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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업무 전문성이 부처 위상 기준 돼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부총리급인 기획재정부, 미래부에 이어 3위로 밀려난 교육부. 그러나 교육부 공무원들은 이번 서남수 장관 내정자 발표로 부처 위상이 높아졌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내부 관료출신의 장관 내정이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정가(政家)의 부처 순위에 있었다. 법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정부 권력의 핵심은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1등급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기획재정부가 1등급 부처로 공무원들이 분류하는 데는 업무의 중요성 때문만은 아니다. 진짜 이유는 ‘장·차관’의 배출 능력이라는 것이다. 해당 부처는 기본, 타 부처의 장·차관까지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역대 장·차관은 내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헌재, 진념, 전윤철, 김진표, 이헌재, 한덕수, 권오규, 강만수, 윤증현 등이 내부 출신 장관이다. 김진표 전 장관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교육수장이 ‘공무원 조직 생리와 부처내부 역학관계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고등교육 전문가라면, 차관은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유초중등 현장 교원들의 정서를 잘 알고, 교과교육과정에 능통한 전문가’라는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그렇다면 교과부는 어떨까. 장·차관급을 모두 외부에서 수혈 받는 4등급 부처에 해당된다. 부총리급 장관이 임명되는 등 부서순위에서는 No.2 자리를 오랜 기간 유지했지만, 단 한 명도 내부 출신이 장관직에 오르지 못한 ‘최하’ 등급 부처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것. 현재 수장을 맡고 있는 이주호 장관을 비롯해 안병만, 김도연, 김신일, 김병준, 송자, 문용린, 한완상 등 전임 장관도 대학교 원장·학장 등 학계 출신이다. 차관급 인사도 유사하다. 이주호, 설동근, 김중현, 우형식, 박종구 등 전임 차관이 외부에서 수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차관 배출에 따라 부처 간 ‘권력’ 순위를 정하는 구조는 이제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 정부 첫 교육수장이 ‘공무원 조직 생리는 물론 부처 내부 역학관계나 인물 됨됨이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고등교육 전문가라면, 차관은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유초중등 현장 교원들의 정서를 잘 알고, 교과교육과정에 능통한 전문가’라는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밤은 점점 깊어간다. TV를 보면 답답해진다. 뉴스마다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공포와 두려움만 쌓이게 만든다. 그럴 때는 책을 가까이 함이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자기에게 도움을 주는 책, 자기가 좋아하는 책, 자기 주위에 널부러져 있는 책을 들어 한 구절이라도 읽으면 유익이 된다. 책을 읽음이 바로 배움이다. 공자께서는 “배움이 있되 생각이 없으면 위태롭다”고 하셨다.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생각이 뒤따라야 한다. 그 책 속에는 가르침이 있고 교훈이 있고 유익이 있다. 그것을 나의 것으로 소화해내고 그것을 메모하고 글을 남기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침대 위에 있는 책의 두 페이지를 읽었다. ‘전혀 다른 사람’이란 글이었다. 결혼하기 전과 결혼한 후의 전혀 다른 사람을 발견한 내용을 적은 것이다. 결혼한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한 것이기에 공감하게 된다. “결혼했을 당시에, 나는 아내 낸시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여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내가 나를 훌륭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낸시는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름답고, 재미있고 기쁨을 주는 친구다. 나는 결혼했을 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사람이기에 결혼했을 것이다. 아내 낸시는 어떤 사람인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여인이었다. 또 남편을 인정할 줄 아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또 재미있는 친구이고 기쁨을 주는 친구였다. 그러니 아내로서는 만점짜리 아내임은 분명하다. 결혼 후는 완전히 달랐다.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사실은 변한 것이 아니다.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럴 때 생기는 갈등은 엄청날 것이다.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이 다른데 같을 리가 있겠나? 겉으로 보이는 것은 일종의 보이기 위한 것이었지, 보이기 싫어했던 것은 감추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것뿐이다. 그것이 하나씩 드러나니 실망하게 되고 낙심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얻는 교훈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의 모습이 내 기대와는 전혀 달라도 넓은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싶다.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 바다와 같은 깊은 마음, 봄비에 젖은 흙이 부드러워지듯이 늘 새로운 마음으로 부드러워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미워하게 되고 서로 찡그리게 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고 어깃장을 놓게 된다. 낸시를 아내로 맞은 남편은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 속에는 많은 싸움이 있었다. 돈이나 개인적인 유혹 등으로 큰 싸움거리가 되기도 했고 사소한 치약을 어디서부터 짤 것인가? ‘끝에서부터, 아니면 중간에서부터’ 시작하여 남편이 좋아하는 만큼 아내가 시어머니를 좋아하지 않는 것, 낸시는 남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를 원하는 것, 주말 내내 풋볼을 보는 것을 원치 않는 것 등등. 원래 모습은 하나도 없었다. 실망이 컸다. 하지만 가정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넓은 마음, 깊은 마음, 부드러운 마음, 이해하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이 그들을 오래 유지토록 한 것이다. 결혼하기 전의 좋은 점 때문에 오래 간 것이 아니고 넓은 마음, 깊은 마음, 이해하는 마음, 부드러운 마음 때문에 오래 가정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우리 선생님들이 어머니의 마음만 가지면 아무리 다른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라 해도, 처음에 가졌던 좋은 모습들보다 좋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해도 다 이겨낼 수 있으리라 본다. 어떤 갈등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넓고 깊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학생들을 더욱 알아가고 이해해주고 마음을 맞춰 가면 갈등은 사라지고 더욱 친밀해지고 깊고 지속적인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숙사에는 기상을 알리는 경쾌한 음악소리가 들린다. 잠이 많은 학생들은 이 음악소리가 경쾌하게 들리지 않고 짜증소리로 들릴 것이다. 울리는 꽹과리 소리와 같이. 하지만 이 소리는 시작을 알리는 소리임에 분명하다. 듣기 싫은 소리도 약이 되고 보약이 될 때가 많으니 무조건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언제나 부드러운 속삭임, 가늘고 아름다운 목소리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동료 선생님들의 충고가 짜증스럽게 들리기보다 새로운 도전과 결심과 결단이 되는 신호가 되면 좋을 것 같다. 가르침과 교훈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한밤에도 접할 수 있다. 가르침과 교훈을 늘 읊조리며 자신을 반성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보람된 될이고 행복될 일이 된다. 가르침과 교훈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나의 것으로 만들고 행동으로 옮기고 새롭게 되면 얼마나 좋으랴! 다른 학교로 전근가시는 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마지막 무슨 말을 할까 하다 큰 생각을 가지도록 했다. 생각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평생 작은 집에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되고 언제나 주택에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된다. 언제나 아파트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되고 언제나 새집에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된다. 생각이 중요하다. 하루에 오만 가지 생각을 하는데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살도록 권했다. 이 선생님은 나름대로 새해엔 계획을 가지고 실천해 보려고 한 것을 나에게 말했다. 그 중의 하나가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꼭 읽어보겠노라고 했다. 좋은 결심이다. 노력만 뒤따르면 좋은 결실이 오게 될 것이다. 인사철이다. 인사철이 되면 모두가 어수선해진다. 마음이 불안해진다.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야 하고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야 한다. 새로운 환경을 만나야 한다. 그럴 때 마음가짐은 참 중요하다.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자신을 헌신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새로운 학교는 자신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실망하게 된다. 그렇다고 낙심할 필요가 없다. 자신을 헌신하면 된다. 그러면 빠른 적응을 하게 되고 몰라볼 정도로 만족을 얻게 된다. 오늘 아침 읽은 글을 소개한다. “내 친구 가운데 아기를 갖기 원하는 친구가 있었다. 많은 부부들에게는 그저 자연스러워 보이는 일들이었지만 내 친구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 그들은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빨리 아이를 얻기 위해 중국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그런데 입양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그 때에는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되었다. 갑자기 네 명이 가족이 된 것이다. 그들은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곧바로 중국으로 건너가서 여자 아이를 데려올 계획이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기로 하니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 이를 때 자신을 내던지는 희생이 있으면 놀라운 일이 일어남을 가르쳐 주었다. 이 글에서 한 가지 더 배울 점은 약속은 지키는 것이다. 자기의 아기가 태어났으니 입양을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여기지 않았다. 소중하게 여겼다. 이들 부부는 갓난아이와 입양한 아이를 모두 키웠다.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그래도 잘 키웠다. 또 하나 배울 점은 이들이 가족이 하나가 되는데 힘을 썼다. 피가 섞이지 않는 가족이 하나 더 생겼으니 똑같이 사랑하며 키우기가 힘들다. 그래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하나 되는데 힘을 쏟았다. 우리 선생님들은 이분들에게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자신의 희생과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자기와의 약속을 꼭 지키는 것과 학교라는 공동체 속의 이질적인 교육가족을 만나더라도 하나됨에 힘을 쓰면 성공적인 학교적응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산제일고(교장 박근제)에서는8일 2012학년도 종업식을 실시하였다.명예퇴직으로 33년 동안교단을 떠나는 이광수 선생님과 밀양세종고로 전근 하는 한영훈 선생님의 이임인사가 있었다. 지근욱 선생님에게 제7회 독서논술경시대회 지도교사 상으로 경남교육감을 대신하여 학교장이 전수 하였고 각영역별 성적우수상 시상이 있었다. 선도부원, 교통봉사, 학교방송, 분리수거, 그린봉사원, 교지, 영자교지, 학교신문 편집 등에서 노력한 학생들에게 봉사상과 문화활동상을 시상하였다. 수학영재반에서 소정의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에게 수료증이 수여 되었고 외부에서수여하는 장학증서가 전달 되었다.
