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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나무가 피기 시작하는 4월 중순경이면 대청도의 어느 곳을 가든 강하고 그윽하며 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아카시 꽃의 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분꽃나무 이름의 유래는 여러 설들이 있는데 잎과 꽃이 분가루를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보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꽃송이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집 앞마당에 심는 분꽃의 모양과 비슷해 그렇다고도 전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색시가 향이 좋은 분으로 예쁘게 치장하고 스쳐 지나갈 때 살포시 풍겨오는 기분 좋은 향에 비유해 이름이 탄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분꽃나무는 줄기 끝에 주먹 크기 정도의 꽃 덩어리들이 피는데 섬의 절벽처럼 햇살이 잘 비추는 곳에서는 꽃송이도 많이 달려 절벽 중간 중간 부드러운 흰 색으로 치장해 놓은 듯 아름답게 보입니다. 잎은 마주나기를 하고 꽃은 흰 색 또는 옅은 분홍빛을 띠며, 수술은 5개,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집니다. 열매는 달걀모양으로 9월에 익고 푸른색에서 분홍색으로 변한 후 마지막에는 검은빛으로 변합니다. 분꽃나무는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 또한 일품이어서 관상용으로 개발해도 좋을 듯합니다.
알바나알바나 디 로마냐…람브루스코 이번 호에서 우리는 베네토 지역을 위 아래로 감싸고 있는 세 지역을 돌아보게 됩니다. 첫 번째 지역은 바로 에밀리아로마냐(Emilia Romagna)입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강인 포강(江)은 알프스 산 속에서 시작돼 동쪽으로 680㎞나 흐른 뒤 에밀리아로마냐에서 바다와 만나게 됩니다. 에밀리아로마냐는 파다나 평원과 아펜니노 산지의 사면으로 이루어진 지방으로 라벤나, 파르마, 볼로냐 등 8개의 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드리아해 연안의 리미니로부터 주의 중앙부, 아펜니노 산록을 따라 피아첸차까지 거의 일직선을 이루며 고대 로마 이후에 에밀리아 가도가 뻗어 있습니다. 주도는 볼로냐인데 중세 이래로 유럽의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로서 유명합니다. 11세기에 세워진 볼로냐대학은 법학의 볼로냐파와 함께 널리 알려졌고 17세기에는 회화나 음악에서 볼로냐파가 크게 활약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중의 하나인 ‘샤콘느’의 작곡자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Tomaso Antonio Vitali)가 이곳 출생입니다. 단테가 정치적으로 망명길에 올랐다 말년을 보낸 곳으로 유명한 라벤나는 그가 52세때 신곡을 완성한 곳이기도 합니다. 피렌체와 라벤나는 단테를 두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피렌체가 단테의 무덤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라벤나가 무시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설화나 소설 속 주인공, 혹은 작가의 주 무대를 놓고 두 도시가 싸우는 걸 심심찮게 보곤 하지요. 그러니 라벤나가 단테를 내어놓는 일은 없을 테고, 평생 베아트리체를 생각하며 살았던 단테는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에 그대로 묻혀 있습니다. 파르마산 치즈에 붙여진 명칭으로 유명한 파르마(Parma)나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의 고향 모데나(Modena)도 이름을 기억해야할 멋진 곳입니다. 람브루스코 아, 루비콘 강도 빠트려선 안 되겠군요. 아드리아해로 흘러들어가는 아주 조그만 강에 불과하지만 카이사르로 인해 유명해졌지요. 로마 공화정 말기, 이탈리아와 속주(屬州)인 갈리아주 사령관이던 카이사르는 기원전 49년 1월 폼페이우스를 추대한 원로원의 보수파에 대항, 내란을 일으킬 때, “주사위는 던져졌다(그리스의 후기 희극시인 메난드로스의 시구)”고 외쳤다고 하지요. 아드리아해 해변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가 리미니(Rimini)입니다. 파스타 음식점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도 하던데 페데리코 펠리니라는 탁월한 영화감독이 태어난 곳이지요. 쓸쓸한 아드리아해를 배경으로 잠파노와 젤소미나를 등장시켰던 라 스트라다(La Strada),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등을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꺼이꺼이 눈물을 흘리던 잠파노의 어깨 너머로 흔들리던 아드리아해의 파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영화 파이란에서 격하게 울먹이던 주인공 강재의 뒤로 펼쳐지던 동해의 파도처럼 말이죠. 에밀리아로마냐주의 DOCG 와인으로는 화이트 와인인 알바나 디 로마냐(Albana di Romania)가 있습니다. 유일한 DOCG 와인으로 1987년 4월부터 인증받았으며 볼로냐에서 동쪽, 거의 바다까지 펼쳐진 아펜니노 산맥의 면을 따르는 넓은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총 4개의 다른 종류로 생산되는데 그중 세 종류는 잔여 당도 함량에 따라 구분되며 네 번째 방식인 파씨토는 나무에 달린 채로 또는 다른 알맞은 환경에서 건조시킨 포도를 사용해 만듭니다. 사용품종인 알바나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잘 알려진 품종입니다. 생장력이 뛰어나 서리나 가뭄에 잘 견디는 지대에서 잘 자랍니다. 알코올 도수도 적당하며 알맞은 바디감과 탄닌을 자랑합니다. DOCG 와인만 얘기하고 지나가기엔 뭔가 섭섭하군요. 품질이 뛰어난 와인은 아니지만 이 지방에서 대중적으로 재배되는 람브루스코 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유명합니다. 특히 파바로티가 즐겼다는 것 때문에 더 그러합니다. 파바로티는 오넬라이아(Ornellaia), 사시카이아(Sassicaia), 티냐넬로(Tignanello)등 수퍼투스칸을 좋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동네 와인숍에서 평생을 구입해온 와인이 바로 람브루스코(Lambrusco)입니다. 람브루스코 품종은 이탈리아 중북부 전역의 숲에서 자라나던 야생포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이 와인 가격도 무척 쌉니다. 슈퍼 투스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부드러운 스파클링 와인이며 저가 와인입니다. 람부르스코 포도 품종에 있어서 가장 오랜 역사와 함께 랭킹 1위를 달리는 와이너리 ‘키알리 1860’이 있습니다. 우아한 화이트와인의 고장 프리울리 베네치아 지울리아(Friuli-Venezia Giulia)의 주도는 트리에스테(Trieste).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익히 아실 일리(illy)의 본사가 있는 곳이지요. 북쪽은 오스트리아, 동쪽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서쪽은 베네토주에 접하고 남쪽은 베네치아만에 면하는 지역입니다. 북부는 산지이지만 남부는 베네치아만 연안으로 연속되는 비옥한 평야가 전개됩니다. 이탈리아와의 변경지대에 위치해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했는데 1947년 이탈리아가 이스트라 반도 및 프리울리 지방의 동쪽 절반을 유고슬라비아에 할양했습니다. 북부 이탈리아 중에서 가장 공업화가 뒤진 곳으로 빈농이 많아 이전 세기 이래 이민이 많다고 합니다. 1차 대전 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유지였던 이 지역은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본고장입니다. 특히 계절적으로는 여름에 무덥지 않으며 밤낮 일교차로 인한 충분한 산도와 토양에 함유되어 있는 미네랄이 풍부해서 우아하고 섬세한 화이트 와인이 생산됩니다. Corso, Colli, Isonzo, colli Orientali del Friuli, Grave, Lison Pramaggiore, Annia, Acquileia, Latisane 등이 주요 생산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주변의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 베네토와 더불어 의외로 외래 품종이 일찍 심어졌는데 19세기 초 이미 카베르네소비뇽, 카베르네프랑, 메를로 등이 생산되었던 지역입니다. 그러다 19세기말 번진 필록세라의 영향이 20세기 초에 이곳을 초토화시켰고 이 지역의 대부분 와인메이커들은 다시 보르도에서 이러한 품종을 들여오게 됩니다. 이 품종들 외에도 이곳에는 전통적으로 화이트 품종들이 뛰어났는데 토카이 프리울리노(Tocai Friullano), 피콜리트(Picolit), 베르두쪼(Verduzzo) 등의 전통 품종 등이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DOCG는 모두 두 개입니다. 먼저 라만돌로(Ramandolo)가 있습니다. 베르두쪼 프리울라노(Verduzzo Friulano)라는 품종 100%로 만들어지는데 이 품종은 고대 로마시대 이전부터 프리울리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디네(Udine)에 재배가 집중돼 있는데 2001년 10월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주 최초의 DOCG가 된 와인입니다. 오랜 전통의 와인으로 1409년 종교회의 대에 그레고리오 12세 교황을 위해 준비한 오찬에 제공됐다고 합니다. 쿠키나 발효 치즈에 잘 어울립니다. 최근에 등급을 획득한 와인으로 콜리 오리엔탈리 델 프리울리 피콜리트(Colli Orientali del Friuli Picolit)가 있습니다. 피콜리트(Picolit) 품종을 최소 85% 이상 포함시키며 경우에 따라 산지 내 다른 화이트 품종을 혼합해 생산되는데 2006년 4월 등급이 확정됐습니다. 피콜릿 품종은 이 주에서만 재배되고 있는데 경작의 어려움과 낮은 생산량으로 최근에는 고르지아, 우디네 지역에 국한돼 있습니다. 이 지방에는 토카이 프리울라노(Tocai Friulano)라는 품종으로 빚어지는 화이트 와인도 유명합니다. 토카이 프리울라노 품종과 헝가리 와인 토카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들꽃 향과 함께 부드럽고 적당한 산도의 과실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리비오 펠루가(Livio Felluga), 스키오페토(Schiopetto), 예르멘(Jerman), 빌라루시즈(Villa Russiz) 등이 기억해둘만한 유명한 와이너리입니다. 이질적 문화, 트렌티노 알토아디제 나머지 한 곳인 트렌티노 알토아디제(Trentino -Alto Adige)의 주도는 볼차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양국의 국경에 접하며,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남 티롤 지방으로 오스트리아의 영토였습니다. 