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강가에 위치한 특성화중학교용정중(교장 박경선) 22기 졸업식이 11일 죽양관에서 열려, 정숙, 감동, 추억, 눈물의 시간을 가졌다. 이 학교의 졸업식은 특이하다.졸업생 모두가 그동안 길러주신 학부모님께, 또 3년 동안 가르쳐주신 선생님들에게 넙죽하게 엎드려 절하는 모습은 재학생은 물론 참석한 학부모님과 내빈들의 가슴에도 새겨질 영상의 한토막이 될 것이다. 3년간 배움을 익히고 졸업한다하여 모든 것이 끝난 것도 아니고 또 다른 출발인데 마지막인 것처럼 행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신문에 보도되는 것을 보게 된다. 과연이들은 학교에서 과연 무엇을 배웠으며, 선생님은 무엇을 추억으로 남기기를 원하면서 가르쳤는지 스스로 되돌아 볼 수 있는 거울 역할을 충분히 하고도 남음이 있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과학문화관에서 이 지역 초등학생들의 그림 전시회가 있어서 찾았다. 지구온난화와 미래를 주제로 그린 그림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위는 현재, 아래는 물 속에 잠긴 삶의 공간을 표현, 수중도시 비키니시티를 모티브로 그렸다.육지에서의 삶은 기억 속으로 희미해져 가고 심해에서는 지구보다 더 문명이 발달해 있을지도 모를 미래세계가 궁금하다. 예전에는 상상의 영역이었던 우주가 열리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화성에 인간이 거주할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화성에 가서 농사를 짓고 화초를 키우는 시대가 요즘 초등학생들이 상상할 수 있는 우주 공간의 상상 영역에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전남 무안교육지원청(교육장 김보훈)은 연말을 맞아 지난달 30일관내 교장(원장) 회의를 개최하고무안교육 의견 공유 및 학교교육 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안교육 2025 설명회에 이어 필자는 '세상을 읽고 미래를 여는 문해력의 힘'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하였다.필자는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이 힘든 것은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적절하게 교육 주체가 따르지 못하는 교육에 있음을 지적하고 필자가 경험했던 교육체험을 바탕으로 '교육이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오늘날 학생들이 잠든 교실이 된 배경에는 교사도 학생도 모두가 책임이 있으며, 잘 가르치는 선생님과 잘 배우는 학생이 있는 곳에 행복한 교육이 가능하여 얼굴에 웃음을 띌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잠들게 된 것은 교과서언어에한자어가 많아이해하지 못하게 되므로 잠들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서 학생들의 소리와 수업 기록에 의하면 "국사시간에 외우기 위해 보고 또 보았지만. 지치기 시작했다. 그래서이것이 사회에 꼭 필요할까? 생각도 해 보고, 결국에는 내 의지는 사라지고 말았다"고 토로한 학생을 보았다. 이렇게 된 이유를 물으니 교과서를 읽어도 단어의 뜻을 이해
순천효천고(교장 조선용)는 19~20일,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과 한자어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한 행사를실시했다. 첫날인 19일에는 김광섭 강사가'한자어 이해가 학력을 좌우한다'를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을 수강한학생들은 한자가 단순한 문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그 속에 담긴 역사와 의미가 현대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학생들은 "한자는 단순한 문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한자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또한, 강사님이 강조한 "꿈이 내 삶을 이끌어간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다며, 한자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 20일에는 '문해력 증진을 위한 사자성어 탐구행사'를 개최하였다. 학생들은 사자성어의 의미와 쓰임에 대해 그룹토론을 진행하며, 평소 자주 사용하지만 정확한 뜻을 잘 알지 못했던 한자어들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사자성어 경시대회에서는 1학년 황OO학생이 1등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황 학생은 "사자성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미와 깊이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는 제 사고의 폭을 넓히
