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도 섬에 있는 광명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3일의 장기(長期) 연수를 마치고 원산도로 들어온 날 저녁, 아내가 여름 저녁의 별식(別食)으로 냉국에 냉면을 말았다. 연수를 떠나기 며칠 전부터 냉국이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것을 잊지 않고 한 것이다. 가장 맛있는 냉국을 만들고 싶었는지 온갖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다. 우선 국물부터 달랐다. 밍밍하고 아무 맛도 없는 생수 대신 바지락을 풍성하게 넣고 삶아 국물을 만들었다. 바지락 국물 맛을 아는 사람들은 그 시원하고 깊은 맛이 떠오를 것이다. 그 국물에 청양고추 두 개를 썰어서 넣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맛이 훌륭할 것이라고 머리는 경험적으로 미리 안다. 거기에 원산도 어부가 만든 액젓을 넣었다. 오로지 바닷고기와 묵은 소금으로만 3년 이상을 담가 만든 것이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맛있다.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어도 소금 짠맛이 없다. 깊은 감칠맛이 입안을 행복하게 한다. 그 국물에 냉면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채 썬 오이를 고명처럼 냉면 위에 얹었다. 오이냉국 냉면의 완성이다. 내 앞으로 냉면을 냉국에 만 그릇을 밀어 놓으며 아내의 얼굴이 흡족(洽足)하다. 어서 맛을 보고 입으로 맛본 것을 이
17개 시·도교육감이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이들이 내놓은 ‘첫 메시지’의 화두는 ‘학력’이었다. 보수·진보 성향 할 것 없이 학력 신장에 방점을 둬 눈길을 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취임사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인 전수 학력평가 시행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평가를 통해 학력 실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하윤수 교육감 인수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부산 지역 모든 학교에서 초6, 중3, 고2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고 5일 밝혔다. 초3~고1 대상으로 치러지는 기초 학력 진단평가도 내년 3월부터 전수조사를 원칙으로 시행한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도 취임식에서 “가르침과 배움이 있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면서 “학습 과학을 기반으로 AI, 에듀테크 등을 활용한 다양한 진단과 학생성장 이력이 축적될 수 있는 맞춤형 학생 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교육감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초 학력 진단평가 개선 방안’을 결재했다. 충북교육청은 초3~고1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진단평가를 내년부터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진보 성향으로
누리과정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의 일몰기한을 2년 연장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유특회계는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공통 교육‧보육과정(누리과정) 비용을 지원하는 특별회계로, 2017년 3월 한시 회계로 설치된 이후 올해 12월 31일까지 일몰기한이 연장된 상태다. 그러나 일몰기한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누리과정 운영을 위한 재원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고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꼽히는 유보통합도 논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유보통합이 완료될 때까지 유특회계 일몰을 재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일몰기한을 2024년 12월 31일까지 2년 더 연장하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아이들에게 양질의 유아 교육과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유보통합 문제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관계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교육‧돌봄 수요자가 만족할 수 있는 유보통합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를 보면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어린이를 존중해 주세요’,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습니다’라는 말을 꼽았다고 한다. 어린 아동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사용하기 시작한 ‘어린이’란 단어.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뜻을 정확히 모른 채 부모의 소유물이나 어른들의 가르침과 보호가 필요한 약하고 부족한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현재 유치원을 포함해 전교생 31명의 작은 어촌학교인 월포초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주 아화초에서도 4년간 공모교장으로 근무했었는데, 두 학교에서 실현하고 싶었던 교육적인 이상과 꿈이 바로 어린이들이 한 인간으로 존중받는 행복한 학교와 가정에서 자라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경제적 빈곤을 넘어 관계 빈곤과 시간 빈곤이 어린이의 행복감을 더욱 저해한다는 현실을 접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한 인간으로 존중받고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이 더 절실하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EBS 인기 교양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교재와 3분 요약 동영상을 오는 8월부터 중·고교 교실에서 무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시즌 1을 마무리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각 분야 최고 석학의 명강의로 세간의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강연을 학습 도구로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 석학별로 제작되는 ‘위대한 수업 석학 교재’에는 이론소개와 QA식 강의 요약을 담는다. 강의 별로 제시된 3개의 핵심 질문과 답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업이 이뤄지도록 기획했다. 수업에 활용이 가능한 3분 이내의 다이제스트 영상도 함께 제공한다. 교재는 유발 하라리의 ‘AI시대 인류의 생존법’ 등 ‘위대한 수업’ 시즌 1의 명강의부터 순차 배포된다. ‘위대한 수업 석학 교재’와 동영상은 K-MOOC 웹사이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소년 명창은 있을 수 있지만, 소년 명고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판소리에서 ‘고수’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다. 