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78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탈춤과 놀이’ 도록 펴낸 백만종 서울 서초초 교감 체조부 지도하며 취미로 시작한 사진 처음에 어떻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학생들의 체조 자세 교정을 위해 시작했죠. 20여 년 전 전북 이리초 체조부 교사 시절이었는데 아무리 잘못된 자세를 지적하고 설명해도 모르던 아이들이 순간을 포착한 한 컷의 사진을 보고는 자신의 문제점을 바로 알고 고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초보가 스포츠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았는데 일일이 사진에 담아 보여주는 노력 끝에 체조부가 전국대회 1등을 했고 그렇게 기록된 사진들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줬더니 너무 기뻐했습니다. 사진을 더 전문적으로 배운다면 교직에 있는 동안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왜 특히 전통 문화를 선택하셨습니까? “저를 끌어당긴 것이 바로 전통문화였기 때문입니다. 1990년쯤 서울로 오면서 처음 탈춤을 보게 됐는데 흥과 멋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종합예술이었습니다. 우리 가락이 너무 독특하고 아름다웠고 그 당시 드러내놓고 할 수 없어 탈을 쓰고 마음껏 양반을 조롱했던 우리 조상들의 풍자와 해학, 저항정신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죠. 중요무형문화재 1호 종묘제례악이 얼마나 멋있는지 아십니까. 그런 훌륭한 음악이 몇백 년을 이어오고, 전통이 계속 살아 있다는 것이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 전통문화 사진을 찍으면서 더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원형 잃어가는 무형문화재 보며 애착 갖게 돼” 전통문화 중에서도 특히 무형문화재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1995년쯤 초청 행사로 열린 조선족의 춘향전 공연을 촬영했는데(이때 사진은 전국사진공모전에서 2위를 했다) 우리의 춘향전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또 황해도 강령지방에 전승 되어오던 강령탈춤 역시 그렇습니다. 북에서 피난 와 남한에 살면서도 원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보존회의 강령탈춤과 가락이나 춤사위가 변질된 북한의 강령탈춤은 다릅니다.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서 특히 보존이 어렵고 사라지기 쉬운 무형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형문화재는 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 되는데 그때부터 열심히 찾아다니고 연구했습니다. 사진은 아는 만큼 찍히기 때문이죠.” 중요무형문화재를 촬영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어요. 무형문화재 공연이 열리는 곳이라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다녀야 해 노력과 시간이 엄청나게 필요했습니다. 또 교직에 있으니 주말밖에 시간이 없고 그것도 공연 날짜와 맞아야 하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회별신굿 탈놀이’1)는 1년에 딱 한 번 전 과정 을 공연 합니다. 운 좋게 그날이 놀토여서 촬영할 수 있었죠. 윤년에 한 번 하는 ‘기지시줄다리기’2)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4년을 기다렸습니다. 풍어제인 ‘위도 띠뱃놀이’3) 촬영 때는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배가 끊겨 고생하기도 했죠. 공연 전체를 담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가는 일은 허다합니다.(웃음)” 20년의 노력 담긴 ‘탈춤과 놀이’ 도록 그렇게 어렵게 촬영하신 사진들로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 회원들과 도록을 만드셨습니다. 연구회 회장이시기도 한데 책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중 전통문화행사에서 자주 만나던 분들 10여 명이 2001년에 만들었습니다.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죠. 저는 형태가 남아 있는 유형문화재는 보존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만 멀어져도 사라질 수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교직에 있다 보니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생, 교사에게라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연구회분들과 함께 도록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서울 강남교육지원청과 학교에 기증했죠. 아이들이 알기 쉽게 무형문화재 지도도 만들고 실감 나는 사진과 짤막한 설명글로 이해하기 쉽게 했습니다. 도록을 보며 많은 아이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형문화재, 학교에서 관심 가지고 교육해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도록을 기획하면서 처음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30여 가지를 모두 담으려고 했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무형문화재를 차례로 사진에 담는 것이 목표이고, 그 일이 다 끝나면 인간문화재 도록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 밖에도 제사와 굿, 궁중무용 등 전통문화의 전 영역을 사진에 담아 보는 것이 제 꿈입니다. 교육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우리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고 가르쳐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은 조회시간을 이용해 서초초 아이들에게 무형문화재를 소개하고 있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시, 강의 등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역사’라는 공통 주제로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이 모여 연구하면서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고민해보게 됩니다. 현장 답사를 통해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안목을 키우게 됐고 수업안을 개발하고 계기수업을 해보면서 전문적인 지식이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경기 평택 은혜여고 공일형 교사) 역사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모여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는 연구회가 있다. 이제 창립한 지 1년 된 ‘우리역사교육연구회’(회장 이두형)다. 초 · 중 · 고 교사 32명으로 구성된 이 연구회의 주된 관심사는 ‘수업의 개선’. 역사 연구 모임을 통해 교사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교육 자료들을 공유하면서 역사와 수업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교수 · 학습 자료 개발과 계기수업으로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역사교육연구회 이두형 회장(서울 양정고 교사)은 “이론적이고 고리타분한 내용보다 실질적으로 선생님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은 바로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연구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선생님들이 수업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연구회 활동의 포인트, ‘연간 주제’ 설정 우리역사교육연구회만의 차별화되는 특징은 ‘연간 주제’를 설정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연구회를 1년 동안 이끌어줄 대주제를 정한 뒤 그에 맞춰 연구회의 모든 활동과 프로그램을 기획해 그 분야의 주제를 집중해 연구할 수 있게 했다. 2010년 활동을 이끌어온 주제는 바로 ‘경술국치 100년’. 연구회는 이 주제를 바탕으로 현장답사, 교수 · 학습 자료 개발, 특별 · 계기 수업을 진행했고 ‘한 · 일병합 100년 연구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 갖게 하는 현장 답사 연간 주제에 따라 연간 2〜3번 진행하는 현장 답사는 특히 회원 교사들에게 인기가 많다. 현장에 가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전문가 수준의 노하우를 가진 연구회 교사가 답사를 이끌어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경술국치 100년’을 테마로 두 번의 서울 답사를 했다. 6월 ‘일제 식민통치 기관의 흔적을 찾아서’ 답사 때는 조선 헌병 사령부터, 김익상 의거 터, 저경궁 터, 남별궁 터 표석 등을 거쳤고, 10월 ‘대한독립만세의 흔적을 찾아서’ 답사 때는 김성수 옛집, 3 · 1 독립 운동 기념터, 중앙 중 · 고등학교(노백린 집터, 3 · 1운동 기념비, 6 · 10 만세 운동기념비), 손병희 집터 등을 방문했다. 연구회 교사들은 현장 답사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일 사무국장(경기 평택 은혜여중 교사)은 “역사 교사이면서도 두 차례 서울 답사를 통해 그동안 몰랐고 보지 못했던 부분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깨닫게 됐다”면서 “답사를 다녀오면서 얻고, 느낀 것들을 바로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답사를 통해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보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업자료 개발, 특별 · 계기 수업이 최우선 우리역사교육연구회에서 특별히 공을 들여 준비하는 것이 바로 수업자료 개발과 특별 · 계기 수업이다. 연구회 활동을 통해 교수 · 학습 자료를 개발해 수업을 개선하고, 또 이것을 학교 현장에 다시 소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초 · 중 · 고 학교 급별 독도 계기 수업 지도안, 한일 병합 100년 수업자료 등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의 연구회 회원 교사들이 ‘독도 계기 수업’, ‘경술국치 100년 특별수업’ 등 3~4차례 의미 있는 특별 · 계기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경술국치 100년 특별수업에는 일본 지상파방송인 TBS가 수업 내용 전체를 카메라에 담고, 교사와 학생을 인터뷰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특별수업에서 아이들의 감정적인 반응 등이 일본 측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했을텐데 취재진이 수업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해주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보다 더 역사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그 판단은 나중에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연구회는 역사에 대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활동한다. 2010년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제5회 한 · 중 · 일 평화교재교류회’ 참가는 연구회 회원들에게 또 한 번 역사교사로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10월 25일 ‘독도의 날 선포식’에도 참여하고 특별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일형 교사는 “한 · 중 · 일 평화교재교류회에서 다른 나라 교사들과 역사에 대해 맘껏 토론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라면서 “1년간의 연구회 활동으로 개인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 미|니|인|터|뷰 “연구회 활동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시각 갖게 됩니다” 우리역사교육연구회 이두형 회장, 김일 사무국장 연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두형 = 역사에 대한 관점과 관심입니다. 현장 교사로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수업을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모여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나누고 고민을 풀어 가면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적인 현장답사, 워크숍, 계기 수업 등으로 연구회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회의 1년간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이두형 = 지난해 7월 한 · 중 · 일 교사들이 모인 제5회 평화교재교류회입니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각국 간의 역사인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우리 역시 많은 선입관과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연구회만의 장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두형 = 회원들의 정보공유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역사 수업을 진행하다가 특별히 자료가 필요하거나 어려울 때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죠. 학교 급이 달라도 항상 하는 고민들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의견을 자주 나눕니다. 김일 = 선생님들 개개인이 능력과 전문성이 뛰어납니다. 이런 분들이 연구회를 하면서 한곳에 모이게 되니 서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 큰 시각으로 역사를 보게 됩니다. 앞으로 연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 것입니까? 김일 = 교사 생활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이런 연구회 활동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됩니다. 수업 상황에서 몰랐던 부분, 스쳐 지나갔던 부분들을 다시 깨닫게 돼 교사 본인이 갖고 있던 능력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합니다. 앞으로도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면서 우리가 역사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연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두형 = 선생님들이 재미있고 흥미롭게 역사수업을 하시는데 연구회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또 일반 교사들이 참여하는 연수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역시 현장답사와 수업 개선이 핵심이 될 텐데 더 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하고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요즘 역사에 대한 이슈가 많은데 현장 교사로서 어떤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두형 = 역사 인식은 주체적이되 주관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자료,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체적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것을 찾는 것이 역사 교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교사는 객관성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고 그 판단은 아이들이 하도록 맡겨줘야 합니다.
