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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세 분 다 직업계고 출신이신데 취임 이후 모교가 모두 일반계고로 전환했어요. 직업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뼈아픈 현실이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윤인경 한국직업교육학회장은 착잡해 보였다. 얼마 전 모 지상파방송에서 특성화고를 용역업체로 비유한 것을 두고 한바탕 ‘격전’을 치른 그였다. 사과를 받아내기는 했지만 씁쓸함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너무했어요. 제자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려고 선생님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 데…. 왜곡된 내용으로 (특성화고를) 폄훼하다니요. 수십 년이 지나도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은 여전한 것 같아 서글픔이 앞섭니다.” 직업교육에 배려 너무 없어 윤 회장은 직업교육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탓하기에 앞서 정부부터 반성할 대목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전체의 20%가량 돼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죠. 그런데 국가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배려가 없어요.” 그는 교육과정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특성화고에 편성된 교과 수가 500여 개. 하지만 교수·학습방법이나 평가를 연구하는 인력은 교육부 산하기관에 4~5명 정도라고 했다. 계열별로 1명꼴이다. 국·영·수 등 주요교과는 수많은 연구진이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까부터 수능 시험문항까지 분석하고 있지만, 직업교육교과는 교수·학습에 대한 연구과제조차 진행되는 게 없다. 내실 있는 교육과정이 토대가 돼야 우수한 기술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데 첫 단추조차 꿰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2022 교육과정 개정에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2015 교육과정에서 NCS가 도입됐지만, 그동안 교사 양성, 교수·학습, 평가방식, 시설 설비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뒷받침된 게 없다”면서 “2022로 숫자만 바꾼다고 교육과정이 달라지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내 자식 같으면 그리하겠나” 뭐니 뭐니해도 특성화고의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취업난. 지난해 말부터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취업 지원을 당부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윤 회장은 교육부총리가 앞장서 취업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데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수한 직업계고 졸업생들이 열악한 근무조건을 견디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는 그는 “내 자식 같으면 그런 근무조건에서 일하도록 하겠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을 호소했다. 아울러 교육부나 교육청 등 공공기관부터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많이 취업시키는 모범을 보여 달라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고졸 공무원 비율을 2022년 20%로 끌어 올린다고 장담했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방직 9급은 2019년 317명에서 2020년 331명으로 고작 14명 늘었다. 현장실습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담기관 설립을 제안했다. 윤 회장은 현장실습이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이 매우 빈약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현장실습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모두 담임교사나 학교에 책임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현장실습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시스템 마련을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속사포를 쏘아대던 윤 회장이 특히 목소리를 높인 부분은 직업계고교의 교원 처우개선과 진로·직업교육 강화. 그는 먼저 일반계고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계고교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기본적인 교과교육은 물론 취업 준비, 취업처 알선, 학생 모집 홍보까지 일반계고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업무들이 (특성화고엔) 너무 많다”며 “직무 분석 등을 통해 업무곤란도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의 행복한 미래는 국가의 책무 아울러 진로·직업교육은 초·중·고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모든 교과의 교사 양성은 진로·직업교육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모든 교과의 표시과목에 ‘진로·직업’ 과목을 신설하고, 교사 임용고시에도 반영, 교사들의 역량강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직업교육학회 사상 첫 여성 회장인데다 직업교육계 대모로 불리는 윤 회장,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빠뜨린 말이 있다며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리곤 특성화고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전국 규모 연구대회는 꼭 존치돼야 한다고 했다. 20여 년 이상 실시돼온 ‘전국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교경영 및 교수·학습 연구대회’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전국단위 연구대회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위기를 맞은 것이다. 윤 회장은 “끊임없이 교수·학습방법을 연구하고 개선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해 온 연구대회를 없애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는 직업교육의 전문성 퇴행을 초래하는 교각살우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새해를 맞는 그의 소망이 궁금했다. “직업교육을 더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이 그들의 적성과 능력을 직업교육을 통해 신장하고 기술을 연마해 우리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책임이 국가에 있기 때문이죠.” 윤 회장은 “세계가 부러워한 K-에듀를 이제부터는 우리의 직업교육역량이 집결된 ‘K-진로·직업교육’으로 이어받아 전 세계로 전파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직업교육 효시는 1899년 상공학교의 설립부터.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학교 명칭은 실업계고등학교, 전문계고등학교를 거쳐 현재는 특성화고등학교로 불린다. 1958년 제1차 교육과정부터 고등학교 수준에서 농업·공업·상업·수산·가정(가사·실업) 분야의 전문교육을 실시하도록 하였으며, 이후 산업구조와 함께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미흡,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일자리 수급 불균형,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직업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교육과정의 경직성 등 직업교육의 문제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교육은 필연적으로 ‘희망’을 품고 있다. 삶에 필요한 것들을 익히는 시작점도 ‘교육’이고, 마침표도 ‘교육’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도 좋다’고 허락받은 교사는 그 과정을 함께한다. 그래서 더욱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게다가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이란 ‘마약’과도 같아서 힘들고, 힘들며, 힘들다고 투덜대면서도 ‘교사로서의 삶’을 멈출 수 없다. ‘희망’과 ‘성장’. 나는 그것이 교육의 핵심 키워드라고 믿는다. 관심, 그것만큼 좋은 ‘희망’은 없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쌓여간다. 어릴 땐 몰랐지만, 철이 들면서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무기력해진다. ‘해봤자 안 된다’는 패배의식은 아이들을 멈춰 세운다. 학습결손으로 누적된 학력격차는 ‘학교의 의미’를 잃게 만들고, 자퇴하겠다고 선언한다. 안타까웠다. 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성공경험을 맛보고, ‘하면 되는구나’라는 희망을 엿보고, 그 과정에서 한 뼘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적어도 학교를 떠올리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한 번쯤은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대안교실’이었다.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는 대안교실 예산 1,800만 원은 16명의 아이에게 학교 다니는 즐거움을 되찾아 주었다. 학교에 오면 엎어져 잠만 자던 녀석들의 눈이 어느 순간부터 반짝이기 시작했다. 제과제빵·플라워아트·아로마테라피·슈가아트·바리스타·메이크업·특수분장 등 다양한 진로탐색을 하면서 그동안 꼭꼭 숨겨두었던 재능을 발휘했다. 넉넉한 예산 덕에 재료비를 아끼지 않았더니, 아이들은 ‘내 것’을 챙긴 뒤 ‘나눔’ 할 대상을 찾았다. 처음엔 가족, 다음엔 친구, 그다음엔 교사…. 아이들이 만든 과자와 비누·향수·꽃다발을 받은 교사들은 “뭐야, 맨날 잠만 자는 줄 알았더니, 네가 이런 재주가 있었어. 우와, 다시 봤는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아이들의 쑥스러운 얼굴엔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렇게 자신감이 쌓여갔다. 세상을 향해 ‘분노감’을 쏟아내기 바빴던 녀석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자격증을 어떻게 따는지 묻기 시작했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잘 따라와 줄지, 괜한 짓을 하는 것은 아닐지 확신이 없었던 나에게 아이들은 보란 듯이 ‘성장’을 보여줬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이 아이들을 놓칠 뻔했다. 그저 ‘골칫덩어리들’이라고 외면했더라면, ‘새로운 일거리’라며 거부했더라면 ‘이것저것 부족한 아이들’의 비통한 절규를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대안교실을 마무리하던 한강 나들이에서 아이들은 “쌤, 덕분에 학교생활이 즐거워졌어요. 학교를 떠올리면 늘 ‘지옥’ 같았는데, ‘행복했던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라고 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나 역시 오랜만에 매일 매일이 궁금해지고, 행복했다. 아마도 대안교실 아이들이 보여준 ‘성장’이 매너리즘에 빠졌던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던 것 같다. 대안교실을 일 년 동안 운영하면서 나는 확신이 생겼다. 이 아이들은 다만 아직 계기를 찾지 못했을 뿐, 멍석을 깔아주면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마음 열고 의지할 대상을 찾지 못했을 뿐, 누구보다도 도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올해도 대안교실은 계속된다. 대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할 계획이다. 작년 말, 대안교실을 홍보하기 위해 평가회 대신 원데이 클래스로 운영했다. 교사들에게 대안교실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게 하면서 아이들이 어떤 성장을 했는지 보여줬다.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런 프로그램이라면 내년에 ○○이도 보내봐야겠다’며 적극적이었다. 관심. 그것만큼 좋은 희망은 없다. 연대, 교육 영역이 무한대로 넓어졌다 작년 11월 말, 무작정 서울북부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과에 전화를 걸었다. “우리 학교에 암 4기 판정을 받았지만,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못 하고 있는 아이가 있는데 교육청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한참 동안 그저 하소연을 듣기만 하던 담당 장학사가 현재로서는 도울 방법이 없지만, 일단 논의를 해보고 다시 연락을 주겠노라고 했다. ‘그럼 그렇지’라며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그다음 날 전화가 왔다. 여기저기 연락을 해봤는데, 한군데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며 전화번호를 건네줬다. 도봉교육복지지원센터는 △△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보건소와 연결해줬고, 병원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물론 학교에서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대안교실의 유일한 1학년 학생이었던 △△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같은 반 아이들은 코로나19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학교에 나와서 모금활동에 필요한 포스터를 만들며,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고 도왔다. 아이들은 1·2학년 각 반을 돌며 모금운동을 했고, 본인 SNS에 열심히 퍼다 날랐다. 다른 학교 친구들도 한마음으로 모금운동에 동참했고, 자녀의 기특한 마음씀씀이에 학부모도 흔쾌히 참여했다. ‘핫도그 하나 안 사 먹을 돈, 음료수 하나 안 사 먹을 돈으로 친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아이들의 호소가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4백만 원이 모였다. 그다음 날은 6백만 원을 넘어섰다. 대안교실 한 녀석이 나에게 와서 말했다. “쌤, 아르바이트비 입금되자마자 반 뚝 잘라서 넣었어요. 돈이 아까울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아깝더라고요. 오히려 기분이 좋아요.” 아, 이 녀석도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녀석인데…. 뭉클해져서 꼭 껴안아 줬다. 아이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감동받은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모금에 참여했다. 홍보 동영상을 찍어 점심시간마다 급식실에서 틀고, 졸업생들에게 알리고, 여교사회와 남교사회에서 장학금을 기증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동창회에서도 힘을 실어주었다. 그렇게 학생·교사·졸업생·학부모가 하나가 되었다. 모금 시작 일주일 후, 무려 15,000,000원이 걷혔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아버지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이는 해맑게 웃었다. 육종암. 폐로 전이되어 4기 판정을 받았지만, 병원비 때문에 아직 입원을 못 하고 있던 △△이는 현재 항암치료 중이다.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가치 있는 돈’을 쓸 줄 알았던 아이들은 △△이를 만나러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뿌듯함’에 흥분돼 있었다. 그 감정이 세상에 대한 나눔으로, 기부로, 배려로 이어지리라. 그리고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하게 움직일 것이다. 교육은 ‘학교를 통해서’ 완성된다 나는 교육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 교육지원청의 애씀을 보았고, 지역 네트워크의 파워를 느꼈고,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다. 함께 어깨 걸고 광장으로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연대’할 수 있고, ‘연대’가 교육 영역을 무한대로 넓혀줄 수 있음을 배웠다. 더불어 어쩌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 뿐 모든 ‘교육관련 종사자’들은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자기의 자리에서, 각자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애쓰고 있음을 확인했다. 교육부는 아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교육청은 그 정책을 실현할 방법을 계획하며, 학교는 그 계획을 실현한다. 결국 교육정책을 완성시키는 것은 교사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교육정책을 단 몇 줄의 공문과 읽지도 않는 첨부파일·두꺼운 책자로 전달받는다. 정책의 중요성과 목적은 퇴색되고, 행정 처리와 보고할 숫자만 남는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리 만무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은 ‘힘’을 잃어버린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방법이라도 현장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사실상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현실과 일치하는 교육, 아이들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실현을 위해서는 학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역에 기반하고, 학교실정에 맞는 교육은 ‘학교를 통해서’ 가능하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만약 ‘자, 이런 정책과 방안을 만들었으니 학교는 적용한 후, 보고하라’가 아니라 ‘이런 교육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하는데 학교 실정은 어떤가?’를 먼저 물어본 후 정책을 수립한다면 교사들은 ‘현장에 기반을 둔’, ‘아이들 삶에 영향을 주는’,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낼 것이다. 교사들은 ‘아닌 척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아끼며, 아이들을 돕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말로 설명되거나, 글로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익히며 경험할 때 비로소 아름다워진다고 믿는다. 2020년 희망을 맛본 나는 2021년 더욱 확신을 갖고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연대’의 힘을 확인한 나는 보다 적극적으로 교육지원청·지역 네트워크와 소통할 것이다. 나의 교육영토가 넓어졌다. 그만큼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다. 아마도 아이들 덕분에 내가 한 뼘 더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2021년,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하얀 소를 뜻하는 ‘신축년’을 맞이한 것이다. 소는 전통적으로 우리의 의식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논과 밭을 갈며 부지런하게 일을 하는 이미지를 가진 대표적인 동물이다. 그래서 소띠는 기본 성품 자체가 어질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보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을 산다고 한다. 이렇게 새해엔 우리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던 2020년의 기억을 뒤로 한 채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일하고 그로부터 나누고 베푸는 삶으로 여유 있게 그리고 건강한 삶으로 각자의 길에 희망의 새 빛이 밝게 비추길 소망한다. 돌이켜보면 2020년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상 초유의 길을 가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새해 벽두에 미국의 민중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 Frost, 1874~1963)가 쓴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의 시구가 문득 떠오른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해 안타까워했습니다. 결국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그렇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평화와 안정을 잃고 우리가 선택한 길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새로운 길은 과거의 익숙한 길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것이 상상 이상의 시행착오를 일으켰다. 하지만 버티고 인내해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앞으로도 온갖 험로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왜냐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길을 가야만 하는 국내·외 위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국가의 흥망성쇠와 함께 파란만장한 파도를 넘어왔다. 구한 말 쇄국정책으로부터 국가의 문을 개방하였으나 강대한 이웃 국가들의 이권 쟁탈전에 속수무책으로 안방을 내주고 급기야 나라를 잃는 치욕의 삶을 살았다. 그 속에서도 선각자들은 교육에 헌신하여 무지한 국민들을 일깨웠다. 해방 후 분단된 조국엔 동족끼리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운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로부터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 속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라는 조롱 섞인 설움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피난처에서도 천막을 지어 배움은 계속되었고, 국민소득 60불의 세계 최고 빈곤국에서 이젠 경제 10위권을 오르내리는 강국이 되었다. 일찍이 이와 같은 기적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렸고, 여기엔 교육의 역할이 1등 공신이었다. 짧은 부흥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제화·민주화·정보화·디지털화를 이루어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선보이는 최첨단기술을 보유한 막강한 국가가 되었다. 이것이 어떻게 해서 가능했을까? 교육의 새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 영어 속담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고 했다. 우리는 소처럼 우직하게 성실하고 부지런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높은 교육열로 국가백년대계를 이끌었다. 오죽하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수시로 “한국의 교육을 보라”며 우리의 교육과 교사의 수준을 한껏 부러워했을까. 스스로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에 힘입어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런 이면엔 늦은 밤까지 전등불을 환하게 밝힌 대한민국 학교의 전경이 서방 선진국에 특집 기사로 소개돼 그들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고 신비로운 기적 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엔 인권유린이란 서구의 부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그렇게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배운 우리의 교육이 아니던가. 그러나 화려한 영광의 이면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것은 전 세계가 21세기에 국가의 운명을 걸고 빅 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AR 기술·VR 기술 등으로 특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헤게모니 쟁탈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은 아직도 과거에 익숙한 산업화의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는 그중에서도 변화를 꺼리는 보수의 선두에 서있다. 이제 우리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교육의 새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 이는 국가적 생사가 걸린 과업이자 의무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육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응답하라, 2021 교육 첫째, 정부의 확고한 교육철학의 정립이다. 정부는 그동안 어렵게 정착되어 온 수시전형에 모반을 꾀했다. 교육의 공정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한순간에 공든탑을 무너뜨렸다. 정시에 서울과 수도권 대학은 수능을 30% 이상 반영하도록 규제한 것이다. 이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실행을 앞두고 전혀 이율배반적이다. 한마디로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치행위가 상위 10%를 위한 경쟁교육으로 나머지 90%를 압도하고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철학 없는 개인의 삶이 없듯이 하물며 국가의 교육철학은 말해 무엇하랴. 