영어를 알고자 하는 동기를 자극시킨다. 의사소통능력을 중시하는 영어교육과정에서 영어체험프로그램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야말로 아주 중요한 과제이다. 영어교육의 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 학생으로 내가 바라본 영어교육 현장은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세계화로 인해 더 많은 발전과 획기적인 방안을 강요받고 있다. 이런 강요를 얼마나 조화롭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느냐는 아주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영어마을의 등장과 함께 계속해서 발전과정을 보고 있다는 것은 아주 긍정적이다. 영어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영어마을과 같은 모형을 응용하여 더 좋은 방안을 개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영어에 대해서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급하게는 안된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꼼꼼히 따져서 선택된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효율성을 끄집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농업을 통하고 식생활을 재검토하는 「식농 교육」에 힘을 쓰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 이곳에서생산되는「쌀밥을 먹고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 주세요」라는 농협 직원의 구령을 신호에, 아이들이 빠르게 조리에 착수했다. 쿠키, 경단, 찐빵…등 모두 스스로가 기른 고시히카리라는 쌀로 만든 음식이다. 니가타시립 쿠로사키남 초등학교의 5학년 2반은 연중 종합 학습을 통하여「벼농사」를 실천하고 있다. 한 해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는 정리하는 의미에서 조리 실습을 실시한다. 경단을 만든 5학년 1반 무토 미호씨는 「모심기 때는 흙투성이가 되는 등 힘든 일이었지만, 스스로 만든 쌀로 떡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감동적입니다」라고 웃는 얼굴 표정을 한다. 담임 케이코 교사(47살)는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힘든 일임을 알고 이에 감사하는 것을 배웠다」라고 회상한다. 이 초등학교는 2004 년도부터, 근처에 주민의 논을 빌려 벼농사에 임한다. 논 흙 살리기와 허수아비 만들기 외, 물의 관리나 비료 주기 등 일상적인 논의 관리도 아이들이 담당한다. 모심기와 벼베기는 전 아동이 실시하여 작년에는 360 킬로·그램의 쌀을 수확했다. 벼농사 뿐만이 아니라, 1-2학년생은 현지 농가의 튤립 꽃 따기, 3학년생은 밭에서 지역의 특산품 「콩」을 재배하는 등 학교 전체적으로로 농업 체험을 실시한다. 학교의 수업에 농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우메츠 교장(52살)은 「먹는다는 것은 사는 것과 가장 밀접하다.」라고 설명한다. 체험학습을 돕는 생산자의 아이다(44살)는 「처음에는 싫어하여도 돌보고 있는 사이에, 아이들의 눈이 바뀌게 된다」라고 흥미로운 듯이 이야기했다. 학습을 지원하는 것은 농협쿠로사키 지점의 청년부이며,30-40대 연령층의 젊은 생산자 약 15명이, 2000년부터 쿠로사키 지구의 초등학교에서 벼농사를 본격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쿠로사키 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신규 취업 농가가 많다. 경지 면적이 넓어 콩이나 쌀 등 농작물의 종류도 풍부하고 연중의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이지만, 농협의 영농 지도원 고바야시 (31살)씨는 「농가의 아이라도 농업인 가업을 모르는 아이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에는 패스트 푸드점도 많다」라고 걱정한다. 작년부터는 농업 체험에 가세해 생산자가 농작물의 역사 등을 가르치는 「출장 강좌」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생산자로부터 「아이가 가사를 돕게 되었다」 「 「힘드시겠네요」등 격려의 말을 들을 때, 고바야시씨는 조금이지만, 즐거움을 조금 느낀다.「아이들이 성장하여 쌀이나 야채를 좋아하는 좋은 소비자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전업 농가도 증가해 갈 것」이라는 견해를 말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정신문화는 무엇인가? 라고 외국인이 질문을 한다면 누구나 그것은 “효의 문화다”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다. 효란 웃어른을 곤경하고 자신을 길러준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깊이 알게 하고, 나아가서는 사회에, 국가에, 공헌하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효의 문화는 광의로 본다면 호연지기를 길러가는 개척정신보다는 협의로 나타나는 인간과 인간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쉬〜쉬’ 문화가 ‘워〜워’ 문화로 문화란 항상 그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주한다. 청소년 문화가 이런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그러기에 그 나라의 주된 문화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그래도 청소년의 톡톡 튀는 유동적인 문화가 화제거리가 되고 기성세대는 그 문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문화비평에 펜을 들게 된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되고 각종 전자장비들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음에 따라 청소년문화는 엄지족문화라고 할 정도로 손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말없이 기계와 앉아 있어도 웃음을 자아내고 웃음이 없는 기계 앞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해 가는 청소년의 카타르시스 문화는, 이들의 마음에 이기주의, 고립주의, 폐쇄주의를 심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그러기에 타인의 문화를 인정할 줄 모르고 자기만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고 자기만의 소왕국을 형성하고 자기 스스로 살아가는 만인지하일인문화를 유지해가는 오늘의 청소년들은 이들이 주장하는 쉬쉬문화는 사라지고 냉소적인 워워문화로 치닫고 있는 것은 마치 몽유병환자가 아닌 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타인의 마음을 위로해 줄 줄을 아는 올바른 사고가 바로 배우는 청소년의 바른 가치관이 되어야 하는 데도 그것은 이미 인터넷 등 전자장비를 통해 기성세대의 가르침을 이론적으로 익혀 체험으로 이야기하는 기성세대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행위가 너와 나는 아는 것에서는 동격이라는 변주를 이들의 내면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닌 지. 너무 잘 아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아는 체하는 깡통천재같은 발상도 요즘 학생들의 사고에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잘못이 있어도 그것을 웃어른 모르게 숨기고 싶어하는 초조감도 잘못을 범한 친구를 보호하려는 그런 아량도 보기 어렵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학교 급식에 관한 폭로전 같은 학내 문제를 확대시켜 학교폭력의 문제까지 싸잡아 학교의 교원을 징계하는 추세를 관조하노라면 학내 문제를 지나치게 사회화시켜 이제는 교사와 학생의 상관관계를 계약제와 같은 실리관계로 변질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다. 그렇지 않아도 인성지도가 학내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시점에 교사의 비행을 처벌하고 학생의 범행을 감옥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고 있노라니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 같아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흐르는 세월을 보며 슬픔을 자아내게 한다. 교사는 계약제로 학생지도는 교내경찰로 한국의 학교 현실에서 지금의 정부가 가장 두드러지게 잘 추진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쉬쉬’문화를 ‘워워’문화로 바꾸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잘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감싸지 못하는 폭로는 또 다른 폭로를 자아내게 하는 도미노 이론을 철저하게 야기시켰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면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제 교육부는 지금의 학교문화를 바로잡아 가는 올바른 길은 신임교사부터라도 계약제로 하고, 학생지도는 교내 상주경찰과 유기적인 관계를 도모하는 것이 새롭게 출발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교사는 손을 놓고 지도자는 무사안일주의로 치닫게 된다면 그 결과는 역시 ‘워워’라는 냉소주의 문화를 벗어나지 못하지 않을까?