교사의 심리 들여다보기 우선 아래 문제를 살펴보자. -------------------------------------------------------------------------------------------- [문제] 다음 중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학생들의 유형은? ① 선생님 말 잘 듣고 공부는 좀 못하는 학생 ② 선생님 말 잘 안 듣고 공부는 잘하는 학생 ③ 선생님 말 잘 듣고 공부도 잘하는 학생 ④ 선생님 말 잘 안 듣고 공부도 못하는 학생 -------------------------------------------------------------------------------------------- 이런 문제의 답으로 거의 모든 선생님들은 당연히 ③번을 첫 번째로 꼽는다. 선생님 말을 잘 안 듣고 제멋대로 하는 학생들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만일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학생유형을 순서대로 고르라면 어떻게 될까? 나의 경우는 ③ → ① → ④ → ②의 순서로 놓겠다. ④번과 ②번의 순서를 놓고 잠깐 고민을 했다. 말은 안 들어도 공부를 잘하는 것이 나을까? 말도 안 듣고 공부도 못하는 편이 나을까? 부모입장에서 보면 ② → ④가 될 것이다. 그러나 교사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④ → ②가 낫다. 한 문제를 제시하고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이유는 바로 공부의 결과(거의 시험성적)보다는 학교생활 과정에서 ‘얼마나 교사의 말을 잘 따르는가’가 교사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물론 공부를 잘 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생활지도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교사의 말을 잘 안 듣는 학생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기 때문에 그렇다. 여기서 교사의 심리가 드러난다. 교사의 말을 잘 듣는 학생들은 공부의 결과와 상관없이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이 교사의 속마음이다. ③번 학생들은 자기할 일을 잘 해나가면서 가끔은 선생님이 바쁠 때 눈치껏 도와줄 준비도 되어있는 학생들이어서 이런 학생들에게는 고맙고 사랑스러운 감정이 저절로 우러난다. 한편, ①번 학생들에겐 측은지심이 생겨서 애정을 갖고 더 격려를 하게 된다. ‘넌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어’라고 하면서. 문제는 교사의 말을 잘 안 듣는 학생(②)이 공부를 잘하게 되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생각에 얄미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간혹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는 공부는 곧잘 하는 학생이 지능적으로 교실 분위기를 안 좋은 방향으로 주도하면서 수업방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담임교사 시간에는 자제하다가도 교과교사 시간에 주로 그런 행동을 한다. 이런 학생들이 시험의 결과로서 드러나는 ‘공부 잘하는 것’이 결코 곱게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선생님 말 잘 듣고~’는 바로 생활지도 측면을 말한다. 교사의 하루 들여다보기 교사는 가르치는 일, 즉 수업이 교사의 할일 중에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임은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정규수업 시간 외엔 어떻게 하면 학습내용을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하루 근무시간 8시간 중에서 중학년을 기준으로 할 때 수업진행 시간 평균 5시간, 점심식사 지도 1시간, 동학년 협의사항 30분 정도(사안에 따라서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전체 교사협의 시간 5~10분(30분을 평균 내어서), 공문처리 평균 1시간(공문내용에 따라 통계 조사 수합 및 의견 정리 과정), 학습부진아 지도시간 하루 1시간 30분 정도, 담당한 업무처리 30분~1시간, 학생개별상담 30분 정도…. 이렇게 되면 당연히 정시 퇴근은 어려워진다. 또 깊이 있게 교재연구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교재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집으로 보따리를 싸가지고 가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해결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는 피곤하지만 곧 회복이 된다. 교사는 어느 집단보다도 우수한 집단이다.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에 입학하려면 상위권 중에서도 앞서 있어야 합격할 수 있고, 4년 동안 교양, 전공, 실습 등의 쉽지 않은 훈련과정을 거친다. 대학졸업 후 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임용고사라는 매우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교육학, 논술, 영어, 컴퓨터, 수업시연 등 이 모든 관문을 너끈히 통과한 사람이 발령을 받고 교단에 설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물론 준비도에 따라 재수를 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이들을 만나면 요즘 초임교사들은 참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교단에 서기 때문에 초임답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들은 업무처리도 매우 능숙하게 하며 쩔쩔 매면서 이리저리 물으러 다니는 모습도 거의 볼 수 없다. 아주 당당하고 뚜렷한 주관을 갖고 교단에 선다. 이러한 교사가 좌절감을 경험할 때가 있다. 바로 생활지도의 대상이 되는 ‘말 안 듣는 학생들’ 때문이다. 학습지도로 인해 교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거의 없다. 학생생활규정 그 이후 들여다보기 서울의 경우 2010년 9월부터 학교에서는 체벌금지와 맞물려 교사, 학부모, 학생 토론회를 거쳐 학생생활규정을 새로 정했다. 여기에는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이 학교에서 함께 보호받고, 힘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대화에 의한 설득과 합의를 통해 학교 내의 질서와 규칙으로 권위를 세워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 규정이 새로 정해진 후, 학교마다 단계적인 벌칙 절차가 있어서 학급에서의 단계적 지도에 불복하거나 변화가 없을 때에는 성찰교실로 가서 상담을 하고 그래도 변화가 없을 때에는 부모면담을 하도록 되어 있다. 학생생활지도에 부모를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절차인데 이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학교에서 말을 잘 안 듣는 학생에게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면 그래도 즉효를 볼 수 있어서 그동안 교사들이 많이 애용했었다. 그런데 만일 학부모가 학교에서의 호출에 응하지 않거나 학교의 규칙을 무시한다면 그런 학생들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학생생활규정이 학교에서 권위를 유지하려면 학생, 학부모, 교사가 이 규칙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단계적 적용에 대해 부모가 긴장감을 가지고 협조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이 생활규정 발표 이후, 세 가지 반응이 보인다. 어떤 교실은 이전보다 분위기가 더 엄숙해져서 정말로 수업시간에 잡담을 하거나 방해를 하던 학생이 조심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교실은 그 이전이나 이후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 반면, 어떤 교실엔 교사를 끊임없이 시험해보려는 눈빛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 체벌을 하지 못한다는 제한을 마치 교사가 힘을 잃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담임시간에는 버릇없는 행동을 못하다가 교과교사 시간에는 눈치를 봐 가면서 무질서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행동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지 구체적인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 [상황] 6학년 도덕과 8단원 ‘평화통일의 길’ 단원을 다루는데 한 여학생이 느닷없이 ‘선생님, 남북한이 38선 때문에 분단되었죠?’한다. 다른 학급에서도 발견된 오개념이었기에 수정해줄 필요가 있어서 ‘저 학생의 질문에 보충설명을 해줄 수 있는 사람?’하고 물어보며 다른 학생에게 설명할 기회를 준 후에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어 역사적인 배경 설명을 시작했다. 그 여학생은 자신의 오개념을 수정해주고 있는 교사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흔들흔들 싱글싱글 서 있다가 설명 도중에 갑자기 ‘선생님, 나 그런 거 몰라도 돼요. 그러니까 그만 설명하세요’라고 한다. 평소 수업태도가 안 좋던 아이이긴 하지만 학생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수정해주는 교사에게 그런 말을 하는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교사의 의도를 무시하는 아이의 태도가 심히 걱정스러워 맥이 빠진다. -------------------------------------------------------------------------------------------- 이렇듯 고학년 교실에서는 개인적인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말을 내뱉는 아이들로 인해 한 시간 수업을 진행하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저학년은 저학년 나름대로의 문제행동들이 있겠지만 특히 고학년에서 더욱 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러한 문제행동들로 인해 선생님들마다 모이면 나름대로 경험한 학생들의 불량스런 태도관련 이야기로 걱정이 많다. 앞의 상황예시는 불량스러운 행동은 수반되지 않은 한 예에 불과하다. 여기에 행동까지 불량스러우면 힘들다 못해 교사는 감정적으로 화가 나고 간혹 상처를 받기까지 한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참다못해 교사의 감정이 고조가 되면 이성을 잃을 수도 있고 교사도 인간인지라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다음 기사를 보자. -------------------------------------------------------------------------------------------- 꾸짖는다고 … 중학생이 여교사 폭행 자신을 꾸짖는다는 이유로 중학생이 40대 여교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해당 교사가 10일 넘게 학교에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인천 서구 모 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쯤 1학년 20명이 듣는 ‘방과 후 수업’ 시간 때 김모(13)군이 시간제 계약직 교사 이 모 씨를 주먹으로 때렸다. 당시 김 군은 자신이 듣는 다른 방과 후 수업이 끝난 뒤 이 씨의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를 보러 이 교실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김 군은 복도에 서서 수업이 진행 중이던 교실 창문을 열고 고개를 넣은 채 친구를 바라봤고, 이씨가 “수업에 방해되니 나가라”고 2차례 주의를 줬다. 그래도 나가지 않자 이 씨는 복도에 나가 김 군 뺨을 때렸고 김 군은 주먹으로 이 씨 얼굴을 3〜4차례 가격했다.…(중략) - 조선일보 2010년 11월 22일 자 A10면 -------------------------------------------------------------------------------------------- 자, 이런 상황은 학교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교사의 충고나 권면을 쉽게 무시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거듭하며, 반성을 하더라도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반성이 아니라 형식적인 반성만 하면서 오히려 내성만 키우는 상황이 현장에서 되풀이 되는 것이 요즘 학교의 현실이다. 학생들은 심각하고 진지해야 할 상황을 ‘봉숭아 학당’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신의 행동에 교사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어느 정도 주었는지, 자신의 행동이 표준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등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웃기는 행동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잘못된 영웅심을 갖고 있다. 교사의 화 다스리기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화를 내는 사람이 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생활지도를 제대로 하려면 교사의 감정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행태로 인해 속상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결국 교사만 손해를 보게 된다. 상황을 객관화하는 능력이 교사에게 요구된다. 잘못하면 어린 아이들의 속없는 행동에 교사가 약이 오르게 되고 그러한 상황을 구경하듯 바라보는 다른 학생들에게 점점 권위만 떨어져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은 악순환이다. 다음과 같은 사이클이 반복된다. --------------------------------------------------------------------------------------------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화를 냄 → 아이들은 장난 식으로 받아들임 → 교사는 점점 더 화를 냄 → 아이들은 구경하듯이 바라봄 → 교사의 권위가 약화됨 → 생활지도는 점점 어려워짐 -------------------------------------------------------------------------------------------- 생각만 해도 답답해지지 않는가? 그래서 이번 연재를 통해 2011년 한 해 동안 생활지도를 잘 하기 위해 먼저 교사의 감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알아보려고 한다. 이어서 교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행동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사례별로 살펴보고 이런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다루기 위해 아이의 발달특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성장환경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노력도 함께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주도성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교사가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지도 알아보자.