독일계 주민이 많으며 공용어로서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를 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볼차노 지방은 대부분이 독일계 주민이고 메라노 등지는 오스트리아 복귀운동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중앙부는 아디제 강이 흘러 계곡이 아름다우며 스키장 또한 많아서 관광객이 붐비는 곳입니다. 이 지역은 참 독특한 문화를 볼 수 있는데 아래위로 붙어 있으나 문화적으로는 정말 다르기 때문입니다. 2006년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과 이탈리아가 겨뤘을 때 트렌티노는 이탈리아를, 알토 아디제의 대부분 사람들은 독일을 응원했을 정도입니다. 알토 아디제는 오스트리아와 근접한 지역이고 남 티롤(South Tyrol)이라 불립니다. 북 티롤(North Tyrol)은 오스트리아 남부를 말합니다. 이 지역은 1차 대전 전에는 오스트리아 영토였고 지금도 학교에서 독일어를 가르치는데 오스트리아가 전쟁에 지면서 빼앗긴 영토입니다. 대부분의 상점이나 학교 등에서도 독일어를 쓰고 이탈리아어는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많습니다. 와인 입장에서는 같이 두고 봐도 무리가 없을 만큼 두 지역은 공통적인 지형과 토양, 그리고 계절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두 지역은 모두 워낙 다른 개별적인 기후와 토양을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소지역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불과 200m 떨어진 곳에도 다른 품종을 심어야 할 정도입니다. 고대 빙하기 마지막엔 거대한 세 개의 빙하가 만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산의 경사면의 경우는 220~560m까지 포도밭이 형성되어 있으며 아주 드문 경우는 700m 이상도 볼 수 있습니다.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지역은 아니지만 이미 와인의 역사나 양조 기술이 깊고, 양적으로는 그다지 많지 않으나 다양한 포도를 고루 훌륭하게 재배하고 와인 또한 우아하고 세련된 맛을 가진 지역입니다. 테누타 산 레오나르도(Tenuta San Leonardo), 포라도리(Foradori) 등의 와이너리가 유명합니다. | 임형준 한국교육신문 기자 penwrite@kfta.or.kr [PAGE BREAK] ★이탈리아 와인상식 전통적인 독주(毒酒), 그라빠(Grappa) 이탈리아 와인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술이 있는데 바로 그라빠(Grappa)라고 불리는, 증류를 시켜 만든 이탈리아 전통 독주입니다. 그라빠는 와인 제조에 쓰여 발효가 끝나고 남은 포도의 껍질과 껍질 안에 남아있는 와인 부산물(Pomace), 그리고 씨를 증류시켜 만들어집니다. 와인 제조회사들이 포도를 발효시키고 남은 부산물에는 약간의 에틸 • 메틸알코올이 포함돼 있어 이를 함부로 아무데나 버릴 수가 없습니다.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그라빠 제조 회사들이 이 부산물를 아주 싼값에 사가게 됩니다. 보통 11월 초에서 말까지 엄청난 양의 부산물이 각각의 와이너리로부터 증류소(Distillery)로 몰리게 됩니다. 그동안 소규모 전통적인 증류소들은 보관시설을 갖추지 못해 약간의 생산량밖에 유지를 하지 못하면서 또한 품질도 낮았는데 노니노, 그라빠폴리, 베르타, 알렉산더 등과 같은 증류소들이 보관 기술을 고안, 1년 내내 부산물을 저장해 놓고 조금씩 증류를 하는 방식으로 많은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높은 알코올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심한데 이는 높은 알코올에는 강화된 세금이 붙어서도 그렇고 국민건강을 유지하는 차원에서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모든 증류소의 저장 용기에는 정부가 고안한 밀봉된 계측기가 설치되어 정확하게 생산량을 계산합니다. 훌륭한 세금 징수 방법인 셈이지요. 그라빠는 다음과 같은 제조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먼저 부산물을 큰 찜통에 넣어 고온 고압의 증기로 찝니다. 찌는 순간 증발된 알코올성분은 관을 타고 수직으로 된 세 개의 방 중 제일 아래로 모이게 되고 이를 다시 가열하면 음주가 가능한 알코올을 중간방에서 얻어냅니다. 뽑아낸 알코올은 약간의 미세한 기름(포도 씨로부터 나오는)을 냉각시키면서 필터를 통과시켜 거르고 아주 섬세한 필터를 거친 깨끗한 물(증류수)로 음주가 가능한 도수가 될 때까지 희석시킵니다. 희석된 알코올은 부산물마다 가지고 있는 향이나 맛을 보유하고 있는데 좀 더 숙성을 원하면 오크 숙성시설로 보내지며 깨끗하고 상쾌한 맛을 유지하는 경우 바로 각각의 병에 병입하게 됩니다. 그라빠는 주로 북부지역 알프스가 가깝고 추운 지역에서 널리 애용되어 왔습니다. 지금도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아침에 그라빠와 에스프레소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현재 120여 개의 증류소가 이탈리아에 있으며 대부분이 국내소비이며 북부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식사와 와인이 끝난 뒤에 그라빠로 입안을 정리한다고 하니 그라빠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TIP 도대체 와인은 왜 이리 비싼거야? 잘 아는 와인수입회사 사장님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와인에 20% 전후의 부가세를 붙이는 것 외에 별도의 세금이 없다고 합니다. 하긴 식사 때 먹는 음료수 정도로 여기는 나라들에서 비싸게 팔다가는 큰 일 나겠지요.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도대체 와인이 왜 이리 비싼 걸까요? 예상은 하셨겠지만 세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관세, 주세, 부가세, 농특세, 교육세 등 모두 68%의 세금이 붙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와인에 붙는 세금이 ‘종가세’라는 것입니다. 즉, 수입가가 1만 원이면 6800원의 세금이 따로 붙고 10만 원이면 무려 6만 8000원이 세금으로 붙는다는 것입니다. 비싼 와인일수록 세금이 천정부지로 올라갑니다. 계산 한번 해볼까요? 수입사가 현지에서 1만 원짜리 와인(현지 도매가)을 들여온다고 가정합니다. 세금으로 6800원이 붙고 보험료에 운송료까지 포함시키고 거기에 수입회사 마진과 소매상 마진까지 얹게 되면 3만원을 훌쩍 넘겨버리게 됩니다. 소비자는 결국 와인숍에서 현지 소비자가격의 2~3배가량의 금액으로 구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 판매될 경우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해외 출장 등으로 일본에 가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고가의 와인을 구매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일본은 종량세거든요. 와인이 비싸든 싸든 1병에 매겨지는 세금은 똑같습니다. 기본 세금도 우리보다 작고 와인시장도 우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기본 가격 자체가 더 쌉니다. 홍콩은 아시아의 와인허브를 자처하며 아예 세금 0%를 선언하기도 했구요. 칠레와는 FTA를 체결하고 있고 조만간 EU와의 FTA도 체결할 전망이니 훨씬 싸지지 않겠느냐고요? 꽤 비싼 와인을 사지 않는 한 관세 부분만 고려하면 그 효과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겁니다. 와인을 찾는 인구는 늘어만 가는데 그 옛날 비싼 수입양주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법령들을 한 번쯤 손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맛있는 도넛을 만들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우유요.”, “계란이요.”, “밀가루요.” “그럼 우유는 어떻게 만들죠?” “젖소를 키워야 해요.” 학생들이 한동안 도넛에 들어가는 재료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씩씩하게 발표한 후, 종이를 이용해 각자 좋아하는 도넛을 만들기 시작한다. 종이를 열심히 오리고 색칠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공작시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광경은 국제 청소년경제교육 NGO인 JA 코리아가 서울 대방초등학교(교장 조용휘) 2학년 교실에서 실시한 경제수업 모습이다. 도넛을 즐겨 먹지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를 부여해 상품의 생산과정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더욱이 놀이 방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니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 대방초의 다른 교실에서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학년의 수준에 맞춰 ‘ 필요한 걸까요? 원하는 걸까요?’, ‘도시 설계사가 되어보자’, ‘자원여행’, ‘기업의 자원’, ‘무역’ 등을 주제로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이뤄졌다. 경제전문가, 교사,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수업은 학년별로 5차에 걸쳐 진행되며, 경제전문가나 기업체에서 실제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 교사, 대학생 등이 포함된 자원봉사자가 수업을 맡아 실제적인 경제지식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이날 대방초에서 이뤄진 수업도 농심, 산업은행 등 기업체 근로자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물론 이들이 교육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JA 코리아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학교에 와서도 교사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 초반에는 교사가 수업에 함께 참여하지만, 학생과 자원봉사자 간에 어느 정도 교류가 생기면 그 이후에는 자원봉사자 혼자 수업을 진행한다. 모든 교육과정은 무료이며, 어느 학교나 수업을 신청할 수 있다. 물론, 인적 물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학교에서 수업을 할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 강한 의지만 나타낸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이 JA 코리아의 방침이다. JA 코리아 지은정 홍보팀장은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경우 70~80%가 경제 • 경영 관련 전공자”라면서 “교육관련 학과 학생들이 참여하면 봉사와 실습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경제교육은 물론 진로지도 효과도 있어” 이날 수업이 이뤄진 대방초 조용휘 교장은 “3년 전 처음 이 학교에 부임했을 때부터 매년 JA 코리아의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학생과 교사 모두의 호응이 매우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학생들에게 경제 지식을 전달함은 물론 진로지도의 효과도 있다. 