둘째, 학교의 공간혁신사업의 전면 확대다. 현재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을 주요 대상으로 하지만 이는 군대식 막사나 공장과 같은 일제식 학교건물을 21세기 아이들의 창의적 배움터로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아이들이 눈뜨면 제일 먼저 가고 싶은 곳, 재미있고 성장하는 배움이 충만한 학교가 되려면 지금의 교도소와 같은 학교 시설과 시스템은 완전 혁신을 해야 한다. 다행히 2020년 정부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은 앞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셋째, 교사의 본연의 역할과 교육권의 보장이다. 오늘날 교사는 고달프기 짝이 없다. 교육부·교육청·지자체로부터 내려오는 각종 공문은 수업보다는 보고서 작성에 매달리는 시간이 압도적이다. 교실엔 20명 이하의 학생으로 편성하여 교사가 개인별 맞춤형 수업과 생활지도에 보다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의 성과는 교사가 학생과 함께 하는 시간에 정비례한다. 지금의 상황은 많은 학생이 하루 종일 한 번도 담임교사로부터 이름을 불리지 못하고 하교한다. 교사가 학생 교육에만 전념하도록 과감하게 교육과 행정업무를 분리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교원평가를 보다 실질적으로 실시하여 교원의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넷째, 교육불평등 해소다. 학생은 적어도 배움의 의지가 교육환경의 미비로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컴퓨터 환경을 구축하지 못해서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평생교육시대의 기반이 되는 대중무료공개강좌(K-MOOC)를 비롯하여 각종 국내외 유명대학의 인터넷 기반 공개강좌에 접근하지 못해 배움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인 비극이다. 적어도 교육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청년고용의 확대다. 현재의 우리나라 학생들처럼 각종 스펙으로 실력을 갖춘 세대는 유사 이래 없다. 사교육비는 이미 2019년 21조 5,000억 원을 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대학에 가지 않고도 취업하여 일정량의 노동으로 행복하게 사는 데 지장이 없도록 고졸자에 대한 취업의 기회를 늘려야 한다. 이는 저출산 문제의 해결과도 연계된다. 대한민국은 미국 다음으로 대학교육비가 비싼 나라다. 유럽처럼 무료로 대학교육을 실시하든지 아니면 고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해서 원만하게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대다수 특성화 고교의 졸업생 60%가 대학에 진학하는 오늘날의 교육정책은 악순환만을 반복할 뿐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시급한 혁신을 통해 교육을 지금의 비정상에서 선진 교육문화로 나아가, 생각하는 역량을 기르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신축년에는 보다 창의적인 교육으로 온 국민이 신뢰하고 희망이 함께 하는 큰 교육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01 40년도 더 지난 이야기이다. 약수동에 있는 초임지 장충여자중학교에서 근무하던 나는 20대 중반의 풋풋한 청년 교사이었다. ‘청년 교사’란 말은 ‘교사의 젊음’에서 순수와 열정을 바라는 기대가 담긴 말이다. 그런 덕성을 향하도록, 듣기 좋게 부각한 표현이다. 말과 실제가 똑같지는 않다. 나를 두고서만 보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경험 미숙한 총각 선생이란 설명이 나의 실제에 더 맞았을 것이다. 신학기로 분주한 3월 중순, 최옥려 교장선생께서 나를 교장실로 부르셨다. 사정은 이러했다. 시내 인문계 K고등학교에 갑자기 국어교사 결원이 생겼다. 정규 인사이동은 이미 다 끝났고, 새 학기 학사일정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다른 고등학교에서 K고등학교로 올 수 있는 선생님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형편이 급하여, 적절한 사람을 중학교 교사 중에서 추천받고자 하는데, 그 추천 요청이 우리 최 교장 선생님에게 온 것이다. 최 교장 선생님은 나를 추천했노라고 하며, 공식 인사발령이 나는 대로 고등학교로 옮겨 갈 준비를 하라고 하신다. 배려해 주신 것이 틀림없는데, 무어라고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몰라 그냥 우물쭈물했던 것 같다. 마음과는 달리 반듯한 감사의 인사말이 나오지 않았다. 며칠 후 교장선생님은 다시 나를 불러, 전출 인사명령이 났음을 알려 주신다. 고등학교로 가서도 열심히 성실하게 할 줄 믿는다면서, 가능하면 대학원 공부도 하여서, 자기계발에 힘쓰라고 하신다. 당시에 젊은 교사들에게 대학원 진학을 권장하는 교장은 거의 없었다. 교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데, 교장선생님이 다시 나를 부르더니 이렇게 말씀하신다. “K고등학교에 공식 출근하기 전에, 박 선생을 선택하여 전출 제청을 해 주신 K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도록 하세요. 그게 다 사람 사는 인사 예의(禮儀)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답을 마치고 돌아서서 다시 교장실 문을 나서는데, 교장선생님은 또 나를 부른다. “찾아뵐 때, 그냥 빈손으로 가지 말고, 동네 정육점에 들러서 쇠고기 두 근만 사서 가세요. 박 선생 왠지 그런 거 잘하지 못할 것 같아서, 내가 공연한 노파심을 냅니다.” 최 교장선생님은 회갑을 앞둔 여자분이셨다. 학교경영이 반듯하고 학생들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한신 분이었다. 자상함이랄 수도 있지만, 내 미숙함과 다듬어지지 못한 촌스러운 태도를 은연중에 걱정하신 것이었다. 실제로 최 교장선생님의 그 쇠고기 말씀이 없었다면 나는 어떠했을까. 아마도 빈손으로 갔거나, 최 교장선생님이 말한 ‘인사 예의’에 값하는 것을 제대로 챙겨서 갔을 것 같지 않다. 그 나이에는 그런 인사가 왠지 낯설었다. 시대가 궁핍했던 탓일까. 뭘 사서 들고 인사를 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최 교장선생님의 노파심은 ‘공연한 노파심’이 아니었다. 삶의 전체성 속에서 ‘인사의 반듯함’을 생활교양으로 감득하지 못한, 나의 미숙을 헤아려 보신 거였다. 나는 ‘인사를 차린다는 것’이 외워서 알게 되는 지식이 아님을 알았다. 그것은 지혜에 속하는 것이다. 그때 내가 행한 인사가 반듯한 예의가 되었는지, 그렇지 못했는지, 잘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일로 인하여 나는 인사에 대한 나의 판단 역량이랄까 감수성이랄까 하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나의 인사성 전반에 대해서 약간 눈을 뜨게 되었다. 이 일이 머리 속에 강하게 남아 있음을 보면, 나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학습을 한 것이리라. 02 글자 뜻 그대로만 보면, ‘인사’는 ‘사람 인(人)’자와 ‘일 사(事)’자로 되어 있으니, ‘사람의 일’이란 뜻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에 그런 ‘인사(人事)’의 뜻이 잘 나타난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그런 뜻이니,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이 ‘인사’인 것이다. 이 ‘인사’가 만나는 사람에게 기꺼이 아는 체하며, ‘안녕’하고 말을 건네는, 바로 그 일상의 ‘인사(人事)’와 같은 글자로 표기된다니, 생각해 보면 의미가 깊고 또 깊다. 우리가 항용 나누는 인사, 바로 이 인사야말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고, 살아가는 데에 중심을 이룬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니 그 뜻이 어찌 깊지 아니한가. 몸으로 표현하는 인사도 많다. 나는 혼인 예식에서 신랑 신부 맞절처럼 아름답고 소중해 보이는 인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례를 볼 때 맞절 순서에서 나는 이렇게 덧붙인다. “상대의 존재와 인격을 향하여 최고의 존경을 담아 맞절을 해 주세요. 상호공경의 최경례(最敬禮)입니다. 살면서, 해마다 결혼기념일에 부부가 꼭 한번 맞절하시기를 바랍니다. 자녀들 앞에서 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인사는 글로도 전해지고, 선물이 인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음이 담기지 않는 인사는 인사치레가 된다. 상대가 인사치레인 줄 알아차리면, 그 인사는 하지 않음만 못할 수도 있다. 인사는 어렵다. 사전에 나타난 ‘인사’의 뜻은 넓고 다채롭다. 안부를 묻거나 공경하여 예를 표하는 것을 인사라고 한다. ‘어른께 인사를 여쭙는다’가 바로 그런 인사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성명을 통하는 것은 가장 생생한 인사 광경이다. 이걸 못하면 사회성 없는 사람이 된다. 인사를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로 보는 것은 동서양이 다 마찬가지이다. 이런 인사와는 결이 다른 인사도 있다. 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일도 ‘인사’라고 한다. 인사관리니, 인사발령이니, 인사문제니 할 때, ‘인사’란 다른 의미를 보인다. 인사성이 좋은 사람이 인사발령에서 이득을 본다면, 그 ‘인사’와 이 ‘인사’ 사이에 서로 통하는 데가 있기 때문일까. 사람을 대할 때의 인사나, 조직에서의 인사 관리나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사가 만사이다’라는 말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공평하게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인사에 해당하는 영어를 찾으면 다양한 어휘들이 우리 말 ‘인사’에 대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말로 하는 인사는 ‘Hello’, 몸으로 구부리는 인사는 ‘bow’이다. 안부를 묻는 인사는 Greetings이고, 경례의 의식이 담긴 인사는 Salute이다. 인사관리의 인사는 Personal이라고도 하고, Human Business라고도 한다. 공적차원의 인사는 정중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a visit of courtesy’를 ‘인사차 방문’으로 번역하는 데서 그런 흔적이 보인다. 번거로워 보이는 인사에는 정중함의 코드가 숨어 있다. 그것은 문화이다. 여기에 이르려면 인사는 인생사 전반에 관여하고, 끼어들지 않는 데가 없다. 그래서 인사는 어렵지 않을 수가 없다. 03 흥선대원군의 권세가 대단하던 시절이었단다. 대원군이 있는 운현궁에 시골 선비가 찾아와, 사정을 호소하고, 일자리를 부탁하려고 했다. 마당을 돌아가다가 갑자기 대원군과 마주쳤다. 대원군이 행색 초라한 시골 선비를 수상히 여겨 호통을 쳤다. “네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왔느냐?” 엉겁결에 대원군을 맞닥뜨린 시골 선비는 놀라 정신이 아득해져서, 땅에 엎드려 고개를 처박고 연거푸 두 번이나 절을 했다. 대원군이 다시 호통을 친다. “네 이놈! 네가 나를 죽은 사람 취급하느냐? 어찌 산 사람에게 두 번 절을 하는고? 나를 이리 능멸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시골 양반은 기가 찼다. 부탁을 꺼내기도 전에, 벌로 매를 맞아 죽게 생겼다. 그 경황없는 와중에도 그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올린다. “대감님,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소생 두 번 절을 올렸으나, 앞에 올린 절은 대감님을 처음 뵙는 인사로 올린 절이고요, 뒤에 올린 절은 물러간다는 하직 인사로 올린 절입니다. 굽어 살피시옵소서.” 대원군은 그에게 어떤 처분을 내렸을까. 말장난한다고 벌을 내렸을까. 임기응변의 재주를 인정하여 벼슬자리를 주었을까. 어느 쪽도 답이 될 수 있으리라. 인사로 맞닥트리는 삶의 장면들은 늘 역동적이고, 그 역동에 맞추어 인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새해 인사들이 넘쳐난다. 대량 복제된 인사 메시지들이 말로, SNS로, 선물로 발송되고 수신될 것이다. 인사야말로 사람을 목적으로 대하는 일, 그래서, 인사(人事)이지 않았던가. 새해에는 복제된 상투적 메시지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메시지로 인사할 일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공감 독서 프로젝트 수업은 ‘독서란 무엇이고, 이에 대한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독서 개념을 주장한 학자들의 정의를 분석해 보면 그 범위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행위로 개별 글자를 인식하는 미시적인 접근(Harris Hodge, 1995)부터 그 텍스트를 이해하고 의미를 추출하여 구성하는 행위(NAGB, 2015; OCED, 2013; Robeck Wallace, 1990)까지 독서와 관련된 요소로 확대하여 접근하고 있다. NAGB(2015)는 독서에서 텍스트의 의미 사용이 중요함을 주장하였으며, OCED(2013)는 그 의미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을 성찰하고 몰입하는 것까지 확장하여 정의하고 있다. 독서는 이러한 인지적인 요인 외에 독서 태도 및 동기와 같은 정의적인 영역까지 확대하였으며(Conradi et al., 2014), 로벡과 윌리스(Robeck Wallace, 1990)는 이러한 인지 및 정의적 구조에 새로운 정보까지 통합시키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복잡한 어떤 관계에 참여하는 것으로(Sumara, 1996)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작가·독자·텍스트 간의 상호작용은 물론 그 사회적인 참여와 같은 능동적이고 복잡한 의미까지 포함하기도 한다(NAGB, 2015; OCED, 2013). 이처럼 독서는 학자마다 그 정의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서에 대한 정의를 종합하여 공식처럼 정리해 보았다. 독서의 정의에 따른 범위가 이러하다면 과연 그 교육의 틀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독서란 과연 무엇일까? 글자 그대로 해석한 ‘글을 읽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범위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보다 효율적인 독서를 위해 교육과정 내의 교육활동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독서를 위한 교육이 아직 체계화되지 못하고 매뉴얼도 부족한 상태라 더욱 혼란스럽다. ‘교육과정 내에서 자율독서가 아닌 교육을 위한 독서의 목표와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교사에게 많은 과제를 제시한다.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현재도 교육현장에서는 수많은 교육적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필자 또한 현장의 상황과 맥락을 반영하여 일반성과 우수성의 균형을 찾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의도를 반영한 수업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PART VIEW] 사서교사의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수업, 목표와 의미는 무엇? 본 수업은 사서교사로서 독서교육을 실천하기 위하여 학교 교육·교과교육과정·학교도서관을 연계하고, 교육가족 공동체 및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독서활동 프로그램으로 설계하였다. 생각·관찰, 탐구 기반의 읽기·말하기·듣기·쓰기(Thinking·Reading, Speaking·listening, Writing)의 언어활동으로 자기주도적 독서과정을 통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이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 12차시로 수업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두었던 것은 이 수업에서 독서활동을 통해 교사가 의도하고 있는 학생의 배움은 무엇이며, 그 배움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떠한 교수·학습방법을 전개할 것인가이다. 즉,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독서과정 측면에서 독서하는 방법에 포인트를 두어 텍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 즉, 글을 읽고 생각을 수렴하며 확장시키는 읽기 방법에 대한 학습에 의미를 두었다. 수업설계 특히 1인 관리 체제의 도서관 운영을 하면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독서교육 프로그램 이외에 사서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독서과목의 교과전담시스템을 시행해 보았다. 우선 국어과목 내 독서단원의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2개 학년 각 한 학기 즉, 1학기에는 4학년, 2학기에는 3학년을 담당하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초등교육과정 6년 중 1년을 사서교사에게 독서수업을 받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었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차별화된 독서수업 즉, 담임교사와는 또 다른 독서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재구성했다. 특히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네 가지 특별한 방법을 도입하여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은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육과정과 학교도서관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한 독서에 대한 기본교육으로 텍스트를 읽고, 상황과 맥락을 기반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함양시키고자 했다. 그래서 책 잘 읽고, 글 잘 쓰기 위한 독서전략으로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따라서 독서 전에 ‘무엇? 왜? 어떻게? 만약에?’라는 4가지 질문 방법을 학습하면서 ‘글 쓰고 토론하기 위한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더불어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글 쓰고 토론하기 위한 오레오맵(OREO Map)에 대한 소개와 단계를 경험에 적용하도록 교육하였다(그림 1 참조). 또한 독서 중에는 눈으로 읽고 귀로 듣는 낭독방법을 선택하여 다양한 책 읽는 방법을 교사가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읽기 과정 속에서 소단원별로 인물·배경·사건 중심으로 내용을 요약하는 사실적 읽기, 어휘를 통해 유추하는 추론적 읽기,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비판적 읽기,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함께 나누는 감상적 읽기가 이루어지도록 질문을 만들어 읽음으로써 스스로 사고하는 학습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즉, 독서과정에서 다양한 읽기방법을 질문에 담아 사고를 유도하여 생각을 확장하고, 수렴하여 배움이 일어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책의 텍스트만 읽고, 사고를 기피하는 요즘 학생들을 위해 사고방법을 교육한 것으로, 책 속 내용(정보)을 나의 지식으로 재구조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독서 후에는 책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매체 즉, 동영상 자료 찾는 방법·뉴스기사 검색·인터넷 사전 사용법·주제 관련 다른 책 등을 소개하고 올바른 매체를 선택하여 읽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4학년 수준에 맞게 재구성하여 적용하였다. 프로젝트 수업의 마지막은 함께 읽은 책의 저자를 초청하여 함께 대화를 나누고, 프로젝트 이후에도 지속적인 독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작가의 또 다른 책에 대한 소개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였다. 교수·학습지도안 ● 교과 및 단원(차시) _ 국어 / 독서 / 12/12차시 ● 학습주제 및 목표 _ 다양한 토론기법 및 글쓰기 방법을 적용하여 책 속 주인공의 문제를 해결하여 의사소통역량 기르기 ● 교수·학습지도안 수업결과 지역 서점 나들이로 시작한 한 학기 한 권 읽기 프로젝트 수업은 작가와의 만남으로 마무리하였다. 이는 학생을 위한 독서교육 프로그램으로 기초·기본교육으로서 책 읽는 방법에 대한 교육으로 독서의 출발점을 안내하였고, 질문하며 읽기와 논리적인 사고를 위한 기법을 적용한 독서전략, 다양한 매체에 대한 이해로 독서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의 연계활동, 작가와의 만남과 같이 프로젝트 수업으로 재구성하여 차별화함으로써 교육목표의 최종 도착점인 ‘자기주도적인 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천하였다. 앞으로도 체계적으로 독서 및 독서교육이 초·중·고·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범위를 확대하여 가능성을 검토하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올 한해 예상치도 못했던 코로나19는 하루아침에 정말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사람들은 일상을 잃어버렸고, 학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학교현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상황에 대처하느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업혁신에 많은 이바지를 하였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던 수업과 학습형태가 올 한 해 동안 급격하게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원격수업 또는 블랜디드수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짧은 기간 동안 상위권과 하위권의 학습격차는 따라잡을 수도 없을 만큼 벌어졌다. 사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과 누릴 수 없는 계층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확연히 갈리게 된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걸까? 우선 올해 원격수업은 e학습터·네이버 밴드·ZOOM·구글 클래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학교마다 선정하여 진행했고, 본교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채팅 프로그램인 ZOOM을 선택했다. 처음 원격수업을 하던 날, 평소 수업시간에 매일 엎드려 있는 학생도 처음 접하는 상황이 신기했는지 신나는 목소리로 대답도 잘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화면에서 아이들은 모두 사라졌다. 화면은 모두 꺼져있고, ‘마이크가 고장 났어요’, ‘핸드폰 카메라가 고장이 났어요’ 등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게임을 하다가 혼나는 학생도 많았고, 심지어 코를 고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여기서 나는 두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첫째, 과연 아이들은 내 수업을 제대로 듣고 있을까? 둘째, 과연 학습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새로운 형태의 원격수업 또는 블랜디드수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또 어떤 재난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수업형태를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안전하게 학습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블랜디드 체육수업 소개 우선 올해 이루어진 온라인수업은 블랜디드러닝이라기보다는 원격수업 형태에 가깝다. 블랜디드러닝은 온라인수업과 오프라인수업을 결합한 형태이다. 가장 대표적인 블랜디드 수업형태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교사가 온라인 과제를 제시하면, 과제를 가정에서 수행하는 형태와 ▲가정에서 다음 날 수업에서 다룰 주제를 미리 조사하거나 학습한 후 과제를 수행하여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토론·토의형식으로 진행하는 두 가지 형태이다. 다음에서 가장 대표적인 운동 애플리케이션 몇 가지와 학교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블랜디드러닝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PART VIEW]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 ● 수업 적용방법(Nike training club) ● 평가 운동을 수행하다 보면 학생들은 다양한 배지와 트로피를 획득하게 된다. 배지는 간단한 활동부터 어려운 목표를 달성했을 때 획득할 수 있다. 간단한 활동은 첫 트레이닝, 3일 연속 운동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다. 이런 보상체계는 학생들의 동기를 향상시킨다. 또한 순위권 안에 들어가면 획득할 수 있는 트로피를 자랑하면서 서로 경쟁할 수 있다. 이러한 배지와 트로피 획득 현황을 가지고 교사는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배지 획득 현황만 보더라도 이 학생이 1주일에 얼마나 운동을 하고, 어떤 형태의 운동을 자주하며, 강도는 어떻게 발전해나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현 교육과정평가에서 강조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과정중심평가라고 생각한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꼼꼼하게 학생 활동내용을 기록하는 교사도 있지만, 사실 수업하면서 학생활동을 일일이 관찰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관찰내용을 다시 나이스에 옮겨 적는 작업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을 사용하면 교사가 일일이 학생 개개인을 관찰하고 기록하지 않더라도 모든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즉, 정확한 데이터가 누적되어 한눈에 그 과정을 볼 수 있다. 