사람들은 보통 글쓰기만큼 글 읽기 또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는 그럴 것이다. 글 읽기가 어렵다고? 물론 문해(文解) 수준의 단순한 글 읽기야 누군들 못하랴마는 글이라는 것에는 모름지기 그 글을 쓴 사람의 생각과 철학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깊은 속뜻을 파악하고 숨은 의도를 찾아내서 읽는 것 그것이 진정한 글 읽기가 아닌가 한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를 소개할까 한다. 저자는 텔레비전을 포함한 여러 언론에 시사평론가로 출연해서 이름과 낯이 익은 인물이다. 특히 11년간 진행해 오던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뉴스 브리핑’ 코너를 진행하다가 석연치 않은 외압으로 하차한 바 있다. 이후에 이슈 털어 주는 남자라는 팟 캐스트를 운영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제를 폭로하기도 하였다. 하여튼 세상을 다소 삐딱(?)하게 보는 사람인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지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는 무덤덤하게 언론을 볼 것이 아니라 곱씹어 가면서 세간에 숨은 뜻을 찾아내면서 주체적으로 세상을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세 부분이다. 1부는 뉴스 제대로 읽기이며, 뉴스를 어떻게 읽은 것인가, 합리적 의심을 할 것, 판단 착오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고, 그 외 몇 가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 1부 28쪽에서 뉴스는 객관적인 현실세계가 아니라 취사선택된 현실세계이며, 구성된 현실세계이자 해석된 현실세계라고 말한다. 언론에 나와 있는 기사는 어쨌든 간에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데스크에 의해 자기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기에 정확한 사실관계나 논점 등은 내가 잘 발라낸 생선의 고기처럼 취사선택해서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2부는 뉴스를 둘러싼 것들인데 이 부분은 뉴스의 의미를 찾아내는 방법은 사건과의 관계가 부적절하게 맺어졌는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내재적 방법(뉴스 속 조각 사실 간 관계)과 외재적 방법(뉴스와 사건 간 관계)이 있다. 이 방법을 쓰려면 합리적 의심과 정치적 의심을 할 것을 필자는 제안하고 있다. 즉, 행간의 의미를 진지하게 파헤치는 것이다. 뉴스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입맛에 맞는 사실만을 전해 사람들을 어느 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언론의 의도를 가려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3부는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논리적 글쓰기는 제 나름의 관점을 세운 뒤 그 범위 안에서 글감을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하고 있다. 즉 글감과 글감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 내용과 표현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피하고 긴밀한 관계에 놓이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 관점 설정, 전제 설정, 결론 도출, 소주장 배열, 문장 배열, 표현 조율의 순서를 거치도록 조언하고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기에 종과 횡으로 그물처럼 엮인 인적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인적 관계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 중 중요한 하나가 말과 글이다. 이것은 사람의 생각을 담아서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말과 글을 치밀한 구조와 논리를 가지고 행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통상 최하 9년 내지 12년의 학창생활을 보내지만 그렇게 보내고서도 조리 있게 말하고 주체적인 글 읽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적인 훈련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나마 어느 정도의 교정과 길잡이는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일독을 권한다.
마산제일고(교장 박근제)에서는 6일전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당에서 제26회 졸업장 수여식이 있었다. 졸업식은 사회자의 개회식에 이어 학사보고, 졸업장 수여, 상장수여, 장학금 전달 등으로 1시간동안 이어졌다. 주요대학 합격자 현황은 서울대학교 전기 정보 공학부에 김동현 군이 합격하는등 서울지역 대학에 총106명의 합격생을 배출하였다. 제26회 졸업생은 총 333명으로 현재까지 9,389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성적 우수상에는 김정재군을 비롯한 17명이 수상하였고 3년 개근상은 108명이 수상을 하였다. 그외에도 공로상, 봉사상, 문화활동상과 교외상들이 시상되었다. 박근제 교장은 회고사에서 3개년의 수업 과정을 마치고 학교를 나서는 학생들에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대학을 마치고 인류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부탁하였다. 졸업장 수여식은 송사와 답사, 졸업가, 교가 순으로 이어졌다.
작은 올케에게. 주부들이 겪는 명절 증후군. 나도 여기에서 벗어난 지 몇 년 안 됐지만 올케 고생 많았어. 그래도 자네는 복 받을 거야. 쉽지 않은 시부모 모시는 일을 스스로 자처하겠다는 말을 듣고 요즘 사람답지 않는 자네가 미더웠으니까. 더구나 솜씨 있는 자네가 한 음식 잘 먹고 예쁘게 꾸며놓고 사는 모습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올 설에 여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이훈 아빠가 불편한 몸으로 왔는데 모두들 반갑게 맞아 주어서 더욱 고맙기도 하고… 맞이도 아니면서 맞역할을 하느라 고생하는 자네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어.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힘드는 동생을 보면서도 사람 사는 것이 고행과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고. 그리고 엄마. 예전에 작은 아버지의 편지글 중에 ‘연로하신 할아버지 많이 위로해 드리고..’라는 문구를 봤는데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었어. 그런데 엄마를 보니 늙는다는 것이 서러운 일임을 좀 더 가까이에서 알게 되었어. 아무도 늙음과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마치 자기는 안 늙을 줄로, 나는 영원할 걸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어리석은 건지 현명한 건지. 하물며 직접 모시고 사느라 허덕이는 자네는 더욱 많은 생각을 갖고 있겠지. 부모는 열 자식을 거느리지만 열 자식은 한 부모를 못 모신다는 옛말이 실감나는 요즈음이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사시는 엄마가 감사할 뿐이야. 자네가 가끔 성질을 부려도 엄마는 오히려 자네 머리가 아플까봐 그것이 걱정이고 그래서 가라앉기만 기다리며 또 밉지도 않다는 말이 나를 아프게 했지만. 약기운으로 세상모르게 주무시는 모습에 나의 무기력을 한탄하며 엄마의 불안과 우울은 자네만이 해결해 드릴 수 있으니 얼마나 올케의 부담을 가중시킬까! 늙음이라는 절대 약자 앞에서 이겨봤자 나의 약점만 노출시킬 뿐, 강자에게는 세게, 약자에게는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진정 용감함이니 나는 강자에게 당당하게 나올 수 있을까 약자에게 따뜻한 가슴으로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라는 자문자답도 해 보곤 했어. 어쩌면 노인은 사형선고를 받은 자라는 말이 맞는지도 몰라. 이제 돌아가실 날만을 기다리고 계시는 엄마에게 무슨 힘이 있겠어? 그냥 엄마 성품대로 조용하게, 편안하게 해 드리며 간병인과 더불어 서로에게 방해받지 않고 살아가는 슬기로운 방법을 생각하며 마지막 가시는 길 우리 함께 도와드릴 수 없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모든 것 올케에게 맡기고 자주 찾아보지 못한 점 이해하길 바라며 올해도 건강하고 좋을 일만 가득하길 두 손 모아 빌게. 2013. 2. 13. 시누이라는 이름으로
사이코패스도 무서운데 세상을 놀라게 하고 슬프게 하는 엄청난 사고 소식을 듣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해치거나 가족을 불문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무서운 사고의 이면에는 사이코패스 형 인간이 존재한다. 유영철, 김수철, 조두순, 강호순, 정남규 등의 연쇄살인범이나 파렴치범 등을 통하여서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정신질환이 사이코패스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뇌 구조가 일반인들과 다른 이들로, 타인과의 공감을 전혀 이뤄내지 못하는 '무공감자'들을 말한다. 소시오패스들이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난 것에 비해, 사이코패스들은 자기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막 나갈 때가 있다. 인간과 짐승이 다름을 증명하는 존재내의 양심이 없다는 것이고 자신의 성공과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주변의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고 기만하는 냉혈한이란 점이다. 그리고 감정조절이 안되어 범죄에 흔히 노출되는 특징을 안고 있다. 소시오패스(sociopath) - 양심 없는 사람, 얼음 같은 사람 소시오패스(Sociopath)는 정신 장애의 일종으로, 자기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어떤 나쁜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소시오패스가 되는 데에는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유년기 시절에 학습한 경험'으로 인해 습관처럼 굳어진 경우도 있다. 