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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얼마 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주관한 2001학년도 교실수업개선 연구학교 평가 워크숍에 참가한 적이 있다. 각 학교 연구부장들이 연구 기간 중, 실천 적용한 내용을 주제별로 발표하고 토의하는 자리였다. 각급 학교의 상이한 여건과 환경, 그리고 배경을 바탕으로 실천한 갖가지 사례를 한 자리에서 비교, 이해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날 워크숍의 분위기를 보면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실수업개선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고 있었다. 교육계가 흔들리고 교단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교사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학교 밖에서 보면 교사들은 꽤나 자유시간이 많아 보이겠지만 실상 그렇지 못하다. 교사들이 단지 맡은 수업만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교육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학생들의 보충 지도, 특기 적성 교육, 담당 업무와 공문 처리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수업안 작성 및 교재 연구, 각종 자료·학습지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 개인별 수준별 교육에 나서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 교육은 분명 희망이 있다. 학교와 교사를 아우르는 지고지순한 활동은 수업이고 장학의 초점 역시 교실수업개선이다. 누가 뭐래도 수업은 교사의 생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 현실은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수업보다는 다른 주변의 일에 치중한 감이 없지 않다. 장학 역시도 교사의 수업 개선과 그 지도보다는 장부와 서류에 초점을 맞추는 형식이 관행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주객이 크게 전도됐던 것이다. 교사의 본분이자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것이 수업이다. 매일 몇 시간씩 수 십 년을 하더라도 늘 아쉽고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수업이다. 40여 년을 교단에서 보낸 정년 퇴직 교원들도 한결같이 후련하고도 만족스런 수업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회고한다. 흔히 수업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이는 수업의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탄력성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교실수업개선은 얼마 전까지 우리 교육의 방법적 신교육 패러다임의 하나였던 열린교육의 개칭이다. 이른바 열린교육은 1980년대 말 우리 나라에 도입되어 10여 년 간 우리 교육을 개혁하려 했던 신교육 운동이었다. 기존의 교과서 맹종, 교실 위주의 경직된 수업의 틀을 과감히 불식하고 학생 중심, 활동 및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을 지향했던 우리 교육의 일대 밑으로부터의 개혁 운동이었다. 열린교육이 지나치게 방법적, 형식적 측면에 치중하여 중요한 내용적 측면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교수-학습의 초점을 학습자인 학생에 맞추었다는 점은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 개혁 운동으로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인 이상 열린교육에 대한 평가 역시도 먼 훗날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비단 열린교육과 교실수업개선이라는 낱말의 차이가 아니라, 교수-학습의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2002학년도에는 제7차 교육과정이 초등학교 전 학년에서 적용되고 고교 1학년까지 확대된다. 명실공히 우리 나라 보통 교육을 아우르게 된다. 여러 가지 시행과 적용상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교육과정이지만, 학생들에게 알기 쉽고 편안하게 배우게 배려하는 수업, 기존의 교실수업을 여건에 맞게 개선하는 교육과정으로 이해하고 교사들이 자율과 창의로 교실에 적용한다면 문제점은 상당 수준 개선될 것이다. 교육과정의 근본 역시 교실수업개선이기 때문이다.
중고교 교복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려면 한 벌에 15∼20만원은 줘야 한다. 학교에 입학해 단체구매를 하면 반값에 구입이 가능하지만 각 학교가 입학식 때 교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어 구입할 수밖에 없다. 한때는 교복자율화까지 했었는데 입학 시 꼭 교복을 고집해야 하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 입학 후 20∼30일간의 여유만 주면 교복 단체구입이 가능한데도 학생지도상 문제점이 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게 만드는 것은 지나치게 학교편의주의적 처사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교복 대부분이 값비싼 재료보다는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실용적인 옷감인데다 특별한 디자인이나 장식도 없는데 그렇게 비싼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게다가 같은 회사에서 만든 똑같은 교복이라도 지역이나 상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심지어 6∼7만원까지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어이가 없다. 그러니 시중의 교복가격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내 생각에는 각 학교에서 입학식 때 교복 착용을 고집하지 말고 한 달간 여유를 두고 단체 구매에 나섰으면 한다. 소비자, 학부모, 교육당국자들이 함께 교복 구매 표준시안을 작성한 뒤, 이에 따라 공개 입찰을 통해 교복공동구매를 한다면 10만원 미만으로 교복 값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교복 착용의 취지 중 하나가 학생들의 옷값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할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 미국의 학교들은 최근 몇몇 주(State)가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완화하고 휴대폰 소지를 허용하는 학교가 점차 늘어나자 찬반 논쟁의 가운데서 고민에 빠져있다.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많은 미국 학교들은 초·중등 학생들이 학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소지하는 것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학교마다 벌칙이 다르지만 휴대폰을 소지만 해도 주말에 학교에 나오게 하거나 혹은 근신 처벌을 내리기도 한다.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아예 주 정부 차원에서 금지시켜 놓은 경우도 많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미시건 주 등을 포함한 많은 주에서는 `학생들은 휴대폰이나 기타 전기 용품을 학교에 가지고 올 수 없다'고 법률로 규정해 놓았다. 플로리다 주는 교사가 학생의 휴대폰을 바로 압수하고 학부모가 직접 학교로 와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 적발되면 새 학년이 될 때까지 휴대폰을 되돌려 받을 수 없다. 최근 그 규제가 풀리기는 했지만 휴대폰에 대한 제재가 심했던 메릴랜드 주는 학생들의 교내 휴대폰, 삐삐 소지 자체를 `범죄 행위'로 간주했었다. 처음엔 경고 차원에서 끝나지만 두 번째는 학교가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하며 학생에게 2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6개월까지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이 적용됐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이런 강력한 법이 적용되게 된 이유는 지난 1990년대 학생들이 주로 마약 거래나 집단 폭력 행위를 하는 수단으로 통신 기기를 이용한다는 결론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폰 문화의 확산에 더해 2000년 콜로라도 주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동 사건과 지난해의 9·11 테러는 휴대폰의 유용성이 부각되는 기폭제가 됐다. 한 고교생이 학교에 총을 가지고 들어와 학생과 교사에 대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을 때 경찰에 빠른 신고를 할 수 있었던 것과 9·11 테러 당시 가족들의 신변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역시 휴대폰 덕분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해 온 법안들이 도마 위에 올랐고 휴대폰 사용을 무조건 금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소재 한 고교 교장은 "법으로야 금지돼 있지만 전교생 4600여 명 중 약 60 내지 70 퍼센트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닌다"며 "이 정도면 교사들이 일일이 빼앗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하기도 한다. 