요즘은 수험생을 둔 학부모 한둘만 모여도 논술 이야기로 시끄럽다. 당장 2008학년도부터 '통합교과형논술'과 구술 시험이 전면 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류를 반영하듯 얼마 전에는 한 고등학생이 만들었다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란 동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해 수많은 학생들의 심금을 울린 일도 있었다. '통합교과형논술'이란, 글자 그대로 전 교과의 종합적 이해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모든 교육과정에 나와있는 교과서를 독파해야만 쓸 수 있는 논술을 말한다. 흔히 대학별고사로도 불리는 이런 논술뿐만 아니라 여기에 내신과 수능까지도 잘 받아야만 하는 수험생의 처지에선 가히 죽음의 삼각형이라 불릴 만도 하다. 이러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다소나마 해소시키기 위해서 서울대는 2008학년도 논술시험 예시문제를 앞당겨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된 예시문제를 본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왜냐하면 보통 학생들 수준으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전문 지식을 요하는 고차원적인 문제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인문계열의 문제 몇 문항만 보도록 하자. 예시문항 1번은 새만금 간척사업과 동강댐 건설에 대한 정부 측 조사결과와 찬반논쟁, 초기개발 비용의 보전 문제를 겪는 회사와 정부 등에 관한 지문을 제시한 뒤 환경보전과 투자의 효율성 등의 선택 상황에서 수험생의 가치판단과 앞으로의 대책 등을 논술하라는 문제였고, 문항 2번은 권헌의 '묵매기(墨梅記)'와 이익의 '논화형사(論畵形似)'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조선시대 문인들이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상호 비교하고 이를 토대로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교 감상토록 요구했다. 문항 3번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일제 시대 철도부설과 관련된 지문 등을 토대로 경부선과 남한강 인근 주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지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글을 쓰도록 요구하고 있었다. 또 황현의 '절명시', 김승옥의 '무진기행',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길' 등 문학작품을 소재로 작중회자의 고뇌하는 상황을 상호 비교하면서 수험생의 선택 방향을 묻거나 긴 지문을 요약하고 그 지문을 근거로 수험생의 생각을 논술토록 하는 문제까지 출제했다. 사실 위와 같은 논제들은 이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도 쓰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논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마저 부족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입장에선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불안한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든 것이 바로 사교육 시장이다. 이미 사설학원에선 논술고액과외가 성행하고 시중 서점에는 검증조차 되지 않은 수많은 논술관련 서적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가히 논술 광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불고 있는 논술 열풍은 과장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대학 측에서도 제시된 논제들에 대해 학생들이 완벽한 답을 써내리란 것을 그렇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주어진 문제들에 대해 학생은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는지 수험생 나름대로의 해석과 창의적인 생각을 묻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그런데도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주어진 논제에 대해 완벽한 지식을 나열해야만 좋은 논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욕심을 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논술이 자꾸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예들 들면 이런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우리 역사에 기여한 공로에 대해 논술하라는 문제가 나왔을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순신 장군은 민족의 영웅입네, 구국의 명장입네 하며 임진왜란에서의 승리와 노량해전에서의 비장한 최후까지 국사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모조리 떠올리며 열심히 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란 지식은 모두 동원하여 쏟아 붇고는 논술을 잘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논술이 아니다. 왜냐하면 논술은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펼치는 글이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에 대해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술하는 것이 바로 진짜 논술인 것이다. 따라서 일선 학교에서도 논술에 대해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다. 지금처럼 차분하게 교육과정대로 가르치고 그때그때 적절하게 독서를 유도하면 그만이다. 학자들은 논술을 구성하는 요소로 크게 세 가지를 든다. 이해력, 사고력, 표현력이 그것인데 현재로선 독서만큼 이 세 가지를 완벽하게 훈련시키는 방법이 없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따라서 독서만 잘 시켜도 논술을 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다. 독서와 더불어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길러주면 더욱 좋다. 좋은 문장의 종류와 예들은 국어교과서와 국어생활, 독서교과서에 다양하게 실려있다. 우리 속담에 흔히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듯, 간결하면서도 어법에 맞는 정확한 문장으로 쓰여진 글이 호평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평소 논술에 대한 대비책으로 토론수업 또한 매우 유익하다. 토론 수업은 학생 구성원들 간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창의력을 배양하는 데 아주 좋으며 21세기를 살아갈 민주시민을 기르기 위한 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 학교에서 토론문화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정착시키는 길은 학생들이 토론에 익숙해지도록 꾸준히 가르치는 것이다. 다시 하번 강조하건대 논술은 지금 사회 일각에서 떠는 것처럼 그렇게 엄청나게 어렵지도 절대적 시험도 아니다. 따라서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시류에 절대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 사회가 아무리 야단법석을 떨어도 그저 지금처럼 뚜렷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차분하게 교육과정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되는 것이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는 것이 바로 논술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독일월드컵의 16강 진입 실패로 우리 국민들의 열기는 사라졌지만 아드보카트의 감독의 아름다운 모습과 선수들의 열정과 한국인들의 열기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마음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리틀 제너럴'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표팀을 차근차근 바꿔 나갔고. 선수들을 다독여 사라진 자신감을 회복시켰으며 마침내는 52년 만의 원정 첫 승이라는 값진 기록을 세웠고 프랑스와 비긴 경기, 스위스와의 대등한 경기를 이끈 주역이기에 이분의 리더십은 예사로이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 전 아드보카트 `칭찬 리더십` 선수들 춤추게 했다는 신문보도를 보았는데 아드보카트의 리더십을 그의 이름 영어 철자(Advocaat)로 풀이한 것을 읽어보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의 리더십이 학교현장에서 담임 리더십으로 자리 잡으면 학급관리 효과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교육성공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첫째, 애정(affection)리더십입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외모는 고집불통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선수들을 세심하게 다독이는데 그 바탕에는 어머니 같은 애정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이란과 친선경기를 하기 전 아드보카트는 미드필더 이호에게 이란의 공격수 카리미를 막는 방법을 적은 메모를 전해줬고 선수별로 일일이 임무를 일목요연하게 적어 선수마다 나눠 줬다고 하네요. 학교에서도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필요합니다. 학생 하나하나에게 맞는 맞춤형 지도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위축된 학생에게는 편안함을, 행동이 비뚤어져 있는 학생에게는 바른 지적과 함께 그에게 맞는 바른 행동지침을 친필로 메모해서 전해주면 학생들은 분명 감동하고 변화할 것입니다. 둘째, 근면(diligence)리더십입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드보카트는 축구 외에 취미가 없다고 합니다. 1~2월 해외 전지훈련 때도 팀 전력을 분석하는 데 온 시간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런 부지런함으로 20여 차례 프로축구 K-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대표팀 재목을 골랐다고 하네요. 우리도 학생교육에 대한 부지런함이 요구됩니다. 우리 선생들 중에는 학생교육밖에 모를 만큼 밤낮으로 열심히 뛰는 선생님이 많음을 보게 됩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쉴 새도 없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교육하는 것을 봅니다. 이와 같은 부지런함은 학생들을 자극할 뿐 아니라 좋은 성품까지도 갖게 해줄 것입니다. 셋째, 승리(victory)리더십입니다. 아드보카트는 "우리가 월드컵에 참가하는 이유는 승리하기 위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고 합니다. "나는 이기기 위해 팀 전술을 구사한다"고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학교에도 교훈을 보면 남에게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학교급훈 중에는 ‘6반 1등’, ‘옆반 정복’,‘전교 1등에서 37등까지’라는 급훈이 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하도록, 다른 반 학생들을 능가하도록, 끝까지 참고 견뎌 이기도록 독려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넷째, 낙관주의(optimism)리더십입니다. 지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의 일성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겠다"였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봅니다. 미국에 사고가 많이 나는 고갯길에 이런 푯말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Yes, you can(예, 당신도 할 수 있다)'인데 이 푯말이 붙어있기 전에는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사고가 많이 일어났는데 이 푯말이 붙고 난 후에는 사고가 없어졌다고 하네요. 자신감을 심어 준 까닭이라고 합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항상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면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항상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와 같은 구호를 외치게 해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섯째, 소통(communication)리더십입니다. 선수들에게나 코치진에게나 말을 돌려 하는 법이 없고 예(Yes), 아니오(No)가 분명하다고 합니다. 명확한 의사소통을 중시한답니다. 우리 담임선생님들께서도 학생들에게 말을 빙빙 돌리면서 기분 나쁘게 하거나 헷갈리게 하기보다는 명확하게 알아듣기 쉽도록 직설적인 화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것 같네요. 여섯째, 능력(ability)리더십입니다. 대표선수를 뽑을 때 포지션 전술 적응력이 뛰어난 선수를 우선했고, 지금 컨디션보다 기본 능력을 중요시했다고 하네요. 우리 학생들에게는 누구나 다 기본 능력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들의 능력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단점을 보려고 하지 말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잠재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일곱째, 칭찬(applaud)리더십입니다. 아드보카트는 질책을 할 때도 가급적 칭찬을 곁들이고, 칭찬해야 하는 상황이면 곧바로 칭찬하고 실전에서도 "네가 오늘 최고다. 다 같이 골을 잡으러 가자"고 말해 부담을 줄여 준다고 합니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언제나 칭찬이 뒤따라야 합니다. 꾸중을 할 때도 꾸중만 할 것이 아니고 칭찬도 곁들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칭찬할 상황이면 곧바로 칭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칭찬에 인색한 선생님보다 칭찬에 넉넉한 선생님이 되셔야죠. 마지막으로 접촉(touch)리더십입니다. 선수들과 개별면담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내 눈을 보고 얘기하라"며 선수들과 독특하게 '접촉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전지훈련 초반 컨디션이 좋았던 박주영이가 슬럼프에 빠지자 아드보카트는 박주영을 불러 "눈과 눈을 마주보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 중에는 학생과 눈높이를 같이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종종 봅니다. 학생이 꿇어앉아 있으면 선생님도 쭈그리며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합니다. 서서 걸어갈 때는 어깨동무를 하며 서로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와 같은 눈높이 접촉대화는 학생들에게 친근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며 새로운 출발의 계기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마지막 고별기자회견을 하고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역시 그분은 세계의 명장임에 틀림없습니다. 한국선수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떠나시면서 ‘한국 선수들이 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더 나은 팀을 상대로 경기를 하는 것’이라며 ‘한국 대표팀과 클럽팀이 더 많은 국제 경험을 쌓아 수준을 끌어올리기 바란다’ 고 하신 말씀을 귀담아 들어 4년 뒤에는 더 좋은 한국축구의 발전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합니다.