이들은 주변인들에 대해 기만적, 비도덕적이고, 잔혹하고, 무책임하며, 타인의 안전을 중요히 여기지 않는데다가 물건을 훔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해도 전혀 가책을 느끼지 않는 '양심이 실종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소시오패스들은 끈끈한 정이나 큰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사이코패스'보다 그 수가 훨씬 많은 '소시오패스'는 25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고 한다.(전 세계 인구의 4% 정도)우리 주변의 사회나 가정에서 '평범한 얼굴'을 하고 살아가면서, 탁월한 감정 조절 능력으로 자신의 '의도'를 숨긴 채 은연중에 타인에게 큰 해를 끼치는 소시오패스는 싸이코패스보다 더 위험할 수 있어서 커다란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피해가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소시오패스가 극단적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보다 무서운 이유는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스스로의 감정조절에 능숙해서 사람과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순수한 사람들의 영혼을 약탈하는 데에 천재적이며 이로 인해 사회에서도 크게 성공하고 주목받는 인물들이 많다는 점에서더 심각하다.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에서 분노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한 정치가이거나 전문직 종사자이거나 엄청난 부를 자랑하는 사람들 중에 심심찮게 발견되는 모습이 아닌가.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자기감정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필요에 의해 선한 미소를 짓거나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 (자기 '본심'을 숨긴 채) 그들을 조종하여 해를 끼치곤 한다. 이러한 소시오패스들 중엔 남들보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이른 바 멘탈붕괴를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니 이들에 대한 공부를 하여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 중요해졌다. 그런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게 하는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그들은 대중을 속이는 재주가 탁월할 테니 보통 사람이 당해낼 수가 없지 않겠는가. 사이코패스들은 대놓고 타인의 생명을 빼앗거나 눈에 띄는 범죄를 저지르지만, 소시오패스들은 티 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서도 '자기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주변인들을 괴롭힌다. 이들이 무서운 것은 다른 이들에게 파렴치한 짓을 저질러 놓고도, 자신이 한 그 일을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시오패스들 중엔 사회에서 나름 큰 능력을 발휘하는 상류층 인사, 유능한 직업인들이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자신이 이기기 위해 남을 잘 조종하거나 속일 수 있기에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평소 땐 '선량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정상적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지만, 그 내면엔 '남을 짓밟고 올라가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쳐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 채 이를 정당화' 하려는 '소시오패스'들은 우리 사회에 은연중에 많이 분포되어 있기에,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주변인에게서 '자주 속임을 당하거나 이용당한다고 느낄 때, 감정을 무시당할 때, 모순된 언행을 자주 발견할 때, 그가 본인을 제외한 타인들을 모두 비난할 때, 끊임없는 자극만을 요할 때, 지능적으로 자신을 괴롭힌다 느낄 때, 타인에게 해를 끼치고도 책임지려 하지 않을 때 등등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가 '소시오패스'임을 한 번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그런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면, 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그와는 조용히 인연을 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소시오패스의 특징 1. 자신의 성공을 위해 어떤 나쁜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2. 자기성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것이 능숙하다. 3. 약속을 깨는 일이 빈번하다. 4. 거짓말을 잘해서 자신의 성격을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위장한다. 5. 친구나 동료 사이에 이간질로 갈등을 일으킨다. 6.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집단의 위험도 감수한다. 7. 자기 잘못이 들통 날 경우 동정심에 호소한다. 8. 매사에 냉정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 9.범죄적인 재능을 타고 났거나 어린 시절 잔인한 취미가 있었다. 10.자기 때문에 타인이 받는 고통을 큰 목적을 위한 희생이라고 합리화 한다. 역사적으로 히틀러, 스탈린 같은 독재자들이 해당되는데 통계적으로 100명중 4명꼴로 나타난다고 하니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일까?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는 인간의 정상분포 곡선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분명해 보인다. 일찍이 니체가 언급한 '좀비'를 생각나게 한다. 그는 인간에 대한 묘사에서 좀비를 가리켜 '살아 있는 시체'라고 했으니, 양쪽 모두 가까이 하기에 무서운 존재가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많이 본 사람들, 성공한 인간형에 많다니! 자기성찰지능의 중요성 이제는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보다 더 걱정스러운 '인격의 양극화'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 두렵다. 그런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을 발견하면 일찍부터 도와주어야 할 몫이 또한 선생님에게 있으니, 교직의 무거움과 어려움은 더 커 보인다. 양심과 정직을 부르짖던 오래된 가치가 더욱 소중해지는 이유다. 눈만 뜨면 경제를 부르짖으며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인간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던, 뒤로 미룬 소중한 가치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도록 아프게 성찰해야 할 때이다. 자기성찰지능을 갖추는 노력이 급하다. 개인적으로 가드너가 주장한 지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지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다운 사람일 수 있는 지능이다. 반성적 사고로 진정한 지성인이 되게 하는 지능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는 제자가 먼 후일 지능적 범죄자가 되거나 양심부재형 인간이 되지 않도록 그 씨앗과 싹을 주도면밀하게 걱정하고 살피는 마음공부부터 챙기게 해야 할 일이다. 어린 시절의 교육이 더욱 중요해졌다. 착한 성품, 양심을 소중히 지켜 정직한 사람으로 기르는 교육의 기본을 중시할 때, 좀비형 인간의 출현을 막을 수 있으니!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마샤 스타우트 저/ 김윤창 역/산눈/13,000원
얼마전 윤세룡 전(前) 포항 교육장이 율전중 교장실을 찾았다. 그 분은 포항고에서 4년간 근무하고2011년 2월 정년퇴직하였다. 교직 42년을 마감한 것이다. 약력을 보니 경산교육장, 포항교육장을 하였고 그 전에는 도교육청 장학관을 역임했다. 경북교육연수원에서 강사로 10년간 활동한 경력도 있다. 명함을 보니 지금은 식기세척기용 천연세제를 생산하는 모 회사 부회장이다. 단, 회사로부터 받는 보수는 전혀 없고 차량 운행비도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무보수로 환경운동, 녹색운동, 지구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은 60여명의 직원교육이라고 한다.한 달에 2-3회 교육을 하는데 소양교육, 전문교육, 미래학자 소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퇴직 후 지식 기부, 재능 기부를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지속가능한 친환경운동이 바로 퇴직 후 봉사하는 일이다"라고. 우리 국민들, 친환경 제품이면 좋은 제품인 줄 안다.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다. 세제 속에 양잿물(가성소다, 수산화나트륨, NaOH)이 20% 포함되어 있어도 현행법 상 친환경 제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수산화나트륨은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인체에 쌓이면 치명적인 것이다. 수산화나트륨이 식기세제에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그가 인체무해 식기세제 전도사로나선 이유다. 그래서 그는 경북교육청, 경북도청, 포항공대, 포항제철, 포스코, 포항시 관내 초·중·고교등을 찾아다니며 홍보활동을 벌여 인체무해 식기세제를 쓰도록 하였다. 홍보활동을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국민 의식 수준. 국민들 수준을 높여 인체유해 제품을 추방하고 국격에 맞는 인체무해 식기세척제를 사용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게 바로 국민복지라는 것이다. 2015년 세계 물포럼이 대구에서 열리는데 물관리를 위해 지금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식기세척제. 친환경생활용품 마크가 붙어 있는데 가성소다가 20% 포함되어 있다. 친환경제품, 녹색제품에 양잿물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물세척만 깨끗이 하면 되지 않냐고. 그러나 그게 아니다. 100% 세척할 수 없다. 더우기 식기세척기 밸브가 고장이 나면 양잿물에 휑군 식판을 건조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대안은 제시한다. 