나이키 런 클럽(NRC) ● 수업 적용방법(Nike run club) ● 평가 나이키 런 클럽 역시 나이키 트레이닝과 마찬가지로 배지와 트로피 획득 현황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수업 전에는 코스에 대한 정보를 발표하고, 활동 후에는 달리면서 느낀 점 또는 체성분 측정을 통한 신체변화 등 여러 가지 과제물이나 결과물로 수행평가를 할 수 있다. 만약 방역문제로 등교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발표가 가능하고, 발표형식이 아니더라도 매일 스마트폰으로 느낀 점이나 코스에 대한 정보를 간단하게 한 줄 적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운동습관을 확인할 수 있으며, 친구들의 기록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트루코치(True coach) ● 수업 적용방법(True coach) ● 평가 평소라면 축구·농구 등 구기종목을 연습하러 아무 때나 학교로 나오면 된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감염병이 심각한 재난상황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집에서 구기종목을 연습하기에는 시설과 장비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강당이나 운동장에 교사가 제시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미리 준비해두고, 자신이 예약한 시간에 체육관이나 운동장을 이용하면서(그림 1 참조) 교사에게 피드백과 평가를 받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현재 교육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어야 해서 당장 실행하기는 어렵지만, 학생 한 명당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집단수업보다 감염병 예방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결합 여기서 조금 더 학생 건강에 대한 다양하고 정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24시간·1년·평생의 신체 움직임에 대한 모든 활동을 기록할 수 있고, 수면습관·심박수·혈중 산소 포화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 학생의 운동습관뿐만 아니라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다행히 기술 발전으로 재료 원가가 절감되어 삼성전자 갤럭시핏2의 경우 4만 원대, 갓성비라고 불리는 샤오미 미밴드는 2~3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 스포츠클럽이나 학교체육에 투자되는 예산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지금 세계적인 기업들은 정보수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고객 한 명의 사소한 정보까지 수집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우리도 학생의 건강과 관련된 사소한 정보까지 수집하여 개인에 맞는 운동습관을 처방하고, 질병을 조기 진단하여 국책사업인 ‘국민체력 100’으로 정보를 인계하고, 평생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그림 2 참조). 물론 민감한 정보들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철저한 보완시스템과 인권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방과후학교 지금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만 해도 주위에 운동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다. 태권도나 탁구장 그리고 버스를 타고 조금만 가면 승마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시설을 활용한다면 스포츠강사가 스포츠클럽 수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 특히 지역 특색에 맞는 특별한 종목까지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수업 적용방법 맺으며 앞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과 수업방법은 중학교 체육 교육과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다양한 학교급, 특히 다양한 교과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있기 때문에 함께 고민한다면 여러 교과에 적합한 블랜디드수업을 찾아낼 수 있고, 찾아내야만 한다. 왜냐하면 첫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래형 수업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도전을 해왔지만, 갑자기 닥친 바이러스로 인해 교육시스템은 힘없이 쓰러졌다. 내년에는 백신이 나와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보다는 바이러스가 영원히 해결되지 않고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리 대비한다면 그보다 나은 상황에서는 훨씬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열심히 수업에 참여함’, ‘적극적으로 내용을 이해함’ 등의 모호한 정보가 아니라 실질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주 몇 회 운동을 하고, 어떤 강도로 운동을 했으며, 그때의 심박수와 산소포화도는 어떠했고, 골격근량과 체지방량은 이렇게 바뀌었다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 개인의 평생 건강과 질병관리가 가능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이스로 전송할 수 있다면 교사의 행정업무가 경감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셋째, 현재에도 충분한 기술력이 있으므로 애플리케이션과 기기의 장점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초·중·고 교육과정에 맞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모든 영역을 포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통일성 있는 교육이 가능하게 하며, 영역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다양성 또한 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철저한 보안이 선행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어떠한 비상사태에도 안전하게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 전염병은 절대로 종식되지 않을 것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연구가 많다. 지금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내년의 교육은 올해보다 더욱 암담하리라 생각한다. 오늘 소개한 블랜디드 학습방법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여러 도움이 필요하지만, 올바른 방향의 수업혁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고요하고 잔잔한 호수가 있다. 누군가가 잔잔한 호수를 향해 작은 돌멩이를 던진다. 돌멩이는 ‘퐁’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리고 그 순간 돌멩이를 중심으로 파동이 소리 없이 퍼진다.’ 본 수업을 성찰하며, 수업자인 필자가 작성한 수업 비평문 중 일부이다. 필자는 본 수업을 돌아보며 ‘교육은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것’이라고 정리하였다. 잔잔한 호수에서 기다리고 있는 필자의 수업이 다른 선생님들 마음에도 던져지는 돌이 되어 울림과 여운을 주길 바라며 본 수업나눔을 시작하고자 한다. 프로젝트의 배경 및 디자인 과정 ● 프로젝트의 배경 2020년의 학교현장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마치 2년 차 교사인 필자가 맡고 있는 5학년 학생들처럼 말이다. 5학년은 많은 학생이 사춘기를 겪으며, 친구관계나 외모에 관심을 더 두게 되고, 자신만의 주체성이 강해지는 시기이다. ‘외적인 상황 변화와 사춘기라는 내적 변화를 겪으며 혼란스러워하는 5학년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고민을 하며 필자의 삶을 돌아봤다. 초등학생 때부터 ‘삶’에 대해 배웠다면 어땠을까? 삶에 대한 질문 즉, ‘우리라는 공동체를 멋지게 만드는 법은 무엇일까?’, ‘실패해도 괜찮은데, 왜 실패의 중요성은 배우지 않았을까?’ 등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삶을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이야기지만, 학교에서는 교과와 비교과수업을 하느라 삶에 대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가르치거나 배우기 어렵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지 못한 것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삶을 앎’ 프로젝트는 이러한 교사의 고민과 아쉬움에서 출발하여 만들어졌다.[PART VIEW] ● 프로젝트의 디자인 과정 미래교육·코로나시대 인성교육·감성교육과 홀리스틱교육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삶을 앎’ 프로젝트는 미래교육의 필요성이 큰 틀이 되었고, 코로나시대의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이며, 가장 기반이 되는 감성교육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즉, 그림 1과 같은 구조에서 ‘삶을 앎’ 프로젝트가 싹튼 것이다. ● 감성교육 프로젝트 ‘삶을 앎’ 개요 1) 프로젝트 주제 선정의 이유 삶의 이유는 무엇인가. 답하기 어려운, 그래서 질문 자체를 피하는 인생에 관한 질문들이 있다. 언젠가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그 질문을 풀어가는 방법을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인지 어른이 되어 의문을 품게 되었다. 삶을 안다는 것은 너무도 복잡하고 심오한 철학적인 세계인 듯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이야기인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러한 질문에서 이 수업은 시작된다. 본 프로젝트는 퍼즐조각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에 삶을 비유한 프로젝트이다. 우리가 가진 퍼즐조각에 따라 우리의 삶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셀 수 없는 삶의 퍼즐조각에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인지 수준과 정서적 수준을 고려해 몇 가지 이야기를 선정하였다. 삶의 퍼즐을 연결 지어보는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종적으로 퍼즐(puzzle)이라는 말의 뜻처럼 삶의 수수께끼에 재미를 느끼고 함께 이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 프로젝트 목표 ● 학생 _ 프로젝트를 통해 삶의 가치를 이해하여 자기 삶과 관계 지을 수 있고,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 ● 교사 _ 미래교육을 준비하기 위한 상황과 코로나시대 인성교육의 필요성 안에서 감성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함께 ‘삶’에 관해 공부할 수 있다. 3) ‘삶을 앎’ 프로젝트 학기별 활동 계획(시수는 변경될 수 있음) 4) ‘삶의 앎’ 프로젝트의 핵심 스토리텔링 죽음 수업의 실행 및 기록 ● ‘죽음’ 수업의 배경 및 계획 프로젝트 중 가장 무거운 주제인 ‘죽음’에 대한 수업은 ‘삶을 앎’ 프로젝트의 열 번째 이야기이자, 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작년 2019년에 수업한 후 다시 하게 된 수업이다. 본 수업의 배경은 아래와 같다. 2019년에 우연히 단테의 신곡을 바탕으로 죽음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유언장 쓰기’ 활동이 삶에 주는 의미를 확인했다. 또한 제시카 조엘 알렉산더의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에서 ‘죽음’ 수업으로 삶에 대한 의미를 찾게 하는 덴마크 교육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앞의 두 매체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을 바탕으로, 2019년에 5학년 학생에게 적합한 ‘죽음’에 대한 수업을 디자인하였다. 학생들에게도 교사인 필자에게도 인상 깊은 수업으로 남아있으나, 대학원 수업에서 2019년 죽음 수업이 주제가 무거움에도 접근 방식이 단계적이지 못하다는 비평을 받았다. 2020년 ‘삶 속에서 찾은 죽음의 의미’ 수업은 작년 수업에 대한 성찰과 대학원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수업을 준비하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많이 바뀐 상황을 고려하고, 작년 수업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학생들에게 ‘죽음과 삶’에 대해 접근할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수정하였다. 아래의 3단계를 통해 죽음의 가장자리부터 자기의 미래 죽음까지 접근하였고, 수업 사이에서 죽음과 삶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영상·그림책과 다양한 발문을 활용하였다. 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거울이 역설적이지만 ‘죽음’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세 시간 수업의 학습주제와 활동은 아래 표와 같다. 수업은 1/3 등교인 상황이라 일주일에 한 시간씩 계획하여 실행하였다. ● 학생활동 기록 ● ‘죽음’ 수업의 계획안과 학생 활동지 1) 세 번째 죽음 수업계획안 본 수업의 특성상 교사와 학생 삶의 경험에 따라 수업계획안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계획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실제 수업에서는 유언장 쓰기 활동 전에 교사가 자신이 과거에 쓴 유언장을 읽어주는 부분이 있다. 이처럼 수업계획안에는 중요 활동의 흐름으로 기록하였으며 이를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 각 교사가 가진 수업 역량을 충분히 첨가할 수 있는 계획안이다. 아래는 삶 속에서 찾은 죽음의 의미 중 마지막 세 번째 차시의 수업계획안이다. ● 단원명 : 창체 ‘삶을 앎’ 프로젝트 ● 학습주제 : 그림책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미래 자신의 유언장을 쓰며 죽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삶의 가치를 내면화하기(3/3) ● 성취기준 [6미01-04]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6국03-05] 체험한 일에 대한 감상이 드러나게 글을 쓴다. [6국05-06] 작품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삶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태도를 지닌다. [6도04-02] 올바르게 산다는 것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자기반성과 마음 다스리기를 통해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능력과 실천 의지를 기른다. ● 학습목표 - ‘당신은 죽음의 비밀을 알아내려면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삶의 한가운데서 찾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디서 그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까?’ - 칼릴 지브란 - 그림책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미래 자신의 유언장을 쓰며 죽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삶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다. ● 핵심역량 : 의사소통역량·자기관리역량·심미적 감성역량 ● 인성요소 : 소통·성찰 ● 수업의도 본 수업은 삶 속에서 역설적으로 죽음의 의미를 찾아보는 세 번째 시간입니다. 자신과 죽음에 집중하는 수업으로 그림책을 읽으며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파악해보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미래 자신의 유언장을 쓰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삶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 중심형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소통과 성찰의 인성요소와 의사소통역량·자기관리역량·심미적 감성역량을 기르는 잠재적인 학습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평가계획 - 죽음에 대한 감상을 색(이미지)으로 나타낼 수 있는가? - 미래 자신의 유언장을 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는가? -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가? ● 참고사항 - 본 수업에서 ‘돌아가셨다’ 등의 표현보다 ‘죽었다’ 등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죽음에 대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관점에서 벗어나도록 지도한다. - 학생들이 죽음을 매우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준다. - 각자의 감정에 집중하지만, 타인의 감정도 존중할 수 있도록 유의해서 지도한다. 2) 학생 활동지(교재) 구성 학생용 활동지의 경우 필자가 직접 디자인 형태이다. 다른 학생용 활동지와 다르게 수업 학습목표·수업 의도·핵심역량·인성요소 등이 포함되어있다. 학생이 활동지를 통해 수업의 의도와 목표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넣어서 디자인하였다. 또한 교사는 계획안 없이 활동지만으로 수업흐름을 이해하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 수업에 사용 가능한 자료 1) 유명인의 문구 세 시간에 걸친 죽음 수업의 생각열기와 생각닫기에서 학습목표로 사용된 것은 칼릴 지브란의 말이었다.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어 죽음 수업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2) 그림책 동양과 서양에서 죽음이라는 소재는 서로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어둡고 무겁고 멀고 어려운 느낌의 죽음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좋은 디딤돌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다. 세 시간의 죽음 수업에서는 백희나의 알사탕, 나는 개다, 이적의 어느 날, 글렌 링트베드의 오래 슬퍼하지마를 활용하였다. 이 외에도 그림책으로 사나 요코의 백만 번 산 고양이, 고정순의 철사 코끼리 등 죽음을 다룬 책들을 활용할 수 있다. 3) 다양한 사진과 영상자료 수업에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예시를 들어줄 때 사진과 영상자료를 활용했다. 사진과 영상자료는 학생들에게 부담감을 줄여주고, 영상에 관한 질문으로 학생의 생각을 활성화하도록 도와주었다. 죽음 수업에 대한 성찰 및 꿈 ● 죽음 수업성찰하기 수업성찰은 다양한 방법으로 실행했다. 작년 수업과 비교하기, 실행연구 틀에서 분석하기, 가까이에서 보고 멀리에서 보기 등의 방법으로 수업을 성찰하였는데, 본 글에서는 세 번째 차시 죽음 수업을 가까이에서 보며 성찰한 내용과 수업을 조망하며 쓴 비평문을 정리하였다. 필자의 수업에 대한 성찰을 참고하면 수업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1) 죽음 수업상황을 통해 가까이에서 성찰하기 2) ‘삶을 앎’ 프로젝트 수업 멀리에서 비평하기 ● 프로젝트 발전 방향 및 계획 프로젝트 발전 방향 및 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학년과 저학년이 참여할 수 있는 ‘삶을 앎’ 프로젝트를 고안한다. 2019년 첫 ‘죽음’ 수업은 5학년을 대상으로 하나의 수업으로 삶의 가치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2020년은 5학년 학생과 함께 프로젝트 형식으로 다양한 삶의 가치를 관계 짓고 의미를 형성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삶을 앎’ 프로젝트 속 주제들은 대체로 하나만 가지고도 오랜 수업을 할 정도로 어렵다. 앞으로 저학년이나 중학년도 충분히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게 프로젝트의 다른 버전을 만들며 발전시키고 싶다. 학년의 특성이나 학습 정도를 고려하여 프로젝트를 만들면 충분히 전 학년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블렌디드학습으로도 적합한 프로젝트로 발전시킨다. 2020년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맞는 활동을 고민하고 배치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제가 온라인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따라서 온라인 속 학생 참여형 활동방법을 연구하여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하고자 한다. 2021년의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방법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준비하는 것뿐이라 생각한다. 셋째, 평가부분을 강화한다. 본 프로젝트는 1년 프로젝트이기에 최대한 교과와 통합하려 노력하였다. 교과와 통합된 주제에서는 교육과정 진도를 나가며 교재로 활용하거나 단원을 정리할 때 활용하였다. 교과와 통합하기 어려운 주제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 및 아침활동시간을 활용하였는데, 본 프로젝트에서는 평가부분이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 프로젝트의 평가가 교육과정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적용할 것이다. 잔잔한 호수에 돌이 던져졌다. 이 돌의 파장은 얼마나 멀리 갈지 던진 사람은 그 순간 알지 못한다. 본 수업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한 교사에게는 도전적 수업과 프로젝트, 어떤 교사에게는 꿈의 수업, 그리고 어떤 교사에게는 맞지 않는 수업인 이 ‘수업’ 하나가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발전하고 교사와 학생들 마음에 남을지 알 수 없다. ‘인생에는 가끔 신비한 만남이 찾아와서 우리를 인정해주고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가를 일깨워준다. 그리하여 우리가 가진 큰 가능성이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라는 루스티 베르쿠스의 명언이 있다. 본 글을 통해 나눈 ‘삶을 앎’ 프로젝트와 ‘죽음’ 수업사례가 ‘신비한 만남’이 되어 누군가의 가능성에 빛을 더하길 바라며 ‘잔잔한 호수’에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교원의 보수체계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의하면 경력직 공무원 중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특수하게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 및 다른 법률에서 특정직 공무원으로 지정하는 공무원이다. 이러한 교원의 보수는 「국가공무원법」에 근거한 「공무원 보수규정」과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제3조(교원 보수의 우대)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 유·초·중·고 교원의 보수체계는 기본급여와 각종 수당으로 이루어지며 기본급여는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와 재직기간 등에 따라 호봉별로 책정되는데, 공무원의 경우 승진·강등 등 임용 발령과 정기승급을 통해 호봉이 변경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교원의 수당 수당이란 직무여건 및 생활여건 등에 따라 지급되는 부가급여를 말한다. 교원의 수당은 공무원 수당규정에 따라 지급되며, 상여수당·가계보전수당·특수지근무수당·특수근무수당·초과근무수당 등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성과상여금·모범공무원수당·직책급업무추진비·실비변상 등이 있다. 여기에서는 주요 수당에 대해서만 살펴본다.[PART VIEW] 호봉의 이해 다음으로 교원의 보수 중 기본급여를 결정하는 호봉제도의 변천사와 현행 호봉체계에 대하여 살펴보자. 지금까지 호봉제도는 사회적·경제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변화되어 왔다. 「교육공무원 보수제도 연혁(한국교총, 1995)」에 의하면 초기 교원의 보수제도는 봉급·승급기간·보수지급일을 규정한 「임시공무원 보수규정(1945)」에 의해 일반직 공무원의 봉급표를 적용받는 데서 출발했다. 이후 「공무원 보수규정(1949)」이 제정되고, 학제 변동에 따라 3원제(초등학교·중학교·대학), 5원제(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초급대학·대학) 등으로 보수체계를 변경 운영했다. 그리고 교원보수 우대 조항을 규정한 「교육공무원법(1953)」이 제정됨에 따라 독립적인 「교육공무원 보수규정(1954)」을 제정하여 동일호봉·동일봉급의 ‘일원제 봉급표’를 채택 운영했다. 이후 봉급표를 다시 5원제·3원제 등으로 변경하며, 승급기간 조정·한계 호봉제 폐지·호봉단계 변경·승급일 연 4회에서 연 2회 축소 등 봉급체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직종 간 보수체계와 봉급 수준의 불균형을 시정하고자 「공무원 보수규정(1982)」으로 통합하는 바람에 교원보수의 특수성에 경직성을 초래했다. 이후 교원의 호봉제도는 세부적인 면에서 몇 가지 조정이 있었다. 초·중등교원 단일호봉제, 기산호봉 조정 및 승급기간을 1년으로 축소, 근속가봉제 도입, 매달 1일의 승급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현행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 유·초·중·고 교원의 호봉체계는 다음의 표와 같고, 그 근간을 이루는 핵심요소는 경력·학령·가산연수·기산호봉이다. 각 요소별 자세한 사항은 「공무원 보수규정」[별표22](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 [별표 23](교육공무원의 학령가감 산정표), [별표25](교육공무원의 기산호봉표)와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에 의한다. 그리고 호봉은 ‘환산경력연수+[(학령-16)+가산연수]+기산호봉’으로 계산하여 획정한다. 이렇게 획정된 호봉에 따라 「공무원 보수규정」[별표11](유·초·중·고 교원의 봉급표)에 의해 봉급(기본급여)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호봉을 구성하는 각 요소별 내용을 살펴보면 ‘환산경력연수’는 통일성과 형평성을 고려하여 보수규정 및 예규의 경력환산율표에 따라 산정한다. 