참으로 웃기는 장면을 보았다. 밭 한가운데 흰색 곰인형이 의자 위에 놓여져 있다. 하도 희한하여 가까이 가 보았다. 마침 인근에서 꼴 베는 농부가 있기에 그 곰에 대해 물었다. 답하는 말투로 보아 곰이 있는 밭 주인은 아닌 것 같았다. "왜, 허수아비 대신 곰인형을 세웠을까요?" "아마 산비둘기, 까치의 피해를 막으려고 그랬나 봅니다." "그래, 효과가 있다고 그러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하도 답답하니까 혹시나 하고 세운 것 아닐까요?" 농작물을 잘 가꾸려면 농작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속속들이 꿰차고 있으면 더욱 좋다. 그리고 거기에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이런 말도 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커간다. 농작물의 피해를 막으려면 사실 허수아비 갖고는 통하지 않는다. 요즘 새들이 얼마나 영악한지 가짜라는 것, 벌써 알아차린다. 허수아비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새들이 무서워 한다. 곰인형을 보고 생각해 본다. 참새와 까치, 산비둘기가 곰을 두려워 할까? 사실, 곰은 흉폭할지언정 그들의 천적은 아닌 것이다. 활동 공간이 다른 것이다. 오히려 독수리나 매 등이 그들에게 위협 대상이 되는 것이다. 교육의 비전문가이며 평소 갖고 있던 경쟁에 관한 소신마저 뒤집어 엎던 교육부장관이 1년 5개월만에 물러났다. 교육을 위해선 잘 된 일이다. 너무 길었다. 그런데 후임장관으로 그보다 더 코드정책을 펼 것으로 확실시 되는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내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설상가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전임 장관에 이어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말썽의 소지가 많은, 미처 검증이 되지 않은 교육정책들을 심사숙고 없이 밀어붙이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학생들을 또 실험용 대상으로 여겨 시행 착오가 이루어지고 교육현장의 반발과 함께 정권 말기 최대의 교육정책 혼란을 가져올까 우려가 되는 것이다. 그가 그 동안 주도해 왔던 부동산정책, 국가균형발전, 정부혁신, 양극화 해소 방안 등은 국민 모든 계층의 하향화를 가져왔는 바, 이런 마인드가 교육에 적용이 되면 지금보다 더 엉뚱하고 기막힌 교육 '평둔화(平鈍化) 정책'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보면 참여정부는 국민이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로 가려고 작심한 듯 싶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교육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코드 교육 정책'을 대폭 수정하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런 민심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의 소리를 무서워해야 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밭을 자세히 보니 농작물이 자라고는 있지만 잡초도 우거져 있다. 철골 구조물에는 녹이 슬어 있다. 곰인형, 허수아비는 농작물을 잘 자라게 할 수 없다. 외부의 침입을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다. 농작물이 자라는데 관심과 애정이 없는 곰인형과 허수아비는 밭을 조만간 묵정밭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밭주인은 그것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일본의 농촌 학교 사정도 한국과 별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도시화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농촌의 학교들은 학생들이 많이 줄어들어 폐교가 늘어가고 있다. 아동수가 18명인 사도시립 오오타키초등학교는 10여년 전 부터 메밀국수 만들기나 모심기 등을 아동들에게 실천시키고 있다. 작년에는 일년 동안 메밀10 킬로그램, 찹쌀 213킬로그램, 감 2100개를 수확했다. 감나무는 학교의 교정에 심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교생들이 추진하는 것은 메밀국수의 재료가 되는 메밀을 기르는 일이다. 메밀은 7월에 씨를 뿌려, 10월에 수확한다. 작년 6월에는 메밀국수의 국물이 되는 사도 특산의 국물 재료도 생산하였다. 주민들로부터 받은 생선을 가공하여 꼬치로 만들어 구운 것이다. 토다 카즈히로 교감은 「현지의 특산품을 먹음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기 향토의 훌륭함이나 음식에 관한 전통을 전하는 것이 식생활 문화 교육의 목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지역 주민과의 만남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산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소규모 학교가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도에서도 이 학교는 제일가는 농업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자랑을 하기도 하였다. 국물 재료나 메밀을 만들 때는, 현지의“명인”에게 강사가 되어 주길 요청하기도 한다. 매년2월에 열리는 메밀 생산대회에는 신세를 진 명인들을 불러 아동들이 손수 만든 메밀을 가지고 국수를 만들어 제공한다. 사와타리시에서는 2005년도, 36개 초등학교 중 13개교가 향토식 등을 도입하는 수업을 실시하였다. 이시세 요시히로 교육장은 「식재료의 참 맛을 아는 것은 어렸을 적에 밖에 가능하지 않고, 사도에게는 그러한 소재가 많이 있다. 아직도 부족하다. 더 식육을 충실하게 하고 싶다」라고 한층 더 의지를 굳히고 있다. 시 교육위원회는 급식 식재의 자급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쌀은 현재 값이 싼 섬 이외에서 생산한 것과의 차액을 농협과 시가 반씩 보충해 주어 100% 섬내에서 생산한 쌀을 사용한다. 우유도 모두 섬 자체에서 생산한 것이며 , 그 외의 식재의 자급율은 2,3할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매년 향상되고 있다고 한다. 오징어 등 현지산의 어패류는 지금까지 급식용으로 같은 규격으로 갖추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섬내의 19개 어협이 합병한 것을 계기로 시 교육위원회는 금년도부터 신어협과 협력해 사도산의 물고기 이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시교육위원회 학교 교육과 주임 영양사인 혼마씨(42살)는「향토애를 갖게 하고 생산자의 얼굴이 보여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며 안전한 식재라고 하는 점에서도, 현지산 식재의 이용은 매우 의미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이시의 교육장은 「농협이나 어협과 협력해 안정 공급을 확보해 현지산 식재의 비율을 늘려 나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요즘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요구와 적극적 참여는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권위주의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길러야 하며 이것은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를 때만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때문에 신자유주의자들은 교육도 하나의 상품으로 규정하고 학교를 공급자, 학생과 학부모를 고객으로 규정하여 교육을 개인들 간의 사고 팔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치부한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자들의 등장과 더불어 여기에 전통적 권위주의 체제마저 붕괴되면서 사회 각 분야의 성역 또한 자연히 사라지고 말았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 바로 요즘의 학교이며 교사들이다. 따라서 그동안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학교에 대한 교육 소비자들의 각종 불평불만과 욕구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풍조에 편승하여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 매스컴이다. 매일같이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교육관련 독직(瀆職) 사건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교육 소비자들의 학교에 대한 다양한 요구는 바로 교사에 대한 요구라고 해도 거의 틀림이 없다. 사실 그동안 학교와 교사는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역이라는 이유로, 또는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현실에 안주하며 자기계발을 게을리 한 면도 솔직히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학교도 교사도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더 비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거대한 변화의 광풍이, 시대의 요구가 사회 구석구석을 거세게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교사에게 거는 사회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며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는 더욱더 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과연 우리 교사들은 어떠한 처신을 해야 하며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교사란 국가공무원법, 교육기본법, 교육공무원법 등에 맞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사람을 일컫는다. 과거 교사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요즘처럼 지식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기 전에는 오직 학교와 교사만이 각종 지식과 정보를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생산하여 전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학교와 교사는 더 이상 지식과 정보를 독점할 수 없게 되었다. 지식의 창출과 정보의 전수를 인터넷과 컴퓨터가 대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만큼 교사의 역할과 학교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학교를 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된 곳이면 단 몇 초 만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굳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힘들여 가지 않더라도 클릭 몇 번으로 모나리자가 실물처럼 컴퓨터화면에 튀어나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진 교수법을 고수하고 있는 학교와 교사는 당연히 그 위상이 추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사회의 지식이 학교로 흘러들고, 학교는 이것을 뒤늦게 배워 들이는 지식의 역류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쯤에서 우리는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과거처럼 지식과 정보의 전수를 절대적 사명으로 삼기보단 이제는 덩굴손을 잡아주는 사다리처럼 아이들의 부목 역할에 더 치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고 개성 있는 인간을 기르기 위한 전문성을 함양하는 동시에 휴머니즘에 불타는 교사, 개방적 사고를 갖고 열린 교육을 할 줄 아는 자질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할 것이다. 학습지도자로서의 역할, 생활지도자로서의 역할, 학급경영자로서의 역할, 직장인으로서의 역할,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역할, 사회가 교사에게 거는 기대를 만족시키는 역할, 솔선수범하는 역할, 사표(師表)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배양하는 역할을 해야만, 21세기에 살아남는 교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제 어디를 둘러보아도 과거 유토피아 같은 호시절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누가 뭐라던 사회가 어떻게 변하든 교육의 힘과 교사의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교육의 힘이기 때문이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르치고 이끌어준 교사들이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자애로운 사랑을 가슴에 넘치도록 품고 있는 교사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다.