교사 입장에서도 전문가의 경제지식을 들을 기회도 갖고 수업이 경감되는 측면도 있어 긍정적”이라며 “연초에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부터 경제교육시간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수업을 진행한 한국산업은행 박인준 씨는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쳐보니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면서도 “아이들이 정말 빨리 습득해 놀랍고, 회사와 JA코리아의 도움으로 봉사를 할 수 있어 보람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90년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경제교육 프로그램 1919년부터 90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구성된 JA 코리아의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수업을 진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잘 짜여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역별로 문화적 • 사회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적용상의 차이점이 있지만, 수차례 적용과정을 통해 현지화하기 때문에 실생활경제와 밀착성이 높다. 대방초 강명희 교사도 수업에 함께 참여한 후 “어렵게 느껴지는 사회과의 경제부분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재 JA 코리아는 고등학생 대상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교과과정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시범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JA 코리아(Junior Achievement) JA 코리아(이사장 강경식)는 2002년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이 설립한 비영리 청소년 경제교육 단체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제교육을 통해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19년 미국에서 설립된 JA의 한국 지부이다. 2002년 연희초등학교 등 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시작, 2002년 1만 5000명 현재는 매년 2000~3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전국 5만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수준별로 구성돼 있다. 홈페이지 : www.jakorea.org 전화 : 02) 783-2367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하는 사회 언제부터인가 사랑한다는 말에 달라붙어 있던 쑥스러움이나 거리낌이 옅어진 듯하다. 특히 ‘사랑해요, LG’ 같은 광고 문구를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LG 관계자가 자기 회사를 사랑한다면이야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지만, 소비자까지 나서서 사랑한다고 외칠 이유가 따로 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런데 어느 날 한국어를 배우러 온 오키나와 출신 친구가 ‘사랑해요, LG’를 듣고 놀랐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에게는 거침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이 좀 낯설게 보였던 듯하다. 실제로 일본어로는 사랑을 고백할 때 사랑한다(愛している)는 말보다 좋아한다(好き)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잘 타 완곡어법을 즐긴다고 단정해도 좋을지 모르겠으나, 바로 앞 세대만 하더라도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대놓고 하는 것을 낯간지럽고 부끄럽게 생각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사랑한다는 말이 흘러넘치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서도 실로 서구화의 흔적이 느껴진다. 말로 해야 진짜 사랑이다? 눈부시게 산업화가 진행되고 콜라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달큼한 맛이 침투하면서 ‘I love you’가 나타내는 정서도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었다. 서구 사회에서 가족끼리 나누는 사랑한다는 말, 포옹, 입맞춤에 대한 감각 등은 근대화가 덜 이루어진 한국 사회에 본보기가 되었다. 자유로운 표현을 방해하는 수줍음, 쑥스러움 같은 감정은 어느새 촌스럽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가부장제적 사고에 젖은 아버지들은 이런 세태에 적응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사랑한다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 자체가 마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인 것처럼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오락프로그램에서 유행하는 영상편지는 마치 카메라를 들이밀고 상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장치처럼 보인다. 카메라 앞에서 혹여 쑥스러움을 이기지 못해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에 내어 전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미디어는 열정적으로 사랑의 고백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랑은 주눅이 들 것 같다. 말로 하든, 안 하든 진짜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진대, 머리 위에 손을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면서 사랑한다고 외치는 시청각적 표현으로 사랑의 뜻이 흐려지고 사랑의 표현이 빈약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랑의 대상 현대사회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어쩐지 이성 간의 사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저잣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붙들고 누구를 가장 사랑하느냐고 설문조사를 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옛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현대인과 별반 다르지 않을까, 아니면 매우 다를까? 다르다면 어떻게 다를까? 아니, 그 시절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이해나 할 수 있을까? 쉬운 예로 학교 때 고전문학 시간에 배운 고대문학이나 중세문학의 작품을 떠올려보면 임금이나 부모에 대한 애정을 노래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바로 전근대 사람들에게 충이나 효 같은 종류의 사랑이 가장 중요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흥미로운 것은 고려가요 정석가나 정철의 사미인곡에서 보듯이, 충효의 마음을 드러낼 때 이성 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남녀 사이의 애틋한 감정과 임금을 향한 일편단심은 따로따로가 아니라 깊이 통하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오늘날 사랑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연상시키는 대상은 단연 연애 상대가 되는 이성(때로는 동성)이다. ‘연애’라는 말의 성립 그런데 여러 가지 사랑 가운데 이성 간의 교제를 지칭하는 ‘연애’라는 말은 근대 이후에 쓰이기 시작했다. 이 점에서 연애의 역사는 겨우 백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연애는 영어의 Love에 해당하는 번역어를 고심하다가 한자의 연(戀)+애(愛)를 조합하여 만든 일본의 한자어인데, 조선과 중국에서도 영어의 Love를 사랑이 아니라 연애라고 번역했다. 신문이라는 말이 없으면 신문이라는 문물을 이해할 수 없듯이(신문 역시 일본식 한자 조어다), 연애라는 말이 성립하면서 사람들은 연애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연애라는 말만 들어왔고 정작 연애에 해당하는 현실은 없었다. 그러나 연애가 어떤 것인지 감을 잡게 되면서 연애는 현실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실 연애와 마찬가지로 학교, 군대, 경찰, 우편, 법 등등 근대문명은 번역이라는 수용 과정을 통해 성립했다. 지금은 아주 친숙해진 탓에 백여 년 전에 들어온 신조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현재 한국어에서 차지하는 일본식 한자 조어의 비중은 대단히 높다. 여기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연구해야 할 어려운 학술적인 주제다. 아무튼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는 일은 태고적부터 있었겠지만, 연애는 좀 차원이 다른 말이었다. 즉, 서양에서 건너온 Love라는 말과 부딪히지 않았던들 연애라는 말도 생겨날 턱이 없었다. 과연 Love란 무엇인가. Love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었는가. 사랑은 본디 내리사랑 한국에도 사랑이라는 말이 있긴 있었다. 고전의 기록에서 사랑의 전신인 ‘랑’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사랑 애(愛)’이기도 하고 ‘생각 사(思)’이기도 했다. 한국어에서 보면 사랑과 생각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런데 생각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모하는 것이고 몸이 끼어드는 에로스와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한국어의 랑이야말로 영어의 Love와 가까운 말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랑이 본질적으로 ‘내리사랑’이라는 점이다. 내리사랑이란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에게 베푸는 애정이며, 특히 부모의 자애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춘향가에서 “이리 오너라 업고 노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로 잘 알려진 이 도령의 사랑가에 나오는 사랑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실은 이팔청춘의 남녀가 나누었던 이 사랑타령의 사랑도 윗사람인 남성이 아랫사람인 여성에게 베푸는 애정인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 한편 이 도령을 향한 춘향의 사랑은 사모하고 은혜하며 섬기는 것이지 베풀 수는 없는 것이다. 