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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이제 조금 있으면 제30회 스승의 날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학창시절에는 존경하고 본받을 만한 선생님이 한 분은 꼭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리포터도 지금까지 그리 긴 인생을 살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 떠오르는 선생님이 계시다. 문득 리포터가학교를 다녔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중학교 때 한 체육선생님이 계셨다. 매번 체육시간이 되면 그 체육선생님은 헌 운동화를 계속 신고 다니셨다. 처음에는 헌 운동화를 신고 계셔서 단순히 검소하신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어느 날 반장이 “선생님은 요즘 운동화 좋은 것도 많은데, 왜 그 헌 운동화만 신고 다니세요?” 하고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체육선생님께서는 “너희 선배 언니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준 거라 정이 많이 들었단다.” 하시며 그리고 “아직 이정도면 신을 만하다” 고 웃으면서 말씀하신 기억이 떠오른다. 때마침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체육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듣고 반장과 부반장을 중심으로 우리 반도 돈을 조금씩 모아서 체육선생님께 새로운 운동화를 선물한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다음 체육시간부터는 항상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셨다. 그리고 체육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선물한 운동화가 무척 마음에 드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스승의 날도 많이 변화되었다. 오히려 스승의 날을 부담스러워 하는 학교도 있어서 스승의 날 행사를 시행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기억하고 그날만이라도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꽃 한 송이를 달아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스승의 날에 몇 가지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매년 학생회에서 스스로 주관하여 스승의 날 행사 때 선생님께 꽃을 달아주는 의미 있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고, 스승의 날 당일에는 학생들이 모든 선생님을 볼 때 마다 '허그(Hug Day)'를 해주어 스승의 날을 행복하고 웃음 짓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한 가지 색다른 행사를 학생들이 추진하고 있다. 그것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을 그리는 '케리커쳐 행사'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조금 한가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을 그려서 학교에 전시를 하는 행사이다. 모든 학생들이 그 선생님만의 특징을 골라서 그릴 수 있도록 모두에게 개방되어진 행사이다. 행사가 끝나면 학생들이 그린 케리커쳐를 선생님들께 전해 준다고 하니 정말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모두 학생회장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행사라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렇다. 스승의 날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하지만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표현하는 방법과 말이 다소 서툴거나 어색해도 내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이렇게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스승의 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스승의 날은 우연찮게 일요일과 겹치게 되었다. 일요일과 겹치면서 의미가 약간 줄어드는 것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이런 때 일수록 주말을 이용해 어릴 때 존경했던, 꼭 뵈고 싶었던 선생님을 연락해 한번 찾아뵈는 것도 더 의미 있는 스승의 날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상황과 시간적인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어릴 적 존경했던 선생님께 간단한 전화통화라도 하는 것이 고마우신 은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지자체 체험활동 인프라 구축도 시급 “선생님 내일은 노는 토요일이에요? 아니면 학교에 나와요?” 금요일이 되면 교실에서 흔히 보게 되는 풍경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놀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일은 없어지게 된다. 오는 7월 전 사업장 주5일 근무제 확대와 맞물려 주5일 수업 전면 실시 세부 방안이 상반기 중으로 마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면 실시를 놓고 여전히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일부 학부모들은 나홀로 학생 보호, 사교육비 증가, 학력 저하 등을 지적하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5년 전인 2006년 둘째, 넷째 주 ‘놀토’가 도입되기 전 벌어졌던 논란이 되풀이되는 셈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을 잘 아는 교원들은 사교육비나 학력 저하 문제는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교원들은 가장 큰 문제로 ‘나홀로 학생 보호’를 꼽는다. 이송우 대구 경화여고 교사는 “공부만 하던 예전 학생들과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입학사정관 등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심이 많다”면서 “쉬는 토요일이 더 생기면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활동이 늘면 늘었지 사교육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균 서울 한양초 교사도 “월 2회 토요일 4시간 수업시수 보전 방안이 나오겠지만 이 시간 학교 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학력저하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제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나 홀로 학생 보호 대책”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 학교가 좋은 토요휴업일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것이현실적인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갑찬 경기 화성장안초 교장은 “당장 결손가정이 많은 우리 학교의 경우 나 홀로 학생 보호 문제가 당면 과제”라며 “지역마다 학교 사정이 다르고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돌봄 교실이나 공부방 등을 확대 운영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했다. 교과부는 현재 초등 돌봄교실(5117개교, 전체 초등학교의 87.4%),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저소득층 유·초등 대상 1000개교), 방과후학교 엄마품멘토링제(학무보 2400명 선정)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3690개소)를,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200개소)와 시간제 아이돌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사회적인 인프라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흥구 강원 강일여고 교사는 “이미 월 1회, 월 2회 주5일 수업을 실시해오면서 사실상 그동안 논란이었던 문제들이 상당수 우려에 불과했다는 것이 검증됐고 전면실시를 위한 학교의 준비는 돼 있다고 본다”면서 “이제는 주5일 근무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데 나 홀로 학생 보호를 학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나 국가 차원의 보호 대책과 체험활동 인프라 마련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올해로 59돌을 맞는 교육주간(9~15일)은 '올바른 교육, 훌륭한 선생님'이 주제다. 이념과 정파에 휘둘려 훼손된 교육의 본질과 정체성을 모든 교육가족이 되찾자는 의미다. 교총은 올 교육주간을 전후해 사제간 사랑의 편지보내기, 교육명가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13일에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거행한다. 서울 동마중 이동윤 교사와 제자가 교육주간 포스터 앞에서 정담을 나누고 있다.
2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문대학 경쟁력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교육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발표자들의 의견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국회 교과위는 26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을 처리, 전체회의에 넘겼다. 그러나 수석교사제 관련 법안들은 상정만 된 채, 논의 없이 6월 국회로 넘겨졌다.
제5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시상식이 23일 교총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정상채 경기 사우고 교사(대통령상), 김영희 포항제철서초 교사(국무총리상), 박성은 송정동초교사(교과부장관상 대표 수상), 이규석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안양옥 교총회장, 조용환 심사위원장.
일곱 살 어린 나이에 그것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1학기만 담임을 하셨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지만, 뵙는 순간 선생님의 인자한 눈길과 따뜻한 손길에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퇴직하신 후 시골뜨기 출신 제자가 교단에 선 것을 벌써부터 아시고 멀찍이서 좋은 교사가 되기를 기원해 주셨다는 말씀에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선생님을 통해 2학기 때 담임이셨던 함종학 선생님도 뵈면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제 간의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과거에 비해 크게 위축된 교사의 위상 과거에는 선생님이 곧 스승님이고 은사님이셨다. 선생님은 그 자체만으로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었고 시대와 사회의 사표(師表)였다. 사회는 항상 교사를 존중했고, 학부모들도 학교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자녀에 대한 체벌도 자식 잘되라는 선생님의 관심으로 생각했다. 제자들은 선생님께 맞은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기도 했다. 그만큼 교사들에 대해 관대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교사에 대한 시선과 신뢰가 과거에 비해 크게 변해 있다. 신분을 망각한 일부 교사들 탓도 있지만, 교사라는 이름만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던 시대는 이미 아니며 그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교육이 학교의 전유물이고 모든 지식과 정보가 교사들의 고유 영역에 속했던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교사들은 상위 5%의 인재들로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2009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읽기와 수학 1위, 과학 3위 등 OECD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 성적을 거두어, 핀란드, 싱가포르와 함께 3대 교육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국제교육협의회(IEA)의 조사 결과 한국 중학생의 학교 신뢰도는 45%로 설문에 참여한 36개국의 평균인 75%에 크게 못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학생의 인권을 위해 체벌을 금지한 후, 그 부작용으로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고, 교권 침해 사례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현실의 중심에 우리 선생님들이 서있다. 교권은 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사가 교육을 지켜갈 수 있는 보루다. 올바른 인간관과 교육관을 비롯해 경쟁력 있는 교육을 위한 전문성, 엄격한 도덕성,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어, 이러한 현실을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정착시켜 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교권 바로 세워야 요즘 체벌금지로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체벌에 의해 지켜지는 교권은 진정한 의미의 교권이 아닐 테지만 체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결국 시대상황에 맞는 방향으로 정리될 것이다. 교사들은 이런 여건 변화를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 “다음 세대에는 대부분의 교육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틀림없이 새로운 학습 환경과 새로운 교육방법이 탄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서적 풍토를 만들어 내는 일만은 교사와 학생 간의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 아무리 고성능 기계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 일만은 결코 해낼 수 없을 것이다”라는 하임 G. 기너트의 말은 우리 교사들이 미래 교육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살면서 때로 은사가 계신 것을 참 감사하게 느낀다. 성장한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어려운 순간에 기억할 수 있는 은사가 있기를 바란다. 은사로 기억되기 위해 우리 교사들도 부단히 애써야 할 시점이다.