인터넷을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원격대학(사이버대학)이 2006학년도 후기 신ㆍ편입생 모집에 들어갔다. 전체 17개 원격대학 가운데 후기 모집이 없는 원광디지털대를 제외하고 14개 대학이 학사학위 과정, 2개 대학이 전문학사 학위과정의 신입생과 편입생을 모집한다. 경희사이버대, 세민디지털대, 한국싸이버대, 세종사이버대 등 8개 대학은 현재 원서접수중이며 서울디지털대, 한양사이버대, 한국디지털대 등 7개 대학은 3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개설학과는 대부분이 경영, 부동산, 상담심리, 사회복지학부 등 인문사회계열과 컴퓨터공학, 디지털영상, 멀티미디어학부 등 IT계열로 구성돼 있다. 학교에 따라 엔터테인먼트경영, 얼굴경영, 보석감정딜러, 댄스교육, NGO학과 등 특수전공도 개설돼 있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유자면 지원이 가능하며 수능성적과 상관없이 학업계획서를 통해 선발한다. 2,3학년 편입의 경우 대학 또는 전문대학에 준하는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나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각 35학점과 70학점 이상을 이수한 사람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원격대학을 졸업하면 정규 4년제 학사 학위가 수여되고 대학원 진학은 물론 외국 대학 유학도 가능하고 복수전공, 조기졸업도 할 수 있다. 등록금은 학점 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평균 1학점당 5만~8만원(학기당100만원 안팎)으로 사립대학의 3분의1 수준이다. 서울디지털대 관계자는 2일 "원격대학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직장인들의 학위취득이나 재교육으로 적합하다"면서 "지원하려는 전공의 교육과정이 자신에게 맞는지 잘 살펴보고 각 대학의 교수 확보율과 재학생 규모, 등록금 수준 등을 비교하는 것이 학교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 임용시험 때 복수ㆍ부전공 교원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교육공무원법 관련 규정은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전효숙 재판관)는 복수ㆍ부전공 가산점 규정을 명시한 교육공무원법 제11조 2항 3호와 4호에 대해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복수ㆍ부전공 가산점 규정은 필기시험으로 검증되지 않은 교원의 능력을 고려한다는 정책적 판단 하에 제7차 교육과정의 선택과목 확대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그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가산점 비율도 다른 가산점에 비해 높지 않아 차별의 효과가 크지 않을 뿐더러 2005학년도 입학생들에게 2010년에 공고되는 공개전형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에서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만 김효종ㆍ송인준 재판관은 "복수ㆍ부전공을 했더라도 복수의 교과목을 전문성 있게 가르칠 만한 능력을 갖췄는지 실증하기 어려우며 교과목과 연관이 없는 복수ㆍ부전공이 행해질 경우 교사의 전문성이 그만큼 저하될 수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성모씨는 2005학년도 대전시 증등교사 임용시험을 치렀으나 불합격되자 대전지법에 대전시 교육감을 상대로 한 불합격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내면서 교육공무원법의 가산점 규정에 대한 위헌제청 신청을 했으며 대전지법 재판부는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일본 정부가 유아교육의 무상화를 공식 검토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주 각료회의에서 의결하는 '주요방침 2006'에서 "유치원과 보육원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기 위해 세제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문구를 명기하기로 했다. 유아교육의 무상화는 집권 자민당의 정권공약이다. 다만 무상화 재원이 연간 700-800억엔이나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장 전면 무상화는 어렵고 생활보호 가구, 다자녀 가구 등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은 전했다. 현재 일본 사립 유치원의 연간 학비는 평균 28만엔으로 대부분의 가구가 5만7천엔을, 생활보호가구는 절반인 14만엔을 각각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6월30일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 강당에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사랑나눔 아나바다’ 장터가 열였다. 300여 명의 재학생과 70여 명의 학부모가 참여하여 대성황을 이룬 교육적 행사였다. 유주영 교장은 어릴 때부터 남을 돕는 것을 실제로 체험해 보는 것은 인성교육의 산교육이라고 생각되어 매년 이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시설과 결연을 맺어 학생들이 매월 1회 위문품을 모아 전달하고 경로 봉사 체험활동을 하는 것도 이웃돕기에 대한 학생들의 실천 의지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는 물자절약 정신과 물건을 판매해 보고 구매해 보는 경제교육에도 효과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귀중한 체험의 장이 되었다. ‘알뜰 시장’ ‘와봐! 장터’ ‘재활용 시장’ ‘앗! 싸 장터’ 등 학년별로 만든 7개의 가게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직접 물건을 전시하고 ‘물품내역표’를 만들고 ‘판매대장’을 작성하는 등 경제활동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김수현(6학년) 전교어린이회장은 “우리가 산 물건값이 모여서 큰 돈이 되고 그 돈으로 어려운 이웃돕기를 하는 거니까 오늘은 물건을 많이 사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게 꼭 필요한 것만 사겠습니다.”라고 야무지게 얘기하기도 했다.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수집한 물품이 2000여 점에 달하고 1900여 점을 판매하여 56만 원의 수익금이 발생했다.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학생 돕기에 쓸 계획이다. 작년에도 50여만 원의 수익금을 내어 투병 중인 어려운 형편의 두 학생에게 전달하여 도움을 주었다.