남녀평등의 이념이 보편화된 오늘날, 사랑도 점점 더 평등에 걸맞은 감정으로 변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한다고 해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되었고, 콩알만한 자식이 부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귀여울 따름이다. 사랑은 내리사랑에서 오르락내리락 자유로운 사랑으로 변한 것이다. 기독교의 사랑도 내리사랑 Love와 사랑에 관해 기독교를 도외시하고 논하기는 어렵다. 넓은 의미로 사랑은 귀하게 여기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 혹은 어떤 것을 몹시 좋아하거나 즐기는 마음이지만, 주로는 남녀가 서로를 생각하는 열렬한 마음 또는 그러한 마음에서 행하는 성행위를 가리킨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뺄 수 없는 사랑이 바로 기독교에서 최고의 선으로 생각하는 덕목이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성경 구절도 있거니와, 기독교가 세계 종교, 보편 종교가 된 이래 사랑의 이념은 절대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기독교의 사랑은 기본적으로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사랑은 절대적인 존재가 내려주는 은혜요, 축복이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의 사랑 역시 내리사랑이다. 물론 이웃을 사랑하라는 평등한 관계의 사랑도 없지 않다. 그러나 평등한 이웃에게 사랑을 쏟을 수 있으려면 먼저 자신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다시 말해 정신적으로 더 선한 자리에 올라 있지 않으면 사랑을 나누어줄 수 없다. 이렇게 보면 이웃에 대한 사랑은 어디까지나 이웃을 너그럽게 여겨 사랑하라는 내리사랑이다. 선진적인 문명의 하나로서 기독교를 받아들였을 때, 하느님을 향한 절대적인 사랑의 관념은 조선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순수하고 영원한 사랑, 고귀한 정신적 사랑이라는 생각은 기독교의 사랑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학교조직은 교육의 특수성을 강조해 일반조직과는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가 교육적으로 차별화된 모습 속에서 주어진 임무를 당당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때도 있다. 특히 교직은 전문직임에도 그에 상응하는 자율성과 책무성, 그리고 전문성이 확보되어 있기보다는 관료적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교사문화의 특징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개인주의, 파벌주의, 보수주의, 고도의 자율성 등이다. 더구나 현행 우리나라 교원자격체제는 교수직과 관리직이 일원화되어 있다. 즉,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로 최고의 자격을 인정받기보다는 행정 및 경영과 관련된 자격이 최고의 직위로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승진=관리직 진출’을 의미하는 구조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관리직 우위의 교직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평교사로 있으면 무능한 교사로 인식되어 교단교사를 경시하는 왜곡된 풍조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석교사, 교육의 본질 회복하는 길 이에 정부에서는 수석교사 시범운영을 통해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는 교사가 우대받는 교직 풍토를 조성하고, 나아가 교단의 학습조직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의 명분은 일정 확보됐으나 시범 운영상에서 제기되고 있는 수석교사의 역할 및 활동, 연수 및 지원, 지위, 권한 등의 쟁점 사항들은 사후평가를 통해 수정 • 보완돼야할 과제들이다. 1차년도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수석교사제의 현장 착근을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석교사제의 목적은 관리직 이외에 교사의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수행능력을 인정하고 전문성에 상응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데 있다. 개인차원의 수업 전문가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수업을 잘할 수 있도록 조언 및 지원해주는 ‘교사의 교사’로서 학습리더의 역할이 우선된다. 이것은 곧 학교를 학습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수석교사제가 단지 과열된 승진구조 욕구를 해소하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는 교사들을 우대하는 것에 한정시켜 그 의미를 축소해서는 안 된다. 둘째, 한번 수석교사라고 해서 영원한 수석교사가 될 수 없듯이 양질의 수업을 항상 고민하는 수석교사를 근본에 두어야 할 것이다. 단지 수석교의 직위 확보보다는 수석교사가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수석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타교사와는 차별성이 있는지,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의 과정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석교사에게는 자격 취득 후 지속적인 연수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유지 및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즉, 수석교사에게는 자격 취득 후 고급 연수이수의 의무화와 자격 취득 후 일정 기간 경과 후 자격 인정을 확인하는 갱신과정이 필수요건이 돼야 할 것이다. 셋째, 수석교사가 지니고 있는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학교현장과 교육행정기관, 대학 및 연구기관 등과 유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수석교사에게 이론과 실제의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우수 수석교사에게 교육과학기술부 및 교육청 차원에서 해외연수 제공, 특별연구비 지원 등 수석교사 취지에 맞는 각종 인센티브를 장려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명분상 존재하기보다 지위, 권한도 확보돼야 넷째, 수석교사가 단지 수업의 중요성에 따른 명분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직무의 명료화와 지위 권한도 동시에 확보돼야 한다. 수석교사 시범운영은 기존 시범학교처럼 집단적 성격이 배제된 개인차원의 운영 방법이기에 지원과 관리상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 기득권자의 권한과 직무의 중복으로 인해 직무활동의 영역이 제한되거나 구성원 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섯째, 수석교사 본연의 역할 수행은 수업시수의 최소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석교사의 수업시수 경감이 동료교사에게 부담으로 전가되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이다. 신규채용 확보와 더불어 교원임용 대기자의 대체 인력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석교사가 수업관련 연구 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활동 지원비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은 교직사회의 숙원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우선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법제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교직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동의와 지원, 협조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음악, 동요는 내 인생” 대한민국동요대상 작곡부분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대학원에서 제 은인이신 故 정세문 교수님(‘겨울나무’, ‘그리운 언덕’, ‘어린이 행진곡’ 등을 작곡한 원로 작곡가)을 만나 시작된 동요 작곡이 올해로 20년째가 됐습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늘 동요와 함께 해왔고 남다른 열정도 있지만 이번 상은 좀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저보다 더 좋은 동요를 만들고 열심히 활동하시면서도 아직 상을 받지 못한 분들이 많거든요.” 원래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습니까? “제 인생은 늘 음악과 함께였어요. 어릴 때는 동요를 너무 좋아해서 KBS 라디오 동요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고 중 · 고 시절에는 가곡에 빠져 살았습니다. 대학 때는 통기타를 들고 다니며 가요를 불렀죠. 그 시기에 맞는 음악들이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음악을 사랑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음악을 전공할 수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은 여전했죠.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해본 적이 없어요.” 많은 곡을 작곡하셨는데 가장 소중한 곡이 있다면. “‘하나가 되자’가 제일 애착이 가는 노래입니다. 처음 작곡한 곡이고 저를 작곡가로 데뷔시켜준 곡이죠. 1990년 독일 통일은 우리의 분단 현실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어요. 교사로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가 아니라 통일 후에 남 · 북 어린이가 손을 맞잡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동요를 만들고 싶은 갈망이 있었죠. 그 노래로 어린이들이 민족적 일체감을 느꼈으면 했습니다. ‘하나가 되자’가 대회 본선에 진출해서 방송이 됐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국 동요의 발상지 교동초등학교 교동초등학교가 ‘한국 동요의 발상지’라고 불린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 ‘반달’을 작곡하신 윤극영 선생님, ‘어린이날 노래’를 작사하신 윤석중 선생님이 교동초등학교 출신입니다. ‘어린이날 노래’는 교동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불려지기 시작했고요. 