젊은 날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았으면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엇을 먼저 떠올리겠는가. 나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가끔 던지는데, 무엇보다도 ‘아버지 노릇’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꼭 그렇게 하고 싶다. 다 자란 자식들과 소통의 온기를 살리지 못할 때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 내 탓이다. 그러나 이렇게 각성을 한들 이것이 하루아침에 교정될 일은 아니다. 나는 다시 더 생각해 본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인생을 산다고 했을 때, 두 번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엇을 먼저 떠올리겠는가. 아마도 사람들은 군대를 다시 가야 한다는 대목에서 머뭇거릴지도 모르겠다. 아니, 한 번 마치고 온 군대를 또 가야 한다고? 국방의무를 몰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해보았던 군대생활, 그 고단한 경험의 절절한 실체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군대를 다시 가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이더라도, ‘아버지 노릇’을 다시 할 수 있다면, 나는 군대에 한 번 더 가는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므로 그저 말이 그렇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했다는 후회가 확실하게 솟아오르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후회감은 오늘날 한국의 많은 아버지들이 가진다. 내 앞 세대의 아버지들은 오로지 가난으로 인해 자식을 절대 궁핍 속에서 키웠다는 회한 때문에 아버지 역할을 다시 한 번 해 보겠다고 하셨을 것이다. 너희들 너무 고생시켰다. 이 한 마디를 늘 가슴에 품고 사셨던 분들이 나의 부모 세대이다. 그러나 밥을 굶는 가난으로부터 벗어난 오늘의 부모 세대는 자식들과의 소통 부족과 가족애 결핍에 대한 뼈저린 아픔을 느낀다. 오늘날 부모 세대의 짙은 소외가 내비치는 대목이다. 젊은 날, 돈을 열심히 잘 벌어왔던 아버지들일수록, 세상 명예를 찾아 나서기에 바빴던 아버지들일수록, 권력 쫓기에 골몰했던 아버지들일수록, 나이 들어서 자식과의 소통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기 쉽다. ‘내가 아버지 노릇을 어떻게 해왔기에 이렇게 되었나’ 하는 각성을 해보지만, 되돌아가서 근본을 치유하기에는 너무도 먼 길을 무심하게 걸어왔다는 것만 확인될 뿐이다. 산업화 사회 이후 후기 정보화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 분주하고 가파른 변화를 탓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버지들이 직장과 사회에서 생활하다 보면, 가족 간의 소통과 가족애를 건사할 틈새가 생겨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물질은 다소 풍요해졌지만 마음을 평화롭게 다스려가며 살기는 왜 이렇게 팍팍해졌는가. 가족을 조금이라도 풍족하게 먹여 살리겠다고 기를 쓰고 전쟁하듯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왜 가족이나 자식에게서도 따돌림을 당해야 하는가. 아버지를 처음부터 다시 할 수는 없을까.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유명한 중국 동진시대 시인 도연명(365~427)은 자식들을 책망하는 시 한 편을 남겼다. ‘책자(責子)’라는 제목의 시이다. 도연명이 어떤 사람인가. 고금을 통해 천하에 유명한 시인이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엘리트 지식인이지 아니한가. 도연명의 시 ‘책자(責子)’를 풀이와 더불어 소개해 본다. 白髮被兩(백발피양빈) 양쪽 귀밑머리 백발로 변해있고, 肌膚不復實(기부불부실) 살결도 전처럼 실하질 못하다. 雖有五男兒(수유오남아) 비록 아들놈이 다섯이나 되지만, 總不好紙筆(총불호지필) 하나같이 글공부는 싫어하는구나. 阿舒已二八(아서이이팔) 서라는 놈 이미 열여섯이나 되었지만, 懶惰故無匹(나타고무필) 게으르기가 짝이 없는 놈이고, 阿宣行志學(아선행지학) 선이란 놈은 곧 열다섯이 되는데, 而不愛文術(이불애문술) 도무지 글 읽기에는 관심조차 없다. 雍端年十三(옹단년십삼) 옹과 단은 똑같이 열세 살인데, 不識六與七(불식육여칠) 여섯과 일곱조차도 구별 못하고, 通子垂九齡(통자수구령) 통이란 놈 아홉 살이 다 되었는데도, 但覓梨與栗(단멱이여율) 오직 찾는 거라곤 배와 밤뿐이다. 天運苟如此(천운구여차) 하늘이 내게 준 자식 운이 진실로 이러하니, 且進盃中物(차진배중물) 이 또한 술잔이나 기울 일밖에 별도리 없다. 천사오백 년 전 도연명 집안의 자식 키우는 모습인데, 부모의 마음속 풍경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에 뜻이 없고 배움에 게으른 자식을 둔 아비의 실망감이 잘 드러나 있다. 그렇게 된 자세한 사연이야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도연명같이 뛰어난 사람도 아들 키우기가 여의치 못하다는 점이다. 굳이 따지자면 도연명은 학자나 선생에 가까운 사람이다. 좀 비약될지도 모르겠지만, 선생이 자기 자식 잘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시사를 받기도 한다. 이 시에서 확인되는 바가 또 하나 있다. 도연명이 자식들을 꾸짖고 탓하는 면은 뚜렷하지만, 달리 아버지로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자식 운 나쁜 것으로 돌리고 술로 자식 시름을 잊으려 한다. 그의 자식들은 나중에 아버지를 어떻게 대했을까. 이해보다는 책망을 앞세운 아버지라 섭섭해 했을까. 도연명도 시름 끝에 혹시 ‘아버지 역할을 처음부터 다시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일정한 수준의 능력과 자격을 갖추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 자격증이다. 자격증은 주로 소양과 기술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음을 증명해 준다. 세상은 자격증의 시대이다. 당연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에도 새롭게 자격증을 부여한다. 남자로 태어났다고 다 남자의 자격을 갖춘 것은 아닌가 보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아 나야말로 남자로서의 자격이 모자라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요즘 시대를 괜찮은 남자로 살려면 저런 정도는 노력해서라도 갖추어야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에 이르기도 한다. 나는 이때껏 이렇게 생각했다. 결혼을 해 아이를 낳으면 이미 아버지가 되는 것인데 달리 아버지의 자격을 구한단 말인가. 아니 남편의 자격, 아내의 자격도 마찬가지이다. 남녀가 결혼하면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는 것인데, 달리 무슨 자격이 필요하단 말인가. 그렇게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들 가운데, 실제로는 전혀 되어 있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정말로 내가 아버지 자격을 갖추기에는 너무도 많은 결격 사유가 있다는 것을 가족관계 상담자 훈련을 받으면서 절실히 느꼈다. 그야말로 나의 아버지 정체성이 깨어지고 변화되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되고 무려 23년 만의 일이다. 겉의 형식은 아버지 같아도 그 안의 내용이 아버지다움의 덕성으로 채워져 있지 않으면 그 ‘아버지’는 아버지의 자리에서 자주 벗어난다. 내용을 갖추지 못한 형식들이 범람하면 마침내 그 형식조차 망가진다. 형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내용이 형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형식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형식이 내용을 정화한다”라는 말이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는 요소요소에 아버지 학교를 필요로 한다. 같은 차원에서 남편 학교와 아내 학교도 절실하다. 아무 준비 없이 남편 되고, 아무 준비 없이 아내 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다시 아무 준비 없이 아버지 되고, 아무 준비 없이 어머니 되는 사람들도 늘어 간다. 옛날에는 대충 버티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렇게 준비 없이 되어서 인생을 행복하게 경영하기는 어렵다.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은 궁극으로는 내 삶이 훼손되지 않고 행복해지는 문제에 닿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도연명이 오늘을 살고 있다면, 그 역시도 아버지 학교에 우선 입학해야 할 사람으로 분류될지 모르겠다.
사단법인 설립해 다문화교육 지원에 집중 다문화학생에 대한 교육 지원을 위해 사단법인까지 구성하셨는데. 2009년에 다문화학생들이 학교에서 소외되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자는 뜻에서 현직 교장 30명이 모여 서울교육복지연구교장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때마침 서울교대에서 결혼이주민 출신 이중언어 강사들을 배출해, 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 2월에 퇴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다문화 학생들을 돕는 데에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일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았지만 이제는 다문화교육 지원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 · 현직 교장, 사회복지단체 종사자 등 뜻이 맞는 사람들과 3월에 사단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지금은 시작단계라 다문화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면서 이중언어 강사들에 대한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다문화학생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제가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서울인헌초등학교에는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40여 명 정도로 많은 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농촌 지역에만 다문화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전체 학생 수 대비 비율이 높은 것이지 학생 수 자체만으로 보면 서울 지역이 더 많습니다. 그때 제가 재직하고 있던 학교가 2년 동안 다문화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다문화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많은 다문화학생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교 교과교육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학교생활에서도 소외되고 있습니다. 이들도 어엿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날 학생들인데 어린 나이에 학교에서 이탈하게 되면 성인이 돼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고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사회에서 점차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높이고 있지만 어린 학생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자로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 지원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됐습니다. 학교에 배치된 이중언어 강사 멘토링 시작 이중언어 강사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2009년 8월에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에서 70여 명의 이중언어 강사를 배출했습니다. 국제결혼 등으로 우리나라에 온 이들은 자신들의 국가에서 모두 대학교 졸업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고학력자들로 일본, 중국, 몽골 등에서 온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6개월 동안 우리나라의 문화는 물론 교육이론, 교수법 등에 대해 900시간 동안 연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문화학생들이 주로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들 이중언어 강사들이 배치됐습니다. 당시 서울교육복지연구교장협의회를 구성했던 저는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이중언어 강사의 학교 현장 배치 소식을 들어 멘토링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교장 한 명이 이들 이중언어 강사 2~3명에 대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멘토링을 했습니다. 이중언어 강사들이 오랜 시간 교육을 받아도, 실제 학교 현장에 투입돼 적응하기에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초임교사들에게 3년 정도는 교장과 교사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수업을 잘할 수 있도록 장학을 해주는데, 외국인인 이중언어 강사들을 무조건 현장에 보내기만 하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배치 후 어려움을 겪는 이중언어 강사들 이중언어 강사들이 주로 어떤 도움을 많이 요청하나요? 이중언어 강사들은 학교에 배치돼 크게 두 가지 일을 합니다. 다문화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방과 후에 언어교육 등을 지원하고 일반 학생들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사회시간에 외국의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일 등을 합니다. 일주일에 20시간 정도를 맡게 돼 있습니다. 그 외에 외국인 학부모가 상담을 할 때 통역을 하거나 학교생활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곤 합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이중언어 강사가 어느 학교에 필요한지 수요조사를 하지 않고 다문화학생들이 있는 학교에 무조건 배치하다보니 해당 학교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활용해야 할지를 모르는 겁니다. 단지 일자리 제공 차원에서 외국인들이 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중언어 강사에게 책상 하나도 마련해주지 않거나 출퇴근에 대한 규정도 제대로 정해주지 않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아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나 다른 선생님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물어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경우 이중언어 강사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궁금한 점들을 해결해 주고, 해당 학교에 이들에 대한 복무규정이나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학교 업무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생활에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내에 친척도 없고 친분이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보니 아이들이 아파서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어느 병원에 다녀야 할지 묻기도 합니다. 제2의 친정아버지 역할을 하는 셈이죠. 앞으로 사단법인에서 진행할 사업 계획은? 이중언어 강사 제도가 학교 현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보완돼야 할 점이 있을까요? 현재 이중언어 강사 제도가 시작된지 1년 반 정도가 지났습니다. 2009년에는 70명 정도가 이중언어 강사로 활동했지만 올해는 50여 명 정도로 줄었습니다. 이들의 지위가 계약직이서 매년 계약을 해야 하고 새로운 학교에 다시 배치되다보니 적응이 될 만할 때쯤 다시 학교를 옮기게 돼 어려운 점이 있죠. 또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원에서 이중언어 강사에 대해 추수지도를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강사를 양성해야 하는데 일회적으로 그치고 말아 아쉽습니다. 이중언어 강사가 지속적으로 배출돼야 학교현장에서 이들의 역할이 확립되고 이들도 유대감을 형성해가며 다문화교육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갈 수 있는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교대에도 이들에 대해 연수를 실시하고 강사를 양성할 예산지원이 전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단법인 다문화교육나눔이 이중언어 강사들의 정보교환 및 추수지도의 구심점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다문화가정 지원팀 구성할 계획 앞으로 사단법인에서 진행할 사업 계획은? 다문화교육나눔이 이제 막 설립돼 현재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우선은 이중언어 강사에 대한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국가별로 강사들의 소모임을 구성해 멘토를 연결하고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정보를 공유하며 멘토링을 하려고 합니다. 또 다문화가정과 전 · 현직 교원, 이중언어 강사를 한 팀으로 구성해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 멘토링을 할 계획입니다. 다문화학생들에 대해 언어교육과 문화체험활동을 지원하고 다문화교육을 위해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자료나 가이드북을 개발하는 일도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문화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직접 활동에 나서지는 못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해 다문화교육 지원에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졸업은 끝이 아닌 더 힘찬 출발의 시작점 졸업식 당일 오전 9시, 졸업을 눈 앞에 둔 대암초 6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인 곳은 학교가 아닌 대암산 초입. 약 2시간여에 걸쳐 사제가 함께 산을 오르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산을 내려와서는 미리 숨겨 놓은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을 찾으며 그 의미를 되새긴다. 그런 후 졸업생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의 장래희망과 소원, 포부를 적은 노란 풍선을 하늘로 힘차게 날려 보낸다. 여기까지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는 창원 대암초(교장 이상승) 졸업식 전 행사 모습이다. 