법대로 처리하기에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학생 수가 너무 급증하다보니 학교당국도 어쩔 수 없이 가방 속에 넣어두라는 경고로만 끝내거나 아예 휴대폰 소지를 눈감아 주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의 교육주간지인 Education Week는 "학생들에게 발각되지 않으면 법을 어겨도 좋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 꼴"이라며 교육적 차원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교육 관계자들은 `눈 가리고 아옹' 하기보다는 올바른 휴대폰 사용 예절을 가르치는 게 낫다고 말하고, 맞벌이 가정과 학교 폭력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아이들과 수시로 연락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들도 휴대폰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이 일면서 최근 오클라호마 주와 메릴랜드 주는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 허용 유무에 대한 결정권을 학교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또 미시건 주와 인디아나 주 등 여러 주가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방침을 마련 중에 있다. 그리고 휴대폰 사용을 허락하는 학교들은 수업 시간과 기타 학교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간에는 휴대폰을 끄도록 하고 방과후에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몇 개 주와 학구에서 휴대폰을 허용하자 학부모, 학생 일부 교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다수의 교사, 교육 행정가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국 학교 안전과 안보 서비스센터'(National School Safety and Security Services) 회장은 "혼란을 초래하는 일입니다. 그저 가지고 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편합니다"라며 휴대폰 허용 법안을 단호하게 반대했다. 교사와 교육 관계자들도 휴대폰이 수업 활동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수업 중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교사의 눈을 피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는 학생들의 행위는 학급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의 마약 거래와 폭력 서클 활동을 용이하게 해 학교 내 범죄 활동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9·11 이후 학교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중 휴대폰을 이용한 학생들의 장난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휴대폰을 허용해 골치를 썩느니 아예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전국교육연합회(National Educational Association)에서 인터넷 여론 조사를 벌인 결과, 아직도 약 75% 이상이 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폰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굳이 학생들이 학교에까지 휴대폰을 가져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의 보급이 일반화되고 있는 오늘날 어디까지 그 규제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올해부터 사용되는 중·고교 국사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이 구체적으로 기술되는 내용이 보강된다. 21일 여성부에 따르면 중학 국사의 경우 기존 교과서가 `이 때 여성까지도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끌려가 일본군의 위안부로 희생되기도 하였다'(262쪽)고 간단히 서술했지만 새 교과서는 `많은 수의 여성을 강제로 동원하여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시아 각 지역으로 보내 군대위안부로 만들고 비인간적인 생활을 강요하였다'라고 서술해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됐음을 명확히 밝혔다. 또 군대 위안부는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일본의 식민지와 점령지에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는 도움글과 `일본군 위안소'를 함께 수록했다. 고교 1학년 국사교과서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발간한 군 `위안부' 자료 일부를 인용, `일본군위안부의 실상'이라는 읽기자료를 수록했다. `열 한 살 어린 소녀로부터 서른이 넘는 성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은 위안소에 머물며 일본 군인들을 상대로 성적 행위를 강요당했다'는 기술과 함께 `전쟁이 끝난 후 귀국하지 않은 피해자들 중에는 현지에 버려지거나 자결을 강요당하거나 학살당한 경우도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 피해자들은 사회적인 소외와 수치심, 가난, 병약해진 몸으로 인해 평생을 신음하며 살아가야 했다'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이번에 간행된 중·고교 국사교과서는 올 신학기부터 중학교 2학년 및 고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게 된다. 아울러 여성부는 교사 및 학생들의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국사교사용 보조교재 `니들은 우째 구경만 하노!'를 CD-ROM으로 제작해 전국 중·고교에 배포했다. 보조교재에는 일본군위안부와 관련된 동영상자료, 학생들의 체험학습 자료, 파워포인트 수업자료, 읽기자료 등 다양한 자료들이 담겨 있다.
이상주 교육부총리는 15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교육위에 참석해 인사청문회식의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김정숙 의원(한나라)은 이 부총리가 입각하기 전인 2000년에 출간한 저서 `학교가 무너지면 미래가 없다'를 통해 현정부의 교육개혁정책을 비판한 점을 지적하며 교육개혁의 실패에 대한 견해가 바뀌지 않았는지를 따졌다. 박창달 의원(〃)은 이 부총리가 3공부터 현정부까지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면서 그간의 공직 경력을 문제삼았다. 박 의원은 특히 이 부총리가 통일국민당 창당발기인을 거쳐 현재도 아산재단 감사로 있는데, 현대그룹과의 특별한 관계를 거론했다. 이재오(〃), 조정무 의원(〃) 역시 이 부총리의 교육철학과 정체성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국민의 정부 교육개혁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소신성 발언만 되풀이했다.
문제가 되었던 교원 성과상여금제도가 잠정 폐지되는 대신 소요예산이 자율연수지원비로 지급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일선 교원들의 반발이 심했던 성과상여금제도를 합리적인 교원 직무평가 체제가 마련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교직의 특성을 살려 자율연수지원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이를 19일 열린 7차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개선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등 교직단체 대표들과 일선 교원대표들은 `원칙적인 찬성'의사를 밝혔다. 중앙인사위원회 대표 역시 종전의 `성과급폐지 반대' 입장에서 물러나 성과급 개선위가 합의하면 그 안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표시해 연수지원비 지급안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학부모단체 대표와 언론계 대표, 학계 대표 등은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이 날 우재구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총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 성과 상여금제도가 교직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며 "교육부의 개선안에 원칙적인 동의하지만 전문직도 일선교원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밝힌 제도개선안에 따르면 성과상여금을 폐지하는 대신 소요예산 2519억(국고 15억, 지방비 2504억)을 자율연수지원비로 전환해 하·동계 방학전인 7, 12월에 분할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도교육감은 기준에 따라 모든 교원에게 자율연수 계획서를 제출받아 1인당 자율연수지원비 상한기준액(교사의 경우 연간 70만원 내외)안에서 자율연수경비를 지급한다는 것. 지급대상은 사립교원을 포함, 고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 34만여명이다. 그러나 교육전문직 3500여명은 업무 특성을 고려해 현행 성과급제도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교육부는 모든 교직단체와 교원대표들이 찬성하고 중앙인사위 역시 잠정 합의한 개선안의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일부 반대의견을 설득한 뒤 3월중 성과상여금 개선방안을 최종 확정키로 했다.