충북 충주예성여고(교장 정문희)는 24일 1학년을 대상으로 선비문화수련 수업을 실시하였다. 7명의 지도위원이 '선비문화 실천의 길', '나를 깨우쳐 줄 퇴계선생', '예절의 향기는 천리를 간다'를 주제로 각 교실에서 실시하였다. 충주예성여고는 1981년도에 설립하여 40회 졸업생 184명을 포함하여 총 1만3715명을 배출한 충주의 명문교이다. 1992년도에는 축구부를 창단하였고, 2005년에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 대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교육 실적을 올린 학교로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학교비전은 '바른 품성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예성인'이며, 교육목표는 '맞춤형 교육과 존중하는 학교문화 조성으로 미래학교 만들기'로 전 교직원이 교육에 열정적인 분위기이다. 정문희 교장의 학생 독서 지도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올해도 서울대 의대 합격생을 배출하였다고 전한다. 선비수업 준비를 위하여 들어서자 마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분이 '행운을 축하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조그만 선물을 준비하여 지도위원들에게전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이런 이벤트를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신기하게 보였다. 선생님, 학생들에
한 국가는 물론 기업, 지역, 학교도 항상 위기가 따르고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였는가는 지도자들의 생각과 열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교육성과에서 반란을 일으킨 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전남의 농어촌 학교들이 학생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는 확연히 비견되는 대목이다.리포터 주 전남 나주에 위치한 영산고(교장 이창균)는1966년 영산포상고로 개교한 뒤, 1997년 인문계고와 상업고가 결합된 영산포종합고등학교로 변신을 꾀했다.2010년 현재의 교명으로 개명한 영산고로서는 괄목할만한 성과였다. 이같은 변화에는 우선 학교법인의 적극적이고 꾸준한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2018년 10월 학교법인 홍인학원의 새 이사장으로 중견기업인 ㈜다스코의 한상원 회장이 취임한 이후 영산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신설학교 개교 수준의 변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영산고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에서는 25년만에 의예과 2명을 배출,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은 학교가 되었다. 202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에서 11년 만에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여기에 의예과 3명, 연세대·고려대 4명
전남 광양시에 위치한 광양고(교장 허광양)는 자율형공립고 2.0 운영으로 올해 괄목할만한 교육성과를 이뤘다. 주요 교육활동은 지역 특화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운영, 기숙형 고교로의 체계적 전환, 교사들의 열정적인 교육 열의, 공간혁신을 통한 미래 교육환경 조성,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 지도 및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지역 명문고를 넘어 대한민국 명문고로 자리 잡고 있다. 자율형공립고 2.0 프로그램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 이 학교는 지역 사회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학생개개인의모두가 다른 특성과 잠재력을 고려한 맞춤형 진로·진학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굴하며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또한, 자율형공립고 2.0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자신의 진로에 따른 활동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공동체 의식 및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지역 대학 연계 RE 활동, 지역과 함께하는 창의적 체험 프로그램, 교과 연계 6대 창의 캠프 등을 통해 전인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명문대 대거 합격으로 교육 성과 증명
전남영암교육지원청(교육장김광수)은 지난 10일요즘 교육에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문해력 신장 방안에 대한 유·초등 원장과 학교장을 대상으로연수회를 실시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문해력을 학교교육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큰 과제이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인 한국어는 고유어(순수 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컨대 ‘찬물’과 ‘헤엄’은 순수 우리말이고 ‘냉수’와 ‘수영’은 한자어이며, ‘버스’, ‘컴퓨터’처럼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어도 있고 ‘버섯 피자’와 ‘교통카드’ 같이 여러 요소가 섞여 있는 혼종어도 있다. 이처럼 한국어는 다양한 단어들이 어휘체계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한국어 단어의 약 70%는 한자로 구성된 한자어가 차지한다. 국가의 3요소 하면 국민, 주권, 영토를 이야기한다. 이 말에서국가라는 의미는 이 3요소 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국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자의 3요소는 허신이 AD 100년에 모양, 음(소리), 뜻으로 규정했다. 예를 들어 日(해 일)이라는 한자를 보면 모양(日), 뜻(해), 소리(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까지 천자문 식으로 한자 공부를 했다. 따라서 모양만을 익히려고