급격히 부각된 ‘창의성’ 2010년 1월 교육과학기술부는 ‘창의와 배려의 조화를 통한 인재 육성-창의 인성교육 기본방안’을 중점 과제로 발표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창의적 체험의 활동시간을 늘려야 하기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회사원부터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서 창의성이 강조되더니, 이제 교육에서도 창의성은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교육에서 창의성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 최근 일은 아니다. 교육목표로써 창의성 함양이 문서화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5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 1955년 제1차 교육과정 보건체육과에서 ‘창의성을 기른다’는 지도 방침을 수립한 이후부터, 모든 제도권 교육기관의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창의성을 언급해왔다. 이는 창의성이 예전부터 이미 중요한 교육 지향이었음을 말해준다. 물론 그렇게 반복적으로 거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의성 교육이 달성되지 못했기에 근래의 가장 절실한 교육목표로써 대두된 것 또한 알 수 있다. 요즘 ‘창의성’이 크게 부각된 이유는 분명하다. 앞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미래학자가 21세기에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고 하고, 기업에서도 창의적 인재가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킨다고 이야기한다. 한 기업 CEO는 ‘창조적인 소수의 인재가 미래를 먹여 살린다’고 까지 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것으로 회자되는 인물은 미국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IT 생태계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의 가장 혁신적인 창조자로 그를 떠올린다. 애플의 제품 덕분에 우리나라 하드웨어 업체와 정보통신 업체는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 중에서도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한 설문조사에서 대학생이 꼽은 국내 최고의 창의적인 인물로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가 뽑혔다. 스티브 잡스와 안철수 모두 현재 경제체제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혁신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닮았다. 창의성을 저해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창의성에 대한 요구는 시대적인 절박함에서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창의성’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창의성의 정의는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여러 환경에 접목되는 창의성은 문제들을 뚝딱 해결해 줄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이야기되기도 했다. 창의성이란 말이 너무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면서 식상해진 것도 사실이다. 창의성이란 말만 많았지,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창의성이 증진됐다는 뚜렷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한국에서 창의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 사회는 “창의성을 저해하거나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교육 · 사회적 요인들을 많이 언급한다. 교육적 요인들은 주입식 교육, 평준화 교육, 창의성을 무시하는 교육 등이고, 사회적 요인들은 관료주의 성향, 고착되고 경직된 사회 분위기, 개방성 부족 등이다. 기존 체제로는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창의성을 길러 낼 수 없을 것 같다. 한 논문에서는 아예 동양과 서양의 교육을 비교하면서, 동양의 교육방식이 창의성을 저해하는 교육방식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교육방식은 노력, 인내, 끈기를 강조하는 기술습득 교육이다. 좋은 성적을 위해 반복과 암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감정을 억제하고, 작업과 놀이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탐구, 조작, 실험, 위험 감수, 개방적 과제, 사고의 수정 등 교육에서 새로움과 다양성, 기회 제공을 강조한다. 예컨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강조하는 ‘일기쓰기’만 보아도, 동양권에서는 주제의 적합성, 도덕성, 근면성과 조화 등을 강조하지만, 서양에서는 풍부한 상상력과 독창성에 강조점을 둔다고 한다. 결국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기존의 우리 교육환경 전반을 바꿔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스트레스가 된 ‘창의성’ 문제는, 교육당국이 창의성을 기르자는 선언만 했을 뿐, 아직까지 별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교육학자들은 앞으로 창의성마저도 주입식으로 교육시키지 않을까 우려한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강남을 중심으로 창의성 교육을 한다는 사설 학원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활동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쉬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게 해 학생들은 더욱 피곤해졌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평가해 대학입시에 반영한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창의성이란 새로운 스트레스와 고민거리가 되어버렸다. 일반적으로 창의성 연구에서 강조하는 것은 호기심, 몰입, 개방성, 독자성, 위험 감수, 실패와 장애에 대한 인내심, 모호함에 대한 인내심 등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발현할 기회를 제공하고, 교실 안에서도 보상과 칭찬 등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들이 낯설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호기심이란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니었다. 암기 위주의 수업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호기심은 스스로를 더욱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 교육현장에서는 질문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 아이들은 질문이 잘 생각나지도 않거니와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 이유조차 모른다. 어차피 알아야 할 것은 선생님과 교과서가 알려주고, 아이들은 그것을 잘 외우기만 하면 된다. 오히려 아이들 사이에서는 질문이 수업시간을 연장하는 눈치 없는 행위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질문이라도 통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원하는 질문을 해야 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을 가진다. 그래서 잘못된 질문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교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질문시간이 되면 경직된다. 질문을 하는 아이는 튀는 아이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은 질문하는 모험을 꺼리게 된다. 모험 기피, 안정된 삶을 꿈꾸는 아이들 창의성은 모험심으로 시작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 속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러한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 경쟁이 심화되고 사회적 안전망이 더욱 축소되는 사회에서 실패란 곧 죽음으로 인식된다. 아이들은 실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한다. 그래서 오히려 ‘혼자 튀는 것’보다는 집단 안에서 동질감 유지에 몰두한다. 친구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보다는 친구들과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친한 친구들을 따라하는 동료문화가 청소년기에는 더욱 발달하게 된다. 심지어 그 문화적 속성이 경쟁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은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 가는 것을 선호한다. 학원은 대부분 단기간 빠르게 지식을 암기하여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을 학습 원리로 활용한다. 이 안에서 배움에 대한 인내심이 발휘될 여지는 없다. 오로지 학원 강사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수동적으로 암기하는 교육과정을 선호한다. 모순적이게도 경쟁적인 분위기가 숨 막히게 답답하지만 오히려 편안하기도 한 것이다. 최근 대학생들은 스펙 관리라는 경쟁을 통해서 자기 증명을 한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현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고시, 토익시험 등의 점수를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그 안에서 정체성을 찾아간다. 경쟁에 중독된 아이들에게 창의성이란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 입시라는 틀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아이들에게 창의성은 국 · 영 · 수 중심으로 공부하기도 바쁜데 또 갖춰야 할 새로운 종류의 스펙에 불과하다. 아이들은굳이 스티브 잡스가 되려는 꿈을 꾸지도 않는다. 최근 아이들의 직업관을 살펴보면 공무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부모세대에서부터 시작한 경제위기 경험과 선배 세대(현재 20대)의 스펙 경쟁을 지켜보는 아이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러한 직업관 속에서 창의성이란 불필요하거나,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가 된다. 창의성을 일반적인 직군에서도 발휘되는 보편적인 능력이라기보다는, 특이한 직종에서 발휘되는 능력으로 치부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창의적인 롤모델의 성공사례를 제시하면 그러한 롤모델을 닮기 위해 추종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그러한 롤모델은 나와 다르다며 분리한다. 창의적이라고 말하는 선배 세대들의 노력과 열정은 자신과는 무관한 이야기일 뿐이고, 그러한 롤모델처럼 고생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편하게 살고 싶은 아이들에게 창의성은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하거나 쓸모없는 모험을 강요하는 것일 뿐이다. 아이들에게 창의성은 ‘별 일 없이 살고 싶은’ 자신들에게는 걸맞지 않는 공포스러운 능력이다. 그러나 변화의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는 불안한 사회에서 창의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누구나 창의적일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에게 굳이 창의성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창의성은 인간의 여러 능력 중에 하나일 뿐이지 모든 능력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모두가 창의적일 필요는 없다. 누구나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만들어지면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중요한 질문은 ‘과연 어떤 창의성이 더욱 필요한 것인가’일 것이다. 창의성 연구의 선도적인 연구자 중 하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 연구팀은 ‘훌륭한 전문직업인 되기 연구 프로젝트(The Good Work Project)’에 참여하면서부터 창의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훌륭한 직업인이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일을 질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High quality)로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선 스티브 잡스나 안철수 같은 기업 경영인의 경우 자신의 분야에서 더 높은 이익을 얻기 위해 창의성이 필요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일이 사회적으로 책임감(Socially responsible)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예로 마하트마 간디, 마더 테레사와 같은 사람을 든다. 칙센트미하이는 연구의 취지문에서 창의적인 젊은 영재들이 앞으로 사회적인 책임감, 가치관, 목적을 갖고 훌륭한 직업인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목적이라 밝혔다. 즉,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할 수 있는 창의성(Humane creativity)’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는 교육적 사명감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결국 우리가 아이들이 창의성을 기르기를 바란다면, 창의성의 시초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한다. 점점 무기력해지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기르라고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창의성이 왜 필요한지부터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창의성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과 같은 새로운 능력이 아니라, 이미 아이들 안에 내포되어 있는 잠재성이라는 것을 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창의성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사로서의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기이다.