최근 학교는 물론 온 나라가 사상 초유의 급식 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집단 식중독 사태가 식품업체로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기업이 관리하는 위탁업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라는 것 외에 감염경로나 책임소재를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면이다. 사고가 터지자 모두들 기다렸다는듯이 위생관리와 감독체계 부실, 이윤추구에 급급한 위탁급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학교급식은 직영 전환만이 대안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학교에서 급식을 직영체제로 전환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나름대로의 논리로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위탁급식 옹호론자는 결코 아님도 아울러 밝혀둔다. 다만, 각각의 문제점을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학교급식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시범 지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급식지역이라는 격려를 받아왔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제주도는 집단 식중독 사고 등 학교급식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됐을까. 그렇지 않다. 매년 4~5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규모와 학교 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더 높은 사고율이다. 학교 직영급식이면서도 똑같은 잘못이 나타난다면 급식의 문제가 다른데 있다는 말이다. 물론 직영급식, 위탁급식은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다. 직영급식 체제는 관점에 따라 나름대로 장점이 많을 수 있다. 우선, 학교장의 전적인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학부모의 노력봉사를 포함해 재정적 절감효과가 있으며, 급식 운영상 문제점이 있을 경우 즉시 조치할 수 있다. 특히 학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영양교육이나 식사예절 등의 식생활 교육을 할 수 있으며 학부모와 교사들이 배식에 관여하므로 보이지 않는 인성교육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교육당국에서 시설비와 인건비 일부를 부담하고 지방정부로 부터 운영비를 일부 지원받음으로써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을 다소 줄여줄 수 있다. 따라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위탁업체와는 달리 양질의 식재료 사용에 따른 보다 균형 잡힌 영양식을 제공할 수 있고 위생안전과 관련,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즉시 개선조치가 가능한 점도 직영급식의 좋은 측면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직영급식의 바람직한 면을 부각시키며 체제 변경을 유도하거나 이제는 아예 법으로 직영을 의무화하려는 추세다. 그러나 현실을 조금만 직시하면 직영급식만이 모든 급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상은 다소 성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슨 제도이든 운영 방법 내지는 관리가 중요한 것이지 제도가 잘못되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직영이냐, 위탁이냐를 결정하기에 앞서 각각의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안을 세운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학교급식에서 직영체제가 나름대로의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첫째, 모든 학교에는 영양교사는 물론 국가가 인정하는 조리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총정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교육부의 회계제도 하에서는 배치되는 영양교사 수만큼 수업담당 교사가 줄어 사서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치료교사 등과 함께 학교현장에서 정원관리상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둘째, 학교장 등 교직원의 책임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문제점이다. 급식 사고 발생 시 관리자는 도의적 책임을 넘어 1차적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음식물 책임배상보험’ 등 각종 보험가입을 통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이 갖춰진 대형 위탁업체와는 달리 위험에 무방비 상태인 학교장이나 행정실장 등은 사활이 걸린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책임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셋째, 직영체제라고 해서 반드시 양질의 식재료만 사용하거나 예산이 크게 절감된다는 보장이 없다. 기업이윤을 증대시키기 위해 식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하거나 가격 급등에 대비한 저장 관리가 가능한 대형 위탁업체와는 달리 학교는 이런 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 대처하기 어렵다. 공동 전처리시스템, 업무 분업화, 식단 개발, 서비스 개선, 첨단설비ㆍ시설 활용 등 업무 효율성을 위해 첨단 식품산업기술을 활용하고 적용하는 측면 또한 학교는 전혀 고려할 수 없다. 넷째, 가장 큰 문제는 직영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예산 문제다. 현재 전국에는 초등학교의 99.6%, 중학교의 75.2%에 직영급식을 하는 반면 고교의 경우 직영급식 비율이 6.3%에 불과하다. 직영으로 전환하는 데 학교당 대략 시설개선 등 2억 원씩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직영으로의 전면 전환은 범국가적 차원 아니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다섯째, 급식관련 시설이나 지원을 받는 일부 인건비를 제외한 급식 종사원의 인건비 추가 등이 결국 학부모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최소한의 시설 외에는 투자를 피함으로써 안전과 급식의 질 저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건비도 절감하기 위해서 인력 채용을 최소화 하면 학생들에게 기호도에 따라 다양한 식단을 제공할 수 없고, 결국 학부모의 지원을 받거나 전문성이 없는 아르바이트나 학생까지 동원함으로써 급식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섯째, 원재료가 오염된 상태에서는 학교급식에서 집단 식중독을 방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우수 농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의 가공과 안전관리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학교에는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연 학교가 전문업체 이상으로 관리ㆍ유통 단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문제다. 실제로 직영학교에서 식재료는 ‘최저가입찰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몇몇 업체가 담합하여 응찰함으로써 서로 돌아가며 낙찰되거나 경쟁력을 갖춘 몇몇 업체가 수십 개 이상의 학교를 독과점 하는 현실을 뻔히 보면서도 현행법상 학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외에도, 위생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업체와 관련자를 제재하기가 어렵다거나 급식관련 업체의 로비활동, 횡포 등에 학교가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것도 일이다. 학교장이 학력신장이나 학교운영 등 고유 업무보다는 사고예방을 위해 급식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기현상’이 벌어질 것이며, 급식사고가 나더라도 학교 내에서 은폐 또는 축소되는 경우도 우려된다. 결론은 이렇다. 직영급식이든 위탁급식이든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단점은 없애고 장점을 신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정부나 교육당국은 직영이냐 위탁이냐에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올바른 식생활 지도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국민 식생활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지, 교육의 일환으로 학교급식이 운영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학교급식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아침 7시가 채 되기 전에 교문을 들어서니 교실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교실마다 불이 켜져 있다고 하니 당직하신 오 주사님께서 아침 6시가 되기 전부터 문 열어 달라고 문을 두드린다고 하더랍니다. 학생들의 기말고사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는 아침입니다. 어제 시험 첫날 오후, 무용을 가르치시는 선생님께서 제9회 울산무용제 팜플렛과 초대권 두 장을 가져 왔네요. 토요일 오후 7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해프닝’이라는 현대무용을 선보인다고 하면서요. 그리고는 따뜻한 녹차 한 잔을 가져와 차를 마시면서 ‘해프닝’에 관한 대화를 잠시 나눴는데 무용선생님의 진면목을 보는 듯했습니다. 무용의 전문가라 방학 때만 되면 강사로 초빙되고 전국체전 때 팔선녀 지도, 개막식 무대공연 지도 등을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이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팜플렛에 ‘해프닝’ 제목 하에 선생님의 사진과 함께 ‘안무 정○○’라고 되어 있어 안무가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춤동작을 만들고 지도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정 선생님께서 직접 춤 내용을 구상하고 16명의 무용수들에게 역할분담을 하고 춤을 가르치고 하면서 약 두 달 동안 연습을 해 ‘해프닝’이라는 현대무용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출연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자들인데 서울에서 현재 대학 다니고 있는 학생들, 무용학원 강사들로 16명의 무용수들이 시험을 앞두고서도 서울에서 울산에 왔다갔다하면서, 학원일도 뒤로한 채 한 자리에 모여 ‘울산춤포럼’이라는 무용단을 만들어서 준비를 했다고 하네요. 춤 내용은 허무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복잡한 삶을 일종의 ‘해프닝’으로 해석해 일상의 삶과 내면세계를 색다른 관점에서 조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창작 ‘해프닝’은 각자의 삶 속에서 모양을 달리해 다가오는 슬픔, 고독, 갈등의 무거운 이미지를 때론 활기차고 때론 박력 넘치는 몸짓에 담아 현재에 얽매여 앞으로 내달리지 못하는 자들의 마음에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거라네요. 주제 선정도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꾸며지며 첫 번째는 ‘무의식, 무의미 일상의 풍경’, 두 번째는 ‘갈등의 태동’, 세 번째는 ‘갈등의 시간’, 마지막 네 번째는 ‘자각과 인식의 시간’ 주제로 춤사위를 펼치는데 정 선생님은 ‘울산의 현대무용을 전국에 알리고 싶은 욕심으로 작품을 통해 관객 스스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차분히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두 달 전 공연 때도 초청을 받았는데 사전 약속이 있어 참석하지 못해 미안했었는데 이번에도 또 사전 약속으로 참석치 못해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이번 기회에 참석해 현대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좀 넓히고 선생님에게 조금이라도 격려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할 뿐입니다. 정 선생님의 작품구상 능력이 이렇게 탁월한 줄 전에는 전혀 몰랐었는데, 이번에 팜플렛 내용을 읽어보고 소설가나 극작가만이 할 수 있는 대본구상능력을 소유한 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다가 무용을 사랑하는 열정, 작품 내용에 따라 어떤 때는 어둡고 밝은 춤을, 어떤 때는 빠르고 느린 춤을 구상하는 것이며, 무용수와 남자무용수의 몸짓향연이 군무 사이사이 펼쳐져 화합의 가능성을 살짝 맛볼 수 있도록 구상하는 능력이며, 내용 줄거리에 따라 음악을 편집하는 음악 편집능력까지 소유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알게 되네요. 정 선생님은 평소에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정적인 어려운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 시험성적으로 인해 갈등하는 학생, 부모 잃고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땀을 흘려가며 무용을 통해 힘을 실어주고 활기차고 박력 넘치게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와 같이 모든 고민과 고통과 슬픔과 갈등 속에 살아가는 기죽은 학생들에게 활기차고 진취적인 군무와 같이 쭉쭉 뻗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정 선생님이야말로 정말 위대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쁘신 중에 있는데도 담임이 아니지만 야자감독에 함께 동참을 해 담임선생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학생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무용만 사랑하는 예술인이 아니라 무용 을 통해 우리의 위축된 삶을 자극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며 틈틈이 밤 10시까지 학생들의 야자감독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으니 정말 존경할 만합니다. 우리학교에 이렇게 능력 있고 열정적인 무용선생님이 계신다는 게 우리학교의 보배요,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통사고만 아니었다면 직접 ‘해프닝’의 현대무용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는 정 선생님! 한 작품을 만드는데 엄청난 경비가 드는데도 자비를 들여가면서, 돈이 되지 않는데도 현대무용을 사랑하기에, 학생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 위해, 어둡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밝고 활기차게 살아가도록 하는 정 선생님! 하루 빨리 교통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나도록 하시고 울산현대무용이 전국수준에 이를 만큼 한 차원 높여주시고 어둡고 힘들게 살아가는 학생들이 무용교육을 통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무용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어주셔야죠. 7월 1일의 현대무용 ‘해프닝’이 좋은 반응 얻기를 기대합니다. 정 선생님, 파이팅 !!!
