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지인의 홈페이지에 이렇게 적혀있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말하고 싶을 때는 메신저 목록에 있는 안 친한 누구에게라도 말을 걸고 싶다. 정말 말하고 싶다.”라고 말이죠. MSN. 그러니까 다들 ‘엠에센’이라고 부르는 걸 제대로 하기 시작한 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메일보다 실시간으로 용건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 더 편하고 빠른 걸 찾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MSN 사용을 최대한 미루어 온 이유에는 녀석에 대한 초창기의 안 좋은(?)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로그인을 하는 순간, “뭐야, 지금 출근한 거야?”(취재를 다녀오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괜히 찔리는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라는 메시지를 읽어야 했고, 점심시간인 12시가 넘어도 로그인이 되어있으면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는 모양이지?”라는 친구의 재미없는 농담도 날라 오기 일쑤였으니까요. 나름 소심한 제가 녀석을 컴퓨터에서 파내 버린 건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랫동안’ 메신저와는 담을 높게 쌓고 지냈다고 해야 할까요. 요즘엔 웹 카메라를 달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친구도 있지만 거기까진 아직, 좀 더 참아보려고 한답
1 여덟 번 째 막내딸의 결혼식 전날 일흔 둘의 어머니는 내일이면 신부가 될 막내와 나란히 누워 천정을 쳐다본다. 이 딸을 낳던 그 이른 봄 쌀쌀했던 산부인과 병실에 누워있던 자신의 모습이 어제처럼 다가온다. 어머니는 성장한 딸의 어깨를 가볍게 껴안는다. “엄마, 얼마만이예요. 저를 껴안고 자던 것이?” “세 살 때까지 엄마의 젖을 먹었으니까, 이십삼 년 만이다.” “제가 세 살 때까지 엄마 젖을 먹었어요? 그 때까지 엄마가 젖이….” 막내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세 살 때까지 젖을 먹었다니, 처음 듣는 말이다. “세 살 때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너도 천재는 아니구나.” 옆 침대에서 아버지가 장난스럽게 말한다. “제가 세 살 때까지 엄마 품에 잤다면 아빠가 저를 얼마나 싫어했을까? 제가 엄마의 젖을 다 차지해 버렸으니?” 막내가 아버지를 향해 돌아누우면서 실눈으로 웃었다. “아, 생각이 나요? 자다가 한밤중에 잠이 깨어보면 제가 엄마 등 뒤에 혼자 있었어요. 아빠가 절 뒤로 밀려버렸지요?” “프로이드할아버지가 들으면 웃겠구나. 엄마를 사이에 두고 딸이 아빠와 다투었으니….” 셋은 소리 내어 웃는다. “그런데 왜 저를 세 살 때까지 젖을 먹이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