요즘 초등학교 성적표는 수 우 미 양 가 등의 평점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였고, 어떤 측면에 대해서는 노력이 더 필요한 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어떤 면을 더 보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된다. 지난 해 12월 4일 OECD는 회원국 학생들의 성적표를 공개하였다. 이 성적표는 2000년에 우리 나라를 위시한 27개 OECD 회원국의 만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OECD의 성적표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은 읽기 6위, 수학 2위, 과학 1위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성적표에는 우리가 몇 등이라는 것 외에도 눈여겨 보아야 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이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학생 중 국제 수준의 수재가 많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OECD가 설정한 읽기 능력 수준의 최고 단계인 5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이 5.7%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5수준에 도달한 학생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 나라는 OECD 국가 중 20위를 차지하였다. 일본과 미국은 국가 전체 평균으로 따질 때는 우리보다 뒤지지만 최상위권 학생의 비율로는 우리를 크게 앞질렀다. OECD가 최상위 성취 수준에 도달한 수재들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이들 학생들은 부가 가치 창출 등의 활동을 통해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두뇌 집단이며, 한 나라의 경쟁력은 이러한 수재들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OECD는 밝히고 있다. 이는 인적 자원의 질을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가 아닌 고도의 창의력과 유연성을 지닌 수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기준에 입각하여 가늠하겠다는 OECD의 의지를 강력하게 반영한다.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에 근거한 국제 순위와 최상위 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로 따질 때의 국제 순위는 우리 교육의 성과와 문제점을 각기 보여 준다. 평균 점수가 높은 것은 대부분의 국내 학생들이 중상위권에 몰려있고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교육이 학생들에게 탄탄한 기본 소양을 갖추게끔 하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최상위 수준에 도달한 학생, 즉 국제적인 수재의 비율은 폴란드나 체코보다 더 적었는데, 이는 우리 교육이 수월성의 측면에서 OECD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OECD가 표방한 수월성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고, 주어진 정보를 상세한 수준으로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를 선별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현상에 대한 가설을 세우되 통상적인 기대에 반하는 개념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고차원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지식을 다양한 상황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직업, 학문, 사회 참여 등 실생활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될 다양한 문제를 정형화된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입각하여 문제를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OECD는 우리 학생들이 일반적인 지식은 많이 갖고 있지만 주체적인 사고와 문제해결능력 면에서는 국제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분명히 지적하고, 한국 교육이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2003년과 2006년에 시행될 2차, 3차의 평가를 통해 국내 학생의 성취가 어떻게 변화해나갈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나갈 것이다. 우리 교육이 범재 양산에만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국제 사회에 각인되기 전에,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통한 교육의 수월성을 제고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교육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절실하다. 최근 진념 재경부 장관의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이 된 평준화문제는 교육의 수월성 추구냐 기회의 평등이냐는 해묵은 논쟁을 재연시켰다. 기여입학제는 대학의 재정 확보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시기상조론이 몇 십년 동안 계속 반복돼 왔다. 자립형 사립고 문제 역시 사학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당위론과 귀족학교라는 부정적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발전 5개년계획' 등 현 정부가 발표한 상당수의 정책들이 학교현장에 착근되지 못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은 정부가 정책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것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교육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합의해 총력을 기울 일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진각국들이 교육개혁에 여야, 부처간의 이해를 초월하여 집중투자하고 있는 상황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교육정책이 표류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가 정책 형성단계에서 이해관계자의 폭넓은 참여와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는데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정부내에는 많은 위원회와 자문회의가 있어 형식적인 참여는 보장하고 있으나 정책결정권은 전적으로 정부가 쥐고있어 진정한 목소리들은 외면하고 있다. 이들 위원회는 오히려 정부가 결정한 정책의 합리성을 높이는 데 이용당하는 경우 조차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한국교총이 정책결정 구조를 장관 독점체제에서 합의제로 변경하자는 '국가교육위원회' 도입을 주장한 것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할 만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를 선관위 혹은 감사원과 같이 합의제 행정청으로 하여 교육부를 대체하는 방안과, 교육부를 유지하되 시·도교육위원회와 유사한 형태로 중앙차원의 국가교육위원회를 별도로 두어 주요한 교육정책을 심의, 평가토록 하며 교육부는 집행을 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각 안별로 장단점이 있겠으나 기본정신은 정책결정 권한을 분산하여 합의제 정신을 높이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교육개혁 수립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과 같이 행정부가 독점적으로 확정·집행하는 방식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작성한 교육개혁방안은 공식발표 전에 입법화하여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국회의 동의를 받은 정책은 예산확보 등 집행과정이 매우 용이할 뿐만 아니라 국회가 교육정책 형성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므로 교육에 대한 정치권의 책무성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제도적 보완과 함께 교육정책의 정부 독점에 따른 행정적 오만에서 탈피하는 교육관료의 의식개혁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초·중등학교의 학교 시설사업을 총괄하는 `학교시설 관리공단(가칭)' 설립이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초·중등학교의 시설사업은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에, 대학교 시설사업은 각 대학에서 일부 시설직 공무원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나 기술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학교신축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적기에 학교를 개교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크다고 보고 전국단위의 학교시설 관리공단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시설관리공단은 학교 신축용지의 매입에서 부터 설계, 건축 및 감리 등의 전과정을 관리토록 해 대량화, 다양화된 학교 시설사업의 책임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공사의 질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공단이 필요로 하는 학교 시설사업비는 현재와 같이 국가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공제회나 금융기관의 자금을 유치해 학교시설을 신축한 뒤, 해당 학교에 일정기간 임대해 임대료를 징수한 뒤 매각할 계획이다. 또한 매각한 자금으로 학교신축 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학교시설 사업예산을 절감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복안이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서울대 안중호 교수팀에 용역 의뢰해 공단 설립방안을 마련한 한편, 시·도교육청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친 바 있다. 그 결과 공단의 성격을 정부출연 비영리 공공법인으로 하고 조직규모는 600여명의 인력으로 본부 및 6개 권역별 지부설치 방안이 제시되었다. 