양잿물 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정부가 인증한 친환경 제품을 믿지 말고 인체 무해, 무독성, 무자극제품을 인증하는 식품안전마크(S)의 천연세제를 사용해야 한다고.학생건강,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면 하루 빨리 양잿물 세제를 추방해야 한다. 우리 교육자가 앞장서야 한다.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을 가지고 다니는 아내에게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내가 붙여준 별명 하나가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신 미개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빠로부터 놀림당하는 엄마에게 측은지심을 느낀 것일까? 이번 설날,아내에게 따라다니는 '미개인'이라는 딱지를 떼 준 사건이 일어났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이들은 받은 세뱃돈으로 아내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 것이었다. 처음에 아내는 아이들의 깜짝 선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아내는 상자를 뜯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었다. 말 그대로 아내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무용지물(無用之物) 그 자체였다. 며칠이 지났다. 이를 지켜본 아이들이 작정한 듯 아내를 데리고 가까운 대리점으로 갔다. 아내는 아이들의 행동에 못마땅한 듯 대리점으로 가는 내내 구시렁거렸다. 마침내 아내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년간 애지중지하게 간직했던 2G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다. 바꾼 뒤에도 아내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듯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였다. 아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스마트폰 사용법과 기능을 가르쳐 주었다. 처음에 거부감을 느꼈던 아내는 스마트폰 기능 하나하나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지어 기능 하나를 다 익히고 나면 또 다른 기능을 가르쳐 달라며 아이들에게 애걸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아내가 폰을 구입한 지 오래된 나보다 더 많은 폰 기능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이제 아내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 될 친구 이상의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난 뒤, 아내의 생활에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전에 TV 시청이나 책을 보면서 망중한을 즐겼던 아내의 손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사용 중 모르는 기능이 나오면 구입 시 받은 매뉴얼을 펼쳐 놓고 사용법을 알아갔다. 또한,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내게 물어보기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하였다. 전에는 그것도 모르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역전되어 오히려 내게 면박을 주곤 한다. 그것도 아이들 앞에서 말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내에게 없던 취미 생활이 생긴 것이다. 아내는 생활하면서 찍은 사진을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올려놓고 댓글을 다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결혼하여 자주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좋아하는 아내가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 없다.이런 아내의 행동과 모습을 보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간 스마트폰 없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빨리 구입할 수도 있었을 텐데. 사실 아내는 매월 지출되는 통신비(4인 기준 16만 원)의 부담으로 스마트 구입을 미뤄왔던 것이었다. 특히 주변에서 스마트폰 게임 중독에 빠져 가정 일에 소홀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스마트 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내심아내가 스마트폰을 갖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일까? 통신비 부담으로 아내는 자신이 먼저 제일 싼 요금제를 선택했으며 요금이 부과되는 게임이나 채팅으로 수다를 떨며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일이 결코 없었다.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통화를 제외하고 불필요한 통화는 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연락은 문자메시지나 요금이 들지 않는 SNS를 통해 전했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 달라진 아내의 행동에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아내는 하루에 한 번 꼭 가족 모두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저녁 메뉴를 찍어 보내기도 한다. 특히 바쁘다는 핑계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시간을 고려하여 아내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메시지로 남기곤 한다. 기존에 없었던 우리 가족 모두의 생각을 공유하는 데 아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껴본다.
요즘 초등학교에 늦깎이 만학도로 입학하는 경우가 있다. 초등학교 교육은 의무교육이니 당연히 입학은 가능하지만 이들의 학교생활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매일 학교를 가야하는 부담감뿐 아니라 손자 벌 되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육활동도 생각만큼 몸이 잘 따르지 않이 어려움이 크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 수록 그만두는 학생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 모두에게는 남모를 큰 상처를 갖고 있다. 가정이 어려워서, 전쟁이로 인하여, 혹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웠던 것이다. 서울의 한 할머니(65)는 전북 정읍시의 한 시골 마을에서 아홉 남매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오빠, 언니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해야만 했던 할머니는 가난한 살림 탓에 자기 이름 석 자 쓰는 법을 배울 기회도 얻지 못했다. 그런 할머니가 지난 7일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로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 할머니는 "글 읽을 일이 있을 때면 눈이 어두워 잘 안 보인다고 얘기했다. 그러고 나면 참 많이 속상하고 창피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헌법에 기술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 반값 대학 등록금을 얘기하고 있지만 고등교육보다 기초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문해교육에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늦었지만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받아야할 의무교육을 이젠 국가가 책임지야 하는 것이다.비록 기회는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원한다면 국가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작년부터 각 지역교육지원청마다 ‘문해교육’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앞의 사례처럼 초등학교 과정을 졸업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배려차원의 교육이라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필자가 문해교육 심의위원으로 2년간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이 많다는 거다. 성남시청이 파악한 자료에 의하면 100만 성남지역의 문해교육 대상자는 3만6천 명 정도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문해교육은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2개 학교에 100명 정도이다. 그 중 이번에 3단계 과정을 이수하여 '초등 학력 인정'을 받아 영광의 초등학력 졸업장을 받는 어르신이 4명이다. 정말 축하하고 싶다. 이들에게 졸업장은 대학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 주경야독으로 200시간 이상의 수업을 듣고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고 셈할 수 있어 삶에 새로운 희망과 자부심을 갖게한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을 거치며 피란살이와 가난 탓에 글을 배우지 못한 노인들이다. 못 배운 것에 대한 차별과 고통, 그 설음을 이제야 떨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정부나 교과부는 너무 무관심했다. 모두가 방관하는 사이에 숱한 무시와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2011년부터 운영해 온 초등 학력 인정 문해교육은 성실히 교육에 임할 경우 빠르면 1년 안에 초등 학력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3단계, 3년 과정으로 구성돼 있으나 단계별 평가를 통과하면 바로 승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이 진정한 선진교육으로 가려면 세계최고의 대학 진학률이 아니라 그늘진 교육에 새로운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앞에서 논의 된 문해교육뿐 아니라 중등교육까지 미이수자를 적극 찾아 모든 국민이 그야말로 의무교육이 완성되도록 남아도는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때이다.