또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꽃밭에서’의 작사가 어효선 선생님 역시 저희 학교 출신이시죠. 그래서 동요인들은 교동초등학교를 한국 동요의 발상지라고 부릅니다. 때문에 저도 2007년 공모에 자원해서 초빙교장이 됐어요. 동요의 뿌리인 학교에 교장으로 재직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제 교직생활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학교이기도 하고요.” “그 나이에 맞는 음악이 있다” 항상 아이들에게 동요 가르치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셨는데 이유를 설명해주십시오. “초등교육은 전 교과를 가르치지만 그중에서도 음악교과가 인성과 정서함양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너무 간과하고 있죠. 초등교사 27년간 음악시간 만큼은 아이들이 최고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천해왔습니다. 음악이 얼마나 아이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순화시키고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지 가르치려고 애썼어요. 제 노력으로 아이들이 음악 듣기를 생활화하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큰 보람이죠.” 동요는 어린이들에게 왜 중요한가요. “동요는 문학과 음악의 결합체입니다. 문학이 음악의 날개를 달고 어린이의 마음속에 날아가는 것이 동요에요. 동요의 출발점은 동시인데, 동시 자체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언어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산, 바다에 나가지 않고도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고, 노래만으로 아이들이 교훈을 얻을 수도 있어요. 어린이 마음의 종합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죠.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노래와 함께 마음속에 쌓아갈 수 있는 것이 동요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권길상 작곡의 ‘바다’를 보면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 고기잡이배들은 노래를 싣고 /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 /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중략) 가사를 구성하는 하나하나가 꿈과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어른이고, 교장인 저도 괴로울 때면 아직도 이 노래 한 곡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어요. 그런 면에서 요즘 아이들이 가요만 듣는 것이 걱정스럽습니다.” “등굣길에 어린이들이 동요를 듣도록 해주자” 어떤 면이 가장 걱정되십니까. “요즘 아이들이 가요를 듣는 것이 잘못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지양해야 합니다. 가요는 성인들의 노래고 성인들의 사랑, 추억, 이별, 인생을 노래하죠. 어린이가 어린이의의 감성과 정서로 불러야 할 노래가 있고, 성인이 된 후에 불러야 할 노래가 있습니다. 어릴 때 가요를 많이 접하게 되면 건전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벗어나게 됩니다. 성인이 아닌데 성인들의 사고방식과 감성, 생활 등을 너무 빨리 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이 곱고 아름다운 정서를 쌓아야 어른이 되어서도 올바른 가치판단을 할 수 있어요. 이것은 인성교육, 창의성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요즘 어린이들이 동요를 많이 듣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부분은 학교의 책임이 큰데 해답은 의외로 간단해요. 학교가 동요의 중요성을 깨닫고 어린이들에게 동요를 많이 들려주면 됩니다. 아침 등굣길에 교문에서 교실에 갈 때까지 동요를 들을 수 있게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단 몇 분이지만 1년을 반복하면 어떤 학생이든 동요 몇 곡쯤은 알고 따라 부를 수 있게 됩니다. 한 발 더 나간다면 저희 학교에서 하는 ‘3년간 동요 100곡 듣기 프로젝트’ 같은 활동을 하면 더 좋겠죠. 시기에 맞는 동요 한 곡을 ‘이 주의 동요’로 정해서 일주일간 아침 자습 후 수업 시작 전에 두 번 들려줍니다. 동요 악보는 미리 준비해서 나눠주고요. 학교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학교 외에도 어린이들이 동요를 많이 듣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가정에서 우선 부모님들이 어린이 발달수준에 맞는 노래가 동요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해요. 가요가 가지는 어린이와는 맞지 않는 정서를 의외로 모르는 부모님들이 많아요. 학교와 달리 가정에서는 그냥 들려주는 것보다 온 가족이 함께 불러보고 느낌을 한번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적 가치가 있죠. 즐겁게 함께 부르고 감동을 공유하는, 이런 경험이나 추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마음속 가치를 아이들에게 심어줄 것입니다.” “동요가 지향해야 할 것은 순수성” 중견 작곡가로서 교장 선생님과 같이 동요 작곡을 하는 선생님들에게 조언하실 말씀은. “요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댄스 가요를 흉내 낸 동요가 나오고 있어 걱정입니다. 동요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순수성’ 입니다. 이것은 바뀔 수 없는 본질이죠. 제 교육철학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어린이는 순수한 어린이입니다. 어린이의 때 묻지 않은 감수성에 밝고 고운 수채화를 그릴 수 있는 동요를 만드는 것이 작곡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어떤 노래가 진정 아름답고, 곱고, 예쁜 마음을 갖게 할 것인가를 늘 고민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동요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해요. 동요 자료만 확보해 둔다면 수업시작 전이나 수업의 동기유발용으로 동요를 사용하면 효과적일 것입니다. 아이들과 즐겁게 함께 부르시고, 집에 돌아가셔서도 자녀들과 함께 부르신다면 더 좋은 교육이 되겠죠.” ------------------------------------------------------------------------ 동요 작곡가 진동주 교장이 뽑은 ‘내 인생의 동요’ ♪ 바다(권길상 작곡, 문명호 작사) :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 고기잡이배들은 노래를 싣고 /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 /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중략) 진동주 교장은 ‘바다’를 최고의 동요로 꼽았다. 어린 시절부터 어렵고 힘들 때마다 ‘희망에 찬 아침바다’를 떠올리며 힘을 얻었다고. ♪ 가을(현제명 작곡, 백남석 작사) :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 남쪽 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 모아 / 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하누나’(…중략) 자연의 변화 과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도 시적인 표현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가사가 인상적인 곡. 진 교장이 어린 시절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다. ♪ 외갓길(이수인 작곡, 심후섭 작사) : ‘흰 눈이 자욱하게 내리던 그날 / 아버지와 뒷산길 외가 가던 날 / 아름드리 나무 뒤에 뭐가 나올까 / 아버지 두 손을 꼭 잡았어요’(…중략) 아버지 손잡고 외갓집에 가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요. 그 기억들을 마음속에 다시 새길 수 있어 들을 때마다 새롭다.
이름 그대로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산고등학교(교장 박해성)는 모든 교육이 무료다. 수업료는 물론 학생들에게 어떠한 기부금이나 잡부금도 받지 않는다. 이런 설명만 들으면 돈 많은 독지가나 대단한 재단에서 설립한 학교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지리산고는 교육에 뜻을 가진 평범한 교사들이 세웠다. 많은 사람들의 손길로 세운 지리산고 지리산고가 처음 태동한 것은 대안학교가 시작된 1998년. 매년 7~8만 명의 학생이 중도탈락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받아들일 교육시설이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박해성 교장을 비롯한 부산 • 경남지역의 교사, 시민의 뜻이 모여 가칭 ‘학림고등학교 설립 추진위원회’를 탄생시켰고 약 5년간의 노력 끝에 2003년 4월 21일 지리산고등학교 설립인가를 받았다. 박 교장은 학교 설립을 추진하던 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정식학교로 인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다. 단지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 특히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에서 멀어진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풍부한 재원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 건물을 물색하는 데만 1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수리하는 데도 1년이 걸렸다. 그나마도 부산 경성전자고(당시 광성공고) 전기과 학생들의 자원봉사와 학교법인 남성학원 교사들을 비롯한 후원회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인가를 받기 전까지 이 학교는 검정고시 중심으로 교과과정이 운영됐다. 교사들도 전임이 아니라 부산 등지에서 수업 후 2시간 이상을 달려온 현직교사들이 맡았다. 완전무상교육을 실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리산고의 모든 교육과정은 완전 무료다. 단순히 수업료만 면제인 것이 아니라 교복, 기숙사비, 급식비 등 일체의 돈을 받지 않는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 중 대다수가 가정형편이 어려운데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월 50만 원 이상의 학비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박 교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어려운 학교 형편에도 일체의 돈을 받지 않는다. 