교육부는 3월까지 공단의 조직, 임직원 자격규정, 주요 업무 및 사업내용, 사업자금 확보 및 결산제도, 정관 사항, 이사회 및 운영위원회 설치 관련조항 등을 담은 `학교시설 관리공단 설립·운영 법률안'을 마련해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흥순=고교 평준화가 지식기반 사회의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수월성 교육을 저해하고 학교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존폐의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평준화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해서 도입된 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학생의 선택을 존중하여 능력과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이질적인 집단을 같은 잣대로 가르치는 것은 교육의 기본정신에 맞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파생된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측면에서 교육원리에 부합하지 않지만 평준화 정책이 그 정당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김희대=국민 보통교육을 지향하는 초.중등교육에서 평준화 제도는 교육적으로 지극히 바람직한 제도지요. 초.중등 교육을 국민보통교육이라 본다면 의무교육에 준해서 평등의 원칙이 적용돼야 합니다. 평준화의 당초 의도는 기회의 균등 뿐만 아니라 그 과정까지, 예를 들어 교사나 교육여건, 교육환경까지 평준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투자 노력이나 적극적인 지원이 없어서 평준화의 문제가 부각된 것입니다. ◇박승화=밥을 많이 먹어야 할 학생과 조금 먹어야 할 학생에게 모두 똑같은 양을 주는 것이 평등입니까? 많이 필요한 학생에게 많이 주고 적게 필요한 학생에게 적게 주는 것이 오히려 평등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의 평준화 제도는 전자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닐까요. ◇김시운=평준화 제도가 중등교육의 보편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과열과외의 문제를 해소했는가라는 측면에서는 역시 도입 당시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평준화 도입 당시의 시대상황과 현재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평준화라는 용어 자체가 시대적으로 맞지 않지요. 시대 변화에 적합하도록 평준화의 시스템을 깨는 출발이 필요합니다. 다만 깬다는 것이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지는 않고 새로운 의미로 대치돼야 합니다. ◇박군웅=올바른 민주 시민이라면 선택권이 있어야 하는데 교육적 측면에서는 평등만 강조되는 것 같고 선택권은 무시되고 있는 듯 합니다. 평준화 자체가 학교 선택권에 있어서 문제되는 점이 있습니다.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니 선택권 무시 부분에 대해서 고려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평준화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학교 선택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원춘=평준화 정책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과열 과외 해소였습니다. 즉 교육목적이나 방법에 충실하겠다는 의도보다 사회의 병리 현상을 해소하려는 의도였지요. 고교간 여건 차이를 해소한다는 것이 평준화인데, 실제로는 학력의 하향 평준화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평등교육으로만 일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조흥순=평준화 정책이 약 30년이 되어가는데, 그 공과를 따져봐야 겠습니다. ◇박승화=사교육비를 줄이자는 것이 평준화의 의도인데 비평준화 지역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수업 이외에 사교육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습니다.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통과 관문을 한번 거쳤기 때문에 수업을 잘 따라 옵니다. 굳이 학원에 갈 필요가 없지요. 평준화 지역 학교에 근무했을 때에는, 학생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들의 애로가 컸습니다. 평준화 도입후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김시운=중학교의 정상화.보편화에 있어서는 평준화의 공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사교육은 또다른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과거에는 입시에 맞춘 사교육이었는데, 지금은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 제도를 평준화하였어도 실제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페어 플레이와는 거리가 멉니다. 잘 사는 집의 아이들은 미리 배우고 학교에 오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경우에 그 차이를 학교에서 보충할 방법이 없습니다. 평준화는 어떤 형태로든 보완이 되어야 한다. ◇조흥순=결국 사교육비는 평준화와 무관하게 학부모의 교육열에 달려있다는 말이군요. ◇김희대=우리 사회의 학벌위주의 구조, 대학 입시제도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봐야겠지요. 학벌위주의 사회구조에서는 이럴 수밖에 없습니다. 평준화가 사교육비 증가와 이어졌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원춘=평준화 지역의 학교에서는 수업에 정말 애로가 많습니다. 수업을 중간 수준에 맞춰야하고 그러면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교사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입니다. ◇박군웅=중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무엇인지 의문입니다. 평준화 실시로 중학교에서 수업 불량 학생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됐습니다.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어느 고교에 가려면' 이라는 말이 무기가 되었는데, 지금은 어느 고교든 가게 된다는 사고로 불량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통제가 어려워졌습니다. 학교교육이 무너진 것 아닙니까? 반대로 고교 평준화로 중학교에서 특정 고교에 가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단적으로 특수목적고에 우수한 학생들이 빠져나가고 나머지 학생들을 데리고 평준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중학교 정상화와는 점점 멀어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김희대=비평준화 지역과 평준화 지역에서 고등학교의 비교를 통해서 상대적인 관점에서 평준화의 공과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김시운=평준화로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졌습니다. 예컨대 과거 학생선발시에는 어느 학교 몇 등이 어느 대학에 진학한다는 나름의 기준이 있어 학교 교육을 믿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없어 불안해서 사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조흥순=고교 평준화가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였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돌려주자는 주장도 있는데요. ◇박승화=평준화 고교에서 학력의 하향 평준화는 당연합니다. 수준별 이동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은 개인차가 너무 심하여 수업 운영이 곤란한데, 어느 정도 동질성을 가진 학습집단을 구성하기 위한 교육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원춘=교사들이 모이면 평준화에 대한 찬반 논의가 많습니다. 공통적으로 평준화를 보완하자는 데에 교사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것이 교사들의 생각입니다.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만 볼 때는 평준화 요구하지만, 전체를 두고 볼 때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군웅=고교 평준화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하향 평준화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선생님들의 관심과 투자, 희생이 필요합니다. ◇김시운=연합고사 시절에는 중학교는 극명한 목표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전적으로 평준화의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하향 평준화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경제부총리가 교육 수월성을 위해 고교 평준화 해제를 제기했을 때, 교육부총리가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반응한 점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학교 안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선택중심 교육을 강조하면서 학교 전체 시스템에 있어서는 학생들의 수준과 선택을 부정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김희대=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비평준화로 간다면 더욱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흥순=미국 루이지애나 대학의 황용길 교수가 지적한 미국교육의 폐해성에 따르면. 열린 교육이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시키면 인성교육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데도 학력을 소홀히 함으로써 인성마저도 무너졌다고 본 것이지요. 현재 미국 사립학교는 오히려 지식 교육을 더 많이 시키고 있고, 학부모도 선호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원춘=결국 그렇다 보니 교육 이민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지요. 학교 교육수준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과외가 과열되자 이를 벗어나려는 교육 이민이 나타났습니다. ◇김희대=강남에서는 학급당 학생수가 42명 정도인데, 반에서 5∼7명이 이민이나 유학을 떠났습니다. 학부모, 학생 면담시에 왜 가느냐고 물으면 그곳에 가서 자유롭고 개성있는 교육을 받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박승화=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데, 학업에서 적응이 안돼 생활지도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준화 안된 학교에서는 오히려 학생들의 생활 지도 문제가 적습니다. ◇김시운=평준화 해제했을 경우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면 좋겠지만 학생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 학교의 교사의 입장은 어떨까요. ◇박승화=학생들의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의견은 초기에 선입견이 있었으나 아이들이 이해를 하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원춘=다만 그 학생들에게는 학력을 강요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봅니다. 