청렴‧전문성‧균형감 갖춘 엘리트…곽병선‧문용린과 친분 교총 “유초중등 현장정서아는 실무전문 보좌진강화해야“ 박근혜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에 서남수(61·사진) 위덕대 총장이 13일 내정됐다. 교육부에서 잔뼈가 굵은 차관 출신이 장관에 오른 것은 65년 교육부 역사에처음있는 일이다. 교과부는 물론 서울시교육청 관료들 사이에서 ‘기대가 크다’는 환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남수 장관 내정자를 20년 보필했다는 한 교과부 출신 관료는 그의 업무 관련 능력을세 가지로 요약했다. 청렴하고 전문적이며 균형감을 갖췄다는 것. 대학비리 사건으로 교육부 직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고 옷을 벗을 때도 사소한 비위조차 드러나지 않았을만큼 깨끗한 관료로 정평이 나 있으며,과천의 소형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는 등 소박한모습을 보여 온 바 있다. 교육부 관료 시절 아이디어가 넘친다는 이야기를들었을 만큼 정책 마인드도 갖췄다. 1998년 김대중 정부 교육정책을 담은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책기획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그러나 3불정책,연구중심대학 육성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 내용이 많아반발을 사기도 했다.‘이해찬 5인방’ '교육 5적' 등으로불린 것도,좌편향이 아니냐는 우려가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작년 7월 위덕대 총장 부임 직전 참여한 연구 ‘미래 한국교육의 발전 방향과 전략’ 보고서를 보면, △인성중심 교육과정 난도 조절 △진로교육 및 진로연계 교육과정 확대 △입학전형 단순화 및 대입전형 예고제 실시 △국가수준의 교원 직무기준 마련 △고교 무상교육 △대학 특성화 추진 등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과 일맥상통함을 읽을 수 있다. 대학구조개혁 추진본부를 발족 시키는 등 고등교육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울‧경기부교육감을 거쳐 초중등교원에대한이해도 역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리적 성품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해 전문직과의 친화력도 좋은 편이라는 것. 여기에쓴 소리를 해야 할 때는 하는 강직한 면도갖췄다.2008년 교육부를 떠나며 “직업공무원에게 정치적 책임까지 물으려고 하는 후진성은 극복돼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영국 University of London, 미국 East West Center,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객원연구위원을 지내는 등 연구력도갖춰교육부 엘리트 관료 그룹의 선두주자로도 꼽힌다. 인수위 곽병선 교육 간사와는 2012년까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공동 연구 등을 함께했으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총은 이날 서 지명자에 대해 “유․초․중등교육의 비중이 높은직무 특성상 학계나 교육계 출신이 임명돼 왔다는 점에서 보통교육 실천 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을 초대 교육부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의외”라고 논평했다. 교총은 “가뜩이나 약해지고 있는 전문직 위상을 더 위축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교육부의 장학․편수기능을 강화하고 학교현장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데 만전을 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제 찬탈기간은 36년이 아니라 34년 입니다 저는 비록 별로 보잘 것이 없는 것일 망정 내 나라 독립기념관을 위해서 전시물을 기증한 사람이기도 하고, 독립기념관을 개관하기 전부터 기념관 뜰의 말씀비 제막식을 쫓아서 이미 개관전에 5차례나 방문을 한 사람입니다. 또 개관이후 학생들을 인솔하여 매년 방문을 잊지 않을 정도로 독립기념관에 대하여 관심도 가지고 또한 민족정신을 교육하기 위해서 열심히 활용을 해왔던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기간이 되는 일제강점기를 36년이라 하는데 적어도 독립기념관서만은 제대로 계산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받은 독립기념관장님의 편지에서도 '우리나라는 100여년전 국권을 강탈당하고 36년간의 암을한 일제강점기를 보냈고'라는 말을 쓰셨습니다. 말씀대로 우리 나라 국민들이 부끄러워할 기간이고 암울했던 기간입니다. 그런데 왜 36년이라는 말을 쓰는 것입니까? 독립기념관이 앞장을 서서 바꾸어야 합니다. 45년8월15일 - 10년 8월 29일 = 34년 11개월 16일이 됩니다. 35년도 되지 않는 기간인데 그 부끄러운 기간을 왜 늘리려 하는 것입니까? 그것도 1년하고도 14일이나 늘린 것이 됩니다. 적어도 독립기념관장님이 앞장을 서서 교과서도 고치고 국민들의 의식도 고쳐야 합니다. 저는 이 36년이란 말만 들으면 화가 납니다. 일제에 시달린 가간이 얼마나 치욕스러운 기간인데, 기간을 늘려서 더 오랫동안을 지배했다고 인정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날을 더 늘려서 우리 국민들에게 치욕을 주려는 것입니까? 아니면 일본에게 더 오랫동안 지배를 했노라는 자부심을 주자는 것입니까? [일제36년] 이란 말은 분명 잘 못된 계산이며, 부끄러운 역사를 부풀리는 결과를 가르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독립기념관에서만은 이런 바른 정신을 일깨우고 가르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런 깨달음을 내세워서 진정 우리 국민에게 독립정신을 일깨우고, 침략에 시달려왔던 시기의 조상들의 비참한 생활을 알려서, 저 보수 극우세력이 들끓고 또다시 전쟁이라도 일으키려는 못된 제국주의 망상에 사로잡혀가는 일본을 경계하고 우리 민족의 정신을 가다듬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교과서에서도 일제36년]이란 말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국권침탈기간이라는 말로 우리 국민정서를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일에 독립기념관이 앞장을 서야 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김능진 기념관장님의 현명하신 판단으로 독립기념관이 앞으로 더욱 민족의 앞날에 큰 횃불이 되어줄 것을 기대합니다.독립기념관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란을 통하여 독립기념관장님께 드린 편지입니다.
설날 연휴가 끝나니 진눈깨비가 내린다. 이럴 때 마음도 함께 가라앉는다.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짧은 만남의 기간이 너무나 아쉬운데 날씨마저 마음을 흐리게 만드니 더욱 마음이 얼어붙는 듯하다. 하지만 낙심하지 않는다. 실망하지 않는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나면 찬란한 햇살이 준비되어 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놓이게 된다. 기다림 속에 참게 된다. 조금 전 한 편의 시를 읽었다. ‘국경의 밤’으로 유명한 파인 김동환의 시 ‘강이 풀리면’이다.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배가 오면 님도 탔겠지/님은 안타도 편지야 탔겠지/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님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시를 대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이 넓어진다. 희망이 차오른다. 기대로 설레이게 된다. 이 시를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희망으로 가득차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떤 희망? 교육과 관련되는 희망이다.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의 구절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강이 풀리면’, 시간이 지나면 희망이 온다. 환경이 변화되면 희망이 온다. 우리들에게 어떤 교육적 희망이 있나? 얼었던 강이 풀리고 내렸던 눈이 다 녹고 우수, 경칩 다 지나고 따뜻한 봄날이 오면 배가 온다. 신입생들이 온다. 꿈을 품고 온다. 은빛 날개를 달고 세계를 나는 꿈은 가슴에 품고 온다. 이런 신입생들이 온다는 희망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있다. 얼마나 좋은 희망인가? 얼마나 좋은 소망인가? 신입생들이 오면 님도 함께 탔을 것이다. 님이란 무엇일까? 바로 꿈이다. 세계를 향한 꿈, 미래를 향한 꿈, 내일을 향한 꿈, 학문에의 정진을 향한 꿈, 독서삼매경에 빠질 꿈, 좋은 사람이 되고픈 꿈을 가슴에 품고 함께 온다. 이런 신입생들을 기다리는 분이 바로 우리 선생님들이다. 그러기에 선생님은 하루하루가 기다려진다. 이들이 우리학교에 올 때 어떤 편지를 가져올까?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주는 희망은 또 무엇일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긍정적인 선물을 가져올까? 아니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부정적인 선물을 가져올까? 어떤 선물이든지 좋다. 좋은 선물이든 좋지 않은 선물이든 선물 자체는 좋은 것이다. 이 선물을 모두 좋은 것으로 바꾸어 놓아야지, 이런 마음을 가지면서 편지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님의 편지를 기다리듯이 우리 선생님들은 신입생들의 편지를 기다린다. 신입생들이 오면 이 설움도 풀릴 것이다. 어떤 설움? 학생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설움, 학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설움, 관리자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설움, 무언가 부족해 스스로 인정받지 못하는 설움을 신입생들이 오면 다 녹여버려야지. 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이 녹는 것처럼, 음지에 쌓여있는 눈이 따스한 햇살에 녹는 것처럼 모든 설움을 다 녹여버려야지. 이건 가능하다. 자기 마음에 달렸다. ‘제멋에 얼었던 강물이 녹듯이’ 선생님의 의지에 따라 설움도 다 녹여버리고 다 날려 보낼 수 있으리라. 그러기에 기다려진다. 새로운 신입생들이 기다려진다. 그래서 날을 기다린다. 달력을 본다. 절기를 쳐다본다. 하늘을 쳐다본다. 일기에 관심을 가진다. 마음을 정돈한다. 새롭게 준비한다.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고 내일도 강가서 기다리고 가듯이 오늘도 학교에서 기다리다 가고 내일도 학교에서 기다리다 간다. 이럴 때의 기다림이 바로 희망이다. 바로 활력소다. 바로 에너지가 된다. 대동강이 풀린다는 우수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이 되면 신입생을 만나게 된다. 신입생을 만나는 날이 되면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나고 따뜻한 날씨 속에 초목의 싹이 돋아나면서 함께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우리 선생님들은 기다리며 산다. 희망을 품고 산다. 편지를 기다리며 산다. 설움을 녹이며 산다.