보통, 졸업식 하면 운동장에 모여 졸업장과 상장을 수여한 뒤 사진 촬영을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별의 아쉬움과 새로운 출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졸업식장의 분위기는 자못 무겁기까지 하다. 이때 졸업식장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이별’이라는 단어다. 이와 달리 창원 대암초 졸업식의 중심이 되는 단어는 바로 ‘축복’과 ‘출발’이다. 오후 6시 졸업식 본행사가 시작되면, 추억의 졸업영상에 이어 사회 저명인사의 졸업축하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방영된다. 창원 대암초등학교 졸업생 여러분의 새 출발을 축복합니다. 자기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청소년기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이 점을 깊이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어서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마음가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을 들고 싶습니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셋째,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넷째,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입니다. 끝으로,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높이려는 마음가짐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하며 무한히 펼쳐질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시길 바랍니다. -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졸업축하메시지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이주호 교과부 장관, 조국 서울대 교수, 첼리스트 장한나 등 여러 저명인사의 축하메시지에 어린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의 가슴이 뭉클하다. 이는 이상승 교장의 작품으로, 졸업생들을 위해 직접 유명 인사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만들었다. 이어 재학생 합주부와 어머니합창단 프리마베라, 교직원합창단 에스페란사의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촛불의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렇게 문화적 감성이 듬뿍 들어가 있는 졸업식을 통해 모든 참석자들이 따뜻한 추억과 무한한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감동을 대암초 이 교장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여러 이벤트를 통해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가 즐거워야 공부하는 것도 즐겁게 받아들여 평생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 간의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해주어야 장차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매월 두 차례 실시되는 전교생 산행이다. 함께 도우며 산을 오르면서 협동심과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다. 합주부와 풍물반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함께 조화를 이루어 멋진 음악을 연주해냄으로써 예술적 감수성과 조화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도록 할 수 있다. 모두의 마음 울린 ‘어머니의 편지’ 이와 함께 구성원 모두의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이 ‘사랑의 편지글’이다. 전교생의 학부모로 하여금 자녀에게 편지를 쓰도록 해, 하나의 문집으로 역어낸 것이다. 처음에는 쑥스럽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설득을 통해 실천으로 옮기고 나니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도 많은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짧은 글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면서 무엇이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를 깨닫게 됐고, 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부모님의 큰 사랑을 느끼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한층 향상됐음은 물론이다. 교사들 역시 학생들에 대한 부모의 깊은 사랑이 담긴 글을 본 후, 학생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다고 한다. 짧지만 진정한 사랑이 묻어 있는 글을 통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교육을 결정하는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세 “요즘은 인터넷 등 매체가 발달해 좋은 교육 프로그램은 금세 널리 전파됩니다. 그렇지만 모든 학교교육의 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좋은 교육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이 교장은 좋은 교육을 위해서는 항상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동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단순히 아이들의 흥미나 프로그램의 화려함을 따지기보다는, 학생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생활화시켜주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문화 · 예술이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교육을 통해 더 나은 대암초등학교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PART VIEW]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였던 지구는 평평하다 (The world is flat)에서 저자 토마스 프리만은 글로벌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지키려면 과학기술교육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그가 미국 아이들이 과학자가 되는 꿈을 꾸지 않는다고 개탄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이 나타났을때 모범사례로 가장 먼저 등장하곤 하던 것이 미국이었는데 말이다. 미국 사회에 깊이 자리 잡힌 ‘이공계기피 현상’의 원인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수 학생들이 의 · 치대와 법대, 경영대 등 고소득이 보장되는 분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 비중이 높은 대학일수록 유학생의 비중이 높은 것은 이러한 미국학생의 이공계 기피 현상과 궤를 같이 한다. 이공계 교육기관으로 손꼽히는 카네기멜론 대학만 해도 ‘아시아인의 대학’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프리만은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 대거로 몰려오는 유학생을 주목하라면서, 이공계 핵심 기술 개발 자리를 빼앗긴 미국의 미래를 걱정한다. 이러한 주장은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미국 공교육개혁에 중요한 화두가 됐다. 이후 미국 공교육개혁의 방향이 이공계과목을 중심으로 한 학업성취도 향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졌고,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런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공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국 교육을 언급할 때 가장 자주 대두되는 화두는 단연 PISA 2009와 TIMSS 점수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한국학생들과 하위에 머문 미국학생들 간 성취 수준이 자주 비교된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이다. 방한 중 한국 교육열에 대해 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미국의 교육현황과 비교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세번째는 높은 대학 진학률과 이수율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오바마 대통령은 2020년까지 미국의 대학 진학률과 졸업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당찬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에 거론되는 벤치마킹 대상 국가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노르웨이 등이다. 네 번째는 우수한 교원인력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신년정례연설에서 우리나라의 교사를 ‘국가 건축자 (Nation Builders)’로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언론 및 정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교원인력이 자주 언급된다. 특히, 우수한 인재를 교직으로 모집하는 것이 미국 교육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마지막은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한국 내 유학생 수다. 한국이 중국 등과 함께 새로운 유학 유치국가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미국대학들이 세계 유학생 시장에서 계속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신흥 유학생 유치국들을 주목해야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간혹 등장한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이 우리나라 교육이 주요 벤치마킹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러한 비교가 두 국가의 교육현장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나 관찰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수치의 비교, 혹은 특정인의 의견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보다 체계적인 국제비교 연구를 통해 미국과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 실천 사례가 보다 효과적으로 공유되어 상생의 배움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0년 중국 인터넷 게임 시장 규모는 327.4억 위엔(약 5조 5천억 원) 정도로 전년도인 2009년에 비해 21% 증가하는 등 해가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팽창은 중국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증가로 이어져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 일환으로 부모들이 미성년 자녀들의 인터넷 게임 실시 여부를 감독할 수 있는 합법적인 조치를 마련했다. 인터넷 게임 미성년자 부모 감독 공정이라고 명명된 이 조치는 지난 1년간의 시범 실시를 거쳐 올해 3월 1일부터 중국에서 전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는 문화부 등 8개 부서가 연합해서 실시하는 것으로, 엄격한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극단적인 접근 방식으로, 중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실효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게임 미성년자 부모 감독 공정에 나타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터넷 게임 업체는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전용 서비스 페이지를 개설해 연락 가능한 전용전화번호를 공포하고,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제기할 때 필요한 자료 및 이와 관련한 절차 등을 소개해야 한다. 둘째, 부모로서 합법적인 감독인임을 증명하는 증명서, 게임의 명칭 및 게임 제한 조치 등을 보내면 얼마든지 자녀들의 인터넷 게임 상황을 파악하고,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인터넷 게임 제한 조치에는 아예 자녀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완전한 게임 금지 등도 포함된다. 셋째, 인터넷 게임 회사는 부모들의 요구가 있으면, 미성년자들의 아이디에 대해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계속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게임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넷째, 인터넷 게임 회사들은 전문적인 책임자 부모들의 민원 관련 조치 결과를 분기별로 회사 소재 지역의 문화관련 행정 부서에 보고해야 한다. 중국 청소년들을 인터넷 중독으로부터 구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1년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현재 학부모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인터넷 게임 회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외국 게임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학부모들의 미성년자 감독을 위한 자격 증명도 아이들과 가족관계가 나타나는 증명서면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참여가 수월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인터넷 게임 회사들에 대해서는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러한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일부의 의견이다. 우선 자녀들의 인터넷 게임을 통제하기에는 중국 학부모들의 인터넷 사용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학부모들은 결코 자녀들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체크할 수 없다는 게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다. 또한 인터넷 게임회사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물론 정부의 요구로 인해 인터넷 게임 회사들이 형식적으로는 이 정책에 동조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부모들의 감독자 자격과 관련해 번거로울 정도의 다양한 요구를 해 학부모들이 쉽게 자녀 감시에 나서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독일 발도르프 학교는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성공적인 교육모델이다. 독일의 유명인들 중 발도르프 학교 출신이 꽤 많다. 사립학교라 수업료도 만만치 않아서 고학력 고소득 계층의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세계 곳곳에 1000여 개의 발도르프 학교가 운영되고 있고, 발도르프 학교의 창립자인 루돌프 슈타이너의 저서는 400여 권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발도르프 학교의 본산인 독일에선 슈타이너와 그의 이론 ‘인지학’에 대한 평이 분분하다. 발도르프 학교가 인성을 고려한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교육이념을 지키고 있는 긍정적 이미지를 갖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에 가까운 밀교 조직이라고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PART VIEW]루돌프 슈타이너(1861~1926)가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메이저급 출판사에서 슈타이너 전기가 출간되고, 독일 주요 언론은 그의 삶과 이론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발도르프 학교는 독일에서 세워졌지만 슈타이너는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그는 자연과학부터 인문학까지 여러 분야의 학문에 능통한 학자였지만 대학에 자리를 얻는 운은 없었다. 슈타이너는 1900년대로 넘어가는 세기 말 비엔나에서 공부하며, 그 당시 유행했던 사조들을 흡수했다. 1900년 전후 유럽에선 ‘데카당스’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퇴폐와 몰락의 분위기에서 오컬트와 신비주의가 대 유행했다. 특히 당시 비엔나는 새로운 사상, 학문, 예술 사조의 진원지였다. 슈타이너는 여성주의에서부터 오컬티즘, 개혁교육, 심리분석, 사회민주당 운동까지 여러 방면의 사조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또 괴테, 니체, 슈티르너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그는 이들에 관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1899년 상류층 신지학(神智學 : 신비적인 직관에 의해 신과 합일하는 것에서 그 본질을 인식하려고 하는 종교적 신비주의) 모임의 강연에 강사로 초대됐던 슈타이너는 일생일대의 전기를 맞는다. 특정한 직업 없이 가정교사를 전전하며 개인 연구에 몰두하던 그에게 비교적 높은 고정수입이 생기고,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생겼다. 하지만 그가 주창한 인지학은 지금까지 진정한 학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오컬트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학문과 미신 사이의 이론이라는 불분명한 입지를 갖고 있다. 인지학은 기독교 전통, 불교의 카르마 설, 신비주의적 우주주의, 독일 이상주의, 영지주의 등 수많은 이론의 요소를 받아들였다. 1919년 슈타이너는 슈투트가르트 강연 후 노동자 단체 대표와 발도르프 아스토리아 담배공장 사장으로부터 노동자 자녀들을 위한 학교 콘셉트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것이 발도르프학교의 설립 시초다. 슈타이너 자신은 과외교사로 잠시 일하긴 했지만, 정식 교사로 활동한 적은 없다. 슈타이너는 유기농 화장품 상표로 알려진 ‘벨레다’도 인지학을 따르는 슈타이너 추종자들의 산업이다. 또 농업에서 인지학에 기초한 바이오다이내믹 유기농법을 따른 농가도 3000여 개가 넘는다.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던 그는 인지학 창시자로 거의 신격화됐다. 하지만 슈타이너가 인종주의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몇 년 전 사회적 논쟁이 일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발도르프학교에서 그의 위상은 높다. 독일 발도르프 학교에는 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슈타이너의 모든 것을 믿고 따르는 발도르프 학교 분위기가 불편한 이유다.