같이 체험하고, 북돋워 주는 교육으로 가면 생활지도가 문제되지 않습니다. ◇조흥순=학교 선택권 문제로 화제를 돌려보지요. ◇박군웅=학부모들은 평준화로 학교 선택권이 무시되어 마음이 아프다는 의견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경기도 지역에서 학부모들이 항의한 것은 기존의 학교시설을 그대로 두고 학생 배정만 평준화한 결과입니다. 이번 배정에서 1지망 지원자가 거의 없는 학교에도 결과적으로 똑같은 비율의 상위권 학생들이 배정됐습니다. 선택권이 무시된 것이지요. 평준화 정책은 교육논리보다는 경제성과 관련있는 듯합니다. 집 값이 떨어지고 지역 경제가 떨어지니까 특수지 고교로 지정받아야 할 학교까지 평준화 대상에 포함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김시운=아직까지 시설과 여건의 평준화는 되지 않았다는 예기죠. ◇조흥순=평준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할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논의해 보지요. ◇김시운=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를 현재보다 더욱 확대하고 세분화.특성화.다양화하여 일반계 고등학교 선택폭을 넓히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실업계 교육도 좀더 전문화해서, 예컨대 게임프로그램과, 웹디자인과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업계 학생들이 졸업후 곧바로 취업할 수 있게 하면, 인문계로 집중되는 현상과 평준화 문제점을 함께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승화=평준화를 비평준화로 전환하면 학교 서열화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대안으로 지역 소재 고등학교들을 학교 특성, 지리적 위치, 학생들의 수준, 선호도 등을 기준으로 몇 개 학교씩 묶어서 모집군을 만들고 모집군별 입학전형을 실시해볼만 합니다. 학업능력이 높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모집군에 속한 학교는 현재처럼 대학진학 목적의 일반 교육을 실시하고, 중.하위권에서 선호하는 모집군에 속한 학교는 나름대로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유인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원춘=평준화 지역에서 성과가 좋은 학교들은 대체로 학교장 중심 체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학교장이 선생님들과 일치 단결하여 교육활동을 매우 짜임새 있게 운영했다는 것이지요. 평준화이든 비평준화이든간에 학교장 중심 체제로 운영하고 행정적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해주고 공교육비를 확보해야 합니다. 교육재정 투자 늘리고 학교 자율 인정하면 평준화 제도 내에서도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준화 지역에 특성화, 특수목적형 고교를 확대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보완된다면 평준화를 일시에 완전 폐지하지 않더라도 현재처럼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공존시키면서 궁극적인 대안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군웅=학교장의 교육활동 재량권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공립학교의 경우 수준별 수업을 하려 해도 제도에 얽매여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하위권 학생들에게 특기.적성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실업계 고등학교의 경우는 대학입시제도에서 동일계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대학 졸업을 하지 않고 기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평등하게 인정하는 사회적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기업에서 실업계 졸업생의 취업을 배려하면 학생들이 실업계로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학교공부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무너지는 교실을 만들고 있는데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유급제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제7차 교육과정에 의하면 적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재이수하게 되어 있으나, 현재 이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고 제도적인 차원의 보완이 필요합니다. 중학교에서 퇴학을 시킬 수도 없으므로, 유급제를 포함시키는 등 학교의 교칙을 엄격하게 강화하여 하향 평준화를 막을 방도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김희대=올해 도입된 제7차 교육과정, 학급당 학생수 감축, 단위 학교의 재량활동 등을 활용하면 현재의 평준화 제도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입니다. 평준화의 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교사의 교육 지도력 강화를 위한 헌신과 열성 그리고 지원이 필요합니다. 교육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사람은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들을 우리 교사들이 앞장서서 기울여야 합니다. 평준화의 제도적 보완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으나 교사들의 헌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원천적으로 평준화를 둘러싼 문제들은, 우리 사회의 학벌지상주의와 그것에 따른 입시 과열이 그 원인이므로, 학벌 타파를 위한 노력들도 필요합니다. 올해 서울대 등록률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도 학벌보다는 합리적인 능력, 실력, 인성을 지향하는 사회로 갈 것으로 봅니다. ◇김시운=개인적으로 제 생각은 일률적인 폐지나 실시보다는 중소도시 중에서 평준화 해제로 모범적인 지역의 학교를 연구해서, 그것을 기초로 구역단위로 해제하는 방안을 강구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박군웅=학교 보완책으로 학교장 재량권을 말씀하셨는데, 평준화는 현직교사의 교육활동을 저해한 측면이 있습니다. 학생 평준화와 더불어 교사의 생각도 평준화시켜 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막아야 합니다. 창의적 교육활동이 보장되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원춘=지금은 평준화를 깨거나, 보완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평준화를 깬 이후에 사회가 변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겠지요. 명문 학교를 나와서 신분상승을 하겠다는 발상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어떤 학교에 진학했든 졸업후에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선택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장 평준화를 해제할 수는 없으므로 단계적인 접근을 취하되, 평준화.비평준화가 공존하는 교육현장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교사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회도 변화할 것입니다. 두 가지 체제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흥순=선지원 후배정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원춘=선지원 후배정은 형식적일 뿐입니다. 실제에는 문제가 많아 개선이 필요합니다. 선 복수 지원 후 추첨에 따라 선택권을 보장해준 다음에 일부를 뽑고, 그 후에 근거리 배정을 한다고 했으나, 근거리의 개념이 큰 구역 단위였습니다. 결국 두가지 다 만족 못하게 됩니다. ◇조흥순=고교 평준화 정책, 그 공과를 인정하지만,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데에 공감했습니다. 고교 평준화 문제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오늘 좌담회를 시작으로 현장 선생님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서 교육현실에 적합한 해법을 찾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행평가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시행초기에 비해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커 졌지만 여전히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초·중등학교 수행평가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수행평가 대상 과목의 축소와 교사의 잡무 경감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실태=교사 2045명, 학생 2505명, 학부모 2226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수행평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약 60%의 교사와 75.8%의 학부모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행평가 과제의 흥미도, 수준 및 분량의 적절성, 평가의 공정성 등을 조사한 결과, 과제의 흥미도에 대해서는 전체의 약 40%의 학생 및 학부모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24%정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수행평가가 학생들의 노력이나 능력을 충분히 반영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40.9%의 학생과 학부모가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26.4%는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생과 학부모의 부정적인 반응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수행평가를 시행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주로 수업 시간을 활용한다는 반응이 47.9%, 수업 시간과 가정 학습 과제를 비슷하게 활용한다는 반응이 37.7%로 나타났다. 수행평가의 결과의 활용 방식에 대해 절반 정도(49.3%)의 교사가 '학생들의 성적에만 반영'이라고 응답했고 '성적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업 방법을 검토하고 개선하는데 활용한다'라고 대답한 교사가 약 30%, '성적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학생별 심화 보충 지도에 활용한다'라고 대답한 교사가 1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행평가의 실시가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보는가에 대해서는 전체의 44.8%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고 21.6%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수행평가 실시가 가져온 부정적인 영향들로 지적되고 있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 학부모의 정신적 부담, 그리고 사교육비 부담 등에 대해 의견을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학습과제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반응이 전체의 60.6%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수행평가를 실시 상의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가장 많은 교사(37.3%)가 '담당 학생 수의 과다'를 꼽았고, 그 다음 25.3%의 교사가 '평가 시행 및 처리에 드는 시간과 노력의 과다로 인한 업무 가중'을 들었으며 '평가 도구의 개발 및 준비의 어려움'을 든 교사도 상당수(18.1%) 있었다. 