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교 55주년을 맞은 서령고등학교는 그동안의 사료들을 모아 역사관을 꾸몄다. 예전 멀티미디어실을 리모델링하여 개관한 역사관에는 각종 사진, 증빙 서류, 상장, 기념패, 발간물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역사관에 들어서면 우리 서령고등학교가 그동안 명문 사립고등학교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파노라마식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때문에 우리는 역사관을 통해 서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조명해 볼 수 있다.
제 마음속엔 아무리 짜내고, 퍼내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당신의 사랑이 있습니다 이렇게 조용한 시간이면, 누군가를 잊는다는 것이 불안해집니다. 사랑하고 존경한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내 마음 속에 인생의 구심점이 되어주신 외할머님. 이미 이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외할머님은 나의 어머니이고, 외갓집은 마음 속 고향입니다. 일곱 살까지 외할머님을 엄마라 부르며 그곳에서 자랐기 때문이겠지요. 오늘이 외할머님의 ‘45주기 기일’이네요. 외할머님. 누구나 다들 세월이 가면 부모가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법입니다만, 저도 어느새 두 손자를 두었습니다. 손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당신의 뜻이 저에겐 한없이 큰 빛이었다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제 마음속엔 아무리 짜내도, 퍼내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것은 당신의 사랑밖에 없습니다. 오전에 밭에서 일하시고, 점심 잘 잡수시고 손자를 품에 안으시고 평안한 잠결에 그대로 운명하셨습니다. 짧지만 모두에게 소중한 삶을 사셨기에 아무나 누리지 못하는 죽음의 복을 받으셨다고 합니다만, 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가족들에겐, 그리고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모두에겐 슬픔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할머님. 운명
'2011년, 올해의 아름다운 스승 11명을 공개합니다'에 이어 수상자들의 프로필(조선일보.12.22)을 자세히 읽었다.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고 뿌듯한 기분이다. 아직도 교직을 성직(聖職)으로 여기는 교사들이 그만큼 많음을 알게 되어서다. 먼저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훌륭한 교사들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공교육살리기에 앞장서 온 조선일보사 등 주최측에도 경의를 표한다. 특히 ‘올해의 스승상’은 다른 교육상과 달리 평교사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상임도 밝혀두고 싶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최근 3년 동안 수상자에 문예 및 학교신문‧교지제작 지도교사가 없어서다. 글쓰기지도의 경우 다른 공적과 함께 어쩌다 수상자가 있지만, 학교신문‧교지제작 지도교사는 시행 9회 동안 아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어교사 대부분이 맡길 꺼려 하는 글쓰기 및 학교신문 제작지도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이른바 국어과의 3D업종으로 취급받는 글쓰기 및 학교신문(교지제작 포함) 제작지도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되는 이런저런 교육상 결과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실제로 ‘눈높이교육대상’, ‘한국
임중호 전 서령중·고교 교장선생님께서 지난 40여 년 간의 교직생활의 경험을 담아 최근 펴낸 '인고의 보람'이란 책의 출판기념회가, 12월 28일 서령고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교직원, 제자, 동문, 가족, 친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출판기념회서 저자인 임중호 전 교장선생님께서는 "노경에 있는 인생을 정리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지난날의 잘잘못을 자문자답하면서 반성하고 또 반추하면서 여생에 대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흥미와 숙연한 마음으로 그동안의 발자취를 더듬어보았다."면서 "바쁘신 와중에서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출판 소감을 밝혔다.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은 지금 군산관내 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체능분야 장학생 선발중이다. 연말까지 신청서 접수가 마감되면 곧바로 심사에 돌입, 2월초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과성적 우수학생 위주의 수월성교육 예산지원이 아닌 예·체능특기학생 대상의 장학사업은 필자가 알기론 도내 지자체중 군산시가 유일하다. 뜨겁게환영하고 열렬히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다. 보도에 따르면 진흥재단은 2008년 135명 1억5900만원, 2009년 187명 1억6800만원, 2010년 162명 1억2400만원 등 최근 3년간 예·체능 분야 우수학생 484명에게 총 4억7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009년 필자가 추천한 제자 2명도 각각 40만원과 3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2010년엔 제자 5명이 30~60만 원의 장학금을 각각 받은 바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장학금 받고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의 보람과 기쁨은 두 배다. 며칠 전 작년보다 2명이 늘어난 것을 나름 뿌듯해하며 7명의 신청서를 접수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물살리기실천수기 최우수상(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혼불학생문학상 장원 등 지난 해보