인류 최대의 대재앙 발생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다. 지금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대재앙이 점점 잊혀져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현지에서는 복구가 한창일 것이고, 여전히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막막해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일본에서 벌어진 이번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 원전 손상은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우리는 일본 대지진과 거대한 쓰나미, 게다가 일촉즉발 원전의 위험까지 고스란히 텔레비전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자연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진 인간 문명의 초라함을 보면서 삶의 겸허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일처럼 아파할 수 있을까?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다. 마음 한편 ‘여기’가 아닌 주변 ‘거기’ 일본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마음도 있다.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이란 책을 보면, ‘사람들이 정말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대부분 ‘이미지’로 전달받는다. 거대한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는 경이로운 이미지를 보며 사람들은 마치 ‘영화’와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자신한테 일어난 일이 아닌 이상, 모든 고통은 객관화된다. 그래서 우리는 좋든 싫든 고통을 소비하는 관망자가 될 뿐이다. 그래서 수전 손택은 이미지로 전달되는 뉴스를 아무리 주의 깊게 본다고 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 지구적 문제들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아직 비극이 일어나지 않은 장소에서 살아가며 아무도 잘못하지 않은 재앙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무력감을 준다. 피해자들을 보며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전 손택은 “재앙 앞에서 무력감을 느껴보아야만 세계를 함께 살아가려 하며 연대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때서야 조그마한 것이라도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일본의 불행에 전 세계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본을 응원했다. 영국의 한 신문에서는 신문 전면에 ‘일본 힘내라’는 광고를 했고, 각종 스포츠 경기 이전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성금을 모으는 모습을 통해 이번 지진의 피해 이후 많은 세계인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해와 공감이 다른 것은 단지 아는 것의 차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에 바탕이 되는 능력을 ‘공감능력’이라 부른다. 타인의 불행 앞에서 굳이 냉정할 필요가 있을까? 일본의 불행한 재앙 앞에 우리 국민들도 많이 걱정하며 응원했다. 각계각층에서 일본 대지진을 돕기 위한 성금을 신속하게 모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렇지 못한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언론이 문제였는데, ‘일본 침몰’이라는 자극적 헤드라인으로 불행을 상품화하며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어떤 신문에서는 일본의 재앙을 통해 우리에겐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신속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또 어떤 종교인은 재앙의 원인을 종교의 문제로 이야기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은 우리와 역사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인터넷상에서는 ‘천벌을 받았다’는 식의 반응도 많았다. 그리고 역사교과서와 독도 영토문제로 인해, 일본을 도와주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도와줘도 감사해 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한일 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떠나 냉소적인 태도이다. 불행 앞에서 냉정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물론 우리와 일본은 역사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순진하게 믿어보자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의 현재 고통 앞에서 굳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모든 일에 계산적일 필요는 없다. 일부 청소년들과 이야기해보니 너무 역사교육을 충실하게 받았는지, 과거사가 청산되지 않아서 껄끄러운 앙금이 남았는지, 일본의 불행한 재앙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와중에 역사적으로 일본의 가장 큰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재앙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추모하며 인류애가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공감능력이 부족해지는 아이들 최근 청소년들의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다. 요즘 청소년 문화를 살펴보면 ‘자기’를 강조하며, ‘타인’을 배척한다.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린 왕따현상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최근 뉴스에서 보도돼 충격을 준, 애완동물들을 집단적으로 죽이는 청소년들은 동물들이 살아 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은 주로 부모에게 달렸다. 부모와의 의사소통의 양에 따라 공감하는 능력이 달라진다는 것이 학계의 대다수 의견이다. 그러나 부모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불충분하다. 부모의 사랑은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이면 통제 불능의 개인주의를 야기하게 된다. 특히 대부분 형제나 자매가 없이 홀로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지나친 부모의 관심은 과잉보호로 변질되기 쉽다. 오히려 공감능력은 다른 사회적 관계에 의해서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은 제한적이다. 아이들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은 대부분 학교에서 이뤄지는데,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이 잠재적 경쟁 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감정을 털어놓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학교 교사의 경우 한정된 애정을 공평하게 분배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이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기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전 아이들은 주로 ‘마을’에서 관계 맺는 방법을 배웠다. 마을 안에서 부모님 이외의 다른 어른들에게 사랑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꾸중을 듣기도 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달리 공동체가 파괴된 고립된 환경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관계 맺는 것이 상대적으로 서투를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공감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이기적이라거나, 개인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비판은 지나치게 단순한 평가다. 요즘 아이들만의 특성이라기보다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한 결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따라서 최근 일어나는 청소년들의 충격적 범죄를 청소년 개인의 문제나 게임 등의 미디어 때문에 모방한 범죄로 보기보다는, 요즘 아이들이 처한 사회적 구조에서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후키시마 아키라라는 일본의 범죄심리학 전문가가 쓴 아이를 죽이는 아이들이라는 책을 보면, 아이들의 범죄는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주로 뇌의 미세 변이, 발달장애나 정신장애와 같은 특수한 요인, 그리고 양육환경과 교육의 영향, 개인의 특이한 성격 등 요인들이 갖춰진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쉽게 교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억압적인 사회분위기는 이러한 청소년 범죄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러한 주장을 근거로 했을 때, 청소년범죄는 원인을 단순화 하면 할수록 왜곡되고 ‘충격’과 ‘경악’을 주는 사건들은 끊임없이 재생될 것이다. 공감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 이러한 끝없는 문제의 발생을 막기 위해 사회의 구조를 변화시킬 의지가 없다면 아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범죄란 자신(가해자)과 대상(피해자)을 분리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행동양식이다. 그렇기에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자연스레 줄어들 수 있다. 아이들이 점점 타인에게 ‘무감각’해지거나 타인과의 관계를 ‘계산적’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감능력을 향상시켜줄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같이 ‘공감 리터러시(Emphatic literacy)’라는 말이 중요 단어로 등장했다. 미디어를 읽고 쓰는 것만큼, 감정을 읽고 쓰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어른들의 걱정과 달리 청소년들의 ‘공감능력’은 점차 향상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제러미 리프킨이 최근 쓴 공감의 시대에서는 인간 본성은 경쟁보다 협업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최근 경제체제의 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이러한 협업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인류는 지구온난화 등 생명권의 붕괴와 함께 세계 경제 침체라는 위기에 직면했기에, 적대적 경쟁보다는 유대감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요즘 CEO의 가장 큰 덕목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다. 