수행평가 시행 방법의 개선 방안으로 '다양한 평가 도구의 개발, 보급'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이 27.1%로 가장 많았고, '학급당 학생 수의 축소'를 지적한 사람이 21.1%였다. 성적 반영 방식의 개선 방안에 대해 교사의 경우는 '반영 여부를 교사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반응이 전체의 50.7%로서 '현행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24.2%)보다 월등히 높았던 반면, 학부모들은 38.5%가 현행 비율의 유지를 지지하였고,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은 24.6%로서 집단간에 상당한 의견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방안=보고서는 수행평가 정책의 성공적 시행을 위한 정책 수정 및 지원을 지적했다. 먼저 수행평가의 대상 과목은 단위 학교가 학교의 여건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수행평가 과제를 전혀 수행하지 않거나 제출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기본점수 부여 제도는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수행평가 결과에 대한 외부 감사 제도는 폐지하고 대신 학교가 자체적으로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는 연수의 내용은 강의보다는 실습 위주로 하고 교육전문직, 교육행정가, 그리고 학부모에 대한 계속적인 연수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모든 학교급의 학급당 학생수가 30명 미만이 될 때까지 학급 크기를 축소하는 정책을 지속할 것도 주문했다. 이밖에 교사 잡무의 지속적 감축과 도서실이나 자료실 등 교수-학습 시설이나 설비 확충도 지적됐으며 특히 인터넷을 통한 자료 수집이 학교에서도 가능하도록 학교의 IT관련 시설을 발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연열풍'의 여파로 각 시·도교육청이 학생 흡연 예방대책과 함께 학교 내 절대금연을 잇따라 지시하자 흡연 교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충북, 경남, 경북교육청이 이미 각급 학교를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해 교직원, 방문객의 모든 흡연행위를 금지할 것을 천명했고 부산, 경기교육청도 본청을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하거나 각급 학교의 절대금연구역 지정을 권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휴게실 등에서 담배를 피던 교사들이 졸지에 교문 밖으로 내몰리거나 죄인 취급을 받게 된 것. 자연 흡연 교사들은 "건강을 위하고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성인인 교사들의 흡연권을 지시나 명령으로 박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한다. 서울 J여고의 한 교사는 "흡연 구역을 정하고 철저히 지키면서 자율적인 금연을 권장하면 충분한 일"이라며 "흡연 교사를 조사하거나 일방적으로 공문을 내려 금연을 지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U초등교 교감도 "여론몰이로 흡연자를 마치 범법자로 몰고 교사가 학생을 위해 담배 하나 못 끊느냐고 다그치는 일은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이젠 담배 피려고 학교 후문을 들락거리게 생겼다고 걱정하는 교사가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현재 학교를 포함한 공공건물에서의 금연을 추진중인 보건복지부는 공공건물의 적용범위와 금연 수위 등을 제시할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을 연말까지 제정해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의 담당자는 "학교 등을 절대금연구역으로 할지, 별도의 흡연구역을 지정하도록 할지 아직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교육과정평가원이 학교·학생별 학업성취 수준과 서열이 한 눈에 드러나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체제를 도입하자고 해 논란을 빚었다. 수행평가에 길들여진 교사로서 부담이 느껴지는 얘기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행평가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다. 우선 수행평가는 결과물이나 기록물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원에 다녀서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쓰는 아이가 점수를 잘 받게 된다. 또 남자보다는 여자가 감각적으로 더 발달돼 있어 유리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이들을 미술학원에, 글짓기 학원에 보내는 게 기본이 됐다. 또 수시로 기록물이나 결과물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학급 인원수가 많은 경우에는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져 수업 연구 시간이 모자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국가가 성취도 수준을 측정해 교육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닌가 싶다. 내 생각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수행평가는 참고자료정도의 위치로 낮추고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객관식 문제를 많이 반영한 상대적 지필평가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학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해 분발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가 기업체 입사 서류의 학력 기재란을 없애보자고 얼마전 국무회의에서 제안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몇몇 장관들과 언론은 크게 반대를 나타냈으며 특히 한 신문은 사설에다 칼럼까지 동원하면서 아주 잘못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력을 보지 말라면 그럼 관상보고 뽑으란 말이냐는 극단적인 반박도 나왔다. 언론들이 지적한 대로 기업체가 사원 뽑는 일을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큰 파문이 예상되는 문제를 불쑥 국무회의에 들고 나온 것은 경솔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마치 미운 털 박힌 이가 허방에 빠지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양, 이때다 하고 한 전 부총리에게 엄청난 비판과 질책을 퍼붓는 것 역시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경력이나 교육부총리라는 직책으로 보더라도 그가 저런 파란을 예상하지 못하고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른바 '대학 간판' 숭상이 빚는 엄청난 교육현상의 병리 등 여러 갈래의 폐단이 국가와 사회를 심히 뒤틀리게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안고 있었을 것이다. 부총리의 뜬금없는 거론 방식만 가지고 떠들고 매질할 것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오늘의 교육 현실에 눈을 돌리고 그 타개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논의들을 보면 어떤 이는 學歷과 學力을 구분하지 못하고 마치 한 전 부총리가 국민을 모두 바보로 평준화하려고 획책하고 있는 것처럼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입사 서류에 學歷을 기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찌 모든 사람의 學力이 낮아질 것인가. 또 어떤 이는 국가가 기업의 인사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까지 들먹인다. 그러나 인사담당자가 입사 지원서의 학력 기재란만을 보고 특정대학 이외의 것은 아예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기가 일쑤라는데 이것이야말로 분명히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구직자에게 결혼 여부나 나이를 묻는 것조차 프라이버시 침해로 보는 서구의 나라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나라들과는 사회문화 체제적 측면에서 분명히 다르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 어느 나라들보다도 지독하게 學歷을 따지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學歷과 관련된 부당한 차별대우를 철폐하는 것이 오히려 헌법 정신을 살리는 길일지도 모른다. 학력 따지는 사회 때문에 대학 입학은 생사를 걸어야 할 인생중대사다. 서울 특정지역의 아파트 시세가 명문 대학 합격자를 많이 내는 입시학원 다니기가 쉽다는 이유 때문에 폭등하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 대학 입학 지원자를 성적순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지독한 경쟁에서 남보다 앞쪽에 서기 위해 수험생들은 피말리는 생활을 해야 한다. 그 가족까지 1년 동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다. 편입 경쟁도 만만치 않다. 상위권 대학의 결원을 중위권 대학생이 편입하여 메꾸고 중위권 대학의 빈자리는 하위권 대학에서 올라가 메꾼다. 서울 시내 대학에는 서울 주변과 지방 대도시 학생들이 편입해 가고 지방 대도시 대학에는 지방 소도시 대학의 학생들이 편입해 간다. 그러니 어떤 지방대학들은 3학년이나 4학년 학생이 반수도 안되게 줄어들기도 한다. 이 연쇄 이동은 순전히 '대학 간판' 때문이다. 입사 지원할 때 이력서에 좀더 나은 '간판'을 써넣기 위해 수직이동하는 행렬이 이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만성적 학벌 위주의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들을 해결해 가기 위해선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정부는 과감한 정책과 실천적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출중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 가운데는 이른바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 많다. 한 전 부총리에게 화살만을 쏘지 말고 기업들도 이 기회에 스스로 학벌만능의 병폐에서 벗어나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을 어디 나왔느냐 하는 것을 기준으로 문간에서 아예 내모는 일부터 우선 없애보자는 주문이다.