운영비는 2000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내놓는 회비로 충당하는데, 최근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현재 회비를 내는 회원은 500명 정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사 11명분의 인건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군사관학교와 해군교육사령부 기술행정학교를 비롯한 외부 협력기관과 서강대 김열규 명예교수, 전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황동규 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의 특강도 학교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진주 한일병원에서 무료로 학생들의 건강을 보살펴주고 있으며, SK네크웍스에서 2007년부터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에서 신입생을 받고 있는 지리산고는 여건상 한계 때문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 성적 우수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지만 점차 선발인원을 확대해 성적에 관계없이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사의 헌신이 바탕 된 24시간 교육 기숙형 특성화 학교인 지리산고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특별한 것은 교사들도 24시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교사들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박 교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사들이 학교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사제동숙’이라는 이름의 이러한 활동은 교사들이 항상 학생들 가까이에 있어 자칫 지나친 통제를 생각하기 쉽지만, 통제나 감시활동은 하지 않는다. 늘 학생 곁에서 생활하며 친근감을 형성해 쉽게 질문도 하고 수시로 상담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는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이라는 지리산고의 교육방침에 따른 것으로, 상담을 통한 인성 함양을 통해 모든 교사가 상담일지를 작성하고 있으며 한 학급에 2명의 담임과 1명의 부담임이 수시로 학생을 보살피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학생들과 3~4인이 묶여 멘토링 활동도 하고 있는데, 나이차가 많지 않아 좀 더 편하게 상담할 수도 있고 꿈도 키울 수 있어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또한 캄보디아에 공책을 만들어 보내는 등 서울대 정치학과 학생들의 봉사활동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편, 지리산고의 수업은 70%가 영어로 진행된다. 의사소통이 완벽히 되진 않지만 24시간 학생과 교사가 함께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되지 않은 부분은 언제든 보충이 가능하다. 그리고 매년 지리산종주를 하는데, 극기활동을 통해 인내심 등을 키우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자체 워크북을 제작해 지리나 과학 등 교과와 연계한 통합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변경환 교사는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학교와 함께 이 일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밖에 최소한 1인 1기를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과 후 강좌가 제공된다. 전교생 50명이 조금 넘는 적은 학생 수에도 교사와 외부전문가가 참여 해 16개가 넘은 강좌를 마련,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다. [PAGE BREAK]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돌려줄 수 있어야 박 교장은 “학생도 학교도 형편이 어려워 주변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받기만 한다면 올바른 인성을 가질 수 없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남을 위하고 봉사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지리산고의 학생들은 매주 목요일 독거노인을 방문해 보살피는 등 연간 120~140시간의 봉사활동을 한다. 많은 봉사시간도 대단하지만 지리산고의 봉사활동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특정한 날짜를 정해서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수시로 봉사활동을 해 봉사를 생활화한다는 데 있다. 외부기관에서 견학기회를 제공하면 그냥 감사히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견학장소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등 호의에 반드시 보답하고, 수학여행을 가서도 비용을 아껴 다녀온 후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한다. 또한 최근에는 ‘봉사대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봉사대장’ 프로그램이란 학생 개개인이 봉사대장이 되어 주변사람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활동을 통해 봉사정신과 리더십을 동시에 키우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적어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점차 참여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이러한 봉사활동은 학생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리산고에서는 전 교직원이 진주사회복지자활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등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 “모교를 잊어라” “모교를 잊어라.” 듣는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이 말은, 지리산고의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이 졸업한 모교나 자기 주변에만 연연하지 말고 넓은 세상에 관심을 갖고 봉사하는 큰 인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말이다. 지리산고가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을 강조하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의 학생들을 유치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현재 지리산고에는 코트디부아르, 잠비아 등에서 온 외국인 학생 3명이 재학하고 있다. 외국에 나가있는 선교사나 해외공관을 통해 추천받은 이 학생들은 여느 국내 학생과 마찬가지로 공부할 의지는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다. 지리산고에서는 이들 학생들이 고등학교는 물론 그 이후의 학업까지 지원해 각자의 모국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외국 학생 지원은 어려운 학생에게 학습의 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이미지 개선과 함께 다른 내국인 학생들에게 외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사립학교 간 교류의 고리를 만들었으면…” 신입생 20명 모집에 100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박 교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정된 재원이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사립학교 간에 인사교류 등 상호교류의 고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훌륭한 교사들이 많이 있음에도 한정된 학교에서만 인사이동을 하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느끼고 있어, 능력과 의지가 있는 분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학교의 교장 • 교사로 모시고 싶다”며 사립학교 간 교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교육 내실화 학교에 자율권 부여해 경쟁력 강화 공교육 내실화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학교 자율화 확대’는 학교교육의 다양화를 통해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교육과정 • 교원인사 등 핵심 권한을 단위학교에 직접 부여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학교장의 책임경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학교장에게 일정비율의 초빙권을 부여하고, 교원 전보권을 강화하며 농어촌 등 비선호 지역의 교원임용제도도 개선된다. 이와 함께 농산어촌이나 학업성취도가 낮은 지역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지역과 교과부 재정지원 학교를 중심으로 자율학교가 확대 지정된다. 또한 학교현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총액인건비제(지방직 공무원 대상, 교원제외)를 도입 지역별 교육행정 수요에 따라 교육감이 조직과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교과부는 이러한 자율권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학교정보공시제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학교장에 대한 중임 심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교과교실제 사업에 3000억 원 지원 한편, 중등학교에는 교과목에 맞게 특성화된 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하며 수업을 받는 교과교실제가 도입된다. 이를 위해 총 5267개 중등학교 중 약 600여 개 교에 3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2012년 개교예정 학교부터는 교과교실제를 전면 적용한다. 