교원경력(50~100%), 교원 외의 공무원경력(80~100%), 유사경력(30~100%)으로 구분하고 각 경력의 내용에 따라 환산율을 달리한다. ‘학령’은 법정 수학연한을 통산한 연수로 초등학교(6년)·중학교(3년)·고등학교(3년)·대학(법정수학연수 2~6년)으로 산정하여 호봉 계산 시 (학령-16)을 적용한다. ‘가산연수’는 수학연한 2년 이상인 사범계학교(대학에 설치하는 교육계학과를 포함) 졸업자에 대해 학령에 가산연수 1년을 더해준다. 그리고 특수학교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특수학교(학급)에 근무(특수학급 담당)하는 교원 중 수학연한 2년 이상인 사범계학교 졸업자에게는 2년을, 비사범계 학교 졸업자에는 1년을 더해준다. ‘기산호봉’은 자격별로 5~9호봉을 적용한다. 예를 들면 2급 정교사는 8호봉, 1급 정교사는 9호봉 등을 적용한다. 그러나 교(원)장·교(원)감 등에 대해서는 직위와 관계없이 1급 정교사(9호봉)의 기산호봉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교원의 호봉은 매년 정기승급을 통해 승급이 이뤄진다. 호봉은 1~40단계로 되어있으며, 최고 호봉인 40호봉을 받고, 승급기간 1년이 초과할 때마다 정기승급일에 근속가봉 1~10호봉을 기산한다. 그리고 호봉에 따른 봉급표 「공무원 보수규정」[별표11](유·초·중·고 교원의 봉급표)은 보수 인상 등의 필요성이 발생할 때 조정하였는데, 최근 몇 년간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을 고려하여 봉급표를 매년 2~5%씩 상향 조정했다. 이와 같이 교원의 기본급여는 기본적으로 호봉 상승분과 봉급표의 조정 등을 통해 결정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교원 호봉 업무의 종류 교원의 호봉 업무처리의 기본 적용 규정은 「공무원보수규정(대통령령 제30803호)」에 의하며, 세부지침은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예규 제103호)」에 따른다. 교원 호봉업무에는 초임호봉획정·정기승급·호봉재획정·호봉정정이 있다. 1) 초임호봉획정 초임호봉은 신규 임용되는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임용일자를 기준으로 획정한다. 호봉계산 방법은 ‘환산경력연수 + [학령연수(학령-16) + 가산연수] + 기산호봉’에 따라 산정한다. 환산경력연수는 공무원보수규정에 규정된 교육공무원의 경력환산율표에 따라 임용 전 경력에 대해 3할~10할까지 인정하고 있으며, 역(歷)에 의한 방법으로 경력계산을 하되, 학력과 경력이 중복되었을 때에는 둘 중 본인에게 유리한 것 하나만을 인정하고 동등 정도의 2개 학교 졸업 시에는 1개 학교 이외의 수학 연수는 80%를 적용한다. 그리고 학령연수는 16년을 기준으로 독학사·전문대·야간대·기능대 등 학교별 법정 수학연한에 따라 가감하여 계산한다. 또한 가산연수는 사범계나 교육계 학과를 졸업한 경우 1년을 가산하고, 특수학교 교원자격증을 소지하고 특수학교 또는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을 담당하는 교원에게도 1년을 추가 가산한다. 아울러 기산호봉은 교원자격에 따라 부여하는 것으로 2개 이상의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실제 임용된 과목의 소지 자격증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정교사(2급)은 8호봉, 정교사(1급)은 9호봉으로 계산한다. 2) 정기승급 정기승급은 재직 중인 교원이 정기승급일 현재 승급제한기간 중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승급기간(승급에 필요한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정기승급일인 매월 1일에 실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승급이 제한되었던 공무원 중에서 승급제한(징계처분·직위해제·휴직 등)이 만료된 날 현재로 승급기간이 1년 이상 되는 경우나 승급제한기간이 단축되는 경우는 통상의 정기승급일에도 불구하고 승급제한이 만료나 단축된 날의 다음날에 동 승급기간 1년에 대하여 승급하되 차기승급일은 다시 정기승급일(매월 1일)이 된다. 또한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의 징계처분 집행이 종료된 경우는 징계처분 집행이 종료된 날부터 징계기록 말소기간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일에 처분 기간을 제외한 승급 제한기간을 승급기간에 포함시킨다. 3) 호봉재획정 호봉재획정은 자격·학력·직명 변동을 포함하여 새로운 경력을 합산하여야 할 경우, 누락된 경력을 산입하는 경우, 재직 중 새로운 경력 합산 사유가 발생한 경우, 승급제한 기간을 승급기간에 산입하는 경우, 법령 개정으로 당해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호봉획정 방법이 변경된 경우에 실시한다. 방법은 초임호봉획정 방법과 동일(총경력 + 합산경력)하고, 잔여기간은 다음 승급기간에 산입하며 특별승급이나 승급제한 등의 사유가 있을 때는 이를 가감하고 잔여기간은 다음 승급기간에 산입한다. 4) 호봉정정 호봉정정은 잘못된 호봉을 정정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사유에 의하여 실시한다. ① 본인의 잘못이 아닌 행정기관의 잘못으로 호봉의 획정 또는 승급이 잘못된 때에는 그 잘못된 호봉 발령일자로 소급하여 호봉을 정정한다. ② 호봉획정 잘못으로 과소 지급된 보수에 대해서는 그 결과기간에 관계없이 당초 잘못된 호봉 발령일자부터 호봉정정 발령일까지의 전 기간을 대상으로 실제 호봉과 잘못된 호봉의 보수 차액을 소급하여 지급받을 수 있다. ③ 과소 지급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은 호봉정정 발령일로부터 향후 3년(민법 제163조, 급료의 단기 소멸 시효)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④ 과다 지급된 보수에 대하여는 국가가 개인에게 보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그 소멸 시효는 「국가재정법」 제96조에 따라 동 호봉정정 발령일로부터 5년이다. 이러한 호봉정정은 초임호봉획정 방법에 의하여 현 호봉의 정정권자가 시행한다. 마지막으로 경력기간의 계산에서 역(曆)에 의한 경력이란 「민법」 제160조에 따르는 것으로 기간을 주·월 또는 연으로 정한 때에는 역에 의하여 계산하고, 주·월 또는 연의 처음으로부터 기간을 기산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최후의 주·월 또는 연에서 그 기산일에 해당한 날의 전일로 기간이 만료하며, 월 또는 연으로 정한 경우에 최종의 월에 해당일이 없는 때에는 그 월의 말일로 기간이 만료하는 것을 말한다.
들어가며 2020년은 학교 교육의 큰 변혁이 있었던 해로 기억됩니다. 2020년 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하여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며, 공교육의 정규수업에 원격수업이 도입된 첫 해가 되었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와 교사, 학생과 학부모 등 많은 구성원의 협의와 시행착오 끝에 원격수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형세입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가 되어 가면서 원격수업의 형태 중 쌍방향 실시간수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고, 점차 그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교사가 쌍방향 실시간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에 따른 다양한 기술과 도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대적 흐름과 상황에 알맞게 교실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공교육에서의 원격수업이 우리 예상보다 빠르게 도입되었지만, 대다수 교육전문가는 저서와 인터뷰를 통해서 원격수업의 등장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원격수업에서만 교실수업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교육과정=교과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 필기가 없는 교과서의 일부를 보고, 학생과 학부모는 ‘선생님께서 진도를 다 나가지 않으셨구나. 진도를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학습결손이 생기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교사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학생들이 의미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과 연수자료가 다양하게 개발되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 ‘교과 간 연계 프로젝트학습’, ‘교원학습공동체의 활성화’, ‘협력적 독서·토론·글쓰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교육전문직원이 된다면, 교실수업혁신을 위해서 어떤 기여를 하실 생각이십니까? 교실수업혁신에 관한 주제는 기획안 작성에서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번 2021년 1월호에서는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실수업혁신을 위해서 2019학년도부터 2년째 추진하고 있는 ‘초 3~6학년 우리가 꿈꾸는 교실’ 사례를 주로 소개하면서 그중 일부 내용을 사업 기획안으로 작성해보겠습니다.[PART VIEW] 사업 기획안 작성을 위한 자료 탐색(신문 기사 및 교육청 자료 활용) ● 자료 1 한국교육신문의 ‘현장 칼럼’ 기사 활용 [현장 칼럼] 학습 격차, 수업혁신정책 실패가 원인 코로나19로 학습격차 책임론 공방이 뜨겁다. 가정교육의 한계에 부딪힌 학부모들의 불만이 원격수업의 질 문제로 넘어가면서 책임론에 불이 붙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국민적 요구와 진단을 명분으로 쌍방향 원격수업 활성화 지침을 현장에 내려보내며 일찌감치 선 긋기에 나섰다. 남은 것은 학교와 교사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책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 짚은 번지수다. 지금 학생들의 학습격차 문제는 코로나사태로 등장한 새로운 문제라기보다는 과거 대면수업의 혁신정책 결과로 나타난 부산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 원격수업의 문제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타라는 상황이다. 자전거에 관한 지식과 정보는 디지털 랜선을 타고 엄청난 양과 빠른 속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그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즉, 배우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학습격차 심화의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의 혁신수업이 학생들에게 지식활용방법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학습격차 문제를 대하는 시각 또한 동상이몽이다. 기초학습부진에서 다뤄지는 학습의 개념과 일반 교육과정의 교과수업에서 다뤄지는 학습의 개념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수업혁신정책과 함께 활성화된 수업유형은 지식의 내면화를 위한 학습보다는 단순 흥미와 놀이가 중심이 된 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흥미가 보장되는 활동은 있으나 지식은 다루지 않는다는 암묵적 약속을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수업문화가 계속되는 한 지금의 학습격차 심화문제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수업에서 활동이 학습으로 진화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사고력이다. 생각하는 힘이다. 활동중심수업의 유전자를 사고력 기반 학습중심수업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처방전은 효과가 없다. 격차를 줄이려면 학교현장의 혁신수업유형을 사고력과 질문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통일시켜야 한다. 그동안 잊고 있던 학습의 본질을 회복하고, 수업이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지식 체득 과정으로 여기려면, 혁신수업은 기본학습 훈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격차로 지친 학생들을 지원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수업혁신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혁신적인 수업방법을 정책으로 활성화한다 해도, 해는 서쪽에서 뜰 수 없다. 그런 목표를 가진 수업혁신정책은 창의성도 혁신도 아닌 재앙, 그 자체다. 위기는 기회다. 비대면 원격수업상황은 혁신의 이름으로 잃어버린 수업과 학습의 본질을 회복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교육신문 2020-10-12 (http://www.hangyo.com) 위의 자료 1 교육칼럼에서는 수업혁신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쌍방향 실시간수업 실시 여부에 대해서만 관심 가질 것이 아니라, 수업 자체가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신장시키고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는가에 대해서 관심 가질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칼럼을 작성한 필자는 흥미와 놀이 위주의 교육이 겉보기에는 혁신적인 교육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학습목표나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잘못 접근하면 오히려 기초학력보장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교실수업을 혁신하는 것은 단순하게 수업형태를 바꾸는 것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교과수업을 통해 달성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학생들의 어떠한 행동 또는 실천을 통해서 달성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지 기준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교사도 교육과정-수업-평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학습을 해야 하며, 어떻게 교실수업을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자료 2를 통해서 교실수업혁신을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자료 2 서울특별시교육청 초등교육과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기본 계획 일부 발췌 활용 (출처: 서울특별시교육청 홈페이지 초등교육과 부서업무방 2020-02-24 (http://www.sen.go.kr)) 추진 배경 ●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바른 인성을 갖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서울혁신미래교육 구현 및 기반 마련 ● 감성·관계성 함양을 위한 협력적 감성교육과 기초·기본에 충실한 창의·지성교육 필요 ● 초 1·2학년 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과 연계한 초 3~6학년 혁신미래교육의 방향 설정 및 교육실천 필요 추진 근거 ●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역량 ●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서울특별시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 교육감 공약 관련 내용 추진 목적 및 방침 추진 목적 ●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서울혁신미래교육의 구현 및 기반 구축 ●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수업으로 창의지성·협력적 인성·심미적 감성 함양 ● 교사의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교실혁신 확산 및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구현 ● 교원의 연구 분위기 활성화 및 혁신학교 성과의 일반화 ● 질문이 있는 교실의 심화·발전 및 평화로운 교실정착 추진 방침 ● 지원 대상은 혁신학교 이외 초등학교 3∼6학년으로 하며, 지원 단위는 학년단위, 팀(주제)단위, 개별(학급)단위를 기준으로 함. ● 지원 예산은 학급당 150만 원 기준으로 하며 신청 학급 수에 따라 조정 가능 ● 2020년 지원 학급 수는 3,700학급을 기준으로 하며, 단계적으로 확대 지원 ※ 교육지원청의 총 학급 수에 따라 지원 학급 수를 조정할 수 있음. ● 협력적 창의지성·감성교육(예술감성·문학감성·자연감성·시민감성)이 주요 내용 ●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중심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운영 ● 교실혁신 사례 공유와 자발적인 수업나눔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도록 지원 ● 학교 내 또는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 현장 지원을 위하여 본청 자문단, 교육지원청 현장지원단을 구성·운영 추진 개요 운영 체계도 세부 추진 계획 운영 개요 ● 기간 : 2020. 3 ~ 2021. 2. ● 대상 : 공립초 3~6학년 3,700학급 내외(혁신학교 이외의 초등학교) ● 중기 추진 전략 : 단계적 확대 운영(2019~2022) 추진 절차 교실혁신 추진 방법 ● 「우리가 꿈꾸는 교실」교실혁신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 - 「신학년 집중준비 기간」학교·학년 교육과정 공유 및 연구 - 초 3~6 협력적 창의지성·감성 교육과정 운영 계획 수립 - 학년 교육과정 재구성과 연계한 프로젝트 수업 연간 계획 수립 - 협력적 창의지성·감성교육 중 한 영역이나 연계된 영역을 선정하여 교육과정 재구성-수업혁신-과정중심평가를 일관성 있게 운영 ●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를 통한 협력적 창의지성·감성교육 운영 ● 성장과 발달을 돕는 과정중심평가 - 교과목별 성취기준 도달에 중점을 두어 학생과 교사의 성장을 돕는 과정중심평가 실시 위의 자료 2에서는 초등학교 3~6학년 교실을 대상으로 교실수업을 혁신하기 위해 실시하는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사업에 대한 기획안의 일부를 소개하였습니다. 교육전문직원 기획안 작성을 위한 모범 답안은 사실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응시자 본인이 속한 시·도교육청의 부서별 기본 계획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교실수업혁신과 관련하여 서울 이외의 시·도교육청에서는 자료 2의 내용을 충분하게 검토하여 본인이 근무하는 시·도교육청 상황에 알맞게 재구성해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서울에서 응시 예정인 예비 교육전문직원의 경우, 타 시·도교육청의 교실혁신 관련 운영 계획 및 사례를 검토한다면,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료 1, 2 내용을 참고로 하여 문제에 알맞은 사업 기획안 작성 문제 위의 자료 2에 제시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사업의 성과 나눔 운영 계획을 아래 조건을 참고하여 교육지원청 장학사로서 기획하시오. ※ 조건 ① ~ ③ ①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 성과 나눔을 실시함을 원칙으로 함 ② 예산 600만 원 이내 ③ A4 4쪽 이내 작성, 작성 시간 : 120분 배경 ● 2020 초 3~6 우리가 꿈꾸는 교실 교실혁신 운영 계획 및 공모 안내(초등교육과-○○○○, 2019. 12. 23.) ● 코로나19 관련 원격수업 활성화를 위한 꿈실 교실혁신 운영 지원 안내(초등교육과-○○○○, 2020. 4. 14.) ●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성과 나눔을 위한 지원단 운영 계획(안)(초등교육지원과-○○○○, 2020. 10. 30.) 목적 ● 코로나19에 따른 온·오프라인 연계 블렌디드 꿈실 운영 활성화 ●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에 따른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중심으로의 학생중심수업사례 발굴 및 일반화 방침 ● 2학기 우리가 꿈꾸는 교실 운영 현황(예산 포함) 모니터링 및 고민 공유를 통한 2021학년도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에 따른 초 3~6 협력적 창의지성·감성교육과정에서의 블렌디드수업 운영사례를 발굴한다. ● 우리가 꿈꾸는 교실 지원단 사전 협의회를 통해 유선 컨설팅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 ● 우리가 꿈꾸는 교실 지원단 사후 협의회를 통해 유선 컨설팅 결과를 나누며 향후 지원 계획을 수립한다. 세부 추진 계획 ● 기간 : 2020. 11. 12.(목) ~ 12. 18.(금) ● 대상 : 관내 우리가 꿈꾸는 교실 27교 111팀 ● 추진 일정 ● 컨설팅 위원 :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지원단(11명) ● 항목별 추진 내용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지원단 사전협의회 실시】 ○ 일시 : 2020. 11. 6.(금) 15:00~17:00 ○ 장소 : 온라인 회의(ZOOM 접속) / 별도 안내 예정 ○ 내용 : 꿈실 지원단 컨설팅 역할 분담 및 우수사례 발굴 공유 ○ 참석 대상자 :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지원단(11명)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지원단 유선 컨설팅】 ○ 일시 : 2020. 11. 12.(목) ~ 11. 18.(수) ○ 방법 : 1:1 유선 컨설팅 ○ 대상 : 관내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공모 운영팀 전체(111팀) ○ 내용 -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운영 현황(예산 포함) 및 고민 공유 - 초 3~6 협력적 창의지성·감성 교육과정에서의 블렌디드수업 우수사례 공유 - 2020 블렌디드 꿈실 운영 방안 컨설팅 - 팀별 유선 연락 담당 지원단 안내 : [붙임 2] 명단 참조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성과 나눔 사례 발표회】 ○ 일시 : 2020. 12. 9.(수) 15:00~17:00 ○ 장소 : 온라인 회의(ZOOM 접속) / 별도 안내 예정 ○ 내용 : 꿈실 유선 컨설팅 결과 공유 및 우수사례 나눔(6팀 선정 예정) ○ 참석 대상자 : 2020 꿈실 학교별 운영팀장 등 희망 교원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결과보고서 수합 및 책자 인쇄 배부】 ○ 일시 : ~ 2020. 12. 18.(금)까지 제출 ○ 방법 : ssem(서울교육포털) - ‘우리가 꿈꾸는 교실’ 항목 ○ 대상 : 관내 2020 우리가 꿈꾸는 교실 공모 운영팀 전체(111팀) ○ 내용 : 꿈실 팀별 보고서 양식 - 본청 양식 또는 [붙임 3] 활용 제출 소요 예산 ● 소요예산: 금6,000,000원(금육백만원) ● 산출내역 기대 효과 ●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는 블렌디드 꿈실 운영 방안 모색 및 효율적 정착 ●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을 고려한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중심의 블렌디드수업 활성화 마치며 이번 1월호에서는 교실수업혁신을 위한 기획안 작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교육전문직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교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응시자 본인이 소속된 시·도교육청의 사업별 기본 계획을 면밀하게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사업 기획안 작성의 사고를 확장하기 위해서 타 시·도교육청의 사업별 기획안 사례도 살펴보면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실수업혁신은 최근에만 강조된 내용이 아니고, 어느 시대에서나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제는 ‘교육과정 이수=교과서 진도를 다 하는 것’이라는 사고를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가 교육과정의 전문가로서 스스로 인식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청의 교육전문직원은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학교와 교사를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위의 사례 이외에도 교실수업혁신을 위해 교육전문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사업 기획안 작성에 공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이나 교장·교감 승진을 앞둔 교원이 선발 절차에 따라 마주해야 하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매우 고민이 되는 부문이다. 젊은 세대의 취업에서 면접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말할 것도 없이 더욱 커지고 있다. 면접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서류나 필기전형으로는 사람을 선발하는데 무언가 부족하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해 주는 객관적인 자료들이 타당도나 신뢰도 면에서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접 만나서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면서 그 역량을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의 경우 업무 자체가 가르치는 일이고, 학교 행정업무를 추진하면서 협업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여 별도로 면접에 대한 두려움이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개별면접이나 집단토의 등 2차 전형은 1차로 서류나 필기전형 후 합격여부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1차 합격 여부를 본 후 2차 전형이 시행되는 2~3주 사이에 준비하는 것으로 응시계획을 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면접장에서 만나는 응시자들은 오히려 신입사원 응시자들보다 더 위축되고 당황해하는 경우도 많다.