장병호(전 순천왕운중 교장) 작가는최근고구마 심는 날을 펴냈다.2018년 2월 말 퇴직 후 글쓰기를 정진하여 여덟 번째 발간한 책이다. 가뜩이나 책을 안 읽는 시대에 형식보다는 내용에 충실한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필자와는 동향으로 전남교육연수원에서 처음 만나 같은 지역에서 교직생활을 하면서꾸준히 깊은 교제가 이뤄진 참 믿음직한 후배임을 자랑하곤 한다. 덕분에 지금까지 작가가 쓴 글을 통하여 그의생각에 공감을 느낄 때가 아주 많다. 말이 좀 느릿하지만 항상 진실을 이야기 하며 매우 성실한 인격에 그 모습이 오롯이 얼굴에 나타난다. 그가 쓴 글에서도 매우 차분하고 서정적인 글이물 흐르듯이 흘러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차분해 진다. 책속의 글 '교사의 보람'을 읽어보면선생님 냄새가 물씬 난다. '교사로서 가장 가슴 뿌듯한 순간은 언제일까?'를 고민하는 것은 교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내 경험으로는 졸업한 제자가 '선생님!' 하고 찾아와넙죽 절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장성한 제자가 선생님을 찾는다는 것은 세월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만큼 제자에게 뭔가 좋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다시 찾 아올 정도의 제자
경기 참한빛유치원(원장 정희경)은 7일파주 운정행복센터에서 박주정 한국교원대 연구교수를 초청하여 학부모를대상으로 연수회를 실시하였다. 강의 주제는 '미래에 대비하여 내 자녀를 어떻게 양육과 교육을 할 것인가?','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하고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박주정 교수는 32년 동안의 교직에서 교사에서 출발, 장학사, 장학관, 교육국장, 교육장의 직위를 거치면서 벼랑에 선 학생들을 오직 사랑으로 교육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엮어 가면서 강의를 진지하게 진행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제목의 책으로 출판, 서점가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교육에서 중요한 핵심은 "교육이란 많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해졌을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열려 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선생님에게 교육이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가르침’이 아니라 한 마디로 ‘동행’'이었다. 옆에서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학생들은 희망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침침한 교실에서, 광야의 벌판이나 강가에서, 경찰
요즘 사회에서 문해력 문제가 언론에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아진것은 다수가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실제로 우리 국민의 어휘력과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역사를 살펴보면18세기 중반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종교개혁을 일찍 받아들인 나라들은 누구나 성경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문해율이 급상승해 산업혁명을 앞당겼다. 반면 종교개혁에 소극적이던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북유럽에 비해 문해율이 뒤처져 경제력도 추월당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전인 19세기 중반에 이미 50%를 넘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식자(識字)율에 힘입어 강대국 반열에 합류했다. 그런데 우리의 지금 상황은 어떤가. 한마디로 여러 조건들이 뒷걸음질 하고 있다.인구가 줄고 늙어가는데, 국민 역량마저 낙후되는 추세다. 성적 우수자는 의대로만 향하고 학생들은 선행학습으로 창의력 교육보다 암기중심의 문제풀이 교육이 주를 이룬다. 고령층의 디지털 문해력이 선진국 하위권인 점을 빼면, 국민의 기초역량은 아직 우수하다지만 문해력 분야에서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한글만을 배워 한자를 모르는 세대를 일러 '한글세대'라고