새벽을 깨우는 것은 복이다. 만물이 고요히 잠든 때 깨어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갖는 복이 아니다. 새벽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가깝게 함은 더욱 복이다. 이건 경험한 자만이 안다. 요즘 들어 가장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젊음이다. 젊음이 부러운 것 보니 이제 늙어간다는 증거다. 돈도 부럽지 않고 명예도 부럽지 않고 권력도 부럽지 않고 오직 젊음이 부럽다. 젊음을 다시 되찾을 수 없지만 젊게 사는 것이 젊음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2012학년도도 저물어간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때다. 자연적으로 바빠진다. 그럴수록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신학년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한 요소가 된다. 아무리 새로운 마음가짐을 해도 크게 변화되는 것도 없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그래도 새로운 다짐은 계속 되어야 하고 새로운 출발과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는 당당한 발걸음이 필요하고 힘찬 전진이 필요하며 계속된 전진이 필요하다. 그러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새벽에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선생님은 진정한 위로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학생들 중에는 위로를 받을 만한 이가 많다. 어려움을 당한 이들도 있고 슬픔을 당한 이들도 있다. 깊은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 바른 길이 아니라 반대의 길로 가는 이도 있다. 바른 행동이 아니라 엉뚱한 행동을 하는 이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 선생님들은 진정한 위로자가 되기는커녕 심판자가 되고 훈계자가 될 때가 많다. 그러면 학생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오른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위로의 말이 아니면 어떤 말을 해도 그 말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심판하고 훈계한다 싶으면 그 어떤 말도 자기를 괴롭히는 말로 들리고 헛된 소리로 받아들인다. 말끝마다 괴롭힌다고 생각을 하게 되고 속으로 더욱 분노하고 미워하고 이를 갈고 화를 내고 존경은커녕 경멸하기까지 하게 된다. 그러니 우리 선생님들은 짧은 말이라도 진정성 있는 말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행동으로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또 하나는 선생님은 관찰자가 되면 좋겠다. 이번 설날 막내 제수씨와 잠시 학교생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제수씨는 50대 중반으로 중3 학년부장을 했다고 한다. 승진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는 분이시다. 학교생활을 할 때 점심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있을 때가 없다고 하였다. 교실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감동이 되었다. 교실을 자주 둘러봄으로써 학생들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서 멀어지기를 좋아하고 딴짓하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 선생님이 나타나고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주면 학생들은 반듯하게 잘 성장하고 바른 생활과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선생님은 태양과 같이 빛이 되어 주고 등대와 같이 등불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리 힘센 젊은이도 뒤뚱거리게 된다. 학생들은 어둠을 좋아한다. 어둠 속에서 어둠만 생각한다. 어둠 속에는 덫이 있고 올가미가 있고 그물이 있고 함정이 있고 밧줄이 있는 줄을 모른다. 길목에 숨겨진 덫이 짐승을 덮치는 것처럼 어둠을 좋아하는 이를 넘어뜨리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역할을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한다. 밝음 속에는 어떤 장애물도 잘 피해갈 수 있고 등대를 바라보는 배는 빛을 보고, 소리를 듣고 따라가기만 하면 안전하다. 위험에 빠질 위험에 있는 학생들에게 빛이 되고 등불이 되고 등대가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은 학교에서 절차에 따라 백일장이나 각종 예‧체능대회 참가학생들을 인솔하는 많은 지도교사들에게 허탈함과 함께 심지어 배신감까지 갖게 한다. 다른 지역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선 소위 ‘임시전도’ 방식으로 교외활동 학생 경비를 주고 있다. 임시전도란 학생들의 백일장 참가 등 교외활동 경비를 교사에게 임시로 지급해주고, 사후 영수증 첨부하여 정산하는 행정절차를 말한다. 가령 3만 원일 경우 교통비, 식비 등에 대한 영수증을 일일이 첨부하여 정산하는 식이다. 고작 기만 원의 학생여비 정산절차도 그처럼 추상같이 이뤄지는데 높은 분들 쓰는 국가예산은 그렇지 않다니 허탈하다. 그런 ‘눈먼 돈’이 50개 기관에 총 6524억 원이라니 저절로 배신감도 생긴다. 당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학교 예산을 쓰는데 한 치의 빈틈이나 소홀함이 있어선 안되겠기에 불만이 있어도 하라는 대로 하지만,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임시전도의 학생여비가 교사 계좌로 입금되고 있다. 그러니까 교사더러 은행에 가서 돈을 인출하여 학생들에게 백 원 단위까지 일일이 나눠주라는 얘기인 것이다. 학교회계의 투명성 어쩌고 하는데, 도대체 그 동안 얼마나 해먹었길래 기만 원의 학생 백일장 경비까지 계좌입금인지, 또 교사를 행정실 하수인쯤으로 취급하는지 분통터질 노릇이다. 그러면서 교사 업무 경감 운운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더욱 분통터지게 하는 것은 버스표 제출이다. 요즘 소수 학생이 참가하는 백일장 등 학생 교외활동은 교사의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이를테면 교사와 학생이 함께 버스로 백일장에 참가하던 1980년대식 정산을 하라는 얘기인 셈이다. 그런 실정을 모르는 탁상행정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다. 감사 지적사항이라는데 그대로라면 학생은 버스로, 교사는 제 차로 각각 가라는 말이 된다. 그럴 경우 불편이나 시간낭비는 고사하고, 무엇보다도 특성화고에선 그렇게 고생해가며 백일장에 선뜻 참가할 학생이 없다. 그것이 부인할 수 없는 특성화고 현실이다. 학교운영위원회의에 학생 대표까지 참여시킨다는 세상이다. 왜 학생들이 본인의 학교외 교육활동 경비를 직접 수령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임시전도말고 여비정산 방법이 있는데도 무슨 이유인지 그리 하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낸다. 필자가 10여 년 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그리 했었다. 백일장참가 학생들에게 경비 지급 후 도장을 받아 처리하는 정산이 그것이다. 그것은 필자가 20년 넘게 해온 문예지도 교사로서 볼 때 제대로 된 방식이다. 기획재정부가 특정업무경비 대책을 내놓은 모양인데, 차제에 교사를 한없이 초라하고 번거롭게 만드는 현행 임시전도 학생경비 지급과 1980년대식 정산방식도 하루속히 개선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교외활동 지도교사들의 분통을 도지게 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사퇴해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인간의 도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맛있기도 하고 값싼 것은? 어느 날 랍비가 자기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골라 사오라고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하인은 혀를 사 왔습니다. 며칠 뒤 랍비는 또 하인에게 오늘은 좀 값이 싼 음식으로 사오라고 명했습니다. 그런데 하인은 또 혀를 사왔습니다. 랍비는 언짢아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며칠 전 맛있는 것을 사오라 했을 때도 혀를 사왔는데, 오늘은 싼 음식을 사오라고 했는데 어째서 또 혀를 사왔느냐?" 그러자 하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좋은 것으로 치면 혀만큼 좋은 게 없고, 나쁜 것으로 치면 혀만큼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안상헌 지음생산적인 삶을 위한 자기발전 노트 50 중에서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라는 뜻으로 전당서(全唐書) 설시편(舌詩篇)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당나라가 망한 뒤의 후당(後唐)때에 입신하여 재상을 지낸 풍도(馮道)라는 정치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五朝八姓十一君(오조팔성십일군)을 섬겼는데 다시 말하면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 개의 성을 가진, 열 한 명의 임금을 섬겼으니 그야말로 처세에 능한 달인이었습니다. 풍도(馮道)는 자기의 처세관(處世觀)을 아래와 같이 후세인들에게 남겼습니다. #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로다. #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풍도(馮道)는 인생살이가 입이 화근(禍根)임을 깨닫고 73세의 장수를 누리는 동안 입조심하고 혀를 감추고 말조심을 처세의 근본으로 삼았기에 난세에서도 영달을 거듭한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습니다. 요즈음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들여다보면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불씨가 번져서 생명을 해치기도 하고 가족끼리 불상사를 겪기도 합니다. 요즘처럼 살벌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풍도와 같은 인생의 지혜가 절실해 보입니다. 긍정의 말로 무장하자 그런데 교직이 힘든 이유중에말하기의 어려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소통의 부재에서 진심이 와전되어 학생들이나 학부모와 겪는 갈등의 대부분의 발화점이 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기에 말하기는 인격의 완성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삼기도 합니다. 잘 나가는 정치가나 리더들이 말실수로 곤경에 처하여 자리까지 내놓기도 하고 법적인 책임 공방을 벌이기도 합니다. 세간에 회자되는 유행어 중에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아마도 어른이나 리더가 된 사람은 지혜로운 말을 적재적소에 짧은 금언처럼 하고 아랫사람들에게 베풀기를 즐겨하라는 말로 들립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게 끝내도 될 말을 중언부언하거나 시간을 끌어서 상대방을 질리게 합니다. 베풀기보다는 어른 대우를 받으려하면 기피 인물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말을 줄이고 지갑을 자주 열까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일본 나가노 현의 한 고등학교는 장점을 강조한 말로 문제아들을 변화시켰다고 합니다. 학생을 평가할 때 " ~밖에"라는 말 대신 "~라면"이라고 했습니다. "~는 덧셈 밖에 못한다."가 아니라 "~는 덧셈이라면 잘할 수 있다." 로 평가한 결과였습니다. (좋은생각 2013년 2월호 35쪽) '아'다르고 '어'다른 표현을 통해 강점을 강화시켜서 동기부여를 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말이 씨가 된다.'는 우리말은 백번 옳은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 말의 씨는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한 사람을 변화시키거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고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겠습니다. 일자천금(一字千金)의 말을 날마다 순간마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심사숙고하여 말하는 습관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선생님들의 언어폭력으로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많다는 기사를 접하며 내가 뿌린 언어의 씨앗들이 아이들의 마음 밭에서 어떤 나무로 자라고 있는지 되돌아보며 교직의 무거움을 절감합니다. 새 학교, 새 학급,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기 전에긍정의 말로 정신무장을 하자고 다짐합니다.