40년 전 기억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리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아프리카 지역의 열대우림 기후 풍토와 자연환경을 설명하는 중이었다. 우리가 흥미를 느낀 것은, 사람이 이것에 물리면 한없이 잠을 자게 되는, 이른바 수면병을 일으킨다는 흡혈 파리인 체체파리(Tsetse fly)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 우리들의 흥미를 확인하신 선생님은 약간의 신명을 띠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가 질문인 듯 의문인 듯 말을 했다. “선생님, 그거 아프리카에 직접 가보시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순간 선생님의 낯빛이 달라졌다. 그 당시는 텔레비전이 귀한 시절이고, 자연 다큐멘터리 동영상 하나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학생으로서는 품어봄직한 의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 보지도 않고 아프리카를 다 아는 척 말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불손한 태도가 묻어나는 질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질문은 ‘지식에 대한 의문’이었지만 그것은 곧 ‘선생님 인격에 대한 의문’으로 오해받기에 족한 것이었다. 당신의 지식이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선생님의 신명은 일시에 사그라졌다. 선생님은 “건방진 녀석!” 하고 짧게 되뇌시고는, 문제의 친구를 앞으로 불러내었다. 분기를 참지 못하신 선생님은 녀석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몇 대 세게 쳤다. 그러고도 모자란다고 생각하셨는지, 교탁 옆에 꿇어앉아서 수업을 받도록 했다. 요즘 같으면 금세 체벌 시비가 분분해졌을 것이다. 만약에 선생님이 아프리카에 가보셨던 분이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생님은 직접 체험한 아프리카 지식을 더 유연하고 더 너그럽게 소개하면서, 오히려 그 학생의 호기심 많은 질문 태도를 칭찬해주셨을지도 모른다. 깊이 있고 든든한 지식은 그것을 전할 때 너그러움의 덕성까지 함께 베풀게 한다. 좋은 지식은 반드시 그것을 실천함에 덕성을 동반한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그런 지식의 모습을 두고 ‘지혜’라고도 한다. 얼마 전 외우(畏友) W교수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들어갔다가 나는 매우 감동적인 글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W교수에게 온 편지글이었는데, 나는 이 글을 읽고 형용할 수 없는 감동과 더불어, 나의 옹졸한 교수 철학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편지에 나타난 W교수의 인격도 감화를 주기에 충분했고, 편지를 보낸 사람의 지혜와 덕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더구나 이 편지에 나타난 W교수의 언행이 20대 후반 청년 교사로서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니 가벼운 선망의 감정이 일기도 했다. 편지는 이러하다. -------------------------------------------------------------------------------------------- W교수님께 어린 까까머리 소년은 교실 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선생님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복도 저편 끝에서 계단을 다 올라온 선생님이 소년의 교실을 향하여 성큼성큼 다가올 무렵 소년은 교실 안을 향하여 같은 반 아이들에게 크게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늑대다 ~! 늑대 출현 ! 늑대다!” 그때까지 수선스럽던 아이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 앉고, 늑대라고 외치던 소년도 후다닥 자기 자리를 찾아 갔지만, 너무 가까운 곳에서 소릴 지른 탓인지, 늑대라고 불리게 된 것을 알아챈 선생님은 소년에게 다가왔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출석부로 머리를 톡톡 어루만지듯이 두드리며, “내가 왜 늑대냐?” 라고 말씀하셨고,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칠판에다 짤막하게 세 개의 단어를 적으셨습니다. “Homo Homini Lupus!” “호모 호미니 루푸스! 이건 라틴어인데,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이다’라는 말이란다. 잘 생각해 봐. 어차피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인 부분이 많아. 나를 늑대라고 부른 네놈도 늑대일 테고….” 묘하게 재미있는 표정과 웃음을 지으시며 선생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어린 소년은 기억합니다. 선생님을 늑대라고 부른 죄를 묻지 않고 웃으며 자상하게 이런 지식을 말씀해주신 그 선생님을 평생 기억하게 되었고, 선생님이 해주신 ‘호모 호미니 루푸스’라는 말도 평생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삶이 힘들고 지치고 사람에게 시달리거나 극한의 대립과 경쟁에 시달릴 때마다, 선생님이 오류중학교 국어선생님이셨을 때 하셨던,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이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인생의 어려운 상황을 담담하게 맞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류중학교를 1회로 졸업한 ‘허○○’이라는 학생입니다. 선생님을 무척 좋아했던 아이였고, 지금도 종종 선생님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인데, 어처구니없게도 나이 46세가 되도록 선생님을 찾아볼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가끔 오류중학교 동창 들과 만나 술을 마실 때면, “야, 우리 옛날 선생님들 좀 찾아봐라. 언제 한번 모시고 소주나 한잔 하자. 난 너무 보고 싶다. 그 분들! 특히 그 늑대 이야기해 주시던 선생님 보고프니 좀 찾아봐라.”, “그래 그러자” 라고 얘기만 했을 뿐,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를 못했습니다. 한국을 오래 떠나 살았기에 세월만 그저 흘려보내 버렸죠. (중략)… 저는 오류중학교 이후에, 중경고등학교와 부산에 있는 국립 한국해양대학교를 다녔고요. 대학을 졸업하고는 외항상선의 항해사로 4년간 수십 개 나라를 돌아다녔고, 그 후엔 주로 서울과 노르웨이를 오가다가,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꽤 오래 살다, 2000년도에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해양대학교에선 해양문학회라는 동아리에 참가해 어쭙잖은 글들을 쓰곤 했었는데, 아마도 중학교 때 선생님에게 받은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 홈피에서 선생님 삶의 궤적을 주욱 보고는, 역시 선생님은 선생님이라고 느꼈습니다. 선생님에게 어울리는 학문하는 곳에 가 계시는 것 같고, 어울리는 일과 공부를 하며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너무나 뵙고 싶군요. 가능하면, 7월 초순, 중순 사이에 꼭 한번 뵈었으면 합니다. 7월말에는 어린 아들을 제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일본 열도 종주를 나설 것인데, 그 길을 떠나기 전에 꼭 한 번 선생님을 뵙고 싶습니다. 선생님 시간이 허락되시어 저녁 식사에 약주까지 모실 수 있다면, 그야말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옵니다. (선생님이 까까머리 소년에게 가르쳐 주신 유식한 문자를 평생 써먹으며 삽니다.) 미친 듯이 일하며 정열적으로 세상을 주유하며 살아오다가, 마흔네 살 되던 해 겨울, 오토바이 한 대 끌고 콜롬비아로 가서 남미대륙의 최남단까지 100일 간 안데스 종주를 했습니다. 서울에 돌아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었고요. 선생님은 제 삶에 짧지만 불꽃처럼 반짝이는 큰 의미를 준 몇 안 되는 소중한 분 중 한 분이십니다. 불쑥 글을 올리는 무례함을 용서해주시고, 30년 전 그 까까머리 소년을 어루만져 주시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늑대처럼(?) 제 눈앞에 나타나 주시길 소망합니다. 늘 건강히, 열정 속에 정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Homo Homini Lupus!(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이다)” 이처럼 명료하고 냉철하고 건조한 라틴어 지식 명제를 그처럼 따뜻하고 너그럽고 윤기 있는 지혜의 메시지로 변용해 다가가게 해주다니. 나의 감동은 오로지 그것이다. W교수는 도대체 어디서 이런 교수법의 마력을 배웠을까. 생각해 보건대 그것은 무슨 수업모형 차원의 교수 공학적 마인드로 얻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지식을 사랑하는 W교수의 사람됨이 아주 자연스럽게 빚어낸 것일진대, 그것을 굳이 교수법이라 말하기보다는 그의 의사소통 철학(방식)이라 일컬음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세상의 모든 선생들에게 있어서 지식이란 무엇이겠는가. 지식은 단순한 전달 내용 그 이상의 것, 이를테면 감동의 기제로 존재할 수 있다. 나는 위의 편지를 읽으면서, 모든 지식에는 그것을 가치 있게 하는 어떤 덕성이 보이지 않게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지식과 덕성은 분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본다. 내가 지닌 지식이 어떤 덕성을 발효하게 하는지 나는 이제껏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가르치는 지식의 덕성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경지로 나아갔을 때, 비로소 그 지식은 나의 참된 가르치는 힘이 되는 것 아닐까. 그것은 일종의 감화의 힘이다. 지식과 지혜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것이다. 그러나 ‘지식 사랑’은 ‘사람 사랑’과 서로 다르지 않다. 지혜로 승천하는 지식의 자리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할 것이다.
아동 · 청소년기의 신체발달을 위해 적당한 운동과 다양한 음식을 통한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하듯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그러나 학교와 학원을 바삐 오가는 우리나라 아이들은 자기 선택적인 문화향유를 하기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보의 벽과 현실적인 여건이 어렵기도 하다. 예체능 교육의 일환으로 음악, 미술, 체육을 대변하는 피아노, 태권도, 무용 레슨 등을 받고 있지만 이것 역시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여의치 않다. 입시를 치르는 중 · 고생들의 경우에는 전혀 혜택을 받을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의 첫발, 공연 관람 그렇다면 이유야 어떻든 우리의 이런 예술교육들이 아이들의 예술적 정서함양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 음식이라면 일단 먹고 나면 어떻게든 영양공급으로 이어지겠지만 문화예술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음식도 음미하며 즐기는 요즘 시대에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해법은 있다. 아이들의 지적 사고력과 감성의 발달은 종합구성물, 즉 ‘공연예술 감상’을 통해서 자연적인 영양섭취가 가능하다. ‘공연예술’이라 하면 무대 위에 오르는 모든 예술장르를 말할 수 있다. 연극, 무용, 뮤지컬, 퍼포먼스 등 최근에는 규정할 수도 없는 다양한 복합 예술 장르가 봇물 터지듯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국어, 논술, 미술, 음악, 체육 등의 역할을 극대화시켜 희곡, 연출, 무대, 조명, 작곡, 음향, 의상 등의 다양한 어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예술교육의 첫발인 공연관람은 중요한 예술교육의 하나로 지속적이면서도 자율적인 관람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수 있겠다. 공연, 여러 번 경험할수록 지적 영역 넓어진다 아이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나오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묻는다. “재미있었니?” 그럼 아이들은 대답한다. “네〜.” 그리고 여기서 질문과 대답은 끝난다. 그러나 아이들의 공연관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재미있었니?”하고 다시 묻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뭐라 뭐라 말들이 많아진다. 극히 개인적인 견해가 마구 나열되고, 아이들 사이에 난상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바로 이것이 1단계 공연관람 체험이다. 자, 그럼 질문이 아니라 감상문을 쓰라고 하면 어떨까? 처음에 아이들이 써놓은 감상문을 받아보면 글들이 대동소이하다. 줄거리를 본대로 나열한다든지, 특정 장면의 느낌만을 쓴다든지, 특정인물에 관한 소감을 나열한다든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2번 혹은 3번 이상 관람한 아이들은 확 달라진다. 왜 작가는 이 희곡을 썼을까, 왜 저 장면에 저 배우는 저렇게 연기할까, 왜 무대는 이런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 왜 이 장면에 이 음악이 흐를까 등등 점차 큰 그림을 마음에 그리게 된다. 이렇듯 공연예술은 책이나 TV, 영화와는 또 다른 쌍방향 소통을 관객인 아이들과 나눈다. 그러면서 점차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지적영역을 점차 넓혀준다. 여기서 선생님들이 해야 할 것은 많지 않다. 그저 좋은 공연을 선택해 아이들이 많이 관람할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코스가 될 것이다. 1월,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나들이, 어린이를 위한 방학선물 5편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축제 ‘국립극장 어린이 우수공연축제’가 2010년에 이어 올해도 1월 5일(화)부터 2월 27(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객석점유율 104%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은 어린이 우수공연축제는 한국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국립극장과 어린이 공연 전문 단체인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가 엄선한 우수 어린이 공연 작품들로 구성돼 더욱 믿음이 가는 어린이들을 위한 축제다. 어린이 우수공연축제는 연극, 인형극, 뮤지컬 등의 공연과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균형 있게 구성해 어린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주고, 건강한 자아 형성은 물론 친구 · 가족과의 바른 관계 맺기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74석의 오붓한 공연장인 별오름극장은 2달여 동안 아이들의 꿈 발전소가 될 것이다. 4개의 엄선된 어린이 명작들이 올해 축제에서 소개된다. 각 공연에는 미술체험, 연극놀이, 인형극교실, 뮤지컬 교실 등의 체험놀이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 공연도 보고, 직접 만들고 즐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신기한 국악보따리 국악관현악단 음악극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1. 21 ~ 30)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 엄마가 더 재미있어 하는 공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는 2004년 초연을 시작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음악극 형식으로 발전해왔다. 객석에서 조용히 앉아서 감상해야 하는 공연이 아니라 국악 반주에 맞추어 맘껏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놀이형’ 어린이 체험 국악공연이다. 할머니집은 보물창고? 자파리연구소 할머니의 낡은 창고 + 연극놀이(1. 19 ~ 23) 할머니의 낡은 창고는 방학을 맞아 TV와 인터넷도 없는 할머니 집으로 놀러 간 아이들이 할머니의 낡은 창고에서 여러 가지 옛날 물건들을 찾게 되면서 시작된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어릴 적 일기장, 결혼사진 등을 보며 상상 가득한 소품들로 신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자파리연구소는 제주를 소재로 공연하는 창작집단으로 자파리는 제주 방언으로 ‘장난’이라는 뜻이다. 장난 같은 놀이에 철학적 의미를 더해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나눌 수 있는 자파리(장난)을 재생산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진행되는 연극놀이도 놓치지 말자. 정교한 목각인형의 유쾌한 콘서트 극단 보물 목각인형콘서트 + 인형극 교실(1. 26 ~ 2. 13) 2002년 러시아 국립연극대학 인형극학과를 수료하고 돌아온 김종구(극단 보물 대표)가 직접 깎아 만든 목각인형이 무대에 오른다. 목각인형에 가느다란 줄로 숨결을 불어넣으면서 인형과 하나가 되어 공연하는 목각인형콘서트는 정교한 기술과 감각적인 예술이 조화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발레리나 목각인형의 아름다운 발레 공연과 색소포니스트 목각인형의 멋진 연주, 목각인형 강아지의 묘기 등 다양하게 구성된 콘서트 형식으로, 별다른 대사 없이도 명쾌한 음악, 신기하고 정교한 인형의 움직임이 관객을 극에 몰입하게 한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인형극 교실도 언제나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인형과 애니메이션, 그림자극이 펼치는 환상의 무대 극단 금설 이불꽃 + 미술놀이(1. 5 ~ 16) 이불꽃은 부모세대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가족의 사랑을 그려낸 아기자기한 인형극이다. 엄마의 출산을 통해 탄생의 신비로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담은 작품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임신과 출산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게 펼쳐진다. 닥종이 인형과 애니메이션, 그림자극 등 다양한 무대장치기법을 사용해 흥미로운 이야기 복선과 함께 환상적인 비주얼로 온 가족이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해 어린이와 부모가 같은 감동으로 한마음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미술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춤과 노래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자신감이 UP! 극단 동화가 꽃피는 나무 깃털피리 + 뮤지컬 교실(2. 16 ~ 27) 제19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최고인기작품상에 빛나는, 극단 동화가 꽃피는 나무의 깃털피리는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주는 창작뮤지컬이다. 숲속 음악회가 열리고 딸꾹질만 하는 너구리, 새침데기 고양이 등 동물 합창단의 신나는 모험이 펼쳐진다. 즐거운 노래, 환상적인 모험, 신비한 비밀 그리고 따듯한 감동이 있는 가족뮤지컬 깃털피리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단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켜 미래의 주인공으로 커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주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동작과 화려한 의상에 아이들은 한 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된다. 춤과 노래가 함께하는 뮤지컬교실도 운영된다. -------------------------------------------------------------------------------------------- 관람료 2만 원, 체험활동 1만 원. 문의 02)2280-4130, 4114 ※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으며, 공연관람과 체험활동을 같이 하거나 단체관람의 경우에는 할인됩니다.