전남 구례고(교장 이상원)가 지난달 19일 발표한교육부 지정 '자율형 공립고 2.0'(이하 자공고 2.0) 3차 공모에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를 통해 구례고는 연간 2억 원(5년간 총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이고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구례고는 구례군의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자 지역의 자연환경과 산업 특성을 살린 혁신적 교육모델을 내세워 이번 공모에 응했다. 지리산과 섬진강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생태환경 교육을 강화하고, 재난 예방 및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의 안전 역량을 키운다는 취지다. 또한 구례군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한 K-Food 특화 교육과 구례자연드림파크와 협력한 친환경 식품 및 항암 식단 연구 프로그램도 포함돼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학년도부터 협약이 체결된 국립순천대, 청암대, 구례군청, 지리산생태탐방원, 구례자연드림파크 등과 협력해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과 첨단 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연계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자율형 공립고 2.0은 학교가 지방자치단체·대학·기업 등 지역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한국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해외에 한국을 홍보하고교류 증진에 오랜 역사를 가진 태권도의 보급, 최근의 K-팝, 영화, 음식, E-스포츠, 한국인 친구 등 다양한 계기로 한국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한국어 확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류'라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물'을 만난 이 좋은 때에정부는 보다 과감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로스 킹 교수는 지난 달 13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특강과 30일 유튜브 채널 ‘어썸코리아’에서 한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최근 한국에서 한글을 편애하고 한자를 배척하는 문화가 생겨나“지난 20년 사이에 한자 교육이 한국교육현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면서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인은 일찍부터 학교교육을 통하여 한글이 세계에서 최고의 글이라고 배우면서, 한자를 배척하는, 즉한글에 대한 숭배, '한글 컬트'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글이 훌륭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좋지 않은 현상인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가
허승호 전남 여도중 교장은 최근 시집 '구름 한 권'을 펴냈다. 허 교장은 자기 안에 누적된 시간의 갈피를 한 장씩 넘기면서 그 안에 서 시를, 그리고 '생'을 만들어 왔다. 그런데 그가 '시'와 '생을 붙잡고 싸웠던 숱한 시간은, 그가 오래 다짐했던 것처럼, '뒤돌아보지 않아야 할 것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함에도 그가 그 순간들을 오롯이 한 권의 시집 안에 담아낼 수 있었던 건 시라는 예술에 담겨 있는 위반의 미학이 있어서일 것이다. 절벽을 그리다 감꽃처럼 떨어져 있는 개도에 갔습니다 활어처럼 한 발 한 발 둘레길 헤맸습니다 길은 언제나 벼랑 위에 똬리를 틀고 생을 흔들었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담뱃불처럼 희미해질 무렵 절망의 못을 새벽처럼 깊게 박았습니다 누구나 삶의 한 발은 절망이라고 낭떠러지까지 가 본 사람들은 말합니다 얼마나 휘청거려야 절벽 앞에서도 두렵지 않게 서는지를 쇠가마우지를 보면 압니다 둥지는 지상이 아닌 허공에만 올려져 있고 새들은 절벽에서 나는 법을 배웁니다 섬들은 바람과 파도의 유언으로 절벽을 키웠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바람과 파도를 만나야 가슴에 절벽을 키울 수 있을까요 절벽을 오를 때마다 가슴에 담아
우리는 지금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한 국가의 정신을 문명과 비문명으로 가르는 기준이 되는 것은 그 나라의 교육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현장이불신의 회오리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초·중등 교직의 장래를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으로젊은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시대가 되었다. 경제적 측면의 문제도 있겠지만 교육 수행 능력인 교사권력을 빼앗긴 원인이 크게 작용하였다. 그런가 하면 한 때 가장 선호한 직업 1위를 차지했던 초등학교의 젊은 교장 선생님도 힘들어 더 이상 못 버티겠다고 정년 퇴직을 몇 년 앞두고 사퇴를 하겠다는 하소연도 들려 온다. 경제도 힘들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거짓이 횡행하고 사기 범죄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가짜가 판치는 시대가 아닌가? 진짜 실력자는 한국 밖으로 나가고 한국 경제도신뢰하기 어렵다고 외국인 투자자의 돈도 한국을 떠난다니 한숨이 나온다. 정치 사황의 혼돈 속에서 이로 인한고통이 설상가상으로 겹쳐지면 더욱 힘들어 질 것 같다. 일반인이라면 용서가 되지만 교사의 조그만 잘못도 용서하지 못하는 시대다. 한마디로 각박한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