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면접 시작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당황해서 면접을 망쳐버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면접은 그 순간 내가 알고 있는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해서 좋은 점수와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술은 오랜 시간 갈고 닦고 꾸준히 마음에 담아 의도적으로 습관화되어야 내 몸에 체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은 긴 호흡으로 전형에 대비하므로 미리 꾸준히 준비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면접을 대비하는 준비과정과 실제 면접의 경향, 면접의 종류에 따른 대응 요령과 실전연습을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면접, 미리 준비해야 교육전문직원을 공개 선발하는 교육청은 각 시·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교육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교육현장을 지원할 업무능력을 갖춘 역량 있는 교육전문직을 채용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에 맞는 적절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소양평가·현장평가·역량평가 등을 거친다. 각 시·도교육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소양평가는 정책논술과 서술평가·보고서 작성 등을, 현장평가는 현장근무실태평가·교육활동실적평가·인성 및 동료교원 다면평가로 진행한다. 마지막 관문으로 역량평가는 심층면접과 상호토론·토의로 진행하고 있다. 각 전형에 대한 순서와 배점은 각 시·도교육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점차 역량평가에 중점을 두고 배점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면접은 응시자의 태도를 통해 직무수행역량과 업무태도·인성 등을 파악하는 종합적인 과정인 셈이다. 왜냐하면 면접이란 문자 그대로 평가자인 면접관과 응시자가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대면하여 응시자의 교직관·지식·순발력·창의성·인성·태도·용모 등 응시자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면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뒤로 미루고 면접 예상문제를 먼저 다루는 것은 준비하는 응시자들에게 직접 문제를 만들어 보고 연습하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면접상황에서의 준비나 상황 대처는 다음 호의 지면을 활용하고자 한다.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선발전형을 살펴보면 심층면접은 주로 2차나 3차 전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1차 시험에서 합격해야 2차 시험 응시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물론 그렇지 않은 교육청도 있지만) 전문직에 도전하기 위해 처음 준비하는 시기부터 심층면접에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면접의 중요성과 그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2차 시험의 변별력이 상승하고 있어 먼저 준비한다면 시간 대비 점수 효율이 높다. 1차 시험 합격 후 그때부터 2차 시험을 준비한다면 길어야 4주 정도 남았기 때문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목표는 1차 합격이 아니라 최종적인 합격에 있으므로 1차 공부와 연계하여 준비하여야 한다.[PART VIEW] 2. 글로 표현하는 논술, 말로 표현하는 면접 전문직 응시 공부를 하면서 교직논술 작성에 큰 비중을 두고 연습할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를 만들어 보고 그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면서 서론·본론·결론 형식을 갖추어 작성한다. 교육정책이나 교직논술임을 고려하여 교육학적인 지식이나 교육계에서 객관적 관점에서 사용하는 교육용어를 사용하여 논지와 논거를 짧고 분명한 내용으로 작성한다. 논술이므로 자기만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장 역시 매우 중요하다. 예상문제 별로 논술을 작성하고 수정이나 첨삭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비로소 논술이 자기화된다. 그렇다면 면접은 어떨까? 특히 우리가 개별면접이나 심층면접이라고 부르는 면접은 교직논술과 매우 유사하다. 논술의 서론·본론·결론이나 말하기의 내용을 구성하는 OBC(Opening-Body-Closing)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즉, 글로 하면 논술이고 말로 하면 심층면접인 것이다. 이처럼 해야 할 말을 OBC(Opening-Body-Closing)구조로 정리해 놓으면, 더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고, 설득하는데 유리하다는 논리적 말하기 법칙이다. 전문직 응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1차 공부에 주력하더라도 논술과 병행하여 면접을 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먼저 논술에 대비하여 ‘학교 단위의 사교육비 절감 방안’을 연습으로 기술해보았다면 이를 면접 예상문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길게 쓰는 논술에 비해 면접은 3~5분 정도의 말하기에 내용을 담아야 하므로 메모카드를 만들고 OBC(Opening-Body-Closing)구성으로 요약해 놓는 방법이다(표 1 참조). 정리한 메모카드는 스터디 모임과의 모의면접 시 시연하고 수정하며 1차 전형 후 집중하여 면접에 대비할 자료가 된다. 교육청의 연도별 업무계획서에 있는 큰 주제별로 1건씩 논술로 출제될 예상문제를 작성한다면 같은 수만큼의 면접 대비용 메모카드가 작성될 것이고, 이는 잘 모아두었다가 1차 전형 후 면접 예상문제로 더욱 세밀하게 수정되고 삭제 혹은 통합되면서 문제 예상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3. 기출문제로 면접 연습하기 교육부를 비롯해 시·도교육청마다 학교급별로 전문직 전형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17개의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에서 출제된 문제들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주제와 유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미 출제된 문제이니 출제되지 않을 거라고 간과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기출문제 속에 답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보통 출제자가 출제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이 3년 정도의 기출문제이다. 이는 중복된 문제를 출제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핵심이나 중점사항은 유사하므로 똑같은 문제가 나올 확률은 낮지만 유사문제가 출제될 확률은 매우 높다. 교육청의 정책이나 업무추진방향은 해마다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게 아니라 확대하거나 심화하거나 국가 전체 방향과 보폭을 맞추어서 추진하므로 기출문제의 답안을 작성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문제를 만들어 연습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따라서 면접은 직접 해보는 것이 관건이므로 기출문제는 실제 시험장에서처럼 실연해봐야 한다. 시험장에서 하는 것처럼 입실하고, 인사하고, 자리에 앉고, 문제를 보는 것부터 시간도 체크해보고, 동영상을 직접 촬영해보며 점검한다. 거의 문제의 답을 외우다시피 하면서 시간과 본인의 목소리·자세·표정 등을 살펴보는 것도 기출문제로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최근 전문직 전형을 보면 해마다 조금씩 전형 방법을 바꾸고 있다. 면접시간을 조정한다든지, 전년도에 집단면접 형태가 토의였다가 올해는 토론으로 한다든지, 한 장소에서 면접을 압박면접으로 진행하다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다른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다든지, 계속 방법을 달리하는 추세라 더욱 전년도와 전전년도 문제 정도는 그 방식대로 연습해 두면 다른 방법으로 변형될지라도 대처하기가 용이하다.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기출문제를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기출문제를 가지고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연습을 반드시 많이 하자. 4. 예상문제는 어디서 찾지? 가. 교육청의 주요 업무 계획 교육청의 핵심 교육목표와 핵심 교육정책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매년 발간하는 주요 업무 계획과 교육청 및 산하 직속기관에서 발간하는 교육잡지 등에 실리는 특집 기사는 반드시 참고하여야 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5가지 정책방향 ▲1.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교육, ▲2.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교육, ▲3. 평화와 공존의 민주시민교육, ▲4.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 ▲5. 참여와 소통의 교육자치가 있다. 그리고 각 정책방향 아래 3~4개의 주제와 각 주제 아래에는 2~5개의 소주제로 세분하여 총 58가지의 정책이 제시되어 있다. 각 주제는 세부 추진 계획이 있고 시행시기·대상·예산 등이 담겨있다. 소주제별로 주요 업무 계획 내용에 따라 교육청에서 발송된 관련공문을 찾고 학교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관계를 파악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문제점이나 효과를 파악하고 관련하여 직속기관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연수를 살펴보고, 직속기관인 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잡지나 교육청 교육지 등에 관련 내용도 검토한다. 그 주제와 관련된 법·법률·규정·교육청 지침이나 행정사항도 물론 찾는다. 이렇게 하나씩 검토하다 보면 어떤 주제는 교육전문직과 관련이 덜한 주제도 있고, 어떤 주제는 지금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주제나 교육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도 분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면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논술과 기획, 필기시험까지 연계되어 교육청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하거나 문제로 출제될 분야라고 생각이 든다면 예상문제로 요약해보아야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글로 하면 논술이고 말로 하면 면접이므로 논술의 요약도 작성하고 더 요약한 면접 메모카드도 만들어보자. 논술이나 면접 모두 문제는 대부분 그 정책이 어떤지를 묻기보다 전문직 입장 혹은 교육청 입장으로 그에 따른 문제점이나 효율적인 방안, 학교현장의 적용 등이므로 학교에서 구현될 때의 문제점과 보완할 점 등을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가끔 관련된 아이디어나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도 있으므로 더 나아가 다른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하여 같은 주제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지 찾아서 메모해 보는 것도 좋다. 관련하여 찾은 내용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리한다(표 2 참조). 나. 보도자료 속에도 문제가 교육전문직은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장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잘 대처하고 그에 따른 예방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많은 기출 면접문제들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대처방안을 묻고 있다. 학부모나 학생의 민원,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 개인정보 보호, 교권, 교사들 간의 갈등 사항 등으로 흔들리는 학교현장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묻는다. 이러한 사안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어 보도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눈여겨보아야 한다. 2018년 서울시교육청 유아전문직 면접전형에서는 그 해 발생한 ‘상도유치원 붕괴사건’과 관련하여 교육과정 정상화 실현을 위한 교육전문직의 역할과 지원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2019년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한참 기사화되었을 때도 중등에서 학생인권과 교권 충돌과 관련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이처럼 교육현장 사안의 문제는 보도자료 속에 답이 있다. 화제가 될 만한 사안이나 특히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 관련 법 개정과 관련한 뜨거운 관심, 제도 변경에 대한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는 언론 매체마다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과 관련한 보도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정치·문화적인 내용도 교육현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현 코로나19 상황만 보더라도 당장 사이버학습체제로의 전환문제로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2020년 출제에도 일제히 반영되었다. ‘원격교육시대에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 등이 그것이다. 수많은 매체에 나와 있는 모든 내용을 다 찾아가며 검토할 수는 없지만, 통합문서창에서 매일 그날의 교육관련 기사 스크랩을 검토해 볼 수 있다. 행정업무 수행 시 항상 열어보는 창이므로 매일 기사 제목을 죽 읽어보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나 며칠 동안 관련 기사가 보도되는 경우는 미리 저장해두면 좋겠다. 나중에 시험이 임박해서 그때 찾으려면 기억하기 쉽지 않으니까 미리 읽어보고 자세하게 보도한 내용이나 서로 상반된 입장으로 보도된 내용 등을 같이 스크랩해 두거나 출력해 두자. 특히 전형일 임박해서 3개월 전부터는 더 꼼꼼하게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업무포털에서 언론스크랩을 매일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보도내용을 매일 확인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교육에 대한 큰 흐름이나 사회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나 교육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시선, 이해관계 등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전문직에 입직한 뒤 많은 업무에 치이더라도 이 습관이 계속되면 정책을 예측하는 혜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만큼 내 업무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부터라도 매일 업무 창을 열면 보도내용부터 훑어보자. 5. 문제 속에 정답이 있을 수도 2019년 서울특별시교육청 초등교육전문직 심층면접문제에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을 표에 제시하고 ‘이 내용을 읽고, 장학사로서 서울교육정책에 반영해야 할 내용에 대해 말하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제시되어 있는 표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들이 적혀있고,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반영할지 의견을 묻는 문제이므로 응시자들은 표를 읽고 해석하고 내용을 다시 교육정책에 반영하는 내용으로 전환하느라 매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신규교사 임용고시에도 잘 출제되는데 이는 출제자가 응시자의 응답자유도가 높은 문제를 출제하여 문제해결력 등의 고등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응답자유도가 높은 문제는 채점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정답이 고정된 문제는 객관성을 확보하기는 쉬워도 타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에 절충안으로 고등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응답자유도를 허용하면서 문항에 조건과 자료를 첨부하여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때문에 문제와 제시문 속에 정답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로 제시된 자료 하나하나가 다 정답인 것이다. 자료에서 현재 사회적인 현상을 제시한 보도내용을 읽어보게 하거나 관련 내용을 대화체로 문제상황을 만들어서 제시하거나 관련된 문제의 통계 수치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응시자의 견해나 대처방안이나 교육전문직 입장에서의 지원방안을 묻기도 한다. 이때에는 문제 상황이나 자료 속의 내용을 언급하거나 고려하면서 답변을 하여야 한다. 자료의 조건을 분석한 후 그에 대한 견해나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듣고 싶다는 질문인 셈이다. 따라서 단순하게 묻는 질문이 아닌 자료가 제시될 경우는 자료 속에 정답이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6. 내가 출제자가 되어 ‘이 영역은 문제로 나올 만한가? 이 주제로 문제가 나온다면 어떤 방향의 물음이 적당할까? 주제 안에서 어느 정도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야 할까?’등 본인이 출제자가 되어 직접 면접문제를 만들어 보면 좋다. 출제자 입장에서 나올 확률이 높은 영역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막상 출제하려고 하면, 이건 핵심사항이 아닌 것 같고, 이건 단순히 암기해야 답할 수 있는 내용이라 나올 것 같지 않고, 이 주제는 전년도에 이미 나온 내용이고, 이건 이슈가 되다 흐지부지된 내용이라 나올 것 같지 않고, 이건 너무 답이 다양해서 채점 기준에 맞지 않고 등등 출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다. 또한 본인의 문제 보는 안목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1차 공부하면서 2차인 면접문제로 제시될만한 주요한 문제를 정리한 면접용 메모카드를 보자. 메모카드에는 정책목표·핵심내용·현장적용 문제점·효과적인 개선안·기대효과 등이 요약되어 있다. 그 내용을 중심으로 본인이 출제자가 되어 문제를 만들어 보고 그에 맞는 답을 주어진 시간 내에 말하는 연습을 해보자. 직접 출제자 역할을 해 보면 면접에서의 답변이라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뽐내는 게 아니라 출제자가 출제하면서 듣기를 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1년 한국의 지방교육자치가 30년을 맞는다. 지방교육자치는 1991년을 기점으로 실질적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지방교육자치는 ‘교육행정의 지방 분권과 일반행정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원칙으로 하여, 교육자치구 내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에 대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확대하고 주민이 선정한 자체의 전문적 기관에 의해 해당 사무를 집행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제도’라 할 수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방교육자치 30년을 맞아 우리나라 교육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바람직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교육자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교육감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본다. 막강한 권력으로 ‘교육소통령’으로 불리우는 교육감들이 교육자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알아본다. 특히 갈수록 권한이 막강해지는 교육감의 영향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고민해 본다. 아울러 지방교육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관련, 교육지원청 문제도 짚어본다. 시·도교육청의 조직적 방대함이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는 지금, 학교교육에 대한 지원보다 통제 기능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교육지원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교육현장의 시각을 담았다. 교육자치는 결국 학교자치로 귀결된다. 단위학교의 자율적이고 민주적 운영이 교육자치의 핵심인 것이다. 그러나 학교자치는 조직·인사·재정 자치권에 있어서 한계가 있고, 지방교육자치법 등에서규정되는 법정용어도 아니라는 점에서 완전한 자치일 수 없으며, 불완전한 개념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자치 30년, 학교자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끝으로 한국교육자치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지난 30년 교육자치를 관통한 철학은 무엇이었는지, 그 철학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생각해보고 앞으로 교육자치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성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교육자치제도는 교육행정의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 주민의 교육에 대한 참여를 보장·확대하고, 지역의 상황과 특성에 적합한 특별한 교육을 구현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제도이다(윤정일 외, 2008). 그러나 교육부,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 등으로 이어지는 교육행정체제는 자연스럽게 학교를 최하위에 위치시킴에 따라 하나의 행정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학교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 영국의 교육행정적 책임은 중앙과 지방간 수평적 동반자 관계로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프랑스는 중앙집권적 교육행정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 면에서는 일반행정으로부터 분리·독립과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등을 보장받고 있다. 이외에 미국도 교육과정 운영권한을 가지는 소위 계약학교(Charter School)를 포함해 지역단위의 자치권한을 극대화하는 마그네틱 학교(Magnetic School)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운영과 관리를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은 지자체의 운영을 철저한 단위학교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학교에 최고의 권한을 부여한다(강호원, 2018).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를 위한 조건과 개선할 점 학교에서 지방자치제도의 의미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화로 살아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학교를 최하위 조직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에서는 학교자율화를 강조하더라도 자율성이 신장되기 어렵다. 이는 행정 중심에 의한 교육행위로 인하여 타율적인 문화에 익숙해진 교사는 교육과정 책무성을 갖고 자율성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교육행정업무나 지침에 충실하면 그것이 곧 교육과정에 충실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책무성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육과정 자율화가 뿌리를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학교는 교육과정을 중심축으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곧 상호 간 매커니즘(mechanism)을 갖는 방법이 되며 진정한 자율화에 이르게 하는 첩경이 된다. 이를 위한 대안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 국가교육과정 총론 기준의 위상 강화 국가교육과정 총론 기준은 공통적·표준적·기준적·보편적 측면을 지향한다. 따라서 총론 기준은 전체적인 포괄성·통일성·균형성을 유지하게 된다. 한마디로 초·중등학교 교육활동에 있어서 헌법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총론 기준이다. 국가는 국민교육의 보편성·통일성·기회균등·일정수준 교육의 질 유지·국가 간 경쟁 우위의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써 국가교육과정을 강조한다(Dearing, 1993; Kelly, 2004). 또한 학교교육의 정치적·종교적 중립성 확보, 교육목표 달성의 역할 분담과 책임 체제 확립, 기준 설정에 대한 국가 책임 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강현석, 2014). 기본적으로 총론 기준은 국가의 교육철학을 담아낸 문서이다. 지방자치로 분권화가 심화되면 정치적·행정적으로 공통화·통합화를 실현하기 어렵게 된다. 오히려 총론 기준은 중앙집권형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6차 교육과정 이후 시작된 지역화 교육과정이 아직도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경험이 쌓이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분권화는 교육이 특정 집단이나 세력에 전횡될 수 있음도 우려된다. 