어느 성당의 행사장, 주교께서 오토바이를 타고 입장을 했다. 그 주교는 “미사를 수천 번 봉헌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 적은 없었다”고 하면서 “젊은이들의 기쁨을 위해 망가지기(?)로 했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대기업의 CEO들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소한 일상과 취미를 공개하고 어떤 유명인은 TV에 출연해서 성형수술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여자 연예인들이 일반인들도 꺼리는 화장을 하지 않은 맨 얼굴을 서슴없이 보여주는 것들이 이제 특별한 뉴스거리가 아니다. ‘나는 당신들과 다르다’는 것이 유행했던 과거와는 달리 ‘나도 당신과 같다’라는 메시지가 다른 사람들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학교 재경동창회 정기총회, 900여 동문이 모인 자리에서 필자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어설픈 실력으로 색소폰 연주를 했다. 조용필의 ‘친구여’와 조니 호튼(Johnny Horton)이 1959년에 발표한 ‘All for the love a girl’ 두 곡이었다. 다소 매끄럽지 못한 연주였지만 그야말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것은 격려의 의미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녀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그 시절의 근엄한 교장이 아니라 친근하게 보이는 나의 모습에서 공감의 포인트를 찾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경영의 본질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일하는 것이다. 특히 학교는 일반 기업체 등과는 달리 관리자와 교사, 교원과 학생, 학교와 학부모 등 온통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곳이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은 바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진지한 관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여건과 역량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공감’에 대한 통찰이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유독 자신과 같은 것을 선호하는 이 시대에 나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한번 건네 본다. 자신의 시각에 빠진 사람은 남을 빠뜨릴 수 없다. 상대방의 시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식에 빠진 사람은 남을 유혹할 수 없다. 자랑할 때 사람들이 도망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 송치복 생각의 축지법 중에서 손끝에서 마음으로 --------------------------------------------------------------------------------------------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셔서. /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 요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지었다는 시다. 아이의 시에서조차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아버지들의 슬픈 자화상이 그대로 담겨있어 이 시대 아버지들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 서울신문 2007년 12월 17일 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초등학교 3학년에서 고교 3학년생까지 750명을 대상으로 ‘학교교육 및 생활관련 고민거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가 있다. 그중 ‘학교와 가정의 고민거리’를 묻는 객관식 질문 중에서 담임교사와의 대화는 ‘종종 한다’는 응답이 23.9%로 나타난 반면 ‘전혀 없다’가 27.2%, ‘별로 없다’가 46.3% 등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가 73.5%에 달해 학생과 교사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고민을 의논하는 상대로 응답자들은 ‘친구’(48.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것은 어머니(24.0%)나 아버지(0.7%), 혹은 ‘두 분 모두’(13.9%) 등 부모라고 말한 응답(38.6%)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특히 ‘없다’는 답변도 6.8%나 됐고, 여학생의 경우 아버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학교와 가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잘 대변하는 대목이다. 특히 아버지와 고민을 나누는 여학생이 거의 없다는 통계는 여학교 교장으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인간관계의 커뮤니케이션은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고 정체성 확립이다. 따라서 본인 취향의 아버지가 아니고 딸이 자신의 속 무늬를 아름답게 그릴 수 있도록 자존감을 키워주는 아버지이기를 기대하면서 ‘부녀마음 나누기(손끝에서 마음으로)’라는 프로그램을 부임 첫해부터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1, 2학년 학생 중 희망하는 부녀가 참가해 요리실습과 명상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가사실에서 아버지와 함께 스테이크를 만들고, 예절실에서 ‘마음 동산 꾸미기’라는 명상 프로그램에 따라 내가 생각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에 대한 명상, 한마음 체조, 촛불의식을 하고 딸이 아버지께 편지를 읽어 드리며, 따뜻한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다. 편지를 낭독하면서 우는 딸의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던 아버지가 눈시울을 붉히다가 끝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감동적인 장면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딸들이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에 나도 울컥한다. …/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공감이란! -------------------------------------------------------------------------------------------- ‘남자의 자격’에서 만들어 준 할머니캐릭터가 너무 고맙다. 그 이후 부활 공연장의 객석이 꽉꽉 찼다. 그 전에는 오라고 해도 안 오던 관객이 빈자리도 없이 공연장을 메운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이 캐릭터가 ‘비웃음’의 할머니가 아니라 ‘친근감’의 할머니라는 걸. 내게 많은 걸 갖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 아시아경제 신문 2010년 4월 2일 자 -------------------------------------------------------------------------------------------- 가수 김태원의 인터뷰 기사이다. 김태원은 한국 록 음악의 대표 그룹 ‘부활’의 리더로서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약하고 약간 모자라는 듯한 이미지로 등장하고 있다. 나는 1970년대 초인 대학 1학년 때, 5인조 록그룹을 만들어 대학축제에서 주가를 올렸다. 3부에 출연해 주로 Deep Purple의 ‘Highway Star’와 같은 하드 록(Hard Rock) 계통의 음악을 연주했다. ‘애드리브(Adlib)’을 연주할 때는 몰입의 경지(?)에 들어간 듯 온갖 폼을 잡으면서 신비주의랄까, 하여튼 뭔가 대단한 비밀스러움을 가지기 위해 관객들과는 거리를 두기도 했다. 아마추어인 우리가 이랬으니 프로들은 오죽했겠는가. 그런데 우리나라 록 음악의 황금기인 그때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오늘날 팬들은 무게와 신비로움을 벗어 던진 ‘인간 김태원’에게 환호하고 있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스타들의 모습에 공감하고 친근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나와 공감할 것’을 요구하는 오늘날 대중들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스페이스 공감, 문화 공감, 세대 공감, 낭독 공감, 대중 공감, 생활 공감’ 등 최근에 ‘공감’이란 말은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개념에서 이제는 정치 · 경제 ·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시대정신으로까지 자리를 잡은 듯하다. 그리하여 사람 사이의 유대를 강조하는 사상적 흐름은 이제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 출간된 제레미 리프킨 교수의 공감의 시대는 적자생존과 부의 집중을 초래한 경제 패러다임은 끝나고 이제 오픈소스와 협력이 이끄는 시대로서 ‘공감(共感)’을 이 시대 최고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이 공감의 시대에 따르면 공감의 감(感 · Pathy)은 다른 사람이 겪는 감정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그들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인 것처럼 느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공감은 사랑이다. 사랑이란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비를 맞는 것이라고 한다. 그게 완전한 사랑이라고 한다. 얼마 전,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중국 어느 세탁소 주인의 ‘다리미질’을 본 적이 있다. 입신의 경지였다. 자기 분야에서 끈기와 정직함으로 경지에 오른 달인에게는 비약이 없다. 그 사람의 다리미질에 대해서는 조금의 이견(異見)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기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적어도 그 사람의 노력은 신뢰할 수 있고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은 신뢰이다. 사시사철 향긋한 쑥국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39년 동안 ‘딱 하루’ 문을 닫은 곳이라 했다. 그것도 딸이 거짓으로 아프다고 하는 바람에 속아서였다고 한다. 회갑 때도 새벽에 국을 끓여 종업원에게 맡겨놓고 서울의 아들 집에 당일로 다녀왔단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깨알 같은 소문들이 나를 유혹한다. 그래서 공감은 유혹이다.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 타인의 고통을 타인의 것으로만 간주할 때 이 세상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신을 위한 변론의 저자이자 종교학자인 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은 말한다. “종교는 본래 사람들이 ‘생각한’ 무엇이 아니라 ‘행한’ 무엇이다. 과거 오랫동안 인류의 종교생활은 신의 영혼을 갈고 닦는 한편 타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할 줄 아는 방법을 일깨우는 과정이었다. 수행과 실천이 종교의 요체였던 것이다.” --------------------------------------------------------------------------------------------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 ‘산 기운 저녁에 더 좋아 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돌아온다’ 도연명의 시 음주의 한 구절이다.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를 따들고 남산을 바라보는 도연명(陶淵明)의 진실이 무엇인지 어렴풋하다. 나 또한 학교 정원에 서서, 무심하게 떨어지는 낙엽들이지만 수북하게 쌓인 모습이 괜찮다는 느낌을 받는다. 겨울비라도 오는 날이면 우산 없이 걸어가는 녀석과 함께 비를 맞으며 걷고 싶다. 종자기(鍾子期) 역할을 톡톡히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돈에 대한 걱정의 상당수는 지금 당장 큰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알고 보면 굉장히 사소하고 단순한 데서 출발한다. 월급날을 떠올려보자. 월급날 기분이 어떠한가?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보다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소득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적어도 월급날만큼은 즐거웠다. 그래서 과거의 아버지들은 월급날에 기분 좋게 과일 한 봉지, 치킨 한 마리를 사들고 귀가했다. 