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딸랑 딸랑딸랑. 둔탁한 듯 쨍쨍한 워낭(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소리와 함께 늙고 비쩍 말라 볼품없는 소 한 마리가 등장한다. 축 처진 눈꺼풀이 눈곱 낀 눈동자를 반쯤 덮은 채 털이 듬성듬성 빠진 볼기짝엔 소똥이 덕지덕지 말라붙어 있다. 한눈에 봐도 쓸모없고 병들어 보이는 소의 뒤를 역시 늙고 마른 몸의 추레한 노인이 뒤따른다. 마치 쇳덩어리라도 달고 있는 양 너무나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떼는 모습이 소나 노인이나 위태위태, 별반 다르지 않다. 보는 이의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서로 닮은 늙은 농부와 소 늙은 촌부와 소가 주인공인 영화 워낭소리는 경북 봉화 하눌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팔순의 최원균 할아버지와 그의 마흔 살 먹은 소의 동행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조용한 농촌 마을, 이야기는 별 특별한 사건 없이 전개된다. 무슨 재미난 꺼리가 있을까 염려되던 찰나, 주인을 닮아 덜컥거리는 낡은 달구지를 느릿느릿 끌고 가는 소와 짐짝처럼 수레위에 실린 깡마른 노인을 보고 있는데 그만 목울대가 아파온다. 가끔씩 들리는 방울 소리 외에는 아무런 대사도 없이 너무도 고요한 장면. 그저 하염없이 터벅터벅 걸음을 옮길 뿐인
왜 이탈리아? 와인하면 프랑스 아닌가? 요즘 뜨는 것은 칠레나 호주 와인이 아닌가? 맞습니다. 엄청난 가격에 훌륭한 품질하면 프랑스죠. 신의 물방울에도 대부분 프랑스와인이 주인공이구요. FTA를 계기로 칠레와인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도 사실이고 최근 호주 와인들도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탈리아일까요? 현재 와인 생산국 중 가장 오래된 포도재배와 와인생산국인 곳. 최대 생산량을 기록하는 곳. 비록 근대화된 시스템이 늦어졌지만 결코 프랑스보다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곳. 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국이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과 가장 비슷한-증명된 바는 없지만-탓에 기다렸다 마시는 와인보다는 바로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좋아하는 나라. 주변 국가들의 끊임없는 침략으로 몸살을 앓았던 곳. 르네상스의 발현지이며 근대 문화에 가장 많은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나라. 이 정도면 답이 될까요? 이탈리아는 지난해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으로 등재됐습니다. 2007년보다 8% 증가한 47억L의 와인을 생산해 44억L에 그친 프랑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이탈리아 국민들의 와인 소비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1970년대 1
광주터미널에서 화순방면으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용연학교. ‘관심과 칭찬 주시면 스스로 배워갈 수 있어요’라는 현수막이 한눈에 확 들어오는 학교의 모습이 여느 시골의 작은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밤새 내린 비로 흠뻑 젖은 운동장을 빙 둘러 조심스럽게 교무실 문을 두드리자 나무로 된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린다. 교무실 안에서는 용연학교의 전 교직원이 둘러앉아 라면으로 점심끼니를 때우고 있다.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김철구 교장이 합석을 권했다. 교장, 교사가 허물없이 대하는 모습이 이학교의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지역사회가 힘 모아 이룬 결실 교사 100명이 매월 1만 원씩 걷어 사단법인 광주청소년교육원을 설립한 뒤, 그 산하에 설립된 용연학교. 뜻이 있어도 그 뜻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기에 어떻게 그 뜻이 모이게 됐는지가 우선 궁금했다. “처음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5월 광주시교육청 안순일 교육감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었어요. 2007년과 2008년 사이에만 진급유예 된 학생이 500명에 달해 교육청에서도 해결책을 찾던 중이었죠.” 안 교육감의 말에 공감한 광주교육청 장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성대 목소리는 다양한 호흡 기관의 상호 작용으로 만들어지는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성대로 소리의 높낮이나 크기, 음색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대는 목 안쪽 후두 안에 한 쌍의 주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피층, 라인캐시 공간, 성대인대, 성대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성대가 굵고 길며, 어린이와 여성의 성대는 가늘고 짧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남성 성대의 진동수는 적은 편이며 여성의 경우는 많은데 이 차이가 목소리의 높낮이를 결정한다. 성대에 무리를 주면 다양한 질병이 발생해,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성대질환은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치료과정 등에서 성대에 변형이 발생해, 본래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 또한 목소리 변성 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후두암 등과 같은 중요한 질병의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성대와 관련된 질병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대결절, 성대폴립, 성대부종이다. 성대결절 성대결절은 TV나 신문을 통해서 자주 접하는 성대질환이다. 특히 목소리가 생명인 가수들이 무리한 활동으로 성대결절에 걸렸다는 기사는 누구라도 한 번쯤은 접해
