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금 있으면 제30회 스승의 날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학창시절에는 존경하고 본받을 만한 선생님이 한 분은 꼭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리포터도 지금까지 그리 긴 인생을 살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 떠오르는 선생님이 계시다.
문득 리포터가 학교를 다녔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중학교 때 한 체육선생님이 계셨다. 매번 체육시간이 되면 그 체육선생님은 헌 운동화를 계속 신고 다니셨다. 처음에는 헌 운동화를 신고 계셔서 단순히 검소하신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어느 날 반장이 “선생님은 요즘 운동화 좋은 것도 많은데, 왜 그 헌 운동화만 신고 다니세요?” 하고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체육선생님께서는 “너희 선배 언니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준 거라 정이 많이 들었단다.” 하시며 그리고 “아직 이정도면 신을 만하다” 고 웃으면서 말씀하신 기억이 떠오른다.
때마침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체육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듣고 반장과 부반장을 중심으로 우리 반도 돈을 조금씩 모아서 체육선생님께 새로운 운동화를 선물한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다음 체육시간부터는 항상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셨다. 그리고 체육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선물한 운동화가 무척 마음에 드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스승의 날도 많이 변화되었다. 오히려 스승의 날을 부담스러워 하는 학교도 있어서 스승의 날 행사를 시행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기억하고 그날만이라도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꽃 한 송이를 달아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스승의 날에 몇 가지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매년 학생회에서 스스로 주관하여 스승의 날 행사 때 선생님께 꽃을 달아주는 의미 있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고, 스승의 날 당일에는 학생들이 모든 선생님을 볼 때 마다 '허그(Hug Day)'를 해주어 스승의 날을 행복하고 웃음 짓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한 가지 색다른 행사를 학생들이 추진하고 있다. 그것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을 그리는 '케리커쳐 행사'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조금 한가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을 그려서 학교에 전시를 하는 행사이다. 모든 학생들이 그 선생님만의 특징을 골라서 그릴 수 있도록 모두에게 개방되어진 행사이다. 행사가 끝나면 학생들이 그린 케리커쳐를 선생님들께 전해 준다고 하니 정말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모두 학생회장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행사라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렇다. 스승의 날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하지만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표현하는 방법과 말이 다소 서툴거나 어색해도 내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이렇게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스승의 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스승의 날은 우연찮게 일요일과 겹치게 되었다. 일요일과 겹치면서 의미가 약간 줄어드는 것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이런 때 일수록 주말을 이용해 어릴 때 존경했던, 꼭 뵈고 싶었던 선생님을 연락해 한번 찾아뵈는 것도 더 의미 있는 스승의 날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상황과 시간적인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어릴 적 존경했던 선생님께 간단한 전화통화라도 하는 것이 고마우신 은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