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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학교축제 봄에 열려야

나는 고등학교에서 학교신문과 교지제작을 지도하고 있는 국어교사이다. 얼마전 학생기자들을 데리고 이웃에 있는 여고의 축제를 다녀왔다. 우리 학교 교지에 ‘문화현장탐방’ 기사로 싣기 위해서다.

마침 장맛비가 그쳐 신명나는 여고생들의 한판 열기를 접할 수 있었지만, 먹거리나 전시물을 빼곤 거의 모든 행사가 학교 밖 학생회관에서 펼쳐져 다소 아쉬웠다. 다름아니라 축제의 의미가 반감되는 듯해서였다. 장마철인 한여름의 축제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딸아이가 다니던 학교의 축제는 11월 말에 열렸다. 아니나다를까 그날은 쌀쌀하고 바람도 불었다. 그 외 많은 고교의 축제가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1월 말경에 열리고 있는 실정이다. 나 역시 그런 여고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11월 하순에 치르는 축제의 가장 큰 적은 추위와 바람 등 악천후다. 추위와 바람에 쫓겨 몸을 움츠리다보면 축제고 뭐고 제 정신이 아닐 정도이다.

학교측에선 수능을 끝낸 3학년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말잔치일 뿐이다. 수능을 끝낸 3학년들은 원서접수다, 캠퍼스견학이다, 뭐다해서 출연하는 극소수를 제외하곤 사실상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학교 구성원인 3학년이 빠진 채 축제를 열어야 하나? 학교 나름대로 이런저런 사정이야 있겠지만, 축제는 봄철에 열어야 제격이다. 잠시나마 모든 학생들이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확 털어내고 다시 정진하기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되 크나큰 기쁨으로 즐겨야 진정한 축제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학교들이 봄에 축제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우리 학교도 5월에 축제를 열고 있다. 운동장 등에서 화창한 날씨와 함께 맘껏 즐기는 학생들 모습을 보노라면 그 젊음의 역동성이 너무 좋다.

또한 미술 및 시화작품들을 실외에 전시해놓아 공연 틈틈이 혹은 점심시간때 오가며 살펴볼 수 있어 좋다. 준비한 학생들과 지도선생님들의 애씀이 오롯이 살아나는 듯하여 더 없이 축제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시 힘주어 말하지만, 학교 축제는 봄에 열어야 제격이다. 교사들이 조금만 더 신경쓰고 움직여준다면 이런저런 사정은 불식되리라 생각한다. 축제, 그때만이라도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우리 학생들을 맘껏 즐기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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