교과교실제가 시행될 경우 학생은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교사들이 교과교실에 상주하며 수업방법을 연구 할 수 있어 고품질의 수준별 • 맞춤형 수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학생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학생관리가 어려워져 생활지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공항중의 이경애 교사는 “학생에 대한 담임교사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드는 부분은 있지만, 교사들이 각 교실에 상주하고 있어 오히려 학생들을 더 가까이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폭력 등 사고가 오히려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교과교실제가 반드시 생활지도를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내년 3월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전면시행 찬 • 반이 분분한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 내년 3월부터 전면 시행한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올해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를 1570개로 확대 운영하며, ‘교원능력개발평가 시행규정(가칭)’을 초 • 중등교육법 개정에 맞춰 제정할 예정이다. 평가는 교사의 수업 및 학생지도와 교장 • 교감의 학교운영 전반에 대해 상급자 및 동료교원이 상호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도 함께 실시된다. 그리고 평가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맞춤형 연수프로그램도 함께 확대한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밀집 학교 중점지원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한 방안도 제시됐다. 우선 평가에 대한 학생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의 시험시간을 60분에서 40분으로 축소하고, 전문계고는 사회와 과학을 시험과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가수준의 평가는 ‘학업성취도평가’로 단일화하고, 10월에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교육청 주관의 ‘교과학습 진단평가’에 통합했다. 그리고 평가결과에 따라 1380개 학교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해 교당 5000만 원에서 1억 원을 지원해 학력향상 프로그램, 인턴교사 대학생 멘토 활용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력향상 중점학교’는 자율학교로 지정돼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인사 운영에 특례가 주어진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교원 및 교육청 담당자 연수 및 학력보정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학교현장에 영어회화 능통자 배치 실용영어 중심의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현장에 영어회화 능통자가 배치된다. 올해 안에 약 50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초등은 방과후학교 강사를 거쳐 정규 수업에 배치되며, 중등에서는 확대되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 EBSe를 활용한 무료 영어 학습 서비스 강화 ▲ 2011년까지 전국의 모든 학교에 영어 수업 전용공간 설치 ▲영어교육 중점학교 운영 ▲정부초청 해외 영어봉사 장학생 사업(TalK) 확대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됐다. 선진형 입학전형 정착 입학사정관제 확대 • 내실화 추진 학생의 잠재력, 소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대입시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고 교육감, 대학, 학부모, 교육전문가로 구성된 ‘교육협력위원회’를 구성한다. 2012년까지 입학사정관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올해 40개 대학에 236억 원을 지원하며, 공모를 거쳐 5개 기관의 ‘입학사정관 전문 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돕는다. 2011학년도부터 특목고 입시제도 개선 특목고 입학전형 개선 등 운영 정상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고교 입학전형이 중학교 수준을 벗어 날 수 없도록 초 • 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외국어고 입시에 변형된 형태의 지필고사를 금지하고, 시험문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또한 2011학년도 입시부터 내신 반영 시 과도한 수학 • 과학 가중치의 합리화를 추진한다. 과학고 입시에는 입학사정관제도와 과학캠프제가 도입된다. 2011학년도 입시부터 경시대회와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을 없애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거친 후 과학창의캠프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과학고 입시에 전문성 있는 현직 교사나 외부 전문인력을 입학사정관으로 선발해 학교별로 2인 이상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AIST에 과학고 입학사정관 연수과정을 설치해 운영한다. 올림피아드 • 영재교육 선발방식 개선 국제 과학올림피아드 출전자 선발방식이 시험에서 학교장 추천 및 학회 심사로 바뀐다. 각종 입시에 활용하기 위한 올림피아드 열풍은 그동안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 규모가 중 • 고등학교만 해도 약 4000억 원에 이른다. 또한 영재교육을 소수를 대상으로 특수교육을 하는 것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모든 학생들에 잠재능력를 계발 기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교육대상자는 시험이 아닌 추천으로 선발한다. 학교 홈페이지에 내신 기출문제 공개 올해 9월부터 내신 기출문제를 해당 학교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다. 각종 사교육 업체가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내신 기출문제를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교육청 홈페이지, 교수학습센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학부모서비스 등과 연결한 학습지원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기출문제 공개는 이미 2006년 학업성적 관리의 공정성 확보차원에서 이미 시도한 바 있으나, 실제 공개하는 학교가 많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시험지에는 저작권자가 명시되는데, 공립은 지자체, 사립은 학교법인이 저작권을 갖는다. 사교육 대체 서비스 강화 올해 ‘사교육 없는 학교’에 600억 원 투입 사교육 대체 서비스 강화의 핵심은 ‘사교육 없는 학교’ 프로젝트다. 교과부는 이 사업을 통해 3년 내 사교육비를 50%까지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올해 400개 학교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1000개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되며, 선정된 학교에는 1차년도에는 교당 평균 1억 5000만 원, 2, 3차년도에는 평균 1억 원이 지원된다. 예산은 총액형태로 지원 학교장 자율로 교원 인센티브, 보조강사 및 행정전담직원 채용, 교육프로그램 개발 • 운영, 교육시설 확충, 학생 학습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사교육이 성행하는 도시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되, 성행지역은 아니나 사교육 수요가 있는 읍면, 도시 저소득층 밀집 지역의 학교도 포함한다. 사립초교나 특목고 등 학생 선택으로 많은 수업료를 납부하거나 특수목적으로 설립되어 별도의 학생 선발절차를 가진 학교와 다른 사업으로 정부에서 5000만 원 이상 지원 받는 학교는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학교의 책무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성과평가를 실시하며, 문제가 있는 경우 컨설팅 후 운영방법을 보완하고 극심한 경우는 사업지원을 중단한다. 한국교육개발원에 설치된 ‘사교육없는학교지원 특임센터’가 선정부터 사후평가까지 전 과정의 관리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운영 시스템 강화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실시된다. 학부모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 4000명의 학부모를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로 임명, 학생 • 강사 관리, 상담, 프로그램 참여 수요조사 등 행정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엄마품 멘토링제’를 도입한다. 엄마품 멘토링제는 학부모가 저소득층 및 맞벌이 가정 학생에 대한 방과 후 교육 • 돌봄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대학생 멘토링제, 도서지역 우수 군장병 강사 활용, 밤 11시까지 운영하는 종일 돌봄교실,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무료수강권 지원 등 여러 프로그램이 실시되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학생의 선택권을 강화한다. EBS 강의 품질 제고 우수강사진 확보, 맞춤형 강좌 개발 등 EBS 강의 서비스 품질제고 방안도 나왔다. 우수강사를 확보하기 위해 파견교사제를 도입 EBS 수능교재 연구 및 강의를 전담하게 하고, 원고료 지급 기준을 교재 판매에 대한 인세로 전환하는 등 인센티브를 늘려 스타강사 영입을 추진한다. 그리고 대입 자율화에 대비한 수능 • 수시강좌를 확대하고 수준별 강좌를 개발하는 등 맞춤형 강좌도 개발한다. 또한 학습자 중심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학습, 평가 및 이력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학습 플래너를 도입 개인별 학습관리를 강화하고 강사별 상담 튜터진을 배치하는 등 사이트의 편의성도 개선한다. [PAGE BREAK] 학원 운영의 효율적 관리 학원 교습시간 단속 강화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교육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도 함께 이뤄진다. 법률로 학원 교습시간을 10시로 제한하는 안은 많은 논란 끝에 결국 무산됐지만, 학원 교습이 조례로 정한 시간 내에서 운영되도록 지도 • 단속을 강화한다. 