돈을 많이 벌진 못했더라도 한 달 동안 고생한 대가를 받아들고 뿌듯한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보다 소득이 많이 늘어난 지금의 월급날은 이전처럼 즐겁기는커녕 각종 결제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당장 새해 첫 월급날도 지난달 겨울옷 구입과 송년 모임 등으로 평소보다 지출이 많았던 탓에 카드 결제금을 메우기 급급하다. 그나마 남은 돈도 대출이자와 공과금으로 금세 빠져나간다. 열심히 벌지만 가족에게 가져다주는 돈보다 은행에 가져다주는 돈이 더 많으니 즐거울 리가 없다. 실제로 월급날 통장 잔액이 며칠이나 가느냐는 질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가장 큰 원인은 신용카드 사용에 있다. 처음에는 지금 당장 지갑에서 돈을 꺼내 지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제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불결제를 한 달 유예시키면서 왠지 공짜로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즐거움도 주었다. 그러나 한 달 지불 결제가 유예되었기 때문에 남아있어야 할 돈은 지갑 속에서 오래 가지 못했다. 공짜로 얻는 즐거움 때문에 소비가 방만해진 탓이다. 이렇게 신용카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이제는 신용구매가 아닌 외상구매를 하는 구조에 갇혀버렸다. 월급날의 즐거움을 없앤 두 번째 원인은 가계부를 쓰지 않는 것에서 비롯됐다. 이제는 가정경제를 기록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진부하거나 구질구질 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까지 생겼다. 가계부를 쓰는 것이 나쁘지는 않으나 굳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기록하는 것과 기록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우리 집은 아낄 게 없어요, 쓰는 게 뻔해요”라고 하지만 카드 고지서가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쓰는 게 뻔하다면 카드 고지서를 보고 놀랄 이유가 없다. “쓴 만큼 나왔네”하고 넘어가는 것이 맞다. 고지서를 보고 놀라는 것은 뻔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가계부를 쓰면 새는 돈과 불안함을 동시에 없앨 수 있다 재무상담을 받은 어느 주부는 매주 가던 마트를 가지 않는 실천을 해보았다고 한다. 예산을 세워 지출하다가 마지막 주에 생활비가 너무 부족해서 큰맘 먹고 버텨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냉장고를 뒤져 식탁을 차리고 당장 급해 보였던 생활용품 구매도 조금 미뤘다. 그는 일주일간의 생활이 약간 불편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을 넘겨 쓰레기통으로 가던 것들이 사라졌고, 생활용품도 한 번 더 생각해보니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냉장고를 뒤져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기는 했으되 예산대로 생활했다는 뿌듯함이 남았다.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지출을 그간 몇 만 원 이상 해왔다는 사실도 느껴 예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한다.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심리적으로 커다란 안정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가계부는 단지 매일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사후적으로 기록하는 금전출납부가 아니라, 미리 가정 경제의 틀을 파악하고 적절한 소비예산을 수립해 미래 재무목표를 세우는 도구이다. 가정경제가 과거와 달리 복잡해져서 머리로만 이 모든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록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가계를 쓴다는 것은 단순히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면서 계속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 행위다. 즉, 미리 예산을 세우면서 필요한 지출과 불필요한 것을 가르고 충동지출을 하면서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 경각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기록을 통해 미래 재무목표를 수립함으로써 목표의식을 환기하고 당장의 한정된 소득이 미래를 위해 적절히 잘 사용되어야 함을 되새길 수 있다. 돈을 비롯한 모든 자원은 의사결정 과정 없이 사용될 경우 불필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낭비되기 일쑤다. 가계부는 바로 그렇게 허탈하게 새나가는 돈을 만들지 않기 위해 필요한 도구다. 따라서 이미 충동적으로 지출한 돈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측하고 목표를 세우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목표달성의 즐거운 동기부여가 전제된 상태에서 매월의 예산을 수립해 예산대로 생활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매월의 예산은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구분해서 세우는 것이 좋다. 고정지출은 매월 정기적으로 나가는 지출항목이다. 예를 들면 관리비와 식비, 교육비, 통신비, 교통비 등의 항목이다. 그에 비해 변동지출은 매월 다르게 소비되는 내역이다. 예컨대 제사나 생일, 각종 경조사와 명절 등에 지출되는 것들이다. 변동지출도 생각보다 연중 지출 규모가 작지 않다. 따져보면 거의 매달 새로운 변동지출 내용들이 있다. 미리 예산을 세워 놓지 않으면 매번 이번 한 번 만이라는 생각으로 큰돈이 새나갈 위험이 있다. 고정지출 예산은 수입이 가장 적은 달이라도 저축이 가능한 구조로 짜야 한다. 당연히 최소로 지출되도록 빠듯한 예산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비정기 지출은 별도 통장을 만들어 예산대로 그 통장에서 꺼내 쓰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가정 경제의 흐름은 저축이 불가능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기록을 통해 하나하나 해 나가다 보면 미래가 예측가능하게 굴러간다는 데서 오는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나가는 돈들이 좀 더 중요한 사건에 제대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도 풍요로워 질 수 있다. -------------------------------------------------------------------------------------------- 1. 가계부는 금전출납부가 아니라 재무플래너! 많은 사람들이 가계부 쓰기를 실패하는 것은 가계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탓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계부를 돈을 쓰고 그 결과를 기록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를 쓸 때는 가정 경제의 예측과 목표 수립,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 수립과 그에 따른 평가과정이 있어야 한다. 우선 최소 3년 이내의 목돈 지출에 대해서는 6개월 단위의 예측을 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적어도 3년 단위의 커다란 재무사건들을 예측해야 한다. 그런 후, 예상되는 목돈 지출 사건들을 재무목표로 삼고 그에 맞춰 현재의 자산 부채 상황을 평가해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2.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구분하자 일 년치 전체적인 가계 재무구조의 균형을 위해서는 매월의 고정지출과 연간 변동지출을 구분해서 소비지출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가계부 쓰기 전에 고정지출이 최소화되도록 구조조정부터 하자. 보너스나 상여금이 없는 평달에도 저축이 가능한 구조가 균형상태이다. 연간 변동지출을 그때그때 월 소득에서 쓰려면 자금이 부족해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해야 하거나 소비구조가 불규칙해져서 저축을 포기하게 된다. 따라서 변동지출 예산을 미리 수립해 놓고 그에 맞춰 자금을 따로 만들어 예산에 맞게 지출해야 한다. 이런 기준으로 매월의 소비 예산이 수립되어야 하고 그 예산에 맞춰 지출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매일의 지출기록을 하는 것이다. 가계 결제 시스템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활용한 선결제 시스템으로 만들어 놓고 가계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 3. 잔액이 안 맞아도, 가끔 건너뛰어도 괜찮다 가계부를 쓰다보면 하루 이틀 빼먹기도 하고 그러면 뭔가 숫자가 잘 들어맞지 않게 된다. 자연스레 ‘가계부는 우리 집과 안 맞아’ 하면서 어느 순간 ‘어차피 카드 명세서에 다 나오는데 뭐’하면서 가계부를 안 써도 되는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한 잔액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물건은 이번 달에 들여놨는데 돈은 일 년 열두 달 빠져나가고 있으니 맞을 리가 없다. 따라서 잔액을 맞추려는 욕심은 버리자. 잔액이 안 맞는다고 해서 100만 원 넘게 안 맞는 것도 아닐 테고 어차피 대세에 큰 지장은 없다. 대신에 전체적인 현금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항목별로 어느 항목에 주로 돈을 쓰고 있는지 그리고 몇 월이 지출이 많고 몇 월이 지출이 적은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2010년 서울교육, 참 바빴다. 옳고 그름으로, 흑백으로 귀결되지만 않는다면 그간의 논쟁과 갈등의 깊이만큼 새해의 희망은 크다. 교육의 관점 변화, 교사의 역할 변화가 이렇게 강조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현장의 어려움도 만만치가 않다. 커다란 황금알이라도 낳으려는지 산통이 크다. 최근엔 언론 매체를 통해 교권‧수업권 침해와 관련된 아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이 자주 보도된다. 괴로워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나오고, 교권수호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단호한 의견이 덧붙기도 한다. 현재의 상황을 빚어낸 문제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잘못되었으니 바꿔야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일전불사의 결연한 각오로 제시하는 단절과 비약의 교육정책들이다. 과잉(過剩)과 과속(過速)으로 쏟아지는 정책들이 부담스럽다. 정말 최선의 처방이라고 화려하게 혹은 간곡하게 설득도 하며 제시되었던 지난 정책들이 몇 년 못 가 무용지물이 되고 가차 없이 폐기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 가. 현장에서 는 또 몇 년 후를 생각하며 대처해야 할지, 학생이나 학부모 대하기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막막하기만 한다. 예측하기 어렵고 확신하기 어려운 미래사회의 특징 때문에라도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며 살아가는 창의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맞춰 설명하면 되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새 교육정책이 또 다른 복지부동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바라건대, 정책은 훌륭하다. 썩은 가지를 치고, 이전 시대에 소홀할 수 있었던 부분들을 끌어안는 것이 시작이라면, 이제 마음을 모으는 일에 우선적으로 힘써야 한다. 자율과 창의와 인성, 배려와 돌봄의 기능이 충실하고 조화롭게 수행되는 학교 현장에 학생만 있고 교사와 학부모가 없을 때가 문제다.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갈등은 필수지만 서로에게 보완될 수 없는 갈등은 낭비다. 우리 교육은 서커스단이 보여주던 외발자전거의 신기함에 빠질만한 연배는 넘어섰다고 믿는다. 훌륭한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몇 년 임기 동안이 아니라, 백년을 두고 노력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두르지 마라, 그러나 멈추지도 말라는 말처럼. 지금은 순교자가 되려는 마음이 아니라 함께 가려는 마음이 필요할 때다. 교육은 먼 길이다. 이제 서울시교육청의 명칭도 ‘교육지원청’으로 바뀌었다. 이름 걸고 사기 치지 않겠다는 말도 있었다. 표현은 투박해도 그 각오와 자세가 얼마나 좋은가. 주어진 환경에 맞춰, 옷에다 몸을 맞추라는 시대, 절대권위와 대가족제도와 까라면 까고 찬물도 위아래를 찾던 시대는 분명 지나고 있다. 그렇다고 그 시절 막강함의 한 축이었던 교사의 위상과 역할변화에 대해 아쉬워만 하고 있지는 않다. 알게 모르게 몸에 밴 타성이랄까 관행이랄까 쉽사리 뿌리쳐지지 않는 관념 때문에 어렵고 낯선 부분도 있지만 변하고 있다. 선생님을 사랑하고 추억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여전히 존경받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 그대로 환골탈퇴의 아픔을 각오하는 우리 서로에게 의심과 질책이 아니라 진심어린 격려의 말을 건네야 할 때다.