비현실적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는 내내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왔다.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그저 누군가 만들어낸 멜로드라마 속 선남선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일 뿐인데, 그 비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도대체 왜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느낀 것일까? 의지나 환경, 치명적인 무지 혹은 책임감으로 인해 견딜 수 없으나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운명에 맞서는 주인공의 비극을 직시할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극복하기 힘든 고통과 시련으로 점철된 사랑을 감내하는 선남선녀의 비극적 운명의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멜로(melo)’라는 장르 하나만으로는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장르 복합적인 경향이 대세인 드라마 환경에서 이른바 ‘정통 멜로’를 표방한 천일의 약속(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은 김수현 작가의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방영 전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화려한 볼거리에 자극적인 소재가 범람하는 드라마 환경에서 이미 수많은 드라마에서 반복적으로 되풀이하여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사랑 이야기가 유효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의 필력이 진부하고 상투적인 사랑 이야기를 ‘알츠하이머’라는
진로와 연관된 개인의 특성 이해하기 나에게 맞는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로란 나의 삶의 방향이고 무엇을 해서 먹고살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로 안에는 일이 포함되며, 그 일은 자신의 특성을 잘 살릴수록 행복과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성이란 무엇인가? 특성이란 살아가면서 점차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자기만의 특별한 성질을 의미한다. 사람마다 체격, 얼굴 모양, 웃는 모습, 걸음걸이 등이 다양하듯이 흥미, 적성, 가치관 성격 등도 각각 다르게 태어난다.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른 설계가 필요하다. 진로와 연관된 특성의 종류와 내용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자. 가. 흥미 흥미란 무엇을 좋아하느냐를 의미한다.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어떤 과목을 좋아하는지 등을 포함해서 어떤 것을 할 때 재미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부분은 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고, 또 어떤 이는 격한 활동을 좋아하기도 한다. 어떤 학생은 국어과목을 좋아하고 또 다른 어떤 학생은 수학을 더 좋아하기도 한
[PART VIEW]세 시간에 걸쳐 마을을 관통하는 축제 기지시 줄다리기를 찾아 백만종 | 전 서울서초초 교감 우리나라 줄다리기의 연원은 아득한 옛날 삼한시대에 농경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줄다리기는 농경사회의 풍년 기원 및 제례의식의 테두리를 벗어나 지역 간 또는 마을 간의 대항 행사로 발전해 지역민과 마을 사람들의 단결심과 협동심을 고취하는 집단놀이로 발전됐다. 우리나라는 중부 지방 이남 곳곳에서 줄다리기가 많이 행해졌고, 오늘날에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경남 창녕군 영산면의 영산 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와 기지시 줄다리기가 쌍벽을 이루며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많을 때는 10만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해 공동체를 확인하는 민속행사로 농촌 사회의 협동 의식을 돈독히 해주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고을 사람들 노소를 막론하고 참가해 줄을 당겨 승패를 겨루는 큰 축제이다. 줄다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야제로 당제를 지내는데 기지시 인근 국수봉 정상에 있는 국수당에서 당제를 지내고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줄다리기는 그동안 윤년이 드는 해의 음력 3월 초에 택일해 하다가, 몇 년
[PART VIEW]2012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 생활지도로 인해 교사들이 많은 보람을 느끼기를 바라면서 올해도 ‘생활지도의 달인’ 되기를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자 한다. 글을 쓰다 보니 생활지도란 말보다는 행동지도란 말이 더 적절할 듯하다. 생활지도의 범위는 진로지도까지 상당히 넓은데 이 지면을 통해서는 주로 행동지도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교육계에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참으로 반갑고 다행스럽다. 아이들이 일으키는 문제행동에 집중하다보면 교사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점점 더 심각해진다. 이러한 악순환을 경험한 바 있으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소위 문제행동을 잘 지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부터 생각해보자. 무엇이 문제행동인가? 아이들의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백창우 씨의 ‘문제아’란 노래의 가사를 살펴보자. 물론 이것은 아이들의 눈에 비친 문제아의 정의다. 정말 이 노랫말대로 보면 문제아가 되는 건 너무나 쉽다. 아이들의 일상이 거의 그렇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른이 보는 문제행동은 무엇일까? 관련 책들을 여러 권 찾아봐도 문제행동의 정의
[PART VIEW]1. 결혼식에 갔었다. 결혼식장 오른쪽 전면 대형 스크린에 신부의 자라온 성장 과정을 담은 장면들이 사진으로 비추어지고 있었다. 물장난하는 개구쟁이 시절도 있고, 학창 시절 교복 입고 다소곳이 책가방을 들고 맑은 미소 띤 표정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아름다운 아가씨로 자란 모습도 있고, 먼 이국의 어느 도시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도 있다. 그리고는 지금의 신랑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청춘의 시절들로 채워진다. 아름답다.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신랑, 신부의 자라온 사진을 저렇듯 주마등 스치듯 보노라면, 인생이 감당할 수 없는 축복임을 느낀다. 태어나고, 자라고, 청춘이 되고, 사랑을 하고, 마침내 엄마, 아빠가 되고 그런 일들이 고스란히 축복으로 다가와서 마침내 거룩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사진 하나가 다시 보인다. 젊은 엄마가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다. 마침 뒷자리의 신부 측 어떤 분이 사진 설명하는 말이 귓전으로 들린다. 엄마가 뱃속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란다. 나직한 낭독으로 태교 독서를 하는 장면인 것이다. 그러니까 뱃속의 아기가 오늘 신부인 것이고, 저 사진의 젊은 엄마는 오늘 신부의 엄마 되는 분이다.