한 개인이 고립 상태에서 홀로 번창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빠르게 확산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혁명인데, 요즘 유행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도 여러 사람들이 ‘공감’하는 능력에 기대하는 서비스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툴도 친구들과 서로의 일상을 나누면서, 공감하기 위해서 활용되기도 한다. 도시화로 인해 물리적인 경계가 있음에도 이를 초월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러미 리프킨은 미래세대는 전세대의 인류들과 달리 협력을 할 수 있는 인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한다. 다소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일지도 모르나, 너무 비관적으로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반성하게 한다. 이제는 세계시민이 될 미래세대에게 거는 기대 지진이라는 대재앙 이후 전 세계는 일본의 아픔에 함께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지역적(Local)인 사고를 넘어서 전 세계적(Global)인 고민으로 넘어가는 징후다. 오히려 역사적인 문제 때문에 일본을 도와줘야 하나 고민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미래세대들은 인류애의 문제로 접근할 가능성이 더 높다. 어쩌면 이번 사건을 통해서 미래세대들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대체에너지 문제 등의 국제적 문제를 깨닫고 전 세계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성장하도록 우리 청소년들을 교육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결국 지금 우리 교육이 고민해야 할 것은 한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기에 앞서 미래세대로 하여금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임을 깨닫고 타인과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아이들은 여러 네트워크를 스스로 만들어내며 나름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또래들과 자신의 고민을 나누려 하며, 끊임없이 소통을 갈구하고 있다. 우리 교육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자세이다. 너무나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고 절망할 수밖에 없을 때에도 우리에겐 꿈을 걸 수 있는 미래세대가 있기에 희망이 있다. 그래서 선행세대가 해야 할 일은 앞으로 미래세대들이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식물도감, 동물도감을 펴놓고 자연의 생명체 이름들을 외운다.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이 됨을 알고 있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동물의 이름은 토끼, 생쥐 같은 조그마한 것들부터 메갈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동물에 이르기까지 웬만하면 쉽게 외워진다. [PART VIEW]구분되지 않는 식물이름 이에 비해서 식물 이름은 아무리 커다란 식물도감을 펼쳐놓고 외워도, 아니 솔직히 식물도감이 클수록 잘 안 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결과 우리 어린이들은, 아니 우리 청소년과 우리 자신들 모두 식물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우리 동네 가로수 이름, 우리 동네 뒷동산 산책길에 놓인 그 숱한 나무 이름, 풀 이름, 꽃 이름들을 우리는 서로 잘 모르고 살아간다. 기껏해야 소나무, 참나무, 대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정도를 구별하고 꽃이 피는 계절의 목련나무, 벚나무, 복숭아나무, 배나무 정도를 구별할 뿐이다. 오리나무, 스무나무, 물푸레나무, 작살나무, 쥐똥나무 같은 것들은 산책길마다 이름표를 다 붙여놨어도 돌아서면 까먹기 일쑤다. 게다가 소나무에 적송, 해송, 금송, 낙엽송, 석송, 왜송, 흑송, 리기다소나무 따위의 구별이 있고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도토리나무 같은 이름들이 모두 참나무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데에 이르면, 사실 산속에서 만난 소나무가 적송인지, 금송인지, 왜송인지, 산책길에서 만난 참나무가 갈참나무인지, 굴참나무, 졸참나무인지를 가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자식 이름과 외래종 이름이 많은 소나무류는 그렇다 치더라도 고유어 계통의 참나무류도 쉽게 외워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혹자는 실물 교육의 부재를 탓한다. 자연에서 직접 이파리와 나무껍질, 열매를 구별해보아야 이들 나무의 이름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어른들과 청소년들에게는 자연 속의 생활이 허락되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씩 휴가철에나 만나게 되는 자연의 실물은 기억 속에 오래 남기 어렵다. 상수리나무나 참나무나 열매는 ‘상실(橡實)’ 이런 우리말 식물 이름들을 쉽게 알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그 이름들이 가지고 있는 어원을 통해 나무의 모양과 이름을 기억하는 방법이다. 참나무의 예를 들자. 참나무는 영어로 말하면 오크(oak)이다. 영어권의 오크(oak)는 우리말에서 흔히 참나무로 번역되지만 때로 떡갈나무로 번역되기도 하고 굴참나무로 번역되기도 한다. 그런데 오크(oak)가 이렇게 다양하게 번역되는 이유는 참나무의 종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참나무 종류를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혼동 때문이기도 하다. 오크(oak)의 번역어 참나무는 다른 말로 상수리나무라고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 나무가 다 크지 않아 작을 때는 상수리나무라고 하고 다 자란 나무에 대해서는 참나무라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 둘을 구별해 아예 별개의 나무로 취급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상수리나무나 참나무 모두 그 열매를 ‘상실(橡實)’이라고 부른다는 점에서는 같다. 참나무의 한자식 이름이 ‘상(橡)’ 혹은 ‘상목(橡木)’이고 이 나무의 열매가 ‘상실(橡實)’인 것을 보면 상수리나무와 참나무가 같은 나무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참나무의 한자식 이름이 하필이면 왜 ‘상(橡)’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나무의 기둥이 코끼리[象]처럼 굵고 실하면서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여겨진다. 실제로 잘 자란 참나무 기둥은 튼실한 코끼리의 다리처럼 생겼다. 코끼리 다리처럼 생긴 상(橡)나무, 즉 참나무의 열매 ‘상실(橡實)’의 발음이 변해서 ‘상수리’가 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참나무’에서 파생된 다양한 나무 이름 상실(橡實), 즉 상수리가 열리는 나무 중에서 나무 이파리가 넓게 갈래지면서 나는 것을 갈참나무라고 한다. ‘갈참나무’란 이파리가 마치 손가락이 여러 개로 나뉜 것처럼 갈래진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갈라진 잎 참나무’라는 뜻이다. ‘굴참나무’는 나무껍질이 다른 일반적인 참나무들(갈참나무나 떡갈나무를 포함해서)보다 두꺼워서 나무기둥도 다른 참나무류보다 ‘굵게’ 느껴지는 참나무이다. 우리말에 대한 이해만 충분하다면 ‘굴참나무’가 ‘굵은 참나무’라는 말에서 왔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졸참나무’는 나무도 좀 작고 이파리의 크기도 좀 작고 열매도 작다. 우리말에서 크기가 작은 것에는 ‘졸-’을 덧붙이다. ‘졸-’은 ‘졸다’에서 온 말로, ‘졸참나무’는 ‘졸아든’ 참나무를 말한다. ‘떡갈나무’는 본래 ‘덥갈나모’에서 온 말이다. ‘덥갈’의 ‘덥’은 ‘덮다’의 뜻이고 ‘갈’은 ‘갈참나무’의 그 ‘갈’이다. 그러니까 떡갈나무는 이파리가 두툼하게 덮여 있으면서 갈참나무의 잎처럼 갈래진 것을 말한다. 주변에 있는 떡갈나무의 이파리를 잘 살펴보면 이파리가 갈참나무와 흡사하지만 다른 참나무류의 이파리보다 이파리 바깥쪽 면이 두툼하고 광택이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떡갈나무의 열매는 다른 참나무류의 열매인 상실(橡實), 즉 상수리에 비해 한결 가늘고 날씬하기 때문에 이를 따로 도토리라고 한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도토리나무라고 하는데 이 나무가 자라고 나면 바로 떡갈나무가 되는 것이다. 비자나무와 가문비나무 제주도나 영남, 호남 지역같은 우리나라 남쪽 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비자나무라는 키 큰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한자로는 ‘榧子’라고 쓰는데 이 나무의 이파리가 마치 한자 ‘榧[비]’자의 ‘木’ 옆에 있는 글자 ‘匪[비]’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나무의 이파리가 꼭 우리네 옛날 참빗처럼 생겼다. 어쨌든 보통 비자나무는 전나무나 주목(朱木)하고 이파리가 비슷해서 혼동되는데 이파리가 참빗처럼 양쪽으로 가지런히 나는 것이 비자나무이고 이파리가 잎줄기 아래위쪽으로 교대하듯이 나는 것이 전나무라고 생각하면 구별하기 쉽다. 이 비자나무하고 비슷한 나무에 가문비나무가 있다. 다 자라면 높이가 30m이상으로, 비자나무처럼 잎줄기 양쪽으로 바늘 모양의 잎이 나고 검은 갈색의 비늘 모양 껍질이 나무 전체를 뒤덮은 나무이다. 이 나무는 기본적으로 비자(榧子)나무하고 비슷하지만 나무껍질이 검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 단어의 ‘가문’이 ‘감다’라는 말과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감다’는 ‘검다[黑]’의 작은말이다. 즉 ‘가문비나무’의 ‘가문’은 ‘검다[黑]’의 작은말인 ‘감다[黑]’의 활용형 ‘감은’이 변한 말이고, ‘비’는 ‘비자나무’의 ‘비(榧)’에서 온 것을 알 수 있다. ‘가문비’나무는 ‘검은 비자나무’ 라는 뜻인 것이다. 장황했지만 우리말 식물 이름을 잘 외우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를 잘 곱씹어보아야 함을 말하기 위해 참나무류 단어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나무 이름뿐만 아니라 꽃 이름, 풀 이름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이름이 뜻하는 바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그 나무, 풀, 꽃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포착해 이름 속에 담아서 구별해 왔기 때문이다. ‘수수꽃다리’는 ‘수수처럼 꽃이 달리는 꽃’이고 ‘고사리’는 ‘풀잎의 끝이 안으로 곱아들어서 사린 풀’을 말한다. 이름만으로도 그 모양이 눈에 보이는 듯하지 않은가?