훈화로는 인성을 바꾸기 힘든 요즘 아이들 “싫어요. 제가 왜 그래야 해요?” 고학년 아이들을 맡게 되면 아이들로부터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감정적 폭발로 친구와 싸우고 난 뒤 상황을 중재하려고 해도 아이들은 자기 기분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계속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심지어는 혼을 내는 교사에게 반감을 갖는 경우가 흔하다. 아이들의 이런 경향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어른들이 하는 말은 늘 뻔한 잔소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훈화위주의 도덕교육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점점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알고 이해되는 수준에서는 행동이나 마음의 습관까지 바꾸지는 못하는 것이다. 사실 뇌의 발달과정으로 본다면 사춘기 아이들의 불안감이나, 우울, 충동적인 정서반응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시기 아이들의 뇌는 공포나 분노 같은 정서를 담당하는 측두엽은 지나치게 활성화되지만 이러한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듯이 이러한 현상을 그냥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숙한 어른으로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전
Mentee 허지윤 | 강원 원주 대성중 교사 봄날의 미풍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는 나날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께 ‘가르치는 자의 기쁨’을 배운 허지윤입니다. 선생님을 처음 뵌 때는 4년 전 교생실습 기간이었습니다. 제 삶의 방향을 교직으로 정하고, 처음 아이들을 만난 때였지요. 그때 학생과 교사의 중간 위치에서 모호함도 느끼고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가치 있는 소명인가를 배웠습니다. 선생님은 교직에 대해, 그리고 웃음 속에 배움이 느껴지는 국어수업에 대해 제게 많은 교훈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인지 교생실습의 체험은 늘 생생한 현재 진행형으로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 후 강원 원주 대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꿈과 포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맑은 눈망울을 가지고 잘 커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요즘 한 가지 의논드리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요, 바로 국어수업에 대한 고민입니다. 교실에 들어가서 떠드는 아이들을 가라앉히고 수업준비를 시키는 데 시간이 걸리고, 학생들의 흥미을 유발하거나 관심을 유도하는 부분이 다소 어렵게 느껴집니다
‘경계’를 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 책의 저자 벨 훅스는 책의 앞머리에서부터 마구 경계를 긋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흑인, 여성, 페미니스트, 영문학 교수 등의 단어를 사용해 자신의 위치와 경계를 확실히 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숨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조차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벨 훅스가 책의 앞머리에서 경계를 치는 순간 제 마음에도 경계가 그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아주 자연스럽게 저의 경제적 상황, 성별, 인종, 학벌 등을 고려한 나의 사회적 위치가 그려졌습니다. 경계를 긋는다는 것은 자신이 어느 위치에 놓이든 그 자체로 기분이 좋지 않은 작업입니다.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기분이 개운치 않은 경계 긋기는, 겉으로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평소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작업입니다. 길거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어린 학생을 보고서 그냥 지나치는 어른이 있다면, 그 순간 그 어른은 그 학생과 자기 사이에 경계를 그은 셈입니다. 불편한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 경계 긋
01. 사립학교 학급・학과가 폐지되어 폐직・과원이 발생할 경우 교원의 면직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3항」과 「지방공무원법 제62조 제3항」은 “폐직, 과원이 되었음을 이유로 공무원을 직권면직시킬 때에는 임용형태・업무실적・직무수행능력・징계처분사실 등을 고려하여 면직기준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임용형태・업무실적・직무수행능력・징계처분사실 등을 고려하여 정한 면직기준’이란 결국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사립학교에서 폐과 등에 의한 폐직, 과원이 발생하여 교원을 직권면직함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면직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면직대상자의 실적과 능력 등을 심사해 별다른 하자가 없는 교원은 가급적 구제하는 조치가 요구됩니다. 그런데 국・공립학교는 이러한 경우 교원 임용주체인 국가나 지자체가 산하의 다른 국・공립학교나 해당학교의 다른 학과, 학부 등으로 교원을 전직발령 내지 배치전환하여 교원의 면직을 회피하거나 면직대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