박하선 | 사진작가, 여행칼럼니스트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낙원 아주 오래 전 일이다.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의 제목이 지금 기억으로 '멀고 먼 푸른 바다(The Ocean)'이였던 것 같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단순했다. 남태평양의 한 젊은 원주민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방법으로 바다에서 살아가는 것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었는데, 사실 내용 면에 있어서는 별 것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영화가 지금도 내게 인상 깊게 남아 있는 것은 그 내용이 아니라 장면 장면마다에 남태평양의 꿈같은 바다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영화를 본 후부터 줄곧 내 마음속에는 남태평양의 그 투명한 물빛과 아름다운 해변이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 잡아 오게 되었다. 우리는 실로 자기 마음속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 항상 현실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 품기 시작한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먼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 남태평양에는 낙원처럼 느껴지는 많은 섬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로 우리에게 이름만은 결코 낯설게 느껴지지 않은 곳이 있다. 누구든지 만나면 먼저 'Bula!(안녕)'를 외치고 상대편 또한 'Bula, Bula!'로 화답하는 남태평양의 조그마한 섬나라 '피지'가 바로 그곳이다. 그곳에는 투명한 햇살 아래 꿈같은 바다와 젊음의 낭만, 그리고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속삭임이 있었다. 어릴 적 동심의 세계에 꿈을 심어 주면서 말로만 들어오고 영상으로만 접해 온 그 환상의 남쪽 먼 바다. 그 보석처럼 투명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오랜 꿈이 현실로 다가옴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태양과 바다의 아름다운 만남 이곳 피지는 주섬인 '비티레부'를 비롯하여 320여 개의 크고 작은 화산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를 합한 정도 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이곳 남태평양의 여러 섬나라 중에서는 제법 큰 나라다. 그래서 '남태평양의 십자로'라고 불린다. 옛날 이곳이 서양에 처음 알려질 때만 해도 식인종들이 사는 곳이라고 했지만 이젠 다시 천국에 비유하고 있다. 인구는 75만 명쯤 되는데, 원주민이 48%, 인도인이 46%, 그리고 나머지는 유럽인과 중국인이다. 인도인이 이렇게 많은 것은 영국 통치 시절에 이곳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인도인들을 대거 이곳으로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인도인들은 원주민들보다 뛰어난 상술을 발휘하여 오늘날 이곳 주요 상권을 거머쥐게 되었고, 그것이 오늘날 원주민들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피지가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주변에 아기자기한 많은 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지의 아름다움을 만나기 위해서는 유람선을 타고 섬들을 찾아 떠나야 한다. 그 섬들은 화산 활동으로 인해 생겨났거나 아니면 오랫동안 파도에 밀려온 모래가 쌓여 이루어진 섬들이다. 그러니까 그 많은 섬들 중에는 단 두 그루의 야자수와 백사장만으로 1분 안에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것에서부터 영화배우 '브룩 실즈'가 출연한 영화로 유명해진 '야샤와 제도'에 이르기까지 규모와 종류가 다양하다. 또 이러한 섬들 중에는 무인도도 있지만 대부분의 섬에는 피지 전통 양식의 '부레(숙소)'를 비롯하여 여러 리조트 시설이 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쾌적한 상태에서 남국의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섬들을 찾아 떠나는 유람선의 여행 또한 이곳 피지를 찾는 이들에게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 찌든 문명의 굴레에서 벗어나고파 훌훌 털고 잠시 떠나온 사람들, 보다 맑은 자연의 품에 안겨 남국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그리고 필자처럼 역맛살이 낀 사람들…. 그 모두가 넓고 푸른 바다 위를 유유히 흘러가는 유람선의 갑판 위에 아무렇게나 뒹굴면서 이곳에서만은 모든 것을 잊고 자연과 더불어 있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하나가 되고 피지안들이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악기를 연주하던 한 피지안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내게 묻는다. '코리아'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국 가요 '사랑해'가 연주되면서 노래가 나온다. 이렇게 해서 모두가 분위기에 취한다. 그러는 가운데 남국의 뜨거운 태양은 우리를 검게 그을리게 하고, 환상의 섬은 꿈처럼 다가왔다. 편안하고 순수한 자연의 소리 이렇게 남국의 낭만을 가득 싣고 이 섬 저 섬을 오가는 유람선을 타게 되면 누구나가 한 번쯤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리조트 아일랜즈라고 불리는 '마마누다 제도' 중 최대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마나섬'이다. 난디 바로 옆의 '라우토카'에서 유람선을 타고 이렇게 꿈같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2시간쯤 흘러서 그 마나섬에 닿았다. 이곳은 비취색 맑은 물은 말할 것도 없고, 어느 곳이나 백사장이 있는 해변에다 윈드서핑에서 스쿠버 다이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시간이 넉넉한 사람은 야자림 속의 '부레'에서 다소 비싸기는 해도 며칠이고 머물 수도 있으며, 해변가에 마련된 뷔페 식당은 끼니때마다 손님을 불러들여 그 투명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남국의 음식을 드는 것도 기분 좋은 것 중의 하나가 된다. 이렇듯 모든 면에서 불편함 없이 잘 준비된 이 마나섬이지만 그 어디를 봐도 개발 면에 있어서 자연미에 거슬리는 것을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니까 백사장에 그 촌스런 각종 음료 광고의 비치파라솔 하나 없는 것을 비롯하여, 외관상의 콘크리트 건물 하나 찾아 볼 수 없고, 너저분한 상가 같은 것도 하나도 안보이며, 시끄러운 음악 또한 전혀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그 비취색 바다와 야자수들, 각종 해양 스포츠 도구들, 요트 그리고 사람들뿐이며, 들려오는 것이라곤 밀려오는 파도 소리와 스쳐가는 바람소리뿐이다. 현대 문명과 단절된 휴식처 사방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러한 리조트 섬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본 섬인 비틸레부의 서쪽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니 수평선 끝까지 확 트인 시원스런 바다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눈앞에서 얼마간은 옅은 녹색을 띤 투명한 바닷물에 여기 저기 거뭇거뭇한 것들이 흩어져 있고, 그 너머로는 바다 색이 갑자기 짙어진다. 처음에 저 거뭇거뭇한 것들이 무엇일까 했는데 알고 보니 산호였다. 그래서 이쪽의 해변을 'coral coast'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름 그대로 '산호초 해안'인 것이다. 이 지역은 밀물 때가 되어도 바닷물의 깊이가 사람 키를 넘지 않지만 산호초가 없는 곳을 경계로 수심이 갑자기 깊어진다. 그래서 저 깊은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들이 이 산호초에 부딪혀 끊임없이 하얗게 부서지고 있는데, 그 소리가 마치 대전차 군단이 몰려오는 듯하다. 이 'coral coast'를 따라서도 요소요소에 많은 리조트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원주민 부락의 한가로운 모습과 그 리조트 시설에서 편히 쉬는 사람들만으로 고요하기만 하다. 오로지 들려오는 것은 저 멀리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뿐이다. 그러고 보면 이곳 피지는 리조트 중심의 관광지다. 떠들썩한 시가지도, 고색창연한 문화 유적지도 없다. 볼거리라고는 오로지 때 묻지 않은 자연만이 있는 것이다. 한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리조트 '탐부아 샌드'라는 곳에 들렀을 때다. 이곳은 주로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꽤 괜찮은 리조트인데도 불구하고 방안에 전화, 텔레비전, 냉장고 등등의 현대 문명의 이기가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분의 말인즉, 그것은 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렇게 해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늘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가는 그들이 이곳에서만은 자신을 속박하는 모든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 얼마만이라도 바깥세상과는 단절하고 편히 쉬고 싶어 한다는 얘기다. 소중한 추억만을 주는 천국 넓고 푸른 바다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다가 풍덩 물속으로 뛰어들고, 기이한 모양의 산호초 사이를 누비면서 형형색색의 물고기들과 친구하고, 야자수 그늘 밑에서 책을 읽다가 오수를 즐기고, 황홀한 석양빛에 취하다가 '메케'라고 하는 원주민들의 춤과 노래를 듣는다. 매일 매일 이런 시간들로만 짜인다면 문명에 길들어진 우리에겐 견디기 어려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자신을 생각하면 그 한 시간 한 시간이 소중한 휴식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다가 그 천국의 섬을 떠나오는 길에 'Vinaka! Vinaka!(고맙습니다)'의 환송을 받으며 마음속으로 언젠가 다시 올 것을 다짐하게 된다.