여성 암 중 가장 많은 환자 수를 차지한 것은 단연 ‘유방암’이다.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 외과적 수술과 협진, 동시재건술 등을 통해 유방암의 치료뿐만 아니라 여성의 미용적 만족도 역시 높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 의료원 유방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전, 생활환경, 식습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12세 이전에 초경을 경험했거나 55세 이후에 늦은 폐경을 한 여성들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다. 빠른 서구화로 인한 지방섭취 증가로 비만 인구가 늘어난 것도 큰 원인이다. 비만은 호르몬분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유방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변화도 주요 원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손길수 교수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면서 출산에 따른 모유 수유가 줄어 유방암의 위험 또한 높아졌다”고 말했다. 진단, 수술 그리고 방사선 치료를 한 번에 유방암을 진단받으면 치료를 위해 수술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과거에는 유방의 암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야 보형물을 삽입, 유방 모양을 복원시키는 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두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유방 즉시 재건술이 주목받고 있다. 유방 즉시 재건술은 외과, 성형외과 등 여러 의료진이 동시에 수술을 시행해, 수술을 한 번으로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시간도 6~7시간으로 기존 방식보다 반 이상 짧다. 보형물을 이용하지 않고 제왕절개 상처를 이용해 복부의 조직을 이용한 수술법도 주목 받고 있다. 자가조직 복부피판술로 불리는 이 수술법은 기존 제왕절개의 상처를 이용해 흉터가 작고 자연스러운 유방의 모양을 찾을 수 있어 여성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매월 자가진단은 필수! 30세 이상은 매년 정기검진 받아야 유방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아무 증상도 없기 때문에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자가진단이 중요하다. 자가진단을 통해 초기에 발견한다면 생존율이 매우 높고 유방을 절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기적인 자가진단은 필수적이다. 자가진단은 생리 뒤 5일 전후가 적절한데, 생리 후에도 멍울이 계속 잡히거나 육안으로 볼 때 유방의 크기나 모양이 변하거나 혈성, 장액성 유두분비물이 한쪽 유두의 유선관에서 보일 때, 또는 유방 피부에 함몰, 부종, 발적, 습진 등이 나타난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자가진단만으로는 발견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30세 이상의 여성은 매년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자가진단 * 거울로 유방의 전체적인 윤곽, 좌우 대칭여부, 유두와 피부 함몰 여부를 살핀다. * 양손을 올려 유방의 피부를 팽팽하게 한 뒤 피부 함몰 여부를 관찰한다. * 왼손을 어깨 위로 올린 뒤 오른쪽 가운데 세 손가락의 끝을 모아 유방 바깥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원형을 그리며 유두를 향해 천천히 들어오면서 만져본다. * 유두를 짜면서 분비물이 있는지 만져본다. * 겨드랑이에 멍울이 잡히는지 만져본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손길수 교수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처할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판단 없이 주변 사람들에 이끌려 먼 미래만 준비하다보면, 정작 바로 앞에 닥칠 일에는 속수무책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혹시, 나는 이런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돌아보자. 3년 전 결혼한 권 씨는 출산 후 지인을 통해 재무상담을 받고 남편과 함께 월 40만 원의 보장성보험과 50만 원의 저축성보험에 가입했다. 보험료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가장의 조기사망 위험이나 암 발병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덜컥 겁이 나기도 했거니와 사랑스러운 자녀를 보면서 가장으로서 그 정도는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자녀가 어려서 지출이 많지 않을 시기에 최대한 준비하지 않으면 소득 없는 노후 40년 동안 자녀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준비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설계사가 권한 상품은 중도인출 기능이 있어서 나중에 주택자금이나 교육자금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도 있다고 하니 미래 준비를 위한 저축이라고 생각하고 힘들더라도 불입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가입 당시에는 감당할만했던 90만 원의 보험료가 둘째를 출산하면서부터 부담되기 시작했다. 둘째 자녀를 위한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료 부담은 더욱 늘어났고 육아비의 증가로 저축이 불가능해졌다. 거기에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현금흐름은 완전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보험료가 저축액의 6배 2009년 생명보험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보험료는 월 41만 5000원이라고 한다. 이는 생명보험만 가지고 조사한 자료이며 손해보험까지 포함하면 가구당 보험료는 월 평균 50만 원 수준이 된다. 이는 조사대상 가구(2000가구) 평균 월 소득의 15% 수준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에 반해 가계저축률은 2010년 기준으로 2.8%이다. 저축액보다 보험료가 5배 이상 많은 것이다. 저축은 안 해도 보험은 꼬박꼬박 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물론 저축을 안 하는 원인이 단순히 보험료 과다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축보다 보험료가 많아진 배경에 보험회사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재무상담을 미끼로 행해진 보험상담으로 인해 저축률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보험가입률은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2000년대는 1990년대에 비해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였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면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졌다. 버는 돈만으로는 안 된다는 불안에 재테크 바람이 불었으며 자녀를 좀 더 경쟁력 있게 키워야 된다는 생각에 사교육 열풍이 불었다. 이러한 불안 속에 보험회사가 재무설계 서비스를 내세우고 뛰어들면서 사람들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보험회사는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활자금으로 최소 1억은 준비해야 하며, 거기에 암에 걸리면 수천만 원, 자녀 교육비는 1인당 2억, 노후자금으로는 10억이 필요하다’는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가장이 준비해야 하는 가족의 생활자금에 ‘보장자산’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험을 자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했으며, 기존 변액유니버설보험에 ‘어린이’란 이름만 덧붙여 자녀를 위한 펀드상품인 것처럼 판매했다. 거기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인해 금융회사 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토털 금융 솔루션을 보험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기 시작했고 보험회사는 더 이상 보험만 팔던 과거의 보험회사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것이 일상생활에 불안감을 느껴 제대로 돈 관리를 해야겠다는 사람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면서 보험회사의 재무설계가 일반에게 알려졌다. 이때부터 재무관리의 기본은 위험관리라는 보험회사의 말에 자연스레 저축보다는 보험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특수 위험만 강조하고 일상 위험 무시하는 엉터리 재무상담 보험 위주의 재무상담으로 인해 조기사망, 질병, 장수 등의 위험은 충분히 대비했을지 모르지만 인생 전반의 재무적인 위험은 더욱 커졌다. 재무적인 위험은 보험회사가 말하는 것 말고도 수없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소득이 감소하기도 하고 맞벌이를 하던 가정은 맞벌이 중단으로 소득이 반 토막 나거나 자녀의 성장으로 인해 지출이 증가하기도 한다. 이사나 자동차 교체, 가족여행 등으로 인한 목돈 지출도 수시로 발생한다. 이러한 일상의 재무적인 위험을 무시하고 일찍 죽거나, 아프거나, 오래 사는 특수 위험만 강조하다보니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재무적인 위험은 모두 빚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가 된다. 더구나 향후 지출 증가를 고려하지 않고 현재 시점의 가입 여력만 보고 가입한 보험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재무구조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된다. 돈은 보험회사가 이야기하는 암이나 사망 등 특수한 재무사건보다는 가전제품 및 차량교체, 이사자금, 교육비 등 일상적인 일에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저축보다 보험이 많다보니 암으로 보험금이 나와야 가정의 재무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이상한 구조가 돼버렸다. 사례의 권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기사망과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둘째 아이가 출산하게 될 경우의 출산비용 지출과 육아비 증가, 자녀가 성장하면서 자녀로 인한 지출의 증가가 언급되었어야 했다. 이러한 일상의 재무적 위험들이 등한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생활비가 부족해 마이너스 통장에 손을 대고 목돈이 필요할 때는 약관대출을 받게 된다. 권 씨는 결국 기존에 가입했던 보험의 대부분을 손해를 감수하고 해약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의 미래를 위해서 가입한 보험이었지만, 결국엔 힘들게 번 돈만 잔뜩 까먹고 빚만 늘어나 미래는커녕 현실이 더욱 답답해진 것이다. 재무관리는 보험회사에서 말하는 위험관리가 아니라, 일상의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위험관리도 필요하지만 이 또한 일상의 수입과 지출의 균형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재 불입하고 있는 보험료에 대한 조정만 이뤄져도 가계 경제의 현금흐름을 개선시키고 미래의 중요한 재원들을 차곡차곡 만들어갈 수 있다.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올라 가정경제가 어려운 지금 불필요한 보험료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자. 보험료만 줄여도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보험 어떻게 가입하는 것이 현명할까? 보험은 어디까지나 비용이다. 비용이라는 것은 적을수록 좋다. 특히 교사들의 경우 단체보험 형식으로 의료비가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단체보험으로 보장받는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자. 질병 및 상해에 대한 의료실비를 보장받고 있다면 별도의 의료비 보험을 몇만 원씩 가입할 필요는 없다. 특히 의료실비의 경우 중복보장을 받을 수 없으므로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보험의 보장혜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암, 심근경색 등 고액 질병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95%까지 보장해준다. 그래서 예전에는 암 걸리면 집안 살림이 거덜 난다고 했지만 요즘은 수백만 원 정도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이전처럼 비싼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종신보험부터 정리하자. 사망보험금이 필요한 시기를 생각해보자. 사망보험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가족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노후에 사망할 것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젊었을 때 혹시나 불의의 사고가 있을 것에 대비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망보장기간이 종신일 필요는 없다. 60세 정도까지만 받아도 충분하다. 보통 60세면 자녀들은 이미 성인이 되어 있을 시기이다. 그리고 60세 이후에는 일정 이상의 자산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사망보험금이 없더라도 가족의 생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사망보장을 60세 만기 정기보험으로 바꾸면 1억 원을 보장받더라도 월 보험료를 5만 원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글로벌 지식기반 사회는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고, 더불어 살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되는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상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구현하고, 지나친 교과 지식 위주의 학교 교육활동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폭넓은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다양한 체험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이 신설되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제7차 교육과정과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의 창의적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한 교과 외 활동이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계발 · 신장하고, 자율적인 생활 자세와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세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공동체 의식과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자질 함양을 지향하는 교육과정이다. 중· 고교에서는 진로교육이 특히 중요 학교는 학교의 특색과 여건,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 · 운영할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 272시간, 3~4학년 204시간, 5~6학년 204시간, 중학교는 3년간 306시간, 고등학교 3년간 24단위(408시간) 이상을 편성 · 운영한다. 