좋은 직업 찾기 위한 ‘교육’ 더 이상 의미 없어 사랑‧인품‧관용 등 교육본질 목표 회복해야 2011년 새 날이 밝았습니다. 올 해는 또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지난 50여 년간 서구 사회가 200~300년에 걸쳐 이룩한 경제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했습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역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압축 성장에 따른 그늘도 서구에 비해 훨씬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높은 자살률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 연령층에 걸쳐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특히 노인 자살률은 OECD 평균의 8배나 높습니다. 이러한 높은 자살률은 압축 성장에 따른 압축 모순의 표현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현대 문명은 근대 계몽주의자들이 설계한 것입니다. 그들은 세 가지 기둥, 즉 분리 독립된 개체로서의 개인과, 그 개인이 가진 최고의 능력으로서의 이성, 그리고 개인의 자아실현의 수단으로서의 노동을 중심으로 현대 문명을 설계하였습니다. 그리고 분리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간이, 자신이 가진 이성을 활용하여 과거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습을 철폐하고,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개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키면, 행복한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대 계몽주의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현대 문명은 점차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한 인간의 욕망 충족은 오히려 인간 내면을 황폐화시켰으며, 또한 지구 환경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현대 교육은 현대 문명의 세 가지 기둥 중 노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근대 계몽주의자들은 과거 종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을 노동력을 양성하는 직업교육으로 대체하였습니다. 그것은 분리 독립된 개체로서의 개인이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데 노동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현대 문명 속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노동, 자신의 직업으로서 자기의 정체감을 삼습니다. 그러나 노동력을 양성하는 현대 교육은 정보혁명에 따른 노동의 종말로 인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정보 혁명은 기계가 인간의 지력을 대신 하는 것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 사무직 노동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합니다. 그 결과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이 크게 어렵게 되었습니다. 정보혁명은 향후 무인공장과 무인 농장을 출현시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무직 노동뿐만 아니라 기술직, 기능직 노동에 대한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입니다. 정보 혁명에 있어서는 첨단을 달리고 있는 우리 사회는 향후 ‘고노동-고생산-고임금-고소비-저여가’의 구조에서 ‘저노동-저생산-저임금-저소비-고여가’의 구조로 급격하게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현재의 교육은 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임금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사랑과 인품, 관용, 평화로움, 인간성의 발현과 같은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모든 문명에는 약한 고리가 있습니다. 현대 문명이 중세 문명의 변방인 서유럽에서 시작된 것은 그곳이 중세 공납제 사회에 있어서 가장 약한 고리였기 때문입니다. 압축 성장에 따른 압축 모순이 어느 사회보다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우리나라는, 그런 측면에서 현대 문명의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문명은 현대 문명의 세 기둥에 대한 비판에서 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은 분리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모든 존재와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이 가진 최고의 능력은 이성이 아니라 궁극적인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은 영성(靈性)이며, 그리고 인간의 자아실현은 노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 존재로서의 자기를 자각함으로서 실현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문명의 실현은 사회제도나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 개개인의 의식 변화를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탈현대 문명의 실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입니다. 탈현대 문명의 실현을 위한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즉 우주적 존재로서의 자기를 깨닫는 영성교육, 인간과 자연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임을 자각케 하는 환경교육, 삶과 죽음은 분리될 수 없고 죽음은 곧 삶의 완성이 되어야 함을 깨닫는 죽음교육, 타인에 대한 증오심을 사랑의 에너지로 바꾸어 스스로 평화롭게 되는 평화교육, 민족주의나 국가주의가 질병이라는 것을 깨닫고 모든 인류와 모든 생명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인드라망 공동체 교육 등이 그것입니다. 새해에는 이러한 탈현대 문명을 위한 교육과정이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되어 학교교육에서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언어와 폭력 언어폭력의 결과는 행동의 폭력이다. 언어를 바르게, 곱게, 부드럽게 그리고 온아하게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서는 안정감을 느낀다. 요즘 아이들이 매체를 통해 얻는 언어의 저속함이 가정에서 부모가 표현하는 말의 부드러움 속에서 정화되지 않는 것은 부모와 아이의 대화의 단절에서 오는 한 현상이다. 아이가 쓰는 억센 억양이 나타나도 부모는 아이가 좀 화가 났겠지. 저 아이는 그래 하고 단정해 버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행복한 가정에서 나타나는 감성은 아이의 언어에서부터 드러나기 마련이다. 깊은 산속에서 스며나는 산소는 대도시에서 품어나는 공기와는 다르듯이, 아이의 감성은 부모의 감성으로 나타난다. 밥상머리 교육이 좋다고 한 것도 어린 시절의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매스컴에서 연속적으로 터지는 교사 폭행과 폭언은 과연 학생들의 매스컴 영향으로만 돌려야 할까? 아무리 매스컴에서 폭력이 난무한다 하여도 폭력에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자신을 길러 주는 자를 무참히 짓밟고, 자기를 지키는 자를 업신여긴다면 그 사회는 이미 병든 사회에 지나지 않다. 썩고 병든 교실이 이제는 막장교실로 표현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를 학생들이 조롱하고, 학부모가 교실에 들어와 교사를 폭행하는 그런 부도덕한 사회는 이미 도덕적으로 정도를 넘어선 것이다. 교사는 이 사회의 마지막 전통을 지켜가는 보루다.학생을 보고 돈을 생각하고, 교실에 들어서서 황금을 얻을 계획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없다. 그렇다고 교사가 경제에 문외한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주가의 흐름이 현대 경제를 어떻게 좌지우지 하는가에 대한 정도는 알아야 한다. 교사에 대한 언어폭행이 기성을 부리는 요즘 진정한 교사의 위상은 무엇인가에 대해 회의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면서 더욱더 학생들의 폭력에 대한 무감각증은 교실 붕괴의 발판을 공고히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서당의 회초리 문화가 현대 어린이들에게 올바르게 적용되지 못하고 학생 체벌로 이어지면서 교사에게는 면죄부로 살아 움직였다. 엉덩이를 회초리로 때리고, 손바닥을 매로 맞았다고 하여 어느 부모가 이의를 제기하겠느냐고 생각했던 현장 교사의 생각이 학부모의 생각과는 180도 다르다는 것을 사건이 일어난 연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을 보면 청소년의 흥미진진한 패싸움은 관객의 시야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간다. 이들의 내면을 조용히 파고들어가 볼 때마다 가정에서의 부모의 바른 일거일동은 자식을 바른 길로 안내해 주는 열쇄임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어른들은 말한다.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나쁜 행동을 하고 있어도 그냥 두고 지나가라고 혹자는 말하곤 한다. 괜히 그랬다가는 봉변만 당한다고. 참으로 무서운 말이다. 젊은이들의 앞날이 기성세대들의 바른 안내와 교육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고 그들의 앞날이 매체에 의해서 흐르는 물을 따라 간다면 그들의 앞날을 이끌 세대들은 인간이 아닌 기계가 되어야만 할까?
각종 언론에서 흔히 교총과 노동조합을 비교하곤 하는데 교총과 노동조합은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아니다. 교육법 제73조에 "교원이라 함은 각 학교에서 원아(園兒), 학생을 직접 지도·교육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명기되어 있고 세부 항을 보면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총장, 교장, 교감, 원장, 원감, 교사, 교수 등 모두를 포함한다. 일부 노동조합에서 창립 당시 교직원노동조합이라고 명명했는데 교직원은 교원과 직원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6급 이하 공무원과 교사만이 가입할 수 있는 노등조합의 명칭으로는 부적절하고 교사노동조합 등으로 개명해야 하며, 대한민국에서 교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직단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유일하다. 유일한 전문직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교총 내부에서부터 노동조합과의 차별화를 내세워야 한다. 지난 18일 한국교총에서 있었던 교원연수지원단 연수회에서 한 선생님이 “교총은 관리직단체라는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교사가 과반수이고 관리직은 일부라며 강조하는데 그 방법을 보면 오히려 단점을 강조한다”라는 지적이 있었다. 교총은 관리직도 포함한 모든 교원을 아우르는 단체라는 장점은 부각 시키지 못한 채 일부 노동조합에서 제기하는 관리직들의 의사결정에 이끌려간다는 단점만 교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교총은 ‘교총회원의 몇 %가 교사이고 대의원, 이사회의 과반수가 교사’라고 홍보하기에 앞서 '교총은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대학 교수님과 총장님 유치원선생님, 장학사, 연구사 등 유치원 2급 정교사에서 대학 총장까지 모든 교직을 아우르고 있는 국내 최대, 국내 유일의 교원단체'임을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조합에서 사사건건 교총을 트집 잡고 자기들과 비교하려는 것은 자기들이 교총과 대등한 단체인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어찌 보면 당연한 전략이다. 거기에 일일이 대응하여 비교대상으로 교원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보다는 무시할 것은무시하고 반박할 경우에도 회장보다는 부회장이나 교사회장이 앞장서서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끔 보면 교총에서 노동조합과 단순비교를 하며 우위를 주장하는데 이건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 산별노조와 비교하여 자기가 더 우월하다고 우쭐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조합과의 차별화를 내세워 비교를 거부하고 한교조, 전교조, 자유교조, 대한교조 등 노동조합끼리 비교하도록 유도하며 부득이한 경우 비교를 하더라도 초중등교사회와의 비교자료를 제시하여 언론 등에서 교총과 노동조합을 직접 비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총은 국내 유일한 최대의 전문직 교원단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노동조합들을 끌어안으며 조합원들을 회원으로 흡수하고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들을 제시할 때 비로소 교총의 정체성이 확고히 확립될 것이다.
이맘때가 되면 늘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세상의 물결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인생살이를 살다보니 이룬 일도 없이 또 새해를 맞이한다. 한 해를 돌아보는 길목에서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즐거웠던 일도 많았고, 고마운 사람들도 참 많이 만났다. 호사다마가 인생살이인데 어찌 좋은 일만 있겠는가. 초등학교 동창생 둘이 하루 사이로 저 세상으로 갔다. 청주와 서울이라는 다른 울타리에 살던 두 친구가 같은 시기에 암에 걸린 것을 알았고, 같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투병 끝에 하루를 사이에 두고 같은 영안실과 화장실을 거쳐 같은 납골당에 나란히 안식처를 마련했으니 인연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이 먹으며 손을 놔서는 안 될 게 친구라는데 하나둘 제풀에 멀어져간다. 곶감 빼먹듯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한 해, 두 해 쓰면서 어영부영 세월을 축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왠지 흘러가는 세월에서 내리막길의 수레바퀴만큼 빠른 속도가 느껴진다. 공자가 하늘의 명을 깨달았다는 지천명(知天命)을 보내면서 이제야 인생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는다. 살아온 날들 중에선 가장 늙은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 중에선 가장 젊은 순간이란다. 역경이 행복을 얻기 위한 기회이듯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새 옷, 새 차, 새 집... 새로운 것 앞에서는 마음이 설레는 게 인지상정이다. 신묘년 새해에는 토끼처럼 부지런히 움직이고 영리하게 살면서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아야겠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늘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으면서...