설 특선 TV영화로도 방송된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은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의 작품이다. 한겨레(2012.12.19)신문은 ‘2012문화현장-영화’편에서 설문조사 내용을 보도했다. 국내 17개 영화홍보사(영화수입·독립영화 배급사 포함) 직원 49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이다. 이들은 “국내외 개봉작을 홍보하고, 배우들의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며 영화계를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영화인들”이다. 그런 조사에서 ‘건축학개론’은 ‘다시 보고 싶은 올해의 영화’ 1위로 뽑혔다. 응답자들은 “건축과 첫사랑을 결합한 소재의 독특함”,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상처를 위로해준 웰 메이드 영화”,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감성과 음악이 어우러져 여운이 길게 남은 작품”이라며 ‘건축학개론’을 극찬했다. 그것이 100% 정답은 아닐지라도 ‘건축학개론’을 구체적으로 만나볼 이유는 될 것 같다. 이미 한국영화 1억 명 시대를 얘기했는데, 거기서도 ‘건축학개론’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영화계의 전통적 비수기라 할 3월(22일 개봉), 4월을 관통하며 411만 1085명이라는 흥행 대박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워낙 ‘센 놈’들이 많아 흥행영화 톱10에도 들지 못했지만, 한국 멜로영화 최다 관객 313만 명을 기록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뛰어 넘었다.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물론 확장판까지 700만 명을 넘긴 ‘늑대소년’(2012.10.31 개봉)의 출현 전까지 그렇다는 얘기다. 참고로 ‘2012 흥행 톱10’ 영화는 다음과 같다. 2012년 12월 24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공식집계를 기준으로 한 조선일보(2012.12.25) 보도에 따랐다. ‘도둑들’(1298만 3182명), ‘광해, 왕이 된 남자’(1229만 7002명), ‘어벤져스’(707만 510명), ‘늑대소년’(665만 3005명), ‘다크나이트 라이즈’(639만 6528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490만 9937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85만 3123명),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469만 4595명),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8821명), ‘연가시’(451만 5833명) 등이다. 411만 1085명의 ‘건축학개론’은 흥행 11위쯤 된다. 한국영화만을 대상으로 하면 흥행 톱10에 거뜬히 포함되겠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흥미로운 것이 있다. 2012 상반기(1~6월)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1년 결산에선 8위로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흥행성적이 영화보기 척도의 전부일 수는 없더라도 반성이 생긴다. 흥행 톱10중 7편이나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래도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앞에서도 잠깐 말했듯 ‘건축학개론’이 멜로영화의 ‘승리’를 일궈냈다는 사실이다. 멜로영화는 1970년대부터 오랫동안 호황을 누리다 2000년대 들어 주춤해졌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번번이 흥행에 실패했다.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313만 명을 동원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은 없었다. ‘건축학개론’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과거 신파나 최루성 위주의 멜로영화가 흥행력이 떨어지자 영화계도 다른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또 재벌이 등장하거나 막장 코드가 있는 TV멜로드라마와도 차별화를 하려다 보니 현실적인 공감대에 더 주력하게 됐다”(조선일보, 2013.1.9)고 말한다. 그러니까 ‘건축학개론’이 그런 시도를 했고, 결국 흥행성공과 함께 멜로영화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는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다 2009년 ‘불신지옥’을 처음 연출한 이용주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건축학개론’은 1996년 대학 1학년이던 이승민(이제훈)과 양서연(수지)이 15년쯤 후 다시 만나 당시를 회상하는 영화이다. 서로 사랑했으면서도 방식과 절차를 잘 몰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어버린 첫사랑 이야기가 그것이다.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가 쓴 시 ‘두 사람은 진심으로’가 떠오르는 것은 사랑만 했지 그 누구도 먼저 고백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5년 후 이혼녀가 된 서연(한가인)이 건축사 승민(엄태웅)을 찾아간 것은 그래서다. 서로의 운명이 갈린지 한참 지난 후에 벌어진 일이라 결말은 ‘그 때 나, 너 좋아했어’라는 확인일 수밖에 없다. 십 수 년후 확인만으로도 만족해하는 그것! 바로 첫사랑이다. 과연 첫사랑이 결혼으로 골인한 커플은 어느정도나 될까? ‘건축학개론’이 관객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관객, 그것도 30~40대가 많은 걸로 봐선 첫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밋밋하고 싱거운 시작이지만, 그런 사랑을 못해본 것에 대한 부러움이나 동경이 영화를 보고 싶은 욕구로 이어진 것. 급기야 속상해하고, 가슴을 쥐어뜯기도 했음직하다. 연인·부부들이 손잡고 극장에 갔다가 각자 추억에 잠겨 잡은 손을 풀고 나오기도 했다나 어쨌다나. 인스턴트 사랑으로 육욕적이거나 삭막해진 관객의 가슴을 쥐어뜯게 할 만큼 그것은 당연히 첫사랑에 빠진 심리나 표정, 그리고 행동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라 해야 옳다. 가령 버스 정류장. 잠든 듯한 서연에게 뽀뽀한 승민이 그녀가 눈을 떠 “나 오줌 마려워”라고 말하자 놀라는 표정이 그렇다. 죄 없는 택시기사나 엄마에게 화 내는 승민의 액션도 마찬가지다. 혹 남자 관객 일부가 ‘재수 없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서연보다 승민의 첫사랑으로 인한 눈물에 방점을 찍은 것 역시 꽤 그럴 듯해 보인다. 여자로 인한 남자의 눈물은 여자의 그것과 다른 비장미가 있음을 놓치지 않은 것이라고나 할까. ‘개포동’을 북한 미사일 이름 ‘대포동’과 연관시킨 것이라든가 “고백이야? 참 오래도 걸렸네!” 같은 유머감각은 다소 밋밋하거나 지루함을 희석시켜주는 효과로 작용한다. 그러나 서연은 프랑스어 ‘코케트’라는 인상을 풍긴다. 만족을 줄 생각은 없으면서 남자에게 잘해주는 여자. 또는 “요염하여 성적(性的)으로 남자를 호리는 매력”의 여인 코케트! 가령 서클 선배의 차에 동승하여 그와 주고 받는 대화 따위가 그런 느낌을 준다. 여자의 속성이 원래 그렇긴 하지만, 더 이해 안 되는 건 승민의 태도다. 몰라서 그런 걸로 몰아갔는데, 그건 아니지 싶다. 남자의 질투는 알고, 모름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할아버지하고 동급’인 선배일망정 서연이 술에 취했다는 점에서 일단 그렇다. 술 취한 서연을 선배가 부축해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는데, 애먼 택시기사에게만 화풀이(결국 얻어 맞지만)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적어도 현실에선 그렇다. 이를테면 불발로 끝나도 싼 첫사랑 캐릭터인 셈이다. 하긴 거기서 멱살잡이하고 다음 액션이 이어졌다면 급격히 ‘시리고 아픈’ 첫사랑의 품격이 떨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서연의 그때나 15년후 행적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구질구질해지는 걸 경계해서 그런 것일까, 술 취한 밤 선배와 있었던 일(또는 아무 일도 없었을)에 대해선 끝내 밝히지 않고 있으니까! 제주도에서 술 먹다 느닷없이 “아, 시벌 좃같네” 따위 괴성을 질러대는 서연의 모습도 좀 뜬금없어 보인다. 정황상 이혼한데다가 아빠는 입원해있고 등 삶이 고단한데 따른 괴로움의 표출인 듯싶지만, 개연성을 담보할 구체적 리얼리티가 없어서다. 과거와 현재가 비교적 매끄럽게 교차되어 보기 편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밥먹자 해놓고, 남자가 순대국도 못 먹냐”하며 화분에 꽃 심는 장면이 이어진 것은 좀 그렇다. 아, 하나 더. 79학번인 필자는 여학생들로부터 ‘형’이라 불리웠는데, 90년대는 선배 남학생들을 ‘오빠’라 불렀나? 그리고 승민의 친구 납뜩이(조정석)가 “미적분을 가르키고 있는”이라 말하는데, 재수생이라 ‘가르치고’라 해야 맞는 표현을 잘못 말한 것인가? 또 승민이 이미 취직해있는데, 15년 전 화풀이삼아 발로 찬 대문을 수리하거나 새로 달지 않은 채 주요 장치로 활용한 것도 좀 억지스러워 보인다.