학년군이 적용되므로, 학년군 내에서 운영시수(단위) 및 4개 영역 간 시수 배분 등은 학생의 요구와 학교의 실정에 맞게 학교 재량으로 운영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학교에서는 학교, 학년별 중점 영역을 선정해 학교 특색을 살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한다. 학습자의 발달단계를 고려했을 때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는 다른 영역에 비해 자율활동이 강조되고, 동아리활동과 진로활동의 경우는 고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학교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학교와 교사가 주도하기보다는 학생 주도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이 강조된다. 따라서 진로활동 시간을 확보하고 교과 중 ‘진로와 직업’ 과목과 연계하거나, 동아리활동과 봉사활동을 진로활동과 통합 · 연계해 운영할 수 있다. 고등학교도 중학교와 같이 동아리활동 중심으로 봉사활동과 진로활동을 통합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행사활동은 주제형 현장 탐구학습으로 4개 영역과 관련해, 자율활동의 행사활동인 현행 수학여행, 현장학습, 수련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주제형 현장 탐구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충북 청원고등학교는 기존의 수학여행, 현장학습, 수련활동 등을 통합해 3년간 국토순례대행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동아리활동은 교과보충학습 동아리가 아닌 학생들의 흥미, 특기, 소질, 적성, 진로를 고려해 운영한다. 지역사회의 재래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경제 동아리, 학생들의 관심 주제에 관한 책 쓰기 동아리 운영으로 학생 저자를 양성하는 프로젝트, 대학과 연계한 학술동아리 및 스포츠클럽 등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운영하는 학교의 사례들이 있다. 봉사활동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봉사활동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특히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특기와 재능을 기부하는 봉사활동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무용, 음악, 미술 등의 동아리 학생들이 인근 지역의 노인복지관, 고아원 등에서 공연을 하거나 벽화그리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 진로활동은 자기이해 활동과 학업, 직업 탐색 및 체험활동과 관련된 내용으로 직업체험활동, 진로의 날, 진로성취인증제, 진로독서 등 학생들이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직업에 대한 탐색, 준비를 위한 활동 중심으로 운영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활성화를 위해 학교에서 준비해야 할 것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교현장에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학교가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연수 및 홍보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교 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 이외의 기관이나 단체에 개인적으로 참여한 활동으로만 인식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깊이 있는 연수는 필수다. 또한 학교는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교육적 판단을 기준으로 해 충분한 학교 내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학교 특색과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가 책무성을 가지고 교과 외 활동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해 그동안 소홀하게 다루어 왔던 교과 외 활동이 본래의 교육목표와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위학교에서는 학교 안뿐만 아니라 지자체, 봉사활동기관, 평생학습관, 박물관, 도서관, 청소년수련시설, 체육관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 · 물적 · 자연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창의적 체험활동 자원지도를 작성해 준비하도록 한다. 올해 안에 한꺼번에 추진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기관 연계, 예산 확보, 강사 지원 등의 문제를 고려해 중장기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학교가 마련한 자원지도목록과 학교장이 허가한 개인계획에 의한 활동을 인정할 수 있는 범위와 활동 내용 등을 수렴해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창의 · 인성교육넷(www.crezone.net)을 통해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지역별, 주제별 프로그램과 정보를 얻고, 청소년 수련시설과 인력, 문화예술시설, 직업교육시설, 봉사활동 기관, 교육기부 기업 및 단체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에듀팟의 적극적 활용 필요해 고등학교의 경우 주당 4시간(초 · 중 3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게 되는데, 교과 외 활동에 대한 평가 영역에 관해서 교육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이 참여한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은 학생의 자기 평가, 상호 평가, 활동 및 관찰 기록, 질문지, 작품 분석,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하고, 평가 결과는 평소의 활동 상황을 누가 기록한 자료를 토대로 해 학생의 활동 실적, 진보의 정도, 행동의 변화, 특기 사항 등을 담임 또는 담당 교사가 수시로 평가한다. 또한 학생이 창의적 체험활동에 참여한 정도와 성과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학교가 제공한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의 특성을 상세히 기록해 상급학교 진학 자료로 활용되도록 한다.’따라서 단위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자기 평가를 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에듀팟(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에듀팟 잘하는 법 에듀팟(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 www.edupot.go.kr)이란 에듀팟은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학교 내 · 외의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록 ·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시스템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의 4가지 영역인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중심의 활동 내용과 자기소개서, 방과 후 학교 활동, 독서활동 등을 포함하는 교과 외 활동에 학생이 성실히 참여한 과정과 결과를 담는 그릇이다. 에듀팟은 학생이 교과활동뿐만 아니라 교과 외 활동에도 성실히 참여하고 활동 과정과 결과를 기록 · 관리함으로써 자기주도적인 진로 탐색 및 개척 능력을 갖춘 학생을 기르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들이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책무성을 가지고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고, 교사는 학생들과의 상호활동을 통해 학생 이해, 진로 · 진학지도 및 상담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에듀팟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 에듀팟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에듀팟 운영의 기본 방향과 다음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용 대상 - 에듀팟은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올해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므로, 단위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학부모들도 회원가입 후 담임교사의 승인 후에 학생 자료를 조회할 수 있다. 학교의 기관관리자는 기관인증서를 관리하는 자로서, 기관관리자가 업무관리자를 지정하고 업무관리자는 교사를 승인한다. 사용 절차 - 학생이 수행한 창의적 체험활동 관련 내용을 자율적으로 기록한 후 승인교사를 지정해 승인을 요청하면, 교사가 학생기록 내용을 승인 · 보완한다. 승인 절차나 시기 등은 학교별, 학급별 계획에 의해 실시한다(매주, 격주, 월별, 분기별 등). 학부모, 사설기관 등이 대리 작성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홍보 및 연수를 강화하며, 학교 내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기록 · 승인하는 절차도 병행하도록 한다. 기록 내용 -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창의적 체험활동 4개 영역(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특기적성교육프로그램 중심의 방과 후 학교활동과 독서활동 내용을 포함한 교과 외 활동 등 학교교육과정 중심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과 제7차 교육과정을 적용받는 학생들(2011년 중2 · 3, 고2 · 3)은 재량활동, 특별활동 영역의 활동 내용을 다음과 같이 창의적 체험활동 4개 영역으로 나누어 기록하도록 한다. 개인 체험활동은 학교 자체 절차에 따라 학교장이 승인 학생 개인 체험활동의 경우 학교장이 허가한 체험활동 내용을 기록한다. ‘학교장이 허가한 체험활동’이란 사전 계획서와 보고서 등의 교내에서 규정한 절차에 의해 학교장이 승인한 활동을 의미한다. 즉, 에듀팟에 기록할 수 있는 사항은 단위학교에서 학교장이 추천해 참여한 체험활동, 학교장이 허가한 개인계획에 의한 활동, 담당교사가 학교장의 결재 후 활동한 학급, 동아리 단위의 창의적 체험활동 등이다. 반면에, 입학사정관제 공통 운영 기준과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라 공인어학시험(토플, 토익, 텝스 등), 해외봉사활동, 사교육 의존 가능성이 높은 체험활동, 각종 인증 및 자격증(고등학교 학생의 기술자격증 제외), 교외수상경력 등은 에듀팟에 기록할 수 없다. 제한된 서버용량, 기록 시 용량도 신경 써야 현재 학교급별 학생 1인당 50MB의 용량이 제공되고 있으며, 제한된 용량 범위에서 활동 내용과 소감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하며, 학교 계획에 의한 활동의 경우 별도의 사진 자료를 올리지 않도록 하고 사진 자료는 남발하지 않고 꼭 필요한 자료만 선별해 올리도록 한다(용량 확대는 추후 검토). 학생은 10개의 포트폴리오를 생성할 수 있으며, 고등학생의 경우 지원대학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다. 최종 생성되는 포트폴리오는 e-book 형태로 조회하거나 출력이 가능하며, 고등학교 최종 포트폴리오는 대학진학 시 제출된다. 에듀팟의 주요 영역별 작성법과 예시자료 등을 담은 중 · 고등학생용 ‘너 에듀팟 하니?’와 교사용 ‘에듀팟 잘 하는 법’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에듀팟의 학교 현장 안착을 위한 바람 학생을 교육적으로 고려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들이 참여한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해 스스로 자기 평가를 겸한 활동 내용과 소감을 기록 · 관리함으로써, 학교는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게 되고, 학생은 자신의 소질, 특기, 적성을 계발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 자기주도적인 진로 선택 및 개척 능력을 신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에는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업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받아들여 주기를 기대한다. 향후 시스템이 정착되고 학생들의 진솔한 자료가 누적되면 교사가 학생을 보다 잘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스템의 기능 고도화와 사용자의 편리성 제공 및 교사의 업무 경감을 위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 모두 학생 스스로 참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서포터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아이디어로 환경을 극복한 시골학교들 교육 여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도시 학교에 비해 농산어촌지역 학교가 많이 불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에 이렇다 할 교육시설도 없고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도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도시지역에 비해 훌륭한 자연환경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훌륭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학교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비교적 넓은 부지와 주변 자연환경을 체험학습 공간으로 조성해 적극 활용하는 경우다. 경남 김해 용산초는 학교 뒷산을 활용해 야외체험학습장을 조성, 자연체험활동과 체력단련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충남 서산의 대진초는 운동장 한쪽에 생태체험학습을 위한 인공 늪을 만들었다. 여기에 소요된 예산은 단돈 120만 원,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지역 문화 ·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경북 경주의 민속마을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양동초 학생들은 지역 어른들에게 사자소학과 예의범절을 배우는 한편, 마을을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을 안내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영어실력도 함께 키운다. 충북 보은의 속리산 수정초 역시 이러한 관광객 안내봉사활동을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남도 국악의 본산인 진도에 자리한 입지조건을 활용해 국악특성화고로 거듭나고 있는 석교고는 지역에서 매주 열리는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하며 실력을 갈고 닦아 중국 길림성에서 동포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쳤다. 그동안 북한 국악만을 접했던 현지 동포들의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도 정기적인 초청공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ART VIEW] 주목받는 학교 텃밭의 가치 학교 안팎에 텃밭을 만들어 체험학습에 활용하는 학교도 점차 늘고 있다. 