물론 교육과정이 완전 분권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주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지역인재를 길러내 지역발전으로 환원시켜 궁극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입시 과열 경쟁이나 교육에 대한 국가·사회의 교육적 요구와 수준이 미국과 다른 차원인 만큼 완전 분권화된 지역교육과정의 필요성은 높다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총론 기준은 현재와 같은 부분 분권형의 방식으로 개발하되 총론 기준을 대강화하여 지역교육과정의 특성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자율화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학교교육과정 결정 체계의 이원화 지역교육과정은 일정한 지역에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결정되는 교육과정(local curriculum)이다. 우리나라는 「초·중등교육법」 제23조 2항에 근거하여 교육감은 교육부장관이 정한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지역의 실정에 맞는 기준과 내용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학교교육과정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에 대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 시·도 지침이 국가교육과정을 그대로 또는 요약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국가교육과정 총론 기준에서 명시하고 있는 시·도교육청의 역할을 충분히 다루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한혜정 외, 2012). 이러한 실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실태를 파악한 연구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시·도 지침 전반의 측면에서 대체로 국가 수준과 유사하거나 요약하여 제시한 형태가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도의 교육방향이나 교육내용 및 편성·운영사례 등을 일부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승미외, 2017). 문서로만 존재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국가 수준의 총론 기준(시·도교육청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장학지침) 학교교육과정 등의 4층 구조를 이루는 교육과정의 복합체계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될 수 있다. 더욱이 4층 구조의 복잡성을 갖는 교육과정 결정 체계과정에서 제시되는 지침들이 학교에 진정으로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법이 되는지도 검토되어야 한다. 임유나와 홍후조(2016)는 모든 교육과정적 결정은 학교교육과정 기준을 통해 단위학교에서 이루어지고, 교육과정의 최종 실행지는 단위학교가 되며, 교육과정 실행의 주체는 교원이 된다는 점에서도 문서상 계획으로서 교육과정 기준은 학교 안의 기준과 학교 밖의 단수 혹은 복수의 기준 문제로 귀결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즉, 학교 외부에는 국가교육과정 기준을 질 높고 현장에 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형태의 교육과정 기준 문서로 개발하고, 학교 내부에는 학교별 특색과 다양성을 갖춘 학교교육과정 기준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결정 권한과 수준을 이원화하는 것이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교가 중심이 되는 교육과정을 실현할 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침’이라는 용어가 ‘교육과정’을 의미하는 타당한 용어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침은 해야 하는 일의 방향성을 제시한 일종의 준칙으로 행정차원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교육과정을 하나의 지침으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자율적 구성의 여지를 갖는 것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수용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관련된 법규의 개정도 필요하다. ● 학교장의 교육과정 문해력과 리더십 강화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자격연수를 통해서 학교관리자가 된다. 교단 교사와 학교관리자는 서로 다른 능력을 요구하는데, 단기간 자격연수를 통해서 어떻게 실력 있는 학교관리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학교관리자는 교단 교사보다 더 많은 학력과 경력을 요구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자격연수에 그치고 그들은 외부·상부의 지시대로, 규정대로 학교를 방어적으로 운영할 뿐이다. 학교에 교육혁신이 어려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학교관리자 양성과 선발과정에 있다. 이들은 교육과정중심의 학교경영에 대한 교육된 경험이 적다. 교육과정적 문해력이 없으면 교육과정 리더십이 생기기 어렵다. 가령 특정 교과목을 가르치던 교과교사가 교육과정 총론에 관한 낮은 문해력을 가지고 있다면,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학교장은 행정가로서의 역할도 원만하게 수행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교육자로서의 역할이 본질적 책무이다. 학교장은 학교교육과정 설계부터 운영과 평가까지 모든 단계를 총괄하는 책임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교장의 창의적인 비전과 리더십은 학교 교육경영의 성패를 가늠하는 필수 요건이다(정수경, 2017).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실질적 주체는 학교장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대한 문해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학교 교육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학교장의 교육 지도성이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학교장의 교육지도성은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수업 효율성, 학교교육과정 평가와 상관관계가 강할 뿐 아니라,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장의 행정관리적 지도성은 학교교육과정과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학교교육과정 편성영역에서는 교육 지도성의 구성 요소 중 영향력이 가장 크고, 학교교육과정 평가영역에서도 비교적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허순만, 2007). 이와 같은 결과는 학교장이 학교에서 차지하는 업무의 비중과 주된 업무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자율화와 더불어 학교장에게 권한이 집중화되어 있는 것을 학교장의 자율적인 학교 운영 및 자율권이 아닌 학교의 자율적인 운영 및 공동체의 자율권에 초점을 두는 형태로 학교자율화를 재개념화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박종필, 2018). 마무리 세계화 시대에 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가 내에 분권화·지역화·자율화를 어느 정도 이룰 것이냐는 커다란 논의사항이다. 지나친 분권화는 공교육이 갖는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국가에 애국심을 발휘하는 국민 형성을 기초로 자유민주로의 통일과 세계와 인류에 기여하는 세계시민의 육성’을 방해할 수도 있다. 이미 다단계의 교육과정 문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다양한 연구 성과에 기초한다면, 교육과정 기준은 학교 안에 하나와 학교 밖에 하나로 충분하다. 학교 밖의 교육과정 기준은 국가 이상의 보편·공통·통일·기본·기초로써 필요하고, 학교 안의 교육과정 기준은 지역의 특성을 포함한 특수·지역·실제·구체적인 사항을 담는 것이다. 이 글에서 지역화는 광역시도에 따른 17개 시·도교육청이나 기초자치단체에 버금가는 176개의 교육지원청으로 나눠지고 그런 가운데 학교가 다단계의 간섭을 받아 자율성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을 피력하였다.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은 학교가 속한 지역에서 동원 가능한 교육적 자원이 얼마나 풍부 혹은 빈약한가에 달린 것이다. 학교 밖의 교육행정 당국의 일은 학교 교육자원의 형편에 비추어 지원을 조정해줄 때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은 신장될 수 있다. 교육과정 운영원리는 자율성(autonomy)·전문성(professionalism)·책무성(accountability)으로 요약할 수 있다(홍후조, 2017). 교육부에서 학교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모든 교육관계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국민교육을 위임받은 자로 각계 각 분야에서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 특히 교사는 가르칠 내용에 따라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적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교육과정 실천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교수·학습력을 극대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를 통하여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책무성을 달성할 수 있다. 이 세 가지의 정점에는 교육과정 문해력이 존립하고 있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의 기본조건이 된다.
2021년 한국의 지방교육자치가 30년을 맞는다. 지방교육자치는 1991년을 기점으로 실질적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지방교육자치는 ‘교육행정의 지방 분권과 일반행정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원칙으로 하여, 교육자치구 내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에 대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확대하고 주민이 선정한 자체의 전문적 기관에 의해 해당 사무를 집행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제도’라 할 수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방교육자치 30년을 맞아 우리나라 교육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바람직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교육자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교육감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본다. 막강한 권력으로 ‘교육소통령’으로 불리우는 교육감들이 교육자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알아본다. 특히 갈수록 권한이 막강해지는 교육감의 영향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고민해 본다. 아울러 지방교육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관련, 교육지원청 문제도 짚어본다. 시·도교육청의 조직적 방대함이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는 지금, 학교교육에 대한 지원보다 통제 기능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교육지원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교육현장의 시각을 담았다. 교육자치는 결국 학교자치로 귀결된다. 단위학교의 자율적이고 민주적 운영이 교육자치의 핵심인 것이다. 그러나 학교자치는 조직·인사·재정 자치권에 있어서 한계가 있고, 지방교육자치법 등에서규정되는 법정용어도 아니라는 점에서 완전한 자치일 수 없으며, 불완전한 개념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자치 30년, 학교자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끝으로 한국교육자치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지난 30년 교육자치를 관통한 철학은 무엇이었는지, 그 철학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생각해보고 앞으로 교육자치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성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은 교육부, 17개의 시·도교육청, 176개의 교육지원청이다. 그중 교육지원청은 1~3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를 관할구역으로 하는 지방교육행정기관이다. 교육지원청은 교육장의 감독 아래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일부 분장한다. 1952년 ‘지역 교육구청’으로 출범하였고, 1964년 이후에는 ‘교육청’의 명칭을 사용하였으며, 2010년 9월 1일부터 ‘교육지원청’으로 명칭이 바뀌고 일부 기능도 변경되었다. 종전 교육지원청은 실상 매우 권위적인 교육기관으로, 학교현장을 돕고 지원하기보다는 학교에 각종 정책과 업무를 부여하는 곳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단위학교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현장교사 특히 학교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보직교사들도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학교 교육에 도움 되는 교육지원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교육지원청이 감당해야 할 학교와 학생 수 규모의 적정화를 제안한다. 다음은 2019년 기준 교육청별 교육지원청 수와 학령기 학생수를 나타낸 표이다. 교육청별로 교육지원청수는 세종의 0개에서부터 경기의 25개까지 편차가 크다. 또 유·초·중·고의 학령기 학생수도 적게는 약 5만 명에서 많게는 167만 명까지 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를 1개 교육지원청당 학생수로 계산했을 때이다. 이 경우 1개의 교육지원청이 적게는 약 1만 명에서 많게는 10만 명까지 관리하게 되어 큰 격차를 보인다. 규모가 작은 군지역 교육지원청의 경우 주민수 2~5만 명에 유·초·중·고 학생수 모두 3~5천여 명이다. 그런데 교육지원청에는 50~6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예산과 인력낭비가 아닐 수 없다. 반면 1개의 교육지원청이 감당해야 할 학생수가 많다는 것은 학교수, 학부모들의 요구, 시설·설비와 관련된 다양한 요구도 많아진다는 뜻이다. 물론 농·산·어촌이나 섬과 같은 지역은 도시와 달리 학생 분포가 넓게 퍼져있다는 특징이 있으나, 기본적으로 교육지원청이 감당해야 하는 학교와 학생수 등에 있어 규모를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즉, 학생수가 많은 곳의 교육지원청은 좀 더 분화시켜야 하고, 그렇지 않은 곳의 교육지원청은 일정 부분 통폐합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홍후조 전 고려대 교수는 앞으로의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은 농업사회나 산업사회가 아니라 교통·통신 등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지능정보화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지역을 권역별로 묶고 규모를 더 크게 하면 규모의 경제도 생겨나고, 깨알 같은 간섭은 줄어들며, 경쟁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래서 한때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방교육자치를 연구하면서 중단위 교육지원청을 70~80군데로 통합하자고 한 제안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학생수가 많은 대도시는 학생수 10만 명, 농·산·어촌 지역은 5만 명을 기준으로 해 교육지원청을 줄이는 것이 그 방안이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경우 현재는 17개 교육지원청이 있으나 학생수가 17만여 명인 것을 고려해 3개의 교육지원청으로 통폐합하며 생활권을 중심으로 춘천권·원주권·강릉권의 세 개 교육지원청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를 통해 교육에 대한 통제도 줄일 수 있고, 지역별 특성도 더 잘 반영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학교 교육의 자율화·다양화도 촉진될 수 있다고 보았다. 둘째, 교육부-교육청-교육지원청의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부가 국가의 주요 교육정책을 수립·집행하고, 각 시·도교육청이 지역 수준에 알맞은 교육정책을 개발하여 학교가 이를 실행하도록 돕는다면, 교육지원청은 무엇보다 단위학교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그 본령에 충실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제안하는 그 업무를 잘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단위학교 입장에서 보면 교육부-교육청-교육지원청의 층층시하에 놓여 관리받고 통제받고 있다고 여길수 밖에 없다. 이는 각 교육지원청에서 추진하는 핵심사업·특색사업 등과 관련된다. 단위기관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야 하고 실적을 내야 한다. 즉, 교육지원청이 독립적으로 유지되려면 기관평가를 받아야 하고, 이는 결국 단위학교에서 만들어내는 실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교육지원청의 역할은 학교 지원이 아닌 학교에 업무를 부과하는 입장이 되고 만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은 새로운 업무를 개발하기보다 학교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활동인 교수·학습과 생활지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사실 학교현장에서는 교사들 스스로 외부의 간섭이나 강제 없이 수행하는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육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성실히 하는 편이다. 이와 같은 학습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한 실제적인 도움을 주도록 교육지원청 업무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단위학교의 기본적인 교육활동을 충실히 지원하는 데 있어 학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를 교육지원청이 전담할 필요가 있다. 오재길 외(2015)의 연구에서는 교육지원청에 대한 현장 교원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폭력 등 각종 민원처리 전담부서를 신설하여 학교민원 담당(50.6%) ▲교육과정과 수업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있어 컨설팅이나 지시가 아닌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지원(38.2%) ▲교직원의 고충을 들어주는 부서 신설(32.7%) ▲국감·행감의 요구자료 분석 및 응답(25.5) ▲행정실과 교무실의 업무 갈등 조정(25.0) ▲강사인력풀(기간제) 관리 및 지원(23.8%) 순으로 나타났다. 근래 학교현장을 보면 ‘교육’을 넘어 ‘보육’, ‘상담’을 넘어 학생과 학생, 혹은 학부모와 학부모 간 갈등 발생시 ‘샌드백’ 역할까지 해야 하는 등 ‘극한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교는 교육공무직과 돌봄교사 등의 학교 비정규직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반면 교원은 학생 간, 학부모 간 갈등상황이 발생할 때 이를 중재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지만, 그 지난한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수용하는 학부모들은 드물다. 게다가 교원은 그러한 사안을 다루는 전문가도 아니기에 학교에서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은 매우 소모적이다. 또한 학생인권은 강조되지만,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곳도 학교현장이다. 다행히 2020년도부터 학교폭력과 관련된 많은 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어 학교에서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또 각 교육지원청에 ‘학교통합지원센터’를 만들어 학교를 지원하려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교육’ 밖의 부가적인 일들은 교육지원청에서 전담하는 행정 시스템이 만들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넷째, 교육지원청의 역할 중 일정 부분은 학교에 이관할 필요가 있다. 본청은 교육청에, 교육지원청은 단위학교에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율과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예산과 인사, 통제 권한은 여전히 상위기관에 제한되어 있는 편이다. 단위학교가 자율성을 발휘하게 하려면 이와 관련된 권한 중 일부를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나라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많이 떨어져 이에 대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데, 그중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향상도 평가가 연 3회 계획되어 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등교조차 힘든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상도 평가 3회를 모두 시행하도록 되어 있어 사실 학교에서는 이를 시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예산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학교예산은 국민이 낸 세금이므로 엄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2학기 말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돈을 특정 항목에 사용하라고 단위학교에 내려보내는 경우 학교의 업무 담당자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학년 초나 학기 초에 연간 학교운영계획에 따라 내려보낸 예산이 아니라면 그 사용처는 학교에서 좀 더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행정업무 및 예산과 관련된 자율성은 궁극적으로 그에 대한 단위학교의 책무성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섯째, 교육지원청 내부의 인사 문제다. 교육장은 물론이거니와 장학관이나 장학사의 근무기간을 일정기간 이상 보장할 필요가 있다. 서울의 경우 장학사는 1~2년 기준으로 자리를 옮기며 업무를 두루 익히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전문성과 노하우가 축적되기 어렵다. 업무숙련도가 높아질 즈음에 다른 업무를 맡거나 본청 등으로 이동을 하다 보니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기르는 것이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교육지원청 수장인 교육장의 경우 임기가 짧게는 6개월에서 길어도 2년을 채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이클 풀란(M. Fullan, 1993)에 따르면 작은 교육혁신은 3~5년, 기관이나 제도의 개혁은 5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단위학교의 경우도 학교장의 임기를 4년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제 교육지원청도 기관의 개혁을 추진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근무연한을 보장해야 한다. 교육지원청의 관리자들이 지역교육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와 질 높은 업무수행력을 보일 때 단위학교의 교육활동도 고품질의 높은 수행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정책 수립·프로그램 개발·예산 활용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코로나로 인해 교육계에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학교는 그 최전선에서 학생과 함께 변화의 파고를 맞고 있다. 문제는 학교가 그 일을 잘 감당하려면 뒤를 받쳐주는 교육지원청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교육지원청이 할 일은 학교가 그 본연의 업무를 잘 수행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각 교육지원청은 적정한 학령기 학생수를 감당하도록 규모의 적정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단위학교에 업무를 부과하는 역할이 아니라 지원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또 더 나아가 교육 ‘밖’의 다양한 갈등상황에 전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담기구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일부 업무나 예산 활용에 대해서는 단위학교에 자율성을 주어 학교가 책임지고 그 일들을 수행해나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육지원청 인사들의 적정한 근무기간을 보장하고 이들이 책무성을 가지고 소신껏 노력을 기울일 때 학교도 교육청도 모두 윈윈하며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21년 한국의 지방교육자치가 30년을 맞는다. 