"교대 박사과정 개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늦어진다면 다른 대학원을 찾아 봐야죠." 석사논문을 준비하고있는 이재덕 교사(33·서울교대교육대학원 원우회장)는 요즘 진로문제로 고민 중이다. 교육대학원 졸업 후 박사과정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는 어떤 대학원으로 진학해야 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사과정 진학을 앞둔 초등교사들이 심한 갈등을 느끼고 있다. 교대에 박사과정을 개설할 수 있는 법령은 마련됐으나 개설 시기를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2000년 11월 28일 고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제21조 제2항 '산업대학 및 교육대학에는 전문대학원 또는 특수대학원을 둘 수 있으며…')돼 교육대학도 전문대학원을 둘 수 있게 됐다. 특수대학원으로 분류되는 교육대학원과는 달리 전문대학원은 박사과정을 개설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 어떤 형태의 전문대학원이 개설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확정된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제안되었던 교원전문대학원 설립안은 검토과제로 분류돼 도입실시가 유보되었다. 교종안에는 '교원전문대학원(가칭)은 2000년 12월에 구성된 교원전문대학원 연구위원회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후 구체적인 교원양성방안 마련을 검토한다'고 돼 있다. 또 '교육전문박사학위 과정은 교원전문대학원(가칭)에 개설하는 방안과 기존의 교육대학원을 '교육전문대학원(가칭)'으로 개편 또는 신설하는 방안을 동시에 검토하되, 학위의 질적인 수준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육부 이중헌 교원양성과장은 "교원전문대학원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이미 완결됐으며 올해 안에 공청회를 통해서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교육대학원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해서 전문박사(Ed.D)를 수여하거나 별개로 전문대학원을 설치하는 방안, 일반대학원에 전문박사과정을 설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원전문대학원 설치는 순탄할 것 같지 않다. 대학별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서울대는 교육전문대학원 설치를 추진했으나 내부 논의과정에서 좌절됐다. 우한용 교무부학장(사범대)은 "일반대학원이 존재하는 데 굳이 전문대학원을 병설할 필요가 있냐"는 반대여론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일반대학원이 설치된 다른 대학들도 교육전문대학원의 설치를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최근에 교육대학원장협의회 포럼에서 강인수 교수(수원대)는 교육대학원을 전문대학원으로 개편하기보다는 여건을 갖춘 교육대학원에 전문박사과정을 설립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초등교육계는 어떤 형태로든 교대에 박사과정이 개설되는 시기가 앞당겨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허종렬 교수(서울교대)는 "일반대학원이 설치된 대학들은 전문대학원 설치가 중복사안일 수 있으나 교대의 경우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사과정이 개설되면 연구인력이 확보되고, 그만큼 초등교육의 전문성이 신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는 한 초등교사는 "일반대학원에는 초등교육을 전공한 교수가 없어서 수업과 논문지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교대 박사과정 개설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박사과정 입학을 위한 좁은 문도 교대의 박사과정 개설을 부추기고 있다. 초등교육전공 박사과정은 현재 교원대와 이대에만 개설돼 있다. 교사들은 학비가 저렴한 교원대를 선호하지만 입학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중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박사소지율도 교대박사 개설의 필요성으로 거론된다. 2000년 4월 현재 전체 초등교사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129명이나 중등교원은 1036명이다. 교대 박사과정 개설은 전국 교대의 숙원사업이다. 서울교대는 1985년부터 일반대학원 개설을 추진해왔으나 1995년 교육대학원 설립으로 만족해야했다. 나머지 교대들은 서울교대의 박사과정 개설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17일 현장교원 자문협의회를 개최한 데 이어 7일 전문가 협의회를 열고 실업계 고교 활성화 대책을 심층 논의했다. 교총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실업계고 교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거쳐 3월중 실업계 고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 후 다각적으로 정책 실현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다음은 두차례의 회의에서 제기된 실업계고 문제와 대안이다. △정책·제도 분야=실업교육 활성화 문제는 시·도 차원이 아닌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실고 교원 신분 보장과 재교육, 실고생 장학금 확충, 급당 정원감축, 교육시설·여건 개선을 위한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위한 산학협동 체제 구축 노력이 전무하다. 공고는 2+2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돼 가는 단계지만 상고나 농고의 경우는 34시간을 의무적(6개월까지 가능)으로 현장 실습해야 하지만 실습을 받을 곳이 없을 정도다. 또 실습을 보내고자 해도 교과과정에 묶여 실습을 적극 장려하기 어렵다. 실업고에 맞는 교과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부여돼야 한다. 백화점 식의 `과'로 나열된 현재의 실업계 학교로서는 경쟁력을 제고하기 어렵다. 따라서 실업계열의 고교를 특성화해 산업구조의 급변하는 흐름에 부응하고 산업체와의 유기성을 도모하는 한편 졸업생의 취학률 등을 강화하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 분야=학습 수준이 매우 떨어져 있으며 학년 중도 탈락자가 많다. 실업고 학생의 취업 통계는 잘못된 것이다. 즉 자기 전공에 맞는 취업은 거의 없으며 타 분야에 임시적 또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취업한 형태이다. 공고의 경우는 학생의 30%에 장학혜택이 주어지지만 농고나 상고의 경우는 장학혜택이 거의 없어 학생 유치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취업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은 점을 감안 2년제 전문대학뿐 아니라 4년제 대학에도 동일계 학과를 진학할 때 특별전형의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수능에서 직업계열을 신설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이 기회를 잘 살려나가야 한다. 동일계 취업진로 방안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재학 중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졸업 후 산업체에서 2년 이상 경험을 쌓으면 기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형태가 아니라 재학 중 기능사 자격증을 두 개이상 취득한다면 재학 중이라도 기사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취업률을 높이는 방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교원 분야=교사의 신분불안이 큰 문제이다. 학생 미달 등으로 폐과와 과원 등이 발생하고 교육과정의 개편에 따라 전공 수업시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실과 교원수당을 인상하고 부전공 자격연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생활·취업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수업 없이 전담하는 전문 상담교사를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전공 관련 직무연수 때 연수비를 지원해야 한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자율연수휴직제, 고용휴직제도 실시에 실업계 교원을 일정비율 확보해 현장감 있는 연수 기회를 제공토록 해야 한다. 산업체 근무경력을 100% 인정하고 재직중 동일 전공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보수·승진상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현장교원 자문협의회에는 황인모 일산정보산업고교사, 고창영구성중교사, 김학곤·임성기 화성발안농생고교사, 한용만 강남공고교사, 주훈지 하성종고교사가 참석했다. 전문가 협의회에는 장명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책임연구원, 정철영 서울대농대교수, 조재완 금명여자정보산업고교사가 참석했다.