교과부가 체벌을 없애는 대신 심각한 문제학생에 대해 출석정지를 내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간접체벌은 일부 허용하는 쪽으로 관계 법령을 개정키로 해 체벌을 전면금지한 일부 시도교육청의 조례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열린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교과부 의뢰로 체벌 대안을 연구한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서는 출석정지가 가능토록 하되 위센터나 위스쿨 등 교육청 시스템 내의 전문기관에서 대체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체벌금지를 하되 시행시기를 초중고에 따라 차이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초등학생은 내년부터 체벌금지를 해도 큰 어려움이 없고 고등학생도 전두엽이 상당히 성숙해 이성적 접근이 가능한 만큼 체벌 대체방법을 시범실시하고 조정하는데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학생은 이성적 접근이 어려워 2년여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교사에 대한 첨단 인성교육 실시, 학부모상담제를 통한 정보교육 등을 제안했다. 이날 이규석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반복되는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게 출석정지 등 이번에 논의된 방안 등을 도입하고 1월 중에 운동장 뛰기나 복도에 서있기 등의 일부 간접체벌은 허용하는 내용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일부 시도교육청의 조례에 수정이나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원들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상담 콜센터, 단위학교 내 교육활동 보호 신속대응팀을 설치하고 학교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자율학습이나 방과후 학교에 학생을 강제로 참여시키는 학교에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예산지원을 제한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29일 방과후학교, 자율학습, 0교시 수업을 강제할 경우 행·제정적 제재를 강화한 지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의 실질적인 동의 없이 운영하거나 학년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율학습, 보충수업 형태의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방과후학교 강좌전체 평균 참여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으면 지침 위반으로 간주된다. 방과후학교 강의 내용을 선행학습 위주로 구성하거나 정규교과의 진도나 평가에 반영해 참여를 유도하는 사례도 집중 지도대상이다. 시교육청은 내년 2월부터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 1단계로 장학사를 파견해 위반사례에 대한 시정지도를 실시하고 2단계로는 계약업무, 시설공사, 학교 회계 및 학사운영 전반에 걸친 종합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3단계로는 해당 학교를 연구·시범학교 공모와 우수학교, 교원 표창 대상에서 배제하고 목적사업비 지원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학교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약하려는 조치로, 사교육비 증가나 학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총은 “학운위 심의를 통과한 방과후학교 등 교육활동 마저 일부의 문제제기가 있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은 학교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제약하는 것”이라며 “해당 민원사항에 대한 지도뿐만 아니라 관련이 없는 계약업무, 시설공사, 학교 회계까지 종합감사를 하는조치도 지나친 처사”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프로그램의 질에 따라 참여율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전체 방과후 참여율보다 10%포인트 높은 것을 지침 위반으로 간주한다는 기준이 부적합하고 일괄적 규제가 사교육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상급식에 따른 예산부족으로 명퇴 신청자의 상당수가 반려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총이 무상급식을 위한무리한 예산편성 자제를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보다 많은 교원이 2011년 2월말 명예퇴직을 신청해 약 63%내외에서 수당 지급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명퇴수당을 신청한 교원은 공립 547명, 사립 187명으로 교육청은 이 중 공립 360명(66%), 사립 187명(54%)을 수용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2009년과 2010년에도 2월말 수용비율은 60~70%였고 8월말에 추경을 통해 90~100%수용했다”며 무상급식 예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교총은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내년 시설사업비 1800여억원을 삭감하고 단위 학교에 예산 10%절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교원 명퇴 축소사태마저 일어나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명퇴자의 원활한 수용이 불가능할 경우 신규 교원임용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임용대기 중인 예비교사의 대기 기간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예산사정을 감안해 무상급식 추진은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체벌금지 논란부터 무상급식 논란까지 논란의 중심은 소통의 부재였다.교육현장에서는 서로의 의견조율없이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소통이 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상대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면 소통의 부재라는 이야기 까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의견을 소중히받아들일 때만이 소통의 문제는 쉽게 풀리게 되는 것이다. 2010년의 교육계 화두는 당연히 진보진영 교육감들의 대거 등장이었다. 교육정책이 일정부분 변할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 이렇게 급격히 변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않았었다.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육현장의갑작스런 변화는 곧 학생들의 변화를 담보해야 했기에 큰 변화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어쩌면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교실의 붕괴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상급식을 두고 연일 반복되는 논란에 끼어들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학교가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 이려우니 책임을 전가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책임전가는 곧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교사의 한사람으로 그럴 마음은 전혀없다. 다만 이런 여러가지 사태를 접하면서 소통의 부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이해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교육은 결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학생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와 복지를 전면에 내세운 정책이 앞으로의 진행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으로 돌아올 것인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정책의 실현을 위한 가치관의 논란속에서 학생들 역시 편할리 없다. 학생들의 가치관 역시 혼란을 겪을 것이다. 일반인들 마저도 체벌이 금지되어야 하는 이유와 무상급식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들의 가치관이 분명해 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대로된 교육이 될리 없다. 교육현장 이상으로 소통이 중요한 것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과정일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면 그 논리에도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당성이 검증될 수 있다면 그 논리는 논리 자체가 충분히 받아들여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개혁, 교육혁신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좀더 범위를 축소하면 학교혁신, 학교개혁이라는 용어로 압축된다. 혁신, 개혁이라는 용어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원래의 의미 자체를 따지기 이전에 학교에서의 교육혁신, 교육개혁이 타당한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단기간에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생산성과는 거리가 있다. 시간이 흘러야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학교에서의 개혁과 혁신은 현재의 상황보다 훨씬더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로 마무리 된다면 다행스럽지만 부정적인 변화로 마무리 된다면 그 시대에 학교를 다닌 수많은 학생들은 피할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부정적 변화와 긍정적 변화가 50:50이라면 과연 모험을 걸고 개혁을 시도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충격적인 개혁을 피해갈 것인가를 깊이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을 보면서어쩌면 개혁을 인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여타의 분야에서는 환영받을 수 있는것이 개혁, 혁신이지만 교육에서 만큼은타당한 용어가 아니다. 지속적인'개선'이라는 용어가 좀더 타당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급작스런 개혁과 혁신이 소통의 부재를 가져오는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나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시대에 소통이 강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만큼 소통은 어떤 정책을 추진하던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2010년의 교육이 소통의 부재로 이어졌다면 2011년의 교육은 소통이 통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기획처장 김흥주(金興柱) △학교정책연구본부장겸 교육정책네트워크연구실장 현주(玄周) △고등교육연구본부장겸 고등교육연구실장 유현숙(劉賢淑) △교육통계·정보연구본부장겸 교육통계연구센터 소장겸 지방교육재정연구특임센터 소장 공은배(孔銀培) △학교지원본부장겸 탈북청소년교육지원특임센터 소장 한만길(韓萬桔) △사무국장 서종문(徐鐘文) △기획처 연구기획실장 최상덕(崔相德) △학교정책연구본부 영재교육연구센터 소장 이재분(李在分) △고등교육연구본부 글로벌교육협력연구센터 소장 이석희(李錫熙) △교육통계·정보연구본부 방송통신고등학교운영센터 소장 양희인(楊熙仁) △학교지원본부 교육기관평가연구센터 소장 구자억(具滋億) △학교지원본부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소장 유웅상(柳雄相) △학교지원본부 학교선진화지원특임센터 소장 김홍원(金洪遠) △학교지원본부 사교육절감지원특임센터 소장 김순남(金順南) △기획처 예산기획실장 김우종(金宇鐘) △기획처 홍보기획실장 문성룡(文成龍) △기획처 국제협력실장 박혜영(朴惠英) △기획처 정보화기획실장 직무대리 유효순(劉孝順) △학교정책연구본부 교육제도·복지연구실장 류방란(柳芳蘭) △학교정책연구본부 교원정책연구실장 김갑성(金鉀成) △학교정책연구본부 학생·학부모연구실장 최상근(崔尙根) △고등교육연구본부 대입제도연구실장 정광희(鄭廣姬) △고등교육연구본부 인재·평생교육연구실장 김태준(金泰俊) △교육통계·정보연구본부 교육조사연구실장 김양분(金良粉) △교육통계·정보연구본부 교육지표·지수연구실장 박종효(朴宗孝) △학교지원본부 학교컨설팅연구실장 박효정(朴孝貞) △사무국 총무·인사실장 고경숙(高京淑) △사무국 재무회계실장 장인식(張仁植) △사무국 시설관리실장 지기섭(池基燮) △감사실장 송관종(宋冠鐘) 1월1일자
인천중앙도서관(관장 최종설)은 겨울방학을 맞아 다문화가족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세계의 다양한 문화여행'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월17일은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 악기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 할 수 있는 ‘세계의 민속악기 체험’으로 초등학생 및 중학생을 대상으로 베트남, 인도, 페루,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의 민속 악기를 소개하고, 강사의 악기 연주와 함께 학생들이 직접 소리를 내며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1월 20일 '동화로 떠나는 세계여행-중국'에서는 유아 및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중국 원어민교사의 중국에 대한 소개와 함께 중국 전래동화를 들려준다. 한국동요를 중국어 버전으로 배우고,독후활동을 갖는 시간도 있다. 수강신청은 1월4일부터 14일까지이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도서관 다문화자료실로 문의하거나 중앙도서관 홈페이지(http://www.ijlib.or.kr)를 참조하면 된다.
교총은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벌을 허용하고, 1교 1변호사 제도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27일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제정 ▲1학교-1변호사제도 운영 검토 ▲지속적 수업방해‧교칙위반 등에 대한 교육벌 허용 ▲교권침해대응 매뉴얼 제작 배포 및 교원연수 강화 등 ‘5대 교권보호 대책’을 발표하고, 교과부와 시도교육청, 국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같은 요구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체벌전면금지 조치가 학생들의 인식과 학교생활과 교사의 학생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붕괴 현상을 단순한 입시와 학업스트레스로 규정하는 시각에 대한 대안 제시라는 것이 교총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학교와 교육청, 교육청과 경찰청(서)가 노력하는 교권보호위원회 설치나 투명한 문제해결을 위해 변호사 등 전문가를 통한 분쟁조정 방식 도입하고, 교사가 적극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교육벌을 허용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 또 교과부와 교육청은 학생,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언, 폭행이 발생될 때 해당 교사와 학교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원침해 대응 매뉴얼을 행정당국이 만들어 배포하고, 교권관련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교총은 설명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현행범이 아닌 경우 학교장의 동의 없이 체포할 수 없다는 불체포 특권이 교사에게 주어진 것은 교권 존중을 통해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학생의 권한과 함께 문제 학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교육벌 허용 움직임이 있는 만큼 교원에게 학생을 교육할 의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교과부와 교육청, 국회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