작물을 직접 키우며 생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의 소중함과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수확한 작물을 급식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농산어촌지역 학교뿐만 도시의 학교에서도 텃밭을 활용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특히 서울 보인중의 경우는 운동장 한편에 상자, 대형화분, 플라스틱 휴지통 등을 화분 삼아 배추와 쪽파 등을 재배 · 수확한 후 김장을 담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학생의 특기 살리는 동아리 중심 체험활동 학생의 흥미를 십분 반영하고 지속적인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동아리 중심의 체험활동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충남 대산고의 경우, 진로를 인문, 사회, 공학, 교육 등 7가지 계열로 분류하고 학생 희망을 조사해 27개 동아리를 조직, 동아리별로 1명 이상의 지도교사를 두고 토요일을 이용해 동아리별 진로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충남 부여중은 동아리를 교과군, 학습심화, 예 · 체능, 취미 및 특기로 분류해 운영했다. 교과군 동아리는 특정교과의 교사들이 연계된 군을 형성해 한 학기 동안 현장체험학습, 협동학습, 프로젝트학습을 한다. 무학년제로 구성되는 학습심화 동아리는 학생이 원할 경우 졸업할 때까지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지속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동아리 수만 120개에 달하는 경기 용인 동백고는 동아리를 학술동아리와 창의동아리로 구분해, 두 가지 동아리에 모두 가입해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 학술동아리는 학생들의 진로를 조사 · 분류한 후 가장 가까운 전공을 가진 교사를 담임으로 지정, 과제연구를 수행해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동백고의 동아리 운영 중 흥미로운 것은 바로 ‘동백기네스’다. 각 동아리별로 도전 주제를 정해 공지하면, 누구라도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세팍타크로공 빨리 조립하기’, ‘외국인과 사진 많이 찍기’ 등 기발한 주제에 도전하고 기록을 획득하는 과정을 통해 도전정신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사전 계획 수립을 통한 집중이수 필요 창의적 체험활동이 의도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상을 충분히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체험활동을 위한 적절한 시간을 사전에 계획해두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충북 청원고는 3개년 중장기 계획을 세워 매년 4박 5일의 국토순례체험행진을 실시한다. 1~3학년이 각각 동해 · 남해 · 서해에서 학교로 향해 테마 순례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1, 2학년은 5월, 3학년은 수학능력시험 후 실시한다. 경기 남양주 와부고는 학년별로 구간을 정해 2박 3일 코스로 한강테마탐사를 실시했다. 학생들로 하여금 주제에 따라 정해진 코스를 이동하면서 교사들이 직접 만든 워크북에 제시된 과제를 해결하도록 하며, 체험활동 내용을 기말 시험에 넣어 평가에도 반영되도록 했다. 앞서 언급한 대산고는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 페밀리데이로 정해 가족과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백고는 징검다리 휴일 사이에 재량휴무일을 넣어 매 학기 1차례 5일가량의 자율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모든 교사가 자신만의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사전에 일정을 공지한 후 신청자를 모집해 종일제 체험활동을 실시한다. 넓은 시야와 적극적인 태도 필요해 예외인 경우도 있겠지만, 다양한 활동을 학교의 역량만으로 모두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예산도 예산이거니와 교사들이 사회 여러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모두 갖출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학교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없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교과부 및 시 · 도교육청의 각종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요즘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에서 많은 사업을 내놓고 있으므로,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례로, 문광부가 소외지역 학교 학생들의 교육을 돕겠다는 취지로 실시하고 있는 ‘예술꽃 씨앗학교’를 들 수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연간 1억 원의 지원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수준 높은 예술교육이 가능하다. 각종 영상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주 남원초와 훌륭한 국악공연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강원 속초 대포초의 성과도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을 통한 충분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활동진흥원이 운영하는 청소년활동인증정보시스템에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증심의위원회가 정선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기, 지역, 대상, 활동영역별로 다양한 검색이 가능하고, 새로 추가된 정보도 따로 정리해놓아 이용이 편리하다. 이 사이트를 통해 활동을 인증 받은 내용은 누계관리되며, 포트폴리오 작성으로 연결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단국대를 비롯해, 덕성여대, 명지대, 서울여대 등 17개 대학 전형에서는 에듀팟 등재와 상관없이 이 사이트에서 인증 받아 제작한 포트폴리오만으로도 활동내용이 인정된다. 또한 학교가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인증 받아 운영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기성장프로그램,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청소년활동인증정보시스템과 더불어 눈여겨봐야 할 것이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다. 이 프로그램은 만 14~25세 사이의 청소년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봉사 · 탐험 · 자기계발 · 신체단련 · 합숙활동 등 5개 영역(합숙활동을 최고 단계인 금장 획득 시에만 적용)에서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운영기관이 제시하는 활동을 수행한 후 포상담당관의 인증을 받아 실천 내용을 기록하면 된다. 성취 수준과 활동기간에 따라 동장, 은장, 금장 등 포상이 주어지는데, 국제적으로 활동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홈페이지(www.koraward.or.kr)를 검색하거나 중앙운영기관 또는 광역사무국에 문의하면 활동가능한 운영기관을 찾을 수 있다. 중 · 고교는 2학기부터 스포츠클럽 활동도 인정 한편, 교과부는 지난 4월 6일 중 · 고등학교의 스포츠클럽활동을 올해 2학기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중 · 고등학교는 주중 오후나 수업이 있는 토요일에 각종 스포츠클럽 활동을 선택과목(중학교)이나 교양선택과목(고교)으로 개설해 운영할 수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해당 교과목의 이수여부만 기록된다. 또한 고등학교에서는 미술, 음악 교과를 합주, 애니메이션, 디자인, 공예 등 전문교과로 대체해 운영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그동안의 교실수업과 다르기 때문에, 바로 실행에 옮기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진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어럽더라도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충분한 여건이 조성된 것은 아니지만 계속 생산되고 있는 정보를 응용해 자기 학교에 알맞은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더 나은 교육으로 한 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간 승리의 휴먼 드라마가 영화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글러브와 말아톤을 통해 근원적인 삶의 투지와 인간애(愛)가 주는 감동을 느껴보자. 요즘 국내외를 막론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불우한 환경이나 장애를 딛고 일어난 인간 승리의 휴먼 드라마가 영화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 우리네 인생이 팍팍할수록 근원적인 삶의 투지와 인간애(愛)가 주는 감동이 더 필요해서가 아닐까 싶다. [PART VIEW] 올 초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글러브는 예기치 않았던 감동을 선사한 영화다. 글러브는 강 감독의 첫 번째 스포츠 영화라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가 됐다.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스포츠보다는 인간 대 인간이 부딪치는 땀 냄새에 집중했다. 한때 잘나가던 야구 스타였으나 음주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상남(정재영)은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코치를 맡게 된다. 절친한 매니저 철수(조진웅)의 손에 의해 마지못해 끌려왔지만 퇴물 야구선수인 상남에게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현역으로 복귀할 수도 있는 점수를 딸만한 기회다. 한국 최고의 투수가 온다는 사실에 설레는 야구부 아이들은 그에게 야구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다. 그러나 대충 시간을 때우러 온 상남은 예상보다 훨씬 형편없는 환경과 실력의 야구부에게 실망하고, 전국대회 1승이 목표라는 아이들에게 헛된 희망 대신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주려고 한다. 아이들을 엄마처럼 보살피는 나 선생(유선)은 아이들이 해낼 것이라고 믿고 상남을 설득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상남의 마음은 쉽게 돌아서지 않는다. 청각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불편한 아이들과 마음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근 퇴물 선수는 과연 서로의 맘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투캅스 공공의 적 등의 전작에서 남성 간의 갈등과 의리를 그리는데 장기를 발휘해온 강우석 감독에게 글러브는 어쩌면 익숙한 이야기이다. 제멋대로고 무뚝뚝한 상남과 그를 끝까지 신뢰하는 충직한 매니저 철수, 그리고 순수한 야구부 아이들과의 관계는 남자 대 남자의 우정이라는 선상에서 전작들과 오버랩 된다. 코치와 선수로 만난 이들이 서로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각자의 삶에 새로운 부활의 의지를 심어준다는 설정은 휴먼 드라마의 기본적인 플롯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면서 운동장을 뛰는 야구부 아이들의 몸부림은 단지 실력이 부족한 아마추어로서가 아니라 장애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기에 더욱 더 눈물겹다. 글러브에서 상남과 아이들은 야구에 대한 애정으로 서로에게 한 발짝씩 다가간다. 역동적인 스포츠 장면이 주는 쾌감을 선사할 정도로 야구 경기를 충실하게 재현하진 않지만, 시원스럽게 포수의 글러브에 꽂히는 상남의 투구 장면 등은 야구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친근한 미소와 함께 인물들에 대한 애정과 이야기에 진정성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글러브의 여운을 되새기다 보니 지난 2005년에 개봉했던 영화 말아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라는 대사를 유행시킨 이 영화 역시 장애를 극복하고 마라톤에 도전한 청년의 이야기다. 말아톤은 2002년 방영된 TV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로, 정윤철 감독은 실제 자폐 수영선수인 배형진 군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 생생한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초원(조승우)은 다섯 살짜리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자폐아 청년이다. 초원의 엄마 경숙(김미숙)은 아들을 남들과 다르지 않게 대우하려고 애쓰고, 마라톤을 통해 초원을 강하게 키우려고 한다. 다행히 달리고 있을 때만은 힘든 것도 참고 견딜 줄 알게 된 초원이지만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필수적인 페이스 조절은 쉽지 않다. 경숙은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육영학교 체육교사로 온 전직 마라토너 정욱(이기영)에게 초원의 훈련을 부탁한다. 인간 극장 등의 프로그램에서 볼만한 ‘장애를 극복한 마라토너’를 언뜻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지만, 정윤철 감독은 장애아를 둔 엄마의 갈등과 욕망에 대한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아들과의 소통 관계에 집중한다. 말아톤은 관객들을 초원이 선사하는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로 초대했다가 또 어느 순간 어른들의 비정한 현실로 내몰면서 행복과 좌절을 동시에 맛보게 한다. 무엇보다 가슴을 울리는 건 어른들의 이기심과 차별로 얼룩진 현실을 초월한 듯한 초원의 모습이다. 자신만의 세계, 얼룩말이 뛰어노는 세렝게티의 풀밭 위를 미소 지으며 평화롭게 달려가는 초원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행복에 이르는 여정 영화 글러브의 청각장애아들은 자신들을 믿지 못하는 상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좌절할지언정 꿈을 포기하지 않고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운동장 50바퀴를 돈다. 이 아이들을 보면서 자극받은 상남은 최고 투수로서 삶의 부침을 겪으며 자신이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된다. 불쌍하고 형편없어 보이던 아이들의 진심과 끈기가 오만불손하고 무책임하던 상남을 변화시킨 것이다. 말아톤에서도 초원에 의해 변화되는 사람들은 엄마와 정욱을 비롯한 어른들이다. 전직 유명 마라토너로서의 무너진 자존심 세우기에만 급급한 정욱은 초원에 대해 어떤 진정성도, 의지도 없었다. 결국 초원 모자 (母子)의 절실함에 마음이 움직인 정욱은 마라토너로서 초원의 자질을 인정하고 그를 훈련시키게 된다. 두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전국대회에서 1승을 하느냐,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내느냐가 아니다. 스포츠 드라마가 지향하는 승리의 감격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간 대 인간의 연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스포츠는 그들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동무이다. 글러브와 말아톤은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담히 보여준다. 디지털이 지구촌을 지배하는 이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희망과 용기를 이야기하는 이 영화들이 감동을 주는 것은, 단지 실화를 소재로 한 휴먼드라마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상업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지만 자신들의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신념에 대한 소신, 그 신념은 관객인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