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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진심어린 격려의 말 건네야 할 때

2010년 서울교육, 참 바빴다. 옳고 그름으로, 흑백으로 귀결되지만 않는다면 그간의 논쟁과 갈등의 깊이만큼 새해의 희망은 크다. 교육의 관점 변화, 교사의 역할 변화가 이렇게 강조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현장의 어려움도 만만치가 않다. 커다란 황금알이라도 낳으려는지 산통이 크다.

최근엔 언론 매체를 통해 교권‧수업권 침해와 관련된 아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이 자주 보도된다. 괴로워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나오고, 교권수호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단호한 의견이 덧붙기도 한다.

현재의 상황을 빚어낸 문제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잘못되었으니 바꿔야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일전불사의 결연한 각오로 제시하는 단절과 비약의 교육정책들이다. 과잉(過剩)과 과속(過速)으로 쏟아지는 정책들이 부담스럽다.

정말 최선의 처방이라고 화려하게 혹은 간곡하게 설득도 하며 제시되었던 지난 정책들이 몇 년 못 가 무용지물이 되고 가차 없이 폐기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 가. 현장에서 는 또 몇 년 후를 생각하며 대처해야 할지, 학생이나 학부모 대하기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막막하기만 한다. 예측하기 어렵고 확신하기 어려운 미래사회의 특징 때문에라도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며 살아가는 창의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맞춰 설명하면 되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새 교육정책이 또 다른 복지부동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바라건대, 정책은 훌륭하다. 썩은 가지를 치고, 이전 시대에 소홀할 수 있었던 부분들을 끌어안는 것이 시작이라면, 이제 마음을 모으는 일에 우선적으로 힘써야 한다. 자율과 창의와 인성, 배려와 돌봄의 기능이 충실하고 조화롭게 수행되는 학교 현장에 학생만 있고 교사와 학부모가 없을 때가 문제다.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갈등은 필수지만 서로에게 보완될 수 없는 갈등은 낭비다.

우리 교육은 서커스단이 보여주던 외발자전거의 신기함에 빠질만한 연배는 넘어섰다고 믿는다. 훌륭한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몇 년 임기 동안이 아니라, 백년을 두고 노력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두르지 마라, 그러나 멈추지도 말라는 말처럼. 지금은 순교자가 되려는 마음이 아니라 함께 가려는 마음이 필요할 때다. 교육은 먼 길이다.

이제 서울시교육청의 명칭도 ‘교육지원청’으로 바뀌었다. 이름 걸고 사기 치지 않겠다는 말도 있었다. 표현은 투박해도 그 각오와 자세가 얼마나 좋은가. 주어진 환경에 맞춰, 옷에다 몸을 맞추라는 시대, 절대권위와 대가족제도와 까라면 까고 찬물도 위아래를 찾던 시대는 분명 지나고 있다.

그렇다고 그 시절 막강함의 한 축이었던 교사의 위상과 역할변화에 대해 아쉬워만 하고 있지는 않다. 알게 모르게 몸에 밴 타성이랄까 관행이랄까 쉽사리 뿌리쳐지지 않는 관념 때문에 어렵고 낯선 부분도 있지만 변하고 있다. 선생님을 사랑하고 추억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여전히 존경받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 그대로 환골탈퇴의 아픔을 각오하는 우리 서로에게 의심과 질책이 아니라 진심어린 격려의 말을 건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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