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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국의 안전한 스마트폰 사용 정책

필자는 지난 8월 마지막 주 1주일간 영국의 스마트폰 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런던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내내 많은 영국 사람들과 영국에 관광 온 유럽인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만큼 최근 유럽시장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필자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영국에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전화를 사용하게 하도록 민간단체와 이동통신사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국의 경우 청소년의 60%가량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동·청소년이 인터넷 사용을 안전하게 하도록 노력하는 영국 민간단체인 UK Safer Internet Centre는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360 degree safe'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해콘텐츠에 대한 필터링 장치나 보안시스템 등 하부구조에서부터 학생, 교사 등에 대한 미디어 교육에 이르기까지 학교의 사이버상 노력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도구이다. 측정결과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e-safety' 마크를 부여하는 데 현재 60여 개 학교가 이 마크를 받았다고 한다.

온라인 상 집단 괴롭힘(이하 ‘사이버 불링’)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2009년 3월 도입된 사이버 멘토(Cyber mentor)의 육성을 들 수 있다. 사이버 멘토는 일정 기간 5∼17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사이버 불링이 무엇인지, 사이버 불링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사이버 멘토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교육받은 후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게 된다.

사이버 멘토 교육은 연령별로 단계적으로 이뤄지는데 가령 5∼7세의 학생들에게는 우정이 무엇인지 어떻게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지를 훈련하며, 8∼10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집단 괴롭힘(Bullying)의 개념을 소개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책임과 멘토링에 대해 교육하게 된다. 11세∼17세 학생 대상으로는 집단 괴롭힘(Bullying)이 온·오프 상에서 발생하는 원인과 멘토로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친구들을 돕는 방안을 지도하고 있다. 아울러, 온․오프라인에서 민주시민이 되는 방법과 집단 괴롭힘(Bullying)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그 사실을 알리고 대처해야 하는지 등도 교육한다.

이처럼 사이버 멘토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상호 지지와 지원으로 사이버상의 집단 괴롭힘(Bullying)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모바일 기기나 온라인 공간을 통해 친구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직접 도움을 제공한다. 그 결과 2012년도에는 150여 개 학교에서 2,600여 명의 학생들을 사이버 멘토로 육성했다고 한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학교의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학교에서의 미디어 교육을 통해 사이버 공간의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은 스마트폰의 안전을 위해 이동통신사의 노력과 참여가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가령, 영국의 가장 큰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은 부모들을 위해 'Digital Parenting'이란 안내책자를 발간했다. 이 가이드북에는 부모들이 어떻게 유해콘텐츠 차단서비스를 설치해야 하는 지가 그림으로 쉽게 설명돼 있고 염려스러운 스마트폰 컨텐츠를 어떻게 인터넷서비스공급자에게 리포트 해야 하는지 등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즉 부모들의 눈높이에 맞게 자녀들이 안전하게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방법을 쉽고 자세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이 책자는 2010년부터 학교를 통해 학부모에게 배포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영국의 스마트폰 정책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먼저, 부모를 위한 스마트폰 이용지침서가 국내에서도 시급히 보급돼야 한다. 이 같은 안내서를 통해 유해콘텐츠 차단프로그램을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사이버 불링을 예방하기 위한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 부모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이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영국처럼 사이버 멘토의 육성도 고려해볼만하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또래 조정프로그램에도 사이버 불링에 관한 교육을 가미해 청소년들이 사이버공간의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보다폰과 같이 우리 이동통신사도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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