지방교육자치는 1991년을 기점으로 실질적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지방교육자치는 ‘교육행정의 지방 분권과 일반행정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원칙으로 하여, 교육자치구 내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에 대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확대하고 주민이 선정한 자체의 전문적 기관에 의해 해당 사무를 집행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제도’라 할 수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방교육자치 30년을 맞아 우리나라 교육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바람직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교육자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교육감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본다. 막강한 권력으로 ‘교육소통령’으로 불리우는 교육감들이 교육자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알아본다. 특히 갈수록 권한이 막강해지는 교육감의 영향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고민해 본다. 아울러 지방교육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관련, 교육지원청 문제도 짚어본다. 시·도교육청의 조직적 방대함이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는 지금, 학교교육에 대한 지원보다 통제 기능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교육지원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교육현장의 시각을 담았다. 교육자치는 결국 학교자치로 귀결된다. 단위학교의 자율적이고 민주적 운영이 교육자치의 핵심인 것이다. 그러나 학교자치는 조직·인사·재정 자치권에 있어서 한계가 있고, 지방교육자치법 등에서규정되는 법정용어도 아니라는 점에서 완전한 자치일 수 없으며, 불완전한 개념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자치 30년, 학교자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끝으로 한국교육자치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지난 30년 교육자치를 관통한 철학은 무엇이었는지, 그 철학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생각해보고 앞으로 교육자치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성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퇴직한 교육부 A한테 들은 얘기부터 소개한다. “‘경축 ○○○ 부교육감 부임’. 교육청 정문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겸연쩍었는데 청사 안으로 들어가니 복도 끝까지 화환이 즐비했어요. 지역 직능단체·건설사·음식점 주인·문방구 주인…. 깜짝 놀랐죠. 몇 달 뒤엔 더 놀랐어요. 서울로 출장을 가려는 데 과장이 ‘여비에 쓰라고’ 봉투를 내밀었어요. 내용물을 보니….” 민선 교육감 시대가 열리기 전인 15년 전쯤의 일화다. 당시 남녘의 한 교육청에 발령받았던 A는 “부교육감이 그 정도였는데 교육감은 어땠겠느냐”고 했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장면이었다. 그런 교육계의 폐습은 이젠 말끔히 사라졌을 거라 믿는다. 사회 분위기와 민도(民度)가 달라졌고, 교육청의 행정도 맑아졌으니 말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지역의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의 오케스트라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교육감이다. 교육감은 주민들이 직접 뽑는다. 전국의 교육감을 모두 주민 직선으로 뽑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은 13개 주(州)만 직선이고, 대부분은 주지사가 의회 동의로, 혹은 주 교육위원회가 임명한다. 영국은 지방의회 교육위원회가, 일본은 도·도·부·현(都·道·府·縣) 교육위원 중에서 임명한다. 그런 만큼 우리의 교육감 직선제는 자랑스러워야 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아야 한다. 과연 그럴까. 교육자치의 상징인 교육감은 열정과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고 있을까. 어렵고 힘들었던 2020년 경자년(更子年)을 보내고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하는 우리 교육계는 교육감 문제를 찬찬히 짚어봐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생태계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전국의 교육감들이 어떤 철학과 열정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7명 교육감이 연간 예산 60조 원 쥐락펴락 교육감은 어떤 자리인가. 우선 권한이 막강하다. 권한의 힘은 돈과 인사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은 한 해 60조 원이 넘는다. 2021년 정부예산이 555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60조 원은 엄청난 규모다. 중앙 정부와 해당 광역 시·도 지방자치단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각 시·도교육청에 예산을 내려준다. 내국세의 20.46%가 교육예산 재원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순간에도 세금이 교육청 주머니로 들어간다. 출고가격이 2,000원인 맥주와 4,500원인 담배 한 갑을 살 때마다 각각 436원과 443원이 교육감이 쓸 수 있는 돈이 된다. 애연가와 애주가들이 건강의 위협을 무릅쓰고 아이들 교육에 힘을 보탠다니, 얼마나 고마운 ‘서포터’인가. 교육청별 예산은 경기도교육청이 15조~16조 원, 서울시교육청이 10조 원 안팎이다. 교육감의 인사권은 대통령 못잖다. 교육청 직원을 필두로 공립학교 교장과 교원의 승진과 전보 권한을 가진다. 17명의 교육감이 행사하는 인사권은 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을 합쳐 대략 37만 명에 이른다. 대통령이 직접 인사할 수 있는 행정부와 공공기관의 인사 규모는 7,000명 남짓이다. 앞서 A의 일화를 괜히 소개한 게 아니다. 인허가권과 학습조정권은 어떤가.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설립과 학군조정권은 기본이다. 학생 등교와 재택수업, 평가방식은 물론 공기청정기 설치, 교복과 두발, 휴대폰 허용 여부까지 관여한다. 그러니 장관을 지낸 인사들까지 4년 임기가 보장된 교육감직에 도전하는 게 아닐까. 교육감을 ‘교육 소(小)통령’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이처럼 권한이 막강한 교육감이 어떤 교육행정을 펴느냐에 따라 학교는 달라진다. ‘느슨한 학교와 공부하는 학교, 게으른 교사와 부지런한 교사’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교육감이 부모 마음으로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려면 모든 학생을 제 자식처럼 생각하며 균형 잡힌 ‘양 날개 교육’이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 바람에 교육이 정치에 예속되는 정치투쟁의 장이 되면서 우리 교육은 양 날개를 잃은 느낌이다. 교육 본질보다는 교육감의 성향과 이념에 따라 교육이 오락가락하고, 인사가 왜곡되고, 학생 실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다시 직선제를 바꾸는 것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과열·혼탁·고비용·이념 대립·깜깜이 투표 등 직선제의 부작용을 들여다보고, 개선을 모색하는 ‘중간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만 보더라도 직선제로 당선됐던 공정택·곽노현·문용린·조희연 등 네 명의 전·현직 교육감이 모두 이런저런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후보자 1인당 선거비용이 광역단체장보다 많이 들어 ‘선거 낭인’이 양산되고, 유권자의 관심도가 지방의회 의원만도 못하고, 진영의 늪에 갇혀 교육이 춤을 추는 부작용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행정의 이념화 문제가 심각하다. 2010년 첫 동시선거 때는 보수와 진보가 10대 6, 2014년 선거 때는 4대 13, 2018년에 선거 때는 3대 14이다. 우리 헌법 31조 4항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명시돼 있지만, 교육감을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로 선출함으로써 교육균형의 추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런 결과 또한 유권자의 선택이니 감내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선거제도의 합리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제 자식만 자식인 ‘내로남불’ … 나쁜 교육감 이와 같은 직선제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아이들만 바라보는 행정을 펼친다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그러나 실상은 실망스럽다. 또 다른 일화다. “다 아시잖아요. 교환교수로 해외에 나가면 아이들이 영어 하나는 떼고 온다는 걸. 국·영·수의 3분의 1은 먹고 들어가니 조기유학 보내는 거고요. 저는 두 번 나갔어요. 굳이 디펜스하자면 애들이 외국 경험을 하다 보니 영어를 잘해 외고를 보냈을 뿐입니다. 이젠 그런 학교 필요 없습니다.” 학회 세미나에 참가했다가 교수 출신 교육감의 이런 말을 듣는 순간, 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남의 자식이 낸 등록금으로 먹고살며 자식 공부시켰던 사람이 남의 자식이 가고 싶다는 자사고와 외고 폐지가 필요하다며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제 자식과 남의 자식을 구분하는 교육감이 어디 한둘인가. 제 자식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에 보내놓고선 ‘고교 서열화’, ‘귀족학교’, ‘학벌사회’를 비난하는 겉과 속이 다른 교육감들 말이다. 사실 자식을 좋은 환경의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 마음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공교육 살리기를 주창하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그랬다. 두 딸을 연간 학비만 4만 달러가 넘는 워싱턴의 사립명문 ‘시드웰 프렌즈 스쿨’에 보냈다. 유치원부터 고교 과정까지 갖춘 귀족학교다. 오바마는 솔직했다. 숨기지 않았다. 그게 부모 마음이다. 리더는 진솔해야 한다. 교육감은 더더욱 그래야 한다. 가면 쓴 교육감이 제일 나쁘다. 학생 실력 떨어뜨리는 平鈍化 … 이상한 교육감 세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학생과 학부모들은 ‘제발 우리 학교를 살려 달라’고 하는데 ‘나쁜 학교’라며 살생의 칼을 휘두르니 말이다. 학생들 성적은 또 어떤가. 세계 최상위였던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는 계속 뒷걸음질하고, 국내 학업평가 성적도 떨어지고 있다.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늘어나고, 교육 디바이드(education divide)가 심화하고 있다. 다 같이 실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다 같이 하향 평준화하는 평둔화(平鈍化) 교육에 집착한다. 왜 그런지는 진보교육계 인사들이 쓴 유령에게 말 걸기라는 책의 한 대목을 보면 이해가 된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귀신에게 쫓기다 겨우 탈출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아이는 ‘이제 살았다’라고 안심하며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넌 내가 아직도 엄마로 보이니?”라는 소리와 함께 엄마의 얼굴이 서서히 바뀌는 게 아닌가.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교육에 치인 아이들의 심리를 함축한 표현이다. 참, 감성적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교육을 한쪽 눈으로만 본 것이다. 교육에는 두 가지 가치가 있다. 절대성과 상대성이다. 잘 가르쳐 학생 실력이 좋아지는 건 절대성이다. 이상적 목표다. 상대성은 학생 간 차이다. 실력이 올라가도 차이는 생긴다. 1등이 있고 100등이 있다. 경쟁의 본질이다. 교육을 두 눈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한쪽 눈을 감고 경쟁의 유령만 쫓아내겠다는 확증편향에 빠진 듯하다. 참, 이상한 교육감들이다. 제 자식이 아니어서 그런가. ‘미셸 리’ 같은 욕 먹는 개혁가 … 좋은 교육감 표(標)를 의식한 교육감의 ‘표퓰리즘’ 정책은 경계대상 1호다. 수월성 교육을 없애거나, 교사들에게 욕먹지 않으려고 평가를 하지 않거나,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복과 점심을 나눠주는 식으로 인기만 추구해선 안 된다. 좋은 교육감은 욕먹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미국 교육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미셸 리 전 워싱턴DC 교육감이 그 예다. 한국계인 그는 대표적인 공교육 실패지역인 워싱턴DC 교육감에 2007년 임명됐다. 재임 3년 동안 무능 교사를 퇴출하고, 정치적 이유로 결정됐던 정책을 철저히 학생중심으로 뜯어고쳤다. 문제 덩어리 23개 학교를 폐쇄하고 250명이 넘는 교사와 128개 학교 교장 3분의 1을 해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초등학생은 읽기에서 8%, 수학에서 11%의 학업성취도 향상이 이뤄졌고, 중학생은 과목별로 성적이 9%나 향상됐다. 전국 최하위를 맴돌던 워싱턴DC의 공교육 수준이 치솟았다. 당연히 교원노조의 저항은 격렬했다. 평생 먹을 욕을 3년간 다 먹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교육감 한 명이 미국 심장부의 교육역사를 바꿔 놨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했다. 물론 미셸 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독재 마녀’라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교육감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히 보여줬다. 우리는 왜 그런 교육감이 나오지 않나. 차분히 숙고해야 할 시간이다. 교육자치 30년이 되는 2021년 신축년은 대한민국 교육에 정말 중요한 해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미래교육을 향한 단단한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2022년 치러질 대선·지방선거·교육감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이어서 후보자들의 하마평도 무성할 것이다. 오로지 학생만 생각하는, 양 날개의 균형을 갖춘, 마음이 명징한 교육감 후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좋은 교육감·이상한 교육감·나쁜 교육감. 이 세 가지 유형에 그 답이 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라고 함)은 2020년 11월 19일 실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서 2020년 12월 3일 치러졌다. 과거에는 대학 입시 대부분을 수능 성적이 좌우하여 수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수시가 대세가 되면서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능 위주인 정시는 24.3%에 불과하고 수시가 75.7%라고 한다. 대학 입시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졌다고는 하지만 수능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은 지금도 여전하다. 수능과 관련한 소송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선생님들이 수능 감독 등의 업무를 하는 데 참고가 되길 바란다. 불수능으로 인한 민사소송 2019학년도 수능은 언어영역이 특히 어려운 소위 불수능이었다. 이에 수험생과 학부모가 정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이유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넘어 출제하여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1심과 2심은 모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들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해 고등학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시험문제를 출제한 것이 아니라며 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학부모 측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출제오류로 인한 행정소송 및 민사소송 2014학년도 수능은 세계지리 8번 문항이 문제가 됐다. 지문에서 A는 유럽연합, B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이다. ㉠은 명백히 옳고, ㉡과 ㉣은 명백히 틀린 지문이다. ㉢이 문제가 되는데 지도의 우측 하단에 표시된 2012년을 기준으로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유럽연합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므로 ㉢은 틀린 지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과서에는 2007년을 기준으로 유럽연합이 북미자유무역협정보다 총생산액이 크다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은 옳은 지문이지만, 교과서에 따르면 ㉢은 틀린 지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은 명백히 옳고 ㉡과 ㉣은 명백히 틀린 지문일 때, ㉠이 포함되고 ㉡과 ㉣이 제외된 지문은 ②번 밖에 없으므로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통해 ㉠, ㉡, ㉣지문의 옳고 그름을 배운 평균 수준의 수험생으로서는 이 사건 문제의 답항을 ②번으로 고르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며, 이 사건 문제의 정답률은 49.89%에 이르는데 등급이 높은 수험생일수록 이 사건 문제의 정답률이 높았고, 문제에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총생산액의 규모를 비교해야 하는지 불명확한 점이 있으나 교과서의 기재 내용을 보면 위 지문이 틀린 지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세계은행과 유엔 등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시기에 따라 총생산액 규모가 큰 쪽이 달라질 수 있어 이 사건 지문은 시기에 따라 옳은 지문이 될 수도 있고 틀린 지문이 될 수도 있을 뿐이지 어떤 경우에도 틀린 지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지도 우측 하단에 ‘2012’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2012년을 기준으로 문제를 풀라는 의미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문제에 오류가 없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3구합29124 판결).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은 항소심에서 출제의도에 의하여 정답으로 예정되었지만, 진실에는 부합하지 않는 답항뿐만 아니라 객관적 사실 즉, 진실이 기재된 답항도 함께 정답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객관적 사실 즉, 진실이 답항으로 구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출제의도에 의하여 정답으로 예정된 답항만을 정답으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지도에 표시된 ‘2012’는 2012년을 기준으로 각 지문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라는 의미로 보아야 하는데 ㉢지문은 틀린 지문이므로 이 문항의 정답은 ‘없음’이라고 판단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4누40724 판결). 이에 교육부는 상고하지 않고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따라 1만 8,884명 학생의 성적을 정정하고, 대학별로 2014학년도 대학 입시 전형결과를 재산정하여 4년제 대학 430명, 전문대학 199명의 추가합격 대상자를 발표하였다. 문항 오류로 인해서 점수가 변동되고, 불합격이 합격으로 바뀐 학생들이 국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은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았다(부산지방법원 2015가합659). 하지만 항소심은 문제출제단계에서 출제위원들의 주의의무 위반, 이의처리 과정에서 평가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평가원과 대한민국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문항 오류로 인하여 불합격한 수험생은 위자료로 1,000만 원, 성적이 바뀐 학생들은 위자료로 200만 원이 인정되었다. 부산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평가원과 대한민국이 모두 상고하였고, 지금까지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대법원 2017다233061). 시험장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민사소송 ● 듣기평가 방송시설 고장 2010학년도 수능 3교시 영어 듣기평가 도중에 방송시설 고장으로 지필평가를 하다 중간에 듣기평가를 실시하게 되었다. 어떤 수험생이 이에 당황하여 3교시와 4교시 시험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였다며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재판부는 ‘서울시는 방송시설을 사전에 점검해 공정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주의의무에 소홀해 응시생들이 상당한 혼란을 겪게 했기 때문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험생에게 200만 원, 부모에게 각 5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 디지털시계를 제출하라는 안내 2016학년도 수능에서는 1교시 시험시작 전에 감독관이 ‘스톱워치 기능이 있는 시계는 반입이 안 된다’는 점을 알리려다가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자 ‘잔여시간이 카운트되는 시계는 반입이 안 된다’는 취지로 안내하였다. 그러자 디지털식 시계를 가지고 온 수험생이 감독관에게 이 시계를 제출해야 하는지를 물었고, 감독관은 기능이 있으면 제출해야 한다고 하였다. 수험생은 시계를 제출하였고, 시험장에 별도의 시계가 비치되어있지 않아 수험생은 시계를 소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능 시험을 치렀다. 이에 수험생은 감독관의 잘못된 안내로 시계를 소지하지 못하고 시험을 치름으로써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대한민국과 감독관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5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수험생이 시계의 정확한 기능을 알리면서 소지 가능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시계가 어떤 기능이 있으면 제출하여야 한다는 감독관의 말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시계를 제출한 점, 시계의 외관만으로는 시험장에 반입 가능한 물품인지 여부를 바로 판단할 수 없는 점, 시계를 제출한 수험생은 1명뿐인 점 등을 고려하면 감독관에게 고의·중과실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감독관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배상책임만 인정하였다. ● 시험시간을 착각하여 시험이 조금 지체됨 2019학년도 수능에서는 1교시에 감독관이 시간을 착각한 사고가 있었다. 8시 25분 예비령이 울리면 답안지를 배부하여 인적사항을 기입하도록 하고, 8시 35분 준비령이 울리면 문제지를 배부하여 인쇄상태와 면수 등을 확인하도록 하고, 8시 40분 본령이 울리면 시험을 시작하여야 한다. 그런데 감독관이 8시 40분 본령이 울릴 때까지 문제지만 배부하고 답안지는 배부하지 않았다. 심지어 본령이 울린 후에도 수험생들이 문제지를 보지 못하게 제지하였고 한 수험생으로부터 시험 시작 시간이 되었다는 말을 듣자 비로소 문제를 풀도록 허용하였다. 이에 수험생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학생에게 200만 원의 정신적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 문제지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인적사항을 작성하도록 안내함 2019학년도 수능에서 수험생이 수학영역 문제지에 샤프로 성명과 수험번호를 기재하자, 감독관이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기재하라고 안내하였다. 해당 수험생은 문제지에는 성명과 수험번호를 컴퓨터용 사인펜으로만 적을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사전 안내 없이 수험생에게 문제지 인적사항을 수정하도록 지시하여 수험생이 수학영역에서 평소보다 낮은 점수가 나와 대학에서 불합격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법원은 감독관이 수험생에게 강압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인적사항을 수정하도록 하지 않아 과실 또는 법령위반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초·중·고가 대학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학생들 대부분에게 대학 입시는 학창 시절의 절대 목표이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수능만으로 대학 입시가 결정되지는 않으나 수능이 주는 위압감·중압감은 여전하다. 수능 시험과정에서 감독관의 사소한 언행, 돌발상황이 수험생에게는 치명적인 실수를 유발할 수 있고 시험 결과에 대한 원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수능 감독을 하는 교사는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1. 프레이리의 생애와 교육사상 1) 프레이리 생애와 시대적 배경 프레이리(1921~1997)는 브라질에서 태어나 민중들의 문해교육, 억압받는 민중들의 인간화를 위한 해방교육을 실천한 교육철학자요 교육실천가이다. 프레이리의 페다고지: 억눌린 자를 위한 교육은 80년대에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한국의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구체적 실천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8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 노동자·교사·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프레이리를 즐겨 읽었다. 