현재 각 시 • 도별로 교습시간 제한 조례가 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습시간 단속 강화와 함께 학원 교습시간을 서울시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고포상금제 도입 교과부는 수강료 관련 개선안도 내놓았다. 우선 학원비 징수 등 학원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 •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학원비를 공개 학생과 학부모의 학원선택권을 강화한다. 또한 학원비의 개념을 보충수업비, 교재비, 모의고사비 등 학원에 납부하는 모든 경비로 정립하고 영수증 발급 의무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학원의 설립 •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온라인 학원’을 추가해 온라인 교육기관이 평생교육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수강료 규제를 받고 있지 않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러한 여러 방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고, 학부모, 학교운영위원,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체감 학원비 모니터링팀’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제도 • 문화적 인프라 구축 시 • 도교육청 평가에 사교육비 절감 성과 반영 사교육 절감에 대한 시 • 도교육청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과부는 시 • 도교육청 평가 시 사교육 절감 성과를 50%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교육정책이 사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이 파악하기 위해 교육정책에 대한 사교육 유발 영향평가도 도입한다. 그동안 다수의 교육정책이 오히려 사교육을 유발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담당부서의 자체평가와 학생 • 학부모 • 교사 등 정책수요자 평가, 전문가 평가, 정책연구가 병행 실시된다. 영향평가가 실시되면 사교육 유발효과가 정책효과보다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책시행을 보류하고 사교육 유발을 최소화하는 정책대안을 선택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핵심과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신규정책 추진 시 사교육 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이를 시 • 도교육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 교과부는 학부모 인식전환을 위해 사교육비 관련 연구결과를 적극 홍보하고 학부모 단체와 공동으로 ‘사교육 줄이기’ 캠페인을 전개함과 동시에 자녀교육에 도움을 줄수 있는 각종 지원활동을 벌인다. 또한 다양한 대입 전형에 관한 정보제공을 위해 대입상담 콜센터를 운영한다. 최근 각 대학의 전형유형 및 전형방식 등이 매우 다양해져 학교수준의 진학지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올 9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대입상담 콜센터를 설치한다.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어려움은 비단 가정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이 받은 타격 또한 만만치가 않다. 개별 대학의 장학금은 물론 경제위기로 장학금 용도의 기부금 규모가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주식폭락과 함께 대학 보유 주식도 함께 폭락해 대학의 재정상태가 현저하게 악화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펠 장학금(Pell Grant)’의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에 상관없이 알맞은 규모의 자금을 제공하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산층을 위해서는 별다른 정책이 나오고 있지 않다. 최근 고등교육 진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산층 자녀를 위한 학자금 융자 방식 개선 및 펠 장학금 규모의 증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발표했으나 80년도 초반 대학을 다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그 당시 융자한 학자금을 2000년대 초반까지 갚았던 것을 감안할 때 뾰족한 해결책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 학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싼 미국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것일까? 자녀를 위해 사립대학 4년 등록금을 모으는 것이나, 2명 이상의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는 것은 평범한 미국 시민이 감당하기에 지나치게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한명의 자녀를 공립대학에 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불가능해 보이지 만은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매킨리 머디사(社) 대표 매킨리는 ‘20-20-20 전략’을 제안한다. 공립대학 등록금의 평균 액수를 현재 수준으로 가정할 때 한 아이가 4년제 공립 대학을 마치기 위해서는 약 6만 불이 필요한 데, 이를 2만 불씩 3가지 방법으로 지불하는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첫째,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2만 불을 예금해 두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이율이 6%라고 가정할 때 매달 50불씩을 저축하면 된다. 둘째, 아이가 대학에 다니는 동안 부모가 버는 돈으로 2만 불을 대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 2만 불은, 아이에게 4년간 학생 융자를 받아서 충당하도록 하도록 조언하고 있다. 이렇게 융자받은 돈을 매달 200불씩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약 10년이 걸리는 금액인데, 수십 년에 걸쳐 학자금 융자액을 갚아가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는 미국의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20~30대에 10년이면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 불황으로 대학의 장학금 규모 줄어 조금씩만 미리 준비하고 희생하기로 각오한다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아 보인다. 매킨리는 학자금 마련은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면 조금이라도 더 적게 융자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온 가족이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학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529 계정(Account)’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529 계정은 미국 정부가 자녀의 장래 고등교육 학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을 독려하기 위해 고안한 정책으로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이 계정을 통해 정립한 재원은 정해진 수혜자의 수업료 등 각종 학업관련 각종 대금, 책값, 학업 관련 기기 구입, 기숙사 및 주거비로 사용될 수 있다. 단 지정 수혜대상 학생은 인가된 미국 내 대학 혹은 몇몇 허가된 국외대학에 재학 중이어야 하며 풀타임 혹은 적어도 하프 타임(Half time)학생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 “학자금 마련, 빨리 시작하는 것이 왕도” 조부모가 아이들에게 장난감, 놀이기구, 새 옷 등을 사다 주는 일에 어느 정도 흥미를 잃어갈 때가 되면 손자, 손녀의 미래를 위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에 얘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대학들이 조부모의 대학교육비 기여 여부를 장학금사정 과정에서 고려한다고 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되도록 일찍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하며 아이들에게도 자신들이 져야 할 학자금 부담과 책임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러나 너무 빨리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해서 경제적인 부담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금전적인 이유만으로 아이가 꿈꿔오던 대학에 지원하는 것조차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이 평생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을 지원할 때는 학자금 융자가 가능한 대학을 타깃으로 삼아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십수 년 간 온 가족이 준비한 프로젝트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 진학률이 고등학교 졸업자의 85%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등록금 문제는 전 국민적 관심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해마다 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등록금을 둘러싼 학교와 학생단체의 갈등이 있고, 자녀의 고등교육 뒷바라지를 위해 논밭을 팔고, 아파트 평수를 줄이고, 부모의 노후자금을 당겨서 사용하는 등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일부 학과 대학의 경우 서민들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의 등록금을 책정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개의 대학 등록금이 수만 불에 육박하는 미국 대학에 비하면 아직은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다만 고등교육이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폭넓게 제공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형편에 맞게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학자금 지원 방안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