"와, 많이도 모였다" 이번 설명절에 우리 아파트에 모인 사람이19명이다. 장인, 장모, 처형, 처남을 비롯해 모두 처가식구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아이들은 세뱃돈 챙기기에 바쁘다. 오늘 만큼은 친척 인심이 후하다. 명절 때마다 주부들의 힘든 가사노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음식 준비하고 상차림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비용도 그렇지만 준비하는 사람 따로 먹는 사람 따로가 주부 스트레스를 쌓이게 한다.좋은 해결책이없을까? 이번에 아내가 실천에 옮겼다. 어떻게? 연하 세 명 올케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 집은 장소 제공과 함께 갈비, 김치, 떡국,샐러드등을 제공하고 나머지 설음식은 나누어 맡았다. 둘째는 만두와 야채쌈, 셋째는 전(동그랑땡, 버섯전, 깻잎전), 막내는 잡채를 맡았다. 아내의 일이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점심 식사 후 막내 올케가 자진하여 설겆이를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시누이가 시키거나 손위 동서가 시켜서 움직이면 안 된다. 부부교사 맞벌이지만 자기 위치를 알고궂은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모습이 대견한 것이다.스스로 하는 것과 시켜서 하는 것은 그 차원이 다르다.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수저가모자란다. 1회용 나무젓가락이 동원될 정도다. 밥상 두개에 열 명이 앉고 식탁 하나에 다섯 명이 앉아도 네 명이자리가 없다. 누가 서서 먹나 보니 역시 모성애가 발휘된다. 자식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여든이 넘으신 장인, 장모. 지금은 둘째 아들네 머무신다. 그러나 그 곳은 목장이라서 자리가 협소하다. 식구들이 모두 모일 수 없다. 그래도 우리집이 편하다. 교통도 좋다. 그래서 우리집에 모인 것이다. 다행히 처남과 처남댁들이 불평불만 없이음식장만을 하였다. 그게 고마운 것이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인 조카들은 한복 차림이다. 부모들이 명절을 맞이하여 준비한 것이다. 한복을입고 세배를 올리는 것을 보니 명절 분위기가 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들에게 줄 세뱃돈은 아들이 챙겨서 미리 건넨다. 수입이 없는 그 분들은 자식 용돈이 주 수입원이다. 필자는 조카들에게 세뱃돈 만 원씩을 주는데 처남들은우리 딸에게 5만원을 준다. 아마도 대학생 신분을 고려한 모양인데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우리 딸이 고등학생, 중학생인 동생들에게 용돈 5만원을 건넨다. 세뱃돈이 서로 돌고 도는 것이다. 나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이 심각하다고 한다. 주부들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사 노동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해야 한다. 집안 청소도 남편이 거들어야 한다.명절 음식 준비는 자식들이 분담해서 맡아야 한다. 어느 한 집에서 떠 맡아 음식준비하는 것은 부담이된다. 어려운 일은 자진하여 맡는사람이 있어야 한다. 상부상조가 필요하다. 그 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다.
아직도 기숙사에는 창틈으로 찬바람이 비집고 들어온다. 커텐도 열지 않는다. 왼쪽발이 시릴 정도다. 학생들이 입사하는 날이라 큰집에서 학교로 바로 왔다. 새벽은 어느 시간보다 귀중한 시간이다.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힘들다. 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그래도 즐겁다. 돈이 들어도, 자유가 없어도 즐겁다. 교통이 복잡해도, 생활리듬이 깨져도 기쁘다. 나를 품어주는 따뜻한 부모형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20년생의 어머님이 계시는 곳이 가까워 더욱 기쁨을 누린다.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로 가는 길은 나를 위한 전용도로 같다. 전혀 밀림이 없다. 소통이 원활하다. 조그만 대화를 나누다보면 목적지에 도달한다. 큰집에 가면 더 평안함을 느끼며 행복을 느낀다. 큰집이 참 좋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평수가 넓어서가 아니고 전망이 좋아서도 아니다. 새 집이라서도 아니다. 따뜻한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4대가 한 집에 사는 것을 보면서 늘 뿌듯함을 느낀다. 형님, 형수님에게도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선생님은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면 좋겠다. 어머니 곁에서 이틀을 잤다. 5남 1녀의 중간인 나로서는 어머니 곁에서 자는 것이 늘 편하다. 깊이 잠을 주무시지 않아도, 많을 걱정을 하셔도 참 좋다. 어머님은 밤새도록 잠을 주무시지 않은 것 같았다. 큰 아들 걱정, 큰 며느리 걱정, 큰 손자, 큰 손주며느리 걱정이었다. 어디 있는지, 어디서 자는지 묻는 것이 밤새도록 하시는 일이었다. 우리 선생님들이 나에게 주어진 학생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면 학생들은 참 행복할 것 같다. 학생들의 장래를 걱정하고, 학생들의 인성을 걱정하고, 학생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학생들의 학력을 걱정하면 학생들은 얼마나 기뻐할까? 학생들이 기대는 곳은 따뜻한 어머니와 같은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이다. 어머님이 계시고 부모님이 계시는 곳이면 아무리 멀어도,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부담스러워도 개의치 않고 부모님을 찾는다. 어머님을 찾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나와의 끈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끈 때문이다. 우리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언제나 단단한 사랑의 끈 역할을 했으면 한다. 아무리 당겨도 끊어지지 않는 끈, 거미줄과 같은 모양만 있고 무늬만 있는 끈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끊을 수 없는 단단한 끈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끈이 되어주는 선생님을 향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겸손한 마음을 지녔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린애들을 보면서 느끼게 된다. 갓 태어난 아이처럼 되면 좋겠다. 갓 태어난 아이는, 어린 아이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거의 없다. 가르치는 우리들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거의 없다는 낮은 자세가 되면 배움에 더욱 열중할 것이다. 알아야 가르칠 수 있으니 가르치기에 앞서 배움에 힘쓰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는 언제나 부모님에게, 친인척에게, 조상들에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옛 세대에게 물어보는 자세가 좋다. 조상들의 경험으로 배운 진리를 잘 생각해 보고, 돌아가신 분들이 생전에 가르치신 내용을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학생 시절 때 돌아가신 삼촌의 가르침이 생각이 났다. 삼촌께서는 하루는 저에게 백지에다가 “너가 알고 있는 한자(漢字)를 다 적어보아”라고 하셨다. 정말 부끄러웠다. 저는 큰집의 4명의 손자, 손녀들에게 백지를 주면서 무엇이든지 좋으니 글을 써보라고 하였다. 많은 양일수록 좋다고 하였다. 잘 쓰는 손주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손주도 있었다. 이들이 크면 나를 기억하며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지 않을까 싶었다. 어른들의 가르침은 ‘늘 정직해라, 깨끗해라, 바르게 살아라’이다. 이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고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가르침이 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