지난해 1월 개편된 현재의 교육부 직제가 지나치게 특정업무에 편중된 반면 중요한 업무는 전담부서조차 없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 일반직·전문직의 복수직으로 보임할 수 있는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인사 역시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 1월 개편된 교육부 직제는 실·국·과장급 직위에 일반직 36명, 전문직 3명, 복수직급 4명 등으로 보임돼 일반직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인적자원 업무의 경우 신설된 차관보와 인적자원정책국장 및 4개 업무과가 소속돼 있어 업무에 비해 조직규모가 비대한 반면, 초·중등 교육을 총괄하는 학교정책실 업무는 3개과에 분산돼 있는 등 적절한 직제구분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교총은 이와 관련 1일 `교육부 및 교육청 직제개편에 대한 건의서'를 내고 대안을 제시했다. 교총은 교육부의 일반직 편중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교원과 관련된 업무 분야인 교원정책심의관과 소속 교원정책 담당과 유아교육, 특수·보건교육, 평가관리과 과장은 반드시 전문직으로 보임할 것을 주장했다. 또 지나치게 비대한 인적자원국 직제를 축소하고 평생직업교육국, 대학교육국 등 유사한 업무가 중복돼 있는 부서의 기능을 재조정해야 하며 과학기술교육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교총은 아울러 원활한 지방교육자치가 실현되기 위해 교육감 밑에 장학, 행정업무를 분담하는 2명의 부교육감을 두자는 안을 제안했다. 부교육감은 현행법상 시·도교육감이 추천한 자를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되어있으나 실제로는 추천권자인 교육감의 의사가 무시된 채 장관의 의지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일반직대 전문직 부교육감 인사가 양분된 비율로 이뤄졌으나 현재는 14대 2로 일반직 `독식'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5학급 이하 소규모학교(학생수 100명, 학급수 5학급 이하) 교감배치가 다소 호전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까지 초등교는 6학급 이상, 중·고교는 5학급까지 교감정원을 시·도에 배정했으나 올해는 이를 완화해 초등은 도단위 지역의 경우 5학급 일부까지, 중·고교는 종전처럼 5학급까지 교감정원을 배정키로 했다. 교육부는 최근 이같은 소규모학교 교감 TO를 포함한 올 교감정원 8824명을 시·도별로 배정했다. 최근 수년간의 교감정원 배정 추이를 살펴보면, 99년 8350명(초 5490, 중 2860), 2000년 8377명(초 5512, 중 2865), 2001년 8567명(초 5620, 중 2947) 등이다. 올 교감정원이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은 5학급 이하 소규모학교 교감배치 외에 7·20교육여건 개선사업에 따른 신설학교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소규모학교에 교감배치가 가능하게 된 것은 2000년 12월,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돼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소규모학교에도 교감을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 행자부나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는 일반 교사정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교감 정원을 증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반해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운영상의 어려움과 승진적체 해소를 통한 교원사기진작 등의 이유로 교감정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교감 배치기준을 완화해 도지역 소규모 초등학교의 교감배치가 늘어나긴 했으나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2003학년도에 5학급 이하 소규모학교 교감배치를 위한 소요정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74년에 최초로 도입된 고교평준화 정책이 또다시 사회쟁점화 되고 있다. 며칠 전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가 평준화정책의 폐해를 적시한 것을 비롯하여 한나라당 총재도 국회 대표연설에서 "학력저하와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킨 고교평준화정책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함으로써 교육계 안팎으로 평준화 정책 보완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평준화 정책은 망국적 과열열풍, 학교간 교육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그간 나름대로 성과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교평준화 정책은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획일화를 가져와 교육내용과 방법 등 전반적인 교육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선택권 마저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말았다. 평준화정책은 지금껏 학력의 평준화 내지 저하현상을 초래하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판의 저변에는 국제사회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시급히 마련하고 학력저하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현행 교육정책의 문제에 대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평가할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경제부총리가 "차라리 일제강점기의 교육체제가 지금보다 나았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혹평한 것은 현행 교육정책 자체를 폄하시킴과 동시에 부총리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으로 교육계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또한 교원노조와 일부 학부모단체가 평준화정책의 보완 자체를 금기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균형있는 교육발전에 보탬이 되질 않는다. 정책은 무릇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환경변화와 함께 할 때 더욱 빛을 낸다는 것을 망각한 것은 아닌가 여겨진다. 고교평준화 정책은 근 30년간 근간을 유지해 온 교육정책으로 일시에 급격하게 변경한다면 상당한 혼란과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는 현행 평준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학교와 폐지를 희망하는 학교를 선별하는 기준을 마련하여 고등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는 등 단계적 정책들이 조속히 제시된 연후에 결국에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도 허용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21세기 미래의 희망을 교육에서 찾고자 부단히 애쓰고 있는 만큼 더 이상 평준화 정책을 둘러싼 소모적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지혜를 한 곳으로 모아야 할 때이다.
인간은 누구나 한평생 건강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우리 속담에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은 돈이나 명예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며 건강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 문명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불의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증대시킴으로써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인간의 소망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보건교육을 통하여 올바른 보건지식을 몸에 익혀 건전한 생활태도와 습관을 기르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철저히 실천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중·고시기는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성장 발달단계에 맞도록 보건교육을 실시한다면 일생의 건강기반을 확립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보건교육이 대단히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입시와 지식위주의 교육현실 속에서 형성된 왜곡된 교육과 보건교육을 단지 질병의 예방이나 의료적 차원에서만 필요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여 학교보건교육이 학교교육과정속에 자리잡지 못하고 부수적인 일로 취급됨으로써 학교보건이 지니는 교육적 의미가 지나치게 과소평가되고 소홀하게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 결과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문제 (음주, 흡연, 본드흡입, 마약), 성폭력과 성희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 청소년 가출 및 비행 등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여 학부모들이나 학교의 교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 위생업무 같은 의료적 차원에서만 인식되었던 기존의 학교보건개념을 과감하게 깨고, 학교보건은 국민의 건강관리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육체적·정신적·사회적인 총체적 교육사업이라는 새로운 인식하에 새로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자원을 교육과정 중심으로 재조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보건교육은 체육·생물·가정·도덕 등 여러 교과에 산발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어 내용적으로 통일성을 갖기 어려우며, 그 결과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전공 일반교사로 하여금 이를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보건교육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보건교육의 내용을 체계화하고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보건관련 내용을 통일적으로 묶어 독립된 보건교과를 신설하고 보건교과를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정규교과목으로 편성하여 학생들의 정신적·사회적인 건강요구와 건강개념의 변화에 따른 학교보건의 변화추세에 부응하고 학생이 자기건강관리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여 학교보건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1910년 체육교육에서 보건교육을 분리하도록 체육교육학회에서 결정한 바 있으며 1994년에는 거의 모든 주에서 보건교육을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교과로 가르치고 있어 미국 국민의 건강관리능력개발을 통한 국가의 건강기반이 확충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건교육은 양호교사의 직무로 명시하여 양호교사가 교육하도록 되어 있으나(학교보건법시행령 제 6조) 독립된 보건교과목에 의한 정규보건교육을 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있으며 이러한 체제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학생의 욕구에 따른 성교육, 약물오. 남용 예방교육, 질병예방교육, 안전사고예방교육 등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보건교과목을 정규교과목으로 채택하여 양호교사들이 보건교육과 건강관리를 담당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기틀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장발달이 가장 왕성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실천적이고 생활화 할 수 있는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실시하여 자기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여 올바른 건강습관형성으로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교육의 책임자이신 교장선생님들께서 학교보건교육과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시어 학교의 모든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학교보건교육과정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셔야만 정규보건교과의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