김연수 | 생태사진가 이 새를 보신 적이 있나요? 1996년 동북아 5개국에 일시에 이상한 벽보 하나가 배포됐다. 백로 비슷한 몸체에, 부리가 검은 숟가락처럼 생긴 새의 그림과 제목을 영어로 큼지막하게 'Have you ever seen this bird before?'라고 쓴 벽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참가한 5개국의 국어로 같은 내용의 문구를 함께 적어 놓았다. 문자는 달라도 내용은 '이 새를 보신 적이 있나요?'라는 의미다. 여기서 '이 새'는 저어새.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타이완, 일본, 베트남의 조류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저어새의 생존 숫자를 밝히려고 만든 일종의 '조류 센서스' 포스터인 셈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집계한 저어새 수는 613마리였다. 이것이 이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저어새의 전부다. 그래서 우리나라 문화재관리청은 저어새를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그리고 환경부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조류보호회의(ICBP)가 적색목록에 등재, 국제보호조로 분류한, 한마디로 희귀종 가운데 희귀종인 새다. 주걱 모양의 긴 부리가 특징 저어새는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며 긴 검은 색 부리에 하얀 깃털과 주걱처럼 길쭉하게 뻗은 긴 부리에 왜소한 다리가 매운 인상적이다. 바닷가 얕은 곳이나 간척지·늪지·갈대밭·논 등지에서 산다. 먹이는 작은 민물고기나 개구리, 올챙이, 곤충, 호수나 늪지 식물과 그 열매를 즐겨 먹는다. 1~2마리 또는 작은 무리를 지어 생활할 때가 많지만 20~50마리씩 무리를 짓기도 한다. 경계심이 매우 강한 편이다. 7월 하순에 4~6개의 알을 낳아 번식한다. 둥지 주변에서는 '허, 허, 허, 으르 험'하고 울며, 보통 때는 '큐우리 큐우리'하고 낮은 소리로 운다. 강화군 석도에 일부 번식 중 '조류 센서스'를 통해 겨울철을 지내기 위해 여러 나라로 분산한 저어새 수를 집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 정도의 새가 과연 어디에서 번식하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일본의 NHK방송과 NTT(일본전신전화국)가 대만 월동지에서 20여 마리의 저어새에게 위성추적장치를 달아 매일 실시간으로 관측했는데 놀랍게도 이들은 한반도 서해 접경지역의 무인도로 이동했다. 이러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하여 필자를 포함한 특별조사팀은 1998년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을 출항했다. 군의 통제를 받아 상륙한 강화군 서도면 석도에서 저어새 번식의 흔적을 발견한 후, 이듬해인 1999년 6월4일 동일한 장소에서 1천 여 마리의 괭이갈매기떼와 70여 마리의 가마우지 사이에서 번식중인 저어새를 찾아냈다. 섬 절벽의 골짜기에서 명아주와 쑥 사이에 튼 둥지에서 발견한 세 마리의 저어새 새끼들은 키가 약 40㎝정도로 새끼의 특징인 노란 부리와 함께 눈과 부리 사이에는 검은 반점이 있었다. 조사팀은 높은 언덕의 서쪽사면에서 10개의 저어새둥지를 추가로 발견했으며 20여 마리가 비도와 석도를 오가며 먹이를 찾는 현장을 확인했다. 10년 이내 멸종 확률 80% 조류학자들은 저어새가 황해의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것과 관련, 사람을 비롯한 천적들의 간섭이 거의 없는데다 썰물 때 드러나는 방대한 갯벌에 풍부한 먹이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어새들은 이곳에서 번식이 끝나면 10~20마리의 작은 무리를 지어 번식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차도와 강화도주변에서 서식하다가 9월부터 점차 큰 무리를 이루어 월동지인 대만, 홍콩 등으로 이동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국제조류보호회의(ICBP)가 저어새를 '10년 이내 멸종 확률이 80%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조류'로 분류한 멸종위기종 가운데서도 보호, 보존이 시간을 다투고 있는 새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저어새의 멸종을 막기 위해 앞다퉈 생존 대책을 마련 중이다. 2001년 9월 저어새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환경운동연합과 강화시민연대 주최로 번식지인 인천과 강화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래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미국 등 관련국가간의 정기적인 조사와 보존대책이 계속되고 있다.
김정휘 | 춘천교대 교수․교육심리학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지난해 9월 22일 전국 국․공립 및 사립학교 교사의 정신적 질병 실태를 조사한 교육부의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심한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비롯해 정신질환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무방비 상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교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지 않아 총체적인 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정신적 질병으로 휴·면직 처리된 교사가 전국적으로 35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48명은 일정 기간 휴직한 뒤 교단에 복귀했으나 아무런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들이 휴직 기간에 제대로 진료를 받았는지, 정상으로 회복됐는지, 복직한 뒤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실정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공무원이 복직할 때 별도로 담당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어 보완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에 드러난 숫자는 2년 6개월 동안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교사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교육부가 교사를 대상으로 정신적 질병 실태를 조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들 교사 가운데 3명은 숨졌다. 명예 퇴직한 교사는 5명이었지만 39명은 스스로 사직서를 썼다. 51명은 아직 휴직 중이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9월 1일자로 휴직한 뒤 1년이 넘도록 여전히 교단으로 돌아오지 못한 교사도 있다.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년까지 휴직했다가 학교로 돌아온 교사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248명이다. 현직에 있는 교사들이 앓고 있는 질환은 우울증과 조울증이 많았다. 135명이 이 질환으로 휴직했다. 이 가운데는 세상을 살아가는 의욕을 모두 상실한 상태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심한 증세의 ‘주요 우울증’을 겪은 교사가 7명이었다. 영화배우 이은주 씨도 이 질환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질환을 앓고 있는 교사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면 위험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이종섭 다사랑병원 원장은 “정신 질환을 앓았다는 이유만으로 교단에서 퇴출시키려고 한다면 굉장히 무리한 태도”라며 “2∼3개월 집중적으로 입원·통원 치료하고 이후에 규칙적으로 전문의 진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그러나 “주변 눈치를 보고, 소문을 두려워하느라 정신과에 가지 않고 단순히 집에서 휴식만 취하다 병을 더 키우는 사례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주호 의원은 “2003년 이후 신체·정신 질환으로 휴·면직 처리된 교사 2411명 가운데 750명은 ‘공무상 질병’이 인정될 정도로 교단에서 병을 얻는 일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교육부 계획대로 이들을 무조건 ‘부적격 교사’로 판단해 퇴출해서는 안 되며 교사들이 ‘절대로 걸려서는 안 되는 질병’과 ‘잘 걸리는 질병’을 건강진단 항목에 추가하는 등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자료에서 나타난 발생률보다 더 많은 교사가 신체적․정신적 질병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그 발생 원인은 스트레스나 탈진을 지목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의 신체․정신 건강에 대한 복지․관리 대책은 불충분해서 심신이 건강치 못한 많은 교사가 방치되고 있다. 필자는 교육의 책무성 면에서나 학교의 중요한 목표들 중의 하나가 교사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계의 역량과 자원의 이용 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교사들을 괴롭히는 직무 스트레스 관련 질병과 교사의 건강 악화를 예방, 감소,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교육계가 충분히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그러한 노력이 만족할 정도로 기울여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 대책안에는 교사를 위한 복지대책은 빠져있고 학생 복지대책만 제시되어 있다. 만연되어 있는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탈진은 교육과 학교의 책무성, 교사의 근무 의욕과 효율성 및 사기를 저하시키고 교사의 정신건강 악화를 발생시키는 위험요인이며 교육력 약화를 초래한다. 교육부는 교사가 경험하는 직무 스트레스의 효과적인 해소 및 관리도 기업화된 교육․학교경영의 일부라고 보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건강하지 못한 교사에게서 건강한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새터민 학생, 이제 걱정 없이 공부해요” 지난 3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새터민(북한이탈주민) 청소년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중·고 통합 특성화 학교 한겨레중·고가 개교했다. 학교법인 전인학원(이사장 박청수)이 설립하고 교육부가 시설비를, 통일부에서는 운영비를 지원했다. 