수많은 장단과 법도를 모두 외워야 함은 물론, ‘명고수’라는 말을 듣기까지 오랜 수련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첫째가 고수요, 둘째가 명창이라는 뜻의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도 고수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소리판에서 고수는 단순 반주자를 넘어 소리의 빠르기를 조절하고 추임새를 통해 분위기를 이끌거나 소리꾼의 상대 역할을 하며 소리에 혼을 더해준다. 이처럼 다양하고도 어려운 판소리 고수 역할을 남들과는 다르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러나 누구보다 성실하고 즐겁게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학생이 있다. 이도현(울산혜인학교 2학년) 군이 그 주인공. 난산으로 태어나 시각장애를 갖게 됐지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판소리 고수를 향한 도현 군의 도전에 장애가 될 순 없었다. “한쪽 눈은 아예 보이지 않고 한쪽 눈은 저시력 약시여서 악보를 보기 어려워요. 그래서 한 번 확대기에 넣어서 볼 때 통으로 책을 다 외워버려요. 머릿속에 가락과 장단이 다 있다 보니 변형된 장단이어도 바로바로 칠 수 있도록 저만의 기술을 터득한 점이 제 장점입니
딥브레인AI는 지난 대선 기간 화제를 모은 AI 윤석열을 탄생시킨 회사다.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갖춘 AI 전문 기업으로 방송, 금융, 서비스업 등 다방면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연로한 부모님을 AI 휴먼으로 구현해 돌아가신 후에도 만나볼 수 있는 '리메모리' 서비스도 출시했다. 다양한 서비스 중 AI스튜디오스는 교육 분야에 접목 가능한 콘텐츠다. 미리 제작된 20여 종의 AI 휴먼을 선택해 원하는 대사만 넣으면 실제 인간이 말하는 것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김현욱 아나운서 등 유명인을 본뜬 모델을 제공하므로 동영상 강의나 학교·기관 소개 영상 등에 활용하면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PPT 자료를 배경으로 선택할 수 있어 발표 자료 만들기도 적합하다. 초상권이 해결된 가상 인간이므로 얼굴 노출을 원치 않는 구성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최신 AI 기술을 체험해볼 기회가 된다. 직접 작성한 대사를 AI 휴먼이 말하는 영상을 제작해볼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8000자 정도 말하는 분량의 영상 제작 체험이 가능한 스타터 라이선스는 3만 원 안팎이어서 부담이 크지 않다. 더 많은 이용을 원
북한과 남한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두 개 중에 하나를 골라봅시다. 남한과 북한의 현재 경계는 휴전선일까요, 38선일까요? 정답은 휴전선, 정식 명칭은 군사분계선이에요. 38선이나 휴전선이나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는 아픈 역사가 깃든 경계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38선은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 직후 소련과 미국에 의해 설정된 분계선입니다.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남과 북을 나누어서 38선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1945년 8월 15년 일본의 항복으로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한반도에는 해방과 동시에 미군과 소련군이 주둔하게 됩니다. 소련군은 평양에서 북쪽을 장악하고 미군은 서울에서 남쪽을 장악했어요. 이후 소련과 미국은 양측의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서 38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을 나눌 것을 합의했습니다. 38선 설정에 우리 민족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휴전선이 정해지기 전까지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경계선 역할을 했습니다. 6.25 전쟁 휴전 전까지 38선이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경계였다면, 1953년 7월 27일 휴전 이후부터는 휴전선이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역할을
“초등 전일제 학교의 도입‧운영에 따른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활동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초등 전일제 학교과 교육 전문성 측면에서 학교와 교원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를 세심하게 검토하는 것에 더해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과 관련한 불필요한 업무부담을 해소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국정과제로 삼고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초등 전일제 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구체적인 지원법안을 제정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제한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초등 전일제 학교의 기본 원칙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의 자율적 참여와 선택권 보장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자율적 운영 및 공공성 확보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일제 학교 시나리오로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기존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운영시간을 확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미얀마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 학습도서 시리즈인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 약 4000부를 미얀마에 보급한다. 군부 집권 이후 공교육이 위축된 미얀마 초등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사업은 군부 쿠데타 상황으로 정상 등교가 어려운 미얀마 초등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및 자기주도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 경제 수준에 비해 어린이 도서 가격이 비싸 가정 내 학습도 쉽지 않은 미얀마의 국가적 상황도 반영됐다.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을 보급 도서로 선정한 것은 세계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보편적 지식을 짜임새 있게 담고 있어서다. 자기 주도 학습에 적합한 구성과 EBS의 공신력도 한몫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탐구생활 시리즈는 우리나라와 문화적 차이가 있는 미얀마 학생들이 보기에도 적합한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어 선정했다”며 “굿네이버스는 앞으로도 미얀마 지역 아동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굿네이버스는 올해 하반기 중 번역 작업과 검수·검토를 거쳐 내년 9월까지 미얀마에 어린이 학습도서를 보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아동 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