민주화운동을 거친 오늘날 ‘억압’, ‘해방’ 같은 말이 유효하지 않다면, 프레이리를 읽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그러나 눈앞의 독재정권은 끝났지만, 전 세계를 뒤덮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질서가 우리의 비판의식을 마비시킨다면, 우리는 더 열심히 프레이리를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프레이리가 태어나 자란 브라질 동북부 헤시페 지역은 가난한 지역이었다. 그가 10살 되던 해, 세계 대공황으로 브라질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프레이리 역시 빈곤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프레이리는 말년에 쓴 책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에서 “나의 조국은 고통과 기아와 비탄의 공간이며, 나의 조국은 사회정의를 갈망하는 수백만 민중들의 희망 공간이다”라고 회고한다. 프레이리는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했지만, 오히려 당시 유행하던 프랑스 급진적인 사상가들의 서적에 관심을 가졌고, 빈민 지역에서 야학 활동을 했다. 이것은 당시 남미에서 확산한 해방신학 가톨릭 사회운동의 영향으로 대학 내 가톨릭 사회운동단체의 활동이 활발했음을 말해준다. 그는 1947년 사회봉사기구인 산업복지국(SESI, Social Service of Industry)에서 농촌 빈민과 도시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맡게 된다. 또한 그는 헤시페 지역에서 일어난 MCP(대중문화운동)에 참여하고, 포르투칼어 교사로서 민중들의 언어와 중산층 이상의 언어 사이의 차이에 관한 연구를 하기도 했다. 프레이리의 문해교육활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62년 ‘안기코스(angicos)시의 40일의 기적’에서부터다. 안기코스 프로젝트를 통해 프레이리가 1950년대 후반부터 시도했던 교육문해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다. 1964년에는 2천만 명의 비문해자를 위해 2만 개의 토론 그룹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1964년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군부는 프레이리를 체제 전복 세력, 공산주의자로 몰아 감옥에 가두고, 프레이리의 문해교육을 방법론만 적용해 변질시켰다. 프레이리는 감옥 안에서 교육과 정치의 관계가 더욱 분명함을 느꼈고, 사회변화는 고립된 개인들이 아니라 대중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Gadotti, 2012). 따라서 프레이리는 ‘교육이 정치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프레이리에게 교육이란 해방을 위한 잠재력을 갖는 해방의 교육학이다. 그가 말하는 교육이란 국가 관리의 ‘제도권 안 교육’에 국한하지 않으며, 다양한 현장의 교육을 포함한다. 제도권 내 학교든 학교밖 어디든 교육이 벌어지는 장에서 교육당사자들이 세계를 인식하고 앎을 생성하고 실천하면서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얘기하는 점에서 프레이리 교육사상은 희망의 교육학이다. 그의 교육사상 형성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망명 생활이다. 1964년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자신이 해오던 빈민 문해교육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자, 프레이리는 칠레로 망명을 떠난다. 당시 칠레는 자유화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 비교적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브라질에서 해오던 문해교육적 시도를 계속할 수 있었다. 칠레에서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신생독립국 기니비사우의 문해교육에도 관여했다. 망명 생활을 했지만 프레이리는 브라질에서의 경험을 계속 시도할 수 있었다. 그의 대표 저서 페다고지가 집필된 것도 망명 시기이다. 1979년 브라질 군사정권이 끝나자 프레이리는 고국으로 돌아온다. 프레이리는 1980년대부터 대학교수로 복직하고, 민주 진보세력들과 함께 노동당에 관여하며, 1989년 상파울루에 노동당의 선거 승리로 교육담당 비서(우리나라 교육감에 해당)에 당선돼 교육행정가로서도 일한다. 교육행정가로서 그의 관심은 빈민들을 위한 문해교육과 학교 기능을 새롭게 하는 것이었다. 프레이리는 군부정권이 끝나고, 베를린 장벽과 동구 사회주의 몰락 이후에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전히 혁명적 교육학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다. 1990년 대학에서 정년퇴임 후에는 강연과 글쓰기를 하면서 지냈고, 1997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 프레이리 교육사상의 배경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은 여러 사상적 배경을 갖고 있다. 인간화와 인간해방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대화를 중시한 점에서 실존철학, 억압적 구조를 비판하고 혁명을 추구한 점에서 마르크스사상, 남미에서 유행했던 해방신학 그리고 후기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도 보인다. 독실한 기독교도였던 프레이리는 해방신학의 영향을 받아 교회가 민중과 함께 사회적 모순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을 강조한다. 프레이리(2003: 240-241)는 교회가 항상 ‘성장하는’ 상태로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북미에서도 남미의 해방신학과 같은 운동이 흑인 사이에서 일어났다. 프레이리는 두 신학 사이의 공통점을 침묵이 강요된 사람들이 침묵으로 몰아넣는 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혁시킴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배당하고 침묵이 강요된 사람들은 그들을 억압하는 억압체제를 떨구어낼 때만 침묵 문화를 깨고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프레이리는 마르크스가 옳았다고 평가하지만, 자신은 마르크스주의의 노예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의 사상의 주요 개념이 변증법과 역사발전관에 기초하고 의식화를 강조한 것은 마르크스사상의 영향이다. 하지만 하부구조(사회경제적 구조인 물적 기반을 말함)가 상부구조(의식과 문화)를 결정한다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가 보이는 경제결정론과 달리, 프레이리 교육사상은 교육과 문화의 상대적 자율성을 강조하고, 문화적 변화에 초점을 둔다. 프레이리는 많은 책을 남겼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페다고지다. 그 외에도 진보의 교육학, 교육과 정치의식, 페다고지가 출판된 지 20여 년 뒤, 페다고지에서 다루었던 주제를 회고하며 쓴 희망의 교육학, 교사들에게 편지글 형식으로 쓴 프레이리의 교사론, 말년에 쓴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 등이 있다. 3) 프레이리의 교육사상과 실천 프레이리는 삶 속에서 이론과 실천의 통일을 추구해 왔다. 그의 교육사상 자체가 교육적 실천 속에서 형성된 것이고, 그의 사상은 다시 브라질뿐 아니라 제 3세계, 나아가 세계적으로 학습자를 침묵하게 하고, 수동적 길들이기에 그치는 교육의 폐단을 비판하고 해방의 교육실천을 촉구한다. 프레이리의 교육사상과 실천은 억눌린 민중들의 해방과 인간화를 위한 ‘해방의 교육학’이요, 학습자와 교사 상호 간의 대화를 통해 비판적의식이 발달해가는 ‘의식화 교육’이다. 그가 시도했던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글읽기를 통해 학습자 자신이 처한 세계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 세계읽기요, 비판적의식을 일깨워가는 의식화 교육이었다. 프레이리는 가혹한 현실이 희망을 말하기 힘들 때조차도 희망을 품고 현실을 변혁해가기를 희망한 ‘희망의 교육학자’라고 할 수 있다. 프레이리는 가난한 브라질 민중들이 글읽기를 배움으로써, 단순히 글자만을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의 억압적 현실까지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비판적 의식을 갖춰나가기를 희망했다. 그가 실천한 문해교육의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글자를 모르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문해교육을 하기 위해 준비단계로 먼저 학습자들의 문화적 맥락을 파악했다. 주민들과의 비공식적인 만남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소망·좌절·불신·희망 등에 관한 내용과 함께 학습자들에게 의미 있고, 경험이 담긴 낱말과 표현을 조사했다. 이것을 프레이리는 ‘생성어’(generative word)라고 하고, 그들의 실존적 상황을 나타내는 그림이나 슬라이드·포스터 등의 ‘편찬물’을 활용했다. 즉, 프레이리는 문해교육과정에서 학습자의 현실과 무관한 교재로 가르친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정서를 반영하는 현실에서 출발하고자 했다. 준비단계가 끝난 후 문해교육은 ‘동기부여 → 생성어 학습 → 생성주제에 관한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예컨대 조사를 거쳐 만든 그림자료와 생성어(예를 들어 ‘빈민지구’라는 뜻의 Favela)를 보면서 그림에 나타난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생성어를 중심으로 글자를 익힌다. 그림을 보면서 학습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들이 노동자일 뿐만 아니라 문화 생산자임을 이야기하면서 글읽기와 세계읽기에 대한 동기를 갖게 된다. 자신들의 상황에 관련된 그림으로 대화를 해나가면서 처음에는 가난의 원인에 대해 운명·팔자·자신의 게으름을 탓하다가, 차츰 가난이 어떤 구조적 모순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비판적 의식으로까지 발달해가는 식이다. 다음 호에 계속
정부가 지난달 30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스토킹 처벌법)’을 국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 한국교총은 6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토킹 처벌법은 스토킹 가해자에게 최대 징역 3년 형까지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최대 5년 징역을 받게 된다. 교총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 현장과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정부가 스토킹 처벌법을 발의한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국회는 스토킹 예방·근절을 위해 조속히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토킹은 그동안 경범죄로 분류돼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것에 그쳤다. 1999년에 ‘스토킹 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이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제정되지 못했다. 교총은 “스토킹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신체적 황폐화를 초래하는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경찰통계연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경범죄 처벌법’ 상 ‘지속적 괴롭힘’에 대한 처벌 건수는 2016년 390건, 2017년 333건, 2018년 434건으로 증가했다. 교총은 스토킹 범죄가 사회적 문제를 넘어 교육 현장에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교총은 “2013년 제자가 짝사랑하던 교사를 스토킹하다 살해한 사건, 지난해 박사방 피의자로부터 9년간 살해 협박을 받은 교사 사건은 큰 충격을 던져줬다”고 지적했다. 또 2019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 유형 중 스토킹이 10.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학생과 교원, 국민이 스토킹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만큼은 국회가 조속히 입법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총은 그동안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건의서를 전달하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스토킹 처벌법 제정 활동에 앞장섰다. 정부 입법안 외에도 여·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스토킹 처벌법’ 7건이 제21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올해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된다.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 원격수업 기반 조성 등도 이뤄질 예정이다. 교육과정 개정,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을 추진하면서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교 무상교육 전명 시행=지난해 고교 2·3학년 88만 명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이 시행돼 연간 약 160만 원 정도의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이 지원됐다. 올해부터는 고교 전 학년에 걸쳐 124만 명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이 시행된다. △초·중등 원격수업 기반 조성=지난해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원격수업이 도입되면서 12월 원격수업 운영을 정규수업으로 제도화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미래교육’을 신년사 화두로 내걸고 본격적인 원격수업 기반 조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학의 원격수업 교과목 개설 가능 학점 수와 이수 가능 학점 수에 대한 제한도 풀려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지난해 6만 원이던 국공립유치원 유아학비 지원 단가가 2만 원 인상된 8만원이 됐다. 사립유치원 유아학비와 어린이집 보육료도 월 24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인상된다. △정신건강 위기학생 심리 지원 강화=의사, 상담사 등 관련분야 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고위기학생의 심리 상담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또 17개 시·도교육청에 정신건강 거점센터를 지정·운영해 학교와 전문가 연계, 전문가 컨설팅의 질 제고 등을 추진한다. △유치원에 학교급식법 적용=지난해까지 유아교육법에 따라 국공립 유치원에 적용하던 급식 관리 기준이 올해는 학교급식법으로 변경돼 모든 국공립 유치원과 일정 규모 이상 사립유치원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각 유치원에 영양교사 배치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교육급여 확대=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의 저소득층 학생 대상으로 부교재비, 학용품비로 나눠 지급되던 교육급여가 교육활동지원비로 통합되고 보장수준도 초등하교 38.8%, 중학교 27.5%, 고교 6.1% 인상된다. △직업교육 지원 확대=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을 지난해 200개교에서 250개교로 확대한다. 또 직업교육을 받고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학생에 대한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도 4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인상된다. 새로 추진되는 변화들로 인한 논란도 예상된다. △2022년 교육과정 개정 논의 △임용·교장공모 등 교육감 인사권 확대 요구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추진 △교권보호위원회 교육지원청 이관 논의 △교사의 정치활동 확대 요구 등에 따른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점촌중앙초등학교(교장 김조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지역주민과 점촌중앙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온택트 해오름 축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운영기간 2020. 12. 28. ~ 2021. 1. 8.) 금번 온택트 해오름 축제는 매년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던 학생들의 오케스트라 공연 및 학급별 학예발표를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비대면 형식의 온라인 축제로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운영하였다. 온택트 해오름 축제는 학생들의 오케스트라공연 및 기악, 밴드, 댄스, 난타공연 등 평소 방과후 활동을 통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녹화해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방영됐다. 공연은 사전에 QR코드나 검색 또는 학교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홍보됐다. 6학년 오은성 학생은 “재미있는 부스 체험 활동을 기대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며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우리의 활동 모습이 나오니 신기하고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5학년 김○○ 학부모는 “매년 학예회에 참석했는데 이번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나마 유튜브를 통해서 보니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한 점촌중앙초등학교는 지역 연계 중심의 교육 활동을 꾸준히 실현하고 있으며, 지난 2019학년도부터는 4년간 도교육청 지정 자율재능학교로 선정되어 아이들이 더욱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교직원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는 지역의 모범적인 학교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경남도교육청이 지난달 말 방과후학교 자원봉사자 348명에 대해 면접만으로 무기계약직 특채 계획을 밝힌데 이어, 국회에서는 교육공무직을 교직원에 포함시키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까지 발의돼 연초부터 ‘불공정’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건은 지난해 국민적인 규탄을 받았던 ‘인국공 사태’ 2탄 격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경남교육청 특채 계획의 경우 스스로 세운 ‘교육공무직원 채용 시 공채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남교육청은 도내 전체 학교에서 시행되는 대규모 교육공무직원 채용을 단지 11월 1일자에 유사업무에 종사했던 자원봉사자에 대한 처우개선이라는 명목으로 특채를 강행하고 있다. 최근 경남교육청 공채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직종은 100대1 가까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상황에서 그 관문을 지나치게 낮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경남교육청 교육공무직원 공채를 준비 중인 도민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해당 게시 글에는 “공무직을 준비 중인 청년의 취업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행위다. 수백 명의 인원이 아무런 노력 없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경우 교무 행정을 준비 중인 취업 준비생에게 미래의 기회가 돌아올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경남교총은 비판 성명을 내고 “가장 공정해야 할 학교현장에 교육청발 불공정 채용계획을 서슴없이 내놓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즉시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며 “코로나 19 영향으로 국내 고용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학교현장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교육청에서 공개채용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특정인에게 국한된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은 취업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감내하며, 과정의 공정과 결과의 정의를 기대한 취업준비생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경남교총은 특채나 다름없는 이번 채용에 대해 공정성 붕괴 우려를 내비쳤다. “기존 방과후자원봉사자가 교무행정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깜깜이식 전환”이라고 우려했다. “방과후학교 업무 및 교무행정업무를 맡기려면 학교의 시스템과 행정능력이 필수인데 자원봉사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방과후 학교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공정 비판에 대해 정치권도 가세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 기자회견에 이어 4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성실히 공채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꿈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면서 “무시험으로 정규직화 해주는 것도 모자라 공무원시험을 통과한 교사, 행정직원과 똑같은 공무원 신분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열심히 공채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을 바보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연이어 주장했다.
새해 신축년(辛丑年)이 밝았다. 신축이 의미하는 ‘흰 소’는 전통적으로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소의 해처럼, 우직(愚直)하고 근면하면서도 상서로운 기운이 우리 교육에 널리 퍼지길 기대해 본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 스탠퍼드대학 졸업 연설에서 “항상 갈망하고 우직(foolish)하라” 했던 말은 명언으로 회자 된다. 영어의 ‘바보 같은’(foolish)을 우직으로 번역했지만 ‘우직(愚直)’이란 단어는 어리석을 정도로 바르다(honesty)는 의미다. 어리석음이 아닌, 바름에 방점이 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혹세(惑世)하는 기교 없이 바른 정도의 길을 간다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둠 속 미로를 걷는 듯한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초유의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반복하며 방역 안전까지 최소 1인 3역이 필요했다. 선생님 누구도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학교 밖 여기저기서는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정착 우리 선생님들은 꿋꿋이 학교와 아이를 지켜냈다. 새해를 맞은 이 순간까지도 바보 같을 정도로 솔선하고 집단 지성을 발휘하며 난제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학교를 셧다운(shutdown)하고, 대학 등 상급학교 입학을 위한 성적도 코로나19 이전까지의 점수를 환산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 ‘케이 에듀(K-edu)’로 칭해지며 세계적인 이슈의 중심에 선 대한민국 교사는 등교 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학생 방역까지 도맡아 가며 우직하게 본분을 다해왔다. ‘방역 수능’까지 잘 치렀다. 정말 속임 없이 정직하게 맡은 소임을 다했다. 문제는 교육 위정자(爲政者), 그리고 이와 결탁한 세력이다. 정부와 정치권, 교육행정기관, 교육집단 간 정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며 사사로운 이익을 계산하는 지금의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 국가의 교육 거버넌스(Governance) 마저 이념적 동질성을 집단 간의 교육카르텔(Cartel)이 대한민국 교육을 오로지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외형적으로 공정, 평등, 인권 등을 내세웠지만 이는 언어유희에 가까운 기교이자 혹세였다. 유능한 인사의 공모라는 미명 아래 계속해 자기 사람만을 교장 등 주요보직에 앉혔다. 자기 자녀들은 특목고에 보내놓고 귀족학교로 폄훼하고, 평등이란 이름으로 폐지했다.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문제를 인권으로 포장해, 비뚤어진 인권 의식만 양산했다. ‘혁신학교’만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절대적 지향점이 됐다. 이 사고의 범주에 있는 자와 집단들이 교육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화합과 통합이 아닌 갈등과 반목이 이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것이자 생존 전략이다. 교육은 특정 정파와 이념이 아닌 사회적 컨센서스(Consensus)가 교육과정, 즉 교육내용이 되어야 한다. 비뚤어진 또는 한쪽을 가린 시각으론 교육 본질을 교육과정에 그려낼 수 없다. 화려한 교육 현상(現像)에 숨어 있는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과 교육을 어지럽히는 교조주의(敎條主義)를 이길 수 있다. 말이나 행동에 그럴싸함이 없는 순진함과 정직함으로 우리 교육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껍데기가 알맹이 인척, 위선이 판치는 교육 세상을 바로 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