곧 다가올 새터민 1만명 시대를 앞두고 이 학교의 곽종문 교장을 만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한겨레 학교의 개교 의미, 새터민 청소년들의 남한사회 적응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통일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이념과, 문화 격차를 줄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다음세대를 길러낼 교육”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새터민 학생들은 늘어나는데 정부지원은 갈수록 줄어 고민”이라고 우려했다. -한겨레 중·고는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요? “2003년에 새터민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련 기관, 학자들 사이에서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당시에 한국에 입국하는 새터민들 중 청소년의 비율이 20% 정도로 높았는데 이들의 남한사회 부적응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나이가 어려 적응이 빠른 초등학생은 취학률이 100%에 이르지만 중학교는 70%, 고등학교는 취학율이 10%밖에 안되는 실정이어서 이들을 전담하는 학교가 절실했습니다. 현재도 8000~9000명 정도로 추산되는 새터민 중에 1200~1300명이 청소년이어서 이들의 교육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 설립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기 이천 율면에 학교를 설립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혐오시설로 생각해서인지 그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어요.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가 적고, 하나원과 가까운 곳을 찾아 안성시 죽산면으로 옮기게 됐죠. 하지만 이곳에서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 학교 설립이 1년 넘게 보류됐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립이 계속 지연되면서 지난해에는 관련 부처에서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했습니다. 처음에 280명 규모의 학교였다가 지금은 140명 규모의 학교로 설립되는 상황입니다.” -아직 학교가 완공된 것은 아니지요? “지금 수업을 하고 생활하는 곳은 임시 학교입니다. 처음에는 학교법인이 학교 부지를 마련하면 교육부에서 시설비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특별법을 만들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관련 법규에 따라 학교가 먼저 지어져 인가를 받아야 교육부의 시설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지어진 학교는 법이 허용한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시킨 규모이고, 내년 3월 정식 개교를 할 예정입니다.” -280명 규모에서 140명 규모로 예산이 줄었는데 앞으로 학교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예산을 삭감할 당시 두 달 정도 일시적으로 새터민의 입국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죠. 임시 학교 생활이라 올해는 40명 정도의 학생수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현재 학생 증가 추세를 보면 연말에는 150명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가 중·고 통합학교인만큼 6개 학년이 모두 누적되면 400명 규모의 학교가 될 것 같은데, 학교는 현재 140명 규모로 짓고 있는 실정이죠. 남한 학생들은 교실이 부족하면 다른 학교로 보내면 되지만 이 학생들은 다른 학교로 보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정책 판단이 합리적이지 못했죠.” -한겨레중·고 개교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지금까지는 새터민의 사회적응을 위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북지원사업은 해왔지만 국가가 정책적으로 국고를 들여 새터민을 위한 학교를 세운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가 이제는 그들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살피겠다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한겨레중·고 개교는 통일을 준비하는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겨레학교에서 새터민 학생을 가르침으로써 통일을 대비하고 남북통합교육의 기초 작업도 할 수 있어 여러 가지로 발전적인 출발입니다.” -새터민 청소년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의 언어가 너무 달라 의사소통이 잘 안될 때가 많고, 사회체제와 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또 새터민 학생들이 탈북해서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생긴 심리적인 상처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해요. 아울러 탈북 기간 동안의 학습 공백이 크고, 북한에서도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인민학교 중퇴자가 40%가 넘을 정도로 학습 결손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런 이들이 3개월 동안의 하나원 적응교육만으로 남한사회에 제대로 적응하길 바라는 것은 그저 바람일 뿐입니다.” -한겨레 중·고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일단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 입국하면 조사를 거쳐 하나원에서 3개월간 남한사회 적응 교육을 받게 됩니다. 한겨레학교는 하나원을 퇴소 하는 학생들 중에 신청을 받아 입학하게 돼요. 현재 34명의 새터민 학생, 30명의 위탁교육생들을 17명의 교사가 지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국고로 지원돼 학생들이 기숙사비와 학비가 면제되고 일반 학교와는 달리 순수하게 새터민 학생들의 수준과 학습능력을 고려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일반학교와는 달리 초월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학력심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학력을 인정받아 졸업이 가능하고, 일반학교에 편입도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방학도 없이 1년 3학기제로 운영되는데 최소한 중학교 2년, 고교 2년 총 4년이면 정규 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새터민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중 40%정도 국민공통기본과정을 배웁니다. 이것은 남한 학교와 공부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죠. 이밖에도 특기적성·직업능력 교육이 30%, 심리치료 및 사회적응 교육이 30%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학이 없어 학생들의 학습량은 많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선생님과 같이 공부하고, 또 매주 수요일과 주말에는 현장체험학습을 갑니다. 남한 학생들과의 학력차 때문에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 6개 학년을 12단계로 세분화 해 맨투맨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경험 할 수 있는 현장학습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옳은 이야기입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보통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삶과 배움, 자신의 생활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육이 이 아이들에게는 절실하죠. 새터민 학생들은 대부분 남한사회의 부유한 상위계층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갖고 옵니다. 꿈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현실을 정확히 바라봐야 해요. 현장학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농촌, 서민 등 여러 계층의 생활을 경험하게 합니다. 서울 포이동의 판자촌을 찾는다거나 소록도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현장학습 후에는 서로 느낀 점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이후 분석해 보고서도 제출합니다. 무엇이든 정확히 보고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죠.” -새터민 학생들을 교육하시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새터민 학생들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욕이 대단하죠. 그런 아이들이 저는 너무 매력 있어요. 조금만 도와주면 얼마든지 우리 사회의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것입니다. 또 이들이 가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절박함은 우리의 통일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교육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예산 부족 문제입니다. 교육자로서 학교에 들어오겠다는 학생들을 막을 수는 없어요. 그리고 이들은 맨투맨식 집중교육이 필요해 남한의 일반 학교보다는 예산이 더 많이 듭니다. 얼마 전에도 학교 운영비를 담당하고 있는 통일부에서 예산을 절반 가량 삭감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계속 늘어나는 아이들과 줄어드는 예산을 가지고 학교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입니다.” -한겨레중·고에서 올해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해 주세요. “새터민 아이들의 교육을 맡다 보니 이들의 모든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학교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새터민 상담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사들이 누구든, 어떤 내용이든 상담을 하고 있어요. 새터민 뿐 아니라 이들을 돕고 싶어 하는 분들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정확히 알아야 도와줄 수 있거든요. 또 ‘통일문화형성을 위한 시범학교’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인근 안성의 학교, 대안학교 등 각각 2개교씩 총 10개교가 참여하는데 청소년 또래 문화교육, 사회 적응 도우미 학생 간 교류 등을 통해 남북한 학생들이 서로 문화를 바꿔서 이해해보고 공통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아직도 새터민에게는 더 많은 정보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간단한 실수가 평생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의료보험의 개념을 몰라 병을 키우기도 하고, 거주지 이전이 안되는 것을 모르고 직장을 따라 이사를 해 집을 잃기도 합니다. 또 이제는 우리도 자세를 바꾸고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서도 올바른 통일교육을 해야 합